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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정호 (C) 대한축구협회 프로필 사진(kfa.or.kr)]

중학교 1학년 때 였습니다. 어느 날 반 대항 축구 구기 대회를 했었는데, 옆반에서 수비수를 맡는 친구가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그 반은 결국 패했고 담임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그 친구를 앞으로 불러 욕설과 함께 뺨을 4대 때렸습니다. 예전의 안좋았던 기억을 서두에 언급한 이유는, 담임 선생님의 행동이 제가 거론하는 문제와 매우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리틀 태극전사' 한국 U-20 청소년 대표팀이 가나와의 U-20 월드컵 8강전에서 2-3으로 패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열심히 싸웠지만 끝내 가나의 3골을 넘지 못했습니다.

특히 후반 37분 상황에서는 연장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시나리오를 썼을지 모릅니다. 김동섭이 윤석영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받아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죠. 한국은 김동섭의 골로 1-3에서 2-3으로 추격했습니다. 하지만 4분 전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았다면 김동섭의 골은 2-2 동점골이 되었을 것입니다. TV로 경기를 시청하던 축구팬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은 후반 33분 간자 공격수 아디이아에게 세 번째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홍정호가 오른쪽 측면 뒷공간에서 동료 수비수에게 부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했던 것이 아디이아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끝내 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 골은 한국과 가나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장면이 되고 말았습니다. 홍정호의 패스가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김동섭의 골은 동점골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홍정호는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흘리며 패배의 아쉬움을 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가나전 패배에 격앙된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은 홍정호 미니홈피를 찾아내 욕설과 비아냥으로 가득찬 악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경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포털 검색어 1위는 '홍정호'라는 단어가 뜨고 말았습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와 서민국을 검색어 1위에서 밀어낸 것은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홍정호를 가나전 패배의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문제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특정 선수를 공격하는 현상이 일상화 돠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선수들은 네티즌들의 타겟 대상입니다. 네티즌들은 3년 전 A매치 이란전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식사마' 김상식의 미니홈피에 악플 세례를 날렸습니다. 이듬해 아시안컵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는 김치우의 스로인 실수가 동점골의 원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그의 미니홈피에 공격을 가했습니다. 김상식과 김치우는 그 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미니홈피를 폐쇄했습니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20세의 어린 수비수인 홍정호도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특정 선수 미니홈피를 테러(?)하는 악순환이 이제는 20세 선수에게까지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네티즌들의 악플들 중에 거의 대부분은 비건설적인 비난과 욕설, 그리고 조롱으로 가득찼습니다. 한창 축구 실력을 배우고 깨쳐야 할 20세 선수에게 굳이 이렇게까지 마녀 사냥을 해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합니다.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수도 축구의 일부입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실수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합니다. 특히 성인 선수보다 경기력이 부족한 청소년 대표팀 선수라면 때로는 실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비록 홍정호의 실점 장면이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를 죄인처럼 다루는 네티즌들의 행동은 잘못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들은 홍정호하면 '가나전 패배의 장본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홍정호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수비수가 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 홍정호로서는 이제 외부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됐습니다. 네티즌들이 20세의 아마추어 수비수에게 가혹한 성장 환경을 만든 꼴입니다.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국민 여배우' 최진실이 네티즌들의 악플로 마음고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하늘나라로 떠났던 현실 말입니다. '최진실 동생' 최진영이 누나가 스트레스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집에 있는 인터넷 선을 직접 끊은적이 있을 정도로 폐해가 컸습니다. 그런데 악플의 희생양은 최진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특정 연예인은 물론이요, 이제는 축구선수에게 악플로 테러하는 현실이 다가왔습니다. 김상식과 김치우를 희생양으로 삼더니 한 술 더떠 20세 선수를 온라인에서 '매장'하고 말았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가나전 종료 후 홍정호의 실수에 대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실수다. 그런 것도 수비의 일부분이다. 그 경험을 통해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격려는 비난을 일삼는 네티즌, 앞서 언급했던 담임 선생님의 사례와 다른 대처법입니다. 팀이 4강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홍정호를 감싸 안은것은 '축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그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의도 였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끝까지 지도자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홍정호가 가나전에서 잘못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홍정호는 아직 어린 선수이며 국제무대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로 울음을 터뜨리며 스스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가나전 패배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의 미니홈피에 욕설과 비난, 그리고 포털에서 악성 댓글을 날리는 네티즌들의 행동은 홍정호 실점보다 더 잘못 했습니다. 이러다간 악플로 인한 악순환이 영원히 존재하는게 아닌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그저 홍정호가 지금의 시련을 꿋꿋이 이겨내길 바랄 뿐입니다.  

