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C 바르셀로나전 1-3 패배를 발표한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C) arsenal.com]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최고의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vs아스날'의 진검 승부는 바르사가 결국 웃었습니다. 1차전에서 패했던 것을 2차전에서 만회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2008/09시즌 유로피언 트레블을 재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바르사는 9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스날전에서 3-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48분 리오넬 메시가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팽팽했던 0의 균형을 깨뜨렸지만, 후반 8분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자책골을 범하면서 경기가 새로운 국면에 빠졌습니다. 그럼에도 후반 24분 사비 에르난데스가 결승골을 넣었고, 2분 뒤에는 메시가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터뜨렸습니다. 특히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전반 48분과 후반 24분에 도움을 올리며 팀 승리의 물꼬를 텄으며, 바르사는 16강 통합 스코어에서 아스날을 4-3으로 제압하여 8강 고지에 올랐습니다.

바르사vs아스날, 판 페르시 퇴장에 희비 엇갈렸다

바르사는 아스날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발데스가 골키퍼, 아드리아누-아비달-부스케츠-알베스가 수비수, 마스체라노가 수비형 미드필더, 이니에스타-사비가 공격형 미드필더, 비야-메시-페드로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피케-푸욜로 짜인 센터백 조합이 경고 누적 및 부상을 이유로 결장하면서 아비달-부스케츠의 센터백 전환이 불가피 했습니다. 반면 아스날은 4-2-3-1로 맞섰습니다. 스체스니가 골키퍼, 클리시-코시엘니-주루-사냐가 수비수, 디아비-윌셔가 더블 볼란치, 나스리-파브레가스-로시츠키가 2선 미드필더, 판 페르시가 원톱을 맡았습니다. 파브레가스-판 페르시-디아비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르사전 출전을 강행했죠.

경기는 예상대로 바르사가 주도권을 장악했습니다. 아스날이 지난 1차전에서 선 수비-후 역습 전략으로 바르사전 2-1 승리를 연출했고, 2차전 장소는 바르사의 홈 구장인 캄프 누 였습니다. 아스날은 통합 스코어 2-1 우세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2차전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필요가 있었죠. 그래서 2차전은 바르사가 슈팅 19-0(유효 슈팅 10-0, 개) 점유율 68-32(%), 패스 횟수 857-339(패스 성공 724-199, 개) 패스 성공률 84-59(%)로 아스날을 크게 앞섰습니다. 가장 주목할 것은 슈팅입니다. 바르사가 아스날 밀집 수비를 상대로 융단 폭격을 퍼부었다면, 아스날은 단 1개의 슈팅을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공격에 매우 소극적이었죠.

그렇다고 아스날에게 공격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바르사가 주도하는 경기 분위기에 완전히 짓눌렸습니다. 2선에서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거나 풀백이 오버래핑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바르사에게 점유율을 내준 상황이었기 때문에 많은 공격 기회를 얻는 것이 어려웠죠. 하지만 점유율이 변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인터 밀란이 지난 시즌 4강 1차전에서 바르사를 3-1로 이겼던 것, 아스날이 올 시즌 16강 1차전에서 바르사를 2-1로 제압했던 배경에는 '역습'이 있었습니다. 바르사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앞쪽으로 유도하면서 빠른 종패스에 의한 기습을 노리는 전략 말입니다. 그런데 아스날은 2차전에서 그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아스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2차전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2일 울버햄턴전을 시작으로 4주 동안 8경기를 치렀죠. 1주일에 2경기씩 소화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 되었고, 그 시기에는 칼링컵 우승 실패 및 주력 선수들의 끊임없는 부상 악령에 직면했습니다. 2차전 같은 경우에는 파브레가스-판 페르시-디아비가 부상 완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고 월컷-송 빌롱이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지난 5일 선덜랜드전 0-0 무승부까지 포함하면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된 상태에서 바르사 원정에 나섰죠. 경기력이 나빠졌기 때문에 1차전 만큼의 경기력을 재현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아스날 패배는 판 페르시가 퇴장당했던 불운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근본적 관점에서 리스크가 있었죠.

