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잭 윌셔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이적은 아스널의 위기를 뜻합니다. 파브레가스가 아스널의 에이스이자 주장이기 때문이죠. 지난 14일 뉴캐슬전 0-0 무승부는 아스널이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특히 공격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없었습니다. 아르샤빈-램지가 부진했고, 제르비뉴는 퇴장 당했고, 판 페르시는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서도 2선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끝내 상대 골망을 가르지 못했죠. 그동안 자신의 골 역량을 도와줬던 파브레가스는 더 이상 북런던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스널은 6시즌 연속 무관에 시달렸던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 빅4 이탈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파브레가스만 떠나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가엘 클리시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사미르 나스리도 클리시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의 하늘색 유니폼을 착용할지 모릅니다. 엠마뉘엘 에부에는 갈라타사라이 이적이 합의된 상황이죠. 키어런 깁스가 클리시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경험이 아쉬우며, 제르비뉴는 나스리에 비해 피니시가 떨어집니다. 에부에는 만년 백업 멤버였지만 아스널 입장에서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를 잃었죠. 반면 빅 사이닝은 제르비뉴(1050만 파운드, 약 185억원) 한 명 뿐이었죠. 명문 구단 위상에 상처를 입을지 모를 고비의 순간이 왔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를 기록하며 빅4에서 탈락했던 리버풀의 전례를 밟을지 모릅니다. 당시 리버풀의 대표적인 부진 원인은 사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요인도 있었지만 누구도 알론소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했습니다. 2000만 파운드(약 352억원)에 영입했던 알베르토 아퀼라니는 먹튀로 전락하며 다음 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죠. 알론소와 파브레가스의 공통점은 중원에서의 정교한 패싱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어가는 미드필더 입니다. 세부적인 역할은 다르지만 리버풀과 아스널에 없어선 안 될 '패스 마스터' 였습니다.

하지만 아스널은 데니스 베르캄프(아약스 수석코치)의 은퇴 속에서도, 티에리 앙리의 바르사 이적 속에서도 공격의 구심점은 늘 존재했습니다. 지난 뉴캐슬전에서는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지 못했지만 또 한 명의 결장이 아쉬웠죠. 지난 시즌 PFA(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했던 19세 신동 잭 윌셔의 영향력이 높아야 할 시점입니다. 윌셔는 2009/10시즌 후반기 볼턴으로 임대되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다면, 2010/11시즌은 아스널의 신성으로 주목 받으며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아스널의 새로운 에이스로 올라설 기회입니다.

물론 윌셔는 파브레가스 대체자라고 하기에는 포지션이 다릅니다. 파브레가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라면 윌셔는 수비형 미드필더 입니다. 볼을 예쁘게 다루는 아스널 공격 옵션과 달리 때로는 투박하면서, 때로는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며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죠. 10대 후반의 선수로서 경험 부족을 지적하기에는 아스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앙리가 바르사로 떠났던 2007년에는 파브레가스가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파브레가스의 나이는 20세 였습니다. 이듬해 가을에는 주장으로 선임되었죠.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아스널 특성상, 19세 윌셔가 에이스로 떠오르는 것은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윌셔는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아스널 공격을 이끌어갈 기질이 발달됐습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면서 팀의 빌드업 속도를 높이고 공격 옵션들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는 성향이죠. 상대 박스쪽으로 접근할때는 동료 선수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줍니다. 그리고 상대 선수와의 볼 경합에서 이길려는 투쟁심까지 갖췄죠. 공격에 치우치는 경기를 펼치면서 다른 팀에 비해 거친 수비 견제를 받는 아스널이라면 윌셔 같은 싸움닭이 필요합니다. 마치 예전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는 듯 하죠.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루니의 당돌했던 자취가 지금의 윌셔에게 느껴집니다.

