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아마야구 최강´ 쿠바를 꺾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 메인필드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괴물' 류현진의 호투와 이승엽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3-2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올림픽 9연승 행진의 마침표를 찍은 한국은 '강적' 쿠바를 꺾고 올림픽에서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다.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쿠바의 강타선을 8.1이닝 탈삼진 7개 피안타 5개 2볼넷 2실점으로 꽁꽁 묶은 '괴물' 류현진(21, 한화). 그는 시속 140km 후반에 이르는 쏜살같은 직구와 좌우 코너에 걸쳐 날카롭게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선을 묶으며 한국의 우승을 공헌했다.

류현진은 양팀 통틀어 5점 뿐이었던 투수전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해 상대 타선에 많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15일 캐나다전 9이닝 완봉승과 이번 쿠바전 호투를 통해 확실한 ´국제용 괴물´로 떠오른 그의 어깨가 올림픽 무대에서 든든함을 더한 것은 물론 향후 국제 무대에서의 밝은 내일을 엿보게 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인 류현진은 입단 첫해였던 2006년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하며 ´괴물´로 불리게 됐다. 올 시즌에는 10승6패에 탈삼진 1위(107개)를 기록해 에이스로서의 진 면목을 다하는 중.

그러나 국제대회에서의 류현진은 ´괴물´이란 수식어와 거리가 멀었다. 프로입단 이후 첫 국제 경기에 출전했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상대팀에게 2.1이닝 동안 5실점의 수모를 당하면서 국제 경기에 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1년 뒤인 지난해 11월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첫 경기인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실점의 성적으로 국제 대회 첫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나 올해 3월 올림픽 대륙별 플레이오프 호주전과 캐나다전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쳐 지난 일본전의 악몽이 또 시작됐다. 호주전에서는 4.1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고 캐나다전에서 1.2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로 처리된 것.

그동안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류현진에게 있어 지난 캐나다전은 5개월전의 수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9이닝을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타선 부진에 시달렸던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며 통쾌한 복수에 성공한 것과 동시에 '국내용'에서 '국제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그리고 쿠바전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피칭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서클 체인지업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거침없니 농락했다. 전날 4강전에서 미국 투수진을 상대로 10점이나 두들겼던 쿠바의 강타선을 단 2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의 이날 활약은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1회말 2사 상황에서 미셸 엔리케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쿠바의 강타선을 마음대로 요리했다. 5회말 알프레도 데스파인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12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아웃 처리했고 그의 호투로 탄력받은 한국은 7회초 이용규의 2루타로 3-1로 달아나면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날 류현진의 피칭은 올해 봄까지 괴롭혔던 국제무대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고 이제는 확실한 '국제용 괴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서 세계 최정상급 좌완 에이스로 발돋움한 21세의 '괴물' 류현진은 향후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이름을 떨칠 기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8연승을 거두고 23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쿠바와의 결승전 금메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역량과 지도력이 주목받고 있다.

화두는 김경문 감독의 ´믿음 야구´다. 첫 경기인 13일 미국전부터 19일 쿠바전까지 ´봉중근-송승준-류현진-김광현´으로 짜인 선발 로테이션을 바꾸지 않았으며 1할대 타율로 부진했던 이승엽을 끝까지 4번 타자로 배치 시켰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부진했던 이대호와 20세 약관인 김현수를 선발 타자로 기용하고 한때 대표팀에서 탈락했던 윤석민을 합류시켜 마운드에 자주 올리는 등 자신의 뚝심을 소신껏 밀고 나갔다. 결국 그것이 한국의 8연승을 지휘한 원동력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소속팀 두산에서의 스타일을 대표팀에서 그대로 풀어갔으며 그 근간엔 자신의 뚝심 야구가 깔려 있다. 가능성 높은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꾸준히 기용하더니 이종욱과 고영민, 김현수를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키웠고 임태훈과 민병헌도 그의 작품이었다. 선수들에 대한 김 감독의 무한신뢰가 두산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 결과는 8연승과 더불어 선수 개개인의 활약까지 빛나는 연쇄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타율 1할대로 고전하던 이승엽은 준결승 일본전에서 역전 투런포를 작렬하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끌었고 이대호와 김현수는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윤석민은 한국 투수중 가장 많은 5경기에 등판해 2승1세이브 평균 자책점 2.35로 활약하며 한국의 8연승을 이끈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믿음 야구 속에서 마무리 투수였던 한기주(21, KIA)만이 아직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지 못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본선 미국전(13일) 일본전(16일) 대만전(18일)에서 연이어 난타를 당해 구원투수의 제 역할을 못했다는 이유로 팬들의 비판 대상으로 전락했다. 야구 대표팀이 거침없는 연승 행진으로 결승전에 오른것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것.

