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1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참가 사상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종합 7위를 확정지었다. 특히 금메달 13개를 따내며 역대 최다 올림픽 금메달 기록 숫자를 ´13´으로 올렸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기록했던 금메달 12개의 숫자를 하나 더 늘린 것.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10-10(금메달 10개, 올림픽 종합 10위권 진입)´이었다.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금12,은10,동11개) 1992년 바르셀로나(금12,은5,동12개)에서 종합 4위와 7위를 거뒀지만 1996년 애틀란타(금7,은15,동5개)에서 10위로 주춤한 뒤 2000년 시드니(금8,은10,동10개)에서는 12위로 밀리는 내림세에 빠졌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올림픽 종합 10위권 재진입을 위해 절치부심했고 금메달 9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9개로 종합 9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을 달성했고 ´금빛 질주를 거듭하던´ 대회 초반에는 종합 순위 2~3위에 머무는 등 20년 전 서울 올림픽의 영광을 다시 재현했다.

금메달 13개 따낸 태극 전사는 누구?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금빛 질주는 대회 첫날인 9일 부터 산뜻하게 출발했다. 유도 60kg급의 최민호(한국 마사회)가 5연속 한판승 퍼레이드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것. 한국 유도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달성한 것은 최민호가 국내 최초다.

대회 둘째 날인 10일에는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과 여자 양궁 단체전(박성현-윤옥희-주현정)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에서 우승하면서 동양 남자 선수로는 72년 만에 남자 자유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주인공이 됐다. 여자 양궁은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서 금메달을 따내며 199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이 부문 6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의 금메달 순항은 계속됐다. 11일 남자 양궁이 단체전(박경모-이창환-임동현)에서 4번째 금메달을 선사했고 12일에는 남자 사격의 진종오(KT)가 50m 공기 권총에서 정상에 오르며 3일 전 10m 공기 권총 은메달과 함께 2경기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다음 날에는 남자 역도 77kg급의 사재혁(강원도청)이 금메달을 따내며 남자 역도에서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16일에는 여자 역도 +75kg급 장미란(고양시청)이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의 ´3부문 세계 신기록´을 들어 올리며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17일에는 배드민턴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이상 삼성전기)´가 한국의 8번째 금메달을 선사했고 이용대는 금메달 확정 순간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날리며 새로운 국민 남동생으로 떠올랐다.

한국의 ´10-10´을 굳힌 종목은 태권도. 임수정(경희대) 손태진(삼성 에스원) 황경선, 차동민(이상 한국체대)이 금빛 발차기를 날리며 올림픽 사상 첫 4체급을 싹쓸이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중 황경선은 8강 전 도중 왼쪽 무릎인대에 심각한 부상을 입는 어려움 속에서 경기를 강행하며 ´부상 투혼´ 끝에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한국에 13번째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야구 대표팀. 한국 야구는 ´국민 원투펀치´ 류현진(한화) 김광현(SK)의 연이은 호투와 이대호(롯데) 이용규(KIA) 등이 타선에서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베이징 올림픽 9연승과 결승 쿠바전 3-2 승리로 한국 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은 준결승 일본전과 결승 쿠바전서 한국 승리를 이끈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베이징 올림픽, ´우리들도 빛냈다´

베이징 올림픽은 금메달 리스트들의 경연장이 아니다.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 따낸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메달은 더 귀하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도 금메달 리스트 못지 않지 않게 고된 훈련을 통해 땀과 눈물을 쏟으며 열심히 노력했고 올림픽에서 그 성과를 일궈냈다.

'우생순'으로 유명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2일 4강 노르웨이전서 심판의 결정적 오심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14명의 태극 여전사들은 4년 동안 힘든 훈련을 했던 고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다음날 헝가리와의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남자 유도 73kg급 은메달 리스트 왕기춘(용인대)은 갈비뼈 골절이라는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며 부상 투혼 속에서 끝가지 최선을 다했다. 지난 11일 8강 경기 도중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의 팔꿈치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갈비뼈가 부러졌던 것. 왕기춘은 수술 없이 6개월간 재활할 예정이다.

