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 축구에 기대하는 5가지

효리사랑-축구 2012/01/02 13:59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최강희 감독 (C) 효리사랑]

2011년 한국 축구는 안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국가 대표팀 정체, 일부 유럽파들의 부진 및 부상, K리그 승부조작, 옳지 못했던 조광래 전 감독 경질 '과정', 알사드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2012년에는 시련을 뚫고 달려야 합니다. 한국 축구의 비약적인 성장과 국제적인 인지도 향상을 위해서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한국 축구에 기대하는 5가지는 이렇습니다.

1. 국가 대표팀, 아시아의 자존심 되찾아라

한국 대표팀의 2011년 행보가 아쉬운 이유는 아시아 강팀의 체면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 아시안컵 3위에 그쳤고, 8월 일본전 0-3 패배, 11월 레바논전 1-2 패배를 당하면서 조광래 전 감독이 경질 됐습니다. 아시안컵 3위도 좋은 성적이지만, 라이벌 일본이 최근 4번의 아시안컵에서 3번의 우승을 달성했던 면모를 놓고 보면 한국이 아시아 No.1으로 치켜 세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제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탈락 가능성까지 걱정하게 됐죠.

2012년에는 아시아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합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전북 시절이었던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경력이 있습니다. 2010년에는 8강, 2011년에는 준우승을 경험하면서 아시아 축구에 밝습니다. 무엇보다 2월 29일 쿠웨이트전은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아시아 3차 예선 마지막 경기로써 반드시 승리해야 최종예선에 진출합니다. 6월부터는 최종예선 체제에 돌입합니다. 아시아 강호들과 겨루면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언젠가 일본과 경기하면 '닥공의 힘'으로 화끈하게 복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홍명보 감독 (C) 효리사랑]

2. 런던 올림픽, 3위 이내 입상

2012년 한국 스포츠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런던 올핌픽(7월 27일~8월 12일) 입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둘지 기대됩니다. 리틀 태극전사들의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사안이기 때문이죠. 한국의 축구 선수들은 월드컵 군면제가 폐지되면서 올림픽 3위 이내-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서 병역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런던 올림픽마저 최소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국방의 의무를 짊어져야 합니다. 선수들의 유럽 진출 및 롱런이 어렵죠. 와일드카드 합류가 예상되는 박주영에게 명운이 걸려있는 대회입니다.

홍명보호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습니다. 2009년 U-20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한 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국가 대표팀을 경험하면서 국제 경기 적응력을 길렀습니다. 올림픽 본선에서 유럽파 차출에 지장이 없거나 선수 부상이 없다면 선수 구성 만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대보다 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년 전에는 리틀 태극전사들이 베이징 올림픽 조별 본선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하면서 "축구장에 물 채워라"는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그때의 아쉬움을 런던에서 해소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진=K리그 우승 트로피 (C) 효리사랑]

3. K리그 그리고 승강제

2012년 K리그는 스플릿시스템을 적용하면서 2부리그로 강등되는 팀을 결정짓습니다. K리그가 흥행하려면 승강제는 필수입니다. 하위권에 동기부여가 생기면서 시즌 막판까지 흥미로운 순위 경쟁을 유도할 수 있죠. 2부리그에게도 K리그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K리그는 그동안 대중들의 흥미를 끄는 이야깃거리가 부족했지만 승강제를 계기로 새로운 스토리들이 쌓이게 됩니다. 2012년 만큼은 하위권도 상위권 못지 않은 관심을 받을 것이며 선수들이 시즌 종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경기력 향상에 매진할 것입니다.

저는 2012년에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대구를 꼽고 싶습니다. 브라질 출신 감독(모아시르 페레이라)과 코칭스태프를 영입하면서 승강제를 대비한 체질개선에 돌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열악한 재정과 선수층에 의한 어려움 때문에 2009-2010년 꼴찌에 머물렀지만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K리그에서 생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올 시즌 목표는 8위라고 합니다.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TOP8)에 포함되어 강등권을 면하겠다는 뜻이죠. 지난해 도시민 구단 최고 순위가 8위(경남)임을 상기하면 결코 쉽지 않은 싸움입니다. 인천이 2005년 돌풍을 일으켰듯, 2012년에는 대구의 화려한 비상이 주목됩니다.

