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유소년 축구는 계속된다

효리사랑-축구 2012/01/31 07:22 Posted by 효리 사랑

겨울에는 한국에서 정식적인 축구 경기가 없습니다. 날씨가 춥기 때문이죠. K리그가 12월 초순에 끝나는 경우가 있지만 그때는 초겨울이라 축구 관전에 큰 불편이 없습니다. 겨울이 한창 진행중인 1월에는 축구 경기를 직접 볼 기회가 없습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말입니다.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겨울이 가장 심심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겨울에도 유소년 축구는 계속 됩니다. '축구도시' 수원에서 '제4회 수원컵 유소년(U-12) 축구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난 26일에 개막하여 2월 2일까지 8일 동안 수원 종합 운동장 보조 구장, 영흥공원구장, 만석공원구장, 여기산공원에서 대회를 운영합니다. 총 59팀이 참가했으며 올해는 유소년 축구클럽부가 새롭게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30일 오후 수원 종합 운동장 보조구장을 찾았습니다. 팔달그룹 고학년부 조별예선이 진행되는 장소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성남 중앙 초등학교(상의-하의 유니폼 : 핑크색+검정색) 동곡 초등학교(상의-하의 유니폼 : 하얀색 통일)가 맞대결 펼쳤습니다. 제가 보조구장을 방문했을 때 중앙 초등학교가 후반 12분 4:0으로 앞섰더군요.


경기를 관전하기전에 가장 걱정한 것은 추위 였습니다. 축구에서 하의 유니폼은 반바지 입니다. 무릎에 살이 보이게 되죠. 이날 수도권 낮기온은 영하 2도 였습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을 때 '수원에서 축구 대회 하는거 맞아?'라고 마음속으로 속삭였을 정도로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초등학생 축구부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 축구를 했습니다.

다행히 축구부들은 옷을 따뜻하게 입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검은색 긴 바지와 하의 유니폼을 동시에 착용했더군요. 상의는 개인이 나름 따뜻하게 입었을 겁니다. 저의 추측이지만 내복을 입고 경기를 뛴 선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전에 충분히 몸을 풀었겠죠. 심판들도 긴바지를 입고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2개월 만에 현장에서 유소년 축구 경기를 봤습니다. 작년에 유소년 클럽 축구팀들이 참가했던 '현대자동차 2011 KFA 유소년 클럽리그'를 즐겨봤죠. 대회를 재미있게 즐겼기 때문인지 유소년 축구를 계속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는 수원에서 초등학교 축구부들의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초등학교 축구 경기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죠.


[성남 중앙 초등학교:동곡 초등학교 경기에 이어서 충남 당진 계성 초등학교(상의 : 하얀색+빨간색) 백석 초등학교(상의 : 하얀색+녹색) 경기를 봤습니다.]

클럽 축구팀은 일반적으로 보급반, 육성반으로 나뉘어 운영되지만(모든 팀들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축구부는 전문적인 축구 선수를 양성하는 기초 단계 입니다. 클럽 축구팀의 육성반과 같은 기능을 취하지만, 연습량에서는 초등학교 축구부가 많지 않나 싶은 생각입니다. 정확히는 클럽 축구팀과 초등학교 축구부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 딱히 우열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모든 초등학생 축구 꿈나무들이 미래에 촉망받는 축구 선수로 활약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클럽 축구 경기, 초등학교 경기에 가릴 것 없이 어린이 선수가 경기 도중에 다칠때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이 날은 날씨가 추워서 부상을 조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어린이는 금방 일어나면서 경기에 임했지만요.


이번에는 상대팀 어린이가 그라운드에 쓰러졌습니다. 다리에 충격을 느낀 것 같습니다.


어린이는 주심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났습니다. 그 이후 그라운드에 쓰러진 어린이는 없었습니다.


전반전은 계성 초등학교의 일방적인 우세 였습니다. 상대팀 진영에서 공격을 펼칠 기회가 많아지면서 슈팅이 많았죠.


