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디 (C) 티스토리 뉴스뱅크F (By. 뉴시스)]
2010 K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개인상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프로축구연맹이 지난 7일 2010 K리그 대상 개인상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하면서 축구 스타들이 MVP(최우수 선수)를 놓고 각축전을 펼치게 됐습니다. MVP는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에 축구 스타들 입장에서 욕심낼 만합니다.
그런 가운데, K리그 우승팀 FC서울이 수비수 아디(34)를 MVP 후보로 선정하면서 여론으로부터 의외의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당초, 서울의 MVP 후보로 거론되었던 선수는 데얀-정조국 같은 공격수들 이었습니다. 미들라이커를 포함한 공격 옵션들이 다른 포지션에 비해 대중들의 많은 시선과 주목을 받기 때문에 MVP 선정에 유리하죠. 역대 K리그 MVP를 살펴보면 공격 옵션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 흐름 때문에 '데얀vs정조국'의 MVP 경쟁 구도가 주목을 끌게됐죠. 하지만 서울 구단 및 빙가다 감독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아디의 '성실함', 데얀-정조국 '스탯'보다 더 가치있었다
K리그 MVP는 15개 구단이 1명씩 MVP 후보를 선정하여 프로축구연맹이 4명의 최종 후보를 가리고, 그 이후에는 기자단 투표에 의해 주인공이 결정됩니다. 또한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1999년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에 우승팀에서 MVP가 배출됐습니다. 1999년에는 수원이 우승했지만 당시 유력한 MVP 후보였던 샤샤가 '신의 손' 논란에 휘말리는 바람에 '준우승팀' 부산의 안정환에게 상이 돌아갔습니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올 시즌 MVP는 서울에서 배출 될 것이 유력하며, 서울 구단 및 빙가다 감독의 협의 끝에 선택 된 선수가 MVP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서울의 투톱을 맡는 데얀과 정조국은 K리그 MVP로 충분히 거론될 수 있는 선수들 이었습니다. '스탯'이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 데얀은 올 시즌 35경기 19골 10도움을 기록했고 포스코컵 득점왕(6골)까지 포함하여 서울의 2관왕(K리그+포스코컵)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10도움의 의미가 남다릅니다.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94경기에서 10도움을 올렸기 때문이죠. 정조국은 올 시즌 29경기 13골 4도움을 기록했습니다. 2003년 K리그 진출 이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17개)를 올렸으며 팀의 우승까지 이끌면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진=데얀-정조국 (C) 프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C) kleague.com]
그래서 K리그 우승팀에서 MVP가 배출되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데얀과 정조국의 경쟁이 눈길을 끌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올 시즌에는 데얀 또는 정조국의 MVP 수상을 쉽게 낙관할 수 없었습니다. '아디와 더불어' 프로축구연맹에 의해 MVP 최종 후보로 거론된 김은중(제주) 유병수(인천) 에닝요(전북) 같은 다른 팀의 공격 옵션들도 데얀-정조국 못지 않은 스탯을 쌓았거나 또는 우승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데얀-정조국은 K리그 우승 프리미엄이 작용하지만, MVP는 엄연히 개인상이기 때문에 김은중-유병수-에닝요도 그 상을 받을 자질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김은중-유병수-에닝요의 스탯을 바라보면 정조국의 MVP 수상은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김은중은 34경기 17골 11도움(공격 포인트 28개), 유병수는 31경기 22골(공격 포인트 22개), 에닝요는 33경기 18골 10도움(공격 포인트 28개)를 올렸습니다. 정조국보다 골 숫자 및 공격 포인트가 더 많은 선수들입니다. 특히 김은중은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하여 1997년 K리그 진출 이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유병수는 K리그 득점왕입니다. 에닝요는 측면 미드필더임에도 정규리그에서만 16골을 터뜨리는 무서운 파괴력을 과시했습니다. 아무리 정조국이 서울의 우승멤버로 활약했지만 세 선수를 제치고 MVP로 도약하기에는 무게감이 부족합니다.
