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vs포항, K리그 PO 3가지 단상

효리사랑-축구 2011/11/27 12:42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울산 선수들 (C) 효리사랑]

'설기현 더비'로 관심을 모았던 울산과 포항의 라이벌전. K리그 챔피언결정전 및 2012시즌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팀을 가리는 K리그 플레이오프로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2만 1,317명(좌석수 : 1만 8,960석)의 관중들이 입장할 정도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죠. 결과는 울산의 1-0 승리 였습니다. 설기현이 후반 27분에 얻었던 페널티킥을 본인이 직접 성공 시키면서 전 소속팀 포항에게 좌절을, 현 소속팀 울산에게 짜릿한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울산 호랑이가 포효했던 K리그 플레이오프의 단편적인 생각들을 정리 합니다.

1. 김승규, 전반전 페널티킥 2개 막아낼 줄이야

지금까지 울산-포항 라이벌전을 화려하게 빛냈던 선수를 꼽으라면 김병지(경남)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병지는 울산 골키퍼로 뛰었던 1998년 플레이오프 2차전 포항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팀이 프리킥을 얻었을때 직접 공격에 가담하여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이 골로 울산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울산 골키퍼 김승규가 포항을 울렸습니다. 전반 7분 모따, 전반 24분 황진성 페널티킥을 손으로 막아내는 원맨쇼를 펼쳤습니다. 전반전에 페널티킥 2개를 선방하는 보기드문 명장면을 과시했습니다. 모따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이후에는 신형민이 왼발로 감아찬 슈팅을 펀칭하는 장면도 있었죠. 두 팀의 경기는 설기현 결승골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전체적인 경기 흐름에서는 김승규 페널티킥 선방 2개가 포항에게 불운이 겹치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 선수를 꼽으라면 김승규가 아닐까 싶습니다. 13년전 플레이오프 포항전을 빛냈던 김병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2. 울산 공격력, 체력 저하에 발목 잡혔다

그러나 울산의 공격력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포항의 끈적한 수비를 공략하기에는 상대 박스쪽에서 연계 플레이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김신욱이 김형일-김광석에게 밀착 견제를 당했고, 설기현은 후반 31분까지 패스 정확도가 30.8%로 떨어졌고, 박승일에게는 상대 수비를 제끼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과감함이 필요했습니다. 고슬기의 정확한 패스가 줄기차게 이어졌지만 팀 전체의 공격력이 상대 박스쪽에 도달할 때 끊기는 장면이 반복됐죠. 3~4일 간격으로 K리그 챔피언십을 소화하는 체력 저하가 찾아왔다는 뜻입니다.

울산은 K리그 챔피언십 3경기를 치르면서 공격수와 미드필더 선발 출전 선수가 그대로 였습니다. 매 경기를 이겨야 하는 입장으로서 총력전이 불가피했지만, 경기 감각에서 포항을 앞섰을지 몰라도 체력적인 어려움을 떨칠 수 없었죠. 챔피언결정전 1~2차전 전북전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북의 이동국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울산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수비력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전북 공격력이 침체에 빠질때를 노릴 필요가 있죠.

3. 포항, 90분 동안 안풀렸던 경기력

플레이오프 제도가 없었다면 포항은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냈을 것입니다.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플레이오프는 내년에 폐지되며, 포항은 홈에서 울산에게 패하면서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합니다. AFC가 지난 24일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4장에서 3.5장으로 줄이면서 포항의 2012시즌 일정이 부담스럽게 됐습니다. 내년을 위해서라면 울산을 이겼어야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포항도 울산과 더불어 공격력이 불안했습니다. 황진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후반 21분까지 패스 성공률 22.2%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모따-고무열-아사모아로 짜인 스리톱이 울산의 타이트한 수비를 극복하기에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더 필요했습니다. 공격 옵션들이 패스의 활로를 개척하지 못하면서 롱볼과 크로스로 반격의 기회를 노렸지만 울산 선수들에게 파워와 제공권에서 밀렸죠. 모따-황진성의 페널티킥 실축이 포항 선수들의 사기가 꺾이는 흐름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후반전에는 고무열-황진성-김재성을 빼고 노병준-슈바-조찬호를 투입했지만 오히려 공격이 끊어지는 상황이 되풀이 됐습니다. 결정적인 패배 원인은 모따-황진성 페널티킥 실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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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항과 1-1로 비긴 FC서울 (C) 효리사랑]

독수리와 황새의 '조류 더비'로 관심을 모았던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 최용수 감독 대행과 황선홍 감독의 맞대결은 1-1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두 팀은 11일 저녁 7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K리그 13라운드에서, 전반 8분 서울의 데얀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분 포항 황진성이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접전이 계속 되었으나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올 시즌 K리그 2번째 최다 관중인 4만 4,358명이 운집했던 빅 매치 열기를 자랑하며 승부조작에 따른 무거운 분위기를 해소했습니다.

