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염기훈 (C) 효리사랑]

조광래호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지역예선 화두는 '명예회복' 입니다. 지난 10일 라이벌 일본 원정 0-3 완패를 만회해야죠. 내년 2월까지 레바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연합(UAE)과 홈&어웨이 형식으로 3차 지역예선을 치르지만 상대팀 레벨이 약하기 때문에 일본전 패배의 여운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대표팀을 불신하는 여론의 반응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태극 전사들은 다음달 2일 레바논(홈) 6일 쿠웨이트(원정)전에서 일본전 패배를 극복하고 승리 의지를 되찾아야 합니다.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선수들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습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으면 펄펄 날았으나 붉은색 상의가 어색했던 염기훈(28, 수원), 지난 일본전 0-3 패배의 역적으로 몰렸던 이근호(26, 감바 오사카) 박주영(26, AS 모나코)이 레바논-쿠웨이트전 승리의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염기훈은 지난 1월 아시안컵 이후 7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조광래 감독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이근호-박주영은 대표팀 주전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염기훈의 조광래호 합류는 예견된 수순 이었습니다. 한때 14위로 추락했던 수원의 5위 도약을 이끌며 푸른 날개를 나락에서 구했고, 최근 K리그 8경기 5골 6도움을 기록하는 오름세를 달렸습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지난 20일 상주전에서 시즌 10-10 클럽을 달성하며(AFC 챔피언스리그, FA컵 포함) 물 오른 득점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염기훈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대표팀 합류의 기본 전제나 다름 없는 '소속팀 맹활약'을 충족했죠.

K리그에서는 염기훈과 더불어 한상운-임상협(이상 부산) 같은 공격 옵션들이 대표팀 합류 여부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두 선수의 공격 패턴이 단조롭다는 이유로 대표팀 발탁을 주저했죠. 반면 염기훈은 득점력이 발달한데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면서 수원 공격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그래서 수원이 염기훈을 중심으로 공격 템포가 맞춰졌습니다. 이용래-이상호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선수와의 경합을 늘리면서 염기훈에게 공간이 넓게 퍼졌죠. 수원이 대표팀과 똑같은 4-1-4-1 포메이션을 쓰면서 이용래를 주전으로 활용하는 공통점이 염기훈에게 호재로 작용합니다.

염기훈의 변수는 대표팀 주전 경쟁입니다. 이근호-김보경-지동원-손흥민과 왼쪽 윙어를 놓고 자리 싸움을 해야 합니다. 지동원-손흥민은 다른 포지션을 도맡을 수 있지만 이근호-김보경은 올해 A매치 선발 출전 경력이 있었죠. 그동안 조광래 감독에게 좁은 공간 볼 처리가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 진영에서 이용래와 공존하면 볼 배급과 돌파에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쟁자들이 즐비하면서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 순간마다 열의를 쏟으며 조광래호의 활기를 키워야 합니다. 최근 수원에서의 폼이라면 대표팀 불운을 이겨낼 자신감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염기훈 경쟁자' 이근호에게 일본전 부진은 다소 억울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왼쪽 풀백으로 뛰었던 김영권-박원재가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이근호에게 적잖은 수비 부담이 요구되었죠. 평소에는 공격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지만 일본전에서는 후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공격에서 상대 수비를 벗겨내며 골 기회를 창출하는 적극성이 부족했습니다. 이용래-김정우가 중앙에서 엔도-하세베와 경합하면서 이근호의 활발한 공격력이 요구되었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일본전 0-3 패배로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죠.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 대체자로 자리잡으려면 전술적인 과부하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근호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대표팀에서 낙마했던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조광래호 출범 초기에는 이렇다할 임펙트를 과시하지 못했죠. 그래서 레바논-쿠웨이트전에서는 또 대표팀에서 탈락하지 않으려는 절박함을 안고 경기에 뛰어야 합니다. 이번에도 대표팀에 뽑힌 것은 조광래 감독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었다는 성격이 짙습니다. 그 기대를 부응하려면 실전 맹활약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대표팀 롱런의 지름길이죠. 일본전 패배 여파로 일부 축구팬들의 미움을 받고 있지만 결국 실력으로 이겨야 합니다. 그 실력은 대표팀 경기력과 비례합니다.

