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Unhappy Steven Gerrard shouts at team mates Liverpool 2010/11 Blackburn Rovers v Liverpool (3-1) 05/01/11 The Premier League Photo: Robin Parker Fotosports International Photo via Newscom

[사진=리버풀에게 아쉬웠던 스티븐 제라드의 결장 (C) 티스토리 PicApp]

케니 달글리시 감독 대행이 이끄는 리버풀이 블랙풀에게 더블을 허용 당했습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팀에게 두번씩이나 패했죠. 그리고 블랙풀전 패배로 12위에서 13위로 추락했습니다.

리버풀은 13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블룸필드 로드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홈팀 블랙풀에게 1-2로 패했습니다. 전반 3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전반 12분 게리 테일러-플래쳐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후반 23분에는 DJ 캠벨에게 역전골을 내주면서 블랙풀의 9위 도약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 원정 11경기에서 1승2무8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달글리시 감독 대행은 부임 이후 2패를 안게 됐습니다. 오는 16일에는 에버턴과 머지사이드 더비를 치릅니다.

리버풀 4-3-3, 제라드가 없었던 한계에 직면

리버풀은 블랙풀 원정에서 기존의 4-4-2를 버리고 4-3-3으로 전환했습니다. 레이나가 골키퍼, 존슨-아게르-스크르텔-캘리가 수비수, 메이렐레스-폴센-루카스가 미드필더, 요바노비치-토레스-카위트가 공격수로 나섰습니다. 캘리가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하면서 존슨이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기는 위치 변화, 호지슨 체제에서 외면받았던 폴센-요바노비치의 선발 출전, 그리고 스리톱 변신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폴센이 홀딩 역할을 하면서 메이렐레스-루카스가 앞쪽에서 라인을 잡으며 공격 전개를 도맡았습니다.

그런 리버풀이 4-3-3으로 전환했던 이유는 제라드 결장 때문입니다. 제라드가 지난 9일 FA컵 3라운드(64강) 맨유전에서 캐릭에게 양발 태클을 범하여 퇴장당하는 바람에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당했죠. FA컵은 프리미어리그와 더불어 잉글랜드 축구협회(The FA) 주관 경기이기 때문에 제라드의 퇴장은 블랙풀-에버턴-울버햄턴전까지 적용됩니다. 또한 조 콜이 발목 부상으로 빠지면서 폴센의 선발 출전이 불가피 했습니다. 루카스-폴센 만으로는 허리 장악이 안되기 때문에 메이렐레스까지 중원에 가세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이기 때문에 공격진을 3명으로 꾸려야했고, 요바노비치가 토레스-카위트와 함께 선발로 나섰습니다.


[사진=하울 메이렐레스-크리스티안 폴센-루카스 레예바 (C) 리버풀-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iverpoolfc.tv / uefa.com)]

하지만 리버풀의 4-3-3은 블랙풀전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공격 연결이 미흡한 폴센-루카스, 측면에서 중앙으로 전환했던(정확히는 포지션 혼란에 빠진) 메이렐레스가 미드필더를 구성했던 한계가 나타났습니다. 미드필더들이 잦은 패스 미스를 연발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고, 횡패스 위주의 공격 전개를 펼치면서 템포가 느슨해지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요바노비치-카위트가 미드필더와 간격을 좁히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후방의 미흡한 공격 전개 때문에 활동 반경이 밑으로 쳐질 수 밖에 없었죠. 최전방에서 토레스와 유기적으로 공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됐습니다. 1-0 이후 공격의 파괴력이 떨어졌던 이유입니다.

특히 리버풀 미드필더 3명, 윙 포워드를 맡은 요바노비치-카위트, 풀백을 담당했던 존슨-캘리는 10개 이상의 패스 미스를 범했습니다. 종패스를 비롯해서 상대 뒷 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줄기차게 끊기는 단점을 노출했죠. 전반 12분 동점골 실점 상황이 그랬습니다. 메이렐레스가 리턴 패스를 연결한 것이 보언에게 차단당하면서 테일러-플래쳐에게 종패스가 향하는 역습을 허용 당했고 그 과정이 동점골로 이어졌죠. 아게르가 테일러-플래쳐가 소유했던 볼을 차단했으나 순간적인 키핑에 실패했던 장면이 아쉬웠지만, 그보다는 메이렐레스의 패스 미스가 실점의 화근 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리버풀 선수들의 패스 미스가 연발되면서 블랙풀에게 역습을 내주는 불안한 행보가 계속 됐습니다. 요바노비치-카위트가 후방쪽에서 연계 플레이를 펼쳤음에도 허리 싸움에서 밀렸죠.

