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첼시의 오름세를 이끈 디디에 드록바 (C) 첼시 공식 홈페이지(chelseafc.com)]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예측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첼시가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리그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지난 1일 라이벌 아스널 원정에서 0-1로 패하면서 첼시의 우승 가능성이 열리게 됐습니다. 맨유는 승점 73(21승10무4패, 골득실 : 38골) 첼시는 승점 70(21승7무7패, 골득실 : 38골)을 기록하면서 두 팀의 승점이 3점 차이로 좁혀졌습니다. 리그가 앞으로 3경기 남은 상황에서 첼시의 자력 우승이 가능하게 됐죠.
오는 9일 오전 0시 1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 될 맨유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는 올 시즌 우승팀을 결정짓는 빅 매치 입니다. 맨유가 이기면 첼시와의 승점을 6점 차이로 벌리면서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지만, 첼시가 맨유를 제압하면 두 팀의 승점이 같아지면서 남은 2경기 결과에 의해 우승팀이 가려집니다. 첼시가 원하는 시나리오는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2009/10시즌 이었던 지난해 4월 3일 맨유 원정 2-1 승리에 힘입어 역전 우승에 성공했던 저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물론 첼시는 지난달 13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유전에서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1-2로 패했습니다. 하지만 두 팀의 최근 행보는 한달전과 차이가 있습니다. 맨유는 주축 선수들이 체력 저하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지난달 2일 웨스트햄전을 시작으로 3~4일에 1경기를 치르면서 체력 고갈이 불가피했고 그 여파가 아스널전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오는 5일에는 홈에서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샬케전을 치르며 4일 뒤 첼시전에 임합니다.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첼시와 맞서는 불안 요소에 직면합니다.
반면 첼시는 맨유에 비해 체력적으로 우세합니다. 맨유가 주중에 살케와 2차전을 치를 때 첼시는 휴식을 취합니다. 이미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원했던 유럽 제패에 실패했지만 리그 역전 우승에 올인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얻었죠. 만약 맨유가 다가오는 샬케전 부진으로 에너지 소모가 심해지면 첼시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그 약점을 노릴 수 있습니다. 특유의 빠른 공격 템포 및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파상 공세로 맨유 진영을 흔들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됩니다. 공격 옵션들이 슈팅 난사를 노리거나 또는 포어 체킹으로 맨유 후방을 괴롭힐 수 있죠. 맨유와의 골득실까지 고려하면, 첼시의 올드 트래포드 최상의 시나리오는 다득점 승리 입니다.
첼시의 최대 강점은 걷잡을 수 없는 오름세 입니다. 지난 2월 14일 풀럼전 0-0 무승부를 시작으로 지난 1일 토트넘전 2-1 승리까지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8승2무를 올렸습니다. 지난달 9일 위건전 1-0 승리 이후 5연승을 거두는 승승장구를 거듭했죠. 시즌 중반에는 5위로 밀렸지만 후반기에 전력 안정을 되찾았고, 2위였던 아스널이 3위로 미끄러지면서(맨유전 이전까지 최근 리그 7경기 1승5무1패) 저절로 순위가 향상됐죠. 여기에 맨유가 아스널에게 패했던 결과가 첼시에게 자력 우승의 기회가 주어지는 꼴이 됐습니다.
그런 첼시의 페이스가 무서워진 원인은 다섯 가지 입니다. 첫째로 드록바가 말라리아 감염 후유증에서 벗어나 본래의 폼을 되찾았고, 둘째로 최근 4-3-3으로 전환하면서(토트넘전은 4-4-2 였지만) 램퍼드의 킬러 패스 공급이 원활하게 됐습니다. 셋째로 말루다-칼루-미켈 같은 그동안 폼이 떨어졌던 선수들이 일부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예측 불허가 첼시 전력의 플러스로 작용했고, 넷째는 맨유처럼 부상-징계-체력 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첼시 주축 선수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알렉스-하미레스 부상 복귀) 그리고 다섯번째는 센터백 루이스의 투철한 대인방어 및 '골 넣는 수비수' 본능이 첼시의 공수 전력이 업그레이드 되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흔히 첼시의 약점하면 '체력 저하'를 거론하기 쉽습니다. 첼시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박싱데이를 전후로 부진했던 이유는 노령화에 빠진 선수층에서 비롯된 체력 문제였죠. 하지만 첼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인터 밀란전에서 탈락한 뒤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8승1무1패를 거두면서 우승에 성공했던 달콤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FA컵을 병행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탈락에 의해 체력적인 탄력을 얻으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전념했죠. 올 시즌에도 그때와 비슷한 흐름입니다. 이번에도 맨유를 추격하는 입장입니다.
안첼로티 감독 입장에서도 첼시의 리그 우승이 중요합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유럽 챔피언 등극 실패로 경질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지만, 다음 시즌에도 첼시 지휘봉을 잡으려면 리그 우승이 면죄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탈락 및 올 시즌 중반 부진이 결코 안첼로티 감독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경질 자체가 섣부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리그 우승에 실패하면 올 시즌 무관에 그치면서 입지가 흔들리게 됩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인내심 부족은 이미 많은 축구팬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맨유 원정은 안첼로티 감독의 운명을 결정짓는 경기가 될 것입니다.
첼시 우승의 한 가지 변수는 토레스 입니다. 지난달 23일 웨스트햄전에서 첼시 이적 후 14경기만에 골을 터뜨렸고, 토트넘전에서는 골이 없었지만 동료 선수와 연계 플레이를 펼치면서 전방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위협적 이었습니다. 하지만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 패턴에 여전히 익숙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맨유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에서 부진했던 여파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또 다시 재현 될 불안 요소를 배제할 수 없죠. 비디치-퍼디난드는 토레스와 수많은 매치업을 펼쳤던 맨유의 센터백 콤비 입니다. 어쨌든, 첼시는 이번 맨유전이 리그 우승의 중요한 기회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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