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지동원, FA컵 골이 필요하다

효리사랑-축구 2012/01/28 10:07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박주영-지동원 (C) 유럽축구연맹-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이번 주말에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컵 4라운드(32강)가 진행됩니다. 한국인 선수들의 출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박지성이 소속된 맨유는 28일 저녁 9시 45분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격돌하며, 지동원이 속한 선덜랜드는 29일 저녁 10시 30분 미들즈브러와 맞대결합니다. 박주영이 뛰는 아스널은 30일 새벽 1시 애스턴 빌라와 5라운드 진출을 다투게 됩니다.

박지성은 리버풀전에서 결장해도 팀 내 입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박주영과 지동원은 FA컵 4라운드에서 자신의 진가를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소속팀의 벤치 멤버로 굳어진지 이미 오래되었죠. 미들즈브러전, 애스턴 빌라전은 시즌 후반기 반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 입니다. 두 명의 한국인 공격수에게는 골이 필요합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과 마틴 오닐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면 공격수 답게 강렬한 임펙트를 보여줘야 합니다.

박주영은 애스턴 빌라전 출전이 유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빈 판 페르시가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휴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앞으로 다가올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려면 FA컵 4라운드는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티에리 앙리의 부상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90분을 소화할 체력인지는 의문입니다. 박주영이 어떤 형태로든 경기에 뛸 것으로 짐작됩니다. 만약 조커로 투입되면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겠지만, 골을 넣기 위해 박스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거나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재치있는 포지셔닝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애스턴 빌라전은 올 시즌 아스널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릅니다. 국내 축구팬들이 바라는대로 임대를 떠난다면 말입니다. 1월 이적시장 종료가 얼마 안남았죠. 마루앙 샤막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었지만 모로코 탈락이 확정되면서 조만간 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앙리의 2개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원톱 No.2는 샤막이 유력합니다. 박주영보다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아스널에서의 경험이 앞섭니다. 물론 샤막도 줄곧 벤치를 지켰죠. 박주영이 앞으로 출전할 기회가 마땅치 않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임대를 떠나지 않으면 애스턴 빌라전에서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26일 칼링컵 4라운드(16강) 볼턴전에서 골을 넣었던 것 처럼 말입니다. 당시 볼턴전 골이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보장하지 못했지만, 그때의 활약이 없었다면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전-칼링컵 맨시티에 선발 출전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는 그때와 조금 다른 환경입니다. 지난 23일 맨유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투입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골을 넣으면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지동원은 니클라스 벤트너의 안면 부상 속에서도 FA컵 4라운드 미들즈브러전 선발 출전을 장담 못합니다. 벤트너가 22일 스완지전에서 전반 11분 앙헬 란헬과 충돌하면서 안면 부상 당할 때 코너 위컴이 교체 투입했습니다. 위컴은 벤트너와 더불어 190cm대 신장을 자랑하며 잉글랜드 국적입니다. 오닐 감독이 선호하기 쉬운 타입이죠. 반면 지동원은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박스 안에서 몸싸움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위컴보다 발재간, 경기 운영, 포지셔닝이 발달되었지만 선덜랜드의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성향상 아쉬움이 있죠.

그러나 위컴의 선발 제외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위컴이 스완지전에서 부진했죠. 지동원이 미들즈브러전에서 오닐 감독에게 선택 받을 수 있습니다. 지동원은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서 미들즈브러전 출전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미들즈브러전은 오닐 감독이 지동원과 위컴 중에서 누구에게 무게를 두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겠죠.

