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지동원, FA컵 골이 필요하다

효리사랑-축구 2012/01/28 10:07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박주영-지동원 (C) 유럽축구연맹-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이번 주말에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컵 4라운드(32강)가 진행됩니다. 한국인 선수들의 출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박지성이 소속된 맨유는 28일 저녁 9시 45분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격돌하며, 지동원이 속한 선덜랜드는 29일 저녁 10시 30분 미들즈브러와 맞대결합니다. 박주영이 뛰는 아스널은 30일 새벽 1시 애스턴 빌라와 5라운드 진출을 다투게 됩니다.

박지성은 리버풀전에서 결장해도 팀 내 입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박주영과 지동원은 FA컵 4라운드에서 자신의 진가를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소속팀의 벤치 멤버로 굳어진지 이미 오래되었죠. 미들즈브러전, 애스턴 빌라전은 시즌 후반기 반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 입니다. 두 명의 한국인 공격수에게는 골이 필요합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과 마틴 오닐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면 공격수 답게 강렬한 임펙트를 보여줘야 합니다.

박주영은 애스턴 빌라전 출전이 유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빈 판 페르시가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휴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앞으로 다가올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려면 FA컵 4라운드는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티에리 앙리의 부상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90분을 소화할 체력인지는 의문입니다. 박주영이 어떤 형태로든 경기에 뛸 것으로 짐작됩니다. 만약 조커로 투입되면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겠지만, 골을 넣기 위해 박스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거나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재치있는 포지셔닝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애스턴 빌라전은 올 시즌 아스널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릅니다. 국내 축구팬들이 바라는대로 임대를 떠난다면 말입니다. 1월 이적시장 종료가 얼마 안남았죠. 마루앙 샤막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었지만 모로코 탈락이 확정되면서 조만간 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앙리의 2개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원톱 No.2는 샤막이 유력합니다. 박주영보다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아스널에서의 경험이 앞섭니다. 물론 샤막도 줄곧 벤치를 지켰죠. 박주영이 앞으로 출전할 기회가 마땅치 않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임대를 떠나지 않으면 애스턴 빌라전에서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26일 칼링컵 4라운드(16강) 볼턴전에서 골을 넣었던 것 처럼 말입니다. 당시 볼턴전 골이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보장하지 못했지만, 그때의 활약이 없었다면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전-칼링컵 맨시티에 선발 출전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는 그때와 조금 다른 환경입니다. 지난 23일 맨유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투입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골을 넣으면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지동원은 니클라스 벤트너의 안면 부상 속에서도 FA컵 4라운드 미들즈브러전 선발 출전을 장담 못합니다. 벤트너가 22일 스완지전에서 전반 11분 앙헬 란헬과 충돌하면서 안면 부상 당할 때 코너 위컴이 교체 투입했습니다. 위컴은 벤트너와 더불어 190cm대 신장을 자랑하며 잉글랜드 국적입니다. 오닐 감독이 선호하기 쉬운 타입이죠. 반면 지동원은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박스 안에서 몸싸움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위컴보다 발재간, 경기 운영, 포지셔닝이 발달되었지만 선덜랜드의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성향상 아쉬움이 있죠.

그러나 위컴의 선발 제외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위컴이 스완지전에서 부진했죠. 지동원이 미들즈브러전에서 오닐 감독에게 선택 받을 수 있습니다. 지동원은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서 미들즈브러전 출전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미들즈브러전은 오닐 감독이 지동원과 위컴 중에서 누구에게 무게를 두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겠죠.

지동원도 박주영처럼 FA컵 4라운드에서 골을 넣어야 합니다. 오닐 감독에게 어필할 키워드는 골이죠. 위컴이 체격과 국적에서 오닐 감독의 신뢰를 받기 쉽지만 특출난 골 결정력을 자랑했던 선수는 아닙니다. 지동원이 위컴보다 더 좋은 기량과 무한 잠재력을 갖춘 선수임을 과시하려면 득점을 통해서 공격수의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첼시-맨시티전에서 조커로 출전하여 골을 터뜨렸던 경험을 놓고 보면 미들즈브러전 교체 투입으로 시즌 3호골에 도전할 역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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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는 19일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알 사드(카타르)전을 치르는 수원. FA컵 우승 실패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날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듭니다. 여기에 FA컵 우승 실패라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C) 효리사랑]

수원의 FA컵 결승 성남전 패배는 단순히 '경기에서 패했다'는 느낌과 전혀 다릅니다. 성남을 제압했다면 사상 첫 FA컵 3연패를 달성했을 것이며 2012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심판의 논란성 판정 2개, 조동건 한 방에 의해 FA컵 우승의 꿈이 산산조각 깨졌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무관까지 걱정할 처지입니다. 수원이 현실적으로 다른 대회에 비해 우승 과정이 어렵지 않았던 대회가 FA컵 이었죠. 이제는 그 기회가 날아갔습니다.

