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형 통천을 펼치며 수원을 응원하는 그랑블루 (C) 효리사랑]

만약 수원 블루윙즈가 K리그 우승에 실패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하면 2011시즌은 성공적으로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무관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어도 2012시즌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필요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했지만 16강-8강-4강 진출을 차례로 달성했던 전적이 좋았습니다.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이 부쩍 좋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2012시즌 아시아 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하면 수원팬들이 아쉬움을 느낄지 모릅니다. 수원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려면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이적시장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단행하며 스쿼드를 보강했지만, 2011시즌 정규리그 4위-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FA컵 준우승을 수원이 스스로 만족할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K리그 챔피언십 6강-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하면 내년 시즌 아시아 대항전 출전 자격이 주어지면서 우승이 없는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수원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내년 시즌에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안고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합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알사드(카타르)의 비매너 골 장면에 의해 억울하게 패했던 아픔이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알사드 선수의 관중 폭행, AFC의 불공정한 징계 결정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수원 선수들이 내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알사드에게 당했던 울분을 의식하며 아시아 대항전에서 우승 의욕을 불태울지 모를 일이죠.

문제는 수원의 챔피언십 행보가 밝지 않습니다. 스테보가 AFC에 의해 6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으며 징계 범위가 K리그에 적용됩니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하려면 K리그 챔피언십에서 5경기를 소화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스테보는 사실상 시즌 아웃을 당했습니다. 수원은 지난 여름 스테보 영입 이전까지 마땅한 원톱 자원이 없었습니다. 한때 14위로 추락했던 원인 중에 하나였습니다. 챔피언십에서 스테보 대체자로 나설 게인리히, 하태균은 풀타임 경기 감각이 떨어졌습니다.

조광래호 중동 원정 2연전에서 돌아오는 정성룡-이용래 컨디션 저하도 우려됩니다. 두 선수는 가을에만 몇차례 한국과 중동을 이동했습니다. 15일 저녁 레바논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면 수원의 6강 플레이오프(20일 부산전) 체제를 준비해야 합니다. 부산전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용래는 그동안 수원과 대표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했습니다. 챔피언십에서 힘겨운 모습을 보이면 수원에게 불안한 일입니다.

수원을 비롯해서 서울-부산-울산 같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들은 챔피언십 종료까지 1주일에 2경기를 소화해야 합니다. 챔피언십은 단판 경기의 연속으로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수원이 11월 A매치 기간 동안 휴식을 취했지만 챔피언십 경기를 거듭하면 또 다시 체력적인 어려움에 직면할지 모릅니다. 6강에서 상대하는 부산에게 올 시즌 3패를 당한 것, 준플레이오프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는 불리함을 고려하면 수원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챔피언십에서는 정규리그때와 다른 마음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정규리그에서는 여러 대회를 병행했던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난달 15일 FA컵 결승 성남전에서의 불운했던 오심 논란도 빼놓을 수 있습니다. 그 경기 이후로 안좋은 상황이 거듭됐죠.

그런데 A매치 데이를 계기로 대부분의 선수들이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부산전을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챔피언십에 전념하면서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동기부여가 주어졌습니다. 2012시즌 아시아 대항전 출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챔피언십에서 의욕적인 경기력이 기대됩니다.

수원은 K리그 우승을 원하겠지만 그 이전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중요합니다. 6강 부산전, 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플레이오프 진출 및 2012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한 경기마다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로 나서야 합니다. 현실적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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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사드는 2011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습니다. 그러나...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전북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싸웠습니다. 승부차기 끝에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했지만 4만 1,805명 홈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축구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었기에 후반전 1-2로 뒤질때 동점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연장전에서도 부상과 컨디션 저하를 각오하고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이동국은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 50분 뛰었고, 정성훈과 에닝요는 연장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꾹 참고 경기에 전념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요.

