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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명보 감독 (C) 대한축구협회 프로필 사진(kfa.or.kr)]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청소년 대표팀이 U-20 월드컵 4강 진출의 길목이었던 가나와의 8강전에서 2-3으로 패했습니다.

한국은 비록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끝까지 골을 넣기 위해 몸을 날리며 불굴의 의지를 발휘한 태극 전사들의 정신력과 투지는 많은 이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겼습니다. '최고보다 최선'이라는 격언이 존재하듯, 우리 선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상대팀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뛰었으며 매우 투쟁적 이었습니다.

우리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한국의 8강 진출은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 경험이 부족한 것을 비롯 '한국 축구의 신성' 기성용의 차출이 불발된 것,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선배 청소년 대표팀 세대들보다 뒤떨어지면서 '골짜기 세대'로 평가받은 것, 그리고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올린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을 예상한 이들이 드물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대표팀 인기 하락으로 홍명보호를 향한 여론의 관심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팀을 향한 평가는 실전에서 가려질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호는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으며 그 과정도 비교적 매끄러웠습니다. 본선 첫 경기인 카메룬전에서 0-2로 완패했지만 '유럽 강호' 독일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미국-파라과이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습니다. 특히 독일-미국-파라과이전에서는 수준급의 경기 내용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성공적인 행보는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보기 드물었던 결과였습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그리고 U-20과 U-17 월드컵 같은 세계 대회에 참가하면 본선 탈락 경험이 많았던 것이 한국 축구의 현실이었기 때문이죠. 홍명보호는 2005년과 2007년 세대에 비해 선수들의 기량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고 본선 첫 경기인 카메룬전 패배로 남은 잔여경기 일정까지 꼬일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러한 불안 요소를 무릅쓰고 8강에 진출한 공은 당연히 홍명보 감독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전술 능력 때문입니다. 그는 카메룬전 패배를 통해 팀의 전술적 약점을 정확히 짚고 보완하여 독일전 이후부터 '전술의 힘'으로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그동안 국내 감독들이 세계 무대에서 전술적인 한계로 고전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였기 때문에 그의 지략가적, 승부사적 기질이 돋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초보 감독'이라는 점입니다.

홍명보 감독의 축구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바로 '점유율 축구' 입니다. 선수들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을 길게 가지는 축구 스타일을 말합니다. 지공 위주의 공격 패턴으로 여러차례 패스를 시도하여 상대 수비의 틈새를 찾아내는데 가장 적합합니다. 그래서 한국은 독일전부터 가나전까지 상대팀보다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패스 시도 횟수가 많았으며 총 4경기에서 9골을 작렬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 상대팀을 앞선 것은 홍명보 감독의 지략이 출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위기 대처 능력도 돋보였습니다. 카메룬전에서는 상대의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에 밀렸으며 공격 전개도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은 카메룬전에서 가동했던 4-3-3을 4-2-3-1로 바꾸고 양쪽 윙어로 이승렬-조영철 같은 주전급을 빼고 김민우-서정진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문기한은 구자철과 함께 중원으로 내리고 김보경을 공격의 구심점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하게 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독일전에서 전술을 뒤바꾼 것은 시의 적절했습니다. 카메룬전 패배로 인한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은 독일전부터 다섯명의 미드필더들을 앞세워 지공 위주의 공격 패턴으로 점유율을 장악하는데 주력했고 허리싸움에서도 상대 공격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더니 공수 양면에 걸쳐 전력이 향상 되었고 독일전 무승부를 비롯, 미국-파라과이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8강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가나전 패배는 수비에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커버링 플레이가 잘 되지 못해 가나 공격 숫자와 한국 수비 숫자가 비슷해지는 상황이 여럿 노출 되었습니다. 그래서 '특A급' 실력을 지닌 가나 공격수들에게 3실점을 허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두 골을 넣으며 동점을 위해 끝까지 안간힘을 쏟은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허리에서 상대 공격을 끊은 뒤 바로 역습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랐으며 빈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공격 옵션들의 스위칭이 활발했습니다. 상대가 골을 넣을 때마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 경향이 있었지만, 전반 중반부터 경기 종료까지 볼 점유율에서 70-30의 흐름을 유지하며 주도권을 잡았던 한국의 경기 운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패배의 위기에 움츠려들지 않고 끝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던 선수들의 경기력과 그들을 전술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지휘한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은 칭찬 받아야 할 것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지략가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대화를 통해 한국 축구의 부흥을 이끌 명장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습니다.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본선 탈락이 많았던 과거를 상기하면 U-20 월드컵 8강 진출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진정한 지략가로 거듭나기에는 아직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성공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떨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국제 경기에서 보여줄 것이 더 남았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홍명보 감독이 앞으로 지략가의 기질을 맘껏 발휘하여 '축구판 제갈량'으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홍명보에게서 명장의 향기가 난다

