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강희 감독 (C) 효리사랑]

개인적으로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조광래 전 감독과 작별하는 수순이 매끄럽지 못해서 차기 감독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국인 감독을 뽑기에는 봉급 문제와 맞물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이 부담스럽죠. 일찌감치 국내파 감독 내정을 예상했습니다. 최근 저의 블로그에서 대표팀 이슈를 다루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저는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을 크게 찬성하지 않습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 전념하기를 원했던 지도자였으며 대표팀을 부담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전북과 K리그 입장에서는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입성이 손해입니다. 2011년 K리그 최고의 이슈는 '닥공(닥치고 공격)'이었으며 그 중심에는 최강희 감독이 있었습니다. K리그를 흥미롭게했던 아이템이 결국 대표팀으로 건너가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웃으려면 최강희호가 성공해야 합니다. 최강희 감독에게 놓인 10가지 변수는 이렇습니다.

1. 프로팀과 다른 체계

조광래 전 감독이 실패했던 원인중에 하나는 대표팀을 프로팀처럼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부임 초기부터 3-4-2-1, 포어 리베로, 패스 위주의 공격 전술을 도입하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혼란을 느꼈던 늬앙스가 강했습니다. 주력 선수 기용 변화의 폭이 좁았고, 특정 선수를 생소한 포지션에 배치시켰지만 대표팀에서 역효과를 나타냈죠. 시즌 내내 선수들을 조련하는 프로팀, 소집 시간이 한정적인 대표팀은 체계가 다릅니다. 대표팀은 대표팀에 맞는 선수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최강희 감독은 쿠엘류호 시절 대표팀 코치를 맡은 경험이 있습니다.

[사진=박지성 (C) 효리사랑]

2. 박지성 대표팀 복귀 여부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1월 16일 YTN 인터뷰에서 박지성 대표팀 복귀를 희망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전제로 밝혔지만 박지성 복귀 가능성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최강희 감독 의도와 관계없이 말입니다. 만약 여론에서 박지성과 관련된 말이 많아지면 최강희 감독이 자신의 의사를 밝힐겁니다. 만약 박지성 복귀를 원하지 않아도 대한축구협회 고위층 생각이 다르면 자칫 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으로 확대되지 않을가 염려됩니다.

3. 박주영 리더십

저는 박주영 리더십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박주영은 9월~11월 조광래호 6경기 8골 기록했지만, 과연 선수들이 박주영을 중심을 똘똘 뭉쳤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선수들이 박주영을 좋아하지만, 일본전-레바논전 패배를 놓고 보면 주변 선수와의 유기적인 호흡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팀 전술의 어려움을 감안해도 '과연 박주영이 대표팀 공격의 구심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광래호 에이스로 일컫는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팀 공격을 짊어지기에는 포지션 한계가 있습니다. 박주영 리더십이 여론의 논란으로 확대되면 박지성 대표팀 복귀 주장의 빌미로 작용할지 모릅니다.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 리더십을 받쳐줄 또 다른 리더를 발굴할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사진=박주영 (C) 효리사랑]

4. 유럽파 차출

순리적 관점에서는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서 제외되거나 벤치를 지키는 것이 정답입니다. 소속팀 네임벨류는 선수의 모든 것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전임 대표팀에서는 실전 감각이 떨어진 유럽파가 팀 공격을 꾸리면서 경기력 난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유럽파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대표팀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특히 박주영-지동원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부족하며 구자철-손흥민은 아직 붙박이 주전 단계가 아닙니다. 최강희 감독은 유럽파 차출에 대해서 확고한 스탠스가 필요합니다.

5. 런던 올림픽 이후

최강희호는 런던 올림픽 이후에 체력적인 어려움과 싸워야 합니다. 박주영-구자철-서정진-기성용 같은 현 대표팀 선수들이 런던 올림픽 일정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그 중에 유럽파는 시차적응이 핸디캡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는 국내파 영건은 K리그 44경기 편성이 부담스럽죠. K리그의 빠듯한 일정은 '런던 올림픽 이후'에 접어드는 시즌 후반에 선수들 체력이 저하되는 문제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쿠엘류호 침체는 2003시즌 K리그 44경기 편성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최강희호가 2012년 9월-10월-11월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장거리 원정을 떠나면 선수들 체력이 걱정됩니다. 아직 최종예선 조추첨을 안했지만, 호주 원정이 가장 위험합니다.