지동원도 박주영처럼 FA컵 4라운드에서 골을 넣어야 합니다. 오닐 감독에게 어필할 키워드는 골이죠. 위컴이 체격과 국적에서 오닐 감독의 신뢰를 받기 쉽지만 특출난 골 결정력을 자랑했던 선수는 아닙니다. 지동원이 위컴보다 더 좋은 기량과 무한 잠재력을 갖춘 선수임을 과시하려면 득점을 통해서 공격수의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첼시-맨시티전에서 조커로 출전하여 골을 터뜨렸던 경험을 놓고 보면 미들즈브러전 교체 투입으로 시즌 3호골에 도전할 역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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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동원 (C)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safc.com)]

마틴 오닐 선덜랜드 감독은 22일 선덜랜드 지역지 <선덜랜드 에코>를 통해 지동원 임대를 원하는 팀들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느 팀이 임대를 요구했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심을 나타낸 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오닐 감독이 직접 언급한 것은 지동원을 활용할 의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기억속에서는 지동원의 지난 1일 프리미어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전 종료 직전 결승골의 강렬한 임펙트가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동원은 지난 15일 첼시전, 22일 스완지전에서 결장했습니다. 첼시는 자신의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 상대였고, 스완지전은 국내 방송사 중계진이 현지 생중계를 했던 경기라서 출전 불발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스완지전은 지동원보다는 위컴, 위컴보다는 벤트너-세세뇽 콤비가 오닐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알았던 경기였습니다. 벤트너가 경기 초반 안면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위컴이 공백을 대신했죠. 지동원은 오닐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벤트너-세세뇽은 오닐 감독이 선호하는 빅&스몰에 어울리지만, 위컴이 지동원보다 잘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오닐 감독은 위컴을 사실상 No.3 공격수로 낙점했습니다.

굳이 한계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지동원은 오닐 감독의 빅&스몰에 1순위로 어울리는 카드는 아닌 것 같습니다. 187cm 장신 공격수지만 벤트너(195cm) 위컴(191cm)보다 신장이 조금 작습니다.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박스 안에서 몸싸움과 제공권 다툼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죠. 더욱이 위컴은 잉글랜드 국적입니다. 오닐 감독은 애스턴 빌라 사령탑 시절 잉글랜드 출신 선수를 선호한 지도자로 유명하죠. 지동원과 위컴의 차이는 오닐 감독의 성향 이었습니다.

지동원이 쉐도우로 전환하기에는 오닐 감독 앞에서 연계 플레이가 검증되지 못했습니다. 브루스 전 감독이 경질되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그 자리에서 세세뇽이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전임 감독 시절에는 왼쪽 윙어로서 도움을 기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2011년 9월 26일 노리치전) 하지만 오닐 감독 부임 이후 맥클린이 팀의 새로운 왼쪽 윙어로 떠올랐습니다. 맥클린은 세세뇽과 더불어 상대 진영에서 저돌적인 돌파력과 감각적인 기교를 앞세워 선덜랜드 공격의 활력소로 떠올랐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닐 감독과 똑같은 북아일랜드 출신입니다.

선덜랜드는 오닐 감독 부임 이후 리그에서만 5승1무2패를 기록했습니다. 브루스 감독 경질 당시에는 17위에 그쳤지만 지금은 10위에 올랐습니다. 오닐 감독이 이전에 몸담았던 애스턴 빌라(11위)보다 한 계단 높은 순위 입니다. 그리고 오닐 감독이 애스턴 빌라를 리그 중상위권 팀이자 2008/09시즌 중반에 3위로 이끌었던 지도력을 놓고 보면 선덜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 지동원을 얼마만큼 활용할지 의문입니다. 지동원 임대를 원하는 팀들의 제안을 거절할 정도로 자신의 계획에 포함된 선수임을 입증했지만, 향후 조커로 활용하겠다면 지동원에게 반갑지 않습니다. 지동원에게 필요한 것은 넉넉한 출전 시간 입니다. 아직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부족하지만 그 아쉬움을 풍부한 실전 경험으로 해결하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벤치에 계속 머물면 실전 감각 저하로 어려움에 빠집니다. 오닐 감독은 지동원보다는 위컴을 원하는 추세 입니다. 만약 벤트너-세세뇽 투톱이 분전하고 위컴이 오닐 감독 기대에 부응하면 지동원이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힘듭니다.