특히 계성 초등학교 10번 선수의 침투가 활발했습니다.


계성 초등학교가 전반전에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차례 날렸지만...


백석 초등학교 골키퍼가 연이어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했습니다. 전반전 MVP를 꼽으라면 백석 초등학교 골키퍼 였습니다.


계성 초등학교의 공격은 끊임없이 진행되었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백석 초등학교 수비의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상대 공격을 저지했습니다.


치열하게 볼을 다투는 양팀 선수들


후반전을 앞두고 어깨동무를 하며 결의를 다지는 백석 초등학교 선수들


후반 초반에는 계성 초등학교가 2골 넣었습니다.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도 득점 의지를 잃지 않으며 열심히 공격을 펼친 끝에 2:0으로 앞서게 됐습니다.


어린이 선수들이 볼을 다투는 장면. 추운 날씨 였지만 거침없이 몸을 날리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계성 초등학교는 오른쪽 측면 프리킥 과정에서 세번째 골을 엮었습니다.


계성 초등학교가 3:0으로 승리했습니다.


오랜만에 현장에서 축구 경기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추운 날씨 였지만 축구팬으로서 삶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아마도 저의 20대 최대의 행복을 꼽으라면 축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겼죠. 특히 유소년 축구는 미래에 한국 축구를 빛낼 꿈나무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매력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축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어린이 선수들의 집념을 보며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까지 축구를 보면서 단순히 경기를 봤던 입장이라면, 이제는 유소년 축구를 통해서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보며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축구를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건강해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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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돈치치 (C) 성남 일화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esifc.com)]

2011시즌 무관에 그친 수원 블루윙즈가 내년 시즌을 위한 선수 영입을 단행했습니다. 수원은 6일 낮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난 라돈치치(28, FW) 곽광선(25, DF) 영입을 공식 발표 했습니다. 라돈치치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과 성남에서 활약한 몬테네그로 국적 공격수이며 내년 한국 귀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곽광선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강원에서 활약한 센터백이며 오재석과 트레이드 되면서 수원 선수가 됐습니다.

특히 라돈치치 영입은 수원의 2012시즌 전술 변화를 짐작하게 합니다. 기존의 3-4-3, 4-1-4-1 포메이션에서 4-4-2 전환이 유력하며 라돈치치-스테보 투톱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스테보 잔류시) 두 명의 외국인 공격수는 K리그에서 잔뼈가 굵으면서 뛰어난 타겟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수원이 두 명의 빅 맨을 이용한 선 굵은 축구를 하거나 또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띄우면서 골 기회를 노리는 패턴을 즐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1시즌에 줄기차게 활용했던 전술이지만 윤성효 감독이 선호하는 패스 축구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라돈치치를 영입하면서 수원이 현실적인 노선을 굳힌게 아닌가 판단됩니다.

아마도 스테보가 라돈치치보다 밑선에서 뛰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돈치치가 박스 안에서 활동하는 성향이라면, 스테보는 박스 부근에서 상대 수비를 바깥 공간으로 끌어내거나 또는 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테보가 다른 공간에서 움직일 때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할 적임자가 염기훈 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죠. 미들라이커 또는 투톱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수원이 라돈치치를 영입한 것은 박스 안에서 파괴력을 키우면서 스테보의 골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수원이 라돈치치-스테보 투톱을 가동하기에는 미드필더들의 볼 배급이 떨어집니다. 측면에서 양질의 볼을 배급할 선수가 마땅치 않습니다. 특히 염기훈의 경찰청 입대 공백을 메울 왼쪽 윙어가 없습니다. 이상호, 박종진은 주로 오른쪽에서 활약하며 이현진은 90분 뛰기에는 체력이 아쉽습니다. 왼쪽 윙어에 적합한 1~2년차 유망주가 없다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지 모릅니다. 이상호-박종진이 그동안 볼 배급의 세밀함이 떨어졌던 아쉬움을 놓고 보면, 왼쪽 윙어로 뛰는 선수의 활약상이 수원의 내년 시즌 공격력을 좌우할지 모릅니다.