리버풀은 블랙풀의 더블 볼란치를 맡았던 아담-보언의 공격 전개를 봉쇄하지 못했습니다. 두 명의 미드필더는 부지런한 움직임을 기반으로 패스 연결에 주력하며 리버풀 진영을 부지런히 두드렸습니다. 바메이, 그랑당, 테일러-플래쳐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이 리버풀 허리와 기싸움을 펼쳤다면 아담-보언이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공격 전개에 주력했죠. 그 과정에서 요바노비치-카위트는 공격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순간 스피드가 느려지면서 문전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날카롭지 못했습니다. 토레스는 전반 초반 선제골을 넣었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블랙풀의 두꺼운 수비를 견뎌야 하는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아담-보언을 제어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없었던 것이 리버풀에게 아쉬웠습니다. 자기 플레이 부터가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메이렐레스-폴센-루카스로 짜인 미드필더진은 톱니바퀴처럼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뒷 공간을 공략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패스를 주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받아낼 선수의 위치선정이 미흡했습니다. 또는 엉뚱한 방향으로 패스를 연결하거나, 상대 선수들이 앞 공간을 애워쌓으면 횡패스로 위기를 넘기려는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개인 패스에 의지하면서 침투 패스를 시도했지만 상대 선수에게 걸리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특히 메이렐레스가 대표적 이었죠. 서로가 팀으로 뭉치는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을 노출했습니다. 폴센은 여전히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했고 루카스는 다시 폼이 떨어지게 됐죠. 메이렐레스는 올 시즌 포지션 전환이 잦아지면서 자신의 역량을 힘껏 쏟아낼 수 있는 경기 감각이 저하 되었습니다.

결국, 리버풀의 패배는 제라드의 결장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요약됩니다. 제라드가 빠지면서 패스 물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끊기는 상황에 직면했죠. 전반 3분 토레스가 캘리의 종패스를 받아 문전 쇄도에 의한 선제골을 터뜨렸던 과정까지만 좋았을 뿐입니다. 조 콜의 부상까지 겹쳤기 때문에 메이렐레스-폴센-루카스를 미드필더로 구성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제라드의 빈 자리를 메꾸기에는 부족함이 컸습니다. 오는 16일 에버턴과의 라이벌전을 앞둔 리버풀이 미드필더 문제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나마 '호주 국적' 케이힐이 아시안컵에 차출된 것이 리버풀에게 위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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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Unhappy Steven Gerrard after the final whistle Liverpool 2010/11 Birmingham City V Liverpool (0-0) 12/09/10 The Premier League Photo Robin Parker Fotosports International Photo via Newscom

[사진=스티븐 제라드 (C) 티스토리 PicApp]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빅4 재진입을 노렸던 리버풀의 행보가 순탄치 않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7위 추락을 딛고 명예회복을 위해 시즌 초반부터 사력을 다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실상은 1승3무2패로 20위 중에서 16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에서 2-3으로 패하면서 13위에서 16위로 내려갔고, 25일 선덜랜드전에서는 2-2로 비기면서 두 경기 연속 16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리버풀의 부진은 칼링컵과 유로파리그에서도 이어지는 현실입니다. 지난달 23일 홈 구장 안필드에서 치러진 칼링컵 3라운드(32강)에서 리그2(4부리그) 소속의 노스햄프턴과 2-2로 비겼으나 승부차기 끝에 패하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지난 1일 유로파리그 위트레흐트 원정에서는 답답한 공격력을 일관한 끝에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16일 유로파리그 슈테아우아전에서 4-1 대승을 거둔 이후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로이 호지슨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된 것은 리버풀의 행보가 얼마만큼 불안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최근 현지 언론이 리버풀 인수를 희망하는 단체가 마틴 오닐 전 애스턴 빌라 감독을 리버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눈여겨봤다고 보도하면서 호지슨 감독의 앞날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호지슨 감독이 리버풀 사령탑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질설이 이를 수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감독 교체가 빈번하다는 것을 상기하면 현실적으로 경질이 가능합니다. 그 소문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리버풀의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이 심각합니다. 6경기에서 1승3무2패에 16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강팀 답지 못한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승을 올렸던 지난 8월 29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도 비효율적인 공격력에 시달린데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고전한 끝에 페르난도 토레스의 결승골로 힘겹게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간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은 지금의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음을 입증합니다.