By.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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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과 페데리코 마케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uefa.com]

이탈리아 출신의 18세 골잡이 페데리코 마케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새로운 해결사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 연속 팀의 승리를 이끄는 귀중한 골을 터뜨리며 시즌 막판 우승 경쟁 레이스에 새 파장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거듭났죠. 그동안 경기력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맨유 전력에 큰 힘을 불어넣으며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행운의 사나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나가는' 마케다와는 반대로 몇몇 주축 선수들은 부진한 경기력을 일관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쁜 일정에 시달리며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이 시즌 막판에 이르러 부침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죠. 국내 축구팬들에게 아쉬운 것은 그 중 한명이 '산소탱크' 박지성 이라는 겁니다. 그동안 강철 체력을 자랑하던 그가 A매치 차출 이후 최상의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포르투전과 선더랜드전에서 고개를 떨구고 교체 아웃된 것이죠.

물론 박지성은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비하면 혹사에 시달리는 선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루이스 나니, 라이언 긱스와 로테이션 형태로 경기를 번갈아 뛰었기 때문에(물론 강팀 경기에서는 박지성의 쓰임새가 더 높았지만) 몇몇 경기를 거르면서 체력을 충분히 안배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호날두와는 반대로 한 경기를 뛸 때마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체력 소모가 많았던 것이고 부상 빈도 또한 높았습니다. 맨유 데뷔시즌인 2005/06시즌 이후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뛰고 있기 때문에(지난 1월 부상설은 와전된 것으로 밝혀짐) 시즌 막판 체력 저하는 이미 예견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뛰는 부지런함과 공수 양면에 걸친 멀티 능력으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술 운용 폭을 넓게하며 자신의 빛나는 가치를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유감없이 증명했습니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8인 엔트리 제외로 팀에서의 입지가 의심스러웠지만 올 시즌에는 중요한 경기때 마다 선발로 출전하여 항상 맹활약을 펼쳤고 나니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주전급 선수나 다름없는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일각에서는 그의 부족한 골을 아쉬워하지만 지금까지 맨유에서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이에 잉글랜드 언론들은 올 시즌 열심히 뛰었던 박지성에게 찬사를 보내며 맨유 전력에 필요한 선수임을 치켜 세웠습니다. 불과 4년전 박지성에게 '티셔츠를 팔기 위해 맨유에 입단했다'는 비아냥을 쏟아냈던 그들의 태도가 이렇게 180도 달라진 것입니다. 특히 잉글랜드 일간지 <가디언>은 13일(한국시간) 맨유-선더랜드전 내용을 공개하며 "박지성은 4-2-3-1에서 공격적인 날카로움 보다 수비적으로 더욱 예리한 활약을 펼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수비형 윙어'로 불리는 박지성의 수비적인 진가를 인정한 것입니다. 이날 박지성은 컨디션 저하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가디언은 나무보다 숲을 바라보며 그의 장점을 부각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날 체력 저하로 지친 박지성을 두고 일부 팬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박지성을 비하하는 악플을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에 '남발'하는 것이죠. 물론 박지성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던 날에도 '벤치성', '밥지성', '박죄송'이라는 비하 용어를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최근 경기력 저하가 두드러지면서 안좋은 반응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기력에 대한 악플은 다른 특정 선수에게도 가혹하게 다룰 정도로 '일상화' 되었지만, 한 가지 어이없는 악플 소재로 논쟁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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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포털에 올라온 박지성vs마케다 악플 논쟁을 하나의 캡쳐 자료로 모았습니다. (C) 효리사랑]