[사진=바르사전에서 퇴장당했던 로빈 판 페르시. 1차전에서는 영웅이었지만 2차전에서는 불운의 주인공 이었습니다.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의 패착은 전반전 이었습니다. 전반 48분 메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기 전까지 0-0을 유지했지만, 아스날은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었어야 했습니다. 만약 전반전에 골을 터뜨렸다면 1-0 리드에 탄력이 붙으면서 바르사의 오버 페이스를 유도함과 동시에 후반전을 여유롭게 보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스날은 전반전 슈팅 0-8(개) 점유율 25-75(%)로 밀렸으며 20개 이상의 패스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바르사가 9명 이었던 것과 정반대였죠. 판 페르시 패스가 8개(4개 성공)에 불과했고 나스리 패스 정확도가 30%(3/10개)였던 것을 미루어보면, 아스날은 애초 공격을 시도할 힘을 잃었습니다. 전반 이른 시점에 공세를 취했거나 또는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수를 띄웠어야 했습니다.

그런 아스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 불안 이었습니다. 전반 48분 메시에게 실점한 것은 아스날 수비수들의 실책 이었습니다. 이니에스타가 박스 중앙에서 볼을 터치할 때 아스날 선수 3명이 달라붙었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니에스타 옆쪽에 있던 메시를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코시엘니가 이니에스타의 킬러 패스를 차단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었지만, 클리시가 코시엘니와 동선이 겹치면서 메시가 침투하는 공간을 커버링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죠. 후반 24분 사비의 결승골 같은 경우에는 아스날 선수들이 이니에스타-사비를 앞쪽에서 마크하지 못하면서 침투 기회를 허용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1분 뒤에는 코시엘니가 페드로의 발을 걸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메시가 후반 26분에 추가골을 터뜨렸죠. 3실점 모두 수비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공교롭게도 아스날은 지난 세 시즌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실점을 허용했습니다. 2008/09시즌 맨유와의 4강 2차전 3실점, 2009/10시즌 바르사와의 8강 2차전 4실점, 그리고 이번에는 3실점 이었습니다. 골을 내줄 때 마다 수비쪽에 결함이 나타났죠.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 부족 및 잔실수가 문제였죠. 토너먼트 대회에서 수비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그리고 아스날이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이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르사와 아스날의 희비가 엇갈렸던 대표적 장면이 후반 10분 판 페르시의 퇴장 이었습니다. 판 페르시는 주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스스로 공격을 속개하며 강한 슈팅을 날렸습니다. 하지만 주심은 시간 지연으로 판단했고 판 페르시는 전반전 경고까지 맞물리면서 추가로 옐로우 카드를 받으며 퇴장을 당했습니다. 경고가 지나쳤다는 일각의 반응이 있었지만, 판 페르시가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없었죠. 아스날이 후반 8분 부스케츠의 자책골 이후 1-1 동점을 기록한 상황이었던 만큼, 팀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아스날의 판 페르시 퇴장은 전방에서 포어 체킹을 할 수 있는 옵션을 잃은 꼴이 됐습니다. 공격수 없이 수비에 치중하면서 바르사 선수들이 전방쪽으로 올라오는 흐름을 맞이하게 됐죠. 그 과정에서는 미드필더들이 활동 폭에 부담을 느끼면서 위치선정 불안에 직면했고 그 결과는 압박 저지선이 무너지면서 바르사에게 여러차례 골 기회를 내주는 상황으로 연결됩니다. 결국 사비에게 결승골을 내주었고, 코시엘니가 페드로에게 쓸떼없는 파울을 범하여 페널티킥을 허용했죠. 또한 벵거 감독의 아르샤빈 교체 투입 타이밍이 늦었습니다. 판 페르시 퇴장 이후 아르샤빈을 조기에 투입하면서 포어 체킹에 의한 역습을 노릴 기회를 노렸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1-3이 된 후반 28분에 아르샤빈을 경기에 내보내고 말았죠. 끝내 아스날은 탈락했습니다.

반면 바르사는 아스날전에서 상대 밀집 수비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이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바르사와 상대할 팀은 선 수비-후 역습에 의한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다분한 만큼, 바르사도 그 흐름을 감지했을 것입니다. 바르사보다 양질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유럽 클럽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바르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려면 상대에게 역습을 내주지 않으면서 수비 실수를 유도할 수 있는 경기 흐름을 키워야 합니다. 아스날에게 슈팅 1개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은 경기를 퍼펙트하게 운영하는 노하우를 익힌 결과였죠. 또한 쉴새없이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노리는 연계 플레이, 극강의 점유율 축구는 여전히 강했습니다. 바르사는 여전히 챔피언스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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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윌셔, 위기의 아스날 구할까?