여자 펜싱의 남현희(서울시청)는 11일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01년 무릎 부상과 2005년 '쌍꺼풀 성형수술 파문'의 악재속에서도 훈련에 매진한 그녀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경기 내내 박빙의 승부를 펼쳐 국민들의 관심을 사로 잡는 '여전사'로 거듭났다.

19일 남자 체조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따낸 유원철(포스코 건설)은 한국 체조의 희망의 빛을 던졌다. 그는 이 경기에서 깔끔한 기술과 회전을 선보여 자신이 준비한 기술을 큰 실수 없이 연기해 16.250점을 얻어 중국의 리샤오펑(16.450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 복싱의 기대주' 김정주(원주시청)는 22일 열린 웰터급(69kg)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복싱 종목에 출전했던 한국 선수 5명 중에 4명이 8강 이전에 탈락한 것과 달리 김정주는 동메달을 따내며 '노 메달' 위기에 빠졌던 한국 복싱의 체면을 지켜냈다. 김정주는 올림픽 웰터급 출전 선수 중에 최단신인 170cm였지만 자신의 체격적인 약점을 이기고 외국인 선수들을 하나 둘씩 쓰러뜨려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 야구는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야구 강호들을 쓰러뜨리는 멋진 활약상을 펼쳤다. WBC에서는 아시아 예선 3경기와 8강 3경기를 싹쓸이하며 4강 신화를 달성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본선 7경기에서 7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WBC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2006년 WBC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올림픽 본선 7연승의 한국이 일본을 꺾고 2년 전 WBC 준결승 0-6 완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것. 2006년 WBC 대표팀과 이번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비교 역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의 WBC 4강 진출을 지휘했던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네이버 문자중계 일본전 해설을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 아무래도 김광현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보다 더 낫다"며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중인 한국 대표팀이 WBC 대표팀 보다 월등한 전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거침없는 연승 질주에 ´야구 종가´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CNN-SI는 19일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이제 남은 것은 결승전에서 이러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며 한국의 올림픽 결승 진출을 장담했다. 야구 격주간지 베이스볼아메리카도 19일 기사를 통해 "한국 올림픽 팀은 2006년 WBC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2006 WBC 대표팀,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



우선 WBC 4강 신화는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WBC 7경기에서 63이닝 동안 자책점 14점에 평균 자책점 2.00을 기록해 참가국 16개국중 1위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6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평균 자책점 1점대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마운드는 해외파와 노장 선수들을 위주로 짜여졌는데 이들은 선발과 마무리에 걸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의 대들보´ 박찬호(LA 다저스)가 10이닝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비롯 서재응(KIA, 2승 14이닝 1실점) 봉중근(LG, 2.2이닝 무실점) 손민한(롯데, 2승 7.1이닝 2실점) 구대성(한화, 1승 8이닝 1실점) 오승환(삼성, 3이닝 무실점) 등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WBC 대표팀은 7경기에서 단 한개의 실책을 기록하지 않으며 출전 선수 전원이 빼어난 수비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우익수 이진영(SK)은 정확한 홈 송구와 다이빙 캐치로 상대팀의 득점을 막으며 ´국민 우익수´로 발돋움했고 유격수 박진만(삼성)은 몇 차례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괴력의´ 수비 감각으로 한국 야구의 진정한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WBC 대표팀의 화력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 주요 타자 중에서 이종범(KIA, 타율 0.400 2루타 6개) 이승엽(요미우리, 타율 0.333 5홈런 10타점)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동주, 박재홍의 결장과 이병규(주니치, 타율 0.192) 최희섭(KIA, 타율 0.182)의 부진으로 타선이 약화되어 이종범과 이승엽의 방망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패했던 원인 또한 타선의 침묵 때문이었다.

2008 올림픽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오른 젊은 선수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본선 7연승을 일군 대표팀의 키워드는 ´세대교체´. 먼저 투수진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이 WBC때보다 3.6세 젊어졌고(WBC 28.2세, 올림픽 24.6세) 30대 이상의 투수는 올해 30세인 정대현(SK) 한 명 뿐이다. WBC 4강을 이끈 해외파 투수 중에서 올림픽에 합류한 선수 또한 봉중근 한 명에 불과하다.