[사진=최철순 (C) 효리사랑]

6. 대표팀 수비 불안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모토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전북과 같은 성향의 전술을 활용하면 수비 불안에 빠질 염려가 있습니다. 대표팀의 수비력 약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우루과이를 상대로 8실점 허용했습니다. 수비 전술에 일가견있는 조광래 감독도 팀의 고질적 약점을 해결 못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 라인(박원재-심우연-조성환-최철순)을 그대로 끌고가기에는 특정팀에서 많은 선수가 차출되는 단점, 그 팀의 전력 약화가 고민입니다. 공격도 수비가 튼튼해야 탄력을 받는 만큼, 최강희호가 강한 팀을 상대로 닥공을 선택할지 아니면 실용적인 축구를 택할지 주목됩니다.

7. 왼쪽-오른쪽 풀백

조광래호는 이영표 후계자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차두리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병행하면서 부상과 싸워야 했습니다. 최강희호는 믿음직한 왼쪽-오른쪽 풀백이 필요합니다. 전북의 좌우 측면 뒷 공간을 책임졌던 박원재-최철순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예상되지만 과거 대표팀에서 꾸준히 두각을 떨치지 못한 것이 흠입니다. 윤석영-홍철 같은 올림픽대표팀 왼쪽 풀백 기대주들은 2012년에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죠. 차두리는 셀틱 닥터에게 대표팀 은퇴를 권유받았지만 아직 입장을 정리한 단계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혹시 모를 차두리 부상 공백을 대비해서 새로운 오른쪽 풀백을 육성해야 합니다.

[사진=이동국 (C) 효리사랑]

8. 이동국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이동국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동국이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던 결정적 배경에는 최강희 감독이며, 봉동이장 전술에 가장 어울리는 공격수는 봉동 청년회장 입니다.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동국이 대표팀을 병행하기에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내년 33세) 대표팀-소속팀 경기 일정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합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려면 무리한 일정을 견뎌야만 합니다.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활용 방안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9. 일본

최강희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려면 일본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국민들은 일본에게 패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조광래 전 감독을 향한 여론의 반응이 악화된 결정타는 지난 8월 일본전 0-3 완패 였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조광래호 기술 축구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분위기였지만 일본전에서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라이벌전 패배 이후에도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기 내용을 거듭한 끝에 레바논 원정 패배로 이어졌고 결국 감독이 '옳지 못한 수순으로' 교체 됐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여론의 신뢰를 얻으려면 전임 대표팀의 일본전 0-3 패배를 복수해야 합니다. 아직 최종예선 조추첨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2013년에 동아시아축구 선수권 대회가 진행 될 예정입니다.

10. 대한축구협회

굳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온갖 구설수를 언급하지 않아도, 과연 최강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와의 사이가 원만할지 의문입니다. 조광래 전 감독은 지난 5월 대표팀 선발 권한을 놓고 이회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현 부회장)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이회택 부회장은 기술위원회가 대표팀 선수를 뽑을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의 지지를 얻은 쪽은 조광래 전 감독 이었습니다. 그때의 일이 조광래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고위층과의 사이가 틀어진 결정타가 됐죠.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최강희 감독에게 얼마만큼 힘을 실어줄지 의문입니다. 대표팀 감독이 교체되었지만, 정작 바뀌어야 하는 쪽은 대한축구협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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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전북이 알사드를 이길 것으로 기대되는 5일 저녁 7시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가장 주목할 선수는 '전북의 에이스' 이동국(32) 입니다.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서 선발 출전 가능성이 어렵지만 후반전에 조커로 나설지 모릅니다. 그동안 전북을 K리그 최강의 팀으로 발돋움하는데 엄청난 공헌을 세웠던 지금까지의 활약을 놓고 보면 어떤 형태로든 알사드전에 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이동국이 전북의 아시아 제패를 이끄는 골 장면' 입니다. 사자왕이 전북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인 것은 분명하죠.

