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5월 7일 오후 6시, 수원 빅버드를 방문하는 아이유. 수원이 원하는 '승리의 여신'으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C) 수원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fcbluewings.com)]

오는 주말 K리그 9라운드는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5일 목요일이 어린이날, 10일 월요일이 석가탄신일 입니다. 6일과 9일은 주말 사이에 끼면서 최대 6일 동안 징검다리 연휴를 보냅니다. 그래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분들이 많을 것이며 K리그가 흥행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창한 봄 날씨와 신록의 향기가 공존하는 5월의 K리그는 축구팬들이 달콤한 추억을 만끽하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K리그 9라운드 8경기 중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빅 매치가 있습니다. 수원 블루윙즈는 7일 오후 6시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전남과 대결합니다. 두 팀은 갈길이 바쁩니다. 수원은 4위(4승1무3패) 전남은 9위(3승1무4패)를 기록중이며 각각 선두권-6위권 진입을 위해 이번 경기를 이겨야 하는 입장입니다. 특히 '미스터 블루'였던 이운재가 친정팀 수원 빅버드에 귀환합니다. 지난해까지 수원에서 15년 몸담았던 레전드로서, 수원은 전남전에서 이운재를 환영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두 팀의 경기가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가수 아이유가 빅버드를 방문합니다.

아이유, '푸른 날개' 달고 빅버드에서 노래한다

수원은 지난해 3월부터 빅버드에서 '블루랄라' 캠페인을 선보였습니다. 축구팬들이 빅버드에서 즐거움을 공유하면서 축구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죠. 어린이들이 간이 놀이기구를 즐기도록 키즈존을 설치했고 E석에 치어리더 응원을 도입했습니다. 여성 축구팬들을 위한 '레이디스 데이'를 개최하면서 지난해 8월 28일 '슈퍼매치' 서울전에서는 바나나 4만개를 관중들에게 무료로 나누는 여러가지 형태의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수근, 한효주, 카라, 한가인-연정훈 부부, 이승기, 김태우, 유이, 모태범-이상화-이승훈, 김연아-곽민정 등 연예인 및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시축 및 공연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올해는 블루랄라가 시즌2를 맞이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수원 모기업' 삼성전자 모델이자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수원의 초청을 받아 빅버드에 등장합니다. 7일 전남전에서 수원 유니폼을 입고 시축을 하며, 하프타임에는 수원의 상징인 '푸른 날개(수원 블루윙즈의 애칭)'를 달고 자신의 히트곡 <좋은 날><마쉬멜로우>를 부를 예정입니다. 수원팬들은 푸른 전사들의 경기를 보면서 아이유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안티가 거의 없는 연예인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수원팬들이 호감을 나타낼 것입니다.

또한 수원팬들은 '승리의 여신'이라는 키워드에 익숙합니다. 카라가 시축 및 하프타임 공연을 했던 지난해 8월 28일 서울전에서 4-2로 승리했습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카라가 다시 빅버드를 방문했던 지난해 9일 전남전에서는 수원이 1-0으로 승리했습니다. 카라는 수원에게 '승리의 여신'으로 거듭났죠. 올해는 아이유가 '승리의 여신'이 될 차례 입니다. 카라가 서울전, 전남전을 찾았을 때 수원이 승리했던 법칙을 2011년에 아이유가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아이유는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의 서포팅곡인 '옐로우 서브마린'을 부르며 수원의 승리를 기원할 예정입니다. 수원 선수들이 아이유 효과에 힘을 얻으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합니다.

[동영상=수원을 응원하는 아이유]

아이유 시축 또한 기대됩니다. 그동안 빅버드에서는 블루랄라의 일환으로 많은 연예인 및 유명인사들이 시축했습니다. 아이유가 무대에서 발랄하고 깜찍함을 선사했던 면모를 빅버드에서 기대할 수 있죠. 연예인들이 야구장에서 시구하는 투구폼이 다르 듯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아이유가 시축하는 장면은 수원 선수들이 그라운드 가까이에서 바라봅니다. 수원 선수들은 아이유 시축을 보면서 경기를 앞둔 부담감에서 벗어나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뜻깊은 순간을 보낼 것입니다. 수원팬들도 비슷한 입장이 되겠죠. 많은 관중들이 빅버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전에서, 아이유가 '승리의 여신'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사진=이운재vs정성룡 (C) 프로축구연맹, 수원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league.com / fcbluewings.com)]

이운재, 빅버드에서 정성룡과 맞대결

'수원의 레전드' 이운재 귀환은 전남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입니다. 이운재는 1995년 12월 15일에 창단된 수원의 원년 멤버이자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푸른 날개의 일원 이었습니다. 수원이 K리그 및 아시아 무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K리그의 대표적인 빅 클럽으로 거듭났던 배경에는 이운재의 거미손 선방이 뒷받침 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수원의 K리그 우승을 이끈 활약에 힘입어 시즌 최우수 선수(MVP)에 뽑혔죠. 박건하-김진우-이병근-고종수-서정원-김대의와 더불어 지금까지 수원의 레전드로 회자되는 선수입니다.

