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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30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 승부조작 관련 공식 사과를 했던 프로축구연맹 임원진들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가급적이면 K리그와 관련된 부정적인 언급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중들에게 'K리그는 재미없다', 'K리그=텅 빈 관중'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입니다. '유럽축구보다 못하다'는 편견까지 말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종종 K리그를 향한 왜곡된 시선으로 보도를 하며 축구팬들의 질타를 받았죠. 적어도 이 블로그에서는 K리그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저평가된 K리그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면 단 한 분이라도 자국리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말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터진 K리그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축구팬으로서 충격이 큽니다. 지금까지 K리그를 좋아하면서 가장 실망했던 순간입니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패하거나 우승에 실패한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1983년 출범했던 K리그의 29년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은 분명합니다. 텅 빈 관중 및 수비축구 논란, 그라운드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을 뛰어넘는 커다란 위기입니다. 일각에서 K리그 중단을 운운하거나 '공멸'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말입니다.

K리그 승부조작은 축구장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 벌어졌거나 또는 계획된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브로커들이 선수들을 돈으로 끌어들여 승부조작을 노리면서 불법 사설 도박에 참여했습니다. 그 선수들은 돈의 유혹에 빠지면서 승부 조작을 시도하며 동료 선수까지 이용하려 했습니다. 이미 몇 명은 구속되었고 지난 30일에는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던 정종관(2007년까지 전북 소속. 현 서울 유나이티드)이 자살했던 소식이 매스컴에 보도됐습니다. 9시 뉴스에서 메인급으로 보도되었던 이슈죠. 축구에 관심없는 분들이 K리그 승부조작 사실을 잘 알고 있을 정도 입니다. K리그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송재익 캐스터가 과거 A매치 한일전에서 이민성이 역전골을 넣을때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외치면서 축구의 예측 불가능한 매력을 강조했던 사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흔히 축구에서는 '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습니다. 약팀이 강팀을 제압하거나 또는 극적인 명승부가 벌어지기 쉬운 스포츠죠. '천하무적' FC 바르셀로나도 올 시즌에 패했던 경기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전력의 차이보다는 그라운드에서 90분 동안 수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열정을 다했던 팀이 '승리'라는 보람찬 결과를 얻는 대표적 종목이 축구입니다. 축구를 경기장에서 보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선수들의 노력 및 승리욕을 통해서 스포츠의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K리그 승부조작은 그 노력이 빛 바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승부조작을 위해 경기 도중 쓸떼없는 행동을 하면 나머지 열명의 선수가 힘들어질 수 있고 팀이 승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현재까지 검거된 승부조작 용의자들중에 대부분은 대전 시티즌 소속입니다. 그랬는지 대전 선수들은 지난 주말 전북전에서 골을 넣을때 '신뢰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쳤습니다. 대전 레전드 최은성은 경기 종료 후 "살려고 뛰었다"라며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대전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선수들입니다. 승부조작 유혹에 넘어간 일부 선수들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합니다.

승부조작은 축구의 진정성을 깨뜨리는 행위입니다. '예측 불가능'이라는 축구의 본질적인 기능이 변질되는 경우죠. 입장료를 지불하여 경기를 보러오는 축구팬, 더 나아가 한국 축구를 기만하는 잘못된 일입니다. 자칫 K리그를 넘어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축구는 과거 승부조작에 휘말리면서 쇠퇴했던 시절을 보냈고, 가깝게는 이탈리아 세리에A가 5년 전 승부조작이라는 시련을 맞이하면서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장본인이었던 유벤투스는 2004/05, 2005/06시즌 세리에A 우승 박탈 및 세리에B 강등 처분을 받았죠. 해외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이 한국의 K리그까지 이어졌죠.

물론 K리그 승부조작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일부 선수들이 브로커와의 접촉을 피했거나, 애초부터 프로축구연맹이 승부조작 근절을 강하게 다스렸거나(벌금 5000만원 및 영구제명이라는 처벌 내용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불법 사설 도박 업체를 적발했어야 합니다. 승부조작을 일으킨 선수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셈이죠. 승부조작을 일으킨 세력을 뿌리 뽑을 필요가 있습니다. 모 선수는 승부 조작과 관련해서 조직 폭력배에게 맞았다는 언론 보도까지 전해졌습니다.