하지만 2011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는 알사드(카타르)의 몫이 됐습니다. 한국 축구팬들이 상상하기 싫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습니다.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알사드의 비매너 축구를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죠. 두 팀의 챔피언스리그 4강 경기력을 놓고 보면 전북의 경기력이 더 강했습니다. 실제로는 알사드의 결승 진출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면서 전북이 홈에서 이겨주길 바라는 국내 축구팬들의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가 탄생하면서 여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새드 엔딩 이었습니다.

어떤 관점에서는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운이 따랐다는 생각입니다. 8강 세파한(이란)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했으나 상대팀이 경기에 뛸 수 없는 선수를 투입하자 3-0 몰수승을 거두었고, 2차전에서는 1-2로 졌음에도 다득점에 의해 4강에 진출했습니다. 4강 수원과의 1차전에서는 후반 36분 최성환이 넘어져 볼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을때, 마마두 니앙이 독단적으로 골을 넣으면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2차전에서는 0-1로 졌지만 또 다득점에서 앞서면서 결승 무대에 올랐습니다. 8강은 상대팀의 잘못이었지만 4강 수원전에서 논란이 되었던 골 장면은 알사드의 페어 플레이정신이 어긋 났습니다.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원동력은 단 하나라고 봅니다. AFC 징계 발표에 의해 니앙, 압둘 카데르 케이타의 결승 전북전 출전이 허용됐습니다. 두 선수는 4강 1차전 수원전에서 물의를 일으켰죠. 특히 케이타는 관중을 폭행하는 프로 선수답지 못한 행동을 했습니다. 폭행은 엄연히 범죄인데 AFC의 징계는 관대했습니다. 두 선수가 4강 2차전에서 뛰지 못한 상태에서 AFC 발표가 있었음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징계가 없는 셈입니다. 11월 24일에 징계위원회가 열릴 것이라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니앙-케이타는 전북 원정에서 알사드 우승을 공헌했습니다. 특히 케이타는 역전골을 터뜨렸죠.

만약 AFC가 정상적인 징계 조치를 했다면 니앙-케이타는 한국에 오지 않는 것이 마땅했습니다. 니앙의 골에 의해서 수원 선수들과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원인 제공을 했고 관중을 구타하는 추태까지 부렸습니다. 그런데 고종수 코치, 스테보는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AFC는 알사드보다는 수원이 더 잘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원이 당했던 피해가 전북까지 영향을 받고 말았습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니앙-케이타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전북이 우승했을지 모릅니다. AFC가 중동 입김이 크다보니 K리그와 한국 축구가 이렇게 피해를 봤습니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한국 축구가 또 다시 중동 입김에 의해 뜻하지 않은 손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챔피언스리그는 두말 할 필요 없으며 한국 대표팀까지 걱정됩니다. 중동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앞으로 벌어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지금은 3차 지역예선 이지만)이 몹시 걱정됩니다. 심판 배정이나 중동 원정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지 않을까 말입니다. 이미 지난 9월 A매치 쿠웨이트 원정에서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탑승한 버스 도착이 지연되면서 조광래 감독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지 않을까 불안합니다.

또한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아시아 축구의 퀄리티가 약해졌음을 의미합니다. '침대 축구'를 하는 팀이 아시아를 제패했죠. 스코어에서 앞설 때 습관적으로 그라운드에 누으며 시간을 지연했습니다. 특히 4강 2차전 수원전 후반 막판에는 알사드 선수가 머리를 땅에 맞닿으며 쓰러졌을 때 웃음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몸이 아프지 않거나 또는 엄살을 피웠음을 뜻합니다. 결승 전북전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갖가지 방법으로 시간을 끌으려 했습니다. 특히 후반 31분에는 케이타가 왼쪽 다리를 다쳤는지 하프라인쪽에서 쓰러졌으나, 들것이 들어왔을때 재빨리 몸을 움직이지 않고 그라운드에 붙어 있으려 했습니다. 5분 뒤에는 알사드 선수 두 명이 함께 넘어져 시간을 끌었죠.