[사진=지난해 5월 25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가시마 앤틀러스를 3-0으로 제압한 FC서울 (C) 효리사랑]

4. AFC 챔피언스리그, 꼭 우승하자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는 알사드 때문에 우승을 놓쳤습니다. 4강 수원전, 결승 전북전에서 보여줬던 침대 축구와 비매너 골 장면이 여전히 머릿속에 아련합니다. 집단 난투극에서 빚어진 관중 폭행, 수원에게 불리한 징계를 행사했던 AFC 꼼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K리그가 아시아 무대에서 견제를 받고 있음을 뜻합니다. 여기에 승부조작이 빌미가 되면서 K리그 클럽들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4장에서 3+1장으로 줄었습니다. 승부조작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카타르가 2장에서 4장으로 늘어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 입니다. 아무리 알사드가 지난해 우승했어도 이전까지는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를 능가하는 업적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전북-울산-성남-포항의 아시아 제패 과정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부적으로는 K리그 44경기 편성에 따른 체력 저하를 걱정해야 합니다. 호주와 중동 같은 장거리 원정까지 감수해야죠. 외부적으로는 '중국 부자클럽' 광저우 헝다의 도전, 중동 클럽들의 견제가 계속 될 것입니다. 중동이 AFC를 꽉 잡는 상황이라 불리합니다. 그리고 포항은 다음달 중순에 스틸야드에서 태국 FA컵 우승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번거로움을 안고 있습니다. 동계 훈련이 한창일때 추운 날씨 속에서 32강 진출을 위해 싸워야만 합니다. 그래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2012년에는 K리그 클럽이 아시아 챔피언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Daum 메인. 그때의 영광이 계속 재현되기를. (C) 효리사랑]

5. 유럽파들의 거듭되는 맹활약

2011/12시즌 유럽 축구는 1월 1일을 맞이하면서 시즌 후반기에 돌입했습니다. 전반기에는 유럽파들의 활약이 전반적으로 주춤했지만 후반기에는 분위기가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공격 포인트가 경기 활약상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유럽파 선수들의 골과 도움 소식이 꾸준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9/10, 2010/11시즌을 통틀어 9골 18도움 올렸던 이청용 부상 공백의 여운이 느껴집니다. 올해 3월 복귀할 예정이지만 장기간 부상 공백에 시달리면서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볼턴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블루 드래곤의 승천을 기대합니다.

박주영-지동원 같은 프리미어리그 벤치 멤버들은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르센 벵거, 마틴 오닐 감독이 선호하는 공격수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감독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는 선수가 달라져야 합니다. 훈련에서 열의를 다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인 구자철-손흥민 콤비는 시즌 후반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합니다. 구자철은 최근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선발 출전했고 손흥민은 현재 벤치 멤버로 밀렸지만 슈퍼 조커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순발력과 재치가 묻어나는 선수입니다. 셀틱의 '기차듀오(기성용-차두리)',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지금의 물 오른 기세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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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광래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한국 축구 대표팀의 쿠웨이트전 제1의 목표는 승점 3점 입니다. 쿠웨이트 원정이자 43도라는 무더운 날씨속에서 지난 레바논전 6-0 대승을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완벽한 경기력을 기대하기에는 현지 환경이 우리 선수들을 지치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지역예선 2차전으로서 승점 3점 획득은 꼭 필요했습니다. 경기 내용은 레바논전보다 뒤떨어져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1-1 무승부 였습니다. 전반 8분 박주영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그 이후부터 경기력이 주춤했습니다. 후반 8분 알리에게 동점골을 내줬던 후반 초반에는 쿠웨이트와의 주도권에서 밀렸습니다. 한국은 후반 19분 염기훈, 후반 33분 김정우를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상대와의 체력전에서 열세였습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반격할 힘을 잃었고 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모든 것이 힘겨웠습니다. 쿠웨이트에게 역전패를 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았지만 승점 3점을 얻기에는 그 방법이 부족했습니다.

한국의 쿠웨이트전 무승부, 무엇이 문제였나?

승점 3점 획득의 기본은 수비 조직력입니다.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수비가 취약하면 실점 허용이 늘어나면서 경기에서 이기기 힘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FC 바르셀로나의 변화무쌍한 공격력을 칭찬하지만 그 기반에는 탄탄한 수비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오래전부터 수비력이 허약했고 지금의 조광래 체제에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90분 내내 경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번 쿠웨이트전에서도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 위기 상황을 초래했던 장면들이 속출했죠. 골키퍼 정성룡 선방이 없었다면 한국은 적지에서 패했을 겁니다.

