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염기훈 (C) 효리사랑]
조광래호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지역예선 화두는 '명예회복' 입니다. 지난 10일 라이벌 일본 원정 0-3 완패를 만회해야죠. 내년 2월까지 레바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연합(UAE)과 홈&어웨이 형식으로 3차 지역예선을 치르지만 상대팀 레벨이 약하기 때문에 일본전 패배의 여운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대표팀을 불신하는 여론의 반응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태극 전사들은 다음달 2일 레바논(홈) 6일 쿠웨이트(원정)전에서 일본전 패배를 극복하고 승리 의지를 되찾아야 합니다.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선수들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습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으면 펄펄 날았으나 붉은색 상의가 어색했던 염기훈(28, 수원), 지난 일본전 0-3 패배의 역적으로 몰렸던 이근호(26, 감바 오사카) 박주영(26, AS 모나코)이 레바논-쿠웨이트전 승리의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염기훈은 지난 1월 아시안컵 이후 7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조광래 감독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이근호-박주영은 대표팀 주전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염기훈의 조광래호 합류는 예견된 수순 이었습니다. 한때 14위로 추락했던 수원의 5위 도약을 이끌며 푸른 날개를 나락에서 구했고, 최근 K리그 8경기 5골 6도움을 기록하는 오름세를 달렸습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지난 20일 상주전에서 시즌 10-10 클럽을 달성하며(AFC 챔피언스리그, FA컵 포함) 물 오른 득점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염기훈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대표팀 합류의 기본 전제나 다름 없는 '소속팀 맹활약'을 충족했죠.
K리그에서는 염기훈과 더불어 한상운-임상협(이상 부산) 같은 공격 옵션들이 대표팀 합류 여부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두 선수의 공격 패턴이 단조롭다는 이유로 대표팀 발탁을 주저했죠. 반면 염기훈은 득점력이 발달한데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면서 수원 공격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그래서 수원이 염기훈을 중심으로 공격 템포가 맞춰졌습니다. 이용래-이상호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선수와의 경합을 늘리면서 염기훈에게 공간이 넓게 퍼졌죠. 수원이 대표팀과 똑같은 4-1-4-1 포메이션을 쓰면서 이용래를 주전으로 활용하는 공통점이 염기훈에게 호재로 작용합니다.
염기훈의 변수는 대표팀 주전 경쟁입니다. 이근호-김보경-지동원-손흥민과 왼쪽 윙어를 놓고 자리 싸움을 해야 합니다. 지동원-손흥민은 다른 포지션을 도맡을 수 있지만 이근호-김보경은 올해 A매치 선발 출전 경력이 있었죠. 그동안 조광래 감독에게 좁은 공간 볼 처리가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 진영에서 이용래와 공존하면 볼 배급과 돌파에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쟁자들이 즐비하면서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 순간마다 열의를 쏟으며 조광래호의 활기를 키워야 합니다. 최근 수원에서의 폼이라면 대표팀 불운을 이겨낼 자신감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염기훈 경쟁자' 이근호에게 일본전 부진은 다소 억울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왼쪽 풀백으로 뛰었던 김영권-박원재가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이근호에게 적잖은 수비 부담이 요구되었죠. 평소에는 공격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지만 일본전에서는 후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공격에서 상대 수비를 벗겨내며 골 기회를 창출하는 적극성이 부족했습니다. 이용래-김정우가 중앙에서 엔도-하세베와 경합하면서 이근호의 활발한 공격력이 요구되었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일본전 0-3 패배로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죠.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 대체자로 자리잡으려면 전술적인 과부하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근호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대표팀에서 낙마했던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조광래호 출범 초기에는 이렇다할 임펙트를 과시하지 못했죠. 그래서 레바논-쿠웨이트전에서는 또 대표팀에서 탈락하지 않으려는 절박함을 안고 경기에 뛰어야 합니다. 이번에도 대표팀에 뽑힌 것은 조광래 감독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었다는 성격이 짙습니다. 그 기대를 부응하려면 실전 맹활약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대표팀 롱런의 지름길이죠. 일본전 패배 여파로 일부 축구팬들의 미움을 받고 있지만 결국 실력으로 이겨야 합니다. 그 실력은 대표팀 경기력과 비례합니다.
박주영은 레바논-쿠웨이트전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 일종의 의무이자 책임감을 안고 경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공격수가 골로 말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표팀 주장에 걸맞는 막중한 활약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골을 넣었던 온두라스전-세르비아전은 조광래호가 승리했던 경기였죠. 9월 A매치 2경기는 유럽 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끝날 무렵에 펼쳐집니다. 그동안 난항에 빠졌던 차기 행선지가 정해진 이후에 경기를 치릅니다.(박주영이 조광래 감독에게 이번 주에 팀이 정해진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소속팀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대표팀에서 골을 넣으며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박주영의 일본전 부진이 계속되면 흔히 말하는 '박주영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할지 모릅니다. 주장이 제 구실을 못하면 동료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일본전 같은 경우에는 몸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팀 공격을 짊어지는 어려움이 있었죠. 대표팀 주장이라면 자기 역할을 스스로 책임지면서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줘야 합니다. 9월 초순 A매치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기까지 힘겨웠던 시간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자신감을 되잦으며 일본전 부진에서 벗어나는 명예회복이 필요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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