지동원 임대는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 였습니다. 우선, 좋은 시나리오라고 표현하기는 어색합니다. 잉글랜드가 아닌 다른 리그의 클럽으로 임대되면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 스타일과 다르기 때문이죠. K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지 1년이 되지 않은데다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 2골을 넣으면서 굳이 임대를 떠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동원은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합니다. 올해 여름 런던 올림픽에서 박주영(와일드카드 유력)-손흥민-김현성-김동섭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소속팀에서 발달된 경기 감각이 필요합니다. 홍명보호는 공격 옵션들이 풍부합니다. 아무리 유럽파라도 주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의 소속팀 활약을 중시하는 지도자입니다. 지동원이 두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기르려면 소속팀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합니다. 앞으로 오닐 감독에 의해 조커로 활용되거나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반복되는 추세라면 같은 리그의 팀으로 임대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오닐 감독 특유의 성향이 지동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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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동원 (C)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safc.com)]

지난 2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선덜랜드의 승리를 이끈 지동원. 4일 위건전에서는 선발 출전 여부로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후반 43분에 교체 투입했습니다. 팀이 4-1 승리를 굳힌 상황에서 잠깐 출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후반 4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이 너무 뜨고 말았습니다. 위건전은 경기 출전에 만족했던 경기였습니다.

지동원의 위건전 선발 제외는 마틴 오닐 감독이 벤트너-세세뇽을 믿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아무리 지동원이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1경기 만으로 팀 내 입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벤트너-세세뇽은 선덜랜드의 현 전력에서 오닐 감독이 선호하는 '빅&스몰' 조합에 적합한 인물들입니다. 특히 세세뇽은 이제는 팀 공격의 중추로 떠올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벤트너의 기복이 심한 활약이라면 지동원이 주전을 노릴 수 있지만 빅맨으로 떠오르기에는 몸싸움이 취약합니다. 지동원의 현실적인 경쟁자는 세세뇽 입니다.

위건전 선발 제외의 또 다른 원인은 선덜랜드의 맞춤형 전술 때문입니다. 선덜랜드는 위건전에서 4-4-2가 아닌 4-1-4-1로 변형했습니다. 벤트너가 원톱을 맡았으며, 맥클린-리차드슨-데이비드 본-세세뇽이 2선 미드필더, 캐터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위건의 3-4-3을 공략하겠다는 뜻입니다. 공격 옵션들을 늘리면서 위건의 빌드업을 늦추겠다는 계산이었죠. 오닐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포어 체킹을 시도하여 위건 수비진을 강하게 밀어붙인끝에 상대팀 1차 패스가 끊기고 공간이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4-1 승리의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동원은 세세뇽처럼 측면에서 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 측면은 23세 영건 제임스 맥클린이 담당했으며 위건전에서 1골 기록했습니다. 후반 10분 데이비드 본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골문 중앙에서 헤딩 슈팅을 날렸고,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다시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35분에는 아크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왼쪽으로 찔러준 패스가 데이비드 본의 골로 이어졌습니다. 좋은 기술력과 순발력을 지닌 선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오닐 감독 부임 이후 출전 기회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띱니다. 맨시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죠. 지동원이 왼쪽 윙어를 노리기에는 맥클린 성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닐 감독 시각에서는 지동원을 유망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21세의 나이를 봐도 말입니다. 벤트너-세세뇽을 주전 공격수로 기용한 것은 최전방에 경험있는 선수를 활용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선덜랜드가 한때 중하위권에 머무르면서 유망주를 실전에서 키우기에는 위험했습니다. 지동원이 맨시티전 이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선덜랜드는 위건전 승리로 10위에 진입했지만 지동원은 당분간 조커 활용이 빈번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붙박이 주전 진입은 무리라는 뜻이죠.