그런 이운재는 지난해 수원을 떠나 올해 초 전남으로 이적했습니다. 수원에게 플레잉 코치직을 제안 받았으나 현역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며 정해성 감독의 품에 안았습니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였던 라울 곤잘레스가 붙박이 주전 의지를 위해 지난해 여름 독일의 샬케04로 이적했던 것과 똑같은 케이스 입니다. 그래서 수원은 이운재가 빅버드에 등장하는 경기에서 '111초 기립박수'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입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 출전했던 데이비드 베컴(당시 AC밀란 임대, 현 LA 갤럭시)이 친정팀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분위기를 빅버드에서 이운재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운재의 매치업 상대는 '대표팀 주전 골키퍼' 정성룡입니다. 정성룡은 올해 초 수원으로 이적하여 이운재 후계자가 됐습니다. 이운재와 정성룡의 만남은 수원 및 한국 축구 대표팀 신구 대결로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 될 것입니다. 이운재가 지난해까지 수원의 골문을 책임졌다면 지금은 정성룡이 담당했죠. 그 흐름은 대표팀에서도 마찬가가지 였습니다. 90년대 김병지, 2000년대 이운재가 대표팀 No.1 골키퍼였다면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정성룡이 새로운 적임자가 되었죠.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에서 패했을 때, 이운재가 정성룡을 격려했던 순간은 국민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이번 주말 빅버드에서는 두 선수의 수문장 대결에 새로운 스토리가 형성될지 주목됩니다.

두 선수가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맞대결을 펼쳤던 때는 지난해 4월 9일 수원-성남 경기입니다. 이운재와 정성룡은 각각 수원, 성남 소속 이었습니다. 당시 수원은 성남에게 1-2로 졌지만, 이운재가 정성룡에게 패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운재 2실점은 동료 수비수 실책이 결정타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언론에서는 '정성룡이 이운재를 이겼다', '두 선수의 대결은 무승부'라는 다른 시각의 기사들을 내보냈습니다. 당시 이운재가 그해 4월 4일 서울전 3실점과 맞물려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정성룡과 맞대결을 펼쳤던 것도 감안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운재는 이번 정성룡과의 맞대결이 중요합니다. 전남 이적 후 많은 수원팬들이 빅버드에서 지켜보는 첫번째 경기입니다. 자신의 저력이 끝나지 않았음을 친정팀에게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올 시즌 8경기에서는 7실점을 기록하며 전남의 골문을 든든히 버텨냈습니다. 문제는 팀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무실점으로 수원전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숙명에 직면했습니다. 정성룡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수원팬들이 여전히 빅버드에서 익숙한 이운재 존재감을 '정성룡 펄펄'로 변화될 수 있도록 열심히 선방해야 합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이운재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했지만 수원에서는 이운재 아우라와 싸우는 입장이죠. 수원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선사하고 싶은 이운재, '수원의 진정한 거미손'으로 거듭나려는 정성룡의 맞대결이 벌써 부터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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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성룡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수원 블루윙즈는 K리그 이적 시장을 통해 수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힘썼습니다. 이용래(경남) 오범석, 오장은(이상 울산) 우승제(대전) 정성룡, 최성국(이상 성남) 마토(오미야) 베르손(그레미우) 반도(사바 콤)을 수혈하며 2000년대 중반에 이어 '레알 수원'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보강을 놓고 보면 K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스쿼드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는 '대표팀 No.1 골키퍼' 정성룡(26) 입니다. 수원이 이적 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영입했던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이적료가 20억원이며 계약 기간 5년 동안 연봉 7억원에 각종 수당을 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년 간 지불할 연봉까지 포함하면 총 '55억원+알파'를 투자하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정성룡 몸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을 제기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성룡이 자신의 값어치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야 수원의 야심찬 이적시장 행보가 보람찬 결실을 맺게 됩니다.

정성룡, 수원의 거미손으로 거듭나라

정성룡이 대표팀 주전 골키퍼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성룡 기량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했습니다. 김병지-이운재 같은 과거 대표팀에서 꾸준히 두각을 떨쳤던 명골키퍼들에 비해 무게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남 소속으로 참가했던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판단력 부족에 시달리며 '내주지 말아야 할' 실점을 허용했던 것이 여론에서 도마위에 올랐죠. 그나마 지난 10일 A매치 터키 원정에서 무결점 선방으로 한국의 실점 위기를 모면하며 수문장으로서 제 몫을 다했던 포스는 앞날의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합니다.

분명한 것은, 정성룡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 입니다. 지난해 허정무호 No.2 골키퍼에서 No.1으로 입지가 올라오면서 남아공 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고, 지금의 조광래호에서 변함없이 골문을 지키며 A매치 경험을 쌓았습니다. 2009년 피스컵 안달루시아,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및 FIFA 클럽 월드컵 출전을 통해 국제 경기 감각을 익혔죠.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성남 우승의 수훈갑이 됐습니다. K리그까지 포함하면 다양한 대회에 출전하면서 얻었던 경험이 실전에서의 맹활약을 위한 자신감으로 직결됩니다. 그리고 실점 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노하우를 쌓으며 훗날 한국 축구 골키퍼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죠.

