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C서울의 3위를 이끈 하대성 (C) 효리사랑]
K리그 최종전에서 관심을 모았던 3위 싸움의 승자는 FC서울 이었습니다. 30일 경남 원정에서 하대성 해트트릭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하면서 4위에서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습니다. 같은 시각 제주를 2-0으로 물리쳤던 4위 수원과 승점,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루었으나 5골 앞서면서 3위로 도약했습니다. 하대성 해트트릭, 경남 정다훤 퇴장, 그리고 서울 선수들의 똘똘 뭉친 3위 집념이 없었다면 경남 원정이 즐겁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하대성은 그동안 잦은 부상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겠지만 이제는 경남전 3골로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서울의 3위 확정은 2012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에 한 걸음 앞선 명분을 얻었습니다. 다음달 19일 6강 플레이오프 울산전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됩니다. 울산전에서 승리하면 23일에는 4위-5위팀 승자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며 장소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입니다. 그 경기까지 승리하면 플레이오프 진출과 함께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게 됩니다. 홈에서 수많은 서울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심리적인 편안함이 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대규모 관중이 입장하는 것은 이제는 K리그에서 익숙해진 풍경이죠.
지난해 서울의 K리그 우승 원동력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강했습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제주전 2-1 승리까지 홈에서 18연승을 달성했습니다. 정규리그 막판에는 홈에서 부산-대전을 제압하면서 제주를 2위로 밀어냈습니다. 한때는 시즌 막판에 약한 면모를 보였지만 지난해 베테랑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승리욕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올해 시즌 후반기에도 흔들림이 없었죠.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에게 덜미를 잡혔던 것이 아쉽지만 그 이상의 후유증은 없었습니다.
물론 서울의 3위는 과소평가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1위를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울의 3위가 의미있는 이유는 올 시즌 초반에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성적 부진을 슬기롭게 이겨냈습니다. 7라운드 광주 원정까지 1승3무3패로 부진하면서 디펜딩 챔피언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최용수 감독 대행 체제를 맞이하여 23경기 15승4무4패(승점 49)라는 좋은 기록을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2011년 1위' 전북은 14승8무1패(승점 50)를 올렸는데, 서울이 승점 1점 밀렸지만 전북과 더불어 K리그에서 고공 행진을 질주했습니다. 초반 위기가 없었다면 시즌 내내 전북-포항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을 것입니다. 최용수 감독 대행의 능력이 비범하다는 뜻입니다.
서울이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던 또 다른 요인은 데얀-몰리나 투톱의 공존 성공 이었습니다. 제파로프 이적을 기점으로 두 외국인 공격수의 호흡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몰리나가 팀을 위해 분발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데얀과 최고의 시너지를 자랑했죠. 데얀(23골 7도움)-몰리나(10골 12도움)가 합작한 33골은 서울 득점의 58.6%를 차지했고, 공격수로서 많은 도움을 기록하며 이타적인 플레이에서도 흠잡을 것이 없었습니다. 데얀이 안될때는 몰리나, 몰리나가 안풀리면 데얀이 해결하면서, 또는 두 선수가 '1+1=3' 효과를 발휘하며 서울의 공격력을 강화했습니다.
2010년과 비교하면 '투고' 고명진-고요한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0년대 후반 '쌍용(이청용-기성용)'에 이은 또 하나의 서울 유망주 조합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고명진은 서울 중원에 없어선 안 되는 핵심 주역으로 성장했고, 고요한은 팀의 약점이었던 오른쪽 풀백을 묵묵히 소화할 정도로 측면에서 착실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전통적으로 유망주를 잘 키웠던 서울의 특성이 2011년에도 묻어났습니다. 젊은 선수들이 서울의 주역으로 거듭나면서 팀이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고 정규리그에서 오름세를 질주하는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디의 믿음직한 수비력은 K리그 챔피언십을 앞둔 서울에게 힘이 될 것입니다. 6강 플레이오프 울산전 성패는 아디가 주축이 되는 서울 수비가 설기현-김신욱-루시오 같은 파워풀한 공격수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울산은 공격 옵션들이 힘과 제공권에 일가견 있으며 미드필더진에는 에스티벤-고슬기 같은 선수들이 짜임새있게 경기를 풀어갑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절호의 순간에 한 방을 노릴 것이 분명한 만큼, 아디의 수비력이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서울의 코너킥때는 직접 공격에 가담하여 골을 노릴 필요가 있죠.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제주전 결승골처럼 말입니다.
만약 서울의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되더라도 정규리그 3위 성적은 칭찬 받아야 합니다. '서울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일깨워줬죠. 물론 서울은 3위에 만족하지 않을 겁니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한번 아시아 대행전에 도전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6강-준플레이오프 승리가 필요하겠지만 3위를 확정지으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거의 3주 동안 경기가 없는 만큼,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K리그 챔피언십을 위한 체력을 안배하게 됐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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