만약 수원이 FA컵에서 우승했다면 K리그 빅 클럽으로서 체면을 지켰을 것입니다. 2008년 더블 우승까지 포함하면 4년 연속 우승의 영광을 이어갔고, K리그에서는 3년 만에 6강에 진입했으며,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탈락해도 FA컵 우승에 힘입어 내년에 아시아 제패를 다시 도전할 명분이 주어졌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적시장에서 빅 사이닝 영입을 멈추지 않았던 행보를 놓고 보면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당연히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수원의 FA컵 우승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이제 수원에게 다가온 것은 19일 알 사드(카타르)전, 23일 광주 원정, 26일 알 사드 원정, 30일 제주전 입니다. 1주일에 2경기를 치르면서 광주, 카타르 원정을 떠나는 빠듯한 일정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주력 선수들을 풀가동하며 K리그 14위 부진을 3위로 만회하면서 체력 저하가 찾아왔고, FA컵-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몇몇 선수는 대표팀 경기까지 뛰었습니다. 성남전에서 비를 맞으며 FA컵 우승을 위해 고군분투 했지만 끝내 패배했습니다. 이제는 FA컵 우승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됩니다.

수원은 잔여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활용할 여유가 없습니다. 알사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에서 총공세를 펼쳐야 하며, K리그 3위 사수를 위해서 광주-제주전에서도 주력 선수들의 맹활약을 기대해야 합니다. 지난 8일 전북전에서 주력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것은 K리그 3위를 지키겠다는 의도 였습니다. 지금까지는 오름세를 계속 이어가면서 체력 저하의 어려움을 이겨냈지만 이제는 성남전 패배로 다른 국면에 접어 들었습니다. FA컵 우승 실패에 1주일에 2경기를 치르는 힘든 일정이 다가오면서 선수들의 심리적인 피로가 몰려올지 모릅니다.

특히 몇몇 선수의 폼이 평소답지 못합니다. 전북-성남전 경기력을 놓고 보면 마토의 경기력 저하가 보였습니다. 정성훈-라돈치치 같은 장신 공격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밀립니다. 성남전에서는 클리어링 실수로 실점 위기를 내주기도 했죠. 지난 8월 FA컵 4강 울산전에서도 클리어링에 실패하면서 설기현에게 실점 빌미를 내줬는데, 상대팀이 강하게 찔러주는 스루패스를 잘 걷어내지 못합니다. 과거에 이런 실수는 흔치 않았지만 3일 서울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쏟았던 후유증이 보입니다. 슈퍼매치 최우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마토였죠. 그나마 오범석-최성환이 버텨주면서 마토가 크게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겁니다.

스테보는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움직임이 약해졌습니다. 성남전에서는 사샤-김태윤에게 막혔죠. 전북-성남전 공통점은 후반전이 시작되자 활동 폭이 넓어졌지만 상대 수비를 제끼는 동작이 유연하지 못했죠. 또한 성남전에서는 스테보가 박스 안에 머물때 좁은 공간에서 볼을 다루어야 하는 어려움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염기훈-이상호가 박스 안으로 자주 접근했지만 주변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원톱을 쓰는 수원 입장에서는 스테보를 비롯한 공격 옵션들이 득점력에서 꾸준히 공헌해야 하는데 10월 부터 상대 박스 부근에서 볼 배급의 세밀함이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알 사드와의 19일 홈 경기가 중요합니다. 이 경기에서 무실점 승리해야 2차전 원정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만약 승리하지 못했거나 상대팀에게 최소 2실점 허용하면 2차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8강 2차전 조바한(이란) 원정과 비슷한 경기 내용을 되풀이할지 모릅니다. 당시 수원은 2-1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힘에 부치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23일 광주 원정에 이은 26일 카타르 원정은 주력 선수들이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알 사드와의 1차전에서 승리해야 성남전 패배 분위기에서 벗어나 우승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 사드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 수원 공격이 더 힘들 겁니다. 알 사드는 이정수 소속팀이지만 엄연히 중동 클럽 입니다. '침대 축구'는 경기를 보는 사람들을 짜증나게 합니다. 경기를 뛰는 수원 선수 입장에서는 관중들보다 스트레스가 더 쌓일지 모릅니다. 알 사드가 침대 축구를 펼칠지는 알 수 없지만, 중동 축구는 경기에서 앞설 때마다 습관적으로 침대 축구를 했습니다. 그나마 조바한전을 통해 침대 축구에서 어느 정도 면역되었지만 그래도 중동 클럽은 중동 클럽 입니다. 체력 저하는 어쩔 수 없지만 FA컵 우승 실패에 따른 후유증은 어떻게든 막는 것이 수원의 숙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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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FA컵 우승, 매우 의미있는 이유

