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욱 효과, FC서울을 춤추게 한다

효리사랑-축구 2011/07/29 07:35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최태욱 (C) 효리사랑]

최근 K리그에서 성적이 두드러지게 좋아진 팀을 꼽으라면 부산(3위) 서울(6위) 울산(8위) 입니다. 한때 하위권으로 추락했지만 지금은 예상치 못한 선전을 이루었거나 또는 본래의 페이스를 되찾고 있습니다. 주력 선수 부상 같은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시즌 후반기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부산은 안익수 감독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버티고 있으며, 서울은 데얀의 K리그 득점 1위(15골) 질주가 무서우며, 울산은 김신욱 업그레이드 및 루시오 영입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그 중에 서울은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위상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23일 광주전 4-1 승리로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도달했고, '쌕쌕이' 최태욱(30)이 길고 길었던 부상에서 돌아와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면서 서울의 후반기 행보를 기대하게 됐습니다. 제파로프가 사우디 아라비아 알 샤밥으로 떠났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빅 사이닝이 없었던 서울 입장에서 최태욱 복귀는 마치 새로운 대형 선수를 영입한 기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태욱 효과'를 기대하게 되면서 K리그 2연패 및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특히 최태욱의 광주전 맹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태욱은 후반 5분 교체 투입 후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얼리 크로스를 시도하며 단번에 골 기회를 만들어내는 농익은 공격력을 발휘했습니다. 풀타임 출전했다면 경기 내내 오른쪽에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창출하며 서울의 대량 득점에 실마리를 풀었을지 모릅니다. 최태욱이 출전한 이후에는 서울이 이미 4골 넣으면서 일찌감치 승리가 확정되었지만, 골이 없던 후반전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최태욱의 존재감이 서울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최태욱의 주무기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입니다. 올 시즌 서울의 측면을 맡았던 제파로프-고명진-고요한과 스타일이 다르며(세 명은 패스 위주의 윙어였음), 광주전에서 양쪽 측면을 맡았던 최종환-이승렬보다 완성도가 높으면서 노련합니다. 그리고 김태환보다 더 많은 장점을 지닌 윙어죠. 서울은 지공에 의존하면 공격 템포가 느려지면서 상대의 두꺼운 수비 조직을 뚫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상대 수비 조직력 및 경기 집중력에 민감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최태욱 돌파로 공격을 다변화 하는 장점을 얻었습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 서울 공격을 막기가 어려워졌죠. 왼쪽 풀백은 최태욱을 따라다니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기 힘들게 됐습니다.

다른 소재를 언급하면, 서울의 또 다른 문제점은 데얀-몰리나 투톱의 부조화 였습니다. 특히 제파로프가 떠나기 전까지 두 외국인 공격수들의 호흡이 맞지 못해 공격의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랬던 두 선수는 제파로프와 작별한 이후였던 광주전에서 골 장면을 합작하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서울의 4-1 승리를 주도했습니다. 또한 고명진-데얀의 호흡이 척척 맞게 되었고 몰리나의 폼까지 살아나면서 투톱 공격의 비중이 점차 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태욱 복귀는 데얀-몰리나 투톱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최태욱은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 수비수를 달고 다니는 편입니다. 그동안 측면에서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상대 수비 입장에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죠. 만약 상대팀 왼쪽 풀백이 최태욱 공격을 제어하기 시작하면 동료 선수가 근처 공간까지 커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최태욱이 빠른 타이밍의 볼 배급을 전개하면 상대 수비가 허물어질 수 있죠.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주도했던 데얀-정조국 투톱이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단점을 보완했던 이유는 최태욱 효과에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최태욱이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투톱 공격수들이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최태욱은 부상 이전까지 출중한 득점력을 과시했습니다. 전북 소속이었던 2010시즌 전반기에는 15경기 2골 6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7월말 서울로 이적했던 후반기에는 16경기 6골 2도움을 올렸죠. 전북에서는 이동국-에닝요-루이스와 공존하면서 이타적인 역량에 힘을 실었다면 서울에서는 때에 따라 박스 안까지 파고들면서 골을 노렸죠. 또는 박스쪽에서 데얀-몰리나와의 연계 플레이를 활용한 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태욱 복귀 자체만으로 서울의 공격력이 강해졌습니다.