정성룡이 수원의 듬직한 골키퍼로 자리잡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랑블루(수원 서포터즈) 앞에서 수원의 원년 멤버이자 15년 동안(상무 시절 포함) 친정팀에 몸담았던 이운재(전남)의 아우라를 넘어야 하는 숙명에 있기 때문이죠. 만약 일부 수원팬들이 '이운재가 더 잘하는 것 같다', '이운재가 그립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면 정성룡에게 심적인 부담이 될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반응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운재가 수원에서 15년간 몸담으면서 '수원의 거미손', '미스터 블루'라는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었기 때문입니다. 방송 연예로 비유하면 TV에서 장수프로를 진행하는 MC들의 영향력과 견줄만 합니다.

그렇다고 이운재가 매 시즌마다 두각을 떨쳤던 것은 아닙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박호진(광주)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지난해 기량 노쇠화에 직면한 끝에 하강진(성남)에게 No.1을 내주면서 끝내 전남에서 재기를 꿈꾸게 됐죠. 하지만 이운재 커리어는 곧 수원의 역사입니다. 수원이 수많은 우승을 달성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빅 클럽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운재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수원이 4번의 K리그 우승을 달성했을 때 골키퍼로 활약했던 선수는 이운재 였습니다. 빅버드에 입성한 정성룡은 이운재가 그랑블루 앞에서 쌓았던 아우라와 싸워야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물론 정성룡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운재를 제치고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이운재와 정성룡의 전성 시대는 다릅니다. 이운재가 2000년대 였다면 정성룡은 2010년대를 빛내야 할 선수이며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커리어가 화려해졌죠. 또한 이운재가 남아공 월드컵 이전에 갑작스럽게 폼이 떨어진 것도 짐작해야죠. 결과적으로 정성룡이 이운재와의 직접적 경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또한 이운재 포스는 수원에 이어 대표팀에서 강렬했습니다. 하지만 정성룡이 수원으로 이적했을 때 이운재는 이미 빅버드를 떠났습니다. 그런 차이점에 의해 정성룡이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됐죠.

정성룡은 수원에서 엄청난 몸값을 기록하며 윤성효 감독의 품에 안았습니다. 수원은 올해 K리그 및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면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정성룡에게 거는 기대치가 큽니다. 만약 정성룡이 수원의 바람과 달리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윤성효 체제는 좌초될 지 모릅니다. 아무리 필드 플레이어들이 열심히 하더라도 골키퍼가 비틀거리면 실점을 허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골키퍼의 실수 하나가 실점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K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정성룡 어깨가 무거워진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수원이 이운재에게 의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운재는 팀의 부흥보다는 자신의 본래 기량을 되찾는 것 부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미완의 대기'였던 하강진을 2011시즌에 주전 골키퍼로 안고 가기에는 수원의 야심찬 도전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영건 육성에 중심을 두는 관점에서는 하강진을 키우는 것이 적절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수원은 성적이 더 중요했습니다. 빅 클럽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난 2년 동안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및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시아의 챔피언'을 자처했던 수원에게 어울리는 실적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대표팀 주전 골키퍼 정성룡을 영입했습니다.

정성룡이 이운재를 넘으려면 다음달 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라이벌 FC서울전에서 '수원을 빛낼 골키퍼'라는 이미지를 많은 축구팬들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그 경기는 K리그 개막전 및 K리그판 엘 클라시코 더비로 불리우는 최대의 라이벌전이기 때문입니다. 수원의 승리를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됐죠. 그런 수원이 지난해 서울전 3경기에서 9실점을 허용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정성룡은 서울전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자리잡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수원의 거미손'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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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성룡-이운재 (C) 프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league.com)]

2007년 7월 28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의 자카바링 스타디움에서 진행되었던 2007 아시안컵 3~4위전. '영원한 맞수' 한국과 일본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혈투를 펼쳤으나 무득점에 그치면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게 됐습니다. 두팀 키커 5명이 모두 골을 기록했고, 한국의 6번째 키커였던 김치우가 왼발슛으로 일본 골망을 갈랐습니다. 그리고 골키퍼 이운재가 한유 나오다케의 슈팅을 오른손으로 막아내며 한국의 3위 달성을 이끌었습니다.