리버풀의 가장 큰 문제는 호지슨 감독의 축구 철학이 베니테즈 체제에 길들여진 선수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호지슨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롱볼에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베니테즈 전 감독 시절 다채로운 패스 시도를 위해 낮은 볼을 주고 받았던 선수들이 높게 공을 올려야 하는 현실이죠. 그래서 패스가 끊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면서 유기적인 공격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팀의 성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한 번의 결정적인 롱볼로 골 기회를 노리겠다는 호지슨 감독의 의중으로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베니테즈 체제에 비해 공격력이 퇴보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리버풀의 롱볼 전환은 '에이스' 스티븐 제라드의 존재감이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제라드는 베니테즈 체제에서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토레스와 함께 '제토라인'을 형성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제라드는 호지슨 체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하더니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포지션 때문에 리버풀 진영 및 하프라인에서 활동 반경을 잡다보니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전개하기가 어렵죠. 상대 진영으로 넘어들면 팀의 공수 밸런스가 깨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원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렇다고 제라드가 지난 시즌보다 부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몸이 가벼우며 경기력이 더 깔끔해졌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폭행 사건 및 재판 후유증(무죄), 잦은 사타구니 부상, 상대팀의 집중견제 때문에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올 시즌에는 3가지의 불안 요소가 없어졌습니다. 전방보다는 후방에 무게감을 두기 때문에 상대팀의 집중견제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분명하죠. 하지만 그가 있어야 할 곳은 공격형 미드필더 입니다. 리버풀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메이렐레스-조 콜 같은 이적생들은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여파는 공격 옵션끼리의 부조화로 이어져 토레스의 고립을 부추기게 됐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롱볼 빈도가 점점 높아졌다는 점은 매끄럽지 못한 공격 전개를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제라드 중심의 패스 전개가 상대팀에 읽힌 것은 분명하지만, 제라드의 폼은 이미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리버풀은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문제점이 크기 때문에 토레스의 부진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그 해답은 제라드의 전방 배치로 볼 수 있지만, 한 가지 고민은 팀에 쓸만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루카스-폴센-메이렐레스 같은 또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있지만, 루카스의 기량은 정체를 거듭중이며 폴센은 전 소속팀 유벤투스에서 시달렸던 슬럼프를 리버풀에서 이겨내는 모습이 뚜렷하지 못합니다.

호지슨 감독은 탄탄한 수비력을 중요시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을 원할 것입니다. 제라드를 후방으로 내린 이유가 이 때문이죠. 하지만 리버풀에게 더 필요한 것은 2008/09시즌 알론소-마스체라노 콤비에 버금가거나 뛰어넘을 수 있는 중원 조합 입니다. 아무리 루카스-폴센의 폼이 좋지 못하더라도 조합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길렀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호지슨 감독은 제라드의 후방 배치를 선택했고 그 여파는 리버풀의 공격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리버풀 미드필더 중에서 제라드와 비슷한 레벨을 자랑하는 선수가 없는 특성은 아쉽지만,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제라드의 장점을 팀의 강점으로 다듬지 못하는 호지슨 감독의 지도력입니다.