혹시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윌셔의 공격 포인트 부족을 아쉬워할지 모릅니다. 윌셔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1골 3도움에 그쳤기 때문이죠. 다른 대회까지 포함하면 49경기 2골 9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윌셔에게 공격 포인트를 요구하는 것은 발라드 가수에게 댄스를 부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윌셔는 동료 선수들의 공격 포인트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죠. 송 빌롱과 함께 아스널 중원을 주름잡는 살림꾼입니다. 축구에서 패스의 가치를 도움 기록으로 재단할 수 없듯, 지금까지의 윌셔 활약을 공격 포인트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윌셔라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만약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적 부진에 빠지면 윌셔의 포지션이 윗쪽으로 올라올지 모릅니다. 윌셔는 지난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그 이전이었던 볼턴 임대 시절에는 4-4-2의 왼쪽 윙어를 맡았고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지금은 애런 램지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키우는 시점이기 때문에 윌셔의 포지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팀이 위기에 빠지면 윌셔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아스널 입장에서 윌셔는 파브레가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지녔습니다. 윌셔는 잉글랜드 국적 선수로서 앙리-파브레가스 같은 비 잉글랜드 선수처럼 다른 나라 리그로 떠날 가능성이 적습니다. 잉글랜드의 스타급 선수들은 스페인-독일-이탈리아 같은 리그에 진출하는 사례가 적습니다. 과거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이었던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이 예외적인 케이스죠. 윌셔가 돈 때문에 부자 클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10년 후에도 아스널 공격을 주름잡을 잠재력이 있습니다. 스타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한 아스널에서는 드문 사례죠. 재정 적자도 착실히 메우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아스널 팬들이 윌셔를 사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파브레가스 시대를 청산해야 할 아스널의 앞날 과제는 '윌셔의 시대'가 우승과 꾸준한 인연을 맺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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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캐슬전 0-0 무승부를 발표한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C) arsenal.com]

아스널은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뉴캐슬전에서 0-0으로 비겼습니다. 다른 팀 이적이 예상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미르 나스리가 뉴캐슬 원정에 결장했던 어려움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나마 나스리 공백은 이적생 제르비뉴의 신선한 활약으로 채워지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지난 몇 시즌 동안 아스널의 에이스이자 주장을 맡았던 파브레가스 공백이 역시 컸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빅4 탈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분발이 필요했지만 끝내 승점 3점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뉴캐슬전은 '졸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세 가지의 작은 희망을 얻었죠. 첫째는 이미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가엘 클리시의 빈 자리를 키어런 깁스가 무난하게 메웠습니다. 뉴캐슬이 고질적으로 오른쪽 공격이 약한 점을 감안해도, 상대 선수들에게 배후 공간을 내주지 않는 위치선정과 유연한 볼 처리가 좋았습니다. 둘째는 윌셔의 몫을 로시츠키가 충분히 해냈죠. 송 빌롱과 함께 더블 볼란치를 맡아 빠르고 정확한 잔패스로 빌드업을 이끌었고 전진 패스까지 날카로웠죠.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출중한 공격력으로 뉴캐슬과의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며 아스널이 점유율에서 62.6-37.4(%)로 앞서는데 공헌했습니다.

셋째는 제르비뉴의 돌파가 반가웠습니다. 경기를 보셨던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겁니다. 긍정적인 활약부터 짚어보면 아스널 공격에 보탬이 될 선수임을 알렸습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에 상대 수비와의 경합을 이길려는 저돌적인 활약까지 가미되면서 측면 공격의 파괴력을 실어줬죠. 측면에서 과감함이 부족해진 월컷-아르샤빈과 대조적입니다. 하지만 마무리가 약했습니다. 슈팅을 날려야 하는 상황에서 머뭇거리는 판단력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후반 29분 자신의 멱살을 잡았던 바튼의 얼굴을 손으로 가격하며 퇴장당했죠. 프리미어리그 규정상 3경기 출전 정지가 유력합니다.

하지만 아스널은 경기 내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뉴캐슬 수비진을 농락하며 팀 공격을 지휘하는 플레이메이커 부재가 아쉬웠습니다. 파브레가스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죠.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램지는 상대 수비에게 읽히는 가벼운 패스들이 많았고, 제르비뉴-아르샤빈-판 페르시와의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으면서 아스널 공격의 원투패스 및 침투 유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판 페르시와의 호흡도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죠. 긴 부상에 시달렸던 영건으로서 파브레가스급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아스널 공격의 구심점이 되기에는 자신만의 특색이 부족합니다.