바로 박지성과 마케다의 골 논쟁입니다. 박지성은 올 시즌 클럽 월드컵을 포함한 34경기에서 2골을 넣었으며 프리미어리그 21경기에서는 1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마케다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했음에도 2골을 넣으며 팀 내 골 랭킹에서 박지성을 압도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팬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박지성의 골 결정력을 논리적으로(?) 깎아내릴 수 있는 충분한 소재인 것이죠. 여기에 사람들이 비교 심리를 좋아하는 이점을 노리며, 마케다라는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켜 박지성을 비난하는데 열을 올렸습니다.

이 논쟁은 공교롭게도 마케다 인물 기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포털에서 선더랜드전 이후 마케다 관련 내용을 메인 탑에 실으면서 '박지성vs마케다'의 논쟁이 자연스럽게 불을 붙게 된 셈이죠. 박지성이 평소에 많은 골을 넣지 못한데다 최근 경기력 저하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마케다를 이용해 논쟁을 부추겼습니다. 문제는 포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일부 유명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두 선수의 골 논쟁과 관련된 글을 올리며 '박지성은 왜 이러냐?'는 식의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비록 박지성이 '축구팬들 욕심처럼' 많은 골을 넣지 못한데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그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뭐래도 박지성은 맨유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으며 평소 성실하고 착실한 마인드로 퍼거슨 감독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는 부진했지만 이는 박지성 본인의 문제만이 아닌 복합적인 문제일 뿐, 그가 슬럼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팬들의 격려가 계속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박지성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벤치성'을 운운하며 남들이 보기에 민망한 말들을 온라인 공간에 내뱉는 것은 문제 있습니다. 이제는 '박지성vs마케다' 골 논쟁을 벌이며 박지성을 비난할 정도니 일부 팬들의 악플 문제가 심각하고 어이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몇몇 연예인들이 누리꾼 악플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자살로 목숨을 끊는 사회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러한 일은 절때로 벌어져서는 안됩니다. 더욱이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대들보이자 아이콘으로서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에서 한국인의 기상을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떨치는 선수입니다.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왜 악플을 날립니까?

박지성과 마케다는 아무리 일부 팬들이 악플로 날 뛰더라도 절때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포지션이 서로 다른데다(윙어/공격수) 팀에서 소화하는 역할이 다릅니다. 박지성은 팀에서 동료 선수들의 골 기회를 창출하는 이타적인 역할에 치중하는 선수이자 궃은 역할에서 진면목을 다하고 있지만 마케다는 골을 넣어야만 하는 골잡이입니다. 그동안 박지성의 골이 부족했던 원인도 팀에서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겁니다. 그를 두고 마케다를 운운하며 골 논쟁을 벌이는 것은 선수의 기량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그리고 마케다는 박지성과는 반대로 전형적인 골잡이입니다. 지난 2007년 9월 맨유 입단 후 U-18팀에서 21경기 12골을 기록하더니 17세가 되던 지난해 8월 정식 게약 이후 리저브팀에서 활약한 16경기에서는 10골을 넣으며 '괴물 골잡이'의 진가를 알릴 준비를 착실히 했습니다. 반면 박지성은 올림픽대표팀 시절 오른쪽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번갈아가며 수비적인 능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입니다. 본격적으로 공격수로 전환하게 된게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으며 그것도 투톱 공격수가 아닌 스리톱의 윙 포워드였습니다. 이는 두 선수의 스타일과 성장 배경이 애초부터 달랐던 것입니다.

두 선수의 골 논쟁을 벌이며 박지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단지 마케다가 박지성보다 시원스런 골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동안 맨유를 위해 헌신하던 박지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어처구니 없습니다. 우리 축구팬들이 유럽축구에 꾸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기폭제가 박지성이었고, 그의 저돌적인 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프리미어리그와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러고도 박지성을 깎아내리는 일부 팬들의 반응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박지성vs마케다'의 골 논쟁까지 논할 정도니, 이러한 모습은 도가 지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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