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축구팬으로서 K리그를 지방에서 관전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K리그에 서울-인천-수원-성남 같은 수도권 구단들이 있고, 저는 특정팀보다는 여러팀 경기를 골고루 보면서 축구를 즐기는 성향이기 때문에 지방 원정에 내려갈 상황이 마땅치 않죠. 주말에는 유럽 축구도 봐야 합니다.
그런데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전 글에서 소개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이번 경기가 저에게 현장에서 접하는 2011년 마지막 축구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2012년 늦겨울이나 봄이 오기 전까지 경기장에서 축구를 볼 수 없어서 심심합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TV로 보는 것 보다는 차라리 경기장에서 마음껏 즐기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람찬 지방 원정을 보냈습니다.
4일 오전 11시 40분 전주 월드컵 경기장 풍경입니다. 경기 시작 1시간 50분 전이라 아직 많은 관중들이 입장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경기장에 도착해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기가 시작할 때는 E석에 많은 관중들이 운집했습니다.
K리그 우승 트로피가 공개됐습니다.
경기전에 전북 선수들이 소개 됐습니다.
E석 1층에서는 전북을 응원하는 대형 통천이 등장했습니다.
전북 서포터즈의 응원 장면. 목소리가 매우 우렁차서 챔피언결정전 2차전 열기를 뜨겁게 했습니다.
전북 서포터즈쪽에서 눈길을 모으는 걸게가 하나 있었습니다. 최강희 감독과 울산을 비유한 그림이 공개되었죠.
아직 DSLR 카메라를 이용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축구장에서는 망원렌즈가 유리한 것 같습니다. 제가 소유한 번들렌즈로는 먼거리를 찍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그런데 번들렌즈에서 우연히 김호곤 감독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운이 좋았죠.
현장에서 본 김신욱의 키(196cm)는 정말 컸습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심우연에게 봉쇄 당했죠. K리그 챔피언십에서 3~4일에 한번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울산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일등공신이었던 에스티벤도 체력이 약해지면서 루이스 공격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동영상] 전북vs울산, 전반전 경기 장면 중에 일부입니다.
[동영상] 이동국이 전반 24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장면입니다. 울산 박승일의 파울을 유도하면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해당 장면은 동영상 후반부에 있습니다.
[동영상] 이동국의 페널티킥 실축 장면입니다. 김영광이 선방을 잘했네요. 전반전은 0-0으로 끝났습니다.
전북 선수들이 후반전을 앞두고 어깨동무하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
전북은 후반 9분 정훈을 빼고 정성훈을 교체 투입하여 4-2-3-1에서 4-4-2로 전환했습니다. 이동국-정성훈 투톱으로 경기를 이기겠다는 뜻이죠. 하지만 정훈의 교체는 전북의 중원이 엷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전북의 두 번째 선수 교체가 손승준(교체 아웃 : 서정진)이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죠.
울산은 후반 11분 설기현이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루시오가 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마크를 뿌리치고 짧게 전진패스를 밀어준 것을 설기현이 오른발로 감아차는 골을 터뜨렸어요.
울산 서포터즈쪽에서 ㅋㅋㅋ 게이트기가 등장했습니다. K리그 챔피언십에서 자주 보였던 문구였죠.
[동영상] 전북이 후반 13분 페널티킥을 얻는 장면. 울산 최재수가 돌파하던 최철순을 뒷쪽에서 손으로 밀었습니다. 울산이 전반전에 많은 파울을 범했는데(11-4, 개) 후반전에도 전북 공격을 파울로 끊으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수비적인 색깔이 강한 팀으로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는데 페널티킥 허용이 아쉬웠죠.
[동영상] 에닝요가 후반 14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전북 서포터즈는 울산 서포터즈 ㅋㅋㅋ에 맞대응하기 위해 'ㅋㅋㅋㅎㅎㅎㅎ'라는 문구를 펼쳐듭니다.
또 다른 N석 풍경
[동영상] 전북 서포터즈는 서로 어깨동무하며 에닝요 동점골을 환호했습니다.
[동영상] 울산이 후반 18분 골을 놓치는 장면. 루시오가 설기현 크로스를 헤딩슈팅으로 맞받아쳤지만 볼은 골대를 맞고 전북 골키퍼 김민식에게 향했습니다. 만약 볼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면 루시오는 울산 이적후 첫 골을 넣었겠죠.
[동영상] 후반 21분에는 곽태휘와 손승준의 신경전이 있었습니다. 손승준이 곽태휘의 몸을 팔로 잡아당기면서 파울을 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두 선수의 충돌이 있었죠.
[동영상] 전북이 후반 23분 역전골을 넣었습니다. 루이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에스티벤을 제치고 거침없이 쇄도한 끝에 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 강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어요. 전북이 2:1로 앞서면서 1차전 2:1 승리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우승 확정 분위기를 마련했습니다.
교체되는 이동국. 전반전에 페널티킥 실축했지만 경기 내내 열심히 뛰어다니며 울산 수비를 힘들게 했습니다. 후반 초반에 교체 투입했던 정성훈까지 가세하면서 울산의 수비 뒷 공간이 계속 열리더군요.
챔피언결정전 2차전 관중은 3만 3,554명 입니다. 많은 분들이 입장했네요.
[동영상] 전북 서포터즈가 경기 종료 직전에 '잘~가세요'를 부르며 K리그 우승을 만끽했습니다. '잘~가세요'는 울산 서포터즈가 승리하기 직전에 부르는 대표적인 응원가인데, 전북도 '잘~가세요'라는 노래가 있었나 봅니다. 전북이 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경기장에서 처음 봤어요. 또는 울산을 겨냥해서 '잘~가세요'를 불렀을지 모르죠.
[동영상] 전북의 K리그 우승 확정 순간입니다.
전북 서포터즈는 홍염을 피우며 우승을 만끽했습니다.
사람들과 포옹하며 우승을 즐기는 이동국
[동영상] 전북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입니다.
울산 선수들은 전북전 패배로 낙담하며 시상식을 대기했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시상식을 촬영했네요. 취재 경쟁이 치열했죠.
울산 선수들이 준우승 메달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시상식이 진행됐습니다. 순서가 끝난 뒤에는 전북 선수들이 우승을 기념하는 검은색 반팔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단상에 올랐습니다.
2011년 K리그 챔피언의 영광은 전북에게 돌아갔습니다.
2011년 K리그는 전북의 해 였습니다. '닥공'이라는 이름으로 축구팬들에게 재미있고 화끈한 축구를 하면서 K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습니다. 현존하는 K리그 클럽 중에서 누구도 전북의 아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우승 클럽들이 있었지만 축구팬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정도로 재미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준 팀들은 적었다는 생각입니다. 1999년 수원에 이은 K리그 역사에 남을 최강의 클럽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전주 한옥마을로 이동해서 전주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전주에서 전주 비빔밥 먹는 것을 꿈꾸었는데 어제 맛있게 먹었습니다. 멋진 경기를 보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먹으니까 '지방 원정에 잘 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축구팬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 입니다.
서울에 있는 식당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 였습니다. 전주는 밑반찬이 이렇게 많았습니다. 다양한 반찬과 함께 하면서 엄청나게 먹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는 저에게 따뜻한 물까지 건네주시더군요. 포스팅을 올리는 오늘 오전에는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봅니다. 전주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월요일에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Daum 아이디가 있으신분들 중에서 저의 글이 좋으면 구독 을 눌러 주세요. 효리사랑의 글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p.s : 글 내용에 공감하면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