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태욱 (C) 효리사랑]
최근 K리그에서 성적이 두드러지게 좋아진 팀을 꼽으라면 부산(3위) 서울(6위) 울산(8위) 입니다. 한때 하위권으로 추락했지만 지금은 예상치 못한 선전을 이루었거나 또는 본래의 페이스를 되찾고 있습니다. 주력 선수 부상 같은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시즌 후반기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부산은 안익수 감독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버티고 있으며, 서울은 데얀의 K리그 득점 1위(15골) 질주가 무서우며, 울산은 김신욱 업그레이드 및 루시오 영입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그 중에 서울은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위상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23일 광주전 4-1 승리로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도달했고, '쌕쌕이' 최태욱(30)이 길고 길었던 부상에서 돌아와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면서 서울의 후반기 행보를 기대하게 됐습니다. 제파로프가 사우디 아라비아 알 샤밥으로 떠났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빅 사이닝이 없었던 서울 입장에서 최태욱 복귀는 마치 새로운 대형 선수를 영입한 기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태욱 효과'를 기대하게 되면서 K리그 2연패 및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특히 최태욱의 광주전 맹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태욱은 후반 5분 교체 투입 후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얼리 크로스를 시도하며 단번에 골 기회를 만들어내는 농익은 공격력을 발휘했습니다. 풀타임 출전했다면 경기 내내 오른쪽에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창출하며 서울의 대량 득점에 실마리를 풀었을지 모릅니다. 최태욱이 출전한 이후에는 서울이 이미 4골 넣으면서 일찌감치 승리가 확정되었지만, 골이 없던 후반전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최태욱의 존재감이 서울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최태욱의 주무기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입니다. 올 시즌 서울의 측면을 맡았던 제파로프-고명진-고요한과 스타일이 다르며(세 명은 패스 위주의 윙어였음), 광주전에서 양쪽 측면을 맡았던 최종환-이승렬보다 완성도가 높으면서 노련합니다. 그리고 김태환보다 더 많은 장점을 지닌 윙어죠. 서울은 지공에 의존하면 공격 템포가 느려지면서 상대의 두꺼운 수비 조직을 뚫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상대 수비 조직력 및 경기 집중력에 민감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최태욱 돌파로 공격을 다변화 하는 장점을 얻었습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 서울 공격을 막기가 어려워졌죠. 왼쪽 풀백은 최태욱을 따라다니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기 힘들게 됐습니다.
다른 소재를 언급하면, 서울의 또 다른 문제점은 데얀-몰리나 투톱의 부조화 였습니다. 특히 제파로프가 떠나기 전까지 두 외국인 공격수들의 호흡이 맞지 못해 공격의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랬던 두 선수는 제파로프와 작별한 이후였던 광주전에서 골 장면을 합작하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서울의 4-1 승리를 주도했습니다. 또한 고명진-데얀의 호흡이 척척 맞게 되었고 몰리나의 폼까지 살아나면서 투톱 공격의 비중이 점차 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태욱 복귀는 데얀-몰리나 투톱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최태욱은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 수비수를 달고 다니는 편입니다. 그동안 측면에서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상대 수비 입장에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죠. 만약 상대팀 왼쪽 풀백이 최태욱 공격을 제어하기 시작하면 동료 선수가 근처 공간까지 커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최태욱이 빠른 타이밍의 볼 배급을 전개하면 상대 수비가 허물어질 수 있죠.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주도했던 데얀-정조국 투톱이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단점을 보완했던 이유는 최태욱 효과에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최태욱이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투톱 공격수들이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최태욱은 부상 이전까지 출중한 득점력을 과시했습니다. 전북 소속이었던 2010시즌 전반기에는 15경기 2골 6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7월말 서울로 이적했던 후반기에는 16경기 6골 2도움을 올렸죠. 전북에서는 이동국-에닝요-루이스와 공존하면서 이타적인 역량에 힘을 실었다면 서울에서는 때에 따라 박스 안까지 파고들면서 골을 노렸죠. 또는 박스쪽에서 데얀-몰리나와의 연계 플레이를 활용한 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태욱 복귀 자체만으로 서울의 공격력이 강해졌습니다.
최태욱 실전 감각은 광주전 한 경기를 놓고 보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닙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서울의 8월 일정이 빡빡하지 않기 때문에(FA컵 8강 탈락)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초가을까지 K리그에서 경기 흐름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알본좌' 알 이티하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최태욱이 올해 다난한 시즌을 보냈던 서울의 갈증을 완전히 풀어줄지 앞으로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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