하지만 슈퍼 조커도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주전으로 뛰기에는 불안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벤트너를 벤치로 보내기에는 경험과 몸싸움에서 밀리며 세세뇽은 선덜랜드의 공격을 좌우하는 존재로 떠올랐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에 적응할 필요도 있죠. 만약 주전으로 많은 경기에 투입했음에도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에따른 부담을 짊어져야 할 지 모릅니다. 오닐 감독은 스티브 브루스 전 감독과 달리 자신의 전술 색깔이 뚜렷한 지도자입니다. 지동원은 오닐 감독에게 맞춰야 하는 상황이죠.

그렇다고 조커에 계속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유망주의 틀을 스스로 깨야 합니다.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없지만 꾸준히 강렬한 임펙트를 키울수록 오닐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쉽습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좋습니다. 첼시전에 이어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으면서 강팀 경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경험있는 선수들이 중용되기 쉽지만 지동원은 조커로 골을 넣은 경험이 두 번이나 있습니다.

오는 9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는 FA컵 64강 피터보로 유나이티드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컵이자 상대팀이 2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었던 벤트너-세세뇽이 휴식을 부여받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두 선수에 비해 출전 시간이 적었던 지동원 활약상을 기대할 수 있죠.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오닐 감독에게 자신의 축구 재능을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시즌 3호골 여부와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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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동원 (C)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safc.com)]

축구에서 가장 극적인 골을 꼽으라면 버저비터골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에 팀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리는 장면 말입니다. 약팀이 강팀을 제압하거나 라이벌전 승리라면 버저비터골을 쏘아올린 짜릿함이 커집니다. 축구에서 버저비터골은 흔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날 무렵에 엄청난 체력을 소비합니다. 농구처럼 슛이 자주 성공하거나 야구처럼 끝내기 결승타가 빈번한 것도 아닙니다. 그만큼 희소 가치가 크다는 뜻이죠.

2009년 9월 2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나왔던 마이클 오언의 버저비터골을 기억하십니까. 후반 49분 맨시티가 크레이그 벨라미 동점골에 의해 3-3으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언의 예상치 못했던 한 방이 터지면서 맨유가 4-3으로 승리했습니다. 후반 49분에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빨리 골을 넣었습니다. 경기 종료가 임박했음에도 이대로 경기를 끝낼 수 없다는 승부근성이 발동한 셈이죠. 맨유 입장에서는 기적 이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1월 2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에 벌어졌던 선덜랜드와 맨시티의 맞대결. 현지 시간으로는 1월 1일 저녁 입니다. 잉글랜드의 새해 첫 날 부터 '태극전사' 지동원이 버저비터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후반 48분 선덜랜드가 역습을 펼칠 때 왼쪽 측면에서 볼을 터치하면서 박스 부근까지 접근했고, 중앙에 있던 스테판 세세뇽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을 때 골문과 가까운 쪽에 접근하면서 맨시티 골키퍼 조 하트를 제치고 왼발로 골을 해결지었습니다. 선덜랜드의 1-0 승리를 이끈것과 동시에 리그 선두 맨시티에게 패배를 안겼습니다. 현지 잉글랜드 축구팬들에게 지동원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지 않았나 짐작됩니다.

지동원의 버저비터골은 감격스러운 골 장면입니다. 맨시티전 이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마틴 오닐 감독 부임 이후 팀 내 입지가 축소됐습니다. 오닐 감독이 최전방 공격수를 빅&스몰로 구성하면서 잉글랜드 선수를 선호하는 것은 익히 알려졌죠. 지동원은 몸싸움이 부족하기 때문에 타겟맨에 세우기에는 니클라스 벤트너(경험)-코너 위컴(191cm, 잉글랜드 커넥션)보다 경쟁력에서 밀립니다. 쉐도우쪽에서는 세세뇽 기량이 최근에 물이 올랐죠. 그래서 지동원이 실전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벤트너는 기복이 심했고 위컴은 19세 유망주였을 뿐입니다. 지동원은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강력한 임펙트가 필요했습니다.