특히 풀백이 불안했습니다. 전반 17분 차두리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포항의 공격형MF' 김재성이 오른쪽 풀백으로 투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풀백이 흔들리기 시작했죠. 홍철-김재성은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오히려 수비 뒷 공간이 벌어지면서 쿠웨이트의 집요한 역습에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쿠웨이트의 거듭된 측면 반격에도 불구하고 풀백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선수가 스스로 전진했거나 또는 조광래 감독의 지시였을 것입니다. 여기에 경기 집중력 저하까지 겹치면서 우왕좌왕하고 말았습니다. 홍철이 이영표 대체자로 성장하기에는 기량이 더 여물어야하며 이제는 차두리가 경기에 뛰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렇다고 풀백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풀백의 공격력이 힘이 되어야 박주영-남태희-지동원-구자철 같은 공격 옵션들이 후방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골을 노릴 수 있죠. 기성용-이용래 더블 볼란치 조합이 중앙 밑쪽에서 무게 중심을 잡았을때는 풀백이 공격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정상입니다. 더글라스 마이콘, 다니엘 알베스, 파트리스 에브라 같은 세계적인 풀백들도 90분 동안 수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비쪽에서 공간을 허용하면 풀백이 밑으로 내려오거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측면 뒷 공간을 커버하여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정상입니다. 조광래호는 그 작업이 매끄럽지 못했죠. 공격 옵션들이 갈피를 못잡는 상황에서 기성용-이용래가 측면까지 움직이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렇다면 윙어들이 수비 가담에 열의를 다하거나 포어 체킹을 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전술이었다면 박주영-남태희는 수비 임무에 충실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쿠웨이트전에서는 공격 옵션들의 역할이 기존과 달랐습니다. 왼쪽 윙어 박주영이 지동원과 최전방에 위치하면서 골 기회를 노렸고, 남태희가 좌우쪽을 넓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 빈 공간을 비집었고, 구자철이 세 선수 사이에서 공격을 조율하는 것이 마땅했으나 이렇다할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네 선수의 임무는 상대 후방에서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수비진을 뚫고 골 기회를 노리는 것인데 박주영 선제골 이외에는 좀처럼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격에 미련을 두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결국에는 '수비력 소홀'로 이어지면서 풀백이 어려움을 겪었죠.

근본적으로는 1-0 이후에 곧바로 추가골을 넣지 못한것이 아쉬웠습니다. 단숨에 2-0이 되었다면 '중동 특성상' 쿠웨이트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면서 한국이 여유롭게 경기를 펼쳤을 것입니다. 박주영 골 까지는 좋았지만, 공격 패턴이 중앙쪽으로 쏠리면서 쿠웨이트 수비가 단번에 읽었습니다. 쿠웨이트의 작전은 수비 숫자를 중앙쪽으로 촘촘히 좁히면서 한국의 공격에 대처하고, 공격시 한국의 측면쪽으로 롱볼을 띄우거나 개인 돌파를 주문하는 패턴이었죠. 물론 한국은 공격적인 경기 흐름을 잃지 않았지만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공격 옵션들이 수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풀백까지 공격에 나섰으니 수비력 약점은 시간 문제입니다.

과거로 거슬러가면, 한국은 지난 상반기 온두라스-세르비아-가나전 승리 과정에서 미드필더들의 측면 수비 가담이 활발했습니다. 당시에는 4-1-4-1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이용래-김정우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측면에서 동료 선수와 협력 수비를 펼치며 상대 공격을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전에서는 두 선수가 엔도-하세베와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상대에게 여러차례 측면 공격을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왼쪽 풀백 김영권-박원재가 불의의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왼쪽 윙어였던 이근호의 수비 가담이 갑작스럽게 늘어났습니다.(과부하에 걸리면서 공격의 갈피를 못잡았음)

조광래호는 일본전 패배에 의해 4-2-3-1로 전환하면서 윙어를 변칙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박주영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남태희가 2선을 넓게 커버하는 형태였습니다. 레바논전에서는 이 작전이 적중했습니다. 상대팀은 쿠웨이트에 비하면 수비 포지셔닝, 순발력이 뒤쳐지는 팀이었죠. 한국의 6-0 승리는 일본전 패배 분위기를 극복했던 소득이 있었지만 상대가 아시아 약체인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쿠웨이트는 달랐습니다. 박주영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부터 수비 안정을 되찾았고, 빠른 순발력을 주무기로 활용하는 선수들이 공격 옵션에 배치되면서 한국의 풀백 약점을 읽었습니다. 만약 한국이 강팀과 경기했다면 일본전에 이은 참패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결국, '밸런스 붕괴'가 뼈아팠습니다.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쿠웨이트에게 끌려다니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면 기본적으로 수비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격 옵션들은 공격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기성용-이용래는 중앙쪽에서 움직임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그나마 기성용 폼은 좋았던),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부족하면서 특히 풀백이 위태롭게 경기를 펼치는 흐름이 지속됐습니다.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서 밸런스가 깨졌습니다. 쿠웨이트의 무더운 날씨, 중동 원정,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감안해도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노하우부터 부족했던 '졸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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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르비아전에서 승리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세르비아전 2-1 승리는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 내용 및 결과에서 상대팀을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후반 41분 라도사프 페트로비치에게 만회골을 내준 것이 흠이지만 그 이전까지는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의도가 실전에서 완벽히 적중되었고, 태극 전사들이 여러 공간에서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취하면서 상대 선수의 기세를 흔들었습니다.