효리사랑-축구 2011/10/15 18:05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FA컵 우승을 공식 발표한 성남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esifc.com]

경기 중에 논란 판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남이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수원을 완벽하게 압도한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내용보다 우승이 더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잘싸워도 우승 달성에 실패하면 2011년 성적 부진 탈출을 위해 노력했던 순간을 보상받지 못했겠죠. 한때 K리그 15위까지 추락했지만(현재 10위) FA컵을 향한 동기부여는 달랐습니다. FA컵에서 우승해야 2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질주할 수 있으니까요. 2011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성남의 저력이 놀랍습니다.

성남의 우승이 매우 의미있는 이유는 결승전 상대가 수원 이었습니다. 2년 전 FA컵 결승전에서 수원에게 패했던 악몽을 갚았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1-0으로 앞섰으나 에두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고 승부차기 끝에 패했죠. 당시 수원팬들의 경질 압박을 받았던 차범근 전 감독은 FA컵 우승으로 재신임 명분을 얻었지만, 신태용 감독은 후반 중반부터 잠그기를 돌입했던 전략이 끝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신태용 감독을 향한 여론의 시선이 좋지 못했죠. 이제는 성남이 2년 전 패배를 복수하면서 신태용 감독이 웃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하나는 성남과 수원의 스쿼드가 대조적입니다. 두 팀은 몇년 전까지 대형 선수 영입에 열을 올렸던 대표적인 수도권 빅 클럽 이었습니다. 그런데 성남은 어느 순간부터 눈에 띄게 예산이 줄어들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워졌죠. 반면 수원은 올해 초 이적시장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펼쳤습니다. 그 중에 2명이 지난 시즌까지 성남에서 뛰었던 정성룡, 최성국(승부조작) 이었습니다. 성남은 수원으로부터 하강진-남궁웅을 수혈했지만 네임벨류에서는 수원이 더 앞섰죠. 또한 성남은 조병국, 김철호, 몰리나, 전광진(승부조작) 같은 몇몇 주축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떠나거나 군에 입대하면서 끝내 15위로 추락했습니다. 시즌 전반기에는 라돈치치 부상까지 겹쳤죠. 

저는 성남이 FA컵 결승전에서 수원에게 또 패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성남이 시즌 후반기 15위에서 10위로 도약했던 오름세를 감안해도 일부 젊은 선수가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박진포가 긴장했었죠. 성남 선수들이 수원 왼쪽 풀백 양상민 뒷 공간을 잘 뚫었지만 박진포가 세밀하게 볼 배급을 해줬다면 FA컵 우승 과정은 더 쉬웠을거라 생각합니다. 반면 수원 선수들은 다양한 실전 경험으로 단련된 선수들이 즐비하죠. 아무리 수원이 체력적으로 불리했지만 스쿼드의 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한마디 첨언하면, 박진포는 수원전을 통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해냈습니다. 어려운 전력을 이끌고 FA컵 결승전에서 수원을 제압했습니다. 후반 31분 결승골을 터뜨렸던 조동건 집념이 값졌지만, 수원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성남의 수비 조직력이 강했습니다. 사샤-김태윤이 스테보를 끈질기게 따라 붙는 바람에 수원이 박스 안에서 피니시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미드필더-풀백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수원이 스테보를 활용한 공격이 잘 풀리지 못했죠. 염기훈-이상호가 성남 박스쪽에 적극적으로 침투했지만 그 이상의 공격 효과는 없었습니다. 성남 수비의 커버 플레이가 빈틈없이 진행됐죠. 물론 수원 입장에서는 심판의 논란 판정 2개(전반전 1개, 후반전 1개)가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성남은 김정우 없이 FA컵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무릎 부상으로 신음했던 김정우 출전 여부를 주목했지만, 신태용 감독은 주력 선수를 무리하게 투입시킬 마음이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우를 투입시키지 않은 신태용 감독의 결단은 옳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씨, 격렬한 몸싸움이 거듭되는 특유의 결승전 분위기를 살펴 봤을때 김정우 부상이 재발할 염려가 있었죠. 성남이 수원 공격에 끌려다녔던 후반전에는 김정우 투입이 예상되었지만 신태용 감독의 유일한 교체 카드는 조동건 이었습니다. 만약 성남이 수원에게 패했다면 '김정우를 왜 투입시키지 않았냐?'는 여론의 의구심을 받았을지 모를 일이지만, 신태용 감독은 선수 보호에 철저했습니다.

