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성남. 그러나 성남의 2011시즌 현재 K리그 성적은 14위 입니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오늘 오전에 FC서울이 호주 대표팀 센터백 사샤 오그네노브스키(32, 성남)를 영입한다는 보도가 떴습니다. 서울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사샤 영입을 완료했다는 발표가 뜨지 않으면서 아직 사샤의 소속은 성남이 맞습니다. 또한 성남측에서 사샤의 해외 이적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언급이 전해졌습니다.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아디의 센터백 파트너가 마땅치 못한 서울 입장에서는 사샤가 필요한 인물일지 모릅니다.(데얀의 투톱 파트너로 활약할 공격수가 절실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샤의 거취는 좀 더 지켜보겠지만, 성남의 주장으로서 팀의 시즌 후반기 대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다른 팀으로 옮기는 행보는 조금 매끄럽지 못합니다. 팀의 주장으로서 시즌 종료 후 차기 행선지를 결정지으면 이적 과정이 결코 나쁘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유럽 축구 및 최근 K리그에서도 이적이 빈번하며, 사샤는 엄연히 프로 선수입니다. 몇달전 유벤투스 및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 여부로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언젠가 성남을 떠날 가능성이 있던 것은 분명하죠. 그런데 유력한 차기 행선지가 서울이라는 점은 성남에게 결코 반갑지 않습니다.
역설적으로는, 사샤의 서울 이적설은 성남의 현 주소를 말합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K리그와 아시아를 호령했지만 지금은 팀의 재정 악화로 주축 선수들을 다른 팀에 넘겨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2010시즌을 끝으로 정성룡, 최성국(이상 수원) 전광진(전 다롄,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몰리나(서울) 김철호(상주, 군 입대) 조병국(센다이) 고재성(난창) 같은 주력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떠났습니다.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김진용이 강원으로 둥지를 틀었죠. 2000년대 대형 선수 영입에 거금을 들이며 K리그 막강 클럽의 위용을 과시했던 행보와 대조적입니다. 그때의 성남과 지금의 성남은 예산 규모부터 다릅니다.
성남의 올 시즌 순위는 14위 입니다. 팀 이미지를 고려하면 순위권 최상위에 있어야 하지만, 이제는 순위권 뒷쪽에서 이름을 찾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18경기에서 3승7무8패를 기록했죠. 6위 경남과 승점 11점 차이로 벌어지면서(경남 27점, 성남 16점) 나머지 12경기에서 분발해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사샤까지 떠나면 성남의 시즌 후반기 오름세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잦은 이적 및 사샤의 서울 이적설이 불거지면서 기존 선수들의 사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지 모를 일입니다. 특히 사샤는 경험이 부족한 성남 스쿼드에 든든한 힘이 되었던 주장 이었습니다.
그런 성남이 걱정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K리그 승강제입니다.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7월 중순 기자회견을 통해 2013년 K리그 승강제 실시를 발표했습니다. 1부리그에 12팀이 존속하고 나머지 K리그 팀들이 내셔널리그와 2부리그를 형성하는 승강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죠. 2012년 성적이 부진한 K리그 4팀은 2부리그로 강등되어야 할 처지입니다. 만약 올 시즌부터 강등이 도입되었다면 성남은 강등권에 속했습니다. 다행히 올 시즌 성적으로 강등을 결정짓는 전제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지만, 2012시즌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K리그 잔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주축 선수 이탈에 따른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2012시즌에도 힘들어집니다.
K리그 강등은 2012시즌 성적만이 기준은 아닙니다. 클럽 재정 및 평균 관중 같은 부수한 요소들이 고려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성남의 재정은 열악하며 홈 경기 관중이 많지 않은 구단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성남이 강등에서 벗어나려면 올 시즌 후반기부터 분발하면서 2012시즌에 기존 성적을 회복하도록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럼에도 핵심 전력들은 다른 팀으로 줄줄이 떠나고 있습니다. 오로지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과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기댈수는 없습니다. 그 한계는 올 시즌 성적으로 말해줬죠.
성남의 강등을 논하는 것은 매우 어색합니다. K리그 최다 우승팀이자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던 팀입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팀은 없습니다. 아르헨티나 명문 구단인 리베르플라테는 얼마전에 팀 창단 110년 역사상 처음으로 2부리그에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K리그의 2013년 승강제 도입으로 몇몇 팀들의 희생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아쉽게도 기존 16개 구단 중에 몇개 구단은 2부리그로 내려가야 합니다. 어릴적 신태용 감독의 현역 시절을 좋아했던 저의 마음속에서는 성남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성남이 K리그 최정상급 클럽의 이미지를 지키고 싶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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