서울은 포항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김용대가 골키퍼, 아디-박용호-여효진-이규로가 수비수, 제파로프-고명진-하대성-고요한이 미드필더, 데얀-몰리나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아디가 왼쪽 풀백으로 이동한 것이 눈에 띄었던 경기 였습니다. 포항은 4-3-3을 활용했습니다. 신화용이 골키퍼, 박희철-김광석-김형일-신광훈이 수비수, 황진성-신형민-김재성이 미드필더, 고무열-모따-노병준이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박희철이 승부조작 연루 끝에 팀에서 방출되었던 김정겸의 공백을 메웠습니다.

두 팀 모두 무승부가 아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서울은 포항전 승리 실패로 11위에서 12위(4승4무5패)로 추락했고, 2위 포항은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선두 전북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특히 홈팀 서울에게는 아쉬움이 제법 큽니다. 4만 4,358명이라는 수많은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승전보를 전해주지 못했던, 지난해까지 포항전 홈 경기 6연승을 달렸던 요인도 있었습니다. 최용수 감독 대행 부임 이후 시즌 초반 위기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났지만 최근 K리그 3경기에서는 1무2패를 기록했습니다. 갈길 바쁜 서울에게는 반갑지 않은 최근의 행보입니다.

서울은 지난달 29일 성남 원정에서 데얀의 경고 누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0-2로 패했습니다. 그동안 팀 전력에서 데얀 의존도가 컸음을 상징했던 경기였죠. 이번 포항전에서는 데얀-몰리나 투톱이 가동됐습니다. 그런 데얀은 전반 8분 선제골을 넣으며 서울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데얀의 공격력을 뒷받침할 파트너가 없다는 것이 서울의 약점으로 드러났습니다. 몰리나가 최전방에서 데얀과의 공간이 겹쳤고, 전반 중반에는 두 선수 사이에서 원투패스 호흡이 맞지 않으며 공격이 무위로 끝났던 장면을 노출했습니다. 상대 수비진을 뚫는 콤비 플레이가 소극적이었고, 특히 몰리나는 최전방에서 볼을 따내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에도 데얀과의 공존에 실패했습니다.

데얀이 여러차례의 골 기회를 놓친 것은 사실입니다.(슈팅 6개, 유효 슈팅 4개) 선제골을 터뜨렸음에도 그 이후의 골 결정력이 따르지 못했죠. 역의 관점에서는 '서울이 데얀 공격력에 의존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몰리나가 부진하면서 데얀에게 슈팅 기회를 몰아주는 양상이 지속됐습니다. 서울 슈팅 14개 중에 6개, 유효 슈팅 8개 중에 4개가 데얀의 몫 이었습니다. 아디-제파로프-고요한-몰리나-방승환도 슈팅을 날렸지만, 포항 박스쪽을 비집으면서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선수는 아디-데얀 밖에 없었습니다. 아디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왼쪽 풀백으로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면서 문전 쇄도하는 재치는 관중들의 함성을 자아내는데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선수들에게 공격의 과감함이 떨어졌죠.

[동영상] 전반 5분 데얀 골 장면

[동영상] 후반 1분 황진성 골 장면

서울은 후반전이 되면서 데얀-제파로프 투톱을 가동하고 몰리나를 측면 미드필더로 내렸습니다. 제파로프가 쉐도우로서 침투 패스를 내주는 플레이에 강점을 나타냈지만 전반전보다 몸이 무거웠습니다. 그런 제파로프의 포항전 컨디션은 좋지 못했습니다. 주중 A매치 중국전을 소화했던 피로 여파가 포항전에서 영향을 끼쳤죠. 전반전에 왼쪽 윙어로서 공격이 소극적이었고(가시마전에 비해서), 그런 몸 상태로 후반전에 포지션이 변경되면서 체력 소모가 커졌습니다. 후반 21분 방승환이 투입된 이후에는 다시 왼쪽 윙어로 내려갔죠. 후반 37분에 교체되었지만 벤치로 들어가는 시점은 더 빨랐어야 마땅했습니다. 제파로프는 일찍 교체했어야 할 카드였는데 서울의 벤치 작전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서울은 후반전에서 포항에게 페이스에서 밀리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후반 1분 황진성에게 기습적인 동점골을 내줬던 여파가 없지 않지만, 그 이후부터 포항 공격에 말려들고 말았습니다. 포백과 하대성-고명진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포항의 중장거리 패스 및 전방 쇄도에 뚫리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포항은 전반전에 지공이 통하지 않으면서 서울에게 밀렸지만, 후반전에는 지체없이 전방쪽으로 패스를 띄운 것을 스리톱이 터치하여 문전으로 달려드는 전술 변화가 적중했습니다. 그래서 하대성-고명진은 어쩔 수 없이 수비 가담이 많아졌고 투톱 및 좌우 윙어들이 포항 진영에서 공격을 펼쳐야 하는 부담감이 따랐습니다. 아디 또한 후반전에는 수비에 주력하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서울의 공격진은 하대성의 전방 패스 공급 및 아디 오버래핑, 고명진의 넓은 움직임을 꾸준히 지원받지 못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습니다. 데얀 의존도, 제파로프 체력 저하, 몰리나-고요한 부진까지 겹쳐서 말입니다. 그래도 데얀이 적극적인 골 기회를 따내면서 서울의 공격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페이스가 점점 둔화됐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진에서 포항의 달라진 공격 전술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서울에 전문 홀딩맨(부산으로 떠난 김한윤)이 없었던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지금까지는 하대성-고명진 조합으로 잘 버텼지만 그동안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나고 말았죠.

