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건 시절의 조원희 (C) 위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29일 남아공 월드컵 예비 엔트리 30인을 선정한 뒤 다음달 중순 최종 엔트리 23인을 확정지을 계획입니다. 이번달 말에 최종 엔트리가 결정 될 예정이었으나 검증된 옥석을 가리기 위해 기량 및 컨디션을 더 살펴보고 날짜를 늦추는 방안으로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 선수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무대를 밟으려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죠. 함께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도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마음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조투소' 조원희(27, 수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원희의 남아공행, 장담할 수 없다
우선, 조원희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었으나 본선 3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당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으나 측면 수비력이 약한 문제점을 이기지 못해 토고전에서 송종국, 프랑스-스위스전에서 이영표에 밀려 벤치를 지켰습니다. 이듬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하여 2008년 수원의 정규리그 우승을 통해 K리그 최고의 홀딩맨으로 거듭났고 그 이후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 자원으로 활용되면서 기성용과 찰떡궁합 호흡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위건 소속이었던 지난 1월 수원 임대를 택한 것은 남아공 월드컵 무대를 밟겠다는 메시지와 일치합니다. 위건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지더니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서의 극심한 부진으로 전반 36분 질책성 교체되었기 때문에 대표팀 합류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여기에 차범근 수원 감독의 복귀 요청까지 맞물리면서 꾸준한 경기 출전을 위해 K리그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중시하는 만큼, 조원희는 수원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허심을 사로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조원희는 지난 2월 27일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은 자신감에 힙입어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끈끈한 대인마크와 적극성에서 비롯된 세밀한 커팅 실력을 뽐내며 위건에서의 실전 경험 부족을 메우는데 성공했습니다. 특유의 순발력이 되살아났고, 투철한 지구력을 바탕으로 중원을 폭 넓게 커버했고, 주닝요와의 척척 맞는 호흡을 통해 패스를 전개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조원희의 분전과 달리 수원이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시달린다는 점입니다. 수원이 거의 매 경기에서 2~3실점을 허용하는 원인은 수비수들의 안이한 위치선정과 매끄럽지 못한 커버 플레이, 느슨한 대인마크에서 비롯되었고 특히 서울전에서는 골키퍼 이운재의 실수도 한 몫을 했습니다. 그래서 수원은 2승5패로 K리그 12위에 미끄러졌는데, 이러한 행보는 조원희의 대표팀 합류가 타당한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팀의 조용형-강민수 센터백 조합이 지난해 K리그 14위 팀 제주의 센터백이라는 이유로 축구팬들에게 과소평가 되었던 것 처럼(강민수는 현재 수원 소속) 조원희도 수원 성적 때문에 과소평가 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원희가 수비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선전하는 이유는 수원의 3선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수원은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의 종 간격이 다른 팀들보다 길으며 그 폭을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원과 상대하는 팀들은 측면 공격을 통해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간파하는 전략을 썼는데 특히 전북-서울-성남이 그 작전으로 재미를 봤습니다. 조원희가 버티는 중앙에서의 정면 승부보다는 상대 약점 찌르기에 초점을 맞췄죠. 조원희의 남아공행이 힘든 이유를 수원 성적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조원희의 남아공행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신형민이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허정무호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중앙 미드필더 4명을 기용할 수 있는데(김재성은 오른쪽 윙어 자원)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은 사실상 확정이고 조원희와 신형민 중에 한 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신형민은 올해 초 대표팀에서 김정우와 함께 빠른 판단력과 부지런한 움직을 앞세운 궂은 일을 도맡으며 A매치 3경기에서 21개의 패스를 차단했고 특히 일본전 3-1 승리의 주역으로 거듭났습니다. 최근 포항에서는 공격 가담이 늘어나면서 부지런한 모습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형민의 오름세는 조원희의 남아공행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자신과 같은 컨셉의 홀딩맨인데다 일본전 맹활약을 통해 허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파리아스 전 포항 감독에 의해 기량이 부쩍 성장하면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디딤돌 역할을 했었고 그 여세를 몰아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더니, 그 자신감이 올 시즌 포항에서의 활발함으로 이어져 남아공행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국제 경기 경험 및 기성용과의 호흡에서는 조원희가 한 수 위에 있지만, 신형민의 무한성장이 허정무 감독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성용이 셀틱에서 잦은 결장을 거듭하며 실전 경험이 떨어졌다는 점은, 기성용과 비슷한 컨셉인 구자철의 남아공행이 설득력을 얻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김정우가 대표팀의 홀딩맨으로 굳어진 현 시점에서는 기성용 백업 옵션의 필요성이 대두 됐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언론을 통해 기성용에 대한 거듭된 신뢰를 내비치고 있지만, 선수 본인이 원래의 폼을 되찾지 못하면 또 다른 선수가 대체할 수 있습니다. 만약 구자철이 합류하면 조원희-신형민이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지는데, 대표팀 중원이 지금까지 기성용 중심 체제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구자철 합류가 현실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조원희의 남아공행은 다음달 16일 A매치 에콰도르전 활약 및 컨디션에서 결정 될 것입니다. 허정무호가 예비 엔트리에 포함 된 선수들을 불러 모아 훈련을 한 뒤 에콰도르전을 치르고 그 이후에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기 때문에 조원희에게 에콰도르전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비엔트리 30인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에콰도르전에서 실력을 검증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원에서 얼마만큼 꾸준한 폼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남아공행에 대한 명분을 얻을 것입니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어 남아공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