한국은 아시안컵 6경기 동안 단 3골에 그쳤고,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 및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일관했습니다. 본선 2차전까지 1무1패에 그치면서 탈락 위기까지 몰렸죠. 이운재의 역량은 그때부터 빛을 발했습니다. 본선 3차전 인도네시아전 부터 3~4위전 일본전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 선방을 펼쳤습니다. 실점 위기 때마다 묵직한 선방으로 상대팀의 골 의지를 무너뜨리며 한국의 골문을 지탱했죠. 비록 4강 이라크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지만, 아시안컵 부진을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8강 이란전 및 3~4위전 일본전 승부차기에서는 이운재의 선방이 빛을 발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약점은 수비 불안 이었습니다. 스리백에 익숙했던 수비수들이 포백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대팀 빠른 역습에 취약한 단점을 노출했죠. 더욱이 아시안컵에서는 포백의 평균 연령이 23세(김치우-김진규-강민수-오범석)였습니다. 경험 부족의 약점을 이겨야 하는 현실이었죠. 아시안컵에서 토너먼트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젊은 수비수들을 뒤에서 리딩하며 상대 공격을 틀어막는데 주력하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죠. 그래서 한국이 이운재의 통솔력에 힘입어 수비 실수를 이겨냈고 포백이 성공적으로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이운재는 더 이상 대표팀 선수가 아닙니다. 지난 8월 11일 나이지리아전에서 마지막 A매치를 치르고 대표팀에서 은퇴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기량 노쇠화에 직면하면서 정성룡과의 경쟁에서 밀렸죠.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짊어지기에는 세월의 물리적인 힘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며칠 뒤면 38세가 되면서 불혹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후배 선수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고, 결국 대표팀을 떠났습니다.

June 22, 2010 - Durban, South Africa - epa02216954 South Korea's goalkeeper Jung Sung Yeung celebrates Park Chu Young's goal during the FIFA World Cup 2010 group B preliminary round match between Nigeria and Korea Republic at the Durban stadium in Durban, South Africa, 22 June 2010.

[사진=정성룡 (C) 티스토리 PicApp]

축구는 아무리 필드 플레이어들이 열심히 뛰어도 골키퍼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면 그 실점은 팀의 패배로 직결되는 무시못할 영향력이 있습니다. 잉글랜드가 남아공 월드컵 본선 1차전 미국전에서 로버트 그린의 '알까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던 것 처럼(1-1 무승부), 골키퍼가 얼마만큼 실수를 줄이고 방지하느냐에 따라 그 팀의 성적이 좌우됩니다. 그래서 한국이 2011년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하려면 정성룡의 맹활약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정성룡이 얼마만큼 선방하고, 수비 라인을 능숙하게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아시아 제패 여부가 가려집니다.

문제는 정성룡이 조광래호 No.1 골키퍼로서 믿음감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속팀 성남의 일원으로 출전했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4강 인터 밀란전 3실점, 3~4위전 인터나시오날전 4실점을 범한것도 문제였지만 골키퍼로서 선방할 수 있었던 장면을 놓쳤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인터나시오날전 4실점 장면의 공통점은 볼의 방향을 빠르게 읽지 못하면서 판단력이 늦은게 문제였습니다. 두번째 실점 장면은 위치선정 불안까지 겹쳤죠. 골키퍼는 과감하게 결단하는 능력이 요구되지만 정성룡은 아직까지 그런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물론 정성룡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실력으로' 이운재를 벤치로 밀어냈습니다. 이운재의 K리그 부진 여파가 대표팀 골키퍼 경쟁으로 직결된 흐름이 없지 않지만, 그 사이에 정성룡은 안정감 넘치는 선방 및 능숙한 수비 컨트롤을 선보이며 자신의 급성장을 과시했습니다. 한국이 본선 1차전 그리스전에서 무실점 승리(2-0 승) 할 수 있었던 원인은 정성룡이 이운재 존재감을 확실하게 메웠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 이후 경기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있었지만, 이운재를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것 자체만으로 비범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운재가 월드컵에서 골키퍼로 활약할거라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정성룡의 클럽 월드컵 부진이 2011년 아시안컵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클럽 월드컵에서 산전수전 겪었던 경험이 아시안컵 맹활약을 자극하거나 또는 그 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정성룡의 단점을 큰 경기 경험 부족을 꼽습니다. 하지만 정성룡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및 2010 남아공 월드컵,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클럽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며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팀 No.1 골키퍼 경험이 풍부하게 쌓이지 않은것은 분명하며,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는 아시안컵이 중요한 척도로 작용합니다. 큰 무대에서 고비때마다 실점 위기를 막으며 한국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포스가 정성룡에게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에서는 정성룡 기량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운재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내년이면 41세가 되는 김병지와 함께 말입니다.) 하지만 이운재는 더 이상 대표팀에 복귀할 수 없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소속팀 수원에서 하강진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수원에서의 출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다른 팀으로 떠날 상황에 몰렸습니다. 기량까지 내림세에 빠졌기 때문에 대표팀 복귀 명분에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만약 정성룡이 아시안컵에 부진하면 이운재 공백에 대한 불안감은 최악의 경우 '트라우마'에 빠질지 모릅니다. 한국 축구는 이러한 시나리오에 직면해선 안됩니다.