만약 아스널에 건실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존재했다면 판 페르시의 골 생산이 쉬웠을 것입니다. 비록 3개의 슈팅을 놓쳤지만 2선에서 볼을 공급받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유린했죠. 동료 선수가 부정확하게 찔러준 킬러 패스도 받아내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파브레가스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공존했다면 움직임에 따른 에너지 소모를 줄이며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얻었을지 모를 일이죠. 그동안 파브레가스와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에, 어쩌면 파브레가스 FC 바르셀로나 이적을 반갑지 않게 여길지 모릅니다.

그리고 아스널은 파브레가스가 빠지면서 공격이 따로 노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송 빌롱-로시츠키가 지공을 통해 중원을 장악하면서 뉴캐슬 미드필더들의 공격력을 반감시켰지만, 판 페르시와 2선 미드필더 3명(제르비뉴-램지-아르샤빈)이 서로 공존하지 못했던 나머지 박스 바깥에서 공격이 끊어지거나 볼 터치가 길어지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박스 안쪽에서 경합해줄 선수가 부족했습니다. 파브레가스는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골을 노리거나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골 기회를 열어주는 스타일 입니다. 미들라이커로서 골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아스널에는 파브레가스와 동일한 패턴을 유지할 선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4-4-2 전환은 힘듭니다. 지난 시즌 중반에 판 페르시-샤막 투톱을 실험했으나 두 선수의 활동 공간이 겹치면서 부조화가 벌어졌습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르샤빈 활용 실패를 문제 삼을 수 있죠. 아르샤빈은 러시아의 유로 2008 4강 진출 당시 투톱의 쉐도우로 뛰었고, 아스널로 이적했던 2008/09시즌 후반기에도 4-4-2의 쉐도우로 활약하여 준수한 득점력을 뽐냈습니다. 하지만 아스널이 2009/10시즌 4-3-3으로 전환하면서 윙 포워드로 전환했지만 지난 시즌부터 측면에서의 폼이 떨어졌죠. 제니트 시절에도 윙어로 뛴 경험이 있지만 쉐도우가 제격인 선수입니다. 딕 아드보카트 러시아 감독이 "벵거 감독은 아르샤빈을 활용 못하고 있다"는 발언이 맞는 이유입니다.

파브레가스 대체자 영입만이 공격력 강화의 지름길은 아닐 겁니다. 그 선수가 아스널의 새로운 선수가 되더라도 이미 시즌에 돌입했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과 발을 맞출 기회가 마땅치 않습니다. 클래스가 있는 선수라면 모르겠지만 아스널은 빅 사이닝에 인색한 클럽입니다. 앞으로 보름이 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과감한 투자가 없다면 유망주 영입으로 이적시장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연 그 선수가 파브레가스처럼 아스널 공격을 이끌어갈 역량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로시츠키의 체력 저하와 잠재적 부상 가능성을 안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램지의 성장과 윌셔의 부상 복귀를 기대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스널의 빅4 탈락을 단정짓기에는 이릅니다. 프리미어리그 38경기 중에서 이제 1경기 치렀고 37경기 남았습니다. 오는 20일 리버풀전,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은 빅4 잔류를 위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작용합니다. 지난 시즌 후반에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이 주춤하면서 승리를 놓친 경우가 비일비재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1-0으로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그 사이에 파브레가스-나스리 거취가 결정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스널이 강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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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직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지 않았지만, 아스널의 전력 보강이 두드러지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제르비뉴를 이적료 1050만 파운드(약 180억원)에 영입한 것을 제외한 빅 사이닝이 없었습니다.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6시즌 연속 무관을 극복하기 위해, 파브레가스-나스리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 필요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가 미미했습니다. 후안 마타(발렌시아) 영입 작업도 지지부진 합니다. 제르비뉴 이적료를 봐도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그들의 원칙은 여전합니다.