한기주는 선동렬-김진우에 이어 KIA(전신 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함)를 빛낸 마무리 투수이자 대들보다. 그는 KIA에서 150km를 넘는 파워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하나 둘 씩 제압했지만 단조로운 코너워크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에서 외국인 타자들에게 구질이 쉽게 읽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본선 미국과 일본전에서는 마무리로 나왔으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4실점해 방어율이 무한대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타율 1할대로 부진했던 이승엽이 일본전에서 천금의 투런포를 쏘아올린 것처럼 한기주의 부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선발 류현진을 비롯 투수진의 총출동 가능성이 커 지난 19일 쿠바전에 등판하지 않았던 한기주가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한기주의 쿠바전 등판은 김경문 감독의 배려 속에 짜여진 시나리오가 될 전망. 김경문 감독은 18일 대만전이 끝난 뒤 "한기주가 지금 상태로 돌아가면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다음 네덜란드전에서는 장원삼과 한기주만 기용한다"며 그의 자존심을 살려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비록 그는 네덜란드전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5일 동안 몸을 쉬었기 때문에 쿠바전서 불펜 투수로 활약할 공산이 크다.

더구나 김경문 감독이 한기주에게 기회를 줄 타이밍은 쿠바전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21세에 불과한 한기주가 향후 한국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이기 때문에 국제 경기에서의 자신감을 키우려면 쿠바전에서의 명예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미 한기주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뜻깊은 피와 살이 될 교훈을 체득했기 때문에 쿠바전에 등판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간절할 것이다.

어느 모 방송국의 야구 캐스터는 최근 한기주의 부진한 활약에 '드라마 감독 김경문, 주연 한기주'라는 표현을 쓰며 야구팬들의 관심 대상에 올랐다. 이승엽은 '이 작가'로 거듭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공헌했지만 3번 연속 비운의 시련을 맞은 '주연 한기주'는 달콤한 해피엔딩의 결말을 맺지 못했다.

그 결말을 쿠바전에서 맺고 한국이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야구 드라마'로 끝난다. 한기주가 김경문 감독의 무한신뢰에 보답하여 쿠바전에서 부활투를 뿌리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지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해피엔딩 시나리오'의 그 시작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파죽지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0일 네덜란드를 10-0 콜드게임 승으로 물리치고 본선 7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과 일본, 쿠바 등 금메달 경쟁국들을 모두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야구의 저력이 빛나고 있는 것. 그것도 ´아마 야구 최강´ 쿠바를 6-3으로 제압하고 올림픽 본선 1위에 당당히 이름을 내밀었다.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 이기지 못했던 ´야구 종주국´ 미국을 상대로 8-7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으며 ´복병´ 캐나다를 1-0으로 꺾었고 ´라이벌´ 일본 마저 5-3으로 요리했다. 특히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미국과 일본, 쿠바를 제압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 이제 준결승전을 거쳐 결승전까지 승리하면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어 앞으로의 승승장구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문자중계에 해설가로 참가하며 "한국 야구가 시드니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며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진출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서 또 한번의 ´기적 같은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원동력으로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 같이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때보다 더 낫다"며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실력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시드니 올림픽과 WBC 4강을 이끌었던 해외파 투수들의 이름은 봉중근(전 신시내티, 현 LG)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어 한국 투수진의 ´세대 교체´가 성공했음을 확인 시켰다.