하지만 아디를 왼쪽 풀백으로 변경했던 작전은 성공했습니다. 포항의 아사모아를 봉쇄하기 위한 맞춤형 전술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록 아사모아는 선발에서 제외되었지만(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되어 맹활약했던), 포항의 4-3-3은 측면 공격에 비중을 두는 편입니다. 서울 입장에서는 '발 빠른' 아디를 왼쪽 풀백으로 활용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포항이 중앙 공격수가 약하기 때문에(포항은 그 약점을 메우고자 모따가 중앙 공격수로 변신했습니다.) 박용호-여효진을 활용할 수 있었죠. 수비시에는 아디가 사실상 센터백 역할을 하면서 포항 공격을 직접 끊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김용대가 여러차례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죠. 포항전에서는 아디-김용대가 잘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서울은 포항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포항이 K리그 2위팀인 것을 감안해도 서울은 디펜딩 챔피언이며, 지금까지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포항전 6연승을 달렸습니다. 역시 공격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데얀-몰리나 공존이 이렇다할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몰리나는 후반전에 윙어로 전환했지만 성남 시절 포스를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의 계륵같은 존재가 된 몰리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 서울이 K리그 3경기 연속 무승을 극복하려면 데얀의 건재함이 계속되는 분위기 속에서, 데얀 공격력에 버금가거나 동등한 수준의 공격 무기를 키워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정조국의 '분유캄프 모드' 말입니다. 이제는 분발해야 합니다.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은 응원석 중앙에 <우리는 너를 믿는다! 일어나라! 신영록!>이라는 걸게를 걸었습니다. 얼마전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신영록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정말 좋은 모습입니다.


서울이 경기 전 전광판을 통해 선수들을 소개하는 모습


서울과 포항 선수들이 입장했습니다.


선수 입장 이후에는 승부조작 근절 및 예방을 위한 선서가 있었습니다. 승부조작 같은 더 이상의 불미스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일반석 2층에서 봤던 붉은 노을입니다. 주말에 축구장에서 붉은 노을을 보니까 마음이 새롭네요.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멋진 풍경을 보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전반 30분 응원석 풍경입니다. 응원석 1층은 완전히 꽉찼고, 2층에도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후반전에는 2층까지 빈 자리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이날 4만 4,358명의 관중이 입장했습니다.


일반석 2층은 전반 30분에 완전히 꽉찼네요. 응원석 측면 구석에는 빈 자리가 있었지만, 일반석 측면 구석쪽에는 사람들이 모두 앉았네요.


하프타임때는 서울 출신이었던 박주영-정조국을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관중들이 열렬히 환호하더군요. 두 선수는 서울 유니폼 입고 등장했습니다. 캐논슛 이벤트에서는 박주영 팀과 정조국 팀으로 나뉘어서 대결이 진행됐습니다. 선수 1명에 축구팬 2명이 한 팀으로 편성되어 페널티킥 속도가 빠른 팀을 가리는 승부였죠. 박주영이 114km, 정조국이 122km를 기록했음에도 박주영팀이 승리했습니다. 박주영 이전에 공을 찼던 분들의 속도가 빨랐죠.


서울의 후반전 문제점. 포항은 제가 파란색 원으로 표시했던 공간을 중장거리 패스를 이용해서 서울 수비진을 공략했고, 서울은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의 압박 대처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대성-고명진의 수비 가담이 점점 많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공격 옵션들의 연계 플레이 부담이 많아졌죠. 포항의 경우에는 모따가 중앙 공격수로서 후방에서 날아드는 볼을 잘 따냈습니다.  