박주영은 레바논-쿠웨이트전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 일종의 의무이자 책임감을 안고 경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공격수가 골로 말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표팀 주장에 걸맞는 막중한 활약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골을 넣었던 온두라스전-세르비아전은 조광래호가 승리했던 경기였죠. 9월 A매치 2경기는 유럽 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끝날 무렵에 펼쳐집니다. 그동안 난항에 빠졌던 차기 행선지가 정해진 이후에 경기를 치릅니다.(박주영이 조광래 감독에게 이번 주에 팀이 정해진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소속팀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대표팀에서 골을 넣으며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박주영의 일본전 부진이 계속되면 흔히 말하는 '박주영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할지 모릅니다. 주장이 제 구실을 못하면 동료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일본전 같은 경우에는 몸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팀 공격을 짊어지는 어려움이 있었죠. 대표팀 주장이라면 자기 역할을 스스로 책임지면서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줘야 합니다. 9월 초순 A매치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기까지 힘겨웠던 시간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자신감을 되잦으며 일본전 부진에서 벗어나는 명예회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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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근호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오는 25일 온두라스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 조광래호의 과제 중 하나는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공백을 메우는 것입니다. 박지성이 빠진 왼쪽 윙어 자리를 책임질 적임자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죠. 지난 2월 10일 터키전에서는 구자철이 4-2-3-1의 왼쪽 윙어를 맡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전반 20분을 경과하면서 박주영과 스위칭을 했습니다. 하지만 구자철-박주영은 측면이 아닌 중앙 옵션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새로운 측면 자원이 발굴되어야 한다'는 화두가 던져졌습니다.

온두라스전에서는 어느 선수가 왼쪽 윙어로 출전할지 주목됩니다. '박지성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보경이 맡을 수 있고, 포항에서 두각을 떨치는 조찬호가 기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때 '허정무호 황태자'로 불렸으나 지난 1~2년 사이에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던 이근호(26, 감바 오사카)가 조광래호에서 자리잡을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이근호는 엄연히 공격수지만, 조광래호가 온두라스전에서 4-2-3-1로 나설 경우에는 왼쪽 윙어로 염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근호에게 어울리는 곳은 왼쪽 측면이다

이근호는 지난 2008년 10월 우즈베키스탄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 부동의 골잡이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그 해 4월 1일 북한전 부터 지난해 5월 30일 벨라루스전까지 A매치 14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지면서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잃었고 끝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8월 11일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조광래호에 합류했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개월 동안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죠.

공교롭게도 이근호가 대표팀에서 슬럼프에 빠졌던 시점은 유럽 진출이 실패로 끝났던 때 였습니다. 2008년까지 장남석-에닝요와 함께 대구의 공격 축구를 주도하며 K리그 국내 공격수 중에서 월등한 활약을 펼쳤지만, 2009년 초 유럽 진출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K리그 선수 등록 시한을 놓쳤습니다. 그 이후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 진출했던 초반에 경이적인 골 생산을 일으켰지만, 그 해 여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진출이 실패로 끝난 이후부터 내리막길 이었습니다. 지난해 6월 말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여 재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유럽 진출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지금보다 더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죠.

이근호가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원인은 좁은 공간에서의 드리블 돌파 및 개인기가 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전 쇄도를 통해서 골을 노리는 타입이지만 항상 상대 수비와 경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수비력이 강한 팀일수록 상대 공격수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측면보다는 '선수들이 주로 몰려있는' 중앙에서 압박의 세기가 두꺼워집니다. 그런데 이근호는 2009년 봄을 기점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데 점점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그때는 유럽 진출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실전 감각 저하를 놓고 여론에서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이와타 진출 초반에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근호 부진은 감각 저하에서 비롯되었죠.