효리사랑-축구 2011/03/03 12:56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잭 윌셔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은 지난달 28일 칼링컵 결승 버밍엄전에서 1-2로 패했습니다. 후반 44분 코시엘니의 실책성 플레이로 마틴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패배의 충격이 큽니다.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지난 시즌까지 무관에 빠졌던 그림자가 올 시즌에도 짙은 색깔입니다. 버밍엄을 비롯해서 약팀에게 종종 고전하는 기복의 경기력을 놓고 볼 때, 프리미어리그-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중요 대회에서 우승할 전력인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아스날의 행보가 다사다난에 빠진 이유는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에 빠졌습니다. 판 페르시-파브레가스-월컷-송 빌롱-코시엘니 같은 주력 자원들이 부상으로 신음중입니다. 특히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천금의 동점골을 뽑았던 판 페르시가 무릎 부상으로 최소 3주 동안 결장하는 것은 아스날에게 청천벽력과 다름없는 소식입니다. 오는 9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르사 원정에서 8강 진출을 굳혀야 하지만, 샤막-벤트너 같은 그동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중앙 공격수를 기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특히 샤막의 폼은 시즌 전반기보다 떨어진 상황입니다.

아스날의 앞날 전망이 불안한 또 하나의 이유는 미드필더진에 있습니다. 파브레가스-디아비-송 빌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로시츠키가 버밍엄전에서 부진했죠. 특히 로시츠키가 우려되는 이유는 예전 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잦은 부상으로 기량이 정체 됐습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클래스가 살아있기 때문에 몇몇 경기에서 존재감 그 이상의 힘을 발휘했지만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당분간 경기 출전 시간이 늘어나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잠재적인 부상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들이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은, 로시츠키가 '유리몸의 대명사'라는 점입니다.

나스리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도 예상됩니다. 그동안 측면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기 때문에 중앙 배치가 다소 모험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나스리의 문제점은 중앙에서 횡패스 혹은 낮은 패스 위주의 공격을 전개하며 아스날의 공격 템포를 떨어뜨립니다. 측면에서 영민한 움직임을 과시하는 이유는 공간을 넓게 커버하여 개인기를 시도하거나 전방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패턴에 익숙하죠. 중앙에 배치되기에는 상대팀의 압박 세기와 싸우면서 공격 파괴력이 반감됩니다. 그럼에도 아스날의 취약한 미드필더 환경을 놓고보면 나스리의 포지션 전환은 벵거 감독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스날에게 희망적인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윌셔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스날에게 아쉬웠던 버밍엄전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했던 선수가 바로 윌셔 였습니다. 상대 미드필더와의 볼 경합에서 우세를 점하여 빠른 원터치 패스로 아스날 공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죠. 송 빌롱-로시츠키-클리시-사냐 같은 주변 동료 선수들의 폼이 떨어졌던 아쉬움 속에서도, 윌셔는 공수 양면에서 그나마 선전 했습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상대 선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몸싸움 및 커팅 능력은 '과감함'이 자신의 주무기임을 뜻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아스날이 지난해 12월 28일 첼시전-지난달 17일 바르사전 승리를 이끈 주역이 윌셔 였습니다. 윌셔가 두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스날이 승리하는 경기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면서 팀의 압박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안겨줬죠. 그 결과 첼시-바르사는 허리 싸움에서 파괴력이 저하되었고, 윌셔가 그 틈을 노리면서 정확하고 날카로운 종패스로 공격 기회를 연출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스날은 그동안 첼시-바르사에 약한 면모를 보였죠. '윌셔 효과'가 나타났던 겁니다.

최근 윌셔의 경기 패턴을 놓고 보면 홀딩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상대 공격을 무너뜨리는 투쟁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19세의 나이가 경험 부족 또는 성인 경기에 대한 자신감 결여를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윌셔는 그 특징을 당돌함으로 채우며 아스날 전력에 활력을 쏟았습니다. 송 빌롱이 최근 경기력이 저조한 것도 윌셔가 그 불안 요소를 커버했죠. 아스날의 앞날 일정이 순탄치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윌셔의 오름세가 그나마 위안입니다.