세대교체의 그 주역이 바로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이다. 류현진은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16일 일본전에서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대성에 이은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송승준(28, 롯데) 장원삼(25, 우리) 권혁(25, 삼성) 윤석민(22, KIA)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투수들.

WBC때 이종범과 이승엽, 최희섭이 중심이었던 타선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있다. 올림픽에서는 32세 동갑내기 이승엽과 김동주(두산)가 부진과 부상으로 고개를 떨궜지만 이대호(26, 롯데) 정근우(26, SK) 김현수(20, 두산)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이대호는 타율 0.429에 홈런 3개를 기록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섰다.

WBC 시절의 약점이었던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는 김경문 감독이 내세운 ´발야구´로 업그레이드 됐다. 두산 육상부 주장인 이종욱(28, 두산)을 비롯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 이용규(23, KIA), 정근우 같은 발 빠른 준족들이 ´안타 본능´에서 나오는 많은 안타와 빠른 스피드를 통한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팀에 많은 득점을 안겨줬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은 WBC 대표팀 보다 마무리 투수에 약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마무리 투수 한기주(KIA)가 미국전과 일본전, 대만전에서의 부진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원인. WBC에서 박찬호와 함께 마무리 투수로서 펄펄 날았던 오승환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이 WBC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달성하려면 마무리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타율 4할2푼9리, 팀 내 1위...한국 7연승 이끌었다'

지난해 4월 25일 마산에서 열린 롯데-SK의 경기를 중계하던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현 우리 히어로즈 코치)은 덩치 큰 거포를 향해 "정말 대단한 타자"라는 찬사를 보냈다. 롯데의 '빅 보이' 이대호(26)의 무서운 타격 감각이 그의 입을 쉴 새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한 이대호의 방망이가 베이징 올림픽 무대를 빛내고 있다. 이대호는 본선 7경기에서 21타수 9안타(타율 0.429)에 팀 내 타율 1위와 홈런 3개를 기록하는 '괴물같은' 타격을 과시하는 중이다. 특히 홈런 3방(미국, 일본, 네덜란드전) 모두 팀의 선취 득점으로 연결돼 한국 승리의 '영양가 만점' 역할을 해냈다.

그런 이대호는 한국의 본선 7연승에 큰 디딤돌로 자리매김 했음은 물론 한국 야구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달성을 위한 꿈과 희망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2006년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을 기록했던 그 괴력이 올림픽에서도 이어진 것. 타순도 6번에서 5번으로, 20일 네덜란드전에서는 4번 타자에 기용돼 '이승엽-김동주'보다 팀 내 입지가 단단해졌다.

이대호의 존재감은 '아마 야구 최강' 쿠바가 '국민 타자' 이승엽 보다 더 경계했을 정도다. 쿠바 선수들은 19일 한국과의 5회 도중 4번 타자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이대호를 고의 사구로 1루에 보냈다. 쿠바 배터리 또는 해당 투수가 이대호와 정면 승부하면 크게 얻어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속에 그를 고의사고로 내보냈던 것이다.

특히 이대호의 방망이는 '미국-일본-쿠바' 같은 금메달 후보 팀들과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에 '강팀 킬러 이대호'라는 새로운 수식어도 등장했다.

13일 미국과의 첫 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고 3일 뒤 일본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초 '한국 킬러' 와다 쓰요시를 상대로 동점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 19일 쿠바전에서는 4타석 1타수1안타 3사사구로 100% 출루율을 과시했는데 그 1안타가 7회에 터진 것이며 이것이 후속 타자 이종욱의 1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쿠바전에서 방망이의 매운맛을 선보이지 않고도 득점에 공헌했던 것.

불과 올림픽 이전까지만 해도 이대호의 대표팀 합류에 대해 일부 팬들의 불안한 시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대호가 올해 프로야구에서 부진한 것과 대조적으로 라이벌 김태균(한화)이 펄펄 날았기 때문.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를 중용해 한 방 터뜨릴 것을 기대하는 '믿음'을 주었고 그런 이대호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누구도 당할 자 없는 '사기 유닛'의 진가를 뽐내고 있다.