최태욱 실전 감각은 광주전 한 경기를 놓고 보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닙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서울의 8월 일정이 빡빡하지 않기 때문에(FA컵 8강 탈락)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초가을까지 K리그에서 경기 흐름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알본좌' 알 이티하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최태욱이 올해 다난한 시즌을 보냈던 서울의 갈증을 완전히 풀어줄지 앞으로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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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4-1 승리, 반가웠던 최태욱

효리사랑-축구 2011/07/25 06:32 Posted by 효리 사랑


FC서울의 23일 광주전 4-1 승리는 전반기 부진 사슬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리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광주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황보관 전 감독이 사임했지만 이제는 그때의 침체된 분위기를 훌훌 털면서 6위에 진입했습니다. 전반 5분 데얀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이른 시간부터 경기를 주도했고, 21분 데얀-31분 최종환-41분 몰리나가 릴레이 골을 넣으면서 전반전에만 4골을 퍼붓는 공격 축구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후반 24분에는 김동섭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무더운 날씨 속에서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대 였습니다.

특히 데얀은 광주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득점 선두(15골) 자리를 지켰습니다. 최근 K리그 5경기 연속골(8골)을 기록하면서 2011년 여름을 평정하는 중입니다. 박스 안에서 골 기회를 포착하는 판단력과 임펙트가 K리그에서 톱클래스임을 2골로 과시했습니다. 전반 5분 고명진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전반 21분에는 이규로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백헤딩으로 받아내면서 2골을 넣었습니다. 3백에서 5백으로 변형되면서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을 늘렸던 광주의 밀집 수비를 농락하는 파괴력을 과시했습니다.

광주전에서는 데얀-몰리나 투톱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전반 41분 두 선수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광주 수비를 농락했고, 데얀이 박스 오른쪽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 2명을 제끼면서 옆에 있던 몰리나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한 것이 추가골의 발판이 됐습니다. 데얀은 도움을 기록했고 몰리나는 부활골을 넣으며 슬럼프 탈출 조짐을 나타냈습니다. 그런 두 선수는 지금까지 공존에 실패하면서 몰리나가 전술적인 계륵이 되었지만 광주전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몰리나가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를 끌고 나오면서 데얀의 집중 견제를 덜어줬고, 이제는 볼을 끄는 플레이를 줄이면서 상대 진영 중앙쪽으로 침투하는 과감함이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광주전에서는 최태욱이 복귀전을 치렀습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시즌 전반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서울의 대도약을 위해 분발해야 할 시점입니다. 제파로프가 사우디 아라비아로 떠났던 시점에서 최태욱 복귀는 서울에게 반갑습니다. 최태욱은 광주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단번에 허무는 스루패스와 얼리 크로스를 띄우며 여러차례 골 기회를 열어주는 감각적인 경기 운영을 과시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받을때의 위치선정까지 절묘했죠. 기본적으로 돌파가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경기 패턴을 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오른쪽 측면 공격에 약점을 나타냈던 서울의 한쪽 날개가 든든하게 됐습니다.


경기전에는 영화촬영이 진행됐습니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시축하는 장면을 찍었죠. 골키퍼는 김용대 였습니다.


[동영상] 황정민 시축 장면. 김용대를 상대로 왼발 슈팅을 날리며 골을 넣었습니다. 골 세리머니가 코믹했는데 영화가 어떤 스토리인지 궁금하게 됩니다.


경기 전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 모습입니다. 피서철 주말 및 프로야구 올스타전 관계로 지하철이 평소보다 한산했는데, 그래도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들이 많았습니다.


광주 서포터즈 빛고을은 경기 내내 열정적인 응원을 했습니다. 최근 구단과의 마찰로(구단 고위층이 비리 의혹을 받고 있죠.) 원정버스 지원이 끊겼고, 자비를 들여서 서울에 온 것으로 압니다.


광주전만큼은 이름값을 충분히 해냈던 데얀-몰리나 투톱입니다. 광주 선수들은 5백을 쓰면서 데얀을 집중 견제하려 했으나 전반 5분만에 무너졌죠.