만약 이동국이 전북의 우승을 돕는 골을 터뜨리면 또 하나의 의미있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그동안 자신의 안티팬들에게 '국내용'으로 비하되었지만 이제는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지금도 이동국을 비방하거나 좋지 않은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에 특정 인물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바꾸기에는 어색함이 있습니다.

또한 이동국은 국내 스포츠 선수 중에서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끊이지 않는 비난에 시달렸던 대표적인 스타입니다. 올 시즌에는 전북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공헌하면서, K리그 도움 1위를 기록하는, K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16골 15도움, 31 포인트)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동국 비방에 열을 올리는 사람은 부지기수 입니다. 이동국을 응원하는 축구팬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안티팬은 존재하며 그를 향한 안좋은 감정의 골이 깊습니다. 아무리 이동국이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누군가의 마음에서는 '국내용'이라는 잔인한 꼬리표를 운운합니다.

축구팬은 감정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골을 넣으면 환호하고, 슈팅을 날렸던 볼이 골대 바깥을 스치면 아쉬워합니다. 선수가 입장하거나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면 박수를 치면서 좋아하지만, 안좋은 장면을 연출하면 입에서 나쁜 소리를 내뱉을 때가 있습니다. 모든 축구팬들이 같은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동국에게는 부정적인 시선이 짙었습니다. 그래서 안티팬들이 지금까지 존재하면서 '국내용' 비방이 끊이지 않았죠. 지난달 7일 국가 대표팀 비공식 A매치 폴란드전 부진은 그들 마음에 좋았을 빌미거리가 되었죠.

그러나 이동국을 국내용으로 지칭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첫째는 역대 아시안컵에서 10골 넣었으며 그 중에 2000년 대회에서는 득점왕을 달성했습니다. 둘째는 본프레레호-아드보카트호 에이스로 활약했죠. 당시 이동국의 대표팀 입지는 굳건했죠. 지난 몇년간 국제 경기에서 이루어낸 성과가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미들즈브러 시절 포함), 원래부터 국내 경기에서 잘하고 국제 경기에서 못하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국내용'이라는 이미지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동국은 알사드전이 중요합니다. 아시아 대항전 파이널 무대에서 골을 넣으며 사자왕의 포효를 보여주며 동료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겠죠. 알사드전 골은 국내용에서 벗어나는 결정타가 될 전망입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엄연히 국제 경기 입니다. 그것도 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면 선수로서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누군가 국내용이라고 비방해도 또 다른 사람은 알사드전 골을 언급하며 '이동국은 국내용이 아니다'라는 긍정적인 시선이 확대될지 모릅니다. 이동국을 좋아하는 축구팬들도 많아지겠죠.

그런 이동국은 지난해 5월 12일 챔피언스리그 16강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원정을 떠올려야 합니다. 당시 발목이 삐끗할 정도로 컨디션이 안좋았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끝나면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선발 출전은 무리였습니다. 하지만 전북이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 대등한 접전을 펼치면서 이동국은 후반 23분에 교체 투입했습니다. 연장 후반 11분에는 박원재 크로스를 헤딩골로 작렬하며 전북의 3-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알사드전은 부상 후유증에 의해 후반전 출격이 유력합니다. 17개월 전 호주 원정처럼 전북의 슈퍼 조커로서 해결사 기질을 발휘할지 기대됩니다.

이동국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슈퍼 조커와 거리감이 있습니다. 슈퍼 조커는 상대 수비수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순발력이 요구됩니다. 사실, 이동국은 대표팀 조커로서 골을 넣었던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선발 출전이 어울리는 타입이었죠. 그러나 전북의 공격은 이동국이 중심이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맞서면서 골을 터뜨릴 재주를 지닌 대표적인 선수는 이동국 입니다. 국제 경기 경험까지 풍부하죠. 대표팀에서는 숱한 악연에 시달렸지만 전북에서 보냈던 3년의 시간은 행복했습니다. 알사드전에서 교체 투입되면 1차적으로 골을 노릴 것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이동국의 가치는 골 하나만이 아닙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도움왕(15도움)을 달성했죠. 2년 전 K리그에서는 득점왕을 달성했으나 도움이 단 1개도 없었습니다. 2009년 전북은 이동국 득점력에 많은 비중을 두었지만, 2011년 전북은 이동국을 포함한 여러 공격 옵션들이 상대 진영에서 끊임없이 볼을 배급하며 골을 노리는 다채로운 공격 축구의 진수를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전북의 전술 변화는 이동국의 이타적인 활약상을 키웠습니다. 알사드는 전북 20번 선수를 집중 견제하겠지만, 전북은 이동국이 막혀도 골을 넣을 방법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동국이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찔러줄 수 있죠. 알사드전은 그동안 지긋지긋했던 국내용 꼬리표에서 벗어나는 경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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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등장한 이동국 (C) fifa.com]