김정우는 올 시즌 종료 후 잠재적으로 성남을 떠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성남 입장에서 잔류하기를 바라겠지만, 김정우를 노리는 팀들이 여럿 있죠. 그런데 성남은 김정우 없이 우승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조바한전에서는 홍철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빠진 상태에서 아시아 제패에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정황을 미루어보면, 신태용 감독은 선수 이름값에 연연하는 지도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팀 상황이 열악해도 주어진 선수들을 하나의 팀으로 뭉치는 능력이 비범하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팀이 전폭적으로 투자하면서 좋은 선수층을 꾸리고 싶은 바람이 없지 않을겁니다.

성남은 이제 내년이 중요합니다. K리그에서 강등을 모면하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010년 아시아 제패의 영광을 재현하는 숙명을 안게 됐죠. FA컵보다는 두 대회에서 동기부여가 더 클겁니다. 하지만 K리그 44경기를 소화하면서 AFC 챔피언스리그-FA컵까지 병행하기에는 선수층이 두껍지 못합니다. 실전 맹활약이 가능한 선수들이 즐비해야 2012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신태용 감독의 계약 기간이 올해로 끝나는 상황이죠.(3+1년 계약에 의해 옵션으로 내년까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지만 3년을 이미 채웠습니다.) 성남의 내년 예산이 변수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성남이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신태용 감독의 존재감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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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청용 (C)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bwfc.premiumtv.co.uk)]

일부 여론이 걱정했던 '이청용 위기론'은 없었습니다. 최근 주전으로 기용되는 빈도가 적어지면서 팀 내 입지가 좁아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그동안 이청용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냈던 축구팬들은 현 상황을 의연하게 바라봤습니다. 그동안 체력 저하에 시달렸고 아시안컵 차출 여파가 있었기 때문에 휴식이 불가피했죠. 그럼에도 이청용 맹활약은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던 희망 사항이었고, 이청용은 볼턴의 승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에이스의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3, 볼턴)이 시즌 3호골을 넣으며 축구팬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청용은 12일 저녁 9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세인트 앤드류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FA컵 8강 버밍엄 원정에서 팀의 3-2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후반 44분 골문 중앙으로 달려드는 과정에서 케빈 데이비스(K.데이비스)가 박스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패스한 것을 헤딩 슈팅으로 받아내며 상대 골망을 갈랐습니다. 후반 15분 교체 투입하면서 볼턴의 공격 흐름을 주도했던 기세에 힘입어 통쾌한 결승골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볼턴은 전반 20분 요한 엘만더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전방 공간을 쇄도하는 과정에서 이반 클라스니치의 오른발 공중 패스를 박스 중앙에서 받아 왼발 강슈팅으로 골을 기록했죠. 전반 38분에는 카메론 제롬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20분 K.데이비스가 페널티킥 골을 작렬하며 2-1로 앞섰습니다. 후반 34분 케빈 필립스에게 또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10분 뒤 이청용이 절묘한 헤딩 슈팅으로 볼턴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11년 만에 FA컵 4강에 진출했으며, 오는 4월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행에 도전합니다.