개인적 입장이지만, K리그 승부조작이 관중 감소로 이어질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 K리그 12라운드 8경기에서는 8만 1,820명의 관중이 찾았습니다. 평균 1만 227.5명 입니다. K리그는 몇 시즌 동안 평균 관중 1만명대를 유지했습니다. 경기장을 찾는 고정팬들이 평균 1만명 이었다는 뜻입니다.(K리그는 관중 없다는 사람들의 주장이 잘못됐습니다.) 12라운드 관중 기록은 수원, 서울 같은 K리그의 대표적인 인기 클럽 및 1위팀 전북까지 원정 경기를 치렀던 점을 감안해야죠. 비록 승부조작이라는 시련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K리그를 좋아하는 분들은 많습니다. 물론 승부조작에 대한 충격을 느꼈겠죠.

하지만 승부조작은 대외적인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말았습니다. 정종관 자살 및 대전 선수들의 현수막, 최은성 눈물이 9시 뉴스 초반 타임에 등장할 정도로 말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K리그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몽규 총재를 비롯한 프로축구연맹 임원진은 30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승부조작에 대한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또한 모 선수가 실수하거나 또는 상대팀에게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면 '승부조작 한 것 아니냐'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 지 모릅니다. 자칫 현장에서의 신뢰 관계가 의심으로 바뀔지 모를 일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시민구단 및 도민구단들이 주 수입원인 스폰서를 걱정해야 합니다. K리그 및 한국 축구가 더 이상 승부조작으로 상처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 및 응징하여 재발을 막아야 할 것 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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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는 지난해 'SONATA K-LEAGUE 2010'이라는 이름으로 K리그 공식 스폰서로 활동했습니다. 쏘나타는 현대자동차의 제품입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28일 'K리그 최대의 라이벌' 수원 블루윙즈-FC서울전에서 찍었습니다. (C) 효리사랑]

우리는 축구 경기를 보면서 다양한 광고들을 보게 됩니다. 그라운드 바깥 3면을 둘러쌓은 A보드 광고를 비롯 선수들의 유니폼, 경기장 시설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축구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시야에서는 선수들의 플레이 뿐만 아니라 광고까지 두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마케팅 전문 용어로 치면 '우연적 노출'의 대표적 예 입니다. 노출은 마케팅의 중요 기능 중 하나에 속하며 우연적, 의도적, 선택적 노출로 분류됩니다.

축구와 기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입니다. 서로 윈윈 관계가 형성되죠. 축구 산업이 발전하려면 기업의 활발한 지원 및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며, 기업 입장에서도 축구 경기를 통해서 마케팅 효과를 거두는 이점이 있습니다.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종목이 기업의 후원 및 팀 운영과 밀접한 사이입니다. 특히 K리그 시민구단 및 도민구단들의 주 수입원은 기업 스폰서 입니다. K리그를 비롯한 수많은 스포츠 성인팀들 중에는 기업구단 팀들입니다. 그리고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는 기업의 후원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죠.

현대자동차는 축구 마케팅을 통해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1999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을 후원중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2006년 독일 월드컵-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축구 행사를 통해서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이 지구촌 곳곳에 알려지면서 브랜드 가치가 향상됐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2018년 러시아 월드컵-2022년 카타르 월드컵 후원사로 참여할 예정이며, 유로 2012-유로 2016에서는 자동차 부문 공식 스폰서 파트너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엄청난 광고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1999년 7월 미국에서 진행된 FIFA 여자 월드컵을 기점으로 국제적인 인지도가 향상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격돌했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미국의 브랜디 체스테인이 조국의 우승을 확정짓는 골을 날리면서 상의를 탈의하는 골 세리머니를 했습니다. 그녀의 앞에는 현대자동차 A보드가 있었죠. 많은 사람들이 체스테인의 모습을 보면서 현대자동차 A보드에 시선을 모으게 됩니다. 기업이 A보드를 통해서 마케팅 효과를 거두는 대표적 예 입니다.

미국과 호주에서도 축구 마케팅 활동을 펼쳤습니다. 특히 미국은 과거에 비해 축구 인기가 높아졌죠. 그래서 현대 자동차는 미국판매법인(HMA)를 통해서 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축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Soccer for Hope(SFH)'의 스폰서로 참여했습니다. '현대컵'이라는 성인 대상의 아마추어 축구 대회를 개최하며 선수들이 SFH에 기부금을 지불한다고 합니다. 또한 2005년 부터 지금까지 호주 프로축구 A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습니다. 호주 축구팬들중에 대부분은 현대자동차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A리그를 몇년 동안 공식 후원하면서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커졌을 것이죠.