흔히 브라질 축구는 삼바 축구로 비유됩니다. 프랑스는 아트 사커, 잉글랜드는 킥앤러시, 이탈리아는 빗장수비 같은 키워드를 떠올리기 쉽죠. 그렇다면 중동은 침대 축구 입니다. 알사드 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가 침대 축구에 만연한 분위기 입니다. 이것은 잘못된 현상입니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을 때 그라운드에 누으며 시간을 지연하는 것은 비신사적인 플레이 입니다.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정정 당당하게 승부해야 하는데 중동은 반대 성격의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침대 축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한국-일본-호주가 축구 선진국과 대등한 경기력을 발휘해도 중동이 달라지지 않으면 아시아 축구의 퀄리티는 정체됩니다.

알사드는 2011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입니다. 기록은 영원하겠지만 우승팀다운 품격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침대 축구를 일삼았던 팀이 우승하는 것은 아시아 축구의 씁쓸한 현실을 말합니다. 중동 축구가 침대 축구의 심각성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배출하지 못했던 경기력 문제점부터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침대 축구 뿐만이 아닙니다. 페어플레이가 어긋난 니앙의 수원전 골 장면, 케이타가 관중을 폭행한 것을 봐도 아시아 챔피언으로서 떳떳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알사드는 한달 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참가합니다. 성적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세계 클럽 대항전에서 페어플레이를 충실할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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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전북이 알사드를 이길 것으로 기대되는 5일 저녁 7시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가장 주목할 선수는 '전북의 에이스' 이동국(32) 입니다.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서 선발 출전 가능성이 어렵지만 후반전에 조커로 나설지 모릅니다. 그동안 전북을 K리그 최강의 팀으로 발돋움하는데 엄청난 공헌을 세웠던 지금까지의 활약을 놓고 보면 어떤 형태로든 알사드전에 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이동국이 전북의 아시아 제패를 이끄는 골 장면' 입니다. 사자왕이 전북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인 것은 분명하죠.

만약 이동국이 전북의 우승을 돕는 골을 터뜨리면 또 하나의 의미있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그동안 자신의 안티팬들에게 '국내용'으로 비하되었지만 이제는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지금도 이동국을 비방하거나 좋지 않은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에 특정 인물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바꾸기에는 어색함이 있습니다.

또한 이동국은 국내 스포츠 선수 중에서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끊이지 않는 비난에 시달렸던 대표적인 스타입니다. 올 시즌에는 전북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공헌하면서, K리그 도움 1위를 기록하는, K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16골 15도움, 31 포인트)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동국 비방에 열을 올리는 사람은 부지기수 입니다. 이동국을 응원하는 축구팬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안티팬은 존재하며 그를 향한 안좋은 감정의 골이 깊습니다. 아무리 이동국이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누군가의 마음에서는 '국내용'이라는 잔인한 꼬리표를 운운합니다.

축구팬은 감정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골을 넣으면 환호하고, 슈팅을 날렸던 볼이 골대 바깥을 스치면 아쉬워합니다. 선수가 입장하거나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면 박수를 치면서 좋아하지만, 안좋은 장면을 연출하면 입에서 나쁜 소리를 내뱉을 때가 있습니다. 모든 축구팬들이 같은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동국에게는 부정적인 시선이 짙었습니다. 그래서 안티팬들이 지금까지 존재하면서 '국내용' 비방이 끊이지 않았죠. 지난달 7일 국가 대표팀 비공식 A매치 폴란드전 부진은 그들 마음에 좋았을 빌미거리가 되었죠.