물론 호지슨 감독 입장에서도 미드필더들의 조직력 문제는 변명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맨유전에 선발 출전했던 5명의 미드필더 중에서 4명은 최근 1년 사이에 안필드로 입성했던 선수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막시는 지난 1월 이적시장, 조 콜-폴센-메이렐레스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된 선수들입니다. 맨유전에 교체 출전했던 요바노비치 또한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선수입니다. 이들의 특성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하나된 호흡'을 선보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제라드의 후방 배치 및 롱볼 전환은 경기력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리버풀의 문제점은 호지슨 감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토레스의 부진, 콘체스키 부상에 따른 마땅한 왼쪽 풀백 부족, 제라드를 제외한 주축 미드필더들의 파괴력이 약하거나 단점이 극명한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팀의 재정 상태와 맞물려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실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구단의 재정난 때문에 대형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부채 해결에 결국 실패하여 스코틀랜드 왕립 은행(RBS)에 의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주축 선수를 다른 팀에 팔아야 하는 신세에 놓입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는 명문 구단이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현실에 무너져서는 안됩니다. 적어도 경기력에서는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그 열쇠는 호지슨 감독이 쥐고 있으며 제라드를 통해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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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 Preston North End v Liverpool FA Cup Third Round - Deepdale - 3/1/09..Liverpool's Fernando Torres celebrates scoring their second goal with Steven Gerrard Photo via Newscom

[사진='제토라인' 제라드-토레스 (C) 티스토리 PicApp]

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의 여름 이적시장은 다른 강팀들에 비해 주력 선수의 영입 및 출혈이 잦았습니다. '자유계악 선수' 요바노비치-조 콜을 이적료 없이 영입한 것은 그야말로 알짜였고 폴센-메이렐리스 같은 중원 옵션들을 보강하며 팀 전력의 불안 요소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스체라노-베나윤-아퀼라니(임대)와 작별했고, 인수아의 이적이 유력해진데다, 카위트의 인터 밀란 이적설이 잠재워지지 않을 만큼 올 시즌 힘든 행보를 예감케 했습니다.

특히 마스체라노의 FC 바르셀로나 이적은 리버풀에게 뚜렷한 득과 실을 안겼습니다. 마스체라노는 스페인 진출 이전까지 경기 출전 거부 및 호지슨 감독과 연락이 두절되는 과정에서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찌보면 마스체라노의 이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깜짝 놀랄 소식도 아니었습니다. 리버풀이 마스체라노를 계속 붙잡기에는 선수의 태업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조속한 이적 조치가 필요했고 결국 바르셀로나로 보냈습니다. 그 댓가로 약 2000만 파운드(약 371억원, 추정)의 이적료를 받아 재정난을 조금이나마 해결한 것은 리버풀에게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마스체라노의 이적은 리버풀의 상징으로 꼽히는 '제토라인' 제라드-토레스가 언젠가 빅 클럽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리버풀이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베나윤-마스체라노 같은 주력 선수들을 팔으며 자금을 확보한데다, 현재 2억 3700만 파운드(약 4394억원)의 막대한 빚을 안고 있기 때문에 '유능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법정 관리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에 몰립니다. 그래서 승점 9점이 삭감되는 것을 비롯 채권단에 의해 주력 선수들이 다른 클럽으로 떠나는 댓가로 이적료를 챙기며 자금을 확충하게 됩니다. 리버풀 선수들 중에서 많은 이적료를 기록할 수 있는 대표적 존재가 제라드-토레스 입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리버풀이 재정 회복을 위해 제라드-토레스 같은 거금의 몸값을 지닌 선수들을 빅 클럽에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스런 시선을 보냈습니다. 만약 리버풀이 재정 위기를 넘기는데 급급하는 '가벼운 팀' 이었다면 지금쯤 제라드-토레스는 안필드에 없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여러 클럽의 영입 공세 속에서도 두 선수를 지키는데 성공했고 어쩌면 여름 이적시장 '최대의 성과' 였을지 모릅니다.