현대자동차는 국내 축구계에서 2011시즌 K리그 1위를 내달리는 전북 현대의 모기업으로 유명합니다. 전북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2009년 K리그 우승을 발판으로 국내 프로축구의 대표적인 강호로 거듭났죠. 그리고 2009년 완호우량, 2010년 펑샤오팅, 2011년 후앙보웬(K리그 등록명 : 황보원) 같은 중국인 선수들을 영입했습니다. 세 명은 전현직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며, 중국에서 전북 구단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현대자동차의 인지도까지 따라가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전북 에이스' 이동국은 중국 축구팬들에게 매우 낯익은 선수입니다. 올해 초에는 선수단이 브라질에서 동계훈련 및 지역 축구팀과 경기를 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남미 마케팅 차원에서 말입니다.

지난해에는 '쏘나타 K-리그 2010(SONATA K-League 2010)'이라는 이름으로 K리그 공식 스폰서로 활동했습니다. 쏘나타는 현대자동차의 제품이죠. 2009년 공식 스폰서 없이 운영했던 K리그에게 희소식이 됐습니다. 그래서 A보드 광고 및 경기장 프로모션(쏘나타 자동차 공개 행사)을 활용하여 쏘나타를 홍보하게 됐죠. 관중 입장에서는 K리그 경기장 안에서 A보드 및 전광판,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를 통해서 현대자동차 및 쏘나타를 접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11년 대한축구협회(KFA)와 손을 잡고 '현대자동차 2011 KFA 유소년 클럽리그'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한국의 유소년 축구 저변 확대 및 어린이들이 축구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축구 선진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목적이 있습니다. 월드컵 및 유로 대회 같은 국제적인 축구 대회를 마케팅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현대자동차가 입증했습니다. 앞으로의 축구 마케팅이 기대되는 이유이며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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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명보 감독 (C) 대한축구협회 프로필 사진(kfa.or.kr)]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청소년 대표팀이 U-20 월드컵 4강 진출의 길목이었던 가나와의 8강전에서 2-3으로 패했습니다.

한국은 비록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끝까지 골을 넣기 위해 몸을 날리며 불굴의 의지를 발휘한 태극 전사들의 정신력과 투지는 많은 이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겼습니다. '최고보다 최선'이라는 격언이 존재하듯, 우리 선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상대팀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뛰었으며 매우 투쟁적 이었습니다.

우리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한국의 8강 진출은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 경험이 부족한 것을 비롯 '한국 축구의 신성' 기성용의 차출이 불발된 것,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선배 청소년 대표팀 세대들보다 뒤떨어지면서 '골짜기 세대'로 평가받은 것, 그리고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올린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을 예상한 이들이 드물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대표팀 인기 하락으로 홍명보호를 향한 여론의 관심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팀을 향한 평가는 실전에서 가려질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호는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으며 그 과정도 비교적 매끄러웠습니다. 본선 첫 경기인 카메룬전에서 0-2로 완패했지만 '유럽 강호' 독일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미국-파라과이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습니다. 특히 독일-미국-파라과이전에서는 수준급의 경기 내용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성공적인 행보는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보기 드물었던 결과였습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그리고 U-20과 U-17 월드컵 같은 세계 대회에 참가하면 본선 탈락 경험이 많았던 것이 한국 축구의 현실이었기 때문이죠. 홍명보호는 2005년과 2007년 세대에 비해 선수들의 기량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고 본선 첫 경기인 카메룬전 패배로 남은 잔여경기 일정까지 꼬일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러한 불안 요소를 무릅쓰고 8강에 진출한 공은 당연히 홍명보 감독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전술 능력 때문입니다. 그는 카메룬전 패배를 통해 팀의 전술적 약점을 정확히 짚고 보완하여 독일전 이후부터 '전술의 힘'으로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그동안 국내 감독들이 세계 무대에서 전술적인 한계로 고전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였기 때문에 그의 지략가적, 승부사적 기질이 돋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초보 감독'이라는 점입니다.

