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태극전사 4인방 가운데 가장 출전 시간이 많았던 이영표(31)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7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영표의 도르트문트 완전 이적 소식을 발표했다. 2005년 8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93경기를 소화했던 이영표는 3시즌 간의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게 됐다.

이영표의 새로운 소속팀인 도르트문트도 같은 날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이적 소식을 알렸다. 도르트문트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 이영표와 2009년 7월 30일까지의 계약에 서명했다. 이적료는 비공개이며 좌우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 참가했던 그는 등번호 3번을 달 것이다"며 그의 영입 소식을 공개했다.

평소 이영표의 재치있는 활약에 열광했던 국내 팬들이 관심을 사는 것은 그가 도르트문트에서 붙박이 주전을 확보하느냐 여부다. 그는 올해 2월까지 베누아 야수-에코토, 가레스 베일과의 주전 경쟁을 이겨내고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했으나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의 선수단 개편 속에 철저한 벤치 멤버로 전락하면서 끝내 팀을 떠났다.

도르트문트가 이영표를 영입한 것은 3시즌 동안 주전 왼쪽 풀백으로 맹활약을 펼친 필리프 데겐(리버풀)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왼쪽 풀백인 데데(28, 브라질)가 지난 8월 중순 십자인대 파열로 장기간 부상자 명단에 올라 그의 공백까지 하루 빨리 메워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영표는 데데가 복귀할 내년 2월까지 무난하게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데데를 대신에 왼쪽 풀백으로 뛰는 마르셀 슈멜처(20, 독일)가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두 번의 월드컵 출장과 UEFA 챔피언스리그, UEFA컵 등 유럽 리그 경기 감각이 풍부한 이영표가 도르트문트의 새로운 왼쪽 풀백으로 활약하게 됐다.

물론 이영표는 지난 시즌 막판 토트넘에서의 잦은 결장 여파로 실전 경험이 부쩍 떨어지자 올해 6월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부진해 팬들의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영표는 최근 토트넘 리저브 경기에 출장해 실전 감각을 쌓기 시작했고 도르트문트로 이적하면서 주전 경쟁에 대한 압박 부담까지 줄어 ´헛다리 짚기´를 앞세운 질풍같은 오버래핑으로 재미를 봤던 에인트호벤 시절처럼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쏟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팬들은 이영표가 프리미어리그보다 수준이 낮은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한 것에 실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적인 커리어는 도르트문트가 토트넘보다 더 앞선 팀.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과 더불어 독일의 대표적인 명문 클럽으로 쏜꼽힌다. 홈구장은 8만 1천여명을 수용하는 베스트 팔렌 슈타디온으로 독일에서 가장 큰 축구 전용 구장이다. 1965년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컵 우승과 이듬해 유럽축구연맹(UEFA)컵 위너스컵 우승으로 독일 팀으로는 처음 유럽 클럽 축구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다.

도르트문트의 전성기는 90년대 중반. 1995년과 1996년에 2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1996년 UEFA컵 우승과 이듬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유럽리그를 제패했다. 당시에는 독일 축구 영웅이었던 마티아스 잠머가 도르트문트 소속이었던 1996년 발롱도르(유럽축구 올해의 선수)를 수상할 정도로 유럽에서의 인지도가 컸다. 2002년 UEFA컵 준우승 이후에는 급격한 재정 상태 불안과 대형 선수 이적 여파로 최근까지 분데스리가 중위권 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도르트문트서 활약할 이영표는 상대팀 선수와의 진검 승부를 통해 국내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전망. 독일의 FA컵 격인 DFB 포칼컵에서 독일 2부리그 Tus 코플렌츠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중인 차두리와 맞대결 할 수 있는데다 분데스리가에서는 하세베 마코토(볼프스 부르크) 오노 신지(보쿰) 이나모토 준이치(프랑크푸르트)와 한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2008/09시즌 UEFA컵서 도르트문트와 토트넘이 맞붙느냐의 여부. 두 팀은 각각 DFB 포칼컵 준우승과 칼링컵 우승팀 자격으로 UEFA컵에 참가해 대결 가능성이 있는데 이영표가 자신을 내친 토트넘을 복수하여 도르트문트의 승리를 안길지 여부에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영표는 이미 도르트문트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뒤 팀 훈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7일 오후 입단식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으며 오는 30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FC 에네르기와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가 택할지 모를 포츠머스, 그의 성공 가능성은?´

´초롱이´ 이영표(31, 토트넘)의 이적이 포츠머스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PSV 에인트호벤 이적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였지만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포츠머스 이적설이 새롭게 떠올랐던 것.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이영표가 에인트호벤의 타깃이 되었지만 포츠머스도 그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리그에서 뛰는 것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은 이영표에게 있어 포츠머스의 관심은 분명 반갑기만 하다.

만약 이영표가 포츠머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4년차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활약하게 된다. 이적을 앞둔 그를 바라보는 팬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과연, 그 긍정의 정체는 무엇일까?

