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베르바토프, 이대로 끝인가?

효리사랑-축구 2011/09/15 13:59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올 시즌 출전 시간은 26분 입니다. 지난달 14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후반 19분 교체 투입했으나 그 이후 4경기 연속 결장했습니다. 부상, 체력 안배가 아닌 벤치만 지키고 있습니다. 맨유의 철저한 벤치 멤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 18인 엔트리 제외에 이어 침체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이대로 끝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 후반기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박스 안에서 천부적인 위치 선정과 타고난 골 감각으로 단련된 에르난데스, 탱크처럼 상대 수비진을 돌격하며 팀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루니의 투톱 조합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연출했습니다. 반면 베르바토프는 약팀에 강했고 강팀에 약했던, 루니와의 호흡이 2% 부족했던, 박지성의 빠른 패스를 받아내지 못하는, 2008년 10월 22일 셀틱전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지독하게 골이 없었습니다. 맨유의 벤치 멤버로 밀렸고 바르셀로나전에서 후보 명단에 들지 못했던 수순은 현실적인 결과 였습니다.

문제는 올 시즌 입니다. 아직까지 맨유에서 명예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웨스트 브로미치전 26분 출전으로는 부족합니다. 8월 아스널전까지 웰백에게 주전 공격수 자리를 내줬다면 9월 11일 볼턴전은 에르난데스, 15일 벤피카전은 챔피언스리그 였습니다. 특히 벤피카전 결장은 '퍼거슨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베르바토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4-4-2를 활용했고 올 시즌에도 같은 포메이션 이었습니다. 그런데 벤피카전은 미드필더 한 명을 늘리고 공격수를 줄이면서 4-2-3-1이 됐습니다. 베르바토가 낄 자리가 없었습니다.

베르바토프의 벤피카전 결장은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판단 입니다. 벤피카를 비롯한 포르투갈 빅 클럽들은 챔피언스리그 강팀 경기에서는 중앙 수비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줄이면서 협력 수비를 강화하고, 상대 공격 옵션들보다 더 많이 뛰는 왕성한 활동량을 나타냅니다. 특히 맨유전에서는 가르시아(12.048Km)-비첼(12.191Km)이 양팀 공격수와 미드필더 중에서 12Km 넘게 뛰었던 얼굴들입니다. 긱스(10.495Km)가 동점골을 넣었으나 경기 내용상 부진했던 이유입니다. 베르바토프는 상대의 강한 수비 조직을 견디기에는 순발력이 떨어지고, 빈 공간을 찾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벤피카전에서 빠질 수 밖에 없었죠.

현실적으로 베르바토프가 선발 출전할 기회는 오는 22일에 진행되는 칼링컵 32강 리즈 유나이티드(이하 리즈) 전입니다. 그 이전인 19일 첼시전에는 루니-에르난데스 투톱 기용이 유력하기 때문에 선발 출전을 낙관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베르바토프는 2009/10시즌 FA컵 64강전 리즈전에서 부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상대 수비수들의 밀착 견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다른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까지 겹친 끝에 맨유가 0-1로 패했습니다. 리즈가 맨유의 라이벌임을 감안해도 당시에는 3부리그 팀입니다.(현재 2부리그)

그런데 오언, 마케다, 디우프 같은 또 다른 공격수들도 리즈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입니다. 맨유가 올 시즌에 많은 공격수들을 보유하면서 베르바토프가 주전을 되찾을 돌파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루니-에르난데스-웰백이 공격수 1~3순위에 있는 인물들이며 4순위를 두고 베르바토프-오언-마케다-디우프가 경합을 나타내는 꼴입니다. 리즈전에 어느 공격수가 선발로 뛸지 알 수 없지만, 베르바토프의 최근 행보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답지 못합니다. 불과 몇개월 만에 팀내 공격수 4순위를 경쟁하는 처지죠.

그럼에도 베르바토프는 맨유 잔류를 원했습니다. 퍼거슨 감독도 베르바토프의 방출을 반대했죠. 하지만 베르바토프 재계약 가능성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언급되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만약 재계약이 계속 미루어지면, 베르바토프는 맨유와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내년 여름 자유계약 신분에 의해 다른 팀으로 떠날지 모릅니다. 맨유가 재계약에 응하지 않다는 것은 불가리아 공격수와의 인연을 끝내겠다는 의사와 다를 바 없죠. 반대로 재계약이 성사되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맨유의 힘겨운 주전 경쟁을 스스로 연장하게 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베르바토프의 실전 감각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량이 우수한 선수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그만입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많은 경기에 출전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벤치를 달구고 있으며 조만간 웰백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올 예정입니다. 오언이 여전히 슈퍼서브로서 무궁한 가치를 지닌 것(지난 여름 재계약 성공이 그 이유), 마케다-디우프는 영건이라는 이유로 어떻게든 기회를 얻을지 모릅니다. 베르바토프가 이번 시즌에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다음 시즌에 다른 팀에서 활약하면, 2011/12시즌 경기 출전 횟수가 적었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입니다.