홍명보 감독의 축구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바로 '점유율 축구' 입니다. 선수들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을 길게 가지는 축구 스타일을 말합니다. 지공 위주의 공격 패턴으로 여러차례 패스를 시도하여 상대 수비의 틈새를 찾아내는데 가장 적합합니다. 그래서 한국은 독일전부터 가나전까지 상대팀보다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패스 시도 횟수가 많았으며 총 4경기에서 9골을 작렬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 상대팀을 앞선 것은 홍명보 감독의 지략이 출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위기 대처 능력도 돋보였습니다. 카메룬전에서는 상대의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에 밀렸으며 공격 전개도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은 카메룬전에서 가동했던 4-3-3을 4-2-3-1로 바꾸고 양쪽 윙어로 이승렬-조영철 같은 주전급을 빼고 김민우-서정진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문기한은 구자철과 함께 중원으로 내리고 김보경을 공격의 구심점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하게 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독일전에서 전술을 뒤바꾼 것은 시의 적절했습니다. 카메룬전 패배로 인한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은 독일전부터 다섯명의 미드필더들을 앞세워 지공 위주의 공격 패턴으로 점유율을 장악하는데 주력했고 허리싸움에서도 상대 공격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더니 공수 양면에 걸쳐 전력이 향상 되었고 독일전 무승부를 비롯, 미국-파라과이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8강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가나전 패배는 수비에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커버링 플레이가 잘 되지 못해 가나 공격 숫자와 한국 수비 숫자가 비슷해지는 상황이 여럿 노출 되었습니다. 그래서 '특A급' 실력을 지닌 가나 공격수들에게 3실점을 허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두 골을 넣으며 동점을 위해 끝까지 안간힘을 쏟은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허리에서 상대 공격을 끊은 뒤 바로 역습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랐으며 빈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공격 옵션들의 스위칭이 활발했습니다. 상대가 골을 넣을 때마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 경향이 있었지만, 전반 중반부터 경기 종료까지 볼 점유율에서 70-30의 흐름을 유지하며 주도권을 잡았던 한국의 경기 운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패배의 위기에 움츠려들지 않고 끝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던 선수들의 경기력과 그들을 전술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지휘한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은 칭찬 받아야 할 것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지략가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대화를 통해 한국 축구의 부흥을 이끌 명장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습니다.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본선 탈락이 많았던 과거를 상기하면 U-20 월드컵 8강 진출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진정한 지략가로 거듭나기에는 아직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성공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떨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국제 경기에서 보여줄 것이 더 남았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홍명보 감독이 앞으로 지략가의 기질을 맘껏 발휘하여 '축구판 제갈량'으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0. 우리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운동 선수들을 보면서 장하고 대견스럽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때로는 국민적인 자긍심으로 이어질때가 있습니다. IMF 시절 박찬호와 박세리가 미국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에 삶의 활력소와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죠. 일각에서 해외 무대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선수를 가리켜 '민간 외교관'이라고 칭할 정도로, 운동 선수들은 사회에서 막강한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1. 하지만 그들의 성장 과정이 화려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한국 스포츠의 병폐인 체벌의 피해자이기 때문이죠. 지난 시즌 남자 프로배구 최우수 선수(MVP)이자 대표팀의 에이스인 박철우가 이상렬 코치에게 전치 3주 폭행을 당했으니까요. 국내 프로배구 최고의 선수도 체벌받는 것이 한국 스포츠의 현실이자 빛과 그림자 입니다.

박철우 폭행 파문이 사회적인 큰 파장을 일으킨 것 처럼,  한국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추어, 성인과 미성년자를 막론하고 구타로 얼룩져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는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국위 선양했지만 체벌 문제 또한 수 없이 도마위에 올라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구타 및 얼차려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특히 미래에 한국 스포츠 중추로 자리잡을 10대들은 폭력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성인 선수는 박철우처럼 언론에 폭행 사실을 공개하거나 2007년의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 선수들처럼 감독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할 수 있지만 10대들은 그럴 힘이 없습니다. 그들은 어리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어른들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것은 당연합니다. 폭력을 일삼는 감독과 코치는 어른이기 때문에 스승의 행동을 보면서 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망주들은 어릴적부터 맞으면서 운동했기 때문에 '맞아야 잘할 수 있다'는 개념이 쌓이게 됐고 그 결과는 체벌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코칭스태프 혹은 선배 선수가 군기 잡기 위한 차원이라면 더 골치 아파집니다. 체벌 및 얼차려는 기본이기 때문이죠. 그 과정에서 매 맞기 싫어 운동을 그만두거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인 피해를 당했던 10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후배 선수를 때리는 선배 선수도 실질적으로는 체벌의 피해자나 다름 없습니다.