그런 상황에서 A매치 14경기 연속 무득점은 어쩔 수 없는 결과입니다. 그 중에는 아시아 이외의 팀들이 즐비했습니다. 한때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넣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A매치는 엄연한 국제 대항전 이었습니다. 상대 수비를 제치지 못하거나, 좁은 공간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끝내 득점력에 영향을 끼치게 됐죠. 허정무호 간판 골잡이로 이름을 떨쳤던 경쟁력도 더 이상 무용지물 이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근호는 공격수입니다. 2000년대 후반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 대표팀에서 꾸준히 골을 터뜨렸던 포스가 있기 때문이죠.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는 정성훈과 함께 투톱 파트너를 맡으면서 10년 전 리버풀의 쌍포였던 오언-헤스키를 보는 듯한 '빅 앤 스몰'의 위용을 과시했고, 자신의 동갑내기인 박주영과 투톱을 형성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구에서는 3-4-1-2의 투톱 공격수를 맡았고, 허정무호에서도 최전방을 담당했기 때문에 엄연히 공격수 자원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지난 2007년 베어벡 전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에서 4-4-2의 왼쪽 윙어로 뛰었습니다. 빠른 발을 주무기로 상대 배후 공간을 파고드는 기동력을 과시하며 축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렸죠. 2008년 5~6월 허정무호에서는 4-3-3의 왼쪽 윙 포워드를 담당하며 측면 옵션으로서의 경쟁력을 쌓았습니다. 그해 10월에는 대표팀이 4-4-2로 전환하면서 투톱 공격수로 올라왔었죠. 그 이전까지는 윙어 자원 이었던 셈입니다. 좁은 공간에서의 개인기 및 움직임이 떨어지는 이근호의 특성을 놓고 보면, 중앙보다는 왼쪽 측면이 더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11월 18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하여 왼쪽 윙어로서 무난한 기동력을 내뿜었던 전례도 있었죠.

이근호가 조광래호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돌파구는 왼쪽 윙어 입니다. 대표팀의 큰 기둥이었던 박지성이 떠났고 그 공백을 메울 적임자가 아직 마땅치 않습니다. 반면 공격진은 과포화 되었습니다. 박주영-지동원-김신욱-박기동이 원톱 경쟁 대상자이며, 경기 상황에 따라서는 김정우까지 최전방에 올라올 수 있습니다.(김정우는 온두라스전에서 구자철 대체를 위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예정) 조광래호가 4-2-3-1을 쓴다는 가정하에서는 이근호가 박주영-지동원-김신욱-박기동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원톱 경험이 극히 적습니다. 정성훈-박주영 같은 타겟맨과 투톱 공격수로 공존할 때 빛을 발했던 경험이 있었을 뿐입니다.

공격수가 왼쪽 윙어로 뛰는 현상은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아약스의 최전방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지만, 지금의 리버풀에서는 왼쪽 윙어와 투톱 공격수를 서로 번갈아가며 인상깊은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앙리-루니-테베스-비야의 경우에도 왼쪽 측면에서 두각을 떨쳤던 경험이 있죠. 이근호 같은 개인기 및 돌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들에게는 상대 압박에 의해 공간이 촘촘한 중앙보다는, 공간이 열리기 쉬운 측면에서의 활약이 더 위협적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근호를 측면에 배치할지는 알 수 없지만 실험할 수 있는 자원임에는 분명합니다. 이근호 본인도 대표팀에서 절치부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지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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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근호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지난 1일은 잔인한 날이었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이 발표 되면서 이근호-신형민-구자철이 탈락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동행하며 남아공 그라운드를 간절히 밟고 싶었던 세 선수의 탈락은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웠습니다. 평소에 세 선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월드컵 태극전사로 활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피나는 땀방울을 쏟았던 결과를 보상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이근호 탈락'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소식입니다. 메스컴에서 "안정환과 이동국이 포함되었고 이근호가 탈락했다"는 소식을 줄기차게 보도하며 이근호를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축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9시 뉴스 헤드라인에서 이근호가 탈락되었다는 멘트까지 날렸을 정도로 말입니다. 한때 '허정무호 황태자'로 이름을 떨쳤으나 긴 슬럼프로 고개를 떨궈야했던 이근호의 탈락은 많은 사람들에게 실력의 중요성을 각인 시켰습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근호의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근호의 허정무호 공헌도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지난 2008년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부터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몰아쳤습니다. 하지만 허정무호 황태자는 과거의 전유물에 불과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지난달 중순 예비 엔트리 26인을 뽑는 과정에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주역으로 활약했던 조원희-강민수-김치우를 제외한 것은 공헌도보다는 현재 실력으로 뽑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근호도 세 선수처럼 다른 선수들보다 실력에서 밀려 남아공행이 좌절 됐습니다.

