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스크 파브레가스-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의 문제점은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세스크 파브레가스(23)의 존재감에 따라 경기력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입니다. 아스날이 올해 1월 프리미어리그 1위로 도약했던 원인은 파브레가스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며, 시즌 막판 걷잡을 수 없는 경기력 부진에 시달렸던 원인은 파브레가스의 햄스트링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아스날과 애스턴 빌라의 박싱데이 경기에서는 파브레가스의 존재감이 돋보였습니다. 아스날은 후반 중반 무렵까지 맥 빠진 경기 운영을 거듭한 끝에 애스턴 빌라의 공세를 막지 못해 후반 11분 파브레가스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 않았던 파브레가스는 교체 투입한지 8분 만에 프리킥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35분에는 테오 월컷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굳히게 했고 4분 뒤에 다시 교체 됐습니다. 팀 승리의 주역은 28분 동안 2골을 넣은 파브레가스 였습니다.
이러한 예는 파브레가스의 영향력이 아스날에서 얼마만큼 강한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스날의 골 과정에서 파브레가스가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장면이 많은데다, 파브레가스가 팀 공격의 물꼬를 트기 때문입니다. 아스날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 시즌까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쳤던 사례처럼, 아스날도 파브레가스에 대한 의존이 컸습니다. 그래서 아스날은 파브레가스의 이적을 원치 않을 것이며 적어도 올해 여름에는 잔류 시키기 위한 몸부림을 펼칠 것입니다.
그런 아스날이 최근 파브레가스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FC 바르셀로나, 이하 바르사)의 트레이드설에 직면했습니다. 바르사가 다비드 비야 영입을 확정지으면서 즐라탄에 대한 필요성이 줄었고, '바르사 유스 출신의' 파브레가스가 그동안 바르사 이적을 원했기 때문에 트레이드설이 불거졌습니다. 파브레가스와 즐라탄의 트레이드설은 바르사에게 이득이겠지만 아스날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파브레가스를 바르사에 보내고 즐라탄을 영입하면 전력적인 큰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물론 즐라탄은 세계 최고의 타겟맨으로써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195cm의 높은 신장과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와의 1:1 대결을 이겨낼 수 있는 장점이 있고(인터 밀란전에서는 루시우-사무엘 조합에 막혔지만) 다양한 슛 감각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비록 바르사에서는 계륵으로 전락했지만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29경기 16골 7도움,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 4골 2도움을 기록해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그 이전 소속팀이었던 인터 밀란과 유벤투스에서도 다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즐라탄의 북런던행은 아스날에게 이롭지 않습니다. 올 시즌 아스날에서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과시했던 니클라스 벤트너가 즐라탄과의 컨셉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아스날 입장에서 벤트너는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키워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경기에 출전시켜야 합니다. 벤트너의 본래 포지션이 타겟맨이면서도 로빈 판 페르시의 존재감에 의해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하는 이유는 실전 감각을 향상 시키기 위한 벵거 감독의 혜안입니다. 또한 벤트너는 장신이면서도 빠른발과 화려한 발재간을 자랑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아스날의 스리톱 중앙은 판 페르시가 도맡습니다. 판 페르시는 즐라탄-벤트너 같은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강점으로 삼는 타겟맨이 아니지만 중앙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성실히 소화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아스날은 박스 안에 포진한 공격수에게 골 기회를 한 번에 찔러주는 논스톱 패스와 크로스보다는 여러 차례의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며 콤비 플레이를 유도하는 성향입니다. 그래서 판 페르시는 2선으로 내려오면서 동료 선수가 연결한 공격을 재차 연결하거나 자신이 직접 골을 해결짓습니다.
문제는 즐라탄이 오면 판 페르시가 윙 포워드로 내려가야 합니다. 하지만 판 페르시는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뛰기를 원하는 선수이며 페예노르트 시절 자신을 측면 옵션으로 기용한 코칭스태프와의 마찰까지 빚었던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두 선수 사이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한데, 팀 전력 강화를 위한 경쟁이 아닌 소모적인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스날도 바르사와 더불어 패스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바르사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즐라탄이 또 다시 아스날에서 같은 입장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스날이 즐라탄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패스 게임을 하면서 선 굵은 축구까지 병행하는 경기 운영의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벵거 감독 체제에서 오랫동안 패스 게임에 익숙했기 때문에 즐라탄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하는 축구는 아스날의 색깔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바르사도 올 시즌 즐라탄에 초점을 맞추는 전술을 펼친적이 있었으나 지난 시즌의 'HEM(앙리-에토-메시) 트리오'로 짜인 삼각편대처럼 많은 골을 양산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아스날의 즐라탄 영입은 팀의 불안 요소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즐라탄 영입이 곧 파브레가스의 이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아스날 선수층에서 파브레가스를 대신할 존재가 없습니다. 서두에서 아스날은 파브레가스의 공격력에 의존하는 팀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나마 사미르 나스리가 파브레가스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만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파브레가스가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를 즐기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것과 달리, 나스리는 횡적인 성향을 즐기다보니 상대 압박 타미밍을 벌어주는 문제점이 있으며 공격 전개 과정에서 공을 끄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임펙트를 발휘하는데 한계를 겪으면서 왼쪽 윙 포워드 역할을 맡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아스날은 파브레가스의 올해 여름 이적을 어떻게든 막아낼 것이며 적어도 다음 시즌까지 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무리 새로운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하더라도 아스날 공격 옵션과의 유기적인 호흡을 섣불리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에 파브레가스의 이적 그 자체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브레가스의 진로를 놓고 힘겨운 행보를 걷게 될 벵거 감독의 어깨가 무겁게 느껴집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Daum 아이디가 있으신분들 중에서 저의 글이 좋으면 여기 를 눌러 주세요. 효리사랑의 글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