서울의 후반전 응원석 풍경. 꽉찼습니다.


조커로 투입했던 포항의 아사모아. 현장에서는 처음 봤는데 발재간, 볼 키핑, 순발력에 피지컬까지 위력을 더하니까 공격이 매섭더군요. TV에서 봤던 그대로 실력이 출중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일부 선수들이 쓰러졌습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하여 열심히 뛰었지만 끝내 기대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했죠.


동료 선수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는 선수가 있었다면,


다리에 쥐가 나면서 일어날 수 없었던 선수도 있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쥐가 났는지, 아니면 쥐를 참고 경기 끝까지 뛰었는지, 혼신의 힘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수호신에게 인사했던 서울 선수들. 25일 인천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은 전광판을 통해 25일 저녁 8시 인천전을 홍보했습니다. 최용수 감독 대행과 허정무 감독의 맞대결이네요.

경기장을 떠나니까 이날 관중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알 것 같습니다. 관중 4만 4,358명이 발표되고 나서 인터넷 포털 기사 댓글에 약간의 '관중 논란'이 있었던 것을 잘 압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관중 뻥튀기, 공짜 관중, 마포 구민 50% 할인을 운운하며 서울의 관중 대기록을 폄하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유료 관중만 집계합니다. 그 사실을 모르고 비하하기에 바빴던 몇몇 사람들이 아쉽습니다. 승부조작 시련 속에서도, 몇몇 언론이 K리그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순간에도,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팬들의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K리그 열기는 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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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선홍 포항 감독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스포츠조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가 '전통의 라이벌' 울산 현대를 물리치고 K리그 1위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후반 중반까지 울산의 저항에 직면했지만 해결사 두 명을 교체 투입했던 용병술이 적중하면서 값진 승리를 올렸습니다.

포항은 23일 오후 3시 스틸야드에서 진행된 2011 K리그 7라운드 울산전에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후반 33분 조찬호가 박스 중앙에서 신형민 프리킥을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고, 후반 40분에는 슈바가 울산 박스쪽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황진성의 침투 패스를 받아 울산 골키퍼 김영광을 제치고 왼발로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이로써 포항은 5승2무(승점 17)를 기록하며 K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같은 날 전남을 1-0으로 제압한 2위 상주(3승4무, 승점 13)와의 격차를 4점으로 넓혔고, 울산은 10위에서 11위(2승1무4패)로 추락했습니다.

승리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포항, 몰랐던 울산...두 팀의 엇갈린 희비

포항은 울산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신화용이 골키퍼, 김정겸-김광석-김형일-신광훈이 수비수, 황진성-신형민-김재성이 미드필더, 노병준-모따-아사모아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그동안 부진했던 슈바가 선발에서 제외됐죠. 울산은 3-4-3으로 포항 원정에 임했습니다. 김영광이 골키퍼, 이재성-박병규-곽태휘가 수비수, 최재수-이호-에스티벤-송종국이 미드필더, 고슬기-설기현-고창현이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이호가 중원에서 홀딩에 주력하면서 에스티벤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며 때때로 3-3-1-3으로 변형됐습니다.

우선, 포항은 수치상에서 울산에게 밀렸습니다. 점유율은 50.2-49.8(%)로 대등했지만 슈팅에서는 6-11(유효 슈팅 3-2, 개)로 열세를 나타냈죠. 전반전은 슈팅 1-6(개)로 쳐졌습니다. 점유율을 강화했던 경기 패턴이 울산에게 막히면서 상대팀의 공격 시도가 많아지는 흐름으로 귀결됐습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울산이 몇 차례의 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완패했던 아쉬움을 남겼죠. 경기 내용은 울산의 우세였지만 후반 중반부터 체력적으로 버텨주지 못했고, 반면 포항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울산의 약점을 공략한 끝에 조찬호-슈바가 골을 터뜨리는 '승리 본능'을 발휘했습니다.