우선, 한국은 전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년 전 세르비아전에서 0-1로 패했습니다. 당시 A매치 27경기 연속 무패행진(14승13무)이 깨졌죠. 경기 초반 니콜라 지기치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방에서 협력 수비 공조가 잘 이루어지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좌우 윙어들의 활동량을 늘리면서 공격 분위기를 주도했던 흐름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설기현이 기동력, 염기훈이 부상 여파에 따른 세밀함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원톱과 2선 사이의 연계 플레이(당시 4-2-3-1)가 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르비아전에서는 한국이 2-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9분 박주영, 후반 8분 김영권의 골은 수보티치-비세비치로 짜인 상대 센터백의 불안한 위치 선정에서 빚어진 헤딩골 이었습니다. 한국이 점유율보다는(전반전 점유율 48-52% 열세) 종패스 중심의 볼 전개로 공격 템포를 높였고, 원톱 박주영을 시작으로 포어 체킹을 시도하며 상대 후방을 압박했습니다. 중원에 포진했던 김정우-기성용-이용래는 공간 여러곳을 누비면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번갈아가며 주변 동료 선수들과 공조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스탄코비치-쿠즈마노비치가 버티는 세르비아 중원과의 허리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2년 전에는 세르비아 선수들의 강점이었던 다부진 피지컬 및 높이, 균형잡힌 공수 밸런스, 측면 위주의 날카로운 공격 전개를 이겨야 하는 강박 관념이 없지 않았습니다. 유럽 강호와 맞붙었던 경험이 당시 드물었죠. 그런데 지금은 한국이 공간 싸움에서 '세르비아를 이기겠다'는 자신감이 충만했습니다. 힘보다는 공간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흐름이었죠. 또한 2년 전에는 '박지성 시프트' 이름하에 박지성 위주의 공격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박지성을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것과 밀접하죠. 그런데 조광래호의 세르비아전은 특정 선수가 아닌 모두가 일심동체하여 공격을 풀어가는 개념 이었습니다. 조광래호는 출범한지 1년이 안되었음에도 '하나의 팀'으로 뭉치는 조직력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특히 조광래호의 경기력은 아시안컵보다 더 강해졌습니다. 세부적인 관점에서는 박지성-이영표 대표팀 은퇴 공백을 메울 대체자의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조광래호 전력의 중심이 '팀' 하나로 결집되면서 특정 선수 공백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중앙에 있었습니다. 이용래-김정우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갔고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담당하면서 공수의 짜임새가 좋아졌습니다. 기성용의 정확한 패싱력 및 너른 시야를 활용한 공격 전개를 이용래-김정우가 간격을 좁히면서 볼을 받아줬습니다. 두 선수는 상대 수비 형태에 따라 주변 동료 선수와 함께 짧은 패스를 주고 받거나, 원투 패스를 시도하거나, 종방향으로 패스를 밀어주면서 침투 기회를 열어주면서 상대 미드필더진을 제압했습니다.

아시안컵때는 기성용-이용래가 더블 볼란치, 박지성-구자철-이청용이 2선 미드필더를 맡았던 4-2-3-1을 활용했습니다. 기성용-이용래의 수비 부담이 많았죠. 당시에는 기성용의 수비력이 일취월장하면서 대인마크에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용래는 박스 투 박스로서 공간을 부지런히 움직였죠. 그런데 기성용-이용래는 4강 일본전에서 상대 압박에 밀리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아시안컵의 연장선상 이었던 2월 터키전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일본은 지구력 및 끈질긴 수비, 터키는 피지컬 및 파워가 강점으로서 압박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다행히 일본과의 후반전에서는 홍정호가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으면서 공격적인 균형을 되찾으며 상대 압박을 대처했던 위기 관리 능력이 적중했습니다.

조광래호가 지난 3월 온두라스전, 6월 세르비아전에서 4-2-3-1 대신에 4-1-4-1 조합을 활용한 것은 기성용-이용래 조합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뜻입니다. 또 한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늘리면서 상대 압박을 이겨내는데 주력했습니다. 김정우를 선발로 기용하면서 이용래의 공격적 움직임을 늘리고, 기성용이 원 볼란치로서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는데 주력했습니다. 이용래는 아시안컵에 비해 공격쪽에서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비집며 볼을 터치하는 성향이 되었고, 기성용은 근처에서 자신의 패스를 받아줄 두 명의 선수가 존재하면서 공격 전개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용래-김정우가 종-횡 방향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상대 압박을 기동력으로 이겨내고 공간 싸움까지 승리하게 됐죠.