현실적으로는, 김용대-김진현 같은 백업 골키퍼 자원들이 정성룡에게 긴장감을 심어야 합니다. 대표팀에서 이운재 후계자가 정성룡이 아니라는 각오로 말입니다. 다만, 김영광이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흠입니다. 그런 정성룡은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하여 No.1 골키퍼임을 재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운재의 저력을 이제는 정성룡이 재현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한국 축구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걱정하지 않으려면 정성룡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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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ILE - CORRECTING NAME OF GOALKEEPER TO JUNG SUNG-RYONG South Korea's goalkeeper Jung Sung-ryong reacts at the end of a 2010 World Cup second round match against Uruguay in Port Elizabeth June 26, 2010. REUTERS/Paul Hanna (SOUTH AFRICA - Tags: SPORT SOCCER WORLD CUP)

[사진=정성룡 (C) 티스토리 PicApp]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서 우루과이에게 1-2로 패하고 탈락했습니다. 8강 진출을 위해 90분 동안 사력을 다하여 부지런히 뛰었지만 우루과이의 효율적인 경기 운영과 수준급의 조직력, 강력한 임펙트를 넘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한국이 전반 중반부터 경기 흐름을 지배했지만 결과에서 패하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은 모두 다 잘싸웠습니다. 월드컵 원정 사상 첫 16강에 진출한데다 그것이 태극 전사들이 간절히 바래왔던 목표였고 선배 세대들이 이루지 못했던 업적 이었습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박지성을 비롯한 태극 전사들의 우루과이전 투혼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골키퍼 정성룡(25, 성남)에게 우루과이전은 힘든 경기였습니다. 경기가 빗속에서 진행된데다 후반부터 빗줄기가 굵어졌기 때문에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골키퍼 장갑도 비 때문에 미끄러울 수 밖에 없었고 잔디 상황이 열악했던 그라운드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리고 16강 무대에 올라섰던 심적인 부담감 또한 없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한국의 전반 8분 선제골 실점은 정성룡에게 책임이 없지 않았습니다. 포를란의 왼쪽 땅볼 크로스가 날아드는 상황에서의 위치선정 및 처리 능력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죠. 수비라인이 지나치게 포를란의 위치에 쏠리면서 반대쪽에 있던 수아레스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커버 플레이 미숙도 아쉬웠지만 그 상황에서 주춤거렸던 정성룡도 아쉬웠습니다. 골키퍼가 수비수들을 리드하는 역할이 좋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성룡에게 부족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정성룡은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우루과이가 한국 수비망을 뚫고 여러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며 한국 골문을 위협했는데, 정성룡의 존재감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지난 아르헨티나전 처럼 1-4로 대패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상대 슈팅 궤적을 빠르게 읽으며 흔들림 없이 선방한 것, 매끄러웠던 위치선정, 짧은 거리에서 날아드는 수아레스의 강력한 슈팅을 펀칭하는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한국의 실점 위기를 여러차례 넘겼습니다. 한국의 두번째 실점 상황은 공이 골문 구석 깊숙한 공간으로 향했기 때문에 정성룡이 선방하기에는 무리였습니다. 공을 막아내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골키퍼가 처리하기 힘든 슈팅 이었습니다.

June 12, 2010 - South Africa - Football - South Korea v Greece FIFA World Cup South Africa 2010 - Group B - Nelson Mandela Bay Stadium, Port Elizabeth, South Africa - 12/6/10..Sung Ryong Jung celebrates after Park Ji Sung (Not Pictured) scores the second goal for South Korea.

[사진=정성룡 (C) 티스토리 PicApp]

한국의 16강 진출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는 골키퍼를 이운재에서 정성룡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동안 대표팀 부동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이운재는 올 시즌 K리그에서 민첩성 저하 및 킥력 불안 등으로 노쇠화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결국 월드컵 본선에서 정성룡에서 주전 골키퍼 장갑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반면 정성룡은 올 시즌 들어 민첩성-위치선정-공중볼 대처 능력이 향상되면서 성남의 뒷문을 단단히 지킨끝에 대표팀에서 이운재를 제치고 No.1에 등극했고 그 기세를 몰아 그리스전 무실점 선방을 펼쳤습니다.