데얀 같은 경우에는 19골 10도움 및 우승 프리미엄까지 작용합니다. 하지만 데얀에게 오점으로 작용한 것은 제주와의 챔피언결정전 이었습니다. 지난 1차전에서 후반 9분에 추격골을 넣으며 0-2로 밀렸던 서울에게 희망의 불씨를 살린것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는 8개의 슈팅, 5개의 유효 슈팅 속에서 단 1골에 만족했습니다. 그동안 K리그에서 특급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포스에 비해 골 기회를 많이 놓쳤습니다. 2차전에서는 3개의 슈팅(모두 유효 슈팅)을 날렸지만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이타적인 활약에서 빛을 발했지만 K리그 MVP로 거론되기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의 강렬한 임펙트가 부족했습니다. 냉정히 말해, 데얀은 서울이 지난 11월 초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김은중-유병수-에닝요는 MVP로 선정될 수 있는 나름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김은중은 재기에 성공했던 장점도 있지만, 지난해 14위 팀이었던 제주의 주장으로서 2위 도약을 이끄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유병수는 인천의 어려운 스쿼드 환경 및 특급 도우미 부재 속에서도 K리그 2년차 답지 않게 득점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하며 그동안 인연이 없었던 성인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에닝요는 윙어라는 포지션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정규리그에서 10골 이상 얻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16골을 기록하는 눈부신 골 생산을 뽑냈습니다. 데얀-정조국이 스탯으로 MVP를 노리기에는 김은중-유병수-에닝요에게 밀릴 여지가 있었습니다.
[동영상=아디가 제주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후반 역전골을 터뜨리는 장면. 제파로프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가담에 이은 헤딩슛으로 골을 넣었고 서울 K리그 우승의 결정타 역할을 했습니다. (C) 효리사랑 직접 촬영]
그래서 서울과 빙가다 감독은 데얀-정조국이 아닌 아디를 MVP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서울이 K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MVP도 우승팀에서 배출되어야 구색이 맞기 때문에 데얀-정조국을 꼭 내세워야 한다는 명분을 따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팀을 위해 묵묵히 제 몫을 다하여 '성실함'을 쌓았던 아디가 그 자격을 얻었습니다. 아디는 2006년 부터 5시즌 동안 K리그 163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 왼쪽 풀백, 센터백을 골고루 소화하며 궂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팀의 공격 전개를 위해, 세트 피스 과정에서의 골을 위해 팔방미인처럼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헌신하며 서울의 압도적인 경기 흐름을 유도했습니다. 특히 수비력에서는 어느 누구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솜씨를 자랑합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보직을 변경하여 팀의 취약 포지션을 강점으로 키웠습니다. 시즌 중반까지 하대성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를 맡아 박스 투 박스 성향으로서 중원을 부지런히 누비며 서울이 상대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김한윤의 부족한 스피드와 활동 폭을 아디가 채웠죠. 시즌 중반이 넘어선 이후에는 김진규와 함께 센터백으로 뛰었습니다. 서울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발이 느린 센터백의 약점을 아디가 극복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은 아디의 센터백 전환으로 철옹성 같은 수비력을 뽐내며 K리그 우승에 탄력을 얻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센터백의 순발력 부족 때문에 종종 불안한 경기력을 펼쳤던 서울이었기에 아디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 됐습니다.
물론 아디는 10월 9일 경남전에서 광대뼈가 함몰되어 두달 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디는 지난 1일 제주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근육 경련으로 후반 27분에 교체되었지만 서울이 0-2에서 2-2 동점으로 따라붙도록 동료 선수들의 분발을 이끄는 에너지를 발휘한 것은 분명합니다. 5일 2차전에서는 센터백으로 출전하여 제주의 파상 공세를 흔들림없이 막아냈고, 후반 27분 제파로프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역전골을 터뜨리며 서울 K리그 우승의 결정타 역할을 했습니다. 성실함으로 다져진 5시즌 동안의 팀 공헌도, 빼어난 수비력, 챔피언결정전 맹활약을 놓고 보면 아디가 K리그 MVP로 선정되는데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래서 K리그 MVP 경쟁은 아디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성실함'의 아디가 '스탯'을 강점으로 삼는 김은중-유병수-에닝요와 격돌합니다. 데얀 또는 정조국 이었다면 세 선수와 함께 직접적인 스탯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서울이 MVP를 놓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데얀은 여전히 큰 경기에 약한 면모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아디 카드를 꺼내들면서 그런 우려를 덮게 됐습니다. '성실함'의 아디라면 MVP 수상을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디는 MVP로 결정되는데 있어 마땅히 흠잡을 요소가 없는 만큼, 서울과 빙가다 감독의 선택은 적절했다고 보여집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Daum 아이디가 있으신분들 중에서 저의 글이 좋으면 구독 을 눌러 주세요. 효리사랑의 글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p.s : 글 내용에 공감하면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