수원이 4-4-2로 전환하면 중원에서는 이용래-오장은-박현범이 로테이션 형태로 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K리그가 2012년 44경기를 도입하면서 상위권팀들의 더블 스쿼드 형성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용래-오장은 조합은 올 시즌 중원 공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둘 다 움직임을 넓히는 성향이라면 박현범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줄기차게 연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라돈치치-스테보 투톱이 측면과 후방에서 날라오는 공중볼을 처리할 때 중앙 미드필더가 근처에서 골을 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올 시즌 K리그 4골을 기록했던 오장은이 득점력을 키워야 수원의 화력이 커집니다.

그리고 라돈치치가 내년 한국 귀화에 성공하면 수원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팀의 취약 포지션을 보강하며 전력 강화에 나설 수 있죠. 2006년에는 이싸빅, 데니스 같은 귀화 선수를 보유하면서 외국인 선수 3명(마토, 올리베라, 실바)을 활용했던 이점을 얻었습니다.
 
수원이 기존의 원톱을 고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라돈치치와 스테보가 로테이션 형태로 원톱을 맡거나, 스테보가 수원을 떠나면 라돈치치가 대체자로 뛸지 모릅니다. 그러나 스테보는 올 시즌 수원의 간판 공격수로서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으며 아직까지 다른 클럽으로 떠난다는 정황이 없었습니다. 수원의 현재 외국인 선수 중에서 잔류 가능성이 높은 선수입니다. 또 외국인 공격수끼리 로테이션 출전을 강행하는 경우는 영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특징이 있죠. 현재까지는 라돈치치-스테보 투톱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최근 수원팬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는 오재석-곽광선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다른 관점 입니다. 수원은 새로운 센터백이 필요합니다. 마토는 2000년대 중반에 비해 잔실수가 늘어났으며 팀에 잔류한다고 할지라도 노쇠화가 걱정됩니다. 황재원은 언제 부상에서 복귀할지 알 수 없으며, 곽희주도 시즌 막판 부상을 당했고, 그나마 최성환이 착실하게 성장했지만 센터백들이 전체적으로 발이 느립니다. 오범석이 시즌 중반부터 센터백으로 뛰었던 현실을 놓고 봤을때 또 다른 센터백이 필요했죠.

그러나 곽광선을 영입하기에는 '수원 유스' 매탄고 출신이자 지난 여름 U-20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센터백 민상기 출전 시간이 제한될지 모를 우려가 있습니다. R리그(2군리그)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민상기에게 1군 경험이 필요하죠. 그렇다고 벤치에 머물기에는 아쉽습니다. 수원의 유스 정책이 성공하려면 매탄고 출신 선수를 실전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키워야 합니다. 마토-황재원이 잔류한다는 가정에서는 센터백이 포화되었다는 느낌입니다. K리그 44경기 편성을 감안해도 수비수들은 꾸준히 호흡을 맞춰야 합니다. 수원의 오재석-곽광선 트레이드가 옳았는지는 내년에 판가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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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원 삼성의 영웅' 염기훈 (C) 효리사랑]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2011년은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4월 15일 강원전 2-0 승리 이후 K리그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에 빠졌으며 한때 14위까지 추락했습니다. 팀 성적이 곤두박질 쳤을 때는 주장 최성국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상위권 성적을 회복했으나 FA컵 결승 성남전에서 심판 오심에 의해 우승을 놓쳤고,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알사드전에서는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아시아 제패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K리그 준플레이오프 울산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아쉬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염키유천' 염기훈(28)이 없었다면 수원의 2011년은 암울했을지 모릅니다. 염기훈이 있었기에 지난 10월 3일 서울전 1-0 승리에 힘입어 3위로 뛰어올랐죠.(4위로 시즌 마감했지만) 시즌 초반 10경기에서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5월 29일 인천전 시즌 첫 골을 넣었고, 6월 18일 대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공격력을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8월 6일 대전전부터 10월 30일 제주전까지 K리그 10경기 5골 9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상위권 진입을 이끌었습니다. 2011시즌 K리그 29경기에서 9골 14도움을 올리며 스테보와 더불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죠. 팀의 불안한 여건 속에서 K리그 도움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염기훈은 2010시즌 정규리그에서 골이 없었습니다. 17경기 동안 8도움 기록했지만 상대 골망을 가르지 못했습니다. 리그컵 4강 서울 원정에서 골을 터뜨렸으나 정규리그 무득점에서 2%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 갈증을 2011시즌 9골로 해소하면서 수원의 진정한 에이스로 떠올랐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유독 일본에 강했습니다. 32강 가시마전 2경기 2골, 16강 나고야전 결승골을 넣었죠. 특히 가시마전에서는 수원이 2경기 연속 1-1 무승부로 끝냈지만 2골이 염기훈 몸에서 반응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지난 8월 A매치 일본전 0-3 완패를 떠올리면, '수원 염기훈'이 일본에 강했던 면모를 곱씹어 볼 일입니다.