수비도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이 세르비아전에서 승리했던 이유중에 하나는 이용래-김정우가 후방과 협력하려는 수비적인 움직임이 주효했습니다. 세르비아 선수가 측면에서 볼을 잡으면 근처에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풀백과 폭을 좁히면서 협력 수비를 취하고, 기성용을 비롯한 나머지 미드필더들이 중앙 및 오른쪽 공간에서 존 디펜스에 주력했습니다. 이용래-김정우 같은 움직임이 많고 투쟁적인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었기에 허리 진영에서 강한 압박이 가능했습니다. 상대가 수비진에서 볼을 돌릴때는 포어 체킹까지 가능했죠. 좌우 윙어를 맡는 선수들, 원톱 박주영까지 포어 체킹에 참여했습니다. 아시안컵에 비해 압박의 세기가 더 강해졌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기성용-이용래-김정우 중에 한 명이라도 과부하에 시달리면 공수 밸런스가 깨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광래호는 박지성-이영표 공백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뚜렷합니다. 지난 3월 온두라스전에서는 김영권이 왼쪽 풀백으로서 공격력이 소극적인 아쉬움이 있었지만, 왼쪽 윙어였던 김보경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중장거리의 패스를 정확히 연결하며 팀의 전력적 약점을 덜었습니다. 그런 김영권은 세르비아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력 불안을 해소했습니다. 이번 세르비아전에서는 이근호가 왼쪽 윙어로서 경기를 결정지을 임펙트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왼쪽 측면에서는 김보경-구자철을 기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김보경이 온두라스전에서 왼쪽 윙어로서 준수한 공격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주전 경쟁'에 따른 선수들의 퀄리티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박주영은 온두라스-세르비아전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높은 점프력을 활용한 공중볼 활용 능력이 부쩍 좋아진 인상이죠. 아시안컵에서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동원이 원톱에 있을때에 비해 상대 수비와 경합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좋습니다. 지동원은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터키전에서는 파워 부족에 약점을 드러내는 아쉬움을 남겼죠. 그 약점을 박주영의 가세로 이겨냈습니다. 또한 박주영은 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차두리에게 로빙패스를 연결하며 김영권 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습니다. 최전방에서 상대 압박이 심해지면 2선으로 내려가 이근호-김정우와 스위칭을 하며 볼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한국의 공격력이 다양해지면서 아시안컵 보다 더 강해진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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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강 이란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경기장을 찾은 한국 관중들에게 인사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 저 장면을 4강 일본전, 그리고 결승전에서 보고 싶습니다.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란전 승리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태극 전사들은 이란전에서 120분 연장 접전이 펼쳐진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러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서로 일심동체가 되어 이란을 상대로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4강 일본전을 넘어 결승전에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자격을 얻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란전은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얻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껄끄럽게 생각했던 상대는 이란 이었습니다. 이란과 그동안 질겼던 아시안컵 악연을 비롯해서, 이란전 최근 A매치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 및 지난해 9월 7일 평가전 0-1 패배, 이란의 사령탑이 '지한파' 고트비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란에게 주늑들지 않고 윤빛가람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아시안컵 우승의 자신감을 얻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확신하는 5가지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1. 한국의 최대 강점, 아시아 No.1 박지성

외국 사람들은 한국 축구하면 박지성을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박지성이 세계 최정상급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시즌 동안 주축 선수로 활약했기 때문입니다. 부상 및 컨디션 저하 등의 이유로 부침을 겪었던 시련이 성장의 디딤돌로 이어지면서 맨유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죠. 아시아 출신 선수가 세계적인 빅 클럽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드물다는 점에서, 박지성은 아시아 No.1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는 박지성의 실력 및 경험, 아우라를 뛰어넘을 재목은 없었습니다. 한국의 젊은 선수 입장에서는 '박지성 존재감'에 기운을 받으며 상대팀에 위축되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죠.

물론 박지성이 아시안컵에서 골이 없는 것은 흠입니다. 아시안컵 이전까지 맨유에서 꾸준히 골을 생산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박지성은 이타적인 플레이에 치중하며 구자철-지동원-윤빛가람-손흥민 같은 영건들이 골을 터뜨리는 발판을 열어줬습니다. 경기 내내 일정 수준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쉴새없는 패스 연결 및 공간 침투로 상대 수비를 위협했습니다. 상대팀의 무모한 파울을 받으며 몸에 고통을 느꼈던 장면도 있었지만,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침착하게 팀 플레이를 펼치는 내공은 그가 얼마만큼 경기를 지혜롭게 풀어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과 상대했던 어떤 팀들도 아시아 No.1의 묵묵한 활약을 제어하지 못했죠. 한국의 4강 상대 일본은 지난해 5월 평가전에서 박지성 공격력에 혼쭐이 났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오는 25일 일본전에서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 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박지성이라면 일본전 맹활약이 기대되며, 그 기세는 결승전까지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2. 달라진 기성용, 신선한 이용래...중원 업그레이드 성공