광주의 공격 삼각편대가 서울전에서는 외로웠습니다. 서울전에서는 3-4-1-2 포메이션을 활용했는데 이승기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박기동-김동섭 투톱을 도와주는 패턴 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7명의 선수들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3명에게 공격 비중이 커졌고, 3명이 서울 진영에서 반격을 시도할 시점부터 서울의 존 디펜스가 형성됐습니다. 고명진-최현태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무게 중심을 아랫쪽으로 내렸던 서울의 수비 작전이 주효했습니다.


광주의 패인은 좌우 윙백들이 서울 윙어들을 따라붙지 못했습니다. 수비시에는 5백을 형성하면서 공격시 앞쪽으로 올라는 활동 반경에 치우치면서 이승렬-최종환에게 쉽게 돌파를 내주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서울은 최종환이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돌파를 시도하며 광주 수비진을 위협했고, 동료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오른쪽의 이승렬은 투톱과 간격을 좁히면서 오픈패스를 내주면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녔고, 오른쪽 풀백이었던 이규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비 부담을 덜어줬죠.


수비시 5백을 형성하는 광주. 데얀-몰리나를 마크하는데 많은 인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윙백들이 이승렬-최종환을 놓쳤죠. 오른쪽에 있는 이승렬은 데얀-몰리나가 봉쇄되지 않도록 공격진으로 넘어왔습니다.


데얀은 전반 5분과 21분에 골을 넣으며 서울의 리드를 이끌었습니다. 이날 2골로 K리그 득점 선두(15골)를 유지했죠. 서울의 올 시즌 K리그 30골 중에서 50%가 데얀의 몫이었습니다.


[동영상] 현영민의 능숙한 볼 관리가 인상 깊었습니다.


[동영상] 전반 31분 최종환 골 장면. 서울이 3-0으로 앞서갑니다.


최종환은 지난 5월 18일 FA컵 32강 용인시청전에서 1군 데뷔골을 넣었고, 이번 광주전에서 K리그 데뷔골을 작렬했습니다. 광주전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발휘했는데 앞으로 왼쪽 윙어로서 출전 시간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서울의 새로운 슈퍼 스타 탄생을 기대해도 될 듯 합니다.


광주는 전반 37분 정우인을 빼고 주앙 파울로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부상 때문에 선발 제외되었는데 팀이 어려워지면서 출격 시간이 빨라졌습니다.


[동영상] 광주 진영을 공략하는 서울의 공격. 전반 내내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했죠.


[동영상] 전반 41분 몰리나 골 장면. 서울이 4-0으로 앞서갑니다. 데얀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골을 넣는 몰리나의 집념이 빛났습니다.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는 멋진 골 이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서울 선수가 골 넣으면 전광판에 선수 이미지가 이렇게 뜹니다. 그동안 데얀의 전광판 이미지가 익숙했는데 몰리나는 그동안 골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이 후반기에 돌풍을 일으키려면 몰리나 이미지가 전광판에 자주 떠야겠죠.


'승리서울' 클래퍼를 들어올린 치어리더. 현장에서 경기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전반전은 서울이 4-0으로 앞섰습니다. 서울의 대량 득점이 매우 오랜만이었던 경기였죠. 전반전 흐름이라면 후반전에도 골을 계속 넣을 것 같아서 E석 1층에서 2층으로, 서울이 공격하는 방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프타임에는 벨리댄스, 퀴즈, 행운의 사다리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퀴즈는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던 이벤트 같아요.


[동영상] 그동안 E석에 앉으면서 궁금했던게 하나 있었습니다. 행운의 사다리때 관중들의 함성이 얼마만큼 높은지 말이죠. E석 2층 구석에서 보니까 사다리 선택을 받으려는 관중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습니다. 서울 선수가 골을 넣을때와 무게감이 같은 함성 소리 였습니다.


[동영상]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의 서포팅 장면입니다.