효리사랑-축구 2009/10/06 09:17 Posted by 효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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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명보 감독 (C) 대한축구협회 프로필 사진(kfa.or.kr)]

"젊은 감독,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감독은 명장이 될 수 없다"

축구에서는 감독과 관련된 한 가지 편견이 있습니다. 젊은 감독과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감독은 명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죠. 감독이라는 직업은 오랫동안 선수들을 지도했던 경험과 선수 장악력, 그리고 전술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선수와는 체계가 다릅니다. 그래서 젊은 감독과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감독이 지도자로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결국에는 이것이 편견으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편견은 편견일 뿐입니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성공한 지도자들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죠.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의 트레블(3관왕)을 이끈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AC밀란에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이 대표적 예입니다. 그 외에도 베른트 슈스터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프랑크 레이카르트 갈라타사라이 감독, 둥가 브라질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서 K리그에서는 최강희 전북 감독과 김호 전 대전 감독이 있습니다.

한국 U-20 청소년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홍명보 감독(40)도 성공을 향해 전진중입니다. 감독 자격으로서 처음 메이저급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지도력을 검증받게 된 것이죠. 그런데 감독으로서 젊은 나이인 40세에 일찌감치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U-20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끈 것이죠. 유럽 강호 독일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더니 미국과 파라과이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고 8강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국 축구가 국제 무대에서 고전했던 흔적이 많았음을 상기하면 홍명보호의 저력이 실로 대단합니다.

홍명보 감독은 7년 전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던 주장이자 명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당시 한국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우승 후보들을 차례로 격파하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감독으로 대표팀에 문을 두드린 홍명보 감독은 그때의 영광을 지금의 청소년 대표팀 선수들에게 물려주고 있습니다. 이미 8강 진출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지만, 한일 월드컵에 이은 또 한 번의 4강 진출을 위해 힘찬 도전길에 나섰습니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홍명보호가 U-20 월드컵 8강에 진출한 과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놓고보면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앞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걸을 것임을, 그리고 축구팬들의 믿음과 신뢰를 얻을 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했습니다. 감독은 전술 능력으로 말하는 것 처럼, 홍명보 감독도 전술로서 명장이 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한국의 16강 경기였던 파라과이전은 '점유율의 승리' 였습니다. 전반 15분 볼 점유율에서는 46-54(%)의 열세를 나타냈지만 34분에는 54-46으로 역전했습니다. 45분에는 63-37의 우세를 나타냈고 경기 분위기를 장악했던 후반전에 3골 몰아쳤습니다. 경기 초반에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두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미드필더진을 조금씩 상대 진영으로 끌어올리는 홍명보 감독의 지략이 적중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로 이어지는 간격을 최대한 좁히며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백패스, 롱패스, 스루패스, 전진패스 등등 여러 패턴의 패싱력을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독일-미국-파라과이전에서 상대팀보다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패스 시도 횟수가 많습니다. 이것은 홍명보호가 상대팀보다 볼 키핑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독일-미국-파라과이 같은 축구 강국과 다크호스를 상대로 경기 내용에서 우세를 점한 것은 감독의 지략 능력이 일가견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후반전이 되면 전반전보다 왕성한 활동 폭과 부지런한 움직임을 뽐냈으며 손쉽게 경기를 장악했습니다. 그래서 독일전에서 김민우가 0-1로 뒤진 후반 25분에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고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 10분부터 25분까지 15분 동안 세 골 몰아쳤습니다. 이것은 홍명보호 선수들의 체력이 뛰어남을 의미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통해 체력 강화의 노하우를 길렀던 것이 청소년 대표팀에서 효과를 봤습니다.