한국 대표팀의 중원은 조광래호의 아시안컵 불안 요소 중에 하나 였습니다. 김정우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결장했기 때문이죠. 구자철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급성장하면서 기성용-윤빛가람-구자철 공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이란전, 10월 일본전에서는 상대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바람에 중원 변화가 불가피했죠. 하지만 한국의 중원은 아시안컵 경기를 치를수록 약점에서 강점으로 부각됐습니다. 기성용-이용래 조합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됐죠. 본선 조별리그에서 커버링이 불안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8강 이란전에서는 노우리-네쿠남-테이무리안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한국의 중원을 새롭게 정의하면 '달라진 기성용, 신선한 이용래'라고 운을 떼고 싶습니다. 기성용이 이전과 다른 역할에 무리없이 적응했고, 이용래라는 새로운 옵션이 가세하면서 한국의 중원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우 부상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죠. 특히 기성용은 공수 양면에 걸친 경기력 진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날카롭게 찔러주는 킬러 패스와 너른 시야로 빌드업의 활력을 더했고,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않으며 궂은 역할을 즐겼습니다. 이용래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간을 이리저리 누비며 한국이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는 결정타를 마련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수없이 압박을 펼치며 기성용의 부담을 줄여줬죠.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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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빛가람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3. 구자철 체력 저하, 그러나 윤빛가람이 있다

구자철의 8강 이란전 부진은 어찌보면 '예견된 현상' 이었습니다. 본선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이란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문제는 체력 저하 였습니다. 지난해 K리그 및 광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부상을 참고 K리그 챔피언십을 소화했는데 대표팀 일정에 의해 휴식할 시간이 부족했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대표팀 소집 사이의 간격은 불과 8일에 불과했습니다. 아시안컵 맹활약은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무리한 경기 출전에 따른 부상이 걱정 되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조광래호 앞날 일정의 고민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구자철이 워낙 대표팀에서 잘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광래호에는 '윤비트' 윤빛가람이 있습니다. 구자철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윤빛가람의 이란전 활약상은 골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장면이 없었습니다. 지동원-이청용-기성용이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후반 35분 교체 투입되었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의 세기가 약했습니다. 그럼에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결승골을 뽑아내는 '과감함'은 한국에게 필요했던 부분 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 선제골 및 K리그 경남의 돌풍 주도가 보여주듯,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이 있습니다. 또한 세밀한 패스 전개를 즐기는 성향으로서 공격형 미드필더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앞으로 구자철 또는 윤빛가람의 선발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4. 이영표-차두리, 황금 풀백들의 맹활약

그동안 우리들이 알고 있던 풀백은 보조 역할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측면 미드필더의 공격력을 도와주면서, 또는 수비수들의 압박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들이 수비적인 역할 및 공수 밸런스 안정을 요구받으면서 풀백의 오버래핑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풀백은 허리쪽이 치열한 공간 싸움을 벌이는 틈을 타, 측면에서의 오버래핑-크로스-오픈 패스 등을 이용하여 팀 공격의 돌파구를 개척합니다. 특히 상대 수비가 압박이 시작되기 전이나 느슨할 때는 풀백의 공격력이 더욱 힘을 얻습니다. 또한 상대 윙어를 밀착 견제하는 수비력까지 중요해졌죠. 풀백이 상대 공격을 묶어야 위험 지역에서 실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4강 진출을 이끈 이영표와 차두리는 현대 축구가 원하는 성향의 풀백 입니다. 앞 문단에서 언급했던 풀백의 특징에 부합되는 선수들이죠. 공격력에 대해서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공격 패턴이 다채로워졌고, 상대 윙어 공격을 틀어막으며 센터백의 수비 불안을 이겨내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특히 8강 이란전 무실점은 레자에이-칼리트바리의 발을 묶었던 이영표-차두리의 보이지 않는 수비력이 빛을 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원톱 안사리 파드가 자연스럽게 고립되었죠. 또한 차두리는 수비 뒷 공간을 내주는 약점을 활동량으로 덮는 내공을 발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 입니다. 두 명의 황금 풀백이 건재한 현 시점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이 간절하다