사실, 남아공 월드컵 주전 골키퍼는 이운재가 유력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부터 8년 동안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데다 3회(1994-2002-2006년)의 월드컵 본선 출전 경험까지 작용하면서 본선에서 백전노장의 노련미를 뽐낼 것으로 보였습니다. 비록 K리그에서 부진했지만 예비 엔트리 30인에 포함되면서 허정무 감독의 믿음을 얻었기 때문에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운재의 남아공 월드컵 주전 출전이 예상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전 선발 라인업의 기준을 대표팀 공헌도로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예비 엔트리 30인에서 26인으로 줄이는 과정에서는 조원희-김치우-강민수 같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공헌자를 제외했습니다.(강민수는 곽태휘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 합류) 최종 엔트리 발탁 과정에서는 한때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활약했던 이근호까지 내쳤습니다. 그리스전을 앞두고는 부동의 주전이었던 이운재 대신에 정성룡을 주전으로 올리면서 공헌도보다 현재의 폼을 중요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그동안 이운재의 2인자로 가려졌으나 실력 향상을 위해 소리없이 훈련에 매진했던 정성룡이 드디어 노력한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그리스와의 전반전에 햇빛이 자신의 눈을 가리는 어려움 속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을 잡아낸 것을 비롯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우루과이전에서 한국의 실점 위기를 여러차례 넘겼습니다. 한국의 수비 조직력이 전반적으로 불안했기 때문에 무수한 위기 상황이 속출했지만 정성룡은 상대팀의 슈팅을 막아내기 위해 골문 앞에서의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정성룡의 남아공 월드컵 맹활약이 값진 이유는 월드컵 본선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는 여러차례 패스 미스를 범하는 것이 다반사지만 골키퍼는 한 번이라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면 많은 사람들의 질타에 시달립니다. 잉글랜드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지난 미국전에서 전반 40분 클린트 뎀프시의 슈팅을 뒤로 흘리는 실점을 범해 자국 국민들의 엄청난 비아냥을 들었던 것이 대표적 예 입니다.

하지만 정성룡은 월드컵 무대에서 어떠한 부담감을 내색하지 않고 침착하게 골문을 지켰습니다. 마치 성남에서 뛰는 것 같은 기분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주눅이 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대표팀 경기 출전이 적었던 선수가 맞는지 의심 될 정도로 골문을 든든히 지켰습니다. 정성룡이 없었다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힘들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제 정성룡은 2011년 1월 아시안컵을 비롯해서 앞으로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서 골문을 지킬 것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값진 경험이라면 앞으로 빈틈없는 선방을 과시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이 분명하며 이제 No.1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 분명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영웅이자 그동안 대표팀 주전 골키퍼를 맡았던 이운재를 실력으로 밀어내고 남아공 월드컵 주전 골키퍼 장갑을 낀 정성룡이라면 앞으로의 미래가 무궁무진합니다. 그의 저력이라면 한국 축구는 앞으로 몇년 동안 골키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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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인자' 정성룡은 '1인자' 이운재를 제치고 남아공 월드컵 본선 선발 출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C) 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축구는 11명이 뛰는 스포츠지만 모두가 1인자가 될 수 없습니다. 축구팀은 1인자 역할을 하는 에이스를 두고 있으며 그 1인자를 도와주거나 또는 경쟁 관계인 2인자들이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재석을 1인자로 두는 무한도전에서는 박명수가 악역 및 상황극, 노홍철이 토크 및 오버, 정준하가 쩌리짱 역할을 맡아 2인자 역할을 하는 것 처럼 축구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2인자라고 해서 계속 2인자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축구이자 인생입니다. 대부분의 축구 선수들은 항상 1인자를 꿈꾸고 있으며 특히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1인자 도약을 단단히 벼르고 있을 것입니다. 1인자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1인자와 견주거나 뛰어넘을 수 있는 팀 내 위상 강화를 위해, 1인자와는 또 다른 팀 핵심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월드컵에서 새로운 1인자를 꿈꾸는 16명을 소개합니다. 월드컵 참가 32개국에 수많은 2인자들이 있겠지만, 본선 각 조당 2명씩 16명으로 추렸습니다.

1. 루이스 수아레즈(우루과이, 소속팀 : 아약스, 23세, 180cm/81kg)

우루과이하면 간판 골잡이 포를란을 떠올리기 쉽지만 또 한 명의 골잡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 시즌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33경기에서 35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석현준 동료' 수아레즈입니다. 수아레즈는 월드컵 남미 예선 17경기에서 5골 넣었으며 대표팀에서는 포를란을 보조하는 쉐도우를 맡고 있습니다. 현란한 드리블 돌파와 폭발적인 스피드, 감각적인 발재간을 앞세워 상대 수비 진영을 파고드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며 네덜란드 무대에서 단련된 득점포로 우루과이의 월드컵 16강을 이끌 태세입니다. 첼시, 맨유, 토트넘 등의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잘 알려진 공격수입니다.

2.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멕시코,  소속팀 : 과달라하라 -7월 1일부터 맨유 소속-, 22세, 172cm/62kg)

에르난데스는 멕시코의 떠오르는 신성입니다. 멕시코리그 과달라하라 및 각급 대표팀에서의 물 오른 성장을 통해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더니 지난 4월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의 이적료로 맨유 이적을 확정 지었습니다. 뛰어난 발재간과 폭발적인 돌파를 앞세워 골을 넣는 성향이며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즐기는 타입입니다. A매치 7경기에서 5골을 넣었으며 지난 26일 네덜란드전에서 1골을 넣었고 2경기 연속 A매치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었습니다. 37세 노장 공격수 블랑코를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 부동의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큽니다.