선수 구성도 탁월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2개 이상이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대표팀에 발탁 했습니다. 대표팀 주장인 구자철은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 포진이 가능하며 이승렬-조영철-박희성-김보경은 좌우 윙 포워드와 중앙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습니다. 파라과이전에서 2골을 넣은 김민우는 왼쪽 윙 포워드와 풀백을 맡는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 자원입니다. 이것은 멀티 플레이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히딩크 감독의 전술 운용과 흡사합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의 신성' 기성용 없이도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김보경-구자철-문기한의 능력이 세계 축구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것이죠. 또한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넣은 7골 중에 프로 선수가 넣은 골은 구자철의 미국전 페널티킥 뿐입니다. 김민우와 김보경, 김영권은 아마추어(대학생) 선수들입니다. 이것은 홍명보 감독이 특정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타입의 지도자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홍명보 감독은 파라과이전 종료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U-20 월드컵에서 한번도 못 이겼던 미국과 파라과이를 넘었다. 그것만으로도 역사는 달성됐다. 다음 목표는 8강에서 승리해 준결승에 가는 것이다. 솔직히 선수들이 이렇게 잘 해줄 줄 알았다. 믿고 있었다."라고 8강 진출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습니다. 자신의 전술을 충분히 이행한 선수들에게 언론을 통해 고마움을 표시한 그의 명장 자질을 알 수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초보 감독입니다. 감독으로서 나이가 젊기 때문에 실전에서 실수가 속출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달랐습니다. 다른 명장 못지 않게 전술 능력에서 전략적인 기질을 보이며 미국, 파라과이를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습니다. 38세의 과르디올라 감독이 프로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을 이끌었듯, 홍명보 감독도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젊은 나이에 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By. 효리사랑


[사진=홍명보 감독 (C) 대한축구협회 프로필 사진(www.kfa.or.kr)]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 청소년 대표팀. 처음에는 홍명보호의 성적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죠.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4강,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강 이외에는 세계 무대에서 특출나게 좋은 성적을 거둔적이 없었습니다. 세계 축구 무대에서는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의 그림자가 더 익숙했으니까요.

또한 대표팀 인기가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기 때문에 홍명보호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동국-김은중-최성국-박주영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참가했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홍명보호에서는 특출나게 유명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죠. 홍명보호는 이전 청소년 대표팀에 비해 아마추어 선수들(대학교 소속)이 대표팀에 대거 포진 했습니다. 지난해 K리그 신인왕 이승렬(FC서울)과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 이외에는 축구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죠.

그러던 홍명보호가 세계 축구 무대에서 국민들을 깜짝 놀래켰습니다. 6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전 파라과이전에서 3-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후반 10분 김보경이 선제골을 넣은 뒤 15분과 25분에 김민우가 추가골을 넣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조별리그에서 단 1실점만 허용했던 파라과이를 상대로 후반전에만 세 골이나 몰아치는 경기 운영을 펼치는 과정은 매우 짜릿하고 화끈했습니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남한과 북한이 단일팀으로 참가했던 1991년 이후 18년만에 U-20 월드컵 8강에 진출했습니다. 오는 9일 가나-남아공 승자와 8강에서 맞붙어 승리하면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이후 26년 만에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1983년이 16개국이 참가했던 대회였음을 상기하면, 24개국이 참가했던 이번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한 것 만으로도 놀라운 성적입니다. 이제는 세계 축구 4강 신화에 도전할 때입니다.

