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광래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조광래 감독, 그리고 그를 경질한 대한축구협회(KFA) 고위층 모두가 잘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이 대표팀 감독 경질을 결정하려면 기술위원회가 소집되어야 하는데 그 절차가 생략됐습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새로운 기술위원회가 발표된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조광래 감독은 사임 언질을 들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을 믿기에는 대표팀 성적 부진 및 온갖 잡음이 걸림돌이었죠.

우선,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의 조광래 감독 경질은 타이밍이 안좋습니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쿠웨이트전에서 패하고, 레바논이 UAE를 제압하면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하지 못합니다. 새로운 감독이 쿠웨이트전 지휘봉을 잡았으나 한국이 패하면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한국의 홈에서 쿠웨이트전이 열린다고 할지라도 상대팀은 4주 전지훈련을 계획중이라고 합니다. 쿠웨이트가 중동팀이라는 점에서 심판이 상대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수원-알사드 경기를 봐도) 새로운 감독이 쿠웨이트전을 부담스럽게 생각할지 모릅니다. 쿠웨이트전은 조광래 감독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한국은 3차 지역예선 B조 1위팀 입니다. 지난달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패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무리 경기력이 저조하지만 3차 지역예선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아쉬운 결정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광래 감독이 쿠웨이트전 승리를 이끈다고 할지라도 경기력이 미흡하면 그때 경질을 검토하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경질 수순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발표 이전에 TV 스포츠뉴스를 통해서 처음으로 전해졌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놀랄 수 밖에 없었죠. 비공식적인 경질 절차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감독 거취가 TV에서 먼저 보도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적어도 기술위원회는 소집되었어야 했습니다. 또 하나 불편한 사실은 스폰서 입김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면 스폰서 수입이 중요합니다. 스폰서 앞에서 감독을 지켜내지 못했던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이 아쉽기만 합니다. 조광래 감독 경질을 계기로 이제는 스폰서가 감독 거취를 운운하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힘이 약해졌다는 뜻이죠.

조광래 감독 경질을 최초로 보도했던 TV 스포츠뉴스에서는 고트비-최강희-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후임자 후보로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고트비 감독은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일 뿐 감독으로서 뚜렷하게 성공했던 결과물이 부족합니다.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서 2011년 아시안컵 8강 탈락에 그쳤고, 대회가 끝난 뒤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 감독을 맡았으나 팀은 10위에 머물렀습니다. 감독 경력까지 적은 편이죠. 최강희 감독은 전북과 함께하기를 원하며, 홍명보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올인해야 합니다. 베어벡 감독 사례를 봐도 대포팀 겸임 체제는 감독이 힘듭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아직 누구에게 대표팀 감독을 제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트비-최강희-홍명보 감독은 언론에서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언급된 지도자였을 뿐입니다. 조광래 감독 경질 수순을 놓고 보면 대표팀 차기 사령탑을 희망하는 지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쿠웨이트전을 함께 염두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층 결정이 아쉽지만,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을 순탄하게 운영했다면 이 같은 극단적인 결과가 초래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기존의 한국 축구 색깔을 바꾸기 위해 패스와 속도를 중요시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접목시키는 어려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이 변화를 주는 방식은 잘못됐습니다. 한국 축구의 장점이었던 압박-스피드-파워가 새로운 전술에 묻히면서 대표팀 고유의 연속성이 결여되고 말았습니다. 예전과 다른 방식의 축구를 하면서 선수들이 리듬을 익히지 못했고, 그 결과는 일본-레바논전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스페인식 축구를 지향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장점을 지켰어야 했습니다.

유럽파를 선호했던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유럽파를 대표팀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경기력 약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손흥민-기성용 차출 논란까지 불거졌죠. 올 시즌 K리그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과시했던 이동국을 대표팀에 포함시켰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는 이동국이 조광래호를 불신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죠. 레바논전이 끝난 뒤에는 이청용의 쿠웨이트전 차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정작 이청용은 내년 3월 복귀가 더 유력한 선수입니다. 그 외 등등 잘못된 점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경질 될 타이밍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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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이청용 (C) 유럽축구연맹,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기회가 되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지성 선수가 한국 축구사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선수가 한 번 더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황보관 KFA 기술위원장, YTN 인터뷰)

"마지막 쿠웨이트전은 부상중이지만 이청용 선수도 복귀할 것이고, 기성용, 박주영, 지동원은 그동안 많은 회복을 하면 그 이상의 공격력을..."(조광래 감독, 귀국 인터뷰)