이청용 있는 볼턴vs이청용 없는 볼턴...매우 달랐다

우선, 이청용은 버밍엄 원정에서 선발 제외 됐습니다. FA컵 8강이었기 때문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의외였죠. 지난달 16일 FA컵 32강 재경기 위건전, 지난달 20일 FA컵 16강 풀럼전에서 풀타임 출전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제외 됐습니다. '임대생' 스터리지가 첼시 소속으로서 지난 1월 FA컵 64강전을 뛰면서 대회 규정상 잔여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청용은 리그에서 교체 출전을 통해 체력을 안배하면서 FA컵에 전념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버밍엄전 선발 제외는 지난 2년 동안 누적된 체력 저하 및 아시안컵 출전에 따른 컨디션 여파가 아직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론에서는 이청용이 볼턴의 에이스로서 아시안컵 이전까지 매 경기 선발 출전했던 흐름에 익숙했습니다. 그래서 블루 드래곤이 아시안컵 이후 벤치를 지키는 횟수가 잦은 것이 낯설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코일 감독은 이청용이 좀 더 휴식을 취하기를 바랬습니다. 몸 상태가 정상으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실전에 투입되면 경기력이 떨어지고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선수 보호가 불가피했죠. 또한 엘만더는 지난해 12월 부터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진했습니다. 그래서 코일 감독은 이청용이 아시안컵에 차출되거나 또는 벤치에서 휴식할 때, 엘만더가 폼을 되찾도록 오른쪽 윙어로 전환시켜 경기력 향상을 위한 자신감을 심어줬죠. 이청용이 못한다는 이유로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은 아닙니다. 휴식이 가장 필요했죠.

에이스는 팀이 승리를 필요로 할 때 빛을 발하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라도 상대팀의 거센 견제에 위축되면 몸 놀림이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에이스는 자신만의 클래스로 한 순간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질이 넘쳐납니다. 볼턴에서 이청용 존재감이 특별했던 이유는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부족했던 기교-영리함-창의성, 예측 불가능한 경기 흐름을 연출하는 재치를 겸비했습니다. 코일 감독이 패스 중심의 축구를 정착했던 그 중심에는 이청용이 있었습니다. 이청용의 출전 유무에 따라 경기력이 엇갈렸던 것도 이 때문이죠. 그리고 버밍엄전은 이청용이 볼턴의 진정한 에이스임을 각인 시켰습니다. 이청용 결승골에 의해 볼턴이 4강에 진출했죠.

[사진=버밍엄전 결승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메인에 등장한 이청용 (C) fifa.com]

볼턴은 버밍엄 원정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야스켈라이넨이 골키퍼, 로빈슨-케이힐-휘터-스테인슨이 수비수, 페트로프-홀든-무암바-엘만더가 미드필더, K.데이비스-클라스니치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스터리지가 규정상 출전할 수 없는 빈 자리에는 클라스니치가 대신했죠. 버밍엄은 4-2-3-1을 활용했습니다. 포스터가 골키퍼, 머피-큐티스 데이비스(C. 데이비스)-이라네크-파나비가 수비수, 머치-퍼거슨이 더블 볼란치, 보세쥬르-필립스-라르손이 2선 미드필더, 제롬이 원톱을 맡았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버밍엄이 공수 양면에서 활기를 띄었습니다. 후방에서 원터치 패스 및 종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늘리면서 빌드업 전개가 빨랐습니다. 수비시에는 미드필더들이 볼턴 선수들에게 배후 공간을 내주지 않도록 커버링에 힘을 쓰거나 포어 체킹을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볼턴은 미드필더쪽에서 패스가 계속 끊어졌습니다. 홀든-무암바가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고, 페트로프가 파나비에게 봉쇄당하면서 K.데이비스-클라스니치 투톱이 볼을 터치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버밍엄의 제롬도 휘터-케이힐에게 막히면서 2선과의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볼턴의 공격 기회가 차츰 늘어나면서 버밍엄의 공수 밸런스가 끊어졌습니다. 그 흐름은 전반 20분 엘만더의 선제골로 귀결 됐습니다.

하지만 볼턴의 공격력은 1-0 이후에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버밍엄이 전방 및 후방 간격을 좁히고 제롬이 2선쪽으로 내려오는 움직임이 많아지는 전술 변화를 취했죠. 선수 구성원이 종-횡쪽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압박을 강화하며 볼턴 선수들이 침투할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홀든-무암바-페트로프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으며, K.데이비스-클라스니치가 박스 중앙쪽에서 활동 반경이 겹치면서 버밍엄 수비수들에게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전반 37분까지 패스 성공률 63-57(%)로 앞섰지만 오히려 버밍엄에게 끌려다녔죠. 버밍엄 수비가 전열을 가다듬는 타이밍보다 더 빠른 패스를 전개하거나,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하는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무뎌지면서 맥이 빠진 지공에 의존했습니다. 이청용 없는 문제점에 직면했습니다.