파라과이전 승리가 짜릿한 이유

무엇보다 파라과이전 승리 과정이 완벽했습니다. 한국은 파라과이와의 슈팅 숫자에서 14-9(유효 슈팅 4-2), 볼 점유율 63-37(%)의 우세를 점했으며 패스 성공률에서도 74-62(%)로 대등하게 앞섰습니다. 특히 패스 시도에서 451-310(개)로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공격 작업을 펼쳐 경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김보경과 김민우가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3-0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에 후반 16분에는 부르고스가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행운까지 따랐습니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부상으로 빠진 오른쪽 풀백 오재석 대신에 정동호를 포진시키고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미국, 독일전과 똑같은 스쿼드를 구성했습니다. 공격시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이 전방에 깊숙히 포진하고 좌우 풀백인 윤석영과 정동호가 경기 상황에 따라 공격에 가담했습니다. 수비시에는 좌우 윙 포워드인 김민우와 서정진이 하프라인 밑으로 상대 공격에 압박을 가하며 4-5-1 형태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파라과이전에서 신중하고 조심스런 경기를 펼쳤습니다. 파라과이전에서 패하면 대회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기보다는 수비에 안정을 꾀했습니다. '구자철-문기한'으로 짜인 더블 볼란치가 포백과 간격을 좁히면서 상대 중앙 공격을 저지하는데 주력하고 김민우와 서정진까지 수비에 깊숙히 가담했습니다. 공격시에는 빠른 역습보다는 상대팀 수비 포진에 따라 백패스, 스루패스, 롱패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점유율을 늘리는 쪽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공격 과정에서 공간을 지배하는 플레이였습니다. 왼쪽에서 어느 한 명이 공을 잡으면 다른 선수들이 그 선수와 간격을 좁히면서 패스 플레이를 유도하는 공격 전개를 펼쳤죠. 이를 테면, 김민우가 왼쪽에서 공을 잡으면 윤석영이 바로 뒷 공간에서 백업 역할을 준비하고 구자철과 김보경이 대각선쪽으로 공간을 좁혔습니다. 그리고 중앙 공격수인 박희성이 왼쪽 문전으로 빠지며 김민우가 전방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길목을 틀었습니다.

이러한 공격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했던 한국은 파라과이의 공격 의지를 단단히 꺾으며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전반 15분 볼 점유율에서 46-54(%)로 파라과이에 밀렸지만 34분에는 54-46으로 역전했습니다. 그러더니 45분에는 63-37의 우세를 나타냈습니다. 패스 성공률에서 75-64로 우세를 점했으니, 홍명보의 공격 과정은 성공적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수비라인이 경기 초반 파라과이의 공세를 이겨내고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수비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났던 것이 공격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발판이 됐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수를 꺼내들었습니다. 전반전에 점유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후반전에는 빠른 템포의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전략을 꺼내든 것이죠. 이미 경기 분위기를 확실하게 장악했고 상대가 수비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전반전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상대 수비진의 힘을 빼놓는 강렬한 임펙트를 빠른 시간안에 발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던 작전이었습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의 작전은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후반 10분에 김민우가 미드필더진에서 넘어온 패스를 박스 오른쪽에서 받자마자 재빠르게 슈팅을 날렸던 것이 상대 골키퍼의 몸에 맞아 공이 문전 앞으로 굴렀습니다. 그 틈을 노린 김보경이 재치있게 문전으로 달려들어 세컨슛을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습니다. 파라과이와 접전을 펼치던 힘의 싸움에서 한국이 완벽하게 주도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5분 뒤 김민우가 박스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상대 수비수와 마주한 상황에서 빨랫줄 같은 왼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파라과이의 사기를 단단히 떨어뜨렸습니다.

