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번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그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체조에서도 그랬지만 또 억울한 일이 벌어져 그때보다 화가 더 치밀어오를 수 밖에 없다. 심판들도 인간이기에 실수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늘 우리에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것이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1일 저녁 7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5초전까지 동점 드라마를 쓰는 듯 했지만 논란을 남길 노르웨이 햄머센의 버저비터슛이 골로 인정되면서 28-29로 패했다.
문제는 햄머센의 버저비터슛이 경기 종료 버져가 울린 이후에 들어간 것이었다. 이는 국내 방송사의 자체 판독을 거쳐 골이 아닌 것으로 증명 되었으며 누가 봐도 노골 상황이었기에 후반전은 28-28로 끝난 뒤 연장전에 접어들어야 하는 것이 맞다.
국제 핸드볼 연맹(IHF)이 2005년 8월 1일부로 시행한 핸드볼 규칙 9조 1항에 따르면 "공이 골 라인을 완전히 통과하면 득점으로 인정한다. 공이 골 라인을 완전히 통과하기 전에 레프리(심판)나 계시원이 경기를 중단하는 경우에는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표기되어 있는 것 처럼 국제적인 규칙을 보더라도 버져 이후에 터진 햄머센의 버저비터슛은 골로 인정될 수 없다.
그러나 본부석에 있는 심판 위원들은 그 장면이 노골임을 두 눈으로 봤으면서도, 그 규칙을 숙지 했음에도 판정 번복 끝에 노르웨이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들은 처음에 노르웨이의 점수를 인정하지 않고 노카운트를 선언했지만 노르웨이측의 항의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반응이 '급격히' 달라졌다.
심판과 본부석 심판 위원은 짧은 토의 끝에 노르웨이의 골을 인정하는 번복 판정을 내렸다. 그 이후 한국측의 항의가 있었지만 이를 번복하지 않고 살며시 경기장 밖을 떠났다. 처음에 노르웨이의 슛을 노카운트로 인정했으면서 그것을 짧은 시간안에 번복했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장면이다.
경기 종료 후 '오심에 기뻐하는' 노르웨이 선수들이 서로 흥겹게 환호하는 모습은 그 장면을 지켜 본 우리들을 더욱 허탈하게 했다. 이미 그 장면이 노골이란 것이 모두 드러났음에도 불구 코트 안에 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경기장을 떠났던 의중을 이해할 수 없다.
문제는 그 상황 뿐만이 아니었다. 심판은 노르웨이의 거친 파울 속에서도 웬만한면 경고나 2분 퇴장을 주지 않는 등 편파 판정을 일삼기도 했다. 경기 막판에는 한국보다 스코어가 조금 앞서있던 노르웨이 선수들이 고의적으로 경기를 지연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심판은 그 장면을 지적하려는 의지 없이 노르웨이에 유리한 쪽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112년 전통의 올림픽은 세계 스포츠의 '대제전'이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무대이기 때문에 심판과 본부석 심판 위원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침 없이 정당하게 판정을 내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한국-노르웨이 경기의 심판을 맡은 이들은 자신들의 중요한 잣대인 정확한 판정과 매끄러운 경기 운영에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경기 처음부터 끝가지 노르웨이에 유리한 편파 판정을 내렸다. 그것도 지구촌 스포츠팬들이 지켜보는 올림픽 무대에서 말이다.
이 경기의 해설을 맡았던 임오경 MBC 해설위원은 그 장면을 보고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서 4년 동안 힘들게 노력했는데 이대로 간단하게 끝날 수는 없습니다"고 울먹거리며 성토했다. 2002년과 2004년 올림픽에서 심판의 오심 때문에 금메달을 빼앗겼던 우리에게는 참으로 비통할 일이다.
전 국민이 원했던 '금빛 우생순'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친한을 풀겠다던 그녀들의 땀과 눈물이 섞인 '4년의 도전'은 석연찮은 판정 하나 때문에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만약 심판 판정이 바뀌지 않더라도 우리는 당연히 여자 핸드볼 선수에게 열띤 박수의 갈채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저변이 취약한 상황에서도 그녀들은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아테네 때의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재현하기 위해 태릉선수촌 불암산 정상을 매일마다 신속하게 뛰어 오를 정도로 고되고 힘든 훈련을 견뎌왔다.
이미 노르웨이의 승리는 오심으로 얻은 것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우리 선수들의 끈기있는 도전이 금메달이 지니는 진정한 가치만큼 빛나기 때문이다. 실력 향상은 선수들의 몫일 뿐 우리는 베이징에서 열심히 싸운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보내며 그들을 직접 보호해줘야 하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