염기훈은 2011시즌 K리그(9골 14도움) AFC 챔피언스리그(4골 3도움) FA컵(4도움) 포함해서 13골 21도움의 경이적인 스탯을 과시했습니다. 공격 포인트 34개를 기록하며 수원 공격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수원은 시즌 전반기까지 마르셀-베르손-게인리히 같은 외국인 공격수들의 부진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고, 시즌 전체적 관점에서는 염기훈 만큼 득점력이 강했던 미드필더가 없었습니다. 사실상 염기훈이 수원의 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짊어졌습니다. 흔히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는 말처럼, 염기훈은 수원의 영웅 이었습니다.

특히 염기훈의 영웅적 기질은 지난 8월 24일 FA컵 4강 울산전 3-2 대역전극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수원은 울산 설기현에게 후반 13분, 29분에 골을 허용하면서 0-2 패배 위기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염기훈 왼발은 포기를 몰랐습니다. 후반 31분 왼발 프리킥이 스테보 헤딩골로 이어졌고, 후반 37분 왼발 로빙패스가 마토의 헤딩골을 도왔습니다. 연장 후반 6분 왼발 프리킥은 박현범의 헤딩 결승골로 연출되는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왼발로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염기훈의 당시 활약상은 수원팬들에게 여전히 아련한 감동으로 회자됩니다.



[동영상=염기훈이 10월 8일 전북전에서 골을 넣은 뒤,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염기훈 콜을 외쳤습니다. '여행을 떠나요' 가사를 수정했습니다. (C) 효리사랑]

사실, 염기훈이 수원의 영웅으로 떠오를 줄은 몰랐습니다. 전 소속팀 울산에서 부상을 거듭하며 '유리몸'이라는 오명을 얻으면서 수원 전력에 지속적인 공헌을 해줄지 의문 이었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왼쪽 새끼발가락 쪽 발등뼈 부상을 당하면서 3개월 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부상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몸 관리에 철저했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는 자신의 득점력 향상으로 이어졌고 수원이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염기훈은 대중적 관점에서 호불호가 엇갈립니다. K리그 활약상을 칭찬하는 축구팬들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남아공 월드컵 부진을 운운하거나 K리그 비하와 묶어서 부정적 의견을 밝히는 부류가 존재합니다. 아무리 수원에서 잘했지만 무조건적인 비방을 가하는 악플러들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월드컵에서 아쉬움이 짙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월드컵은 이제 지나간 과거일 뿐입니다. 그때의 시련이 '수원의 영웅 염기훈'으로 거듭났던 자극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런 염기훈이 잦은 부상과 월드컵 부진을 이겨냈던 키워드는 '희망' 이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힘든 나날을 보낼지라도 앞날의 창대함을 믿으며 독하게 오기를 품었습니다. 월드컵까지 끝없는 부상에 시달리며 경기력에 기복이 따랐지만 이제는 수원에서 만개의 꽃을 피웠습니다. 수원이 2011년에는 무관에 그쳤지만 염기훈의 에이스 내공이 뒷받침되면서 K리그 4위-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FA컵 준우승을 이루었습니다. 불운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던 염기훈의 마음이 수원을 움직였습니다. 수원 이적 당시에는 '과연 잘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빅버드에서 가장 큰 환호와 박수 소리를 받는 슈퍼스타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염기훈은 12월 29일 경찰청에 입대합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수원팬들과 한동안 작별을 하게 됐습니다. 수원에서 보냈던 2년의 시간이 결코 길지 않았지만 수원 레전드 못지않은 강렬한 임팩트를 과시했습니다. 수원팬들 입장에서는 염기훈의 2011년 맹활약을 지켜보며 우승을 희망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끝내 수원은 무관에 그쳤지만 힘든 나날 속에서 염기훈 덕분에 웃었습니다. 수원팬들은 영웅이 건강히 귀환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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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축구의 2011년은 실패작이었다