윌셔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울 대안입니다. 단순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스날 공격을 짊어질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질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볼턴에 임대되었을 때 4-4-2의 왼쪽 윙어로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자유자재로 연결하며 코일 감독의 기술 축구 정착에 획을 그었던 경험이 있죠. 볼턴에서의 커리어는 올 시즌 아스날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본래는 공격적인 재능이 타고났던 플레이메이커 출신입니다. 벵거 감독이 모험을 선택하면, 윌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송 빌롱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현 시점에서는, 윌셔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진은 유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날에게 중요한 일전인 9일 바르사전에서는 로시츠키 대신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아비는 3일 레이튼전(FA컵 16강 재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데니우손까지 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습니다. 백업 멤버 에부에도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이 가능하죠. 아스날 중원 옵션이 버밍엄전 보다 두꺼워졌기 때문에 윌셔의 전방 배치에 힘이 실리죠. 파브레가스가 바르사 원정에 모습을 내밀지 않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물론 윌셔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벵거 감독의 선택에 달린 일입니다. 하지만 윌셔는 어느 포지션에서든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기질이 넘쳐 흐릅니다. 측면 및 중앙, 수비형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옵션으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그 장점을 아스날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윌셔는 위기의 아스날을 구할 적임자로서 적절합니다. 또한 아스날의 무관 악연을 끝낼 '거너스(아스날 애칭)'의 희망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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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스날을 제압한' 버밍엄의 칼링컵 우승을 발표한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C) premierleague.com]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의 무관 징크스는 현재 진행형 입니다. 2004/05시즌 FA컵 이후 다섯 시즌 동안 우승에 실패했죠. 올 시즌 칼링컵 결승전은 우승을 달성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상의 기회였지만 그마저도 날렸습니다.

아스날은 28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웸블리에서 펼쳐진 2010/11시즌 잉글리시 칼링컵 결승전에서 버밍엄에게 1-2로 패하여 준우승에 만족했습니다. 전반 27분 니콜라 지기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며 전반 38분에는 로빈 판 페르시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44분 로랑 코시엘니가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골키퍼 보이치에흐 스체스니와 위치가 겹치면서 헛발질을 범했고, 근처에 있던 오바 페미 마틴스의 결승골로 이어지면서 버밍엄의 우승 장면을 바라보고 말았습니다.

북런던의 강적을 제압한 버밍엄은 1963년 리그 컵 이후 4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권까지 거머쥐었죠. 골키퍼 벤 포스터는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을 포함해서 3시즌 연속 칼링컵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아스날전에서 9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습니다.

아스날, '승리 본능' 부족했던 칼링컵 결승전

아스날은 버밍엄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스체스니가 골키퍼, 클리시-코시엘니-주루-사냐가 수비수, 윌셔-송 빌롱이 수비형 미드필더, 로시츠키가 공격형 미드필더, 아르샤빈-판 페르시-나스리가 스리톱을 맡았습니다. 파브레가스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로시츠키가 메우게 됐죠. '우승팀' 버밍엄은 5-4-1이라는 극단적인 수비 포메이션을 활용했습니다. 포스터가 골키퍼, 파헤이-리지웰-이라네크-존슨-카가 수비수, 가드너-라르손-퍼거슨-보이어가 미드필더, 지기치가 원톱으로 출전했습니다. 아스날 특유의 공격적인 팀 컬러를 무너뜨리겠다는 맞춤형 전술이었죠.

단순한 무게감을 놓고 보면, 아스날은 강팀이고 버밍엄은 약팀입니다. 하지만 아스날은 약팀과의 경기에서 꾸준히 승리하는 본능에 충실하지 못합니다.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면서 때로는 빠른 역습에 허를 찔리고 말았습니다. 피지컬이 발달된 상대 공격수 제압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트 피스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합니다. 고질적인 수준급 골키퍼 부재까지 포함하면 약팀과의 경기에서 고전했던 문제점이 두드러졌습니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공격 축구를 지향했던 벵거 감독의 전술 및 선수들의 특성을 다른 팀들에게 읽혔기 때문입니다. 아스날이 무관에 시달렸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버밍엄은 아스날 약점 공략을 위해 수비에 무게감을 두었죠.,

아스날은 경기 초반부터 버밍엄 밀집 수비에 고전했습니다. 버밍엄 선수들이 박스쪽을 중심으로 존 디펜스를 유지하면서 아스날 공격 옵션들의 침투 및 연계 플레이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아르샤빈-나스리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 분위기를 띄우는데 열을 올렸지만 평소보다 많은 상대팀 선수들과 싸워야 하는 부담감을 안았습니다. 특히 파브레가스 결장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파브레가스는 박스쪽으로 깊게 침투하면서 판 페르시의 골 기회를 도와주거나, 또는 스스로 골을 해결하거나, 능수능란한 경기 컨트롤을 통해 측면쪽을 활용하는 공격 루트를 확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로시츠키는 상대 중원에 봉쇄당하면서 파브레가스가 소화했던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죠. 그 결과는 아스날 공격이 반감되는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진=후반 44분 통한의 실책을 범했던 로랑 코시엘니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은 전반전에 슈팅 10-5(유효 슈팅 5-4, 개), 점유율 53-47(%)를 기록했습니다. 버밍엄보다 앞섰지만, 점유율에서는 일방적으로 리드하지 못했습니다. 버밍엄이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버밍엄은 밀집 수비로 아스날 공격 템포를 늦추면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 아스날 선수들이 전방쪽으로 올라왔던 공간의 뒷쪽을 노리는 종패스 위주의 공격 패턴을 펼쳤습니다. 그라운드를 넓게 움직이면서 선수들의 활동량이 많아졌죠.(후반 25분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진 이유) 또한 미드필더들은 적극적인 수비까지 펼치면서 아르샤빈-로시츠키-나스리 견제까지 도맡았습니다. 전반 27분 지기치 선제골 이후에도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죠. 허리 싸움에서 버밍엄의 우세였습니다.

