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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두리 (C) 티스토리 PicApp]
'차미네이터' 차두리(31, 셀틱)는 그동안 일부에서 조광래 감독 스타일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투박한 경기 스타일이 기술 축구를 선호하는 조광래 감독의 철학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는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특히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8월 11일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소집 명단에 빠졌습니다. 잦은 비행기 이동에 따른 휴식 차원에서 제외되었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붙었죠.
하지만 2011 아시안컵은 차두리가 조광래 감독과 맞지 않다는 것이 그저 편견이었음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뽐내는 차두리의 활약상은 팀 전력의 '미친 존재감'으로 거듭나면서 조광래 감독 축구와 잘맞다는 것을 실력으로 과시했습니다. 조광래호가 지난해 10월 12일 일본전까지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에 중점을 두었다면 아시안컵에서는 빠르고 직선적인 볼 배급 및 침투 패스를 중요시하면서 차두리의 중요성이 커지게 됐습니다. 한국에게 아시안컵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차두리 같은 파괴력의 소유자가 필요할 수 밖에 없었죠.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제로톱을 구사하는 이유는 박주영 공백을 전술로 메우기 위한 목적 입니다. 원톱 지동원을 비롯 2선 미드필더(박지성-구자철-이청용)를 포함한 4명이 잦은 스위칭을 펼치며 상대 수비 진영을 교란합니다. 하지만 4명으로는 공격을 전개하기가 역부족 입니다. 기성용-이용래로 짜인 더블 볼란치가 앞선으로 넘어오면 상대 역습에 의해 한 순간에 뚫리는 문제점을 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선수가 공수 밸런스를 조절하면서 이영표-차두리 같은 좌우 풀백들의 오버래핑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윙어들이 후방을 의식하지 않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들의 활동 공간까지 커버하는 경기 양상이 두드러졌죠. 차두리가 조광래호 공격에 필요한 이유였습니다.
적어도 차두리의 스피드, 체력, 활동량을 놓고 보면 적어도 아시아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지 모릅니다. 차두리 만큼 90분 동안 풀전력으로 뛰면서 팀 전력을 공헌하는 오른쪽 풀백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드물었습니다. 그런 차두리의 에너지라면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과정이 수월할지 모릅니다. 이미 그의 공격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무렵에 검증받았고 불과 5년 전까지 오른쪽 윙 포워드로 뛰었습니다. 지금까지 세밀한 볼 배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남아공 월드컵 및 아시안컵, 그리고 셀틱에서의 활약상을 놓고 보면 예전보다 정확도가 향상되었으며 공격 과정에서의 집중력까지 밝아졌습니다.
'풀백 차두리'의 약점은 수비력 이었습니다. 어떠한 상대와 경합해도 밀리지 않을 하드웨어를 갖췄지만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뒷 공간 내주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상대 공격 옵션이 수비 라인까지 올라올 때 공간이 열렸죠. 상대 역습에서 취약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둔 훈련 및 알 자지라(UAE 클럽)와의 평가전에서 조용형을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청용의 후방 부담을 줄이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카드로서 조용형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은 본선 1차전 바레인전 직전에 수정 되었습니다. 한국의 제로톱이 성공하기 위해 풀백의 공격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했죠. 그래서 차두리가 조용형을 제치고 본선 2경기 연속 주전으로 나섰습니다.
특히 호주전은 차두리 수비력의 진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차두리가 호주의 왼쪽 윙어로 뛰었던 브렛 홀먼을 봉쇄 했습니다. 홀먼이 돌파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선점하고, 동료 수비수들과 라인 컨트롤을 하면서 호주의 왼쪽 공격을 차단했죠. 또한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치며 호주 왼쪽 공격을 막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 차례 호주 진영 옆구리를 파고드는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상대 왼쪽 풀백을 맡았던 데이비드 카니의 수비 부담을 키웠습니다. 카니가 본선 1차전 인도전에서 무수한 오버래핑을 펼치며 호주 4-0 승리의 숨은 주역으로 거듭났음을 상기하면 차두리의 경기 운영을 칭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반 13분과 전반 40분에는 호주 공격수 팀 케이힐과 경합한 끝에 한국의 실점 위기를 구했습니다. 13분에 한국 문전에서 크로스가 흐를 때 케이힐과 공중볼을 다툰 끝에 볼을 따내며 상대 공격수의 헤딩 슈팅을 막았습니다. 40분에도 케이힐이 자신의 뒷 쪽에서 볼을 터치할 때 빠른 가속력으로 순식간에 달려들면서 태클에 성공했습니다. 그런 케이힐은 이정수의 밀착 견제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진영에서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연출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호주전 경계대상 1호였던 케이힐 이었음을 상기하면 차두리 수비력을 믿을 수 있습니다.
차두리의 호주전 폼이라면 앞으로의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소속팀 및 대표팀에 걸쳐 오른쪽 풀백으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죠. 전 소속팀이었던 독일의 코블렌츠-프라이부르크에서 오른쪽 풀백 경험을 쌓으며 남아공 월드컵 맹활약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현 소속팀 셀틱에서는 주전 오른쪽 풀백을 꿰찼습니다. 조광래호에서는 휴식 차원에 의해 나이지리아전 소집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최효진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최효진의 컨디션이 저하되면서 다시 주전을 되찾았고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조광래 감독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기술 축구 완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펼치고 있죠. 일부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차두리는 조광래호 축구에 어울릴 것 같지 않았습니다.(개인 생각은 아님)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드러난 차두리의 내공을 미루어보면 조광래호에 필요했던 '미친 존재감' 이었습니다.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든든히 뒷받침하면서 이청용-이정수 같은 주위 선수들의 활동 부담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왼쪽 풀백 이영표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 전념하면서 상대 오른쪽 공격을 틀어막을 명분이 실렸습니다. 이영표가 남아공 월드컵 이후 활동 폭이 좁아졌던 단점을 노출했음을 상기하면 차두리의 공격력이 측면에 힘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대표팀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죠. 이러한 경기력이 꾸준히 유지되면 아시안컵 우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차두리의 맹활약을 바래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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