3. 제가 초중고등학교 다녔을 적에 저희 학교 축구부도 마찬가지 였습니다.(참고로 저는 만 25세입니다.) 맞고 다니는 것은 항상 기본이었으니까요. 맨땅 운동장에서 회초리로 엉덩이를 맞으면서, 코치에게 뺨을 맞으면서, 다리를 걷어차이는 장면을 수 없이 봤습니다. 그것도 욕설과 폭언을 들으면서 말입니다. 남들에게 눈에 띄지 않는 합숙소도 다를 바가 없죠. 그런 과정이 쌓이고 또 쌓이면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구타 문제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고 여전히 악순환이 뿌리 뽑히지 않는 원인이 됐습니다.

물론 맞아가면서 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 학생도 체벌의 사각지대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반 학생 중에 일부는 매를 맞으면 그 즉시 선생에게 반항하거나, 부모님에게 이르거나, 체벌 동영상을 인터넷에 퍼뜨리거나, 경찰서에 신고합니다. 요즘에는 학교마다 체벌 규정이 있어서 체벌에 대한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학교측의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제가 있을때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학생이 일방적으로 과도한 체벌을 당했던 예전의 풍경과 사뭇 다르죠. 그러나 운동 선수들은 그럴 힘도 없습니다. 맞고 다니는 것은 일상 다반사였으니까요. 그보다 더 괴로운 것은 하루 종일 맞고 다니며 '운동 기계'로 성장하는 모습 이었습니다.

4.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보습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녔죠. 그런데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선생과 친구에게 공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던 한 친구가 어느 날부터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봤더니 축구부 가입 때문에 며칠 동안 못나왔더군요. 그러더니 다시 학원에 나오면서 축구부와 학원 스케줄을 동시에 소화했지만,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축구부 훈련과 학교 공부로 인해 피로에 시달리며 학원에서 조는 장면이 여럿 목격되었고 집중력까지 약해졌습니다. 결국에는 학원을 그만두고 축구에 전념하고 말았죠.

지금의 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 친구는 축구부 가입과 동시에 학원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초등학생에게는 그 스케줄이 너무 무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운동과 공부를 모두 열심히 하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운동이 제대로 안된다면 공부라도 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단계로 올라갈수록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박탈되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엄청난 체벌과 얼차려를 겪으며 성장합니다.(제가 그 친구를 이 글에 포함시킨 이유는 운동부들이 운동만 할 줄 아는 운동기계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들도 친구들과 함께 공부 열심히 하고 싶었던 존재였기 때문이죠.)

5. 중학교때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축구부들이 맞는 장면을 여러차례 목격 했습니다. 그들은 새벽부터 야간까지 하루 종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합니다. 물론 오전에는 훈련복에서 교복으로 갈아입고 일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지만요. 하지만 점심 시간이 되면 합숙소로 내려가 다시 운동에 전념해야 합니다.

문제는 축구부들이 교실에서도 선생들에게 맞고 다닌 것입니다. 중3때 '운동부와 관련없는' 체육 선생이 저와 함께 같은 반에 있던 축구부를 아무 없이 머리를 때리고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은 지금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습니다. 어떤 선생은 축구부를 일반 학생으로 잘못 알았던 바람에 숙제를 안했다는 이유로 뺨을 때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축구부 앞에서 이런 말까지 하는 선생도 있었습니다. "축구부 때문에 수업 분위기 망친다", "야. 축구부. 졸지 말란 말이야"라고 말입니다. 축구부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운동으로 인한 피로를 이기지 못해 수업 시간에 조는 축구부원이 여럿 있었습니다.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했던 축구 부원을 볼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6. 고등학교때는 축구부들이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고 대학에 진출하기 위해 하루 종일 축구에 전념해야하기 때문이죠. 편협한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동기계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축구부원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중학교때는 서로 알았던 친구들이었는데 고등학교때는 운동장에서 얼굴만 보고 말았죠.

일부 선생들은 학생들 앞에서 축구부의 존재에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어떤 선생은 "축구부가 우리학교에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어. 인문계 고등학교 왔으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냐. 내가 교장이라면 축구부 없앴을거야"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는 학생을 열심히 공부시켜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축구부에 대해서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는 선생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축구부들은 교실에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모르고 운동했지만요.