레바논전 패배는 정말 충격적 이었습니다. 이제는 브라질 월드컵 3차 지역예선 탈락 가능성이 존재하면서 한국 축구를 향한 실망감을 느낍니다. 베트남-오만에게 패하고 몰디브를 상대로 무승부 졸전을 벌였던 7~8년 전 한국 축구로 돌아간게 아닌가 걱정을 했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레바논전 한 경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팀 불안 요소가 11월 A매치였던 UAE-레바논 원정에서 한꺼번에 터지면서 최악의 행보를 걷게 됐죠.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은 한국 축구의 2014년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한국의 홈에서 열리지만 축구는 둥글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자칫 잘못하면 탈락할지 모릅니다. 스코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경기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할 희망이 있는지 쿠웨이트전을 통해보면 알겠죠. UAE-레바논전과 비슷한 졸전이라면(UAE전은 전반전에 부진) 아무리 한국이 승리해도 여론의 반응이 지금처럼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난 16일. 황보관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위원장이 박지성 복귀를 희망하는 인터뷰, 조광래 감독이 이청용 복귀를 언급한 인터뷰가 눈길을 끌어 모았습니다. 두 인터뷰를 향한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하죠. 박지성은 이미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이청용은 언제 부상에서 돌아올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두 명의 윙어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이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널리 알렸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단기간 내에 대표팀에 복귀할지 의문입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한국 대표팀 위기는 박지성-이청용 복귀는 결코 능사가 아닙니다. 레바논전에서는 일부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이전부터 플랜B가 뚜렷하지 못했던 댓가를 치렀을 뿐입니다. 아무리 좋은 요리 재료들이 있어도 주방장이 조미료를 많이 첨가하거나 또는 싱겁게 끊이면 맛있는 요리를 기대하기 어렵죠. 축구는 감독 중심의 스포츠 입니다. 감독의 전술이 팀의 경기력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감독이 패배 이유로 선수탓을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의 사기를 생각했어야 합니다.

사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박지성 복귀를 희망한 것은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박지성 대표팀 은퇴를 찬성했지만, 더 이상 산소탱크를 대표팀에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성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박지성에 대해서 개인적 생각을 전제로 밝힌 것은, 아마도 여론의 박지성 복귀 논란을 의식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는 반대합니다. 선수 본인이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원치않았고 올해 초에는 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을 했었는데, 다시 돌아오는 상황이 마냥 반갑지 않습니다. 불과 1년 전까지 한국과 잉글랜드를 오가며 컨디션 조절을 어려움을 겪었고 무릎 부상까지 걱정했습니다. 30대 선수의 특징은 20대 선수에 비해 몸의 회복력이 느립니다. 이미 30대에 접어든 박지성에게 또 다시 대표팀과 소속팀을 병행하며 잦은 장거리 비행을 요구하기에는 미안하지 않습니까. 박지성은 현존하는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지만 그의 활약상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면 아끼는 것이 현명합니다.

문제는 조광래 감독의 이청용 복귀 언급입니다. 이청용이 정강이를 다쳤던 초창기에는 사실상 시즌 아웃이 예상될 정도로 엄청난 부상을 당했습니다. 내년 2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평소 축구 실력을 회복할지 의문입니다. 장기간 경기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부족하며, 과거 박지성이 9개월 무릎 부상 공백을 이겨내고 맨유에 돌아왔을 때 퍼스트 터치가 불안했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아무리 이청용의 축구 지능이 영리하고 기술적인 장점이 풍부하지만 그것은 실전 감각이 좋았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조광래 감독 입장에서는 이청용이 돌아오기를 바랄 것입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대표팀 이전에는 볼턴에서의 복귀가 더 먼저입니다. 볼턴에서 경기 감각이 늘었냐, 몸 상태를 회복했느냐에 따라 대표팀 복귀를 결정하는 것이 정확한 순서입니다. 쿠웨이트전이 2월 29일에 진행되지만 그때 이청용이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만약 몸의 회복이 늦어져 볼턴에서 2월 복귀가 무산되면 대표팀은 그때 차출을 결정할지 의문입니다. 조광래 감독의 발탁 의지가 확고하면, 부상 선수가 소속팀이 아닌 대표팀에서 먼저 복귀하는 상황이 될지 모릅니다. 볼턴에게 실례가 되는 일입니다.