3. 정성룡(한국, 소속팀 : 성남, 25세, 190cm/86kg)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는 이운재였지만 오는 12일 그리스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는 정성룡이 주전 장갑을 착용할지 모릅니다. 이운재가 지금까지 1인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정성룡이 새로운 1인자로 떠올랐습니다. 정성룡은 긴 팔을 이용한 다이빙 캐치와 펀칭, 강력한 킥력을 자랑하며 최근들어 민첩한 몸놀림을 뽐내고 있습니다.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이운재보다는 최근에 폼이 좋아진 정성룡이 주전 골키퍼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의 반응이 대세입니다. 정성룡은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한 단점을 안고 월드컵에 나서지만 오히려 이운재보다 안정적입니다.

4. 디에고 밀리토(아르헨티나, 소속팀 : 인터 밀란, 31세, 183cm/78kg)

올 시즌 유럽리그 활약상을 놓고 보면 밀리토 만큼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아올린 공격수는 없었습니다. 밀리토는 인터 밀란의 유로피언 트레블 달성 주역으로 활약한데다 팀이 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어김없이 골을 넣었으며, 올 시즌 54경기에서 32골을 기록하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비록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꾸준한 공헌을 하지 못했고 마라도나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지만, 인터 밀란에서 보여줬던 지금의 기세를 놓고 보면 월드컵에서 메시에 뒤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적어도 현재의 폼을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의 공격수입니다.


[사진=메수트 외질 (C) 베르더 브레멘 공식 홈페이지]

5. 에런 레넌(잉글랜드, 소속팀 : 토트넘, 23세, 168cm/63kg)

잉글랜드의 고민은 부상으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베컴의 공백 이었습니다. 기대주로 관심을 끌었던 월컷은 잦은 부상에 따른 경기력 저하 끝에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베컴-월컷의 경쟁자였던 레넌이 잉글랜드의 새로운 오른쪽 윙어로 활약하게 됐습니다. 베컴의 전유물이었던 등번호 7번을 부여 받았으며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종적인 공격 패턴을 통해 상대 측면 수비를 무너뜨리는 침투를 즐깁니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정확한 패싱력을 겸비했으며 램퍼드-제라드에 이은 잉글랜드의 미래를 책임질 미드필더 자원으로 꼽힙니다.

6. 조지 알티도어(미국, 소속팀 : 헐 시티, 21세, 178cm/80kg)

알티도어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 스페인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미국의 2-0 완승을 이끈 이변의 주역입니다. 비록 올 시즌 헐 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 28경기에 출전했으나 1골에 그쳐 팀의 강등 주범으로 몰리고 말았지만 미국 대표팀에서의 입지가 두꺼웠습니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 13경기 6골의 가공할 화력을 과시했고, 근육질 체격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미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도노번-뎀프시로 짜인 좌우 윙어들의 빠른발을 근간으로 공격을 전개할 것이며 알티도어의 골 결정력까지 빛을 발하면 두 선수에 이은 새로운 1인자로 떠오를 것입니다.

7. 메수트 외질(독일, 소속팀 : 베르더 브레멘, 22세, 182cm/73kg)

독일은 팀 전력의 구심점이었던 발라크가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면서 22세의 영건 외질의 포텐 폭발에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터키계 선수인 외질은 독일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며 지난해 유럽 U-21 선수권 대회에서 독일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골 12도움, 올 시즌 9골 12도움을 기록해 골 숫자가 늘어나면서 미들라이커로서의 성장을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미칠듯한 드리블과 날렵한 몸놀림을 앞세운 종적인 움직임으로 박스 정면을 파고드는 성향이며 그동안 측면 미드필더를 맡았으나 이번 월드컵에서 발라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앙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8.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세르비아, 소속팀 : 첼시, 26세, 188cm/86kg)

세르비아가 남아공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유는 공수 양면에 걸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 센터백을 맡는 비디치가 있지만 오른쪽 풀백 이바노비치도 주목해 볼 선수입니다. 이바노비치는 첼시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빠른 볼 처리에 의한 날카로운 크로스로 측면 득점 지원에 기여했습니다. 대표팀에서는 공격 가담을 자제하는 대신에 압박에 주력하며 상대 측면 공격 봉쇄에 나서며 결정적 공격 상황에서는 오버래핑을 시도하여 골 기회를 노립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비디치와 더불어 명불허전의 실력을 뽐낼지 주목됩니다.

EURO 2008 Quarter Final St Jakobs Park Basel M27 Netherlands v Russia (1-3) 21/06/2008 Nigel de Jong (NED) Photo Roger Parker Fotosports International

[사진=니겔 데 용 (C) 티스토리 PicApp]

9. 니겔 데 용(네덜란드, 소속팀 : 맨시티, 26세, 174cm/72kg)

네덜란드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수비력에 강점을 삼고 있습니다. 월드컵 유럽 예선 8경기 2실점으로 본선 진출국 중에 가장 실점이 적으며 포백과 더블 볼란치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합니다. 중원에서 투쟁적인 모습으로 선수들을 리드하는 판 보멀이 버티고 있다면 그 옆에는 홀딩맨 데 용이 있습니다. 강력한 체력과 왕성한 움직임으로 네덜란드 진영을 침투하는 상대팀 선수를 찰거머리같이 봉쇄하며 빠른 커버플레이를 통해 판 보멀을 도와줍니다. 중원에서의 전투적인 스타일은 판 보멀에 결코 뒤지지 않으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고의 홀딩맨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입니다.