'사자왕' 이동국(32, 전북)의 대표팀 제외는 예견된 수순입니다. 10월 대표팀 2경기에서 맹활약 펼치지 못했습니다. A매치가 취소된 7일 폴란드전에서는 최전방에 고립되면서 전반 종료 후 교체되었고, 11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전은 조커로서 열심히 뛰었지만 전북 포스를 발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지난 몇년 동안 A매치에 출전할 때 조커로서 한 방을 과시했던 경험이 드문 만큼 어느 팀에서든 선발 출전이 어울렸습니다. 그가 조광래호에서 경쟁해야 할 대상자는 박주영-지동원 같은 후배들입니다.

그러나 이동국이 폴란드-UAE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내막은 이미 많은 축구팬들이 충분히 인지하리라 생각합니다. 효리사랑 블로그에서 지난 8일 <조광래 감독의 이동국 실험, 왜 실패했나?>라는 글을 게재했고, 축구 전문가들의 관련 의견들을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었죠. 많은 팬들도 이동국을 향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를 요약하면, '전북의 이동국은 대표팀 이동국과 달랐다', '이동국 대표팀 부진은 선수 개인보다는 2선 미드필더들의 문제', '조광래 감독 전술과 안맞는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사실, 이동국은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북에서도 휴식을 취하고 있죠. 조광래 감독에 의해 대표팀에 발탁되기에는 상식적으로 무리입니다. 그러나 여론에서는 이동국 부상보다는 '이동국 대표팀 제외'라는 키워드가 많은 주목을 받았죠. 그것도 손흥민과 함께 말입니다. 여론도 '이동국이 조광래 감독과 궁합이 안맞다'는 눈치를 챘을 겁니다. 대표팀에 다시 합류한다는 보장은 없죠. 굳이 부상 때문은 아니라도 폴란드-UAE전 활약상을 보면 대표팀 제외가 유력했죠. 정확히는 대표팀이 이동국 장점을 팀 전술에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동국은 본인 스스로 전북에 전념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맞는 생각입니다. 내년이면 33세이며 2014년까지 전북-대표팀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전북은 2012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고 대표팀은 앞으로도 여러차례 해외 원정을 치를 것입니다. 과거에 혹사로 힘든 나날을 보냈던 사자왕이 지칠지 모릅니다. '축구팬 입장이지만' 옛날의 상처가 여전히 아련하게 느껴지죠. 이동국이 대표팀보다는 전북에 깊은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합니다. 2008년에 두 번이나 소속팀에서 방출된 자신에게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했던 고마운 존재가 전북과 최강희 감독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동국의 월드컵 기회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출전은 약 2년 뒤에 고민할 일입니다. 그때쯤 이동국이 지금의 포스를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들이 '대표팀 이동국'을 기대하고 싶다면 그가 전북에 전념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렇다고 대표팀 은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브라질 월드컵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이동국이 꾸준히 자기 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이동국 대표팀 복귀 시점을 짐작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동국이 전북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는, 아마도 일부 여론에서 태극 마크의 가치를 운운하며 아쉬운 시선을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손흥민 차출 논란이 떠오르는 이유죠. 그런데 한국의 톱클래스 선수들에게 태극 마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는 '선수 보호'가 더 우선되어야 합니다. 한국의 재능있는 유망주들이 연령별 대표팀 차출에 따른 혹사 논란이 불거진 본질은 선수 보호 였습니다. 손흥민은 조광래 감독이 키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표팀에 합류하지만 이동국은 그렇지 않죠.