효리사랑-축구 2011/11/24 06:48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대형 통천을 들며 수원 선수들을 응원하는 그랑블루. 그러나 수원의 2011년 성과는 수원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C) 효리사랑]

어쩌면 수원의 2011년은 운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준플레이오프 울산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2012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지난달 FA컵 결승 성남전에서는 심판 오심에 의해 우승을 놓쳤고, 챔피언스리그 4강 알사드전에서는 상대팀의 매너없는 골 장면과 침대축구가 씁쓸했습니다. 4강 1차전에서는 집단 난투극에 휘말리면서 스테보가 6경기 연속 출전 정지를 당했습니다. 문제는 AFC가 수원에게 불공정한 징계를 내리면서 스테보가 K리그 잔여 경기를 뛸 수 없었습니다. 수원의 최근 행보는 '꼬임의 연속' 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원 축구의 2011년은 실패작 이었습니다. 윤성효 감독이 추구했던 '패스 축구'가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6강 부산전, 준플레이오프 울산전에서 잦은 패스미스를 거듭하며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부산전 1골은 염기훈 프리킥에 이은 하태균 헤딩골이었고 울산전 1골은 마토의 페널티킥 골이었습니다. 순수한 패스 과정에 의한 필드골 장면이 없었습니다. 지난달부터 상대 진영에서 연계 플레이가 끊기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K리그 챔피언십까지 영향을 끼쳤습니다. 수원만의 색깔이 묻어나지 못했습니다.

수원의 시즌 후반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 대회를 병행하면서 두 번의 중동 원정을 치렀던 체력 저하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죠. 이용래-정성룡은 수원과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과부하에 시달렸습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탈락은 체력적인 어려움이 변명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및 A매치 데이에 의해 3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부산과 경기했습니다. 오히려 6강 부산전에서는 수비 축구 논란에 시달리며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에 의해 "공격해라 수원"이라는 구호를 들었고, 준플레이오프 울산전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공격력을 일관했습니다.

팀이 제대로 완성되었다면 시즌 후반기에는 진보적인 경기 자세를 취했어야 합니다. 울산은 정규리그에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일관했지만 K리그 챔피언십에서 파워-기술-공중볼-압박 등 많은 요소들이 골고루 부각되는 일취월장한 경기력을 과시했습니다. K리그의 대표적인 빅 클럽으로 통하는 서울과 수원을 상대로 호랑이의 용맹함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수원은 달랐습니다. 당초 의도했던 패스 축구의 지속성이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팀의 이상향은 김호 전 감독 시절처럼 아기자기한 패스 전개에 의한 공격 축구였지만, 현실은 K리그 챔피언십에서 패스미스를 거듭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상대했던 울산의 패스도 자주 끊겼지만 수원이 확실하게 이기고 싶었다면 그에 걸맞는 경기 내용을 보여줬어야 합니다.