오히려 유망주 영입이 활발했습니다. 칼 젠킨슨-조엘 캠벨(이상 19세)을 각각 찰턴과 푼타레나스에서 영입했고, 18세 유망주 알렉스 체임벌린을 사우스햄턴에서 수혈했습니다.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유망주였던 16세 동갑내기 존 토랄, 헥토르 벨레린까지 데려왔습니다. 일본인 19세 유망주 미야이치 료는 최근 워크 퍼밋을 획득하면서 페예노르트 임대를 마치고 올 시즌 아스널에서 뛸 예정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적 시장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뜻이죠.

더욱 암울한 것은 파브레가스, 나스리의 이적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언론들은 파브레가스의 바르사 이적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보도했으며 나스리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이적이 유력시 되는 분위기 입니다. 아스널-바르사 구단이 파브레가스 이적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캄프 누로 떠날 선수였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지금까지 팀 전력을 지탱했던 파브레가스-나스리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과 작별하는 것은 아스널의 전력 손실이 맞죠. 그래서 프리미어리그 빅4 탈락 가능성이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더불어 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강호로 떠올랐습니다. 맨유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지금까지 빅4에서 탈락한 적이 없었죠.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던 2005/06시즌부터 빅4에서 밀릴 것이라는 일부의 예견된 반응이 있었고, 2009년 1월 이적시장에서 안드리 아르샤빈을 영입했던 전후에는 그 6위로 추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스널은 지금까지 빅4를 지켰습니다. 때때로 리그 1위에 올랐던 적이 있었고(시즌 후반에 추락), 지난 시즌에는 4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냈죠.

하지만 아스널의 명성이라면 리그 우승을 노려야 하는 팀 입니다. 첼시가 '무리뉴 효과'를 얻기 전까지는 맨유와 우승을 다투었던, 2003/04시즌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승권이 아닌 빅4 잔류에 익숙해진 현실입니다. 특히 무패 우승 이후에는 시즌 중반에 1위를 달리다가 후반기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면서 3~4위로 시즌을 마치거나, 또는 중반까지 5~6위로 밀렸다가 막판에 분전해서 4위를 사수했던 양상이 전개됐습니다. '빅4 DNA'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어떻게든 4위는 지켰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아스널에 비하면 클래스가 약해졌죠.

올 시즌 빅4 잔류 가능성은 더욱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빅4에서 탈락했던 리버풀, 2009/10시즌 4위를 달성했으나 2010/11시즌 5위로 밀렸던 토트넘의 올 시즌 도약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미 리버풀은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단행했으며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케니 달글리시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했죠. 토트넘은 다른 강팀들에 비해 선수 영입이 활발하지 못했지만 가레스 베일-루카 모드리치를 지켜냈으며 엠마뉘엘 아데바요르를 맨시티에서 임대 영입할 것으로 보입니다.(아직 토트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모드리치 첼시 이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첼시가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을 영입하면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리버풀-토트넘이 올 시즌 오름세를 달리면 예년보다 빅6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6팀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4장을 얻으려는 양상이 뜨거워질 조짐이죠. 기존 빅4라면 아스널이 위험한 상황이죠. 만약 파브레가스-나스리가 떠나면 맨유-첼시-맨시티보다 스쿼드가 약해집니다. 지난 몇년 전에 비하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스쿼드가 두꺼워졌지만 주력 선수들이 부족해지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팀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노장이 흔치 않죠. 전임 주장이었던 윌리엄 갈라스(토트넘)도 당시 노장이었지만 젊은 선수들과 융화하는데 실패했습니다. 24세 주장 파브레가스는 리더십 논란에 있죠. 너무 젊은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아스널 빅4 잔류는 아직 비관하기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핵심 선수들이 떠나고 유망주들이 영입되는 현실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빅4는 어떻게든 지켰습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에게는 빅4 탈락 위기에 굴하지 않는 면역력이 생겼죠. 파브레가스-나스리를 잃을 처지에 몰렸지만 역의 관점에서는 두 선수가 있었을때 리그 우승에 실패했습니다. 6시즌 연속 무관에 빠진 상황이라면 주요 선수를 정리하는 체질 개선도 나쁘지 않습니다. 두 선수는 없지만 판 페르시-윌셔-송 빌롱 같은 선수들은 일취월장한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또 다른 젊은 선수의 포텐 폭발과 더불어  주요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할 수 있죠. 그러면서 팀 색깔이 변화하는 겁니다.