전반 27분 지기치의 골은 아스날 약점을 재입증하는 장면입니다. 존슨의 오른쪽 코너킥이 지기치의 헤딩골로 이어졌습니다. '신장 202cm' 지기치 높이를 이겨낼 아스날 수비수가 없었죠. 하지만 지기치가 헤딩을 준비하는 사전 동작을 차단할 타이밍이 늦었고 마크맨이 1명 이었을 뿐입니다. 버밍엄 공중볼이 지기치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음을 상기하면, 또 다른 선수가 지기치에게 붙어주면서 코너킥과 동시에 거칠게 밀어 붙였어야 했습니다. 상대 공격수의 슈팅을 방해할 수 있는 명분이 실리기 때문이죠. 반면, 전반 38분 판 페르시 동점골은 버밍엄 수비진의 문제였습니다. 골문쪽을 둘러 쌓았던 버밍엄 선수 6~8명의 동선이 겹치면서, 아르샤빈이 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크로스를 띄웠고 판 페르시가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습니다.

그런데 아스날의 가장 큰 문제는 후반전에 있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세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죠. 첫째는 판 페르시-나스리가 시야를 넓히지 못하면서 볼 배급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동료와 볼을 주고 받으려 했지만 빈 공간에 있는 또 다른 동료의 움직임을 못봤습니다. 그래서 아스날은 공격 옵션끼리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2대1 패스 연결이 잘 안됐습니다. 버밍엄 수비 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도 있지만, 2대1 패스는 상대 밀집 수비를 벗겨내는데 유용한 공격 패턴 입니다. 아스날은 엄연히 패싱력이 뛰어난 팀이지만 상대 수비를 이용하는 볼 배급에는 늘 기복이 있었고 버밍엄전에서 그대로 재현됐죠.

둘째는 후반 25분 이전까지 속공이 잘 안됐습니다. 버밍임이 후반전에는 3백으로 전환하면서 공격에 초점을 맞췄죠. 아스날이 골을 넣으려면 버밍엄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린 것을 이용하기 위해, 빠른 볼 배급에 의한 역습 전개로 공격의 임펙트를 키웠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후방에서 볼 처리게 계속 늦어졌습니다. 특히 사냐는 볼을 끄는 단점을 노출했죠. 아스날 빌드업을 빠르게 전개해야 할 적임자는 사냐였습니다. 또한 로시츠키가 공격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스날 패스 줄기가 좌우 측면쪽에 쏠리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2선 중앙을 거치지 않고 측면에 이어 박스쪽으로 전달되는 패턴이었죠. 버밍엄 수비 입장에서 아스날 공격 패턴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아스날이 교체 작전에서 버밍엄에게 패했습니다. 아스날은 후반 24분 벤트너(out 판 페르시) 후반 31분 샤막(out 아르샤빈)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벤트너-샤막은 팀 공격에 이렇다할 기여를 하지 못했죠. 그런데 버밍엄은 후반 4분 보세쥬르(out 가드너) 후반 37분 마틴스(out 파헤이), 후반 46분 제롬(out 지기치)을 조커로 활용했습니다. 보세쥬르의 투입으로 기동력을 강화했다면 마틴스 출전은 골을 의식했습니다. 제롬의 내보낸 것은 2-1 리드에 따른 시간 관리 차원이었죠. 정작 아스날이 빼야 할 선수는 로시츠키 였습니다. 하지만 로시츠키를 대신할 적임자가 없었던 것이 아스날의 문제였죠. 파브레가스 결장 여파가 컸던 이유입니다.