아시안컵 우승 중요성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면 허탈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박지성-이청용 등을 비롯한 유럽파 및 중동파들은 소속팀 일정을 치르던 도중에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아시안컵에 참가했습니다. 만약 탈락하면 대표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땀 흘렸던 시간들은 물거품이 됩니다. 아무런 보람이 없는 셈이죠. 또한 아시아 제패의 숙원이 후배 세대들에게 넘겨지는 씁쓸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선배 세대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이 다음 대회인 2015년(호주 개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국이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됩니다.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의지가 뚜렷합니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역대 최강 라인업까지는 아니지만, 목표 달성의 꿈과 야망 만큼은 그 이전 대회보다 높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의 진정한 맹주가 되기 위한 방법이 아시안컵이라는 것을 한국 선수들이 잘 알고 있죠.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30대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마지막 메이져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승 실패를 용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럽 진출에 도전하는 젊은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감독직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명분을 마련합니다. 모두가 아시안컵 우승을 간절히 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마음이 팀으로서 똘똘 뭉쳤기 때문에 한국의 우승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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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리아전에서 결승골을 작렬한 지동원.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했습니다.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1 아시안컵을 앞두고 진행된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상대 밀집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쉬움을 후반전에 만회하며 2010년 마지막 A매치를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한국은 30일 저녁 6시 50분(이하 한국시간) 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바니야스 풋볼 클럽 스타디움에서 시리아를 1-0으로 제압했습니다. 지동원이 후반 37분 박스 오른쪽에서 유병수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시리아 골망을 가르면서 한국에게 승전보를 전해줬습니다. 그런 지동원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는 경사를 누렸습니다. 특히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하면서 과감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상대 밀집 수비에 힘겨워했던 한국의 공격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두 선수의 아시안컵 맹활약 여부가 기대됩니다.

이로써, 조광래호는 지난 8월 출범 이후 A매치에서 4전 2승1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내년 1월 4일 UAE 클럽 알 자지라와 평가전을 치른 뒤 1월 10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합니다.

한국, 시리아 밀집 수비에 막혀 공격력 부진

한국은 시리아전에서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이영표-조용형-이정수-최효진이 포백, 이용래-기성용이 더블 볼란치, 김보경-박지성-이청용이 2선 미드필더, 김신욱이 원톱으로 출전했습니다. 그런 한국은 전반 5분 점유율에서 69-31(%)의 우세를 점하여 경기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서로의 간격을 좁힌 상태에서 쉴새없이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보경과 박지성이 스위칭을 하거나, 이청용이 중앙에서 볼을 터치하면서 공간을 활발히 움직였습니다.

특히 한국이 시리아와 평가전을 하는 이유는 아시안컵에서 겪게 될 밀집 수비를 적응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한국과 상대하는 팀들이 밀집 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다분하며, 그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례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시리아전 공격은 경기 초반에 순탄치 못했습니다. 시리아의 밀집 수비를 받으면서 박스 안으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빠른 볼 터치에 의한 패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시리아 선수들의 적극적인 압박에 밀렸죠.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패스 연결이 잘 되었지만, 2선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패스 길목 및 슈팅 기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반 11분에는 패스 미스에 의한 역습을 허용당하는 불안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시리아 수비 공간을 파고드는데 실패하면서 상대의 종패스에 의해 미드필더 뒷 공간이 뚫렸죠. 다행히 수비 라인이 시리아 공격을 차단했지만 아시안컵 본선 이었다면 실점 위기 상황과 직결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시리아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범하면 그 즉시 2선이 볼 쪽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며 시리아에게 역습 기회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재차 차단하면서 다시 공격 기회를 노리겠다는 것이 한국의 의도였죠. 그러나 시리아의 또 다른 수비벽을 맞이하면서 공격의 세기가 떨어지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김신욱이 둔한 몸놀림으로 일관하며 최전방에 고립되면서 2선에서만 볼 연결이 활발했을 뿐입니다.

특히 박지성이 이스마일-압둘라자크 같은 시리아 미드필더들의 끈질긴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한국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김보경-이청용이 박지성과 거리를 좁히면서 패스 줄기를 살렸다면 시리아 밀집 수비에 대응할 힘을 길렀을 것입니다. 하지만 2선이 서로 자기 위치를 지키면서 공격 템포가 느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백패스와 횡패스가 잦아지면서 시리아의 견제 타이밍을 키웠고, 패스의 세밀함 부족 및 부정확한 침투 패스가 속출하면서 공격이 끊어지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전반 31분에는 박지성이 시리아 선수의 거친 파울에 의해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왼쪽 대퇴부에 통증을 느끼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지만 다행히 경기에 임했습니다

