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난 5월 5일 FC서울-성남의 경기에서는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 기록(60,747명)이 수립됐습니다.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언론이 도와줘야 합니다. (C) 효리사랑]
K리그가 남아공 월드컵 휴식기 이후 한달만에 재개되었지만 우리들이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의 평균 관중은 12,029명 이었으나(총 926,210명/77경기) 그 이후 13경기에서의 평균 관중은 7,949명(총 103,334명)으로서 4,080명이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시즌 평균 관중이었던 11,220명보다 더 적은 수치 입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종합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지난 14일 수요일에 열렸던 포스코컵 8강전이 축구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대회가 아니었던 점, 둘째는 월드컵 이후 첫번째 정규리그 공식 경기였던 지난 주말 13라운드가 지난주 금요일 부터 계속되었던 폭우 때문에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세번째는 월드컵 이후 K리그 경기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이 부족했던 점이 의심되며 방송사와의 생중계 협조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주 수요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전북-울산의 포스코컵 8강전은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론 보도가 문제였습니다. 한 언론사에서 빈 관중석을 사진 촬영하며 '월드컵 응원 열기는 어디가고...'라는 기사를 올리자 여론의 거센 비판과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몰려들지 않는 N석 서포터즈 옆 관중석 구석쪽을 사진 촬영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더욱이 N석 2층은 K리그의 인기 구단인 수원과 서울도 평소에 많은 관중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K리그에서는 E석쪽에 관중이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빈 관중석만 찾으면 얼마든지 관중 약점을 집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전북-울산의 경기만으로 K리그의 월드컵 관중을 논하는 것은 매우 무리가 큽니다. 포스코컵은 정규리그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지는데다 '굳이 대회를 치러야 하냐?'는 비판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우승 이외에는 아무런 매리트가 없기 때문이죠. 우승팀은 다음해 초에 홍콩 구정컵에 출전할 수 있지만 그 대회는 실질적으로 친선 경기입니다. FA컵 우승팀이 다음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동기부여와 정반대 입니다. 그래서 K리그 팀들은 포스코컵에 주전 선수들을 풀 가동 시키지 않고 백업 멤버의 출전 빈도를 늘립니다. 축구팬 입장에서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평일 경기는 관중 숫자가 당연히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K리그 관중들은 젊은 축구팬과 가족팬들이 중심인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평일에 생업 및 학업에 종사합니다. 직장인들은 야근 및 업무 피로, 학생들은 야간 자율학습 및 학원,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때문에 평일 저녁에 축구장을 찾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평일에 관중석 텅 빈 곳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러면서 축구는 '관중이 없다'는 이상한 편견에 시달리는 현실입니다. 그 편견을 조장한 것은 언론 이었습니다.
언론 모두가 K리그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K리그에 호의적인 언론 및 기자들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TV 뉴스를 중심으로 K리그의 관중 문제 및 안좋은 점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지속적 이었습니다. 얼마전 어느 모 방송국의 9시 뉴스에서는 '고사 상태에 빠진 K리그'라고 지칭 했습니다. 아무리 오프라인 및 인터넷 신문사에서 K리그 흥행을 좋게 보도하더라도 TV 뉴스가 관중수 및 그 외 문제점을 트집 잡으면 대중 입장에서는 K리그의 안좋은 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K리그=텅 빈 관중', 'K리그는 재미없다'는 그릇된 편견이 생겼습니다.
더욱 씁쓸한 것은, 방송 3사가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독점 중계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지만 K리그를 적극적으로 중계하는 경향이 부족했습니다. 월드컵을 위해 서로 이익만 챙길 뿐, 한국 축구 발전의 근간인 K리그는 소홀하게 대했습니다. 어느 모 방송국은 타 방송사의 월드컵 독점 중계를 비판하면서 평소 K리그 관중이 부족하다는 늬앙스의 보도로 축구팬들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월드컵 이후에는 K리그를 단 한 번도 90분 풀타임 생중계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야구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축구 중계에 적합한 방송사임을 상징하려면 그래도 K리그 생중계는 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것도 힘들다면 녹화 중계라도 활발히 해줬어야죠.
K리그가 월드컵 특수를 누리면서 과거의 르네상스 시대처럼 흥행에 성공하려면 방송사의 꾸준한 중계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중계를 통해서 'K리그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는 스포츠', 'K리그는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K리그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이 늘어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은 남아공 월드컵을 중계했던 어느 모 방송국이 독점 중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방송사들이 독점 중계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려면 활발한 K리그 중계를 통해 '축구 방송국'이라는 대중들의 평가를 얻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힘들지 모르지만, 앞으로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느 언론사든지, 더 이상 K리그 관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 경기장이 한국 축구가 소유한 파이에 맞지 않게 너무 큰 것은 사실입니다. 6만 6천명을 수용하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3만 명의 관중이 찾아와도 절반 규모가 빈 관중석이기 때문에 관중이 많지 않은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만명은 잠실-문학-사직 야구장을 꽉 채울 수 있는 규모입니다. 빈 관중석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중 없다'고 무시당하는 것이 K리그입니다. 특히 W석-N석 2층 및 원정 서포터들이 자리잡는 S석은 대표적인 취약지점으로 꼽힙니다. 'K리그는 관중 없다'고 욕하기전에 K리그를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가 남아공 월드컵 이후에도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희생당하면 정말 슬픕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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