다르게 생각하면, '전북의 이동국'이 우리 시대 위대한 공격수임을 입증할 최고의 기회를 맞이 했습니다. 다음주 토요일에 다가올 2011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그 후에 개최되는 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타겟입니다. K리그와 아시아를 동시에 제패한 국내 클럽이 지난 몇년간 없었던 만큼, 전북은 구단 역사상 가장 화려한 업적을 달성하기를 바랄 것이며 이동국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제외됐지만 두 대회 파이널 무대에서 2011년을 열심히 달려왔던 보람을 성취하기 위한 명분을 얻었습니다. 11월 A매치 데이때는 클럽팀 경기가 진행되지 않지만 올 시즌 많은 경기를 뛰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했죠. 지금은 휴식이 좋습니다.

그런 이동국을 몇몇 사람들이 '국내용', 'K리그용'이라고 비하할지 몰라도 전북에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2011년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시즌 내내 힘차게 달려왔던 성과를 보상받을 시기입니다. 한 해 농사가 달려있는 셈입니다. 만약 우승에 실패하면 K리그 입장에서 다소 허무합니다. 2011년 전북 축구는 K리그 역사에 남을 자취를 남겼지만 우승이라는 성과가 없다면 머쓱해지죠. K리그의 스토리가 풍성하려면 유럽 명문 클럽에 뒤지지 않는 역사가 필요하며 '최강의 팀'이 회자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6~7년 전과 비교하면 K리그, AFC 챔피언스리그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클럽 월드컵이 정착되면서 이제는 K리그가 세계 축구와 싸우게 됐습니다. 누군가 '그들만의 K리그'라고 비웃기에는 K리그가 최근 국제 대회에서 이루어낸 성과가 다방면으로 눈부십니다. 만약 전북이 K리그-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하면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연말은 아니지만 2011년 한국 축구 최고의 업적이 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먼 훗날에는 축구팬들이 전북의 2011년 우승을 회상하며 '봉동 청년이장'을 떠올리겠죠.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제외되었지만 전북을 통해서 K리그와 한국 축구의 저력을 국제 무대에서 알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대표팀은 어쩔 수 없지만 전북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전북의 공격 전술이 자신에게 맞춰있으면서 훌륭한 공격 옵션들과 끊임없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면, 이동국이 최절정의 경기력으로 국제 무대에 도전하는 대회는 클럽 월드컵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동국의 대표팀 제외에 연연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앞으로 잘 되기를 바랄 뿐이죠. 이제는 '전북의 이동국'을 응원합시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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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1년 4개월 만에 대표팀 경기에 출전했던 이동국은 폴란드전에서 부진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4골을 퍼부었던, 올 시즌 K리그-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절정의 득점력과 어시스트를 과시했던 활약상이 묻어나지 못했죠. 전반전 종료 후 교체된 것은 이날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조광래 감독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동국을 위로했지만, 경기전 여론의 기대에 비하면 이동국 활약상이 아쉬웠던 것은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동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국내용'이라는 비하성 단어를 운운할 적기(?)를 맞이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동국 부진은 선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광래호가 왜 이동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까?'라는 시선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동국 클래스라면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충분히 뛸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시점에 "나의 축구 철학에 맞지 않다"는 말을 들었지만 결국에는 지도자가 고집을 접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동국이 항상 대표팀에서 못했던 선수는 아니었죠. A매치 85경기 출전(폴란드전 제외)은 뭐겠습니까. 축구는 팀 스포츠 입니다. 이동국 부진은 팀 전술에서 접근할 사안입니다. 일단, 조광래 감독의 첫번째 이동국 실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동국 부진, 조광래호는 전북과 같을 수 없다

조광래 감독은 폴란드전에서 이동국을 4-2-3-1 원톱으로 기용했습니다. 이동국과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출 2선 미드필더는 지동원-남태희-박주영이 맡았고, 윤빛가람과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습니다. 특히 2선 미드필더 기용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박주영은 측면에서 활약했던 경험은 많지만 오른쪽 윙어 경험은 드뭅니다. 남태희는 발랑시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이력이 있으나 아직 대표팀 중앙에서 검증된 선수는 아니죠. 지동원은 왼쪽 윙어 병행이 가능하지만 최적의 포지션은 중앙입니다. 세 명의 미드필더가 이동국 골 역량을 도와주기에는 공격 밸런스가 흐트러질 불안 요소가 잠재됐죠.