아스날은 후반 25분 이후 공격에 자신감을 얻으면서 여러차례 슈팅을 날렸습니다. 버밍엄 선수들의 체력이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던 포스터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후반 44분 코시엘니의 실책으로 마틴스에게 통한의 골을 내주는 장면을 연출했죠. 후반전 공격의 패착까지 포함하면, 아스날의 칼링컵 우승 실패는 '스스로 자멸한 결과'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버밍엄에 우세였지만,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승리 본능'이 부족했습니다. 아스날이 무관의 불운을 떨치지 못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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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빈 판 페르시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은 지난 17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전에서 2-1로 승리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사를 제압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었습니다. 특히 후반 33분 로빈 판 페르시(28)가 왼쪽 박스 구석에서 쏘아올린 왼발 발리 슈팅은 절묘했습니다. 슈팅 각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중앙쪽으로 패스를 연결할 것으로 보였지만 골을 해결짓는 대담한 선택을 했죠. 만약 그 슈팅이 없었다면 아스날의 역전승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판 페르시는 바르사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최근 10경기 12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 1일 버밍엄전을 시작으로 1경기당 1.2골을 기록하는 순도 높은 득점력을 발휘했죠. 지난 5일 뉴캐슬전 부터는 3경기 연속골을 올렸습니다. 올 시즌 상반기에 발목 부상 여파로 무득점에 그쳤고 결장이 잦았지만 최근에는 아스날의 간판 공격수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지금의 폼이라면 앞으로 더 많은 골을 기록할 것이 분명하며 팀의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이 탄력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판 페르시의 최근 행보는 지난 시즌 상반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지난해 11월 7일 울버햄턴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1경기 7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리그 득점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해 9월 26일 풀럼전 부터 11월 7일 울버햄턴전까지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는 6골 3도움을 기록하는 '몰아치기' 내공을 발휘했죠.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함께 아스날 공격의 차포를 담당하며 팀의 화력을 책임졌습니다. 아스날이 2008/09시즌에 한때 6위까지 떨어지면서 빅4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2009/10시즌 선두 경쟁 대열에 있었던 이유는 판 페르시의 공격력과 밀접했죠.

판 페르시의 최근 맹활약이 의미있는 이유는 마루앙 샤막을 벤치로 밀어냈다는 점입니다. 샤막은 올 시즌 상반기 아스날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이적생 중에 한 명으로 거론되었던 인물입니다. 한때는 아르센 벵거 감독이 샤막-판 페르시 투톱을 실험했을 정도로(끝내 실패했지만), 샤막을 주전 공격수로 기용하려는 의지가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판 페르시는 버밍엄전에서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리는 순간 부터 골을 몰아치면서 원래의 폼을 되찾았습니다. 파브레가스와의 호흡이 가장 잘 맞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부동의 주전 입지를 다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판 페르시는 '아스날 레전드' 데니스 베르캄프(현 아약스 코치)에 비견되는 선수입니다. 네덜란드 국적의 아스날 공격수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판 페르시가 아스날의 타겟맨이자 페예노르트 출신, 베르캄프가 쉐도우의 교과서로 불렸던 아약스 출신이라는 차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베르캄프가 아스날에서 은퇴했던 2006년에는 판 페르시가 주전 공격수로 도약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판 페르시는 '과연 베르캄프의 후계자가 될 것인가?'를 놓고 축구팬들의 많은 주목을 끌었죠.

그러나 판 페르시가 베르캄프의 후계자로 불릴만한 적임자인지는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2%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부상입니다. 2004/05시즌 부터 7시즌 동안 아스날에서 뛰었으나 잦은 부상에 발목 잡히면서 풀 시즌을 소화한 경력이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그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30경기 이상 소화했던 시즌이 없습니다. 올 시즌 상반기에는 발목 부상에 시달리면서 한동안 경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바르사전에서 멋진 발리 슈팅을 작렬하면서 앞으로의 맹활약을 예감케 했지만, 부상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붙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 입니다.

판 페르시는 축구계의 대표적인 '유리몸' 입니다. 토마스 로시츠키(아스날) 조 콜(리버풀) 마이클 오언, 오언 하그리브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들리 킹(토트넘)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같은 단골 부상 선수죠. 부상 횟수가 잦거나 또는 회복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꾸준히 출중한 실력을 뽐낼 포스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베르캄프의 진정한 후계자로 불릴려면 시즌 내내 골을 터뜨리거나 연계 플레이에 관여하며 아스날 공격의 무게감을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판 페르시는 부상 공백이 잦았죠.