그 이후에는 한국이 여유있게 경기를 풀었습니다. 한국의 공세를 예상 못했던 수비진의 사기 저하를 비롯 1명이 퇴장당한 파라과이의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후반 25분에는 김민우가 문전에서 박희성의 크로스를 여유있게 헤딩골을 성공 시켰습니다. 경기 종료까지는 여러차례 슈팅 기회를 만들며 경기 페이스를 끝까지 장악한 끝에 3-0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By.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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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남일 프로필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kfa.or.kr)]

허정무호는 불과 1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오합지졸의 팀이었습니다. 스리백과 포백, 3-4-1-2와 4-3-3 같은 여러가지 포메이션을 번갈아 선택했지만 맞는 옷이 하나도 없었고 여러명의 선수들을 골고루 시험했으나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공격 전개와 수비 라인 강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몇몇 선수는 뛰겠다는 의지가 결여된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고,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찝찝하게 승리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10일 A매치 북한전은 그야말로 '막장의 결정판'이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경기이자 코리안더비로서 많은 국민들이 경기를 지켜봤으나 그 기대가 점점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느슨한 공격 전개와 부정확한 패싱력, 무기력했던 선수들의 움직임은 팬들에게 '월드컵 진출할 의지가 있냐?'는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기성용의 극적인 동점골로 1-1로 비겼으나 상대팀과의 슈팅과 볼 점유율, 경기 주도권에서 우세를 점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까지 허정무호의 주장 임무를 맡던 김남일(32, 빗셀 고베)은 북한전 종료 후 1년 동안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전에서 홍영조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거나 상대팀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문제점을 나타냈지만 그것 때문에 1년 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팀의 분위기 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해 김남일에 메스를 들었습니다. 김남일이 중심이 되는 대표팀 시스템은 더 이상 힘들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죠.

당시 김남일의 대표팀 존재감은 막강했습니다. 대표팀의 최고참으로서(이운재가 없었음) 정신적 지주 역할과 팀 전술의 중심 역할을 맡았죠. 하지만 김남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늘 무기력했고 경기 내용 및 결과 모두 좋지 않았으며 북한전에서 그 한계가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팀의 쇄신을 위해 김남일의 왼쪽 팔에 있던 주장 완장을 박지성에게 넘겼고 젊은 선수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전술에 초점을 맞춰 세대교체에 탄력을 가했습니다. 그 결과는 대표팀 전력 업그레이드 및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어졌습니다. 김남일은 허정무호 변화의 희생양이었던 겁니다.