포츠머스의 주전 경쟁, 토트넘보다 더 쉬워

이영표는 토트넘에 입단했던 2005/06시즌 부터 3시즌 연속 악착같은 대인마크를 앞세워 주전 경쟁을 벌였지만 소극적인 공격 가담 때문에 토트넘 구단의 신뢰를 사는데 실패했다. 토트넘은 그의 경쟁자로 베누아 야수-에코토(2006년) 가레스 베일(2007년) 앨런 허튼, 질베르투(2008년)를 영입했고 지난 1월에는 그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레인저스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

물론 이영표는 지난 2월까지 1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며 자신의 포지션 경쟁자들을 제치고 확고한 주전 입지를 잡았다. 그러나 리그 최다 실점 상위권의 불명예를 안은 팀 수비력이 리그 중상위권 진입에 발목을 잡히더니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이 ´심봉다-허튼´의 좌우 풀백 라인 체제로 바꾸면서 사실상 이영표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이에 비해 포츠머스는 토트넘에 비해 주전 경쟁 펼치기가 수월하다는 평가다. 포츠머스는 헤르만 흐라이더손과 노 파마롯을 왼쪽 풀백으로 로테이션 기용하는 팀인데 그 중 전자는 34세 노장이고 후자는 헐 시티 이적설로 주목받는 선수다. 다음 시즌 왼쪽 풀백 자원이 취약할 조짐을 보이자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은 이영표를 영입하겠다는 것이 포츠머스의 의도라 할 수 있다.

만약 이영표가 포츠머스로 이적하면(파마롯이 헐 시티로 간다는 전제하에) 흐라이더손과 주전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비록 토트넘처럼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더라도 34세 노장 선수보다 젊다는 것은 그가 주전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다. 3년 연속 새로운 왼쪽 풀백을 영입하여 그의 주전 입지를 흔들게 했던 토트넘 시절에 비하면 포츠머스에서의 경쟁이 더 수월할 것으로 여겨진다.

´재활용의 귀재´ 해리 래드냅, 이영표의 ´제2의 전성기´ 이끌까?

포츠머스의 사령탑 해리 래드냅 감독은 지난 4월 15일 영국 일간지 <더 선>이 선정한 잉글랜드 출신 최고의 프리미어리그 감독 1위에 올랐던 지도자다. 한물 간 선수들을 끌어들여 최상의 조합을 이끌어내는 그의 용병술은 포츠머스의 성적을 춤추게 했고 그는 ´재활용의 귀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선수 키우기에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래드냅 감독은 데이비드 제임스를 비롯 숄 캠벨, 은완코 카누, 로렌, 라사나 디아라, 저메인 데포 등과 같이 노쇠하거나 이전 클럽에서 벤치 멤버로 밀린 선수들을 모아 그들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어 내는 탁월한 실력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선수에게 무언가 반짝이는 재능을 찾아 뽑아내는 특유의 지도력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빛내고 있는 것.

그는 지난 시즌 데이비드 누젠트와 셜리 알리 문타리 같은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끌어들여 프리미어리그 8위(포츠머스의 EPL 출범 이래 최고 성적)와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단순히 한 물간 선수만을 영입하지 않고 전력적으로 큰 보탬이 되는 선수까지 영입해 전력적인 업그레이드를 가한 것.

결과적으로, 토트넘의 벤치 멤버로 전락한 이영표에게 있어 래드냅 감독이 이끄는 포츠머스의 영입 관심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 UEFA컵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발에 맞아 기절하며 다음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듯, 헌신적인 경기력으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영표의 활약상은 래드냅 감독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지 않을까. 그의 ´제2의 전성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포츠머스가 꿈꾸는 유럽 정복, 그리고 이영표

포츠머스는 1898년 창단 후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 모습을 내민 적이 없다. 1950년대 부터 2부와 4부리그까지를 전전한데다 70년대에는 클럽 재정 문제로 존폐 위기에 처하는 등 어려운 과거를 보냈다.

그런 팀을 회생한 주인공이 바로 래드냅 감독이었다. 그는 2001년 포츠머스 감독 부임 이후 2년만에 챔피언십 우승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일궈냈고 이후에도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으로 입지를 다져 나갔다. 2006년에는 러시아의 부호 알렉산드로 가이다막이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재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포츠머스는 곧 다가올 2008/09시즌 UEFA컵에 출전해 클럽 역사상 최초의 유럽 대항전에 참가한다. 만약 래드냅 감독이 다음 시즌 포츠머스의 UEFA컵 우승으로 유럽 정복을 이끈다면 그에게 큰 명예가 따르게 된다. 2007/08시즌 FA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1-0 승리를 통해 강인한 저력을 과시한 것이 그 가능성의 예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이영표는 래드냅 감독의 야심을 도와줄 수 있는 존재일지 모른다. 두 번의 월드컵 출전과 2004/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경험에서 볼 수 있듯 국제 경기를 치렀던 감각이 포츠머스의 다른 누구보다 풍부한 이점이 있다. 자신의 앞날을 ´알 수 없는´ 에인트호벤 이적보다 앞으로의 목표가 명확한 포츠머스행이 한층 긍정적으로 판단되는 부분이다.

분명 이영표의 앞날에 걱정되는 부분(실전 경험 부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을 ´기우´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이영표의 노력 뿐이다. 이미 토트넘과의 관계가 사실상 끝난 그가 포츠머스 이적을 택하여 전쟁터로 비유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을지 관심있게 지켜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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