특히 2009년 11월 14일 A매치 이탈리아전에서는 조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의 태클에 의해 발목을 다치면서 5개월을 결장했습니다. 당초에는 4주 진단 이었지만 회복이 느려지면서 5개월 동안 개점 휴업 했습니다. 시즌 초반 4-3-3 공격 축구로 다이나믹한 화력을 과시했던 아스날에게 불운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에 니클라스 벤트너의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수술까지 겹치면서 최전방 공격수 없이 시즌을 치렀습니다. 안드리 아르샤빈이 제로톱 역할을 맡았지만 피지컬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아스날 공격이 주춤해졌고 끝내 선두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아스날에게 판 페르시 부상 공백이 아쉬운 이유죠. 지난해 여름에 샤막을 영입하면서 판 페르시 부상 공백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판 페르시의 또 다른 문제는 부상 복귀 이후의 폼이 안좋습니다. 지난 시즌 및 올 시즌에 발목을 다쳤지만 회복이 늦어졌던 공통된 문제점이 있습니다. 본래의 화력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죠. 주로 부상이 잦은 선수들에게 나타나는 문제점입니다.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파워, 맹활약을 펼치겠다는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기 때문입니다. 근래에는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박주영(AS 모나코) 같은 공격수들에게 나타났던 현상이죠. 판 페르시도 같은 이유로 한때 부진에 빠졌습니다.

특히 남아공 월드컵은 판 페르시에게 아쉬웠던 순간 이었습니다. 네덜란드의 준우승 멤버로 활약했지만 7경기에서 1골에 그쳤습니다.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골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클라스 얀 훈텔라르(살케 04)가 극심한 골 부진에 빠졌기 때문에 월드컵 7경기에서 모두 주전으로 출전했지만 빈약한 득점력에 시달렸습니다. 경기 내용상 무난한 활약을 펼쳤지만 원톱으로서 해결사적인 기질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옥의 티 였습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베르캄프의 후계자로서 구김살없는 포스를 발휘했을지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판 페르시는 바르사전 골을 통해 공격력 향상에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죠.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샤막이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아스날 입장에서는 샤막의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판 페르시를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판 페르시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판 페르시가 꾸준히 골을 터뜨려야 아스날이 무관 징크스를 떨치는 것은 진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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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스날vs토트넘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premierleague.com)]

이번주에 진행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북런던을 연고로 하는 팀들이 웃었습니다. 토트넘은 16일 AC밀란 원정에서 피터 크라우치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었고 아스날은 17일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전에서 5분의 기적을 연출하며 2-1 역전승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짭짤한 결과를 거두지 못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입장에서는 토트넘-아스날의 16강 1차전 승리가 반갑습니다.

두 팀은 오는 3월 둘째주(9~10일)에 열릴 16강 2차전에서 최소 무승부를 기록해도 8강 진출이 가능합니다. 토트넘의 2차전 행보는 밝습니다. 홈에서 AC밀란과 상대하면서 부상중인 가레스 베일까지 복귀할 예정입니다. 모드리치-판 데르 파르트는 최근에 각각 맹장수술 및 정강이 부상으로 신음했지만 2차전에서는 몸이 충분히 회복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AC밀란은 젠나로 가투소가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가 있죠. 토트넘은 저메인 디포의 끝없는 부진이 고민거리지만 1차전에 임했던 마음에 비해 가볍습니다.

아스날은 2차전에서 바르사 원정에 임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바르사와의 8강 2차전 원정에서 리오넬 메시에게 4골을 허용하며 1-4로 대패 했습니다. 아무리 아스날이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여전히 바르사가 우세이며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이 1차전에서 역습 축구로 바르사를 제압한 것은 2차전을 밝게 합니다.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폭을 좁히면서 바르사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앞쪽으로 끌어올리도록 유도했고, 그 과정에서 드리블 돌파 및 종패스에 의한 역습이 주효하면서 바르사의 허를 찔렀죠. 바르사가 2차전에서 골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스날은 2차전에서 역습으로 맞설 것입니다.

[사진=세스크 파브레가스vs가레스 베일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만약 아스날과 토트넘이 8강 진출에 성공하면 챔피언스리그를 바라보는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이 특별할 것입니다. '북런던 더비'를 형성하는 두 팀이 8강 또는 그 이상의 토너먼트 무대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축구팬들은 프리미어리그의 흥행 컨텐츠 중에 하나인 북런던 더비를 유럽 최고의 팀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끽할 수 있습니다. 8강에서 조추첨이 있기 때문에 두 팀의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그보다는 8강 진출에 성공해야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의 새로운 이슈를 자극할 수 있는 매치업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직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번도 격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런던 더비의 역대 전적은 아스날이 165전 69승44무52패로 토트넘을 앞섰습니다. 지난 2009년 10월 31일 토트넘전에서 3-0 완승을 거두기까지 10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20경기 연속 무패(11승9무)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는 토트넘에게 모두 패했습니다. 토트넘이 중위권 혹은 중상위권 클래스에서 빅4로 발돋움했던 최근의 행보가 북런던 더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토트넘이 지난해 11월 20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거둔 3-2 승리는 아스날 원정에서 17년 만에 승리한 결과 였습니다. 이제는 북런던 더비에서 격돌하면 누가 승리할지 예측불허 입니다.