볼턴은 전반 38분 제롬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초반에는 소강 상태에 빠집니다. 그래서 코일 감독은 후반 15분 클라스니치-무암바를 빼고 이청용-마크 데이비스(M.데이비스)를 동시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청용-M.데이비스 같은 날카로운 패스 워크에 일가견이 있는 테크니션들을 기용했습니다. 코일 감독의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이청용 투입은 경기 흐름 반전 및 동료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영향력을 안겨줬고, M.데이비스의 존재감은 홀든의 공격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그러면서 엘만더가 투톱 공격수로 올라가면서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을 마음껏 질주했죠.

특히 이청용 투입은 볼턴이 승리하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버밍엄에게 끌려다녔던 경기 분위기를 뒤엎었죠. 이청용은 후반 19분 박스 오른쪽에서 엘만더에게 옆쪽으로 스루패스를 연결하면서 상대 수비진의 배후 공간을 찾았습니다. 상대 수비가 비어있는 쪽으로 패스를 띄웠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버밍엄 수비진이 방어에 부담을 느꼈는지, 센터백 C.데이비스가 볼턴 공격수 K.데이비스를 뒷쪽에서 밀착 마크하면서 오른팔로 몸을 잡아당긴 것이 페널티킥으로 이어졌습니다. K.데이비스는 1분 뒤 페널티킥 골을 넣으면서 볼턴이 2-1로 앞섰죠. 그 골은 이청용이 연출한 골은 아니었지만, 후반 19분 스루패스를 통해 상대 포백의 라인 컨트롤이 문제있음을 블루 드래곤이 눈치챘을 것입니다.

볼턴은 2-1이 되면서 이청용 쪽으로 패스를 몰아주는 형태의 공격을 취했습니다. 버밍엄 수비를 무너뜨릴 돌파구가 필요했죠. 그런 이청용은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에 의한 역습을 펼치면서 엘만더쪽으로 크로스를 띄웠고, 5분 뒤에도 크로스를 시도한 것이 상대 수비수 몸을 맞고 코너킥을 유도했습니다. 후반 37분에는 박스 중앙에서 버밍엄 수비 3명이 가까이 달라붙는 즉시 왼쪽 빈 공간으로 스루패스를 띄우는 창의성을 발휘했습니다. 후반 42분에는 두 번의 대각선 패스로 볼턴의 공세 분위기를 끌어올렸죠. 자신의 패스를 엘만더가 받지 못했던 아쉬움에 개의치 않고 공격을 펼쳤습니다. 볼턴이 후반 34분 필립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슈퍼 조커였던 이청용 입장에서 분발할 수 밖에 없었죠.

이청용이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수비 가담 이었습니다. 전반 24분 볼턴 진영 오른쪽에서 보세쥬르가 소유했던 볼을 커팅했던 것을 비롯, 버밍엄이 공격 분위기를 잡으면 재빨리 수비쪽으로 내려오면서 팀의 압박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적어도 올 시즌에는 수비력이 늘었기 때문에 버밍엄전에서 의기소침하지 않고 후방까지 챙겼습니다. 더욱이 버밍엄전에서는 스테인슨이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하면서 역할 분담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최근에 부상 당했던 리케츠는 평소에 앞쪽으로 올라와서 공격 중심의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뒷 공간이 불안했고 이청용의 후방 부담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스테인슨이 부상에서 복귀한 것은 앞으로 이청용의 맹활약을 지탱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청용은 후반 44분 골문으로 달려드는 상황에서 K.데이비스가 머리로 떨군 볼을 헤딩 슈팅으로 꽂아 넣으며 결승골을 작렬했습니다. 볼턴의 공격 흐름을 좌우하는 영향력에 자신감을 얻으며 볼턴의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 기질을 발휘했죠. 경기 내내 오른쪽 측면에서 활동하면서 골문쪽으로 다가선 것은 '골을 넣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볼턴이 경기 흐름을 장악했고 엘만더의 페이스가 떨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오른쪽에 고정 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 이청용의 선택은 현명했으며, 자신의 위기론을 넘기는 통쾌한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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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왼쪽)-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오른쪽)의 모습을 비추며 FA컵 경기를 알리는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벼랑 끝에 선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팀들끼리의 정면 충돌입니다. 리그에서 1~2위를 기록중이지만 최근 성적이 저조합니다. 위기에 빠졌지만 그것을 극복할 마땅한 카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든 앙숙을 넘어야 체면을 세울 수 있는 것이 두 팀의 현주소 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아스널이 명문 클럽으로서 자존심 회복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칩니다. 맨유와 아스널은 13일 오전 2시 15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질 2010/11시즌 잉글리시 FA컵 8강에서 맞붙습니다. 두 팀은 2008년 2월 16일(맨유 4-0 승) 이후 3년 1개월 만에 FA컵에서 격돌하며 준결승 진출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현실을 상기하면, 이 대결에서 패하는 팀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1. 맨유vs아스널, EPL 1~2위 팀 맞아?