아스널이 올 시즌 어떤 전술을 활용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적시장에서 충분한 빅 사이닝이 없었지만, 벵거 감독이 오랫동안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다'는 철학을 고수했기 때문에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벵거 감독의 체질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관심사입니다. 맨유-첼시-맨시티에 비해 올 시즌 우승 후보권에서 멀어져있지만 그래도 강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1차적으로 빅4 탈락을 면하는 것이 아스널의 현 주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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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윌셔, 위기의 아스날 구할까?

효리사랑-축구 2011/03/03 12:56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잭 윌셔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은 지난달 28일 칼링컵 결승 버밍엄전에서 1-2로 패했습니다. 후반 44분 코시엘니의 실책성 플레이로 마틴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패배의 충격이 큽니다.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지난 시즌까지 무관에 빠졌던 그림자가 올 시즌에도 짙은 색깔입니다. 버밍엄을 비롯해서 약팀에게 종종 고전하는 기복의 경기력을 놓고 볼 때, 프리미어리그-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중요 대회에서 우승할 전력인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아스날의 행보가 다사다난에 빠진 이유는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에 빠졌습니다. 판 페르시-파브레가스-월컷-송 빌롱-코시엘니 같은 주력 자원들이 부상으로 신음중입니다. 특히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천금의 동점골을 뽑았던 판 페르시가 무릎 부상으로 최소 3주 동안 결장하는 것은 아스날에게 청천벽력과 다름없는 소식입니다. 오는 9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르사 원정에서 8강 진출을 굳혀야 하지만, 샤막-벤트너 같은 그동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중앙 공격수를 기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특히 샤막의 폼은 시즌 전반기보다 떨어진 상황입니다.

아스날의 앞날 전망이 불안한 또 하나의 이유는 미드필더진에 있습니다. 파브레가스-디아비-송 빌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로시츠키가 버밍엄전에서 부진했죠. 특히 로시츠키가 우려되는 이유는 예전 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잦은 부상으로 기량이 정체 됐습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클래스가 살아있기 때문에 몇몇 경기에서 존재감 그 이상의 힘을 발휘했지만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당분간 경기 출전 시간이 늘어나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잠재적인 부상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들이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은, 로시츠키가 '유리몸의 대명사'라는 점입니다.

나스리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도 예상됩니다. 그동안 측면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기 때문에 중앙 배치가 다소 모험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나스리의 문제점은 중앙에서 횡패스 혹은 낮은 패스 위주의 공격을 전개하며 아스날의 공격 템포를 떨어뜨립니다. 측면에서 영민한 움직임을 과시하는 이유는 공간을 넓게 커버하여 개인기를 시도하거나 전방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패턴에 익숙하죠. 중앙에 배치되기에는 상대팀의 압박 세기와 싸우면서 공격 파괴력이 반감됩니다. 그럼에도 아스날의 취약한 미드필더 환경을 놓고보면 나스리의 포지션 전환은 벵거 감독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스날에게 희망적인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윌셔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스날에게 아쉬웠던 버밍엄전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했던 선수가 바로 윌셔 였습니다. 상대 미드필더와의 볼 경합에서 우세를 점하여 빠른 원터치 패스로 아스날 공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죠. 송 빌롱-로시츠키-클리시-사냐 같은 주변 동료 선수들의 폼이 떨어졌던 아쉬움 속에서도, 윌셔는 공수 양면에서 그나마 선전 했습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상대 선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몸싸움 및 커팅 능력은 '과감함'이 자신의 주무기임을 뜻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아스날이 지난해 12월 28일 첼시전-지난달 17일 바르사전 승리를 이끈 주역이 윌셔 였습니다. 윌셔가 두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스날이 승리하는 경기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면서 팀의 압박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안겨줬죠. 그 결과 첼시-바르사는 허리 싸움에서 파괴력이 저하되었고, 윌셔가 그 틈을 노리면서 정확하고 날카로운 종패스로 공격 기회를 연출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스날은 그동안 첼시-바르사에 약한 면모를 보였죠. '윌셔 효과'가 나타났던 겁니다.