4경기 만에 출전한 지동원은 후반 32분 교체 투입했습니다. 선덜랜드가 맨시티 파상 공세를 연이어 막아내면서 수비에 자신감이 붙었던 시점 이었습니다. 지동원이 오닐 감독에게 선택 받은 것은 선덜랜드 벤치가 경기를 승리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선덜랜드는 맨시티에게 슈팅 8-27(유효 슈팅 3-5, 개) 점유율 31-69(%)로 밀렸습니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맨시티 공격 템포를 늦추는데 주력했었죠. 특히 맨시티 공격수 에딘 제코는 슈팅 10개를 날렸음에도 단 1골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제코의 불운이 거듭될수록 선덜랜드가 경기 흐름에서 결코 밀리지 않게 됐죠. 그리고 지동원이 버저비터골을 넣으며 선덜랜드가 1:0으로 승리했습니다. 리그 선두팀을 이렇게 요리했습니다.

지동원은 맨시티전 골에 의해 팀 내 입지에서 경쟁력이 생기면서 주전으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선덜랜드가 고질적인 득점 부족(19경기 23골)에 시달렸음을 감안하면 벤트너-세세뇽(이상 3골) 위컴(1골) 같은 공격수들의 빈곤한 득점력이 아쉬움에 남습니다. 아무리 오닐 감독이 빅&스몰 조합을 원할지라도 공격수의 본분은 골 입니다. 지동원은 리그 13경기 중에서 1경기만 선발 출전했을 뿐 넉넉한 출전 시간을 확보했던 선수는 아닙니다. 오닐 감독에게 충분한 기회를 얻으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 이란전 2골,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 펼쳤던 역량을 봐도 말입니다.

맨시티전 골은 잉글랜드 현지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넓히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경기를 봤던 잉글랜드 축구팬들도 버저비터골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잉글랜드 현지에서 한국인 공격수의 경쟁력이 상승하는 계기가 되었겠죠. 과거에는 이동국이 미들즈브러에서 실패했고 지금의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2011년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현존하는 한국 최정상급 공격수지만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나마 지동원은 시즌 초반 첼시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지만 그 이후에도 출전 시간 부족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맨시티전 골에 의해 한국인 공격수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지동원의 맨시티전 골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또 다른 이득을 얻었습니다. 최강희호 출범을 앞둔 국가 대표팀에서는 이동국의 대표팀 승선 분위기가 고조되었고,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박주영의 와일드카드 합류가 유력합니다. 지동원이 두 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려면 소속팀에서 단련된 경기 감각이 중요합니다. 시즌 전반기까지 실전 경험 저하에 빠지자 10-11월 A매치에서 부진했습니다. 최근에는 선덜랜드에서 3경기 연속 결장했죠. 이제는 맨시티전에서 버저비터골을 넣으면서 앞으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전망입니다. 현지 기준으로 잉글랜드 새해 첫 날부터 멋진 골 장면을 연출한 지동원의 2012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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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주영-지동원 (C) 유럽축구연맹,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 safc.com)]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의 2011/12시즌 행보는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졌다는 평가입니다. 박지성이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력 멤버로 활약중이지만 산소탱크 한 명만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청용은 프리시즌에 정강이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내년 3월 복귀 예정이며, 박주영-지동원은 소속팀이 내년 1월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공격수 영입을 검토하면서 시즌 후반기 팀 내 입지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직 벤치 멤버를 면치 못한 두 선수 앞날에 숨통이 트였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됩니다.

박주영-지동원의 좁아진 팀 내 입지는 한국 대표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지동원은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실전 감각과 컨디션이 무뎌진 끝에 대표팀에서 인상깊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죠. 그 여파는 조광래호 성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박주영은 9~11월 조광래호 6경기 8골을 터뜨렸지만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까지 A매치를 치르지 않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아스널에서 아스널에서 이렇다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 쿠웨이트전 맹활약을 장담 못합니다. 8월 일본전 부진을 떠올려봐도 말입니다.