그 주역이 대표팀의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 이다. 현역 최고의 프로야구 투수로 군림중인 류현진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으나 15일 캐나다전서 9이닝 동안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1-0 완봉승을 이끌며 ´국제용 괴물´로 업그레이드 됐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자신감 넘치는 ´배짱 피칭´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화구를 앞세워 캐나다를 거침없이 농락했다. 지난 14일 쿠바전에서 9안타 3홈런 6득점을 뽑았던 캐나다의 강타선을 한국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9이닝 완봉승으로 꽁꽁 묶은 것이었다.

지난 16일 일본전에 선발 등판했던 김광현은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호투하며 ´新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과 코나미컵 주니치전에서의 역투처럼 베테랑 선수를 보는 듯한 호투로 큰 무대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어린 나이를 무색케 했다. 1회말부터 4회 2사까지 11타자 연속 완벽한 퍼펙트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역투를 하기도.

"이젠 박찬호를 잊어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의 지난 3월 5일 기자회견 인터뷰 처럼 류현진-김광현의 성공적인 '원투 펀치' 정착은 해외파와 노장 선수에 의존하던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중심축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두 명의 좌완 에이스는 자신의 몫을 100% 이상 해내며 한국의 연승을 이끌었고 앞으로 실전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이병규-박재홍 등이 핵심이었던 타선의 주역도 '젊은 피'로 바뀌었다. 대표팀의 1~3번을 맡는 이종욱(28, 두산)-이용규(23, KIA)-정근우(26, SK)는 필요할 때 한방 해주는 적시타 능력과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김경문호의 핵심인 '발야구'를 주도하며 팀의 7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올해 프로야구 타율 1위 김현수(20, 두산)의 대타 작전은 연일 성공적이며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은 대표팀 타선의 조역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서 이대호(26, 롯데)는 타율 0.429(21타수 9안타)에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13일 미국과의 첫 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고 16일 일본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초 '한국 킬러' 와다 쓰요시를 상대로 동점 투런 홈런을 작렬했고 4일 뒤 네덜란드와의 첫 타석에서도 투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6년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4번 타자'로 맹위를 떨친 이대호는 동갑내기 라이벌 김태균과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한 거포로 우뚝 섰다. 2006~2007년 한국 프로야구 타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을 올렸던 그의 재능이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한껏 발동하며 이승엽을 이을 '한국 대표팀 부동의 4번 타자'로 발돋움 했다.

물론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선전이 '세대 교체' 뿐만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어느 대회를 가리지 않고 선후배간의 끈끈한 팀 워크를 자랑했다. 그 결속력이 젊은 선수들의 병역 혜택과 20억원의 올림픽 포상금,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동기부여까지 더해져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며 베이징 올림픽 본선 7연승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인 발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22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일본과 준결승을 치르는 한국의 전망은 밝다. 이미 일본을 꺾은 경험과 자신감이 있는데다 연승 행진을 거듭하면서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강'으로 꼽혀왔던 일본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은 이유다.