그러나 이동국을 국내용으로 지칭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첫째는 역대 아시안컵에서 10골 넣었으며 그 중에 2000년 대회에서는 득점왕을 달성했습니다. 둘째는 본프레레호-아드보카트호 에이스로 활약했죠. 당시 이동국의 대표팀 입지는 굳건했죠. 지난 몇년간 국제 경기에서 이루어낸 성과가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미들즈브러 시절 포함), 원래부터 국내 경기에서 잘하고 국제 경기에서 못하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국내용'이라는 이미지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동국은 알사드전이 중요합니다. 아시아 대항전 파이널 무대에서 골을 넣으며 사자왕의 포효를 보여주며 동료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겠죠. 알사드전 골은 국내용에서 벗어나는 결정타가 될 전망입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엄연히 국제 경기 입니다. 그것도 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면 선수로서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누군가 국내용이라고 비방해도 또 다른 사람은 알사드전 골을 언급하며 '이동국은 국내용이 아니다'라는 긍정적인 시선이 확대될지 모릅니다. 이동국을 좋아하는 축구팬들도 많아지겠죠.

그런 이동국은 지난해 5월 12일 챔피언스리그 16강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원정을 떠올려야 합니다. 당시 발목이 삐끗할 정도로 컨디션이 안좋았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끝나면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선발 출전은 무리였습니다. 하지만 전북이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 대등한 접전을 펼치면서 이동국은 후반 23분에 교체 투입했습니다. 연장 후반 11분에는 박원재 크로스를 헤딩골로 작렬하며 전북의 3-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알사드전은 부상 후유증에 의해 후반전 출격이 유력합니다. 17개월 전 호주 원정처럼 전북의 슈퍼 조커로서 해결사 기질을 발휘할지 기대됩니다.

이동국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슈퍼 조커와 거리감이 있습니다. 슈퍼 조커는 상대 수비수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순발력이 요구됩니다. 사실, 이동국은 대표팀 조커로서 골을 넣었던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선발 출전이 어울리는 타입이었죠. 그러나 전북의 공격은 이동국이 중심이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맞서면서 골을 터뜨릴 재주를 지닌 대표적인 선수는 이동국 입니다. 국제 경기 경험까지 풍부하죠. 대표팀에서는 숱한 악연에 시달렸지만 전북에서 보냈던 3년의 시간은 행복했습니다. 알사드전에서 교체 투입되면 1차적으로 골을 노릴 것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이동국의 가치는 골 하나만이 아닙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도움왕(15도움)을 달성했죠. 2년 전 K리그에서는 득점왕을 달성했으나 도움이 단 1개도 없었습니다. 2009년 전북은 이동국 득점력에 많은 비중을 두었지만, 2011년 전북은 이동국을 포함한 여러 공격 옵션들이 상대 진영에서 끊임없이 볼을 배급하며 골을 노리는 다채로운 공격 축구의 진수를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전북의 전술 변화는 이동국의 이타적인 활약상을 키웠습니다. 알사드는 전북 20번 선수를 집중 견제하겠지만, 전북은 이동국이 막혀도 골을 넣을 방법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동국이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찔러줄 수 있죠. 알사드전은 그동안 지긋지긋했던 국내용 꼬리표에서 벗어나는 경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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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어쩌면 2011년 전북은 1999년 K리그 전관왕을 달성했던 수원과 대등한 클래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모토로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며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현재 전북의 경기력이라면 2009년 K리그 우승을 달성했을 시절보다 더 강합니다. 1999년 수원처럼 K리그 역사에 남을 축구팀으로 거듭나려면 지금의 위상에 걸맞는 우승의 결과물이 필요합니다. 5일 저녁 7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알사드(카타르)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전북과 알사드의 경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완벽한 '권선징악' 스토리가 형성 됐습니다. 전북은 경기장에서 수많은 국내 축구팬들의 응원을 받겠지만 알사드는 엄청난 야유가 예상됩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 수원전에서 비매너 플레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1차전에서는 마마두 니앙이 야비한 방법으로 골을 넣으면서 수원 선수들과 난투극을 벌이는 원인 제공까지 했고, 압둘 카데르 케이타는 경기장에 난입한 관중을 폭행했습니다. 2차전에서는 4강 통합 스코어 리드를 지키기 위해 그라운드에 누으며 시간을 끄는 지연 플레이를 일관했습니다. 이른바 '침대 축구'로 경기 퀄리티를 저하시켰죠.