한국이 쿠웨이트전에서 승리하려면 박주영-지동원이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쿠웨이트전에서는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겠지만 선수 기량을 관찰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박주영-지동원이 중용될지 모릅니다. 특히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 유럽파에게 먼저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물론 감독 전술 성향이 변수겠죠. 박주영-지동원 입장에서는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늘리며 다양한 장점을 과시할수록 신임 대표팀 감독의 신뢰를 얻기 쉽습니다. 소속팀에서 무르익은 감각이 대표팀까지 영향을 끼치면 한국의 쿠웨이트전 전망이 긍정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박주영 임대를 주장합니다. 제르비뉴-샤막의 내년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된 선수지만 여전히 판 페르시가 주전 공격수 입니다. 박주영은 판 페르시의 체력 안배를 돕거나 팀이 투톱으로 전환할 때 그라운드에 투입되는 백업 공격수 성격이 짙죠. 그런데 현지 언론에서 아스널이 내년 1월에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한다는 보도를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박주영 입지가 불투명합니다.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서라면 임대 자격으로 다른 팀에서 활약하는 것이 좋다는 국내 여론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박주영 임대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벵거 감독이 지난 11일 에버턴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은 후반기에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했었죠. 내년 1월부터 병행하는 FA컵에서 박주영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할지 모릅니다. 박싱데이를 마치면 판 페르시의 체력과 부상 위험성이 우려되는 만큼 박주영의 프리미어리그 출전이 성사될지 모를 일입니다.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해도 그 선수가 판 페르시 백업을 받아들일지 의문입니다. 아스널은 지금까지 원톱을 유지했습니다. 판 페르시의 부상을 대비하려면 기본적으로 백업 공격수가 필요하지만요. 박주영은 그때도 아스널 백업 공격수를 면치 못할지 모릅니다.

박주영이 벵거 감독에게 강렬한 임펙트를 과시하려면 적은 출전 시간속에서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합니다. 칼링컵-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기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살펴보면 순간적인 집중력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팀의 빠른 공격 템포를 쫓아오지 못하면서 부정확한 패스를 연결하거나 골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다른 팀에 임대되어도 모나코 시절보다 역동적인 경기 자세가 필요합니다. 만약 아스널에 잔류하면 실전에서 필사적으로 뛰어야겠죠.

지동원은 오닐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11일 블랙번전에서 부진했습니다. 선덜랜드가 0-1로 밀렸던 후반 31분에 교체 투입했지만 혼자의 힘으로 상대팀의 끈질긴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데이비드 본, 라르손 같은 동료 선수들이 후반 막판에 골을 터뜨리면서 선덜랜드가 역전승을 거두었지만 지동원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묻어났습니다. 선발로 출전했던 위컴이 부진했고, 세세뇽은 고질적으로 골이 부족하고, 벤트너가 부상 당한 상황에서 지동원이 오닐 감독에게 해결사 기질을 보여줬어야 합니다.

문제는 선덜랜드가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공격수를 영입할지 모릅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15일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공격수 옐라비치의 선덜랜드 이적설을 제기했습니다. 옐라비치는 올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17경기 12골)를 기록중인 공격수로서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이 제기된 이력이 있습니다. 체격 조건(187cm, 84kg)을 놓고 보면 오닐 감독의 빅&스몰 체제에서 타겟맨을 맡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선덜랜드가 공격수를 영입할 의지 여부를 떠나서, 옐라비치 이적설은 벤트너-위컴 같은 빅맨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을 꼬집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각을 떨쳤던 한국 선수들의 공통점은 포지션이 측면 이었습니다. 박지성-이영표-설기현-이청용은 측면 옵션입니다. 반면 이동국-김두현-조원희 같은 중앙에서 뛰는 선수들은 실패했죠. 최근에는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활발히 기용되었지만 윙어로 뛸때의 경기력이 더 좋은 선수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중앙의 압박이 강한 특성이 있습니다. 박주영-지동원 같은 중앙 공격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려면 만만치 않은 노력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힘든 나날을 보냈고, 앞날을 알 수 없지만, 시즌 후반기 화려하게 비상하는 모습을 많은 축구팬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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