만약 수원에게 확실한 플랜B가 있었다면 시즌 후반 체력 저하를 극복했을지 모릅니다. 선수층이 두꺼워야 주축 선수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죠. 그러나 시즌 초반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 14위 추락에 시달리면서 무더운 여름에 최정예 멤버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K리그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시즌 초반에 고생하지 않았다면 여름철에 선수 기용에서 여유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시즌 초반 이용래-오장은, 마토-황재원 공존 실패 및 최성국-마르셀-게인리히-베르손 부진이 뼈아팠습니다. 지난 1년 4개월 동안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수혈하면서 서로의 호흡이 어긋나는 아쉬움이 있었고, 그들중에 다수는 성공적인 영입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선수 영입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입이 우승의 능사가 아님을 올 시즌에 깨달았죠. 경찰청에 입대하는 염기훈 공백은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에이스급 선수 영입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원에서 기대 만큼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여렷 있었습니다. 어느 모 선수는 실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무언가의 이유에 의해 임의탈퇴 공시 됐습니다. 최근 이적시장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진행한 것에 비하면 성과가 시원치 않았습니다. 2007년 이후 4년 만에 무관에 빠졌습니다. 선수 영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팀의 내실 이었습니다.

또 하나 불편한 것은, 수원의 자체적인 시스템에 의해 유망주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10년 전에는 유망주를 적극 육성하며 수원의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감독이 교체되면서 소위 '김호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선수 영입에 치우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울산전 베스트 11 중에서 수원에서만 활약했던 선수는 단 2명(곽희주, 하태균) 뿐입니다. 문제는 곽희주는 2003년, 하태균은 2007년에 프로 첫 시즌을 보냈습니다. 더욱이 하태균은 스테보 공백을 메우는 성격이 짙었죠. 특히 올해는 유망주의 꾸준한 출전을 볼 수 없었습니다. 수원이 영광의 미래를 맞이하려면 2011년 실패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2012년 K리그에서 우승하고 싶다면 체질 개선을 통해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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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태균 결승골을 프리킥으로 어시스트했던 염기훈. 경기 종료 후 K리그 공식 평점 1위(7.5점)를 기록했습니다. (C) 효리사랑]

수원 블루윙즈가 20일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1-0으로 제압했습니다. 전반 47분 염기훈이 아크 왼쪽에서 왼발로 올려준 프리킥을 하태균이 결승 헤딩골을 작렬하며 수원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한 번의 세트 피스가 6강 승리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부산 골키퍼 전상욱이 여러차례 선방을 과시하며 부산의 위기를 구했지만 끝내 염기훈의 프리킥이 웃었습니다. 수원은 23일 저녁 7시 30분 빅버드에서 울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합니다.

승리팀 수원은 부산을 상대로 6강 고지를 넘으면서 세 가지 이득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염기훈의 날카로운 왼발 킥력이 K리그 챔피언십에서도 통했습니다. 수원이 10월에 접어들면서 효율적인 공격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는데(상대팀 박스 안쪽을 파고드는 연계 플레이의 세밀함이 떨어짐), 챔피언십 단판 승부에서는 세트피스에서 골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염기훈이 6강 부산전에서 하태균 결승 헤딩골을 엮어냈고, 상대 수비 사이를 가르는 패스를 연결하는 공격력을 과시하며 수원의 에이스 기질을 과시했습니다. 지난 8월 24일 FA컵 4강 울산전에서 도움 해트트릭(2개가 프리킥)을 달성했던 기세를 23일 울산전에서 재현할지 주목됩니다.

둘째는 하태균이 스테보 공백을 '부분적으로' 해결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는 상대 수비에게 막혔던 시간이 많았지만 결정적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렸죠.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 넣었던 득점력을 봐도 '분발해야 더 잘하는' 공격수 였습니다. 다음 울산전에서는 곽태휘-이재성 같은 터프한 수비수들과 상대하지만 부산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자신감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지 모릅니다. 수원 입장에서도 원톱 고민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산전 이전까지 스테보 대체자로 누구를 내세울지 고민했다면 이제는 하태균을 믿게 됐습니다.