물론 리버풀이 '공동 구단주' 힉스-질레트를 대체할 '귀인'을 만나 재정난에 벗어날지 아니면 몰락의 길을 걷게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라드-토레스의 앞날은 여전히 미궁속입니다. 두 선수는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이 깊기 때문에 안필드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지만, 팀의 재정적 어려움이 계속되면 그동안 정들었던 팀과 작별할지 모를 갈림길에 처했습니다. 'AC밀란에 오래 남고 싶다', 'AC밀란 주장이 되고 싶다'는 애정을 과시했던 카카 조차도 팀의 재정난 때문에 결국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로 떠났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제라드-토레스 앞날의 도돌이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특히 제라드는 5~6년 동안 조세 무리뉴 레알 감독의 질긴 영입 공세를 받았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인터 밀란-레알 감독을 역임하면서 제라드의 이적을 원했던 지도자입니다. 제라드 같은 노련하고 우직한 중앙 미드필더를 앞세워 수비 밸런스를 견고하게 키우면서 그의 강력한 중거리슛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뉴 감독의 심리입니다. 그런 무리뉴 감독은 지난 25일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을 통해 "제라드는 현재 자신의 수준과 맞지 않는 팀(리버풀)에서 뛰고 있다. 리버풀은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제라드는 우승컵을 따내지 못할 것이다"라고 심리전을 펼치며 제라드의 레알 이적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제라드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리그 우승 경험이 없습니다. 2000/01시즌 UEFA컵을 비롯한 미니 트레블, 2004/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리버풀에서 많은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습니다. 만약 제라드가 우승에 집착하는 사나이였다면 레알 이적에 대한 관심을 가졌을지 모릅니다. 레알은 자신의 진가를 인정하는 무리뉴 감독이 속한데다 많은 우승을 경험할 수 있는 팀 입니다. 어쩌면 제라드의 레알 이적 최적기는 올해 여름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라드는 올해 여름 리버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단 한 번도 피력하지 않았습니다. 우승에 대한 부와 명예보다는 오늘날의 자신을 있게했던 리버풀에 대한 의리를 고집했습니다. 비록 리버풀은 지난 시즌 리그 7위로 추락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 기회를 잃었지만 팀의 재건을 위해 꿋꿋이 안필드를 지켰습니다. 우승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만이 역사에 남는 훌륭한 선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 요지죠. A팀에 데뷔했던 1998년(당시 18세) 부터 12년 동안 리버풀에서 '원 클럽맨'으로 활약하면서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이 깊기 때문에 뚝심있게 한 곳에서 머물기를 바랬습니다. 적어도 제라드의 마음 속에서는 리버풀을 최고의 팀으로 여길지 모릅니다.
 
반면 토레스는 3년 전 리버풀 이적 당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이곳에 왔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제라드 같은 원 클럽맨이 아닌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리버풀에서 뛰게 된 것이죠. 하지만 토레스는 지난 시즌 팀의 성적 부진으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를 치러야 하며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을지 불투명합니다.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하기에는 리버풀 성적에 발목 잡혀 화려한 비상을 알리는데 어려움을 겪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제라드보다는 토레스의 이적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토레스도 결국에는 리버풀에 잔류했습니다. 그동안 첼시-맨체스터 시티의 영입 공세를 받았지만 그것을 일축하며 리버풀에 남기를 원했고, 팀의 부활을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의 숙명을 일깨웠죠. 물론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따른 동기부여는 어느 선수든 큰 힘이 될 수 밖에 업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의 부활을 주도하며 팀을 정상으로 도약시키는 희열은 다른 세계적인 선수도 느끼기 힘든 경험입니다. 더욱이 토레스는 리버풀 이적 이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팀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남아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리버풀은 앞으로 어떻게든 제라드-토레스를 꼭 지켜야 합니다. '원 클럽맨' 제라드가 팀의 자존심을 상징하면 '골잡이' 토레스는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짊어지는 존재입니다. 만약 두 선수를 다른 팀에 팔으면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되겠지만 팀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리버풀이 제라드-토레스에 대한 전력적 의존도가 높은 만큼, 두 선수의 이적은 순위 하락으로 직결되어 명문 클럽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리버풀에 대한 애정이 깊기로 유명한 두 선수의 잔류가 계속 되고 팀이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면, 리버풀은 다시 원래의 자리를 되찾으며 리그 우승을 향해 전진할 것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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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랭크 램퍼드-스티븐 제라드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프랭크 램퍼드와 스티븐 제라드는 라이벌 관계로 유명합니다. '칼라더비' 라이벌 관계로 유명한 첼시와 리버풀의 주력 선수이자 스타일 및 포지션이 비슷한 잉글랜드 출신 미드필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첼시와 리버풀에서 등번호가 8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칼라 더비에서는 두 명의 8번 선수 활약상에서 승부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램퍼드가 속한 첼시가 2일 저녁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리버풀 원정에서 2-0의 값진 승리를 따냈습니다. 전반 33분 제라드의 백패스가 디디에 드록바의 결승골로 이어졌고 후반 9분에는 램퍼드가 추가골을 넣으며 첼시가 원정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첼시(승점 90)는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89)와 승점 1 차이를 유지했고 오는 10일 오전 1시 홈에서 열릴 위건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확정됩니다.