우선, 맨유와 아스날의 최근 행보를 언급합니다. 맨유는 지난 2일 첼시전(1-2) 6일 리버풀전(1-3) 같은 라이벌 팀들에게 패했습니다. 최근 원정 4연전으로 확대하면 1승1무2패로 힘에 부쳤습니다. '리그 득점 1위' 베르바토프의 7경기 연속 무득점, 선수들의 줄부상, 긱스-스콜스 체력 저하, 캐릭 슬럼프 등 여러가지 불안 요소들이 산적합니다. 아스널은 지난달 28일 칼링컵 결승전 버밍엄전에서 1-2로 패하여 우승에 실패했고, 지난 9일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상대로 1-3을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떨어졌습니다. 특히 바르사전에서는 슈팅 0개(1골은 부스케츠 자책골)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런 맨유와 아스널은 리그 1위를 다투는 관계입니다. 맨유가 승점 60점(17승9무3패) 아스널이 57점(17승6무5패)를 기록중이죠. 특히 아스널은 맨유보다 1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리그 우승 판도가 어떻게 전개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두 팀의 대결은 리그가 아닌 FA컵 경기이지만,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 선수들의 사기가 엇갈립습니다. 이기는 팀은 지난날의 패배 악순환에서 벗어나 앞날의 승리를 위한 원기를 얻을 것이며, 패하는 팀은 걷잡을 수 없는 침체 수렁에 빠집니다. 또한 현지 여론의 시끄러운 잡음에 시달리며 험난한 여정을 그려가야 합니다. 라이벌전 패배는 그들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2. 맨유, 아스널전 무패행진 해법은 역습...그러나

맨유는 최근 아스널을 상대로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역습' 이 있었습니다. 빠른 순발력 및 종패스를 자랑하는 맨유 공격 옵션들은 아스널 수비가 정비되기 이전에 기동력으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며 골을 엮었습니다. 또한 측면 옵션이 상대 배후 공간을 침투하거나 크로스를 띄우며 아스널 수비에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아스널은 그동안 공격 성향의 컬러가 두드러지면서 수비쪽에서 잔실수가 잦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나타냈습니다. 때때로 중원과 포백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는 만큼, 지금까지 맨유의 역습에 고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아스날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역습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맨유는 아스널 진영을 상대로 역습을 펼칠 적임자가 마땅치 않습니다. 박지성-나니가 부상으로 동반 결장하기 때문이죠. '아스널 킬러'로 이름을 떨쳤던 박지성의 경우에는 지난 11일 퍼거슨 감독의 정례 기자회견에 의해 결장이 확정됐습니다. 현실적으로 긱스-오베르탕이 박지성-나니 공백을 메워야하는데 문제는 역습이라는 콘셉트에 부합되는 윙어들이 아닙니다. 긱스는 체력 저하, 오베르탕은 실력 및 실전 감각 부족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죠. 플래쳐의 윙어 전환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중원에도 필요한 자원입니다. 루니에게 엄청난 기동력이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과연 아스날전에서 역습을 팀 공격의 근간으로 삼을지 의문입니다.