두 팀의 경기 초반은 예상과 다른 흐름으로 전개됐습니다. 울산이 지난 2일 수원 원정, 16일 서울 원정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비에 치중하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포항 원정에서 같은 전술을 활용할 것으로 보였죠. 하지만 울산의 경기 초반은 공격적 이었습니다. 이재성-곽태휘 같은 좌우 센터백들이 전진 수비 형태를 취하고 미드필더들이 앞쪽 공간으로 올라오면서 '포어 체킹과 맞물려' 포항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키웠습니다. 포항의 공격 축구를 정면에서 제어하겠다는 울산의 전략이 경기력에 반영됐죠. 그 흐름이 지속되면서 포항의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울산의 공격은 한마디로 '설기현 시프트' 였습니다. 설기현이 중앙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고 김형일-신광훈을 끌고 다니면서 최전방 공간 창출에 주력했습니다. 박스쪽에서 골을 해결짓기 보다는 후방에서 연결되는 볼을 받고 키핑하며 2차 패스를 전개하는 역할 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앙 공격수 였지만 오히려 왼쪽에서의 경기력이 더 좋았습니다.(윙어가 잘 어울린다는 뜻) 또한 울산은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존 디펜스가 형성되면서 포항의 공격을 끊고, 직선과 곡선을 가리지 않는 전방 패스를 공급하며 상대 진영에서의 공격 범위를 넓혔습니다. 노병준-모따-아사모아는 공격의 맥을 짚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하지만 울산은 포항의 박스를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포항의 미드필더진을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스쪽에서의 세밀하고 활발한 연계 플레이가 부족했죠. 설기현이 왼쪽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그 이후 골을 해결지을 선수가 없었습니다. 중앙 공격수였던 설기현이 자리를 비웠을때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데 분업화가 이루어지지 못했죠. 오른쪽에서 침투 패스 연결에 주력했던 고창현을 최전방으로 올리기에는 활동적인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울산의 공격 완성도가 떨어졌죠.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으나 시험 성적이 좋지 못했던 학생을 보는 듯 했습니다.

반면 포항은 후반 15분과 21분에 각각 슈바-조찬호(OUT 노병준, 아사모아)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두 명의 공격수가 울산 박스쪽을 교란하는 역할을 맡았죠. 그 작전은 울산 선수들의 체력을 떨어뜨리겠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아도 그 흐름을 90분 동안 유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더욱이 울산은 컵대회에서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을 내세웠던 체력적 리스크가 있었죠. 그래서 포항은 슈바-조찬호가 박스쪽에서 활동 폭을 넓히면서 미드필더와의 간격을 좁히더니 연계 플레이 시도가 많아졌습니다. 울산은 후반 20분 김신욱을 조커로 투입하여 포항 수비와 경합했으나, 오히려 후방이 슈바-조찬호에게 밀리면서 3선 밸런스의 균형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체력 저하까지 더해지면서 포항이 경기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결국 포항은 세트 피스로 결승골을 따냈습니다. 후반 33분 신형민이 미드필더 중앙에서 올렸던 프리킥이 조찬호의 오른발 골로 이어졌죠. 근처에 있던 슈바가 박병규의 움직임을 자신쪽으로 유도하면서, 조찬호가 이재성과 맞선 상황에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습니다. 울산에게 부족했던 킬러의 면모가 포항쪽에서 나타났습니다. 프리킥 상황에서 골을 넣은 것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후반 40분에는 슈바가 문전 쇄도 과정에서 황진성의 침투 패스를 받을 때 곽태휘-이재성 사이를 뚫고 김영광까지 제치면서 왼발로 골을 터뜨렸습니다. 경기력 저하 및 0-1 열세에 끌려다녔던 울산 선수들 앞에서 과감히 공격을 시도했던 선택이 포항 승리를 굳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포항은 조찬호-슈바의 골에 힘입어 승리했고 울산은 마땅한 킬러가 존재하지 못하면서 체력 저하까지 겹치고 말았습니다. 황선홍 감독은 조찬호-슈바 교체 투입으로 상대팀 약점을 노렸지만, 울산은 김신욱을 투입했음에도 그 이전에 많은 힘을 소모하면서 무득점에 그친 경기 내용이 아쉬웠습니다. 또한 울산의 후반 41분 나지(OUT 에스티벤) 43분 박승일(OUT 이재성)의 늦은 교체 타이밍은 기존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가중된 조커 활용 실패였습니다. 울산은 교체 작전에서도 포항에게 패했고, 그런 포항의 승리 본능은 울산보다 더 강했습니다. 경기의 맥을 정확히 짚었던 황선홍 감독의 전략 승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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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원 블루윙즈 선수들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 블루윙즈가 시즌 첫 패배를 당했습니다. 경기 장소가 징크스로 고생했던 곳이었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공수 양면에 걸쳐 상대팀에게 완패를 당했습니다. 또한 상대팀의 승리 의지를 완전히 꺾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수원은 20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진행된 2011 K리그 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0-2로 패했습니다. 전반 19분 김재성에게 프리킥 결승골을 내줬으며, 후반 42분에는 마토 네레틀야크가 박스쪽에서 헤딩으로 걷어낸 볼이 신형민의 왼발 강슈팅으로 이어져 추가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이로써, 수원은 스틸야드에서 10경기 연속 무승(5무5패)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으며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황선홍 포항 감독은 2008년 K리그 사령탑(부산 아이파크) 부임 후 처음으로 수원전에서 승리하여 '수원 징크스' 격파에 성공했습니다.