허정무호가 김남일 없이 승승장구했던 원인은 4-3-3에서 4-4-2로 전환했던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4-3-3에서는 김남일의 전술적 비중이 컸지만 4-4-2에서는 기성용이 중원의 활력소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죠. 김남일의 문제가 바로 그거였습니다. 김남일은 2004년 8월 부터 3년 동안 다섯번의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활동량과 체력이 떨어지고 상대 공격 침투를 저지하려는 스피드도 느려졌습니다. 4-4-2는 4-3-3보다 중앙 미드필드들의 넓은 활동량과 스피드가 요구되는 포메이션이기 때문에 김남일이 그 자리를 맡기에는 무리가 따랐습니다. 그 시스템에서는 기성용이 스타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김남일이 최근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5일 호주전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과 선수 차출을 둘러싼 갈등을 벌였던 것이 해외파의 총동원으로 이어져 대표팀에서 명예회복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죠. 1년 동안 거듭되었던 대표팀 탈락 속에서도 월드컵 본선 출전에 대한 목표를 잃지 않았던 김남일에게는 이번 기회가 중요할 것입니다. 불과 1년 전까지 허정무호 전력의 구심점이자 팀의 맏형이었기 때문에 그 포스를 되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할 것임이 틀림 없습니다. 만약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대표팀에서 영원히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호주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게 될 것입니다.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김남일의 최근 행보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절의 홍명보와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홍명보도 한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해 대표팀 명단 발표때마다 번번이 쓴맛을 봤기 때문이죠. 두 선수는 카리스마를 대표로하는 주장이자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도맡는 선수들입니다. 팀의 쇄신을 위해 감독으로부터 엔트리 제외라는 딱지를 맞았던 공통점도 있습니다. 홍명보가 다시 대표팀에 합류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루기까지 팀을 위해 솔선수범했다면 이제는 김남일이 그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히딩크호와 허정무호는 각각 홍명보, 김남일의 존재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러명의 선수들을 3백 스위퍼로 기용하고 심지어 오른쪽 미드필더이자 황태자로 꼽혔던 송종국까지 중앙 수비수로 내렸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홍명보 만큼의 수비력을 발휘하지 못해 히딩크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습니다. 결국 홍명보는 2002년 3월 대표팀에 재합류하여 체력테스트에서 우수한 결과를 거두며 자신의 체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던, 그동안 자신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던 히딩크 감독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김남일 존재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허정무호가 기성용 중심의 중원 체제로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나 문제는 기성용을 보조하는 파트너의 역량 부족 이었습니다. 김정우는 악착같은 수비 능력을 자랑하나 자신의 장점인 공격력이 예전에 비해 무뎌졌고 피지컬이 약한 한계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조원희는 빈틈없는 홀딩 능력과 김남일을 능가하는 순간 스피드를 자랑하나 패스 전개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두 선수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김남일 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김남일은 자신에게 익숙치 않은 대표팀 4-4-2에 순조롭게 적응해야 합니다. 4-4-2는 4-3-3보다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동량과 기동력을 요구로 하기 때문에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던 김남일에게는 버거울 수 있습니다. 물론 호주전 한 경기만으로는 김남일의 부활 여부를 속단할 수 없겠지만 대표팀의 주축으로 다시 거듭날 수 있는 자신감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홍명보가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체력에 대한 편견을 넘어선 것 처럼, 김남일도 4-4-2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허정무 감독도 김남일의 복귀를 놓고 고민했을 것입니다. '기성용-김정우(조원희)' 조합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강호들을 상대로 경기 주도권에서 우세를 점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의 불안 요소는 곧 팀의 패배와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대표팀이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믿음을 얻으려면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완벽해야 하며 '기성용-김남일' 조합에서 해답을 얻어야 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김태영-홍명보-최진철' 3백 조합이 견고하고 단단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김남일의 대표팀 행보는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여부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지 모릅니다. 김남일이 기성용의 파트너로서 제 몫을 다하면 허정무호에 내제되었던 불안 요소가 없어지는 것이며 그 여파는 포백의 수비 부담이 줄어들고 공격 옵션들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김남일이라는 정신적 지주의 존재감은 월드컵 본선을 맞이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든든한 힘이 될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김남일이 무너지면 대표팀은 이렇다할 업그레이드 없이 남아공행 비행기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김남일의 행보가 홍명보를 빼닮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By. 효리사랑



그동안 한국 축구를 열렬히 사랑했던 축구팬들이라면 박지성과 홍명보를 착각할지 모를 일입니다. 2009년의 박지성과 90년대-2002년 한일 월드컵의 홍명보는 서로 시대가 달랐을 뿐, 고비에서 팀을 이끌어줄 리더로서 구심점으로 활약하여 선수들을 독려했던 '한국 축구의 아이콘'입니다. 과거 대표팀의 상징이 홍명보였다면, 지금은 박지성이 허정무호의 선봉에 서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두 선수가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나이대가 서로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홍명보는 25세였던 1994년 미국 월드컵 독일전에서 생애 첫 대표팀 주장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그는 이 경기에서 35m 거리의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한국 축구의 매운맛을 세계에 떨쳤죠. 박지성은 27세였던 지난해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김남일을 대신하여 대표팀 주장을 맡아 '캡틴 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리더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두 선수의 사례는, 나이 많은 노장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던 한국 축구의 풍토와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끕니다. 어느 팀을 가든 노장 혹은 연장자가 주장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박지성과 홍명보는 철저하게 다른 길을 걸었던 것이죠. 이들은 젊은 나이에 팀 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장을 맡아 어느새 팀의 상징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습니다.