이 기세라면 당초 목표였던 최소 동메달 획득이 '금메달' 그리고 9전 전승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그 꿈이 현실이 되려면 그동안 나타났던 문제점을 적시적소에 맞게 보완하는 것과 매 경기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본선에서 모든 참가국들을 꺾고 7연승을 기록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은 올림픽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한국 야구는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야구 강호들을 쓰러뜨리는 멋진 활약상을 펼쳤다. WBC에서는 아시아 예선 3경기와 8강 3경기를 싹쓸이하며 4강 신화를 달성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본선 7경기에서 7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WBC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2006년 WBC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올림픽 본선 7연승의 한국이 일본을 꺾고 2년 전 WBC 준결승 0-6 완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것. 2006년 WBC 대표팀과 이번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비교 역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의 WBC 4강 진출을 지휘했던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네이버 문자중계 일본전 해설을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 아무래도 김광현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보다 더 낫다"며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중인 한국 대표팀이 WBC 대표팀 보다 월등한 전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거침없는 연승 질주에 ´야구 종가´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CNN-SI는 19일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이제 남은 것은 결승전에서 이러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며 한국의 올림픽 결승 진출을 장담했다. 야구 격주간지 베이스볼아메리카도 19일 기사를 통해 "한국 올림픽 팀은 2006년 WBC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2006 WBC 대표팀,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



우선 WBC 4강 신화는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WBC 7경기에서 63이닝 동안 자책점 14점에 평균 자책점 2.00을 기록해 참가국 16개국중 1위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6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평균 자책점 1점대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마운드는 해외파와 노장 선수들을 위주로 짜여졌는데 이들은 선발과 마무리에 걸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의 대들보´ 박찬호(LA 다저스)가 10이닝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비롯 서재응(KIA, 2승 14이닝 1실점) 봉중근(LG, 2.2이닝 무실점) 손민한(롯데, 2승 7.1이닝 2실점) 구대성(한화, 1승 8이닝 1실점) 오승환(삼성, 3이닝 무실점) 등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WBC 대표팀은 7경기에서 단 한개의 실책을 기록하지 않으며 출전 선수 전원이 빼어난 수비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우익수 이진영(SK)은 정확한 홈 송구와 다이빙 캐치로 상대팀의 득점을 막으며 ´국민 우익수´로 발돋움했고 유격수 박진만(삼성)은 몇 차례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괴력의´ 수비 감각으로 한국 야구의 진정한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WBC 대표팀의 화력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 주요 타자 중에서 이종범(KIA, 타율 0.400 2루타 6개) 이승엽(요미우리, 타율 0.333 5홈런 10타점)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동주, 박재홍의 결장과 이병규(주니치, 타율 0.192) 최희섭(KIA, 타율 0.182)의 부진으로 타선이 약화되어 이종범과 이승엽의 방망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패했던 원인 또한 타선의 침묵 때문이었다.

2008 올림픽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오른 젊은 선수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본선 7연승을 일군 대표팀의 키워드는 ´세대교체´. 먼저 투수진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이 WBC때보다 3.6세 젊어졌고(WBC 28.2세, 올림픽 24.6세) 30대 이상의 투수는 올해 30세인 정대현(SK) 한 명 뿐이다. WBC 4강을 이끈 해외파 투수 중에서 올림픽에 합류한 선수 또한 봉중근 한 명에 불과하다.

세대교체의 그 주역이 바로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이다. 류현진은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16일 일본전에서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대성에 이은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송승준(28, 롯데) 장원삼(25, 우리) 권혁(25, 삼성) 윤석민(22, KIA)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투수들.

WBC때 이종범과 이승엽, 최희섭이 중심이었던 타선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있다. 올림픽에서는 32세 동갑내기 이승엽과 김동주(두산)가 부진과 부상으로 고개를 떨궜지만 이대호(26, 롯데) 정근우(26, SK) 김현수(20, 두산)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이대호는 타율 0.429에 홈런 3개를 기록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섰다.

WBC 시절의 약점이었던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는 김경문 감독이 내세운 ´발야구´로 업그레이드 됐다. 두산 육상부 주장인 이종욱(28, 두산)을 비롯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 이용규(23, KIA), 정근우 같은 발 빠른 준족들이 ´안타 본능´에서 나오는 많은 안타와 빠른 스피드를 통한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팀에 많은 득점을 안겨줬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은 WBC 대표팀 보다 마무리 투수에 약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마무리 투수 한기주(KIA)가 미국전과 일본전, 대만전에서의 부진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원인. WBC에서 박찬호와 함께 마무리 투수로서 펄펄 날았던 오승환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이 WBC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달성하려면 마무리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4년 전,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인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한국 야구를 빛낸 ´코리안 특급´ 박찬호(35, LA 다저스).