E석 2층 옆쪽 구석에서 경기를 보니까 선수들의 횡패스 간격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1층 중앙에서 봤을때에 비해 경기 집중도가 떨어졌죠. 역시 축구는 좋은 자리에서 봐야 제맛인 것 같습니다. 더 아쉬운 것은, 서울이 후반전에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4-0으로 앞서면서 비교적 여유로운 경기를 펼쳤죠. 서울 선수 골장면을 자세하게 보려고 1층에서 2층으로, 중앙에서 옆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던 저의 선택이 아쉽게 됐습니다.


서울은 후반 5분 최태욱, 후반 19분 강정훈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특히 최태욱이 등장할 때 관중석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올 시즌 첫 출전 이었습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시즌 전반기를 날렸는데 이번 광주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치 서울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동영상] 최태욱 스루 패스가 상대 수비 가랑이를 통과하면서 서울의 슈팅 장면까지 직결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 최태욱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하대성 부상, 제파로프 이적으로 경험이 부족했던 서울 미드필더들의 아쉬움을 해소하는 장면이었죠.


[동영상] 최태욱 오른쪽 크로스가 데얀의 슈팅 시도 및 상대 골키퍼 펀칭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측면에서 골문쪽으로 한번에 뻗어가는 크로스 세기가 위협적 이었습니다.


[동영상] 광주 김동섭의 후반 24분 만회골 장면입니다.


[동영상] 최태욱은 광주 수비수 두 명과 상대하면서 재빨리 오른쪽 크로스를 띄웠습니다. 볼이 데얀에게 정확히 향했죠. 복귀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서울의 오른쪽이 강해졌다는 인상입니다.


광주전에서는 2만 1,124명의 관중이 입장했습니다.


경기는 서울의 4-1 승리로 끝났습니다. 서울 선수들은 서로 모여서 승리 분위기를 만끽했지만 후반전에 대량 실점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던 광주 선수들 중에서 일부는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습니다.


광주전 MVP는 몰리나가 선정됐습니다. 잠깐 상의를 탈의했었죠.


서울의 다음 홈 경기는 8월 13일 전남전입니다. '수원 킬러' 데얀과 '수원 레전드' 이운재의 맞대결이네요. 서울과 전남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라는 점에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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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태욱 (C) 효리사랑]

축구는 팀 스포츠이지만 11명의 개인 클래스가 서로 같을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월등한 실력을 자랑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와 견주거나 부족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차이는 팀 플레이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 축구입니다. 하지만 특정 선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팀 플레이도 한계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백업 멤버가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의 존재감을 메우는 것 자체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리버풀이 지난 시즌 사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결정타가 되어 프리미어리그 7위 추락으로 부진했던 사례가 이를 증명합니다.

그리고 K리그에서는 '쌕쌕이' 최태욱(29, FC서울)의 존재감에 의해 K리그 상위권 판도가 결정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태욱은 지난 7월 전북을 떠나 친정팀 서울로 이적하여 빙가다호의 정규리그 1위 진입을 이끌었습니다. 10년 동안 K리그 우승과 인연 없었던 서울 입장에서는 최태욱의 존재감이 천군만마를 얻었습니다. 반면 전북은 최태욱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제주에게 패했습니다. 전북이 지난해 K리그에서 우승했고, 서울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음을 상기하면 두 팀의 성적이 최태욱에 의해 1년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최태욱 공백 실감했던 전북, 최태욱 효과로 웃음짓는 서울

먼저, 전북의 K리그 2연패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지난 28일 제주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30분 네코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무산됐습니다. 지난해 K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올해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죠. 지난 24일 준플레이오프 성남전 승리로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K리그 우승팀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행보가 아쉬웠던 것은 분명합니다.

전북의 올 시즌 대표적인 문제점은 최태욱 공백 메우기 실패였습니다. 김지웅-서정진-임상협-김승용 같은 기존 백업 윙어들이 대체자로 활약했지만 최태욱의 무게감을 대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김지웅이 시즌 막판 및 챔피언십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전북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아직 기술력이 여물지 못하면서 윙어로서의 파괴력을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청소년-올림픽 대표팀 출신 공격 옵션으로 두각을 떨쳤던 김승용이 이적생으로서 두각을 떨치지 못했던 것, '형컴' 김형범의 엄청난 부상 공백 기간이 전북에게 아쉬웠습니다.