셋째는 최성환이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과시했습니다. 전반 17분 부상으로 교체되었던 곽희주를 대신하여 경기에 출전하면서 파그너-임상협 같은 부산의 공격 옵션들을 끈질기게 따라 붙었습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투쟁심이 주변 동료 선수들에게 적잖은 힘이 됐습니다. 그동안 조급하게 경기를 풀어가면서 실수가 반복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부산전 같은 큰 경기에서는 예전과 달리 안정된 활약 이었습니다. 이제는 경험이 쌓이면서 지난해보다 성장한 것이 분명합니다. 울산전에서는 김신욱-설기현 같은 피지컬과 파워가 강한 빅맨들과 상대할텐데 부산전 맹활약으로 좋은 기운을 얻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수원의 부산전 경기 내용은 아쉬움이 컸습니다. 세트 피스 한 방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지만 역의 관점에서는 필드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반전에는 슈팅 10-3(유효 슈팅 7-2, 개) 코너킥 8-0(개) 점유율 59-41(%)로 앞선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부산의 수비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부산이 수비 위주의 팀 컬러임을 상기하면 수원 공격 옵션들이 빠른 볼 처리에 의한 정확한 패스를 활발히 연결했어야 합니다. 스테보가 빠졌던 만큼 선수들의 효율적인 볼 배급이 요구됐습니다. 현실은 중앙에서 공격 작업이 늦어지면서 롱볼을 날리거나, 전체적으로 패스 미스가 잦았습니다. 결국 수원이 노린 것은 세트 피스 였습니다.

수원은 후반 10분 이후에 3-4-3으로 전환했습니다. 부산이 중앙 미드필더 이성운을 빼고 공격수 양동현을 교체 투입하면서 3-4-3에서 4-4-2로 변경했죠. 미드필더를 맡았던 임상협-파그너-김창수가 수원 진영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취하면서 수원의 포메이션 변화가 불가피했죠. 수비시에는 양상민-오장은 같은 윙백들이 센터백들과 5백을 형성하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사실상 잠그기에 돌입하면서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에게 "공격해라 수원"이라는 구호를 들어야 했습니다. 수원이 수비 축구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과정이라고 보지만(수원팬들과 다른 생각 입니다.) 단 하나의 아쉬움이 짙었습니다.

수비 축구가 성공하려면 상대팀 허를 찌르는 공격 전개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상대팀에게 일방적으로 공격권을 내주지 않으려면 확실한 역습 전개가 수원에게 필요했습니다. 스테보 같은 빅맨이 없는 상황에서는 역습의 중요성이 크죠. 그래야 상대팀이 수비 부담을 느끼며 공수 밸런스가 무너질 위험에 처합니다. 지난 4월 15일 강원전, 7월 2일 포항전에서는 후반전에 수비 위주 경기를 펼쳤지만 역습 상황에서 골을 넣으며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부산전에서는 역습이 잘 안풀렸습니다. 부산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음에도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패싱력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공격력 저하를 이겨내지 못했죠.

수원의 후반 10분 이후 경기 운영은 1-0을 지키겠다는 늬앙스가 짙었습니다. 만약 부산에게 골을 내줬다면 수원은 점점 어려운 경기를 펼쳤을지 모릅니다. 슈퍼조커가 마땅치 않은데다 부산에게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원이 역습을 노리는 수비 축구를 했다면 부산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3일 울산전을 염두한 전략이라 할지라도 1차적으로 부산의 기세를 완전히 꺾었어야 했습니다.

더 아쉬운 것은, 강원-포항전에 비하면 미드필더진 퀄리티가 좋습니다. 박현범을 영입했고, 이용래-오장은 공존 문제가 풀렸고, 염기훈이 그때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지만 6강 부산전에서는 선수들의 공격 전개가 전체적으로 둔화됐습니다. 체력 저하를 감안해도 11월 A매치 기간에 충분히 쉬었습니다. 팀은 패스 축구를 추구하지만 지금은 그런 면모가 보이지 않습니다. 부산전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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