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춘추 전국 시대' 입니다. 기존 빅4팀들이 주축 선수의 이적으로 전반적인 전력이 하향 평준화 되면서, 그동안 빅4 자리를 호시탐탐 엿보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토트넘-아스톤 빌라가 스쿼드 내실 강화로 약진했기 때문이죠. 토트넘은 시즌 4승으로 리그 2위를 질주했고(1위 첼시에게 골득실에서 1골 부족) 리그 3경기 3승을 거둔 맨시티의 행보도 거침없습니다. 아스톤 빌라는 지난 25일 리버풀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두면서 빅4 진입에 탄력을 얻게 됐습니다.
특히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빅4에 새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클럽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리그 경쟁 구도를 위협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죠. 바로 '오일머니' 입니다. 지난해 맨시티를 인수했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왕족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는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특히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배리-산타 크루즈-테베즈-아데바요르-투레-레스콧 같은 대형 선수들의 영입을 성사 시켰습니다. 6명의 대형 선수를 영입하는데 1억 1750만 파운드(약 2414억원)의 이적료를 투자해 빅4 진입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물론 맨시티는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에 치우친다'는 외부의 쓴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적시장에서 관심을 가졌던 공격수들이 다른 포지션에 비해 즐비했기 때문이죠. 산타 크루즈-테베즈-아데바요르 영입 과정에서는 공격수만 수집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맨시티는 배리를 영입해 중원을 튼튼하게 다졌고 투레-레스콧 같은 리그 정상급 센터백을 동시에 영입해 수비를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FC 바르셀로나에서 방출된 왼쪽 풀백 실비뉴를 자유계약에 영입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맨시티의 이적시장 행보가 실리적이었음을, 대형 선수 영입에 급급하는 팀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맨시티, 모래알 조직력은 이제 옛말!
그런 가운데, 맨시티는 30일 저녁 9시(이하 한국시간) 프래튼 파크에서 열린 포츠머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전반 30분 아데바요르가 배리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받아 결승골을 넣은 것이 팀 승리로 이어졌죠. 맨시티는 16일 블랙번전(2-0승) 23일 울버햄튼전(1-0승)에 이어 포츠머스전에서도 승리하면서 시즌 3연승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특히 아데바요르는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맨시티의 오름세를 주도했습니다. 맨시티의 공격 구심점이 아데바요르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맨시티의 3연승 원인 중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수비입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50골을 내줬습니다. 빅4의 평균 실점인 28골보다 거의 2배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 3경기에서는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블랙번-울버햄튼-포츠머스 같은 하위권 전력의 팀과 상대했기 때문에 수비에서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수비가 약하다'는 편견을 깨기에는 충분합니다. 투레-레스콧 센터백 콤비의 영입으로 수비를 강화했던 것이 성적에서 이를 증명한 셈입니다. 지금의 기세를 앞으로 꾸준히 이어가면 빅4에 버금가거나 같은 레벨에 도달할 수 있는 수비력을 자랑할 것입니다.
특히 포츠머스전에서는 수비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투레와 레스콧이 상대 공격 옵션을 끈질기게 봉쇄했고 좌우 풀백인 브리지-리처즈가 적극적인 협력 수비를 펼치면서 포츠머스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를 맡은 배리-아일랜드 조합이 투레-레스콧과의 간격을 좁혀 촘촘한 압박을 가해 포백의 수비 부담을 줄여줬습니다. 특히 아일랜드는 투레와 더불어 팀내 최다인 6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해 상대 공격의 예봉을 철저히 차단했습니다. 아데바요르-테베즈 투톱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해 수비수들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 중, 아데바요르는 전방에서 12개의 태클을 시도해(7개 성공) 수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휴즈 감독의 전술 능력도 돋보였습니다. 호화 공격 옵션을 보유했음에도 많은 골을 퍼붓는 경기 운영보다는 수비에 무게감을 두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것이죠. 특히 후반 31분에는 아일랜드를 빼고 데 용을 투입한 이후에는 미드필더들을 후방으로 고정시키면서 1-0 스코어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기 종료까지 공격에 치중하면서 수비의 리스크를 키우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경기에서 확실히 승리하기 위해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휴즈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휴즈 감독이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비는 개인 능력보다 동료 선수와의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하며 그것은 곧 조직력 향상과 직결됩니다. 맨시티가 그 예입니다. 수비력 강화로 조직력이 지난 시즌과 다르게 좋아졌기 때문이죠. 지난 시즌까지는 수비 불안을 비롯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연결 과정 때문에 골을 놓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잦은 선수 보강으로 조직력이 반감됐던 것이 리그 10위 성적과 함께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수비가 강화되면서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와 압박 능력이 부쩍 늘었습니다. 지난 시즌처럼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음에도 조직력이 향상된 것은, 맨시티의 전력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 중심에는 배리가 있습니다. 배리는 홀딩과 앵커맨을 넘나들며 압박 능력과 패싱력, 경기 조율 능력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포츠머스전에서는 팀원 중에서 가장 많은 54개의 패스를 시도하고(37개 성공) 좌우 측면과 중원을 부지런히 오가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에 바빴습니다. 여기에 아일랜드가 자신과 수비 밸런스를 맞추면서 전방 공격 옵션을 향해 빠른 타이밍을 앞세운 패스를 전개하게 됐습니다. 그 기세는 자신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발판으로 이어진 것이죠. 이러한 배리의 맹활약은 첼시의 마이클 에시엔, 맨유의 대런 플래처, 지난 시즌 리버풀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처럼 팀 전력의 중요 부분을 채우게 됐습니다.
그리고 테베즈의 스타일 변화는 맨시티의 공격력 향상에 있어 매우 긍정적입니다. 테베즈는 맨유 시절 독단적인 경기 운영으로 이기적인 경기를 펼치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포츠머스전을 비롯해 올 시즌 3경기에서는 미드피더들과 아데바요르의 공격을 돕는 이타적인 활약을 앞세워 팀 전력의 활력소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드리블 돌파보다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쳐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죠. 자신의 출중한 공격력을 아끼고 팀 플레이에 치중하는 것은 앞으로 보여줄 능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테베즈의 희생적인 활약은 아데바요르가 맨시티 공격의 구심점으로 떠오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포츠머스전에서 드러난 맨시티의 변화는 올 시즌 빅4 진입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경기력으로 증명했습니다. 빅4 및 중상위권 클럽과 달리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9개월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 저하에 시달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적시장에서 팀 전력에 필요한 대형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맨시티로선 빅4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빅4 진입을 꿈꾸는 맨시티의 앞날 행보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By. 효리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