토트넘은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습니다. 32강 A조 본선에서 인터 밀란을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으며, 16강 1차전 AC밀란 원정까지 승리하면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다크호스로 떠오를 조짐을 나타냈습니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부족하지만 현 스쿼드를 놓고 보면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떨칠 잠재력이 충만합니다.

이러한 토트넘의 오름세는 아스날이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16강에서 바르사에게 탈락하고 토트넘이 8강에 진출하면 북런던 라이벌 관계로서 체면을 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트넘 팬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수 있죠. 토트넘보다 더 나쁜 성적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마쳤던 시즌이 근래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아스날이 바르사와의 16강 1차전 역전승을 거둔 것은, 경기 하루 전에 열렸던 토트넘의 AC밀란전 승리를 의식했을지 모릅니다. 2차전 바르사 원정에 임하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 비장할 것입니다.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을 경우,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날) 가레스 베일(토트넘)의 맞대결이 지구촌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게 됩니다. 파브레가스와 베일은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촉망받는 미드필더의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의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팀의 우승을 이끌어야 하는 숙명에 있다면, 베일은 메시-호날두 같은 당대 최고의 '축구 천재' 계보를 이어갈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가 아스날이라면 의욕을 불태울 것임에 분명합니다. 강력한 임펙트로 지구촌 축구팬들의 뇌리를 박을 수 있는 적절한(?) 상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진=지난 시즌까지 아스날에서 뛰었으나 올 시즌 토트넘에서 활약중인 윌리엄 갈라스 (C)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tottenhamhotspur.com)]

북런던 더비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이유는 잉글랜드 출신 센터백 숄 캠벨(뉴캐슬)이 결정타 였습니다. 1992년 부터 2001년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했고 한때 팀의 주장을 역임했던 선수였죠. 하지만 2001년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되는데, 그 팀은 토트넘의 철천지 원수였던 아스날 이었습니다. 토트넘 일부 팬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으면서 배신자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야유에 시달렸죠. 현지에서 두 팀의 관계가 나쁜 쪽으로 극에 치달았던 포인트가 바로 캠벨의 이적 이었습니다.

최근 북런던 더비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는 '윌리엄 갈라스' 입니다. 2006/07시즌 부터 지난 시즌까지 아스날 소속으로 뛰었던 센터백으로서 한때 팀의 주장이자 등번호 10번을 달고 뛰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에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아스날 팬들에게 원성을 샀습니다. 캠벨이 토트넘의 주장 출신으로서 아스날로 이적했다면 갈라스는 그 반대의 케이스 였습니다.

갈라스는 지난해 11월 20일 아스날과의 경기 전에는 자신의 프랑스 대표팀 동료였던 사미르 나스리에게 악수를 거부 받았습니다. 경기 후에는 나스리를 비난하는 인터뷰를 했었죠. 갈라스가 지난 2008년 가을에 발간했던 자서전에서 나스리에게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것이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화근으로 작용했습니다. 자서전에서는 S라고 지칭했지만 결국에는 나스리로 밝혀졌죠.

만약 아스날과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격돌하면 '갈라스vs나스리'의 갈등이 또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갈라스와 나스리가 서로의 악수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서로가 현지 언론을 통해 맹렬히 비난을 가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라스는 나스리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갈라스는 센터백, 나스리는 윙 포워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매치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스리는 상대 박스쪽을 침투하는 움직임이 많은 선수로서 갈라스와 볼을 다투거나 공간 싸움을 펼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서로 지지 않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며 북런던 더비의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할 것입니다.

물론 아스날과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8강 또는 그 이상의 토너먼트에서 맞붙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직 16강 2차전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북런던 더비를 보고 싶다면, 아스날과 토트넘의 16강 2차전 행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매치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그동안 토너먼트에서는 빅 클럽끼리 격돌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스날과 토트넘은 지역 라이벌 관계이며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번도 격돌하지 않은 특수성이 있습니다. 과연 두 팀이 8강 진출에 성공하면 조추첨 결과가 주목됩니다. 8강 부터는 자국 클럽끼리의 맞대결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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