고등학교 축구부들도 운동장에서 어김없이 맞으면서 운동했습니다. 특히 축구부원의 학부모 앞에서 과감히 매를 드는 코치의 모습이 참으로 얄미웠습니다. 학부모들은 아들이 합숙소에서 먹을 밥을 지으면서, 아들이 코치에게 몽둥이 찜질 당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봐야만 했습니다. 제3자인 저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학부모와 축구부원 모두 체벌에 길들여진 것입니다.

7. 제가 초중고등학교 시절에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은 모두 몇년 전 이야기 입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무조건 때리고, 새벽부터 야간까지 운동시키는 풍토는 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며칠전 PC방에서 야간 훈련 때문에 빨리 가야한다고 서로 소란부리던 저의 모교 축구부들을 봤으니까요. PC방에 왔던 축구부들은 20분 동안 잠깐 인터넷을 하다가 다시 사라졌습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가슴아팠죠. 여전히 체벌 문제가 끊이지 않고 유망주를 운동 기계로 키우고 있는 한국 스포츠의 풍토가 그저 야속할 따름입니다. 박철우 폭행 파문도 문제지만 유소년들의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By.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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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도 없고, 안정환도 없고, 설기현도 없고, 이천수까지 빠졌는데 어떻게 잘할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준우승을 달성했던 한국 야구만이 세대교체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야구와 더불어 스포츠 양대산맥을 형성하는 축구도 세대교체에 성공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끝에 결국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값진 수확물을 올렸습니다. 물론 이것은 1차적인 성공작이며 그 다음 성공작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 3차 성공작은 허정무호 전력의 구성원들이 향후 오랫동안 한국 축구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흐름대로라면 2~3차 과정도 무난할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 원동력은 다름 아닌 허정무 감독 이었습니다.

허정무 감독, 한국 축구의 병폐 이겨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대표팀이 선수의 이름값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남일, 안정환, 설기현, 이천수 같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멤버들은 허정무호 출범 초기 팀 전력의 핵심으로 뛰었거나(김남일, 안정환, 설기현) 가끔 얼굴을 내비치던(이천수) 인물들 이었습니다. 이름값으로 치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전으로 뛸 수도 있는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이들을 과감이 내쳤습니다. 자신의 전술에 맞지 않거나 소속팀에서의 부진이 그 이유였죠. 김남일은 그동안의 부상 여파로 활동폭과 체력,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4-4-2 전술에 맞지 않았고, 안정환은 주전으로 뛰기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힘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기현과 이천수는 소속팀에서의 부진 여파가 컸습니다. 이들의 빈 자리에는 젊고 싱싱한 자원들을 내세우며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주도했고 결과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름값보다 실력을 택한 허 감독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허정무 감독의 세대교체가 값진 이유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병폐는 이름값에 의존하는 풍토죠. 선수 선발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모 감독이 자신과 출신 학교가 똑같다는 이유로 팀의 일원으로 뽑거나 혹은 라이벌 학교 팀 선수의 발탁을 꺼리는 '학연'이라는 한국 축구의 병폐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산소탱크' 박지성은 학창시절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고려대 진학을 목표로 했지만 학연이라는 암초에 부딪힌 끝에 결국 명지대에 겨우 입학 했던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학팀의 무명 선수로 뛰던 그를 대표팀에 불러들인 것은 다름 아닌 허정무 감독이었습니다. 허 감독은 다른 지도자와는 달리 이름값보다는 여러 선수들을 똑같은 잣대로 바라보며 선수 본인이 지닌 실력과 잠재력을 두루 살폈으며 지금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축구계에서 인정할 만큼 선수의 자질과 잠재력을 읽을 수 있는 '눈'이 뛰어난 한국 최고의 스카우트 입니다. 그동안 허 감독의 조련속에 많은 축구 스타들이 배출되었기 때문이죠. 시드니 올림픽 세대들을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 많은 인재들을 키웠습니다.