올해 소속팀 LA 다저스에서 두 번째 전성기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박찬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예정됐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출전을 놓고 국제야구연맹과 메이저리그 사무국, 선수노조의 삼자 합의 끝에 "올해 8월 1일자로 메이저리그 25인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삼자 합의하면서 박찬호는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더불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박찬호의 올림픽 출전 무산은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이 안타까워했던 부분이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26일 3차 대표팀 예비명단에 박찬호의 이름이 빠지자 "찬호는 어떻게 안 되나. 메이저리그에서 잠깐 풀어줘도 될 것 같은데..."라며 3차 예비명단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 주장을 맡았던 박찬호는 누구보다 올림픽 출전을 열망했었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박찬호의 합류를 잔뜩 기대했었다. 올해 LA 다저스에서 펄펄 나는 박찬호는 구위가 전성기 시절처럼 다시 살아나면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빅리거로서 확실하게 활동한 선수로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 일본, 쿠바 같은 금메달 경쟁국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박찬호가 없는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7전 7승의 성적을 거두었다. 겉으로는 박찬호 없이 잘 나가고 있지만 속 사정은 이와 다르다. 박찬호의 대표팀 보직이었던 마무리 투수쪽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것. 이번 본선에서 마무리 투수로 자주 등장했던 한기주(KIA)의 부진이 대표팀 전력의 약점으로 꼽힌 것.

한기주는 지난 13일 미국전에서 9회초 등판해 첫 타자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는 등 3피안타 3실점으로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16일 일본전 9회말에서는 아라이 다카히로에게 3루트를 맞은 뒤 3루수 김동주의 실책으로 1실점 했다. 곧바로 무라타 슈이치에게 2루타를 맞아 한 번도 아웃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대만전에서는 2이닝을 소화했지만 8-8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강판됐다.

특히 금메달 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전에 등판한 한기주는 아웃 카운트 없이 4실점, 평균 자책점 99.9를 기록하며 야구 팬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직구가 한 가운데로 몰리고 제구력까지 떨어지면서 연일 맥을 못추는 것. 김경문 감독도 17일 경기에서 "이기는 경기에 투입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해 한국의 마무리 투수진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문제는 한기주의 부진 뿐만이 아니다. 대표팀의 유력한 마무리 투수로 거론되던 오승환(삼성)이 최근 구위 저하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등판하지 못한 것. 19일 쿠바전에서는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 경기만으로 '완벽 부활'을 속단할 수는 없다. 또 다른 마무리 자원인 정대현(SK)은 왼손 타자에 유독 약한 문제점이 있는데다 당초 '한기주-오승환'에게 밀렸던 대표팀 마무리의 '차선 카드'로 여겨졌던 선수다. 

당연히 박찬호의 존재감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맡아 각각 금메달과 4강 신화를 이룬 주역이었다. 지난해 12월 대만과의 아시아 예선에서는 류현진에 이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WBC에서의 활약이 경이적이었다. 박찬호는 4경기(선발 1회) 동안 10이닝 3세이브 평균 자책점 0.00의 특급 투구를 과시하며 마무리 투수로서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대만전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올해 LA 다저스에서는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서 더 많이 출전했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한국의 마무리 투수로 '완벽 피칭'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물론 한국 야구 대표팀은 투타 전반에 걸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기주와 오승환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마무리쪽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으며 승리의 든든함을 더해가는 노련한 마무리 선수가 한국에게 필요했다. 한국의 마무리가 불안한 현 시점에서 어쩌면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대들보'라는 생각은 결코 무리는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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