만약 알사드가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 국내 축구계는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성남이 2004년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당시 1~2차전 적용) 홈 경기에서 알 이티하드에게 0-5로 대패한 것보다 더 슬플지 모릅니다. 알사드의 결승 진출 과정이 비열했기 때문입니다. 수원전에서 막장같은 장면을 거듭했던 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전북까지 제압하면 '부정한 방법으로 우승했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알사드의 결승 진출은 시험 시간에 컨닝하거나 책상에 답안을 미리 써놓는 부정 행위로 좋은 점수를 받은 것과 똑같죠.

AFC의 꼼수는 국내 축구팬들이 알사드를 증오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습니다. 수원과의 4강 1차전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케이타-니앙의 결승 전북전 출전을 허용했습니다. 함께 난투극에 휘말렸던 고종수 코치, 스테보가 6경기 출전 정지(K리그까지 적용)를 받은 것과 대조됩니다. 알사드가 난투극의 시발점이자 관중 폭행이라는 프로 선수 답지 못한 행동을 벌였음에도 AFC는 관대했습니다. 오히려 수원에게 불리한 징계를 내렸습니다. 알사드의 우승을 바라는 것이 AFC의 속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상적인 징계였다면 케이타-니앙은 전북전에 출전하지 않아야 합니다. AFC가 중동 입김이 크다보니 수원이 큰 피해를 봤고 전북도 결승전에서 어찌될지 모릅니다.

다수의 국내 축구 전문가들은 전북이 알사드를 꺾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전북이 알사드보다 더 강한 팀입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는 어떤 일이 연출될지 모릅니다. 만약 심판이 알사드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면 전북이 힘든 경기를 펼칠 것입니다. 결승전 심판 국적은 우즈베키스탄으로 알려졌지만, 난투극으로 얼룩진 수원-알사드 4강 1차전에서 니앙의 부정한 골을 인정했던 주심은 싱가포르 국적 이었습니다. 비 중동 지역의 주심이 결승전에 배정되어도 안심하고 경기를 바라볼 상황은 아닙니다. 결승전은 단판 승부로서 심판 판정이 경기 분위기를 좌우하기 쉽습니다.

다만, 전북은 '중동의 못된 습관' 침대 축구에 충분히 적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하면서 중동 선수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알사드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쳐도 이를 이겨낼 전북의 공격력은 막강합니다. 4강 1~2차전 알 이티하드전에서는 굳이 이동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기술적이고, 힘싸움과 공중볼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상대 수비 속도보다 더 빠른 공격을 펼치는 파상공세를 거듭했습니다. 결승전에서는 이동국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서 교체 출전이 유력하지만 '이동국만큼 믿음직한' 정성훈이 있습니다. 만약 공격력이 지지부진하면 김동찬이 슈퍼조커로 투입되면서 이동국이 해결사로 나설지 모릅니다.