제주와의 플레이오프가 대표적 예 입니다. 에닝요가 제주 선수들의 끈질긴 압박에 철저히 고립되고, 이동국이 박스 안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에는 원톱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루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끝에 무득점 패배를 당했습니다. 세 선수와 장단을 맞추며 전북 공격을 이끄는 수준급 윙어가 필요한 이유죠. 따라서, 전북은 내년 시즌을 위해 최태욱 레벨과 맞먹는 특급 윙어가 필요합니다. 기존 윙어들을 키우거나 혹은 윙어를 새롭게 보강하는 형태로 말입니다. 김지웅-서정진-임상협 같은 영건 윙어들을 길러야 하지만 이동국-에닝요-루이스와 견주어보면 무게감이 가벼운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윙어 영입은 결코 능사가 아닙니다. 김지웅-서정진-임상협-김승용-김형범 같은 국내파 윙어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과감히 내칠수는 없는 노릇 입니다. 김지웅-서정진-임상협은 전북의 미래를 빛낼 영건들이고, 김승용은 믿음이 더 필요하며, 김형범은 4년 전 염기훈(수원)과 더불어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스타플레이어 입니다. 특히 김지웅은 시즌 막판에 이르러 전북의 선발 멤버로 이름을 올렸고, 서정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대한 의욕을 키울 것임에 분명합니다. 윙어 영입 여부를 떠나서,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따른 로테이션을 통해 국내파 윙어들의 기량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비록 K리그 우승에 실패했지만 2011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어야 할 것입니다.

반면, 서울은 '최태욱 효과'에 웃었습니다. 최태욱 영입을 발판으로 팀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오른쪽 윙어 부재를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여름 이청용의 볼턴 이적을 성사한 이후부터 오른쪽 측면 공격이 불안해진 약점을 노출했는데, 그의 대체자였던 김승용(현 전북)-고요한이 착실하게 메우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전반기에는 포르투갈 출신 에스테베즈가 과감한 파괴력을 과시하며 이청용 공백을 메우는 듯 싶었지만, 지난 6월 초 포르투갈리그 복귀로 계약 해지되면서 서울이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문제에 시달렸습니다. 대체자였던 김태환이 공격력에서 이렇다할 힘을 실어주지 못하면서 결국 최태욱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최태욱은 서울 이적 이후 14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전북 소속으로 몸담았던 올 시즌 전반기 15경기에서 2골 6도움을 올렸던 것을 상기하면 서울에서의 역할이 달라졌음을 뜻합니다. 두 팀에서 오른쪽 윙어로 활약했지만, 전북에서 이동국-루이스-에닝요의 골을 도와주거나 빠른 역습을 주도했다면 서울에서는 과감히 골 생산에 주력했습니다. 전북은 자신을 비롯해서 에닝요-루이스-이동국이 '판타스틱4' 체제에서 유기적으로 공존하기 때문에 골 생산보다는 공격을 풀어가는 족에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데얀-정조국 투톱의 민첩하지 못한 움직임이 빌미가 되어 상대 압박 강도에 따라 기복이 심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짓기 위해 최태욱 카드를 꺼내들었죠.

그런 최태욱은 오른쪽 측면과 최전방을 활발히 넘나드는 공격 패턴을 취했습니다. 상대 수비를 자신쪽으로 유도하고 밸런스를 흐뜨리면서 데얀-정조국의 활동 반경이 자유롭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임대생' 제파로프의 수준급 볼 배급이 두드러지면서 서울이 화끈한 공격 컬러를 내뿜을 수 있는 기폭제를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데얀은 상대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정조국은 지난 8월부터 15경기에서 9골 4도움의 불꽃 화력을 과시했습니다.(올 시즌 27경기 12경기 4도움) 항상 예측 불허의 활약을 펼치는 왼쪽 윙어 이승렬의 무르익은 파괴력까지 더해지면서 서울이 정규리그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 결정타는 최태욱-제파로프 영입 이었습니다.

