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카를로스 테베즈의 결별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테베즈는 평소 맨유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지닌데다 지난 2006년 유럽 진출 이전부터 맨유 이적을 꿈꿀 정도로 올드 트래포드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테베즈를 대하는 맨유의 생각은 다릅니다. 팀 전력에 필요 없는 선수라는 것이 그것이죠.
테베즈의 에이전트인 아드리안 루코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유럽 축구 사이트 <풋볼 365>와의 인터뷰에서 "테베즈는 오는 31일 이후로 소속팀이 없다. 맨유는 테베즈 완전 이적에 대하여 어떠한 요청을 하지 않았으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새로운 계약을 맺으려는 의지가 없다"며 맨유와 퍼거슨 감독이 테베즈를 원치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스포츠 투자회사인 MSI(미디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 소속 선수로서 지난 2007년 여름 맨유와 2년 임대 계약을 맺었으며 오는 31일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 됩니다. 맨유로 완전 이적하려면 3000만 파운드(약 565억원)~3200만 파운드(약 603억원)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 돈은 지난해 여름 맨유로 이적했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이적료인 3075만 파운드(약 57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어서 맨유에게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테베즈는 3000만 파운드의 가치에 맞는 선수가 아닙니다. 지난 시즌 맨유의 더블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베르바토프에 의해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죠. 베르바토프도 3075만 파운드의 가치를 뽐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맨유가 테베즈 완전 영입을 위해 MSI에 30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지불하기에는 분명히 '손해보는 장사'가 될 것입니다.
테베즈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7경기(선발 17경기)에서 4골 3도움에 그쳤습니다. 지난 시즌 34경기(선발 31경기)에서 14골 7도움의 성적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골이 부족합니다. 이에 테베즈 본인은 출전 시간이 부족했다고 주장했지만 No.3 공격수 치고는 충분히 뛸 만큼 뛰었습니다. 4골이라는 수치가 올 시즌 칼링컵 6경기 6골보다 더 부족하다는 것은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얻은 출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지난 1월 27일 웨스트 브롬위치전 부터 지난 10일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100일 넘게 리그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는 것은 퍼거슨 감독에게 인정을 받지 못할만한 결정적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테베즈의 부진은 데이터에서도 증명합니다. 올 시즌 64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1경기당 골 확률은 0.06골에 불과합니다. 지 시즌 0.15골(92개 시도 14개 성공)과 비교하면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효 슈팅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올 시즌 64개 중에 20개가 유효 슈팅이었는데 지난 시즌 92개 중에 57개를 유효 슈팅으로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죠. 올 시즌 35경기에서 65골(1경기당 1.86골)에 그친 맨유가 지난 시즌(38경기 80골, 1경기당 2.11골)보다 골이 부족한 것도 테베즈의 골 부진과 밀접합니다. 맨유로서는 MSI에 3000만 파운드 혹은 그 수준을 밑도는 거금을 지불하기가 꺼릴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테베즈의 부진은 지난 시즌 막판 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바쁜 일정에 시달리면서 체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죠. 그러더니 특유의 빠른 기동력을 뽐내지 못해 상대 수비수들의 압박에 철저히 고전하더니 지난해 6월 아르헨티나 대표팀 차출까지 꺼릴 만큼 재충전 시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살인적인 일정에 시달리면서 슬럼프 탈출을 위한 반전의 물꼬를 틀지 못했습니다.
물론 베르바토프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기 때문에 '골 부진'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테베즈는 다릅니다. 테베즈는 주로 투톱 혹은 원톱 공격수로 출전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웨인 루니가 왼쪽 윙어로 내려가면서 원톱을 도맡고 있지만, 퍼거슨 감독이 그 위치에 포진시킨 것은 골을 넣으라는 주문과 밀접합니다. 하지만 테베즈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골 뿐만이 아닙니다. 저돌적인 움직임마저도 지난 시즌만큼 좀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찾지 못해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죠. 원톱을 소화하기에는 팀 공격력의 불안함을 가중시킬 뿐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맨유에 남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음에 틀림 없지만 그런 경기력이라면 이미 올 시즌 초반부터 발휘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 시기가 베르바토프가 부진했던 시점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테베즈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독단적인 경기력도 문제였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전방에서 공을 잡으면 지나친 드리블 돌파를 구사하다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거나 부정확한 슈팅을 날리기 일쑤였습니다. 공을 끄는 과정에서는 동료 선수들에게 어떠한 패스를 하지 않거나 혹은 패스 타이밍이 한박자 늦어지는 문제점이 있었죠. 너무 이기적인 경기력에 치중하다보니 팀 공격에 어떠한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냉정히 말해, 테베즈의 존재감은 '무한 스위칭'을 쓸때에만 빛을 발했을 뿐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루니-호날두-나니(긱스)와 더불어 빠른 템포와 가공할만한 화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의 맨유는 주력 공격 옵션들이 부상 및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데다 많은 경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무한 스위칭의 위력을 살리지 못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죠. 그래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드리블 돌파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최근에는 공격수에서 미드필더로 전환한 루니-베르바토프에 대한 비중이 커졌지만, 테베즈는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이는 퍼거슨 감독이 테베즈에 대한 미련을 어느 정도 지웠음을 의미합니다.
맨유는 테베즈를 정리하면 원톱 포지션을 보강하거나 마케다-웰백 같은 신예들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맨유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4-2-3-1 포메이션에서 특히 원톱 자리는 파괴적인 공격 자원을 영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가 좌우 중앙을 아우르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가운데, 카림 벤제마(리옹) 마리오 고메즈(슈투트 가르트) 바그너 러브(CSKA 모스크바) 중에 한 명이 원톱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을 왼쪽 날개로 돌리고 루니를 원톱으로 놓을 수 있습니다.(물론 리베리 영입은 호날두를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쓰일 수 있지만)
만약 대형 선수 어느 누구도 영입하지 않는다면 마케다, 웰백이 많은 경험을 쌓게 되겠죠. 특히 마케다는 맨유의 원톱으로서 가장 제격인 선수입니다.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에 버금가는 천부적인 공격 재능을 자랑하고 있지만 최전방에서의 파워풀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에 활력을 쏟는 역량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못해 동료 선수들의 패스를 놓치거나 좀처럼 상대를 제끼지 못하고 있지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임에는 분명합니다.(2003년의 호날두를 보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마케다의 등장이 맨유가 테베즈의 소속인 MSI에 3000만 파운드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결정적 '촉매제'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테베즈는 다음 시즌 맨유 전력에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10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전반 45분에 골을 넣으면서 7만 홈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세리머니로 맨유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는 더욱 냉정한 곳입니다. 또한 퍼거슨 감독이야 냉혹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죠. 아쉽지만, 이제 올드 트래포드를 떠나야 할 때입니다.
p.s : 친박연대(박지성과 친한 사람들의 모임)가 뿔뿔이 흩어지게 생겼군요...ㅡ.ㅡ참고로 에브라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현실적인 이적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라는 점이 맨유 입장에서는 걸리적 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진=카를로스 테베즈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By. 효리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