최근 윌셔의 경기 패턴을 놓고 보면 홀딩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상대 공격을 무너뜨리는 투쟁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19세의 나이가 경험 부족 또는 성인 경기에 대한 자신감 결여를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윌셔는 그 특징을 당돌함으로 채우며 아스날 전력에 활력을 쏟았습니다. 송 빌롱이 최근 경기력이 저조한 것도 윌셔가 그 불안 요소를 커버했죠. 아스날의 앞날 일정이 순탄치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윌셔의 오름세가 그나마 위안입니다.

윌셔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울 대안입니다. 단순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스날 공격을 짊어질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질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볼턴에 임대되었을 때 4-4-2의 왼쪽 윙어로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자유자재로 연결하며 코일 감독의 기술 축구 정착에 획을 그었던 경험이 있죠. 볼턴에서의 커리어는 올 시즌 아스날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본래는 공격적인 재능이 타고났던 플레이메이커 출신입니다. 벵거 감독이 모험을 선택하면, 윌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송 빌롱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현 시점에서는, 윌셔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진은 유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날에게 중요한 일전인 9일 바르사전에서는 로시츠키 대신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아비는 3일 레이튼전(FA컵 16강 재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데니우손까지 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습니다. 백업 멤버 에부에도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이 가능하죠. 아스날 중원 옵션이 버밍엄전 보다 두꺼워졌기 때문에 윌셔의 전방 배치에 힘이 실리죠. 파브레가스가 바르사 원정에 모습을 내밀지 않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물론 윌셔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벵거 감독의 선택에 달린 일입니다. 하지만 윌셔는 어느 포지션에서든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기질이 넘쳐 흐릅니다. 측면 및 중앙, 수비형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옵션으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그 장점을 아스날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윌셔는 위기의 아스날을 구할 적임자로서 적절합니다. 또한 아스날의 무관 악연을 끝낼 '거너스(아스날 애칭)'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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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스크 파브레가스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월 이적시장 열기가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앤디 캐롤(리버풀)의 거액 이적 여파가 컸기 때문입니다. 토레스-캐롤은 이적시장 마지막 날에 각각 5000만 파운드(약 888억원) 3500만 파운드(약 622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팀을 옮겼습니다. 그 액수는 프리미어리그 팀이 지출한 이적료 역대 1~2위 금액입니다.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이 활발하지 않는 특징이 있음을 감안하면 토레스-캐롤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분명한 것은, 토레스-캐롤의 행보는 앞으로 팀을 옮길 이적 대상자들의 몸값이 치솟아오르는 계기가 됐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 2년 동안 대형 선수 영입을 주저했던 것도 이 때문이죠. 특히 2011년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구단끼리 선수 영입 및 이적을 놓고 엄청난 규모의 돈을 거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름 이적시장은 선수 교류가 활발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죠. 축구팬들이 예상치 못했던 이적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이 있다면 세스크 파브레가스(24, 아스날) 입니다.