불방망이의 괴력을 선보이는 이대호는 준결승전에서도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의 실질적인 4번 타자로 자리 잡은 이대호의 타격 본능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계속 꽃을 피울지 여부에 국민들의 시선이 이대호의 방망이를 주목하고 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진출 티켓을 두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남미 축구 양대산맥의 자존심을 건 ´축구 전쟁´을 벌인다.

세계 축구에서도 익히 잘 알려진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오늘 오후 10시(한국시간) 베이징 노동 운동장에서 열리는 4강전에서 격돌한다. 두 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으며 지금까지 4연승을 달리며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이들의 만남은 사실상 미리 보는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양 팀의 A매치 전적이 93전 35승24무34패로 브라질이 1경기 차이로 ´겨우´ 앞선 상황이다. 2004년과 2007년 코파 아메리카,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브라질이 모두 승리 했었다.

그러나 영원한 강자가 없는 토너먼트 특성상 상대 전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브라질이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인연이 없던 것과(은2, 동1) 아르헨티나가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다는 것(금1, 은2) 그리고 막상막하의 팀들끼리 격돌하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펼쳐졌던 그동안의 사례처럼 어느 팀이 맞수를 꺾고 결승행에 오를지 장담할 수 없다.

브라질, ´11득점 0실점´ 전적 앞세워 아르헨티나 제압?



우선 브라질의 이번 올림픽 전적이 예사롭지 않다. 본선에서 벨기에, 뉴질랜드, 중국을 상대로 3경기에서 9골을 몰아쳤고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결과를 냈다. 8강 카메룬전에서는 연장 끝에 하파엘 소비스(레알 베티스)와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가 골을 성공시켜 2-0의 완승으로 준결승에 오르며 아르헨티나와 맞붙게 됐다.

올림픽 무대에서 11득점 0실점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브라질은 최강의 공격력과 끈끈한 수비력을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제압하겠다는 기세다. 주목할 만한 것은 11골 중에 10골이 후반전(8골)과 연장전(2골)에서 터져 전반전 보다는 후반전에 많은 골을 터뜨렸다. 조커였던 하파엘은 경기 막판 2골을 터뜨리며 주전이었던 알렉산더 파투를 제치고 일약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하기도.

많은 골을 터뜨린 브라질은 한 골잡이의 득점력에 의지하기보다는 득점 루트를 다양화시켜 8명의 선수가 11골을 합작했다.(상대팀 자책골 포함) 하파엘과 디아고 네베스(플루미넨세)가 2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한 것.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에서 극심하게 부진했던 호나우지뉴(AC밀란)도 2골을 터뜨리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레핑야-알렉스 실바-에르난데스-마르셀로´로 짜인 포백의 무결점 수비도 브라질 4강 진출에 한 몫을 했다. 이들은 한 몸처럼 짜여진 견고한 수비를 앞세워 상대팀에 단 한 번의 실점도 용납치 않았다. 특히 왼쪽 풀백 마르셀로는 파괴적인 오버래핑을 앞세워 골 까지 엮어내는 선수로서 공수전환에 빨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경계해야 할 선수 중에 한 명이다.

리켈메의 아르헨티나, 브라질 꺾고 ´올림픽 2연패´ 발판 마련?



반면 아르헨티나는 코트디부아르, 호주, 세르비아, 네덜란드전에서 7득점 2실점을 기록해 브라질에 비하면 이번 올림픽 전적이 떨어지는 셈.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세르지오 바티스타 감독의 안정 지향적인 축구 스타일을 바탕으로 무리하게 힘을 소비하지 않는 전력을 발휘했던 것.

아르헨티나 공격의 핵심은 4-3-3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후안 로만 리켈메(보카 주니어스)가 그 주인공이다. 리켈메는 ´파레야-마스체라노´로 짜인 더블 볼란치의 두꺼운 수비에 힘을 얻어 중원에서의 쉴틈 없는 공격 연결과 상대팀 수비망을 한 꺼풀씩 벗겨내는 기술력을 앞세워 ´와일드카드´의 진수를 발휘하고 있다. 그의 공격력에 힘을 얻는 ´라베찌-아게로-메시´의 3톱이 원활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물론 아르헨티나도 브라질 처럼 많은 골을 터뜨리는 골잡이가 없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조국의 금메달을 일궜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에세키엘 라베찌(나폴리)와 메시가 2골을 터뜨린 것이 아르헨티나의 개인별 최다 득점 기록이다. 최전방 공격수 세르지오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아직 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이 흠.