축구에서 중요한 '페어플레이 정신' 관점에서는 전북이 알사드를 제압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알사드의 결승 진출은 매우 과분합니다. 만약 전북이 알사드를 물리치면 많은 축구팬들이 좋아할 것입니다.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을 실력으로 정정 당당하게 이긴 것이죠. 이러한 표현을 오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축구 볼 자격 없습니다. 알사드가 우승하면 향후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한 AFC 주관 대회에서 중동 클럽들의 야비한 꼼수가 성행할지 모릅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축구팀들이 피해를 당할지 모릅니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수원처럼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전북이 결승전에서 알사드를 흔드는 우수한 경기력으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전북의 우승은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의미합니다. 챔피언스리그가 2002년 통합 운영된 이후 3연패를 경험한 리그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또한 전북은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K리그 챔피언결정전(11월 30일, 12월 4일)까지 우승하면 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K리그와 아시아를 동시에 제패하는 클럽이 됩니다. 1999년 K리그 전관왕 수원과 같은 위대한 K리그 클럽으로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공교롭게도 최강희 전북 감독은 1999년 수원의 코치였습니다. 당시 수원은 공격 축구에 힘입어 K리그 르네상스의 한 획을 그었고, 지금의 전북은 공격 축구로 화려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제는 전북이 영광의 우승컵을 가져올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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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8일 전북전에서 수원-알사드 경기를 안내하는 빅버드 전광판 (C) 효리사랑]

상대팀 비매너 플레이 및 집단 난투극, 관중 난입 등으로 얼룩졌던 수원 블루윙즈와 알사드(카타르)의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개인적으로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안가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알사드의 비상식적인 골 장면을 현장에서 봤다면 소리를 지르며 엄청나게 화를 냈겠죠. 그 이후에 축구팬, 코칭스태프까지 뒤엉키면서 양팀선수들이 싸웠고 관중석에서 물병이 투척 됐습니다. 수원과 K리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현장에서 분노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 였습니다. 제가 TV중계로 봤을때도 열받았는데 현장에서 관전하신 분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수원-알사드 경기가 논란이 된 것은 후반 36분 상황 입니다. 수원의 최성환이 알사드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동료 선수가 터치라인 밖으로 볼을 걷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알사드가 수원 진영 골키퍼 쪽으로 볼을 넘겨주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하지만 알사드의 압둘 카데르 케이타가 수원 진영으로 넘겨준 롱패스가 최전방에 있던 마마두 니앙에게 연결되면서 골이 됐습니다. 당시 수원은 알사드가 공격권을 내줄 것으로 판단하여 아무도 수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니앙이 독단적으로 골을 넣었고 그것을 심판이 인정하면서 수원이 두번째 실점을 허용했습니다.(0:2 패) 알사드의 비매너 플레이도 문제였지만 심판 판정이 석연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원 선수들이 니앙쪽으로 달려가 분노하면서 양팀 선수간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스테보가 상대팀 선수를 가격했고, 알사드 수비수 이정수와 동료 선수와의 언쟁이 있었고(이정수가 알사드 선수들에게 1골을 내주자고 했으나 거절 당함. 이정수는 후반 45분 자진 교체), 양팀 코칭스태프끼리 싸웠습니다. 경기가 다시 시작할 때는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했는데 일이 더 커졌습니다. 과거 리옹에서 뛰었던 압둘 카데르 케이타가 관중에게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염기훈이 관중을 보호하는 상황이 발생했죠. 관중 난입도 잘못됐지만, 축구팬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때렸던 선수의 행동이 더 가관 이었습니다.

그 이후 스테보-케이타, 고종수 수원 코치가 동시 퇴장 당했습니다. 니앙은 경고 누적으로 추가 퇴장 처분을 받았죠. 경기 막판 10분에는 알사드 9명, 수원 10명이 축구를 했습니다. 징계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수원-알사드는 AFC(아시아 축구연맹)에 의해 추가 징계가 불가피 합니다. 수원은 관중 난입, 물병 투척 같은 관중 안전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알사드는 관중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추가 징계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라는 비중을 감안하면 징계가 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진=알사드전에서 퇴장 당한 스테보 (C) 효리사랑]