이근호의 탈락은 당연합니다. 지난해 4월 1일 북한전 부터 지난달 30일 벨라루스전까지 A매치 1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소속팀 이와타에서 올 시즌 12경기 1골에 8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는 골 부진 때문에 공격수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골을 강점으로 삼았던 선수였기에 지금의 폼이 좋지 않습니다. 지난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에서는 경쾌한 몸놀림과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펼쳤지만 공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골을 넣으려는 과감한 몸놀림과 동료 공격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근호의 기량이 떨어졌다고 봅니다. 과거의 이근호는 현란한 드리블 돌파를 앞세운 종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성향입니다. 올림픽 대표팀, 허정무호에서 정성훈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던 시절, 그리고 친정팀 대구FC에서 종적인 움직임을 통해 많은 재미를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전으로 비집고 들어오면서 어김없이 골을 넣는 킬러 본능은 당시 K리그 국내 공격수 중에서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폼에서는 박스 부근에서의 종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에 고정된 활동 패턴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성향은 일본 J리그 공격수의 전형적인 경기력과 비슷합니다. J리그 공격수들은 골을 넣는 작업과 패스 작업을 병행하지만 최전방과 2선을 활발히 넘나들지 않으며 그럴만한 체력이 부족합니다. J리그의 경기 스타일이 짧은 패스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공격수들도 2선으로 폭을 좁히면서 패스 플레이에 가담합니다. 빠른 문전 침투를 즐겼던 이근호의 체질이 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렇다보니 자신만의 장점이 사라지면서 결국에는 대표팀과 J리그 모두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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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근호 (C) 주빌로 이와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이러한 이근호의 기량 저하는 조재진과 유사합니다. 조재진은 일본 진출 이전까지 부지런한 움직임과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드는 성향이었습니다. 광주에서 3-4-1-2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수원에서 4-4-2의 오른쪽 윙어를 맡았을 만큼 움직임과 활동량에서는 수준급 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으로 진출한 이후에는 활발한 움직임보다는 최전방에 고정되는 모습이 뚜렷했습니다. 일본은 미드필더들의 패싱력이 좋다보니 공격수가 박스 안에서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조재진-이근호가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었지만 문제는 그것이 대표팀에서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2년 전 조재진을 지도했던 최강희 전북 감독은 "조재진이 일본 스타일로 변했다"며 아쉬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특유의 엄청난 활동량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이근호도 조재진 같은 케이스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의 이근호에게는 박스 안으로 치고들어 골을 넣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와타에서 경기 감각을 기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일본 스타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J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라면 J리그에 맞는 스타일을 보여줘야하며 다른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일본 축구는 전통적으로 공격수의 기량이 취약하며 그 씨앗이 J리그 특유의 스타일 때문입니다. 더욱이 J리그의 경기력은 K리그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아시아 축구연맹이 2008년에 정식 인증했음)

그렇다고 "이근호는 J리그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는 논리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만약 J리그를 가지 않았다면 지난해 상반기 무적 선수로 전락했을 것입니다. 대구를 떠나 유럽 진출을 추진했으나 현지에서 방황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K리그 등록 기간을 넘긴 이후에 덴마크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을 정도로 말입니다. 다행히 J리그 등록 기간이 4월까지 였기 때문에 이와타에 입단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여름 이었습니다. J리그를 떠나 유럽 진출을 추진했으나 결국 불발되면서 다시 J리그로 돌아왔습니다. 이때부터 J리그 스타일에 녹아들면서 기량 저하가 시작됐습니다.