이청용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언 코일 감독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일 감독이 얼마전 이청용의 3월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죠. 선수 보호 차원에서 무리하게 출전시킬 마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청용의 2월 복귀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부상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복귀 일정을 앞으로 당기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런 이청용은 굳이 쿠웨이트전에 차출하지 않아도, 내년 6월에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한국이 진출할 경우)에서 충분히 차출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쿠웨이트전 승리를 이유로 이청용 차출을 희망한 것은 선수 보호를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조광래 감독 인터뷰 내용이 오언 코일 감독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광래 감독 인터뷰에서 또 하나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동원의 컨디션 저하에 대해서 "코칭스태프를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언급을 했었죠. 그러나 지동원은 대표팀 이전에는 선덜랜드 선수입니다. 지동원 컨디션은 선덜랜드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굳이 선덜랜드에 대표팀 코치를 파견할 필요 없습니다. 인력 낭비 안해도 됩니다. 지동원의 몸이 무거운 것은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인터뷰 늬앙스를 놓고 보면 지동원을 쿠웨이트전에 합류 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동원이 선덜랜드에서 부진하면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K리그 선수와 형평성을 맞춰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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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용래 (C) 효리사랑]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5일 저녁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지역예선 5차전 레바논 원정을 치릅니다. 승점 3점 획득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입니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6차전 홈 경기에서 최정예 멤버를 가동하지 않아도 목표를 달성하는 여유를 가지게 됩니다. 레바논전은 올해 마지막 A매치 경기로서 깔끔한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레바논전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2011년 미완성 과제였던 왼쪽 풀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이영표가 올해 초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지만 아직까지 대표팀 왼쪽 풀백을 누빌 적임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김영권, 홍철은 왼쪽 풀백으로서 기량이 더 완성 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김영권은 본래 왼쪽 풀백이 아닌점을 감안해도 오버래핑 상황에서 볼 배급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홍철의 수비력 부족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홍명보호 왼쪽 풀백으로서 구김살 없는 활약을 펼쳤던 윤석영은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조광래 감독은 레바논전에서 이용래를 왼쪽 풀백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이용래의 왼쪽 풀백 전환을 의외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용래는 경남-수원에서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 수원에서는 팀이 후반 중반에 전술적인 승부수를 띄울때 중앙에서 왼쪽으로 이동하여 경기를 펼쳤습니다. 김영권에 비하면 왼쪽 풀백 경험이 쌓여있는 선수이며, 홍철에 비하면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합니다.

이용래 왼쪽 풀백 전환이 불안하지 않은 이유는 조광래 감독이 경남에서 키웠던 선수였습니다. 오늘날의 이용래가 존재했던 이유는 조광래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아무리 조광래 감독이 전술-선수 발탁-포지션 전환을 놓고 많은 축구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경남 시절의 선수 육성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한때 K리그 1위에 진입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용래는 윤빛가람과 중앙 미드필더로서 구김살 없는 활약을 펼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왼쪽 윙백(당시 경남은 3-4-3)으로 전환하며 팀의 기동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물론 이용래는 전문 왼쪽 풀백이 아닙니다. 특이사항이 없다면 내년에는 수원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조광래호 왼쪽 풀백 문제는 해결해야 합니다. 이용래는 경남 시절부터 조광래 감독과 함께 했던 선수입니다. 다른 동료들에 비해 조광래 감독의 '속도 중심' 축구 스타일을 맞추기 쉬운 이점이 있죠. 흔히 만화 축구로 비유되는 조광래 감독의 축구에서는 선수들이 부지런히 뛰어야 합니다. 특히 풀백이라면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안정되어야 합니다. 현 대표팀 스쿼드에서는 이용래가 믿음직하죠.

'왼쪽 풀백 이용래'에게 기대되는 한 가지는 상대팀에서 빠른 발을 활용하는 공격수를 봉쇄할 카드입니다. 홍철이 대표팀 주전으로서 신뢰를 얻지 못했던 이유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최근 한국의 수비력이 불안했던 이유는 풀백의 수비 뒷 공간이 뚫리면서 역습을 허용했습니다. 이용래는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 측면 공격수를 따라붙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변 동료 선수와의 협력 플레이가 적극적인 성향으로서 대표팀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래의 움직임이라면 대표팀 왼쪽 공격에 힘이 될 것입니다. 왼쪽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펼치면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구자철의 후방 부담이 적어지며, 왼쪽 윙어 이승기는 대표팀 경험 부족을 이용래와의 협력 플레이로 이겨낼지 모릅니다. 그런 이용래의 움직임은 공격력에서 장점이 더 묻어납니다. 소속팀 수원의 4-1-4-1에서 수비형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많은 경기에 출전을 했던 이유는 왕성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현대 축구에서 풀백의 공격력이 전술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조광래 감독이 이용래를 왼쪽 풀백으로 활용할 만 합니다.