'수원과 알사드가 집단 난투극을 했다'는 명제 하나만을 놓고 보면 수원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을 겁니다. 마치 수원이 국제망신을 시켰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사람마다 서로 다양한 생각을 하므로) 하지만 수원은 피해자 입니다. 알사드의 비매너 플레이가 집단 난투극의 원인이 됐습니다. 당시 상황은 수원 선수들이 흥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팀은 0-1로 지고 있었고, 특히 후반전에는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고, 한 골을 넣어야 원정 2차전 부담을 덜 수 있는데 갑자기 알사드가 이상한 과정으로 골을 터뜨리면서 수원 선수들이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수원은 26일 원정 2차전에서 3-0으로 이겨야 결승 진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원정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에 시달릴 겁니다. 스테보 없이 3골을 넣어야 하는 부담감, 그동안 각종 대회를 병행했던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 23일 K리그 광주 원정에 이은 카타르 원정은 선수들을 힘들게 합니다. 15일 성남전에 이어 알사드에게 패하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 염려가 듭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알사드 텃세 입니다. 알사드 선수들이 2차전에서 수원 선수에게 신경질적인 플레이를 할지 모르며, 수원이 현지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지 모릅니다. 얼마전 국가대표팀 A매치 쿠웨이트 원정에서 버스 도착이 지연되면서 조광래 감독이 화를 냈던 일화가 미디어에서 알려졌죠.

2차전을 앞둔 수원에게 기적이 필요하겠지만, 1차전 만큼은 훗날 '수원 역사상 최악의 경기' 중에 하나로 회자 될 것입니다. 수원의 아시아 대항전 역사상 이런 경기는 아마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알사드전 이전까지는 창단 이후 15년 동안 홈에서 아시아 클럽에게 처음으로 패했습니다. 8강 1차전 조바한(이란)전까지 27경기 연속 무패(22승5무)를 기록했었죠. 얼마전 FA컵 성남전에서 심판 오심으로 우승을 놓쳤던 것도 최악의 경기였지만, 알사드전은 집단 난투극에 관중 난입까지 벌어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AFC 추가 징계가 수원에게 어떻게 부정적으로 작용할지 여부 또한 걱정입니다.

수원의 알사드전 0:2 패배가 뼈아픈 이유는 '아시아 챔피언 탈환'이 실패 위기에 몰렸습니다. 10년 전에는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K리그 명성을 드높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5년 챔피언스리그 32강 6차전 선전(중국) 원정 0-1 패배로 탈락한 것이 팀의 총체적 침체로 이어졌죠. 수원 올드팬이라면 선전 악몽을 기억하실 겁니다. 2009년 16강, 2010년 8강 탈락을 미루어보면 올해 4강 진출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 그동안 투자했던 보람이 물거품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원의 클래스라면 챔피언스리그 4강에 만족할 팀은 아닙니다. 1998년 K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했던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관 위기에 빠졌죠.

가장 힘든 사람은 수원 선수들입니다. FA컵 결승전에서 불운한 이유로 우승이 좌절되었고, 4일 뒤 알사드전에서는 상대팀의 석연치 않은 골 과정에 난투극까지 빚어지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특히 수원의 주력 선수들은 지난 여름부터 거의 매 경기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쳤습니다. 부상을 참고 뛴 선수가 아마도 있을 겁니다. 오로지 우승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뛰었던 만큼 몸이 힘들 수 밖에 없죠. 알사드 원정 2차전에서 전세를 뒤집기에는 악조건에 빠졌습니다. 선수들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알사드 홈에서 맞대결 펼치는 찝찝함이 있죠.

그러나 수원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80분 중에 90분 끝났을 뿐입니다. 전반 90분은 수원 역사상 최악의 경기로 끝났지만, 후반 90분은 수원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알사드를 복수할 기회가 주어졌죠. 스테보 결장이 아쉽지만 선수보다 더 강한 존재는 팀 입니다. 그 이전에는 수원 선수들의 안전이 중요하겠지만, 만약 결승 진출에 실패해도 2차전에서 얼마만큼 열의를 다하느냐에 따라 수원의 차기 아시아 도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많은 대회를 경험했던 수원 선수들은 결승 진출이라는 반전을 꿈꾸겠지만요.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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