이근호는 지난해 초 유럽 진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말았습니다. 결국에는 입단이 번번이 좌절되면서 그 시간을 헛되이 활용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2월에 다시 K리그로 돌아왔다면 자신만의 장점을 이어가며 꾸준한 기량 업그레이드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근호의 의지 때문인지 아니면 에이전트의 입김 때문인지 유럽에 체류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발전에 적합한 진로를 찾지 못했고 그 여파가 기량 저하로 이어지면서 지금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만약 이근호가 유럽 진출을 향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K리그에 돌아와야 합니다. 유럽 스카우터들이 J리그보다는 K리그 선수들을 더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병역 문제를 고려하면 유럽에서 오랫동안 뛸 가능성이 적습니다. 만 27세를 넘으면 상무에 입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이근호는 25세) 여기에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올해 하반기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올림픽 대표팀 세대를 적극 등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와일드카드 합류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종합하면, 이근호는 상무에 입대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이근호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기회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2012년 런던 올림픽 3위 이내 입상 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안 게임에서 24년 동안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올림픽에서는 4강 안에 들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이근호는 25세를 넘었기 때문에 와일드 카드 자격으로 합류할 수 밖에 없지만 홍명보 감독에 의해 발탁될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병역 면제 혜택 타이밍을 노리며 시간을 끌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김동진-김두현-조병국-장학영 처럼 상무 입대 기회를 놓쳐 프로에서의 커리어를 약 2년 동안 포기해야 합니다.(조병국-장학영은 곧 입대. 현역인지 공익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근호는 자신의 성공 및 대표팀에서의 재기를 위해 미래를 넓게 바라봐야 합니다. 원래의 기량을 되찾으려면 K리그에 다시 돌아와서 일본 스타일을 버려야 합니다.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루려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일본 잔류를 원하고 있다면 조재진처럼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기회가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명예회복입니다. 이근호가 있어야 할 곳은 상무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p.s : 안녕하세요. 효리사랑입니다. 오늘이 효리사랑 블로그의 2주년(2008년 6월 2일 시작)입니다. 쇼핑몰 창업하려고 만들었던 블로그가 멀티 블로그였다가, 어느새 축구 블로그가 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네요. 그동안 효리사랑 블로그를 좋아하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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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근호-염기훈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금의 예비 엔트리 26인에서 3명을 제외시켜 남아공 그라운드를 밟을 23명의 선수들을 가려내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할 3명이 과연 누구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우선, 최종 엔트리 23인에 포함 될 골키퍼와 수비수는 사실상 모두 가려졌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골키퍼 3명을 제외하고, 한 포지션 당 2명의 선수를 포함시켜 최종 엔트리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예비 엔트리 26인에 포함된 골키퍼와 수비수의 숫자는 각각 3명과 8명 입니다. 골키퍼에 이운재-정성룡-김영광, 풀백에 이영표-김동진-오범석-차두리, 센터백에 조용형-이정수-곽태휘-김형일 체제로 구축 됐습니다. 그리고 왼쪽 윙어는 박지성-김보경, 오른쪽 윙어는 이청용-김재성 체재로 가려졌습니다. 예비 엔트리 26인에서 제외 될 3명의 포지션은 투톱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로 좁혀 졌습니다.

지금까지는 김보경-구자철-이승렬의 최종 엔트리 제외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렸습니다. 세 명 모두 나이가 어린데다 기존 대표팀 선수들보다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대표팀의 중간급 및 노장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코칭 스태프를 향해 탈락에 불만을 품으며 팀 워크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8년 전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는 염동균-최성국-정조국-여효진 같은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이 한일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어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차단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력대로 최종 엔트리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쌓았던 공헌도보다는 현재의 폼이 뛰어난 선수들을 최종 엔트리에 뽑아 스쿼드 퀄리티를 높이자는 것이 이들의 반응입니다. 공교롭게도 조원희-김치우-강민수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허정무호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공헌했지만 그 이후 부상과 부진의 이유로 폼이 떨어지면서 결국 남아공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김보경-구자철-이승렬의 폼은 올 시즌 들어 오름세를 거듭하며 월드컵 본선 맹활약의 의욕을 키웠습니다.

김보경의 최종 엔트리 합류는 사실상 확정적입니다. 최근 A매치에 꾸준히 출전하는 것을 미루어보면, 허정무 감독이 박지성의 백업으로 김보경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말합니다. 당초에는 염기훈-이승렬까지 가세하면서 박지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였으나, 두 선수가 투톱 공격수 경쟁 대열에 포함되면서 김보경의 최종 엔트리 확정에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특히 지난 16일 에콰도르전과 24일 일본전에서는 조커로 출전해 자신의 장기인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며 대표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다했습니다.