램퍼드 '명불허전' vs 제라드 '백패스만 아니었다면'

이번 칼라 더비는 첼시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최근 4번의 리버풀 원정(프리미어리그 기준)에서 2무2패로 부진한데다 리버풀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13승3무2패를 기록해 원정 경기 5승5무8패와 대조되는 행보를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또한 리버풀은 올 시즌 성적 부진에 시달렸으나 명문 클럽으로서의 가치와 위상을 지키기 위해 첼시를 이겨야 하는 사명감이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리버풀전이 우승의 최대 고비로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첼시의 리버풀전 승리 과정은 예상외로 순조로웠습니다. 제라드의 백패스가 승부의 결정타로 작용했었지만, 공격 컨셉이 경기 초반부터 상대팀의 수비를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첼시는 지난 주말 스토크 시티전에서 7-0 대승을 거둔 선발 스쿼드를 리버풀전에 그대로 출전 시켰습니다. 아넬카-드록바-칼루로 짜인 3톱, 램퍼드-발라크-말루다로 구성된 미드필더를 앞세운 4-3-3을 들고 나왔습니다. 공격 과정에서 스위칭이 잦아지면서 공격수가 미드필더, 미드필더가 공격수 역할을 하는 파상적인 공격을 펼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습니다.

아넬카와 칼루는 4-3-3의 좌우 윙 포워드 였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전에서는 윙 포워드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면서 말루다-램퍼드의 공격 가담을 늘려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프라인쪽으로 접근하여 공을 잡아 아게르-마스체라노로 짜인 리버풀 좌우 풀백의 움직임을 앞쪽으로 끌어내린 뒤, 말루다-램퍼드가 상대 풀백의 뒷 공간으로 파고들거나 드록바와 간격을 좁히는 형태의 공격으로 상대를 공략했습니다. 그래서 말루다는 하프라인과 최전방을 오가는 프리롤로 리버풀의 공수 밸런스를 끊었고, 램퍼드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에 따른 슈팅으로 상대의 기세를 빼앗으며 첼시의 경기 흐름 장악을 유도했습니다.

이러한 첼시의 일방적인 공격 주도에 리버풀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한 마스체라노가 첼시 공격 옵션들에게 뒷 공간을 자주 허용하는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여러차례 실점 위기를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전반 33분 이전까지는 골키퍼 레이나의 안정적인 선방이 있었기에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제라드의 백패스가 결국에는 리버풀 패배의 빌미로 작용했습니다. 제라드는 전반 33분 첼시의 전방 압박 때문에 패스 받을 공간을 찾지 못하면서 레이나에게 백패스를 연결했으나 이것이 드록바의 발에 걸리면서 여지없이 선제골을 허용합니다. 이 장면은 첼시 승리-리버풀 패배의 결정타로 작용 했습니다.

Sports News - October 07, 2008

[사진=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중인 제라드와 램퍼드 (C) 티스토리 PicApp]