다만, 이용래 포지션 전환은 장기적 관점에서 걱정됩니다.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 경험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지만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렀습니다. 측면은 중앙에 비해 공간이 넓게 벌어지면서 풀백의 직선적인 움직임이 요구됩니다. 이용래는 중앙에서 직선과 곡선을 가리지 않고 여러 방면을 골고루 움직이며 활동 폭을 넓혔지만, 레바논전을 비롯해서 앞으로 대표팀 왼쪽 풀백으로 꾸준히 출전하면 중앙에서의 경기 운영과 혼동을 겪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레바논전 한 경기를 놓고 보면 이용래의 포지션 전환은 필요하지만, 한 경기 활약상으로 '이용래는 이영표 후계자'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쓰며 칭찬하기에는 어색함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레바논전에서는 이용래 왼쪽 풀백 전환이 꼭 성공해야 합니다. 만약 이용래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조광래호의 왼쪽 풀백 딜레마가 점점 깊어집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한국과 상대하는 팀이 왼쪽의 약점을 파고들지 모릅니다. 결과적으로 이용래 포지션 변경은 차선책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 차선책은 조광래호에 긍정적 효과를 안겨줄 가능성이 무궁무진 합니다. 이용래의 레바논전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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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광래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세계 챔피언' 스페인이 13일 A매치 잉글랜드 원정에서 0-1로 패했던 이유는 골 생산에 실패했습니다. 슈팅 21-3(유효 슈팅 2-2, 개) 점유율 71-29(%) 우세를 점했으나 잉글랜드의 강력한 수비 조직을 흔들지 못하면서 패배의 쓴맛을 봤습니다.

특히 다비드 비야는 슈팅 7개 날렸으나 모두 유효 슈팅이 아니었습니다. FC 바르셀로나에서의 공격력 저하가 대표팀에서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스페인 선수들의 패스는 잉글랜드 수비 움직임에 비해 속도가 느렸습니다. 상대 수비에게 읽히기 쉬운 지공을 거듭하면서 잉글랜드가 존 디펜스를 형성할 타이밍을 벌어줬습니다. 골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는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했습니다.

스페인 패배를 통해 본 조광래호 UAE전 공격력 진단

조광래 감독은 스페인 같은 패스 축구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속도를 강조합니다. 상대 수비 속도보다 더 빠른 패스를 줄기차게 시도하는 것이 조광래호 축구의 완성형 입니다. 단순히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것이 아닌 세밀한 볼 배급이 요구됩니다. 때로는 공격 옵션들의 위치를 바꾸며 패스 길목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포어 체킹을 시도하며 상대의 빌드업 속도를 늦추는데 주력합니다. 조광래 감독이 공격 옵션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주문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패스 축구는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8월 일본 원정 0-3 참패를 기점으로 잦은 패스 미스, 능동적이지 못한 연계 플레이, 몇몇 선수들의 경기력 난조가 겹치면서 불안한 경기 내용을 일관했습니다. 지난 11일 UAE전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거듭된 공격력 저하 끝에 후반 막판 2골을 넣으며 체면을 지켰습니다. 기성용 공백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진으로 패스가 공급될 때, 공격 옵션끼리 연계 플레이를 시도할 때 2차-3차 패스가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패스를 받아줄 선수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무거웠습니다. 볼을 소유한 선수가 패스를 줄 곳이 마땅치 않았고, 부정확한 패스가 속출했던 근본적 원인입니다.

특히 전반전에는 박주영에게 의존하는 느낌이 짙었습니다. 그에 앞서,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세우는 4-3-3에서는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수비 지역으로 자주 내려와야 합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볼 배급에 일가견이 있다면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수비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홍정호 패싱력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이용래-구자철의 수비 역할이 많아졌고, 공격진에 있는 지동원-서정진이 힘에 부치면서, 박주영이 왼쪽 공간에서 패스 공급에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 중심의 공격 전개'라고 지칭하기에는 박주영의 전반전 폼이 안좋았습니다. 상대 수비를 제치지 못하는 과감함이 부족했고, 박스 바깥에서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골을 시도할 기회가 마땅치 않았죠.