서울의 목표는 K리그 우승입니다. 제주와의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이 중요한 이유죠.(1차전 제주 원정, 2차전 홈 경기) 최근 제주전 7연속 무패(5승2무)의 우세한 전적 및 홈 16연승 행진은 서울의 우승을 밝게하는 요인입니다. 제주가 올 시즌 홈 경기에서 12승5무 불패 기록을 세웠지만 서울 입장에서는 최태욱이 있기에 크게 걱정되지 않는 눈치 입니다. 지난 10월 27일 제주 원정에서 1-1로 비겼지만 그 한 골의 주인공이 바로 최태욱 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태욱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경기는 서울이 패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이끌 키 플레이어는 바로 최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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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태욱의 영입을 공식 발표한 FC서울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feseoul.com]

넬로 빙가다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K리그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하루 앞두고 전북의 '총알탄 사나이' 최태욱(29)을 영입했습니다. 올 시즌 K리그 우승을 꿈꾸는 서울은 2000년 우승 멤버였던 최태욱을 데려오면서 10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탄력을 얻게 됐습니다.

서울은 27일 오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태욱의 영입을 발표했습니다. 최태욱의 계약 기간은 3년 6개월이며 빠르면 31일 제주전부터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00년 부터 2003년까지 안양LG(FC서울의 전신)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최태욱은 7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했습니다. 이어 서울은 지난 26일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세르베르 제파로프와 6개월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곧 브라질 공격수 리마의 영입이 완료 될 것입니다.

우선, 최태욱을 서울에 내준 전북 입장에서는 측면의 과포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형범이 오랜 부상에서 복귀했고 김승용-서정진-강승조-임상협 같은 또 다른 윙어 자원들을 키워야하는 입장입니다. 올 시즌에는 4-2-3-1에서 벗어나 이동국-로브렉을 투톱으로 놓는 4-4-2로 전환하면서 에닝요-루이스-최태욱 중에 한 명을 벤치로 내려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포지션의 교통 정리를 위해 최태욱을 팔게 된 것이죠.

서울이 최태욱을 영입한 것은 팀의 약점이었던 오른쪽 윙어, 즉 '이청용 공백' 문제를 완전히 해결짓겠다는 의도가 짙습니다. 지난해 여름까지 서울의 오른쪽 윙어로서 눈부신 맹활약을 펼쳤던 이청용(볼턴)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공백을 다른 서울 선수들이 메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시즌 하반기 이청용의 공백을 김승용(현 전북), 고요한이 대신했지만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치면서 데얀-정조국(안데르손) 투톱의 최전방 고립을 부추겼습니다. 이청용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 및 정교한 볼 배급을 위주로 공격 패턴을 전개했던 흐름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죠.

올 시즌 초반에는 신입 용병이었던 에스테베즈가 오른쪽 윙어로서 군더더기 없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이청용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에스테베즈가 지난 6월 초 돌연 한국을 떠나면서(그동안의 경력을 보면 져니맨 이었습니다.) 오른쪽 윙어 문제가 또 다시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에스테베즈의 백업 역할을 했던 방승환(최근 공격수로 전환)-김태환은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치면서 빙가다 감독을 흡족키지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서울의 경기력이 내림세에 빠진 것도 에스테베즈가 떠난 이후부터 였습니다.