구자철과 이승렬은 허정무호 최종 엔트리 탈락 범위에 속한 중앙 미드필더와 투톱 공격수를 맡고 있습니다. 허정무호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이 최종 엔트리 합류를 보장 받았고 구자철과 신형민이 남은 한 자리를 다투는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구자철의 최종 엔트리 탈락이 유력했으나, 자신과 비슷한 컨셉인 기성용이 셀틱에서의 잦은 결장 여파로 평소의 폼을 찾지 못해 구자철에게 틈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신형민이 허정무호의 홀딩맨으로서 철저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고, 구자철은 무리한 공격 가담으로 수비 밸런스를 깨뜨리는 문제가 있어 어느 선수가 탈락할지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투톱 공격수에서는 박주영-이동국-안정환이 확정적이며 이승렬-이근호-염기훈이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주영은 허정무호 부동의 공격수이고 이동국은 허정무호 공격 옵션 중에서 유일하게 꾸준히 골 감각을 기른 선수입니다. 안정환은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데다, 지난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입증했듯이 슈퍼 조커로서 막중한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고, 올 시즌 다롄 스더에서의 폼이 좋았기 때문에 최종 엔트리 합류를 보장 받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승렬-이근호-염기훈 중에 두 명은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근호-염기훈이 일본전에서 평소 이하의 경기력을 발휘했던 반면에 이승렬은 에콰도르전에 이어 일본전에서 괄목할 기량을 선보이며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일본전 종료 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렬을 '베스트 영 플레이어 상' 후보로 거론했습니다. 지난 2월 14일 일본전과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지난 24일 일본전에서 위험지역까지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동료 선수들의 연계 플레이를 도우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습니다. 이러한 기세라면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파란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근호와 염기훈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두 선수는 A매치에서 원래의 폼을 발휘하지 못했고 예전에 비해 공격력이 주춤해진 상황입니다. 이근호는 A매치 13경기 연속 무득점, 소속팀 이와타에서 올 시즌 12경기 1골에 8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는 골 부진으로 허정무호의 황태자에서 위기의 남자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일본전에서는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수와 적극적으로 맞붙었지만 공격수로서 골을 해결지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염기훈이 일본 수비수들에게 고립되었음을 감안하면, 이근호가 전반전에 골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염기훈은 잦은 부상 여파로 대표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예전보다 순발력이 떨어진 단점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날카로운 킥력과 감각적인 발재간을 자랑하지만 그것 이외에는 수원을 포함한 최근 경기에서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비록 포지션은 다르지만, 김보경이 자신과 컨셉이 겹치는 바람에 대표팀에서의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에콰도르전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킥과 패스의 세밀함 부족으로 평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일본전에서는 일본 수비수들에게 봉쇄 당한 끝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됐습니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으나 끝내 허정무 감독의 믿음을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오는 30일 벨라루스전에서 백업 멤버들을 기용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래서 이근호와 염기훈이 다시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가 좋지 않은데다 이승렬이 두각을 떨치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엔트리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보입니다. 벨라루스전에서 분발하지 않으면 허심을 사로잡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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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근호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17일 예비 엔트리 26명을 발표하면서 4명을 탈락 시켰습니다. 조원희, 강민수(이상 수원) 황재원(포항) 김치우(서울)가 허심을 잡지 못해 짐을 싸고 대표팀에서 하차했습니다. 네 명의 선수는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밀려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예비 엔트리 30인에서 4명을 추려낸 허정무호는 다음달 1일까지 최종 엔트리 23인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해야 합니다.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진 3명은 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및 남아공 월드컵 본선 일정을 함께 소화하면서도 그라운드를 밟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제는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한 3명이 누구인지 주목할 때가 왔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한 포지션 당 두 명의 선수를 배치하며 최종 엔트리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수비수 8명은 모두 가려졌고, 공격수와 미드필더 중에 3명을 대표팀에서 하차시켜야 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의 최종 엔트리 합류는 확정적이며 남은 한 자리는 구자철과 신형민이 경쟁합니다. 공격수에서도 박주영-이동국-안정환이 자리를 굳혔다면 남은 한 자리는 이승렬-염기훈-이근호가 팽팽히 맞서있습니다. 박지성의 백업이자 왼쪽 윙어 한 자리는 김보경과 염기훈이 다투고 있습니다. 오른쪽 윙어는 이청용-김재성 라인이 확정적입니다.