만약 올 시즌에 극적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하면 이야기는 다를지 모릅니다.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첼시전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지성은 꾸준한 노력 끝에 여전히 맨유맨으로 활약중입니다. 하지만 베르바토프의 나이는 30세 입니다. 루니의 건재함을 유지하면서 에르난데스-웰백 같은 영건들을 키워야 하는 맨유의 현실에서 베르바토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의문입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박지성이 결장하면 근거없는 위기론을 제기하지만, 위기라는 키워드는 베르바토프에게 매우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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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2010년 4월 11일 이우드 파크에서 진행되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블랙번의 맞대결. 당시 맨유는 일주일전 첼시에게 1-2로 패하면서 프리미어리그 2위로 밀렸던 신세였습니다. 그래서 블랙번 원정 승리가 꼭 필요했죠. 하지만 경기 결과는 0-0 무승부 였습니다. 경기 내내 공세를 퍼부었으나 끝내 상대 밀집 수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첼시에게 승점 1점 차이로 밀리면서 우승에 실패했음을 상기하면, 만약 블랙번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면 재역전 우승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블랙번전 0-0 무승부 책임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에게 돌아갔습니다. 페데리코 마케다(현 삼프도리아 임대)와 함께 투톱 공격수를 맡으면서 웨인 루니의 발목 부상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죠. 하지만 쉐도우 역할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마케다와의 공존이 실패했으며, 중앙 미드필더와의 역할이 중복되면서 맨유의 공격 템포가 느려지고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말았죠. 4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끝내 상대 골망을 가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베르바토프의 부진은 맨유 공격력의 마이너스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베르바토프, 맨유 우승 결정짓는 블랙번전이 중요하다

그리고 2011년 5월 14일 저녁 8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맨유는 이우드 파크에서 블랙번 원정을 치릅니다. 올 시즌 블랙번 원정은 지난 시즌과 다른 양상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첼시에게 1-2로 패한 상태에서 블랙번전을 치렀지만, 올 시즌 첼시를 2-1로 제압하여 리그 우승을 거의 굳힌 상태에서 이우드 파크를 밟게 됩니다. 블랙번전에서는 승점 1점만 획득해도 리그 우승이 확정됩니다. 비록 지난 시즌에는 0-0으로 비겼지만 최근 10번의 블랙번전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8승2무, 칼링컵 포함) 통계상으로는 맨유가 블랙번전에서 승점 1점 또는 3점을 추가하여 우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블랙번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리그 15위(10승9무7패, 승점 39)를 기록중이지만 18위 블랙풀(9승9무18패, 승점 36)와의 승점 차이는 3점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리그가 2경기 남았지만, 잔여 경기에서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 자칫 팀이 강등 위기에 몰릴 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볼턴전에서 승리하기 이전까지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승(4무6패)에 시달리며 엘러다이스 전 감독 경질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적어도 맨유전에서 승점을 획득해야 강등 위협을 완전히 떨치게 됩니다. 잠재적인 '고춧가루 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블랙번전에서 루니-에르난데스 투톱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루니-에르난데스 투톱은 시즌 후반 맨유의 오름세를 주도했던 콤비이자 지난해 블랙번 원정에 없었던 선수들입니다. 루니는 부상, 에르난데스는 당시 치바스 과달라하라 소속 이었습니다. 블랙번전은 우승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승점 획득이 중요하기 때문에 루니-에르난데스를 비롯한 최정예 멤버들을 가용해야 합니다. '산소탱크' 박지성의 선발 출전 여부까지 주목할 수 있죠.

하지만 맨유가 블랙번 밀집 수비에 고전하는 시나리오도 염두해야 합니다. 블랙번은 지난해 11월 2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되었던 맨유 원정에서 1-7로 대패했습니다. 지난 시즌 이우드 파크에서는 맨유에게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지만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그 반대였죠. 그래서 이번 맨유전에서는 무실점을 목표로 수비에 주력할 것임에 분명합니다. 경기 내용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한 블랙번 입니다. 또한 수비 위주의 전략은 맨유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앞쪽으로 끌어올리면서 빠른 역습으로 단번에 기습을 노리는 공격 전략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맨유는 블랙번에게 방심해선 안됩니다.

만약 맨유가 블랙번 수비에 고전하면 새로운 공격 옵션을 교체 투입하여 화력을 보강할 것입니다. 1순위는 베르바토프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21일 블랙번과의 홈 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며 맨유의 7-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 시즌 블랙번 원정 부진을 날렸던 활약상 이었습니다. 더욱이 베르바토프는 약팀과의 경기에 강했습니다. 고질적으로 강팀에 약하지만(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이유) 블랙번전이라면 경기에 투입 될 가치는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상대 압박을 뚫지 못하는 또 다른 약점이 변수지만 6개월 전 블랙번전에서 5골을 넣은 활약상이라면 충분한 기대를 할 수 있는 선수임엔 분명합니다.

베르바토프는 블랙번전이 중요합니다. 우선,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21골)를 끝까지 사수해야 합니다. 2위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19골)가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습니다. 테베스는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골 생산이 침체되었지만 몰아치기 능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베르바토프는 맨유 No.3 공격수로서 언제 어느 경기에 출전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만약 블랙번전에서 골을 추가하지 못하면 시즌 끝까지 득점왕을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리그 최종전인 23일 블랙풀전 출전을 가늠하기 힘든 현 상황에서 말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골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블랙번전은 베르바토프의 맨유 잔류를 결정짓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맨유와의 재계약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방출 가능성이 없지 않게 됐죠. 맨유에서 활약했던 지난 세 시즌을 돌아봐도 3075만 파운드(약 543억원)의 팀내 최고 이적료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세 시즌 모두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죠.(그나마 올 시즌은 득점 1위로 양호했지만 끝내 벤치 추락) 맨유 롱런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 팀을 위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임펙트가 필요합니다. 그 면모를 블랙번 원정에