지동원-남태희-박주영은 '이동국 소속팀' 전북의 에닝요-루이스-이승현과 다른 유형 입니다. 지동원-박주영은 에닝요-이승현처럼 전통적인 윙어가 아닙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윙어가 중앙으로 동선을 트는 전술이 유행하지만 지동원-박주영은 중앙이 더 어울립니다. 한국이 후반전에 '전북 소속' 서정진 2도움 효과로 한때 2-1 역전에 성공했던 것은 역설적으로 지동원-박주영이 측면에 적합하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두 선수는 위치를 수시로 교환했지만, 일반적인 윙어들처럼 상대 수비진을 파고드는 드리블 돌파를 즐기는 유형은 아닙니다. 에닝요-이승현은 윙어로서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그 결과는 이동국 골을 늘리게 했습니다. 이동국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서 자유로워지는 효과로 이어졌죠.

그런데 대표팀에서는 그 작업이 안풀렸습니다. 이동국에게 볼이 잘 안왔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수비수에게 철저히 묶였다기 보다는 애초부터 볼이 제때 공급되지 못했습니다. 이동국을 도와줘야 할 2선 미드필더들의 짜임새가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특히 남태희는 이동국과 공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폴란드 중앙 수비가 견고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 운영이 발달된 선수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보여줬던 주무기는 왕성한 움직임과 저돌적인 돌파력 같은 윙어로서의 기질입니다. 전북의 루이스처럼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주는 성격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즉, 조광래호는 전북과 같을 수 없었습니다.





[동영상=이동국이 2010년 11월 7일 수원전에서 두 골을 넣는 장면. 전북 선수들은 이동국 골을 이렇게 도와줬습니다. 당시 전북은 수원을 5-1로 제압했습니다. (C) 효리사랑 직접 촬영]

조광래호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불안했습니다. 홍철-이재성으로 짜인 좌우 풀백의 수비 뒷 공간이 상대 윙어들의 공략 대상이 됐습니다. 홍철은 수비 공간 커버가 본래 미흡했었고, 이재성은 수원과 울산에서 센터백으로 뛰었던 선수였습니다.(그럼에도 조광래 감독은 폴란드전 인터뷰를 통해 이재성 활약을 만족했다고 밝혔지만) 그래서 기성용이 후방으로 내려가면서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변형 스리백 일환입니다. 자기 역할을 잘해준 것은 분명하죠. 그러나 햄스트링 부상 여파 때문인지 몸에 순발력이 붙지 못했습니다.

어느 팀이든 수비가 약하면 공격이 힘듭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수비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기성용이 밑으로 자주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은 움직임에 부담을 느꼈고, 윤빛가람까지 공격에서 제 구실을 못하면서 2선 미드필더와 폭이 벌어지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조광래호는 공격 옵션끼리의 밸런스 뿐만 아니라, 수비형-공격형 미드필더 사이의 밸런스가 약했습니다. 한국이 폴란드와의 중원 싸움에서 패했던 이유입니다. 공교롭게도 윤빛가람-기성용 조합은 지난해 9월 이란전에서 상대 압박에 밀리며 동시에 공격 난조에 빠졌습니다. 그 경기에서 한국은 0-1로 패했습니다. 더블 볼란치가 못하면 2선 미드필더들은 더 힘들어집니다. 결국 이동국은 고립 됐습니다. 혼자서 원맨쇼를 펼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했죠.

잠시 주제에서 벗어나면, 조광래 감독의 후반전 이용래 교체 투입은 시의 적절 했습니다. 이용래가 미드필더 공간에서 활발히 움직이면서 한국이 폴란드와의 중원 싸움에서 앞섰고, 후반전에 2골을 터뜨리는 밑바탕이 되었죠.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체력적인 과부하에 빠졌지만 조광래호 전술에 없어선 안 될 선수임을 폴란드전에서 증명했습니다. 여기서 이용래를 언급한 것은 전북의 정훈과 똑같은 유형의 박스 투 박스 입니다. 정훈이 중원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에닝요-루이스-이승현이 탄력을 받았습니다.

