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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4-2-3-1 전환, 왜 실패했을까?

효리사랑-축구 2008/11/12 07:28 Posted by 효리 사랑


지난 6일 셀틱전 1-1 무승부와 8일 아스날전 1-2 패배로 의기소침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1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퀸스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와의 칼링컵 4라운드(16강) 경기에서는 영건들과 백업 멤버들을 대거 출장시키는 변화를 줬다.

특히 QPR전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4-2-3-1 포메이션을 구사하여 승리의 전환점을 노렸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린 카를로스 테베즈의 공격력을 끌어 올리고 두꺼운 미드필더진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4-4-2와 4-3-3을 버릴 수 있었던 것.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를 맡던 안데르손이 자신의 주 포지션이었던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간 것 역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작전은 QPR의 밀집 수비 앞에 속수무책 이었다. 원톱 테베즈 중심의 공격을 구사하려던 공격력이 사실상 ´8백´이나 다름없던 QPR 수비 진영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후반 중후반까지 골을 넣는데 실패했던 것. 결국 후반 30분 테베즈가 페널티킥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거뒀지만 4-2-3-1로 전환했던 경기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선, 맨유는 전반전 슈팅 수에서 7-0의 우위를 점하는 등 QPR전에서 공격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다. 좌우 윙어인 루이스 나니와 박지성이 중앙으로 파고들면 좌우 풀백을 맡는 존 오셰이와 하파엘 다 실바가 측면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포제봉-깁슨´ 더블 볼란치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여 ´테베즈-안데르손´ 조합의 공격력을 도왔다.

문제는 테베즈 주변에 동료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을 보조하는 안데르손이 전반 초반부터 QPR 미드필더들의 두꺼운 압박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력을 살리지 못하자 2선에서 좀처럼 위협적인 패스를 받지 못했던 것. 전반 10분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 3명에게 둘러쌓여 공을 빼앗긴 이후부터 움직임이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 전반 45분에는 문전에서 공을 잡을때 QPR 선수 5명의 압박을 받았을 정도.

당시 맨유가 고전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한준희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맨유 선수들이 QPR 수비진을 뚫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 끼리의 빠른 볼 처리와 공을 지니지 않은 선수의 움직임이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나니와 안데르손은 이번 경기가 칼링컵을 의식한듯 움직임이 평소보다 소극적이었고 패스마저 매끄럽지 못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테베즈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후반 중후반까지 팀이 골을 넣지 못하는 졸전으로 이어졌다.

맨유가 후반 30분 페널티킥골을 넣기 이전까지 ´유일하게´ 위협적인 공격을 펼친 시점은 후반 11분이었다. 박지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친 하파엘의 짧은 스루패스를 이어 받자바자 날카로운 대각선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골 포스트 왼쪽을 맞으면서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만약 박지성이 슈팅 날렸던 공이 오른쪽으로 조금만 기울어졌다면 골이 되었기 때문에 이 장면을 지켜봤던 국내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줬다.

QPR에 고전하던 맨유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후반 28분 중앙 미드필더 호드리고 포제봉을 빼고 공격수 데니 웰벡을 투입하여 4-4-2로 전환하면서 부터다. 웰벡은 경기에 투입하자마자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고 29분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는 등 팀 승리를 ´결정적으로´ 이끈 주역이 됐다. 이러한 웰벡의 활약은 4-2-3-1로 QPR을 공략하려던 퍼거슨 감독의 작전이 실패로 끝났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두 가지의 소득을 봤던 것이 QPR전 부진의 위안으로 삼게 됐다. 먼저, 지난 칼링컵 3라운드 미들즈브러전서 부상으로 교체되었던 포제봉이 이날 복귀전서 공수를 빠르게 넘나드는 맹활약을 펼쳐 자신의 감각을 되찾는데 성공한 것. 포제봉의 성공적 복귀는 폴 스콜스와 오언 하그리브스, 대런 플래처가 부상으로 신음중인 맨유 중앙 미드필더진에 힘이 될 것으로 보여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운영하는 퍼거슨 감독의 전략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두 번째로 오른쪽 측면에서 물 오른 기동력을 과시한 ´박지성-하파엘´ 조합의 호흡이 척척 맞았다는 점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이 경기 내내 "박지성과 하파엘의 효율적인 공격 분배가 돋보인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할 정도로 발이 잘 맞았다. 오셰이와 나니가 포진하던 왼쪽보다 박지성과 하파엘이 위치했던 오른쪽에서 공격 기회가 많을 정도로 두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 특히 하파엘-박지성으로 이어지는 한 박자 빠르고 정확한 패스는 QPR 수비진을 뚫는 유일한 공격 루트였다.

맨유는 QPR전 1-0 승리로 칼링컵 5라운드에 진출했다. 오는 16일 오전 0시에는 올드 트래퍼드서 스토크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경기를 치러 시즌 7승 및 리그 3위 진입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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