'체력 저하' 수원, 모든 것이 통하지 않았다

수원은 포항 원정에서 3-4-3으로 나섰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마토-황재원-곽희주가 수비수, 양상민-오장은-이용래-오범석이 미드필더, 최성국-하태균-염기훈이 공격수에 포진했습니다. 지난 16일 상하이전 선발 출전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했죠. 홈팀 포항은 4-3-3을 활용했습니다. 신화용이 골키퍼, 김정겸-김원일-김광석-신광훈이 수비수, 신형민이 수비형 미드필더, 황진성-김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 모따-고무열-아사모아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센터백 김형일의 부상 회복이 더디면서 김원일-김광석이 수비 라인을 담당했죠.

스틸야드를 밟은 수원은 애초부터 '체력 저하' 라는 불안 요소를 안았습니다. 지난 2일 호주 시드니FC 원정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풀가동 되고 있죠. 일정한 스쿼드로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했기 때문에 원정에서의 체력 저하가 불가피 했습니다. 올해 초 이적시장에서 수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조직력 강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었고, 선수들이 실전에서 발을 맞출 기회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 선수 운용과 비슷한 경우 입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존재하는 법입니다. 수원은 조직력 강화-체력 저하라는 양날의 칼을 쥐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타나죠.

그런데 수원은 포항 원정에서 4일 전 상하이전 선발 출전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했습니다. 상하이전에서는 하태균 해트트릭 및 오장은 추가골로 4-0 대승을 거두었죠. 챔피언스리그 승리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상태에서 포항 원정에 임했습니다. 물론 포항도 수원vs상하이와 같은 날짜에 백업 멤버 위주로 성남과 컵대회를 치렀습니다. 11명 중에 신화용-김광석-김원일이 수원전에 선발로 출전했죠. 나머지 8명은 성남전 선발 출전 제외로 체력을 안배하며 수원전을 대비했습니다. 수원은 포항과의 체력전에서 이미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일각에서 체력 저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지난 6년 동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팀들 중에서 K리그 우승팀이 배출되지 못했습니다. 체력 저하에 발목 잡혔죠.

아마도 수원은 전반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공격수 및 미드필더 라인을 윗쪽으로 올리면서 포어 체킹에 주력했고, 포항 선수들과 맞부딪치면 거친 수비를 펼치며 상대 공세를 막으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침투 패스에 의한 반격을 노리면서 포항 골문을 두드리겠다는 것이 수원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제골을 넣으면 경기를 여유있게 운영하며 체력을 조절하는 이점이 있죠. 하지만 수원은 전반 19분 김재성에게 프리킥 골을 내주면서 전반 초반의 전략이 틀어졌습니다. 공격진에서 포어 체킹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무뎠고, 상대 중원 배후 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했고, 오히려 포항에게 역습을 내주는 불안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갈팡질팡했죠.

특히 하태균 골 침묵은 전술적으로 희생된 느낌입니다. 수원의 패스 줄기가 포항 박스쪽으로 침투하는 하태균에게 몰아주는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문제는 하태균이 박스쪽을 비벼주기에는 포항 수비수와의 수적 열세에서 밀렸습니다. 오장은-이용래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라인이 황진성-신형민-김재성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지 못했고, 최성국-염기훈 같은 측면 옵션들은 박스 안으로 들어오면서 하태균과 간격을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태균 근처에 있는 주변 동료 선수들의 페이스도 평소보다는 힘에 부쳤습니다. 공격 템포를 빠르게 조절하는 플레이까지 살아니지 못했죠. 결국 하태균이 고립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원은 전반 38분 하태균을 빼고 게인리히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게인리히의 출전은 동점골을 넣겠다는 수원의 의지를 반영했지만 오히려 악수를 두는 격이 됐습니다. 게인리히도 최전방에서 이렇다할 갈피를 잡지 못했죠. 적어도 하태균은 상대 진영을 파고들려는 노력은 했습니다. 후반전에는 시작과 함께 곽희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마르셀을 조커로 활용하며 4-4-2로 전환했습니다. 게인리히-마르셀 투톱으로 말입니다. 그나마 마르셀은 기대 이상 잘했습니다. 박스 부근 및 안쪽 공간을 비집으면서 슈팅을 날리거나 종 방향 움직임을 취하면서 포항 수비수들을 흔드는데 주력했죠. 팀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으면서 동료 선수와의 세밀한 연계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기본 평점 이상을 받을만 했습니다.