다시 본론에 접어들면, 조광래 감독이 이동국 실험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자신이 대표팀에 중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이동국을 불러들인 것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지금은 이동국을 내칠 상황이 아님을 알고 있겠죠. 이동국 개인 이전에 팀이 더 아쉬운 상황이죠. 또한 이동국이 박주영-지동원보다 경쟁력이 강한 것은 소속팀에서의 일취월장한 공격력 입니다. 박주영-지동원은 지금까지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실전 감각을 무시 못하죠.. 박주영이 폴란드와의 후반전에서 2골을 터뜨렸지만 꾸준함에서는 이동국이 더 앞섰습니다.

이동국이 대표팀에 적응하려면, 동료 선수들이 이동국과 원활한 호흡을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광래호의 '전북화'가 정답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동국을 대표팀 공격의 구심점으로 활용하기에는 결국 실험이 불가피 합니다. 관건은 이동국과 대표팀이 상생하는 준비 기간을 얼마만큼 단축 시키느냐 입니다. 조광래 감독의 첫번째 이동국 실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두번째부터는 밝은 가능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 조광래 감독은 이동국을 대표팀 경기력 회복의 '승부수'로 띄웠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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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저는 '사자왕' 이동국(32, 전북)의 대표팀 발탁을 원치 않았습니다. 과연 이동국의 체력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허락할지 의문을 품었습니다. 올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두드러진 골 감각을 과시했지만 그 기세가 2014년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과거에 각급 대표팀에서 혹사를 당했던 경험,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전북에서의 폼이 떨어졌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소속팀과 대표팀을 병행하기에는 무거운 짐을 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던 이동국이 대표팀에 추가 발탁됐습니다. 10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김보경이 코뼈 부상을 당하자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7일 세레소 오사카전 4골 때문에 발탁된 것은 아닙니다. 그 이전에 K리그에서 가공할 득점력을 발휘하며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발탁 여부를 고민했었죠. 올 시즌 K리그 26경기 14골 14도움(득점 3위, 도움 1위), AFC 챔피언스리그 7경기 9골(득점 1위)의 활약이라면 대표팀 승선 자격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다만, 조광래호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 팀으로서 과연 이동국 체력이 2014년까지 버텨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20대 선수였으면 대표팀에서 꾸준히 뛰었을지 모르죠.

그런 조광래 감독은 지난해 7월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이동국은 나의 축구 철학과 맞지 않다"며 그를 발탁하지 않았습니다. 이동국 움직임이 자신의 공격 전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었죠. 그래서 지동원, 손흥민, 유병수, 김신욱, 박기동, 석현준 같은 영건 공격수들을 대표팀에 중용하며 세대교체를 시도했고 아시안컵이 끝난 뒤에는 박주영을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제로톱이나 스위칭을 통한 정확하고 빠른 연계 플레이를 원하는 조광래 감독 공격 전술에서는 움직임이 활발한 영건들이 어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동원이 대표팀 주전 원톱으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은 8월 일본전 0-3 패배를 기점으로 침체에 빠졌습니다. 지난달 쿠웨이트 원정에서는 1-1로 비긴데다 경기 내용에서 상대팀에게 끌려다니는 아쉬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조광래 감독이 깨달았습니다. 박주영이 지난달 A매치 2경기에서 4골 기록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죠. 형식적 관점에서 이동국은 김보경 부상을 대체하는 성격이지만 두 선수의 포지션은 다릅니다. 조광래 감독이 애초부터 이동국 대표팀 합류를 고민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언론을 통해 이동국 발탁 검토를 언급했듯 말입니다.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은 조광래 감독이 꺼내든 '승부수' 입니다. 최근에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서 여론으로부터 "유럽파, 해외파를 선호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는 이동국을 뽑으면서 유럽파 및 해외파들이(특히 공격 옵션) 긴장하게 됐습니다. 대표팀이 지금 시점에서 변화를 주지 않으면 조광래호는 좌초할 가능성이 다분했습니다. 8월-9월 A매치의 무거운 분위기는 10월 A매치에서 해소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저는 이동국 대표팀 승선을 반대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선택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광래 감독이 이동국이라는 K리그 공격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죠.