팀에서의 비중 또한 높습니다. '박지성이 없는 대표팀 공격은 무용지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허정무호 공격은 박지성의 종횡무진 움직임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갑니다. 그 결과 허정무호는 박지성이 주장으로 활약한 4경기에서 3승1무를 거뒀으며 그 1무인 이란전은 박지성이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던 경기였기 때문에 그의 빛나는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북한전까지 졸전을 벌이던 허정무호가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전력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 또한 그가 주장으로 선임된 이후였죠.

더욱이 박지성의 주장 선임은 허정무 감독의 판단이 아닌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서로 논의하여 만장일치로 확정된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박지성이 팀 전력에 없어선 안될 선수였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축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던 허정무호에 있어 박지성의 존재는, '한국과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겁니다. 그 결과 무기력한 움직임을 일관했던 선수들의 모습은 '캡틴 박' 효과에 힘입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활약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이근호, 기성용, 이청용, 오범석 같은 젊은 선수들이 팀 전력에 없어선 안될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홍명보 또한 빼놓을 수 없겠죠. 홍명보는 3백 라인의 스위퍼 역할을 맡아 두 명의 스토퍼와 미드필더들을 독려하여 수비라인을 조절했습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필드에서 지휘하여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브론즈볼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이는 월드컵 4강 신화의 절대적 주역이 다른 누구도 아닌 홍명보라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으로 우리들에게 '영원한 주장'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캡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선수의 면모를 비춰볼때, 주장의 비중과 역할에 따라 팀 성적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지난해 존 테리, 스티븐 제라드, 데이비드 베컴, 솔 캠벨 같은 팀 내에서의 영향력이 막중한 선수들을 상대로 주장 테스트를 치렀던 것과(결국 테리로 최종 확정되었죠.) 같은 맥락입니다. '홍명보 시대'를 거쳐 '박지성 시대'를 맞이한 대표팀의 앞날 성적이 밝게 비춰지는 여운이 따른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겠죠.

물론 박지성과 홍명보는 주장으로서의 스타일이 서로 다릅니다. 홍명보가 카리스마를 내세워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소위 '군기반장'스타일 이었다면 박지성은 '실력'으로 말하는 선수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평소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인 박지성의 카리스마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은 카리스마형 주장이 필요하다', '주장 자질은 박지성보다 김남일이 더 낫다'는 것이 그것이죠. 하지만 디에고 마라도나와 지네딘 지단, 데이비드 베컴(한일 월드컵, 독일 월드컵 시절)이 자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가장 최근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아스날의 주장을 맡은 것은 이들의 실력이 팀 내에서 가장 월등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장의 맹활약은 다른 동료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계기를 일깨우며, 이는 곧 팀의 전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박지성 효과의 장점입니다.

특히 이란전에서는 '실력으로 말하는' 박지성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습니다. 박지성은 대표팀에 늦게 합류한 불리함을 안고 경기를 치렀습니다. 몸이 무거운 불리함 때문에 호세인 카에비의 전담 마크에 묶여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팀의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패배 위기에 몰렸던 허정무호를 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장의 역할입니다. 팀 전력의 중심으로서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했기 때문에 그가 주장을 맡고 있는 것이며, 선수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이유가 이 같은 장면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박지성 효과가 '대세'라고 해서 홍명보의 리더십이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홍명보가 주장을 맡던 시기에는 선수들을 휘어잡는 누군가의 리더십이 절실했기 때문이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면서 부드러운 스타일의 주장이 선호를 받는 추세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홍명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절, 벤치 멤버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우울함을 덜어주는 등 나름대로 부드러운 면모가 있었습니다. 주장을 오래 맡았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을 능숙하게 다독일 수 있었던 것이죠.

박지성은 지난해 10월 주장을 맡은 뒤 "경기장 안팎에서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습니다. 후배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여 친밀감을 유지하고 코칭스태프와 끊임없이 소통하여 교감하는 등 주장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남기고 있습니다. 비록 방법은 다르겠지만, 주장으로서의 영향력과 존재감 만큼은 홍명보의 향기를 충분히 떠올리게 합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그 이후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게 될 박지성의 진가가 날갯질을 활짝 펼칠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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