하지만 수원의 4-4-2 전환은 경기 분위기 반전에 실패하는 꼴이 됐습니다. 이용래-오장은이 포항 중원의 견고한 압박에 밀렸죠. 포항이 공격시에는 황진성-김재성을 앞쪽에 배치하며 역습을 노렸기 때문에, 이용래-오장은 중에 한 명이 전방쪽으로 올라가 공격의 무게 중심을 잡기에는 뒷 공간을 허용하기 쉬운 단점이 있었습니다. 후반전 점유율에서 56.93-43.07(%)로 우세를 점했지만, 역의 관점에서는 지공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포항 선수들의 압박 및 역습 타이밍을 벌어주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이용래-오장은이 공격 템포를 빠르게 키우거나 상대 압박에 벗어나도록 민첩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지만, 4-4-2 체제에서 역할이 늘어나면서 체력 저하가 나타나기 쉬웠죠.

후반 42분 신형민에게 실점을 허용한 것은 중원에서 어느 누구도 수비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과정상으로는 마토가 김원일의 왼쪽 크로스를 걷어낸 볼이 앞쪽에 있던 신형민에게 향했지만, 신형민이 노마크 상태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왼발 슈팅을 날렸던 것은 수원의 중원이 덜 정비되었음을 뜻합니다. 수원의 공격이 포항의 압박을 더 이상 뚫지 못하면서 힘을 잃었고, 밑선의 경기 집중력까지 떨어지면서 신형민에게 추가골을 내주는 원인을 초래했습니다. 더욱이 체력까지 떨어졌죠. 포항전 0-2 패배는 어쩔 수 없었던 결과였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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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1 K리그 첫번째 골의 주인공은 모따 였습니다.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스포츠조선)]

2011시즌 K리그 첫 골이 터졌던 포항과 성남의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습니다. 두 팀 모두 K리그 개막전이기 때문에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경기 전체적 관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앞날의 도약을 위한 희망을 얻은 것도 있었지만 아직은 부족합니다.

포항과 성남은 5일 오후 3시 스틸야드에서 진행된 2011시즌 K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습니다. 전반 4분 아사모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띄운 것을 모따가 골문에서 헤딩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모따의 골은 올 시즌 K리그 모든 팀들을 합해서 첫 골입니다. 후반 14분에는 조동건이 박스 오른쪽에서 시도했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김진용이 왼쪽 문전 쇄도 과정에서 오른발로 리바운드 동점골을 기록했습니다. 후반 45분에는 포항 노병준이 페널티킥을 날렸지만 성남 골키퍼 하강진 선방에 막혀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습니다.

포항은 승리 본능 부족, 성남은 주력 선수 공백이 문제

포항은 K리그 개막전에서 4-4-2를 활용했습니다. 신화용이 골키퍼, 김정겸-김광석-장현규-신광훈이 수비수, 황진성-김태수-신형민-김재성이 미드필더, 아사모아-모따가 공격수에 배치 됐습니다. 설기현이 얼마전 재계약 결렬로 팀을 떠나면서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슈바-김형일까지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성남은 포항전에서 4-1-4-1로 나섰습니다. 하강진이 골키퍼, 박진포-사샤-윤영선-김태윤이 수비수, 김성환이 수비형 미드필더, 송호영-조재철-심재명-남궁웅이 2선 미드필더, 조동건이 원톱으로 출전했습니다. K리그 신인 박진포-심재명이 선발 출전했지만 홍철-라돈치치가 부상으로 빠졌습니다.

전반전에는 가나 대표팀 출신 공격수 아사모아의 원맨쇼가 돋보였습니다. 아사모아 발끝에서 포항이 골 기회를 마련했죠. 전반 4분에는 아사모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을 때 윤영선이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 당기면서도 몸이 밀리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따에게 크로스를 연결한 것이 선제골이 됐죠. 168cm의 작은 신장이지만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하체 밸런스가 발달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 13분에는 하프라인 왼쪽에서 황진성에게 오픈패스를 띄웠던 것이, 황진성의 드리블 돌파에 의한 역습으로 전개됐습니다. 팀 공격 기회를 만들어가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아사모아는 전반 20분 아크 오른쪽에서 사샤의 견제를 받을 때 턴 동작으로 뚫으면서 골문 가까운 쪽으로 볼을 배급했습니다. 전반 35분에는 성남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박스 왼쪽을 파고들며 슈팅을 시도했죠. 상대 수비 압박에 개의치 않고 공간을 파고드는 플레이에 능합니다. 또한 후반 25분에는 박스 왼쪽에서 사샤-윤영선-김성환의 견제를 받을 때 좁은 빈틈을 찾으면서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이 골 포스트를 강타했습니다. 골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볼 키핑이 안정적입니다. 성남전 한 경기만을 놓고 보면 K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토스(제주)와 경기 스타일이 흡사합니다.