10. 니클라스 벤트너(덴마크, 소속팀 : 아스날, 22세, 192cm/78kg)

덴마크 공격하면 토마손-롬메달 같은 노장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제는 벤트너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벤트너는 덴마크의 4-3-3에서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담당하며 주로 왼쪽 윙 포워드로 뜁니다. 192cm의 신장을 활용한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주무기로 삼지만 장신에 어울리지 않게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측면을 파고드는 성향입니다. 올 시즌 아스날에서 업그레이드된 득점력까지 빛을 발하면 덴마크의 16강 진출이 탄력을 얻게 됩니다.

11.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이탈리아, 소속팀 : 유벤투스, 26세, 186cm/76kg)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주역이 센터백 칸나바로 였다면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칸나바로의 단짝인 키엘리니를 주목해야 합니다. 키엘리니는 강력한 대인마크와 투지넘치는 움직임, 세밀한 태클을 앞세워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며 왼쪽 풀백 출신 답게 발이 빠릅니다. 얼마전까지 유벤투스에서 활약했던 칸나바로(UAE 알 아흘리로 이적)와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맞췄으며 앞으로 몇년 동안 이탈리아의 카데나치오(빗장수비)를 책임질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은 칸나바로의 경험을 이식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며 이제는 카데나치오의 No.1으로 거듭날 기세입니다.

12. 넬손 발데스(파라과이, 소속팀 : 도르트문트, 27세, 178cm/71kg)

파라과이의 에이스는 카바냐스 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나이트클럽에서 머리에 총격을 당해 월드컵에 불참하면서 파라과이의 공격의 초점과 시선이 발데스에게 모아지게 됐습니다.  발데스는 월드컵 남미 예선 17경기에서 5골을 넣은 선수로서 왕성한 활동 반경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최전방을 흔들 수 있는 자원입니다. 왼쪽 윙어로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돌파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성향이며 월드컵에서는 산타 크루즈의 득점 지원을 하면서 저격 형태의 공격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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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니엘 알베스 (C) 티스토리 PicApp]

13. 다니엘 알베스(브라질, 소속팀 : FC 바르셀로나, 27세, 173cm/64kg)

알베스는 마이콘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오른쪽 풀백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마이콘에 밀려 벤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폭발적인 공격력과 넓은 활동 폭을 앞세워 리오넬 메시의 뒷 공간을 성실하게 메웠지만 정작 대표팀에서는 잦은 오버래핑 때문에 수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의 고민인 왼쪽 풀백의 적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마이콘이라는 1인자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축구 재능만을 놓고 보면 월드컵을 빛낼 스타임엔 분명합니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마이콘 2인자'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요?

14. 루이스 나니(포르투갈, 소속팀 : 맨유, 24세, 175cm/66kg)

나니는 올 시즌 맨유의 주전으로 발돋움했지만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로테이션 멤버입니다. 여러차례 선발 출전을 했으나 호날두-시망 같은 걸출한 윙어 자원에 의해 무게감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에서 눈을 뜬 팀 플레이를 통해 개인 플레이 위주였던 공격력에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자제하게 됐습니다. 측면에서의 날카로운 침투를 통해 팀 공격의 물꼬를 마련하며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날카로운 킥까지 장착됐습니다.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뚜렷한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나니의 포텐 폭발을 기대할 것입니다.

15. 세스크 파브레가스(스페인, 소속팀 : 아스날, 23세, 180cm/69kg)

아스날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축구의 구심점인 파브레가스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벤치를 달구는 백업 멤버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유로 2008을 비롯해서 그동안 사비에게 밀려 주전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이 한국전에서 실험했던 플랜B 4-1-4-1로 본선에 나서면 사비와 더불어 주전으로 뛸 것으로 보입니다. 과감한 문전 침투와 날카로운 패스, 강력한 슈팅, 유연한 공격 조율을 자랑하는 파브레가스의 존재감이 있기에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행보가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력만을 놓고 보면 세계 최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임에 틀림 없습니다.

16. 마티아스 페르난데스(칠레, 소속팀 : 스포르팅 리스본, 24세, 178cm/73kg)

칠레는 월드컵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10골 넣으며 득점 1위에 오른 수아소에 대한 비중이 높지만 또 한 명의 걸출한 공격 옵션이 가려진 느낌입니다. 페르난데스는 칠레의 공격축구를 이끌어가는 플레이메이커로서 3-4-1-2와 4-3-3 같은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합니다. 유연한 볼 터치와 다양한 패턴의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여 수아소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골 기회를 열어줍니다. 오픈패스와 2대1 패스 같은 콤비플레이를 노리는 성향이며 골 결정력도 탁월합니다. 칠레의 막강 화력을 이끌어가는 지휘자로서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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