아르헨티나 수비의 특징은 전통적으로 상대팀 공격수를 악착같이 따라붙어 심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라이-몬손-사발레타-가고´로 짜인 포백은 상대팀의 공격 방향을 먼저 선점하여 끈끈한 수비로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며 홀딩맨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는 ´마지우개´라는 별명처럼 거친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조용하게 잠재우는 성향의 미드필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자랑하는 브라질 공격이 아르헨티나의 터프한 수비를 넘어설지 관심사다.

호나우지뉴vs메시, 남미 최고의 ´축구 신동´을 가리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대결 만큼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대결이 호나우지뉴vs메시의 ´배틀´이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바르셀로나의 ´REM 3톱(앙리 이적 전)´과 ´판타스틱4(앙리 이적 후)´를 형성하여 소속팀의 파상적인 공격을 이끌었고 2005/06시즌에는 더블 달성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호나우지뉴가 AC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동료에서 적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A매치에서 호나우지뉴와 메시가 대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 올림픽 4강전은 두 선수의 소속팀이 갈라진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결이다. 무엇보다 두 선수가 양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어느 축구 신동이 맹활약을 펼칠지 여부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호나우지뉴는 브라질 축구의 올림픽 첫 금메달을 위해 와일드카드로 베이징에 입성했다. 전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그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소속팀 AC밀란이 그것을 받아들이며 올림픽 그라운드를 휘저을 수 있게 됐다. 메시는 바르셀로나가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제소했음에도 불구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면서 올림픽 2연패를 위해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 축구 신동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호나우지뉴는 뉴질랜드전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5-0 승리를 도왔고 팀의 주장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독려하며 브라질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메시는 코트디부아르와 네덜란드전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었으며 네덜란드와의 연장전에서는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의 결승골을 도우며 아르헨티나 공격력에 힘을 실어줬다.

메시의 공격 파트너인 아게로는 지난해 캐나다 U-20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MVP, 대회 우승컵을 차지하며 결승전에서 브라질의 파투를 꺾은 경험이 있다. 최근 파투가 주전에서 밀리며 두 영건의 대결이 성사될지는 의문이나 아게로 역시 무득점에 그치고 있어 이번 준결승전은 이들에게 있어 설욕의 무대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리버풀의 중앙 미드필더를 맡는 루카스 레예바와 마스체라노의 대결도 뜨거울 전망.

브라질vs아르헨티나, 예상 BEST 11

-브라질(4-4-2)-
GK : 12. 레난(인터나시오날)
DF : 2. 하핑야(살케) 3. 알렉스 실바(상파울루) 5. 에르난데스(상파울루) 6.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
MF : 7. 안데르손 올리베이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8. 루카스 레예바(리버풀) 14. 브레누(바이에른 뮌헨) 15. 디아고 네베스(플루미넨세)
FW : 17. 하파엘 소비스(레알 베티스) 10. 호나우지뉴(AC밀란, 주장)

-아르헨티나(4-3-3)-

GK : 1. 오스카르 우스타리(헤타페)
DF : 2. 에세키엘 가라이(레알 마드리드) 3. 루시나오 몬손(보카 주니어스) 4. 파블로 사발레타(에스파뇰) 5. 페르난도 가고(레알 마드리드)
MF : 10. 후안 로만 리켈메(보카 주니어스, 주장) 12. 니콜라스 파레야(안더레흐트) 14.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
FW : 9. 에시키엘 라베찌(나폴리) 16. 세르지오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5.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야구 대표팀의 목표, 동메달에서 금메달로 상향 조정?´