한국이 첫번째 유효 슈팅을 날렸던 시간은 전반 36분 이었습니다. 이청용이 아크 왼쪽에서 박지성의 대각선 패스를 받아 오른발 인프런트 킥을 날렸죠. 그때까지 총 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 슈팅은 1개에 불과했습니다. 42분에는 기성용의 중거리슛이 시리아 골키퍼 발후스 정면으로 향하면서 두 번째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많은 공격 기회 속에서 유효 슈팅이 적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시리아 밀집 수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전반전에 총 8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결코 많은 수치는 아닙니다.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뚫거나 패스를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슈팅 시도가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것은 경기를 이기는 본능에 부족함이 있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전반전에는 김보경의 부진이 아쉬웠습니다. 최근 대표팀 훈련에서 조광래 감독의 신뢰를 얻은 끝에 시리아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실전에서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잦은 패스 미스 및 불안한 볼 트래핑, 좁은 시야, 불안한 위치선정 등 여러가지에 걸친 단점들이 노출됐습니다. 팀원들과 공존하는데 실패하면서, 박지성-김신욱 고립과 맞물려 한국 공격이 오른쪽에 몰릴 수 밖에 없었죠. 그나마 이용래는 선전했습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 답지 않게 정확한 패싱력 및 유연한 경기 완급 조절을 앞세워 한국의 공격 분위기를 주도했죠. 특히 기성용과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이러한 폼이라면 구자철-윤빛가람과의 경쟁에서 쉽게 밀려날 이유가 없습니다.


[사진=한국의 시리아전 승리는 손흥민 조커 투입 효과가 컸습니다. (C) 함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hsv.de)]

손흥민 교체 투입 성공, 지동원 결승골 값졌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신욱-김보경을 빼고 손흥민-지동원을 교체 투입 했습니다. 지동원을 원톱,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을 왼쪽 윙어로 활용하는 공격력 변화에 나섰습니다. 특히 박지성이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이 후반 들어 민첩한 몸놀림으로 시리아 수비 진영을 흔드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시리아전에서 승리해야 아시안컵 본선에 임하는 마음이 가벼워지기 때문에 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죠. 또한 이영표는 2선 깊숙한 곳까지 가담하면서 미드필더들의 패스 공간을 벌려주는 움직임을 취했습니다.

특히 손흥민의 적극적인 공격 자세가 인상 깊었습니다. 후반 7분 아크 오른쪽에서 과감히 슈팅을 시도했고 9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달면서 직접 돌파를 시도한 끝에 파울을 얻었습니다. 10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슛을 날리며 골을 노렸습니다. 11분에는 지동원 옆쪽에서 공격을 대기하거나, 2선으로 직접 내려가 패스를 날리며 한국의 공격 분위기를 키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리아 중원 뒷 공간이 벌어지면서 한국의 손흥민 교체 투입 작전이 뚜렷한 효과를 봤습니다. 지동원은 후반 초반에는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는 움직임이 없었지만 중반부터 2선과 최전방을 적극적으로 오가며 한국의 연계 플레이를 엮는 플레이가 적극적 이었습니다.

또한 손흥민은 후반 18분에 두 번씩이나 시리아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그 이전까지 선배 선수들이 박스 쪽으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음을 상기하면 손흥민의 재치넘치는 활약이 대표팀의 공격 분위기를 좌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지동원이 미드필더로 내려가고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가는 스위칭이 진행됐습니다. 23분에는 기성용을 빼고 구자철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습니다. 중원에서의 킬패스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엮어내는 구자철의 장점을 조광래 감독이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었죠. 3분 뒤에는 이청용을 벤치로 내리고 유병수를 조커로 활용하는 변화를 단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오른쪽 윙어로 전환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박지성의 후반 중반 활약이 조용했습니다. 손흥민에게 전술적인 초점이 모아졌기 때문에 박지성에 대한 비중이 떨어졌을지 모를 일이지만, 후반 초반에 왼쪽 측면을 힘껏 두드렸던 활약을 떠올리면 몸놀림이 약해졌습니다. 이청용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교체되었던 것 까지 포함하면, 지난 27일 선덜랜드전 출전에 따른 체력 저하에 직면했습니다. 전반 31분 왼쪽 대퇴부 통증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죠. 유병수가 투입한 이후에는 다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했지만, 후반 33분 아크 중앙에서 유병수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습니다. 박지성의 무릎 상태를 감안하면 후반 중반에 교체 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런 한국은 후반 37분 지동원이 결승골을 넣으며 시리아를 1-0으로 앞섰습니다. 유병수와 구자철이 왼쪽 진영에서 2대1 패스로 상대 수비를 교란한 뒤, 지동원이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상대 왼쪽 골망을 흔들며 한국에게 골을 선사했습니다. 지동원의 골이 값진 이유는 한국의 승리 과정과 직결되면서 시리아의 자신감을 무너뜨리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한국은 후반 35분까지 슈팅에서 12-7(개)로 우세를 점했지만 유효 슈팅에서는 3-5(개)로 밀렸습니다. 시리아보다 더 많은 공격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상대팀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는 불안함을 겪었죠. 지동원의 골이 없었다면 후반 막판에 실점 위기를 내줬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 이후 한국은 리드를 지킨 끝에 1-0으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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