성남이 전반전에 고전했던 원인은 아사모아의 공격력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모따에게 전반 초반에 골을 내줬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꾸준히 골 기회를 만들었던 아사모아를 대인 방어로 승부하는 것은 위험했습니다. 빈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커버링을 시도했지만, 스쿼드가 경험이 적고 마땅한 리더가 없기 때문에 경기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황진성-김태수-신형민-김재성으로 짜인 포항 미드필더 라인이 전방으로 올라오면서 성남의 무게 중심이 후방쪽으로 밀렸죠. 그나마 모따의 공격을 반감시킨 것을 위안삼았지만 아사모아를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성남은 미드필더진에서 양질의 패스가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조동건을 비롯한 공격 옵션들이 포항의 강한 압박에 막혀 공격이 차단되기 일쑤였죠. 경기 상황마다 간격이 긴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을 다이렉트하게 풀어가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포항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지난해 같았으면 라돈치지-조병국(세트 피스때)이 박스쪽에서 공중볼에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지금은 공격의 다양성이 사라졌죠. 중원에는 김철호-전광진 같은 K리그 잔뼈가 굵은 중고참들이 떠나면서 경기 흐름을 조절할 선수가 없습니다. 송호영-남궁웅 같은 윙어들이 몰리나처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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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항전에서 동점골을 넣었던 김진용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그래서 성남은 교체 선수 투입으로 경기 흐름 반전에 나섰습니다. 전반 43분 김진용(out 남궁웅) 후반 8분 남궁도(out 심재명)를 조커로 활용했죠. 남궁웅은 왼쪽 팔꿈치 탈골로 교체가 불가피했고 '신인' 심재명은 K리그 데뷔전 때문인지 경기 흐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남궁도-조동건이 투톱을 맡고 김진용-송호영이 좌우 윙어를 담당하는 4-4-2로 전환하여 포항에 기동력으로 맞섰습니다. 카운트 어택을 시도하면서 빌드업 속도를 높이고, 남궁도-조동건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데 주력하면서 많은 선수들의 활동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죠. 특히 김진용은 최전방과 2선을 번갈아가는 프리롤 형태의 공격을 펼쳐 성남 공격의 물꼬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포항은 성남의 변화된 공격력을 미숙하게 대응했습니다.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도 초지일관 아사모아의 공격력에 의지했습니다. 성남의 후방 옵션들이 여전히 아사모아에게 끌려다녔지만 역의 관점에서는 포항 공격을 읽었음을 뜻합니다. 적어도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히고 존 디펜스를 통해 후방 골격을 유지하면서 상대에게 경기 흐름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포항은 이렇다할 전술 변화 없이 아사모아를 위주로 공격 기회가 주어졌고, 결국 후반 14분 수비수 실책으로 동점골을 허용합니다. 장현규가 송호영 크로스를 잘못 걷어낸 것이 조동건 슈팅으로 이어졌고, 볼이 크로스바를 맞은 것이 김진용 동점골로 이어졌습니다.

포항의 첫번째 교체 대상자는 장현규(후반 23분 in 김원일) 였습니다. 수비 보강을 위한 교체였죠. 성남 공격에 끌려다녔기 때문에 더 이상 수비 문제를 방관할 수 없었습니다. 장현규에게 주전 센터백 자리를 내준 김원일의 동기부여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있었죠. 하지만 아사모아가 후반 중반부터 페이스가 떨어졌고 모따는 성남 수비에게 발이 묶였습니다. 아사모아가 체력이 약하기 보다는 그의 공격력에 의존했던 포항 전술이 더 문제였습니다. 후반 39분 아사모아 대신에 투입했던 노병준은 6분 뒤 페널티킥을 실축했습니다. 1-1로 비긴 포항의 승리 본능이 부족했던 후반전 이었습니다.

그런 포항이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모따의 부상입니다. 후반 43분 박진포 오른발에 의해 오른쪽 허벅지와 무릎 앞쪽을 경계하는 부위를 가격 당하면서 심한 통증을 느꼈죠. 경기 투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느꼈는데 부상이 어느 정도 심한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사모아의 성남전 맹활약은 K리그의 특급 외국인 공격수가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상대 수비진을 분쇄하며 골 기회까지 노렸죠. 슈팅 정확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타겟맨' 슈바가 부상에서 복귀하면 최상의 시너리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성남의 포항전 무승부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열악한 스쿼드 속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하강진이 노병준의 페널티킥을 선방하면서 볼을 궤적을 정확히 읽은 것은 동료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보강하기 전까지 경기력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포항전에서 모따에게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준 이후 더 이상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지 않는' 끈끈함을 기를 것으로 보입니다. 사샤를 제외하면 경험 많은 선수들이 없는 만큼, 시즌 초반 고비를 무사하게 넘기면 후반기 오름세가 예상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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