3. '체력 열세' 아스널, 배수진을 쳐라

아스널의 맨유전 불안 요소는 체력입니다. 지난달 12일 울버햄턴전 부터 지난 9일 바르사에 이르기까지 4주 동안 8경기를 치렀습니다. 1주일에 2경기를 뛰는 빠듯한 일정에 시달렸죠. 그래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커졌고 몇몇 선수는 부상 악령에 빠졌습니다. 그 와중에는 칼링컵 결승전 및 바르사전 패배까지 겪으면서 정신적인 아픔까지 겹쳤습니다. 특히 9일 바르사전에서는 수비 중심의 축구를 펼치면서 '아름다운 축구'를 포기했지만, 오히려 3실점 및 슈팅 0개의 굴욕을 당하며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거듭되면서 맨유 원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더 심해질 것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스널은 맨유 원정 승리가 절실합니다. 팀에 마땅한 리더가 없기 때문에, 맨유전에서 패하면 선수들의 사기가 완전히 꺾이면서 팀 플레이가 느슨해지고 공격의 임펙트가 약해지는 문제점에 직면합니다. 2007/08시즌 후반기에 갑작스럽게 흔들리면서 맨유에게 리그 우승을 허용했던 때가 그 예죠. 또한 아스널은 맨유전 승리시 2005/06시즌 부터 이어졌던 무관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칼링컵 결승전에서 버밍엄에게 패했지만 FA컵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회임에 충분합니다. 맨유를 제압하면서 FA컵 우승의 강력한 후보를 밀어냈던 점도 긍정적이죠. 올드 트래포드에서 배수진을 쳐야 하는 입장입니다.

4. 박지성-파브레가스 결장, 두 팀에게 기회

맨유와 아스널의 단판 승부를 결정지을 키워드는 '부상 공백' 입니다. 어느 팀이 주력 선수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경기력 약화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맨유는 박지성-나니-발렌시아-퍼디난드, 아스널은 파브레가스-월컷-송 빌롱-스체스니-베르마엘렌이 부상으로 결장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맨유는 긱스-오베르탕이 측면의 붕괴로 다른 윙어들의 부상 공백을 메워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아스널 입장에서는 최근 맨유전에서 박지성-나니에게 농락당했기 때문에 두 선수의 결장을 반가워 할 수 있습니다. 박지성 같은 '아스널 킬러'가 등장하지 않는 것 자체가 "맨유전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아스널은 파브레가스가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하면서 맨유 원정 결장이 확정됐습니다. 파브레가스가 빠지는 아스널은 공격의 무게 중심이 약화되는 고질적 약점이 있죠. 칼링컵 결승전 버밍엄전에서 패했던 것도 파브레가스 결장과 맥락을 같이 했습니다. 로시츠키가 잦은 부상 여파에 따른 공격 지속성 부족으로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아스널 공격 전체가 흔들리는 문제점에 직면했죠. 파브레가스 대체자가 마땅치 않은 것, 나스리 파괴력이 최근에 가라앉은 것이 아스널의 또 다른 고민입니다. 판 페르시 출격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그럼에도 맨유는 최근 경기에서 중원이 불안했던 약점에 직면했기 때문에 파브레가스 결장에 반색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5. 베르바토프, 아스널전 선발 출전할까?

베르바토프는 최근 6번의 아스널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2008년 11월 9일 아스널 원정에서 루니와 함께 4-4-2의 투톱 공격수로 나섰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팀의 1-2 패배에 일조했습니다. 그 이후 아스널전 6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선택에 의해 아스널전이 되면 어김없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맨유의 6경기 전적은 5승1무 였습니다. 베르바토프는 박지성-루니-나니 같은 빠른 타입의 경기를 펼치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역습 전개에 걸림돌이 있었죠. 그래서 아스널전에 어울리지 않는 유형으로 꼽혔죠.

하지만 베르바토프는 이번 아스널전에 선발 출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맨유가 박지성-나니-발렌시아의 부상, 캐릭-스콜스-플래쳐 같은 중앙 미드필더 자원의 체력 및 컨디션 저하로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4-2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투톱 체제라면 루니-베르바토프 조합이 퍼거슨 감독의 첫번째 옵션입니다. 또는 루니가 긱스 또는 오베르탕을 대신해서 4-3-3의 윙 포워드를 담당할 수 있죠. 루니-에르난데스 투톱 가능성도 없지 않겠지만, 베르바토프가 아스널전에 선발 출전할 수 있는 확률이 예전보다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강팀에 약했던 행보를 이번 아스널전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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