제라드는 이날 경기에서 많은 짐을 짊어졌습니다. 루카스와 함께 더블 볼란치를 맡아 중원을 맡았는데, 원톱 카윗과 2선 미드필더(베나윤-아퀼라니-막시) 끼리의 유기적인 공격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직접 2선으로 올라가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까지 도맡았습니다. 아퀼라니와의 활동 반경이 겹치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아퀼라니가 발라크에게 막혀 공격 구심점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퀼라니의 뒷 공간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공격의 활로를 열어줬습니다. 여기에 마스체라노가 첼시 왼쪽 공격 봉쇄에 실패하면서 수비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평소보다 많은 움직임과 활동 폭을 요구받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라드에게 집중력 부족의 문제점이 따릅니다. 올 시즌 제라드의 문제점은 경기 몰입이 약했다는 점인데, 동료 선수들과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 받으며 슈팅 기회를 노리는 스타일이 올 시즌 들어 지속적이지 못했습니다. 전반 33분 리버풀에 실점을 안겼던 백패스는 시야 확보 실패를 비롯 경기 상황에 따른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음을 말해주는 장면 이었습니다.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시도했던 것 자체가 제라드 답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날 경기의 패배를 제라드 한 명에게 돌리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제토라인(제라드-토레스)가 없는 리버풀의 공격진이 허약했기 때문입니다. 원톱 카윗은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좁은 공간에서의 움직임이 살아나지 못했고 아퀼라니와의 간격을 좁히는데 실패했습니다. 아퀼라니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패스 22개에 그칠만큼, 제라드만큼의 공격 주도를 보여주지 못했고 측면 옵션인 베나윤-막시가 측면 활로 개척에 실패하면서 경기 흐름이 첼시에게 기울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수비까지 불안했으니, 제라드가 힘든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고 백패스까지 범하면서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반면 '제라드의 라이벌' 램퍼드는 칼라더비에서 명불허전의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올 시즌 35경기에서 21골을 몰아쳤던 극강의 공격력이 리버풀전에서도 불을 뿜었기 때문입니다. 후반 9분 아넬카가 오른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문전 중앙에서 받아 오른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 및 슈팅을 통해 상대 기세를 흔들었던 결과가 골이라는 값진 보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문전 앞에서 동료 선수의 패스를 받는 능동적인 움직임 및 적절한 위치선정을 통해 공을 받아 슈팅 타이밍을 노리거나 전방쪽으로 질주하는 특유의 공격 패턴이 리버풀전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램퍼드의 리버풀전 맹활약 원동력은 아넬카-칼루라는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명의 윙 포워드는 포메이션 상으로는 램퍼드보다 더 위에 있는 선수들이지만, 경기가 진행되면 미드필더쪽으로 내려와 상대 수비를 앞쪽으로 끌어올리며 램퍼드-말루다로 짜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종적인 움직임을 유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램퍼드-말루다에게 많은 슈팅 기회가 주어질 수 밖에 없었고, 첼시가 시즌 후반들어 골 넣는 공격축구를 앞세워 다득점을 펼칠 수 있었던 계기가 좌우 윙 포워드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램퍼드는 슈팅 상황에서의 강력한 임펙트까지 장착하면서 많은 골들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램퍼드는 리버풀전에서 직선과 곡선의 공격 패턴을 적절히 섞으며 상대 중원을 흔들었습니다. 주로 오른쪽 진영에서 공을 잡아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뿌리며 루카스의 견제를 따돌렸는데, 이것은 첼시의 공격이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리버풀이 제라드에 의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섞는 패스 플레이가 오래전부터 정착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첼시는 종방향의 짧은 패스 뿐만 아니라 좌우로 넓게 벌려주는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첼시의 조직적인 플레이에서 램퍼드가 골을 넣으며 피니시의 정점을 찍었고 제라드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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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nando Torres Liverpool 2009/10

[사진=페르난도 토레스 (C) 티스토리 PicApp]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올 시즌 총체적 부진을 거듭했습니다. 사비 알론소 이적으로 팀 전력이 약화되더니 프리미어리그 7~8위 추락,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 칼링컵 및 FA컵 조기 탈락으로 무너지고 말았죠. 여기에 구단의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거액의 이적료에 영입할 수 없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무상으로 영입한 막시 로드리게스는 팀 전력에 이렇다할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습니다.

그런 리버풀은 지난해 12월 26일 울버햄턴전 2-0 승리 이후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5승3무1패의 오름세를 달렸습니다. 울버햄턴전 이전까지 18경기에서 8승3무7패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것과는 긍정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맨시티전 0-0 무승부로 리그 6위로 추락하면서 리그 4위권 진입 및 수성에 여전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위 토트넘을 승점 1점 차이로 추격중이지만 토트넘-맨시티가 빅4 진입을 단단히 벼르고 있어 올 시즌 4위 확정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낼지는 의문입니다.