지동원 부진은 의외였습니다. 지난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86분 출전하여(전반 4분 위컴 부상에 따른 교체 투입) 선덜랜드의 공격을 풀어주면서 때로는 상대 수비 진영을 침투하는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의 기세라면 UAE전 맹활약이 기대됐지만 결과는 아무런 소득없이 전반전 종료 후 교체 됐습니다. 올 시즌 선덜랜드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경기 감각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무리 올드 트래포드에서 86분 뛰었지만 프리미어리그 8경기 모두 교체 출전에 그쳤습니다. 선덜랜드의 조커 역할에 익숙해지면서 선발 출전 감각이 무뎌진게 아닌가 짐작됩니다.

박주영은 최근 A매치 5경기 8골 터뜨렸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됩니다. 소속팀 아스널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죠. 아직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실전 감각이 부족해지면 언젠가는 대표팀 경기 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빅 클럽 선수들과 같은 팀에서 훈련하는 매리트가 있겠지만 실전 감각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 없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벵거 감독을 향한 야속함이 느껴질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동원과 더불어 경기 감각이 결코 좋지 않습니다. 볼프스부르크 소속의 구자철도 마찬가지죠. 공교룝게도 세 명 모두 유럽파 입니다.

한국이 일본에게 0-3으로 패했던 원인 중에 하나는 공격 옵션들의 폼이 저조했습니다. 박주영-구자철 같은 유럽파들의 실전 감각 부족이 나타났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조광래호의 패스 축구가 완성되지 못했던 이유는 몇몇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웠거나 경기 감각이 능숙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여론에서 '조광래 감독은 유럽파를 선호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나름 일리가 있습니다. 실전 감각이라면 K리그 선수들이 더 믿음직 합니다. 최근 서정진이 대표팀 주전으로 떠올랐고(UAE전에서 부진했지만), 이승기까지 등장한 것은 '선수 구성에 변화를 주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의중이 작용했습니다.

앞에서 예를 들었던 스페인-잉글랜드 경기에서 슈팅 7개를 놓쳤던 비야도 소속팀에서 골 생산에 힘겨운 모습을 보였습니다.(최근 8경기 1골) 발렌시아 시절에는 골 생산에 주력했던 여파가 스페인 대표팀 공격력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바르셀로나 이적 이후 메시의 조력자가 되면서 자신만의 콘셉트가 어중간합니다. 비야를 통해 보면, 축구 선수의 소속팀 경기력이 대표팀에서 영향을 끼쳤습니다. 조광래호의 패스 축구가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경기 감각이 풍부한 선수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현 대표팀 전술에서 선수들의 엄청난 움직임과 체력을 요구하는 만큼 선수들의 충만한 경기 감각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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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광래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조광래 감독을 향한 여론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지난 7일 쿠웨이트 원정에서 1-1로 비겼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한국이 열세였습니다. 40도 넘는 기온을 감안해도 태극 전사들의 경기력이 저조한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본전 0-3 참패 분위기까지 맞물리면서 조광래 감독이 국민적인 질타를 받고 있죠.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전쟁에서 패하면 그 책임은 수장에게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은 최상의 경기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겁니다.

최근에는 일부 여론에서 '조광래 감독 경질', '외국인 감독 영입'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효리사랑은 며칠전 외국인 감독 영입을 반대하는 칼럼을 작성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외국인 감독을 대표팀 수장에 앉히면 이것은 조광래 감독 퇴진을 의미합니다. 반론을 제기하면, 조광래 감독이 경질될 타이밍이 좋지 않습니다. 10월과 11월에 A매치가 2경기씩 있기 때문이죠. 만약 조광래 감독이 물러나면 누군가가 팀을 운영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안에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성적까지 책임질 지도자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외국인 감독은 영입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 선수를 파악할 시간까지 고려해야죠.