빙가다 감독의 전술은 다른 팀들에게 읽힌 상태입니다. 최근 서울과 경기를 치렀던 대구-전남-부산은 데얀-방승환(정조국) 투톱을 견제하기 위해 더블 볼란치를 밑선으로 내려 중앙 수비를 강화합니다. 서울이 오른쪽 윙어에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는데다 왼쪽 윙어로 활약했던 이승렬이 남아공 월드컵 이후 컨디션 저하로 부진에 빠지면서, 아디-하대성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라인이 윗선으로 올라오면서 데얀-방승환(정조국)과 연계 플레이를 펼치는 공격 패턴의 빈도가 커졌습니다. 데얀-방승환-정조국의 몸 놀림이 민첩하지 못했던 영향까지 작용했죠. 그래서 서울이 전반기 만큼의 박진감 넘치는 공격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서울은 1년 동안 요원했던 이청용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전북의 최태욱을 영입했습니다. 이승렬-김태환이 주춤해진 현 시점에서 데얀-방승환 투톱의 맹활약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태욱 같은 공격 성향의 드리블러가 필요했죠. 최태욱은 지난 시즌 9골 12도움, 올 시즌 2골 6도움을 기록하며 서울 시절의 이청용처럼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기 때문에 서울 공격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들어 상대팀들의 집중적인 견제로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데얀-방승환의 폼이 오를 것이며 리마의 K리그 적응이 순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최태욱은 오른쪽 뿐만 아니라 왼쪽 윙어,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습니다. 전북에서는 주로 오른쪽에서 뛰었지만 안양 시절에 조광래 현 국가대표팀 감독의 조련 속에서 좌우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오가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빙가다 감독으로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최태욱을 왼쪽 윙어로 배치하거나 중앙으로 돌리는 프리롤 형태의 전술을 통해 상대 수비를 괴롭힐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됐습니다. 여기에 제파로프-리마까지 가세하면서 공격의 파괴력이 크게 향상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최태욱은 역습 형태의 공격에 강한 공격수입니다. 자신의 빠른 발을 상대 진영에서 맘껏 두드리며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죠. 역습 공격을 즐기는 빙가다 감독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윙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이기는 축구'로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이끌겠다는 빙가다 감독에게 최태욱은 반드시 필요한 옵션입니다. 과연 최태욱이 지난해 전북의 K리그 우승을 이끈 경험을 서울에서 마음껏 내뿜으며 친정팀에게 우승을 선사할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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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태욱의 국가대표팀 발탁 소식을 알린 전북 홈페이지 (C) 전북현대 공식 홈페이지]

이동국은 끝내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최태욱은 4년여만에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2005년 8월 4일 A매치 북한전 이후 약 3년 9개월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것입니다. 축구팬들 기억속에서 멀어졌던 그가 다시 붉은색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죠. 한때 대표팀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냈을때는 젊고 패기 넘치는 영건 이었지만, 이제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0세가 됩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는 '올드보이vs영건'의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최태욱을 비롯해서 이동국, 최성국, 이천수, 조재진 같은 올드보이들의 대표팀 발탁이 주목되었는데, 결국에는 최태욱 한 명만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는 최태욱이 그동안 자신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최태욱 본인도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그의 축구 인생은 '반짝 선수'의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최강희 감독은 프로야구로 치면 김인식 한화 감독과 유사한 '재활공장장' 입니다. 김인식 감독은 그동안 슬럼프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견급 선수들의 부활을 이끌었습니다. 그동안 잦은 부상으로 고전하던 문동환을 비롯해서 최영필, 추승우가 김인식 감독의 조련속에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올해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은 강동우가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죠.
 
반면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비롯해서 김형범, 임유환, 정경호(현 강원) 등과 같은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했던 선수들의 부활을 도왔습니다. 성남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던 김상식, 수원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했던 루이스를 전북의 정규리그 1위 핵심 주역으로 키웠던 것도 최강희 감독의 몫이 큽니다. 이들에게 많은 믿음을 보이며 변함없는 출전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 큰 효과를 봤던 것이죠. 그리고 최강희 감독의 재활 성과 중에서 가장 값어치가 빛나는 것은 다름아닌 최태욱의 슬럼프 탈출입니다.
 
최태욱은 2005년 일본 J리그 시미즈로 이적한 이후부터 3년 동안 지독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그동안 일본 진출을 원했던 터여서 '재팬 드림'을 이루는가 싶었지만, 시미즈에서 감독 및 팀 닥터와의 불화로 마찰을 빚은끝에 1년만에 K리그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길을 잘못 선택했습니다. 당초에는 울산 이적 예정이었으나 포항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파리아스 감독의 품에 안았습니다. 그런데 3-4-1-2를 쓰는 포항에는 자신의 경기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역할(윙 포워드)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안양(현 FC서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몇차례 뛰었던 경력이 있지만 그 자리에는 '2007시즌 MVP' 따바레즈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윙백으로 전환했지만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끝내 벤치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만약 3-4-3의 울산이었다면 윙 포워드로서 많은 경기를 뛰었을 겁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팀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이 슬럼프를 더욱 키웠던 겁니다.

