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나이는 만 25세. 모 전문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군 입대 했으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커리어가 부실해서 방송대 경영학과에 편입 했습니다. 원래는 일반 대학교에 편입하고 싶었으나 여동생이 당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데다 공대생의 1년 등록금만 기본적으로 천만원이 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송대로 갔습니다. 이 선택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방송대 졸업이 힘들다는게 걸림돌이지만, 고액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덜었으니까요.
작년 여름에 자금 부족으로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접었고 그 이후 취업마저도 실패하면서 방송대 학력으로는 취업 시장에서 어림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 쇼핑몰 회사 사장으로부터 "이게 학교 다닌거야? 너 딴 녀석은 필요 없으니까 저리 X져. (버럭 화를 내며)빨리 안나가"라는 말까지 들었으니 말입니다.(그 쇼핑몰은 평생 증오할 겁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알바 2개 뛰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한때 접었던 언론사 에디터도 다시 하면서 돈을 열심히 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무언가의 한계에 직면했죠.
지난해 연말은 알바 날짜 끝나고 방송대 기말고사까지 끝났는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지낼지 고민하던 시기였죠. 원래는 알바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겨울방학이라 고3 학생들까지 알바 시장에 유입되면서 수요가 늘더니, 경제 악화로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앞날의 미래를 놓고 깊은 고민에 잠겼던 때였죠. 그래서 '나의 인생은 88만원 세대로 끝나는 건가? 평생 알바 인생하면서 살기 싫은데 어쩌지?'라는 생각에 하루 종일 내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결국 제가 파고든 길은 '글쟁이' 였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글쓰기였고, 언론사 에디터 생활도 순조로웠고, 블로그 수익이 커질거란 기대감에,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쪽을 선택 했습니다. 글에 대해서 아무것도 배운 것 없고 경력도 없는 아마추어(?) 글쟁이였지만 적어도 축구 만큼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축구쪽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축구 만큼은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죠. 제가 잘할 수 있을거라 믿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틈새'를 파고 들었습니다.
알바를 그만둔 이후 6개월 동안은 언론사 에디터와 블로그에 매달렸습니다. 글을 쓰고 싶은 것도 많았고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참으로 행복했죠. 어떤 기자가 저보고 "글쓰는거 보니까 정말 놀랬어요. 하루에 칼럼만 3개, 4개 쓰는거 보니까 참 대단하네요. 퀄리티도 장난 아니고요"라고 말하더군요. 워낙 언론사 활동을 열심히 해서 다른 인터넷 언론사 매체와 창간을 앞둔 잡지사로 부터 영입제안을 받았을 때 남들이 저의 글을 좋게 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고수가 아닌 '풋내기 글쟁이'인데(풋내기 치고는 게시판을 10년 동안 헤집고 다녔으니까요.) 제가 사회에서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가 글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블로그 같은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본 블로그는 지난해 6월 6일(오늘로서 정확히 1주년)에 개설했는데, 개설한지 3개월 만에 다음 뷰 황금촉을 달았고 그해 연말에는 블로거 기자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올해 2월에는 올블로그 스포츠 부문 상을 받았고 3월에는 다음 애드클릭스로 부터 '3월의 우수블로거'에 뽑혔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다음 뷰 베스트에 132개 연속으로 글이 올랐고(그것도 80여일 동안 쭉 이어졌죠.) <서치나(searchina)>라는 중국통 일본 미디어언론사에 글이 실리면서 저의 글이 야후 재팬에 알려졌습니다. 아는 기자에게 이야기 들어보니까, 저의 블로그는 기자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는 알려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글을 계속 쓸 수록 축구쪽을 더 파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구라는 것을 계속 접할 수록 더 많은 것을 보거나 알고 싶었고, '진부'한 글보다는 '진보'적인 글을 계속 쓰고 싶었어요.(진부와 진보, 런어웨이 코리아에서 이소라가 많이 써먹었던 표현이죠.) 남들에게 눈에 띄도록 겉으로만 화려하게 치장된 글 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축구 관념을 힘껏 쏟아내는 글을 계속 적었고, 남들이 뻔히 아는 글의 소재보다는 남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글을 계속 썼어요. 반응글은 스스로 퀄리티를 낮추는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 때문에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요.
제가 항상 글을 잘 썼던 것은 아닙니다. 직업 기자로 일했던 적이 없는데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프로 글쟁이가 아니니까요. 그러기에는 제가 아직은 더 많은 글을 써보면서 업그레이드를 꾀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자가 무조건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이트 기사에 익숙한 기자들이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받을 수 있는 칼럼을 잘 쓸거라 생각하지는 않거든요.(대기자로 인정받고 계시는 분들이 그 벽을 넘어섰지요.) 기자들은 언론사 데스크에서 정해주는 기사 형식대로 글을 쓰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었으며 그들과 차별화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언론사 에디터 입장에서는 때로는 획기적인 글을 써봤고, 블로거 입장에서는 언론에서 나올 수 없는 글들을 쏟아냈죠.
하지만 6개월 동안 글쓰는것에 매달리니까 아쉬운 것이 있더군요. 집에서만 계속 글을 쓰니까 자기 관리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A라는 글을 다 쓰면 B와 C를 써야 하는데 피곤함과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음식을 먹어가면서 글을 썼더니 몸무게가 많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불과 석달전까지만 하더라도 헬스를 했었는데 글쓰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 같은 생각에 그만두고 말았죠. 그러더니 살이 더 찌더군요. 오후까지 글을 쓰면 독서나 공부 같은 것을 해야 하는데, 머리가 아파서 나중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군요. 한마디로 자기 관리에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 글을 안쓰면 안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난감하긴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예전처럼 바깥 생활을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말입니다. 알바 뛰거나 혹은 취업을 했다면 자기 관리가 문제 없었을 것이니까요. 정해진 시간에만 일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쪽 생활이 더 편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베스트 셀러 <88만원 세대>에 있는 책의 내용을 믿는 편인데, 지금의 20대 중에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거나 비정규직이 될 운명이 되고 임금에 대한 두드러진 변화가 앞으로도 없을거란 점에서 그쪽 세계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기계로 치면 단순한 부속품에 불과할 뿐이죠. 저는 완전히 기계가 되거나 고귀한 부속품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남들과는 차별화된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제가 이 길을 잘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쟁이가 많은 수익을 얻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블로그의 행보에 따라 제 인생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임에 분명합니다. 블로그 수익이 항상 불규칙했다는 점이 아직도 저를 불안하게 하지만, 그럴때일수록 저의 마음이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이미 제가 선택한 길인데 후회는 없어야겠지요.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하면서 블로그를 할지 모르고, 언론사 에디터도 언제까지 오랫동안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길이 저와 잘 맞고 있다는 점이에요. 제가 언제까지 88만원 세대에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그들과 기성 세대들의 사고방식을 닮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나중에는 88만원 세대의 레벨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반드시 성공하고 싶네요.
By. 효리사랑
p.s : 효리사랑 블로그가 오늘부로 1주년을 맞았습니다. 앞으로도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진정한 No.1 축구 블로그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효리사랑(축구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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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06 88만원 세대, 글쟁이 6개월 해봤더니 (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