그런데 이승렬과 김보경이 올해 A매치 및 소속팀에서 폼이 오르고 있다는 점은 최종 엔트리 23인 포함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승렬은 지난 2월 14일 일본전과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허정무호의 새로운 해결사로 거듭났습니다. 소속팀 서울에서도 활발한 움직임과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를 앞세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들며 허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김보경은 에콰도르전에 교체 출전하여 준수한 몸놀림을 보여줬고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에서 다득점을 뽐내며 최종 엔트리 포함에 대한 집념을 발휘했습니다.

이승렬과 김보경이 허정무호에서 두각을 드러낸 반면에 염기훈과 이근호의 행보는 주춤합니다. 전자가 평소의 폼을 되찾지 못했다면 후자는 경쟁자원들의 두각속에 팀 내 입지가 꺾였습니다. 염기훈은 에콰도르전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크로스바를 맞추는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킥과 패스의 세밀함이 평소보다 떨어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왼쪽 발등뼈 부상 복귀 이후 수원에 이어 허정무호에서도 특유의 세기넘치는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한 상태라면 최종 엔트리 합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순발력이 떨어진 것도 우려됩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지난달 27일 월드컵 공식 행사 인터뷰에서 "염기훈은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치켜 세웠습니다. 염기훈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염기훈이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과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러나 염기훈이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에서 원래의 폼을 되찾으면 김보경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김보경보다 국제 경기 출전 경험이 더 많은데다 강한 상대와 맞서도 주늑들지 않는 대담함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평가전에서 허심을 잡으면 최종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큽니다.

 


[사진=허정무호에 이어 주빌로 이와타에서도 골 부진에 시달리는 이근호 (C) 주빌로 이와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jubilo-iwata.co.jp)]

문제는 이근호입니다. J리그 일정 때문에 에콰도르전에 불참했지만, 이승렬이 에콰도르전에서 두각을 떨쳤고 염기훈이 허정무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어 팀 내에서의 입지가 불안합니다. 불과 1년 전까지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끝없는 부진에 시달린 끝에 최종 엔트리 포함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름값을 놓고 보면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로 기용 될 수 있지만 A매치 12경기 연속 무득점, 올 시즌 J리그 12경기 1골 및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이라면 최종 엔트리 탈락이 유력합니다.

무엇보다 강민수-김치우-조원희의 대표팀 탈락은 이근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세 선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공헌했던 선수들이고, 특히 강민수는 불과 3개월 전까지 허정무호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발하게 기용되었던 선수였습니다. 강민수의 탈락은 올 시즌 수원 이적 이후의 끝없는 부진이 문제였고 김치우-조원희는 경쟁 자원이 많은데다 컨디션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세 선수의 탈락은 이근호도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근호는 특유의 휘젓는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스타일입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감각적인 발재간을 지닌데다 종적인 움직임에 능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역량이 출중합니다. 문제는 그 스타일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에 철저히 봉쇄 당했습니다. 이근호는 지금까지 허정무호에서 투톱 공격수로 뛰었으나 본래는 윙 포워드 였습니다. 그런데 측면에서 중앙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상대 수비의 압박속에 활동 폭이 좁아졌습니다. 좁은 구역에서 자신의 장점을 맘껏 살려야 하는데, 이근호에게 이러한 역량이 부족합니다.

그런 이근호가 '국제 경기 울렁증'에 시달린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월등한 클래스를 자랑하는 팀들은 상대가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선점하여 수비를 두껍게 강화합니다. 상대 공격수를 철저히 마크하면 많은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공간 싸움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상대 수비와의 공간 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공격 옵션이 많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공간 싸움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거듭했고 휘젓는 플레이도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덴마크전과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상대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만약 이근호가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에서 최전방을 맡아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을 펼치면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벨라루스는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와 대등한 클래스를 지닌 팀들이 아니며 특히 일본은 나카자와 유지의 노쇠화로 수비 라인에 결함이 생겼습니다. 더욱이 이근호는 지난 2월 14일 일본전에서 교체로 투입했으나 뚜렷히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두 경기에서 골을 넣더라도 상대 수비와의 공간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 활약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근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 수비를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플레이입니다.

이근호는 지난 2008년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부터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 넣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골잡이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A매치에서 12경기 연속 무득점, 소속팀 이와타에서는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쳐 극심한 골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여기에 경기 내용에서도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이 유력한 상태입니다. 허정무호의 황태자에서 '위기의 남자'로 전락한 이근호는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허심을 사로잡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생존의 기로에 선 이근호의 현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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