한국 야구 대표팀의 파죽지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중국과의 승부치기 경기 끝에 1-0 승리를 거두고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과 캐나다, 일본, 중국을 차례로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야구의 저력이 빛나고 있다. 그것도 ´아마 야구 최강´ 쿠바와 함께 올림픽 본선 1위에 당당히 이름을 내민 것.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 이기지 못했던 ´야구 종주국´ 미국을 상대로 8-7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으며 ´난적´ 캐나다를 1-0으로 꺾었고 ´라이벌´ 일본 마저 5-3으로 요리했다. 특히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미국과 일본을 제압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 이제 쿠바만 넘으면 본선 1위 등극은 물론 내친김에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어 앞으로의 승승장구에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문자중계에 해설가로 참가하며 "한국 야구가 시드니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며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진출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서 또 한번의 ´기적 같은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원동력으로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 같이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때보다 더 낫다"며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실력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시드니 올림픽과 WBC 4강을 이끌었던 해외파 투수들의 이름은 봉중근(전 신시내티, 현 LG)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어 한국 투수진의 ´세대 교체´가 성공했음을 확인 시켰다.

그 주역이 대표팀의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 이다. 현역 최고의 프로야구 투수로 군림중인 류현진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으나 15일 캐나다전서 9이닝 동안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1-0 완봉승을 이끌며 ´국제용 괴물´로 업그레이드 됐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자신감 넘치는 ´배짱 피칭´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화구를 앞세워 캐나다를 거침없이 농락했다. 지난 14일 쿠바전에서 9안타 3홈런 6득점을 뽑았던 캐나다의 강타선을 한국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9이닝 완봉승으로 꽁꽁 묶은 것이었다.

지난 16일 일본전에 선발 등판했던 김광현은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호투하며 ´新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과 코나미컵 주니치전에서의 역투처럼 베테랑 선수를 보는 듯한 호투로 큰 무대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어린 나이를 무색케 했다. 1회말부터 4회 2사까지 11타자 연속 완벽한 퍼펙트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역투를 하기도.

"이젠 박찬호를 잊어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의 지난 3월 5일 기자회견 인터뷰 처럼 류현진-김광현의 성공적인 '원투 펀치' 정착은 해외파와 노장 선수에 의존하던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중심축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두 명의 좌완 에이스는 자신의 몫을 100% 이상 해내며 한국의 연승을 이끌었고 앞으로 실전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이병규-박재홍 등이 핵심이었던 타선의 주역도 '젊은 피'로 바뀌었다. 대표팀의 1~3번을 맡는 이종욱(28, 두산)-이용규(23, KIA)-정근우(26, SK)는 필요할 때 한방 해주는 적시타 능력과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김경문호의 핵심인 '발야구'를 주도하며 팀의 4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올해 프로야구 타율 1위 김현수(20, 두산)의 대타 작전은 연일 성공적이며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은 대표팀 타선의 조역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서 이대호(26, 롯데)는 중심 타자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13일 미국과의 첫 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고 3일 뒤 일본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초 '한국 킬러' 와다 쓰요시를 상대로 동점 투헌 홈런을 작렬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6년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4번 타자'로 맹위를 떨친 이대호는 동갑내기 라이벌 김태균과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한 거포로 우뚝 섰다. 2006~2007년 한국 프로야구 타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을 올렸던 그의 재능이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한껏 발동하며 이승엽을 이을 차기 '아시아의 4번 타자'로 발돋움 했다.

물론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선전이 '세대 교체' 뿐만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어느 대회를 가리지 않고 선후배간의 엄격한 위계 질서 속에서 끈끈한 팀 워크를 자랑했다. 그 결속력이 젊은 선수들의 병역 혜택과 20억원의 올림픽 포상금,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동기부여까지 더해져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며 베이징 올림픽 4연승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인 발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한국의 향후 전망은 밝다. 앞으로 경기하게 될 대만과 네덜란드는 한국의 한 수 아래 상대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난 6일 쿠바와의 연습 경기 2차전에서는 15-3의 대승을 거둔 전적이 있어 '강력한 금메달 후보' 쿠바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 기세라면 당초 목표였던 최소 동메달 획득이 '금메달' 그리고 9전 전승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그 꿈이 현실이 되려면 4연승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적시적소에 맞게 보완하는 것과 매 경기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미국과 일본을 꺾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은 올림픽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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