파브레가스 이적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에 없어서는 안 될 플레이메이커 입니다. 아스날의 패스 게임을 이끄는 선두 주자이기 때문입니다. 역동적이면서 몸싸움이 거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군더더기 없는 기술력을 발휘하면서, 침착함과 과감함을 동시에 겸비하여 경기 상황에 맞게 임펙트를 키우거나 팀을 위해 헌신하며, 팀의 공격 템포를 이끌어가는 기질은 아스날에서 어느 누구도 대체 불가능 합니다. 물론 아스날에는 기술력이 뛰어난 옵션들이 여럿 있지만, 파브레가스를 구심점으로 패스 게임의 톱니 바퀴를 맞추고 있죠. 그의 패싱력은 예리하고, 정확하고, 창의적이라는 키워드를 붙이는데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지난해 여름 벵거 감독에게 친정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이적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3~4년 동안 바르사 이적설이 제기되면서 아스날에 남겠다고 희망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스날에 대한 충성심이 꺾였기 때문이죠. 물론 아스날의 반대로 바르사 이적이 무산되었지만, 그의 마음을 회유하면서 바르사의 이적 공세를 막아내느라 진땀을 흘린것은 분명했습니다. 어쩌면 아스날의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최대의 소득은 '파브레가스 잔류 성공'이 아닐까 합니다. 파브레가스 없이 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파브레가스의 바르사 이적설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며칠뒤에 진행 될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아스날과 바르사가 맞대결을 펼치면서 파브레가스 이적설이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죠. 아스날은 불편하게 여기겠지만 바르사측은 자국 언론을 이용해서 파브레가스 영입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죠. 물론 파브레가스가 바르사로 떠나면 사비-이니에스타와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바르사 입장에서는 '31세' 사비의 대체자를 확보하는 이점을 얻습니다. 앞날의 무적 행진을 위해서는 스쿼드의 매너리즘 방지를 위해 파브레가스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확보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파브레가스의 거취는 새로운 국면에 빠졌습니다. 잉글랜드 대중지 <더 선>이 지난 8일 파브레가스의 첼시 이적설을 제기했기 때문이죠. <유로스포트><트라이벌 풋볼>같은 유럽 축구 관련 매스컴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더 선은 신뢰성이 부족한 언론사지만, 파브레가스 첼시 이적설은 일리 있는 루머입니다. 첼시는 '33세' 램퍼드를 대체할 수 있는 공격력이 뛰어난 옵션이 필요하며, 램퍼드 이외에는 허리진에서 창의적인 볼 배급을 자랑하거나 득점력이 출중한 미들라이커가 없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램퍼드의 노쇠화를 대비하려면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이 불가피합니다.

첼시는 올해 1월에 이어 여름 이적시장에서 거액의 돈을 쓸 가능성이 있는 클럽입니다. 램퍼드 대체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즉시 전력감을 영입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 보다 당장 성적을 내도록 스쿼드를 활용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행보였습니다. 유망주 맥키크란을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램퍼드의 기량과 견줄만한 대형 선수의 영입이 필요하죠. 지금까지 토트넘의 모드리치가 램퍼드 대체자로 거론되었지만, 문제는 모드리치가 득점력이 떨어집니다. 램퍼드처럼 미들라이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가 첼시의 유혹을 받기 쉽죠. 바로 파브레가스 입니다. 지난 시즌 35경기 19골 16도움, 올 시즌 27경기 9골 11도움의 스탯을 쌓았습니다.

아스날 입장에서 파브레가스 이적은 전력 손실을 의미합니다. 특히 첼시 이적은 아스날에게 원치 않는 시나리오입니다. 리그 우승 경쟁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토레스-캐롤의 사례처럼, 파브레가스가 오랫동안 아스날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수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지난해 여름 벵거 감독에게 바르사 이적을 요청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죠. 또한 아스날은 선수 인건비에 많은 돈을 쓰는 클럽이 아닙니다. 다른 상위권 클럽들에 비해 선수 주급이 적습니다. 파브레가스는 11만 파운드(약 1억 9500만원)의 주급을 받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 주급 순위 10위권 안에 포함되는 규모는 아닙니다. 아직까지 아스날 주급 정책에 불만을 품지 않았지만 자신의 스페인 대표팀 동료인 토레스 주급은 17만 5000파운드(약 3억 1000만원) 입니다.

파브레가스 거취의 또 다른 쟁점은, 아스날이 다른 구단들의 거액 입질을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8600만 파운드(약 1527억원)의 이적료를 안겨주고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고, 토레스-캐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는 매번 이적시장마다 대형 선수 영입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고 있죠. 파브레가스 영입을 희망하는 팀은 아스날을 흡족시킬 수 있는 규모의 이적료가 필요합니다. 토레스-캐롤의 사례가 이적 대상자의 몸값이 폭등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계속 아스날에 잔류할 수도 있습니다. 아스날의 에이스로서 우승의 쾌거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스날은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5시즌 연속 무관에 빠졌습니다. 올 시즌 칼링컵 결승에 진출했지만 군소대회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및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파브레가스가 아스날에서 이루어야 할 목표입니다. 훗날 앙리처럼 아스날 레전드로 인정받으려면 우승이라는 결과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바르사 영입 공세가 계속 될 것이고 첼시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아스날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면 공식적인 의사 표시가 중요합니다. 파브레가스의 거취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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