힘겨운 4위 경쟁을 펼치는 리버풀에게 있어 반가운 것은 페르난도 토레스가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22일 맨시티전에서 후반 30분에 교체 투입해 40여일만에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지난 2007/08시즌부터 지금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한 137경기에서 69골을 넣으며 '득점기계'의 저력을 발휘한 토레스의 복귀는 다비드 은고그의 부진으로 답답한 행보를 보냈던 리버풀에게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지난 9경기에서 9골에 그친 득점 불안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리버풀은 토레스의 복귀를 통해 공격력 향상을 위한 발판의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9월 26일 헐 시티전(6-1 리버풀 승)이후 3골 이상 넣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는 다득점을 앞세워 경기를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합니다. 베나윤(로드리게스)-제라드-카윗에서 토레스로 연결되는 공격 연결이 매끄러워지는 것을 비롯, 제토라인(제라드-토레스)의 합체, 토레스가 상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골 넣는 공간을 확보하는 움직임을 통해 득점력을 키울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리버풀이 토레스 효과로 꾸준히 승점 3점을 획득하려면 후방 옵션들의 뒷받침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후방 옵션들은 그동안 잦은 경기 출전을 거듭하며 체력 저하의 우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디르크 카윗(37경기) 제이미 캐러거(36경기) 루카스 레예바(34경기) 에밀레이노 인수아(33경기) 스티븐 제라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이상 31경기) 요시 베나윤(30경기 출전) 같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각종 대회를 치르는 바쁜 일정 속에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죠.

특히 시즌 후반에는 체력 저하 문제가 민감합니다. 2007/08시즌 중반까지 리그 1위를 달리던 아스날, 2008-09시즌 중반까지 리그 3위를 기록했던 애스턴 빌라가 체력 부족으로 전력 약화를 겪으며 각각 3위, 6위로 주저 앉았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몇몇 주전급 선수들의 로테이션 출전이 활발하지 못했던 리버풀로서는 시즌 후반에 체력 문제를 이겨내야하는 부담감에 직면했습니다. 이미 유로파리그 32강 토너먼트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체력 불안이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그 중에서 카윗-캐러거는 지난 시즌에도 경기 출전이 잦았으며 제라드-베나윤은 잔부상에 시달렸던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특히 캐러거가 올 시즌 초반에 극심한 수비 불안으로 부진했던 원인은 지난 시즌 과도한 경기 출전에 따른 후유증 때문입니다. 카윗은 최근에 골을 넣으며 팀 내 입지를 단단히 다졌으나 특유의 부지런한 기동력이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제라드-베나윤의 잦은 부상도 과도한 경기 출전과 맥락이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라드의 공격력 저하가 리버풀에게 고민입니다. 제라드는 지난 시즌 리그 31경기에서 16골 9도움을 기록했으나 올 시즌 리그 21경기에서는 5골 6도움에 그쳤으며 지난해 12월 26일 울버햄턴전 이후 6경기 연속 골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팀 공격의 뼈대 역할을 맡으면서 리버풀과 상대하는 팀들의 집중적인 압박에 시달리며 폼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특유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킬패스, 문전으로 치고드는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이 최근에는 위력이 주춤했습니다..

만약 제라드의 침체가 앞으로도 계속되면 리버풀의 오름세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토레스 효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리버풀에서는 어느 누구도 제라드를 대신해서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기 어려운 만큼, 제라드 스스로가 다시 일어서야 리버풀이 강팀의 저력을 다시 되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제라드가 잦은 경기 출전을 거듭하고 있어 기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경험이 많은것을 비롯 캡틴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여전히 '제라드 매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리버풀에게 있어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중원을 밑으로 내리면서 수비 밸런스가 튼튼해졌습니다. 그동안 공격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루카스-마스체라노를 포백과 간격을 좁히게 하면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커버했고 캐러거-스크르텔이 원래의 폼을 되찾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리버풀은 최근 9경기에서 2골만 허용하는 짠물축구의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만약 리버풀이 탄탄한 수비 밸런스를 시즌 종료까지 계속 유지하면 지지않는 팀 컬러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공격력 향상을 통해 4위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선수들의 체력 부담 극복, 제라드의 오름세, 토레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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