지금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던 6명중에서 김두현을 제외한 5명(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조원희)은 허 감독에게 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뛰었거나 혹은 그 자리를 빛내는 선수들입니다. 그 중 조원희는 지난해 대표팀 소집 과정을 통해 허 감독으로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능숙한 경기 운영을 키우며 업그레이드를 거듭했던 선수입니다. 김치우와 곽태휘도 과거 전남 이적을 통해 당시 사령탑이었던 허 감독의 지도 속에 그동안 못다했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김치우는 이영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허정무호에 없어선 안될 슈퍼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 났습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세대교체를 강조하며 끊임없이 새 얼굴들을 발탁했습니다.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선수들을 비롯해서 K리그에서 몸담는 많은 얼굴들이 대표팀에 모습을 내밀었죠. 그 결과 박주영과 이근호 같은 올림픽 대표팀 자원들이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배기종-김치우-조용형-오범석-이정수 같은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중견급 선수들이 이제는 팀 전력에 없어선 안될 선수로 거듭 났습니다. 비록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 명단에 제외되었지만 정성훈-김형범-강민수가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허정무 감독의 성과 였습니다.



허정무호 세대교체, '조합의 힘'

최근 몇년 간, 대표팀의 큰 걱정거리는 황선홍과 홍명보의 존재감을 잊게할 수 있는 선수가 배출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세 선수 모두 아시아에서도 손꼽힐 만큼 걸출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었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들이 쉽게 나오지 않았던 것이 한국 축구에 있어 그동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표팀 감독 교체까지 잦았으니 세대교체 타이밍이 더디게 진행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앞날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었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이 칼을 빼든 것이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많은 선수들을 저울질한 끝에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4-4-2 포메이션 체제로 운영 했습니다. 4-4-2 전술을 선수들의 콤비네이션 활약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전술인데 개인 역량보다는 조합의 역량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4-4-2는 엄청난 활동량과 희생 정신을 요구하는 포메이션인데 감독 입장에서 전술 운용에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커버해야 할 지역이 넓은 만큼, '조합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순발력-기동력-활동량-지구력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허 감독은 김남일과 이천수 같은 올드보이 보다는 영건들을 위주로 지금까지 선수 선발을 단행 했습니다. 얼마 전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이동국과 최성국보다 유병수와 김근환 같은 젊은 자원들이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죠.

여기서 키 포인트는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젊은 선수들과 중간급 선수들의 활약상입니다. 그 선두 주자인 '쌍용' 기성용-이청용 콤비는 대표팀 미드필더진의 활력소로 거듭났습니다. 기성용은 20세의 어린 나이답지 않게 중원에서 경기를 완만하게 조절하면서도 때로는 거침없는 문전 돌파로 상대 중앙 수비망을 한꺼풀씩 벗기는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이청용은 피로저하로 지난해보다 활약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허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호날두'로 불릴 만큼 빠르고 현란한 기교와 예리한 패싱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공격수의 조력자 노릇을 묵묵히 해내고 있습니다.

박주영-이근호 투톱도 마찬가지 입니다. 두 선수는 활동 공간이 겹치기 때문에 그동안 이렇다할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허정무호 출범 이후 자신들의 몫을 충분히 해냈던 공격수들입니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 AS 모나코 이적 이후 전반적인 기량이 업그레이드 되더니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이근호는 지난해 10월과 11월 A매치 4경기에서 5골 넣으며 허정무호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았죠. 지난 2월 이란전까지 이근호와 투톱 공격수로 활약했던 정성훈도 기존 대표팀 공격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공중볼 처리능력과 포스트 플레이, 문전에서의 궃은 역할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인상깊은 모습을 심어줬습니다.

대표팀 중앙 수비를 맡는 '조용형-강민수(이정수)' 조합도 마찬가지 입니다. 세 선수는 허정무호 출범이후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했던 선수로서 국제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를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정수와 강민수는 상대 공격수를 끈질기게 마크하는 대인마크와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이 뛰어나며 조용형은 지능적인 공간 장악을 필요로 하는 커버 플레이와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싱력이 정확한 선수입니다. 4백 센터백으로서의 역할이 나뉘어지면서 서로의 역량을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세 선수 모두 허정무호에서 대표팀 수비에 필요한 옵션으로 거듭났다는 점이죠. 허정무 감독의 세대교체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허정무호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통해 자신의 4-4-2 포메이션을 앞세워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단행 했습니다. 이제는 이름값이 뛰어난 선수를 그리워하지 않을 만큼, 허 감독에 의해 대표팀에 발탁된 영건들이나 중견급 선수들이 그 몫을 완전히 메웠습니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계속 오름세에 접어든다면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것임이 분명합니다. 세대교체의 성공을 알린 허정무호가 이제는 완성을 향해 끝없이 질주할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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