[사진=최강희 감독 (C) 전북현대 공식 홈페이지]
 
결국 최태욱은 2007시즌 종료 후 전북으로 2-2 트레이드 됐습니다. 팀의 핵심선수로 두드러지게 자리잡지 못했던 선수들끼리의 트레이드(최태욱, 김성근-권집, 김정겸)라는 점을 상기하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멤버였던 그의 위상이 얼마만큼 떨어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전북으로 오면서 연봉까지 줄었습니다. 2004년 안양에서 인천으로 옮기던 당시, 자유계약(FA) 선수 역대 최고의 몸값이었던 이적료 11억원을 기록했던 일은 결국 '고인 물'이 되고 말았죠. 그는 전북 입단 초기에도 팀의 일원으로서 겉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를 최강희 감독이 놓칠리가 없었습니다. 최 감독은 지난해 2월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기자들에게 이러한 쓴소리를 내뱉었습니다. "최태욱은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다. 공격만 할 줄 아는 미드필더는 반쪽짜리 선수다"라고 말입니다. 어느 날 기자들 앞에서는 "최태욱은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 후배들이 배울게 없다"고 거침없이 비난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하프타임때는 모든 선수들이 보든 앞에서 최태욱을 호되게 질책했고 한달동안 2군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3년동안 슬럼프로 고전하던 최태욱을 일깨우기 위한 충격 요법에 들어간 것입니다.
 
최강희 감독은 최태욱을 '최목사'라고 부릅니다. 최태욱이 안양시절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유명했기 때문에 부른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라운드에서 얌전하게 경기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안양 시절 조광래 감독(현 경남 감독)을 아쉽게 했던 내성적인 성격이 최강희 감독에게도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이죠. 최 감독은 최태욱의 부진 원인을 성격에 따른 소극적인 플레이로 진단하여 그라운드 안팎에서 제자에 대한 충격을 가했습니다.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공격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비에 가담하여 부지런히 경기에 임하고, 거침없이 몸싸움을 즐기며 투쟁적으로 경기에 임하기를 원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따끔한 질책으로 강하게 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최태욱은 최강희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지난해 추석 연휴에 최 감독에게 세 장의 편지를 작성하여 자신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감독 스타일에 맞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 요지죠. 그러자 최강희 감독도 세 장의 편지로 답장을 보내며 격려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의 채찍은 여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5일 제주전에서 최태욱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최태욱 본인은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40% 정도였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제자가 편지 하나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바로 붙잡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최강희 감독의 부활신공은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 성남전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최태욱은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30분 동점골을 넣으며 패배 위기에 놓였던 팀의 2-1 역전승의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더니 올 시즌 K리그 11경기에서는 5골 4도움의 기록을 올리며 전북의 정규리그 1위 진입을 이끌었습니다. 이전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수 양면에서 활력소 역할을 도맡으면서 팀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죠. 이제는 3년 9개월만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면서 그동안 자신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의 집요했던 자극이 없었더라면 이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최태욱은 10년전인 1999년 이천수(전남) 박용호(서울)와 더불어 '부평고 3총사'로 불리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로 불렸습니다. 당시 여론에서는 이천수보다는 최태욱의 실력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초중고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였던 반면에 이천수는 그저그런 선수에 불과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천수가 최태욱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방을 반드시 꺾겠다는 근성이 투철했기 때문입니다. 고된 연습을 통해 다져지면서 자신의 가치를 빛냈던 것이죠. 반면 최태욱은 몸싸움을 피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늦은감이 있지만, 최태욱은 그라운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기 자신만의 근성을 지녔습니다. 예전의 경기력으로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선수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최태욱의 마음을 호되게 깨웠던 최강희 감독의 지난날 노력은 결국 '최태욱 대표팀 발탁'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이어졌습니다. 그것도 최태욱의 능력을 믿고 있었기에 얼마든지 채찍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이죠. 최태욱의 부활이 반가운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전북의 정규리그 1위의 중추로 키웠던 최강희 감독의 지도력이 대단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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