또 하나는 조광래 감독의 경질은 한국 축구의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합니다. 전임 사령탑이었던 허정무 감독이 2007년 1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한국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로 표현 됐습니다. 쿠엘류-본프레레-아드보카트-베어벡의 감독 재임 주기가 짧았죠. 4명의 외국인 지도자는 히딩크-허정무 감독 처럼 유쾌한 결말을 맺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포백을 완성시켰던 베어벡 감독을 제외한 3명은 한국에서 철저히 실패했습니다. 만약 조광래 감독이 팀을 떠나면 새로운 감독이 팀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광래 감독의 '기술 축구' 실험이 실패하고 또 다른 실험을 하게 됩니다. 조광래 체제에 적응했던 선수들이 힘들지 모릅니다.

결국에는 조광래 감독이 변신해야 합니다. 일본-쿠웨이트전에서 졸전을 펼쳤던 행보가 거듭되면 정말 힘듭니다. 지난 8일 귀국 인터뷰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던 의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경기력 난조에 빠지고 또 빠지면 한국 대표팀의 8회 연속 본선 진출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패했고 쿠웨이트에게 끌려다니는 경기력은 단순한 부진에서 불거진 문제가 아닙니다. 대표팀 감독 경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터지지 않으면서, 한국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착실히 준비하려면 정답은 단 하나 뿐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의 조광래호 행보는 2008년 9월 북한전(1-1 무승부)에서 답답한 경기력을 일관했던 허정무호와 비슷합니다. 당시 허정무호는 팀에 뚜렷한 색깔 없이 여러 선수를 기용하는 실험을 거듭했지만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였던 북한전마저 실망스런 경기를 펼쳤습니다. 허정무 감독을 향한 여론의 반응이 좋지 않았죠. 체감적으로는 지금과 비슷할겁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박지성을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하고 이청용-기성용 같은 재능 넘치는 젊은 선수들을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K리그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정성훈을 주전 공격수로 활용하고, 대표팀 1년 자격정지 징계가 풀렸던 이운재를 다시 복귀 시켰습니다. 포메이션도 4-3-3에서 4-4-2로 변화하면서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으로 짜인 미드필더 체제가 완성됐습니다. 공수 균형을 키우고, 박지성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에서 벗어나 기성용-이청용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이득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보이지 않았던 김정우의 홀딩 실력까지 일취월장했죠. 그 결과는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로 이어졌습니다.

허정무호의 성공 요인과 비교하면 조광래호의 문제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박지성 같은 리더십이 출중한 선수가 없으며, 아시안컵에서는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지만 그 이후에는 일부 포지션 빼고 베스트 일레븐이 고정되면서 주전 경쟁이 약화되었죠. 유럽파에 의존하는 느낌까지 짙습니다.

K리그에서 맹활약 펼치는 김정우가 볼프스부르크의 벤치를 지키는 구자철보다 못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라면 윤빛가람의 선발 출전 가능성도 충분했습니다. 레바논-쿠웨이트는 수비에 무게감을 두었기 때문에 윤빛가람 수비력 부족을 걱정할 필요 없었습니다. 지난 일본전을 앞두고는 손흥민까지 발탁했죠.(그러나 손흥민 몸살로 차출 불발) 손흥민의 프리시즌 맹활약이 대표팀 합류 원인 이었습니다. 그러나 프리시즌은 공식 경기가 아닙니다. 2년 넘게 과부하에 시달렸던 이청용은 6월 A매치 2경기에서 휴식을 주는 것이 마땅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밸런스 문제입니다. 쿠웨이트전의 경우, 윙어들이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하지 못하면서 풀백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용래-기성용은 밑쪽으로 라인을 잡습니다. 구자철과의 연계가 깨진것도 이 때문이죠. 그 사이에 측면 뒷 공간이 벌어지면서 쿠웨이트에게 역습을 허용 당했습니다. 주장 박주영이 공격수인 것은 둘째치고, 수비수와 미드필더진에서 중간 리더 역할을 했던 선수가 과연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박주영-지동원 동선까지 겹칩니다. 조광래호가 출범한지 1년 넘었지만 흔히 말하는 조직력이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이용래 경기력 저하도 이제는 생각해 볼 때가 됐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8일 귀국 인터뷰에서 풀백 중에 한 명을 수비형 선수로 세운다고 밝혔습니다. 큰 틀에서는 변신 의지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팀의 체질을 조금씩 바꾸겠다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쿠웨이트 원정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팀 변화의 폭을 심도있게 고민하고 해결할 방안을 짜내는 것은 시간적으로 부족했을 겁니다. 지금의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앞날에 찾아올지 모를 또 다른 부정적 변수와 싸워야할지 모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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