현실적으로 이동국의 골 감각은 박주영, 지동원보다 앞섭니다. 박주영이 대표팀 공격수 No.1인 것은 사실입니다. 지동원이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득점력도 무시 못하죠. 하지만 세 선수의 현재 폼을 놓고 보면 이동국 우세 입니다. 박주영은 지난 8월 일본전 부진의 원인이었던 실전 감각 저하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며 아스널에서 단 1경기 뛰었습니다. 지동원은 전남 시절에도 그랬듯 득점력이 출중한 골잡이는 아닙니다. 아직은 소속팀에서 선발 출전 경험이 없는 백업 선수 입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감각을 살리기 힘듭니다. 세 선수는 소속팀이 다를 뿐, 실전 감각과 득점력에서는 이동국이 가장 무르익었습니다.

잠시 주제에서 벗어나면, 일각에서는 이동국을 국내용으로 비하합니다. 누군가는 K리그 수준까지 깎아내립니다. 잘못된 선수 비방에 불과할 뿐입니다. 만약 이동국이 국내에서만 통하는 선수였다면 과연 세레소 오사카전 4골,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가 단지 운이었을까요? 아시안컵 득점왕(2000년) 경력이 있는 선수의 재능을 국내용으로 묶어두는건 상식적으로 어긋난 겁니다. 한때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본프레레호-아드보카트호 에이스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었고 지금의 전북에서 '완성형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흔히 말하는 대기만성형 공격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그 힘이 "이동국을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생각을 바꾸게 했죠.

조광래 감독의 이동국 발탁은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효과를 얻게 됩니다. 이제는 박주영-지동원이 긴장해야 합니다. 두 선수가 풀타임을 뛸 수 있을 정도의 실전 감각을 지녔는지는 의문입니다. 아무리 대표팀에서 잘해도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 소용 없습니다. 소속팀에서 안되면 결국에는 대표팀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고 이것이 조광래호가 겪고 있는 문제점 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그래도 박주영, 지동원이 이동국보다 잘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축구 선수의 실력은 소속팀 이름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조광래 감독의 이동국 활용 여부 입니다. 전임 감독 시절로 거슬러가면, 당시의 대표팀 체제에서는 이동국의 재능이 최대한 발휘되지 못했습니다. 전북과 대표팀의 전술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전북이 이동국 중심의 공격력이라면 대표팀은 이동국이 조연이 되어야 하는 시스템 이었습니다. 당시 전북의 2선 미드필더였던 에닝요-루이스-최태욱은 크로스와 드리블 돌파, 직선적인 패스로 이동국의 골 감각을 뒷받침하는 전술을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대표팀은 박지성-기성용-이청용 같은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볼 배급을 움직이는 스타일 이었죠. 물론 이동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 슈팅이 아쉬웠지만 그것은 선수의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 전술적 개념과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조광래 감독도 그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과연 이동국이 2014년까지 대표팀과 소속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동하며 지금과 같은 폼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라고 봅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동국을 발탁한 것은 지금의 침체를 벗어나겠다는 국면전환 성격이 짙으며, 개인적 생각을 덧붙이면 이동국을 슈퍼 조커로 염두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역할) 이동국의 전술적 활용 여부는 더 지켜볼 일이지만, 대표팀에서 에닝요-루이스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가 있는지 머뭇거리게 됩니다. 조광래호는 아직 박지성 후계자가 등장하지 못했고, 세밀한 볼 배급을 자랑하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존재감이 묻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동국은 나의 축구 철학에 맞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대표팀 발탁을 하지 않았던 조광래 감독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동국을 영원히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이동국이 2009년보다 더 강해졌기 때문에(예를 들면 도움 1위)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죠. 이동국 본인에게 월드컵이라면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됩니다. 그의 월드컵 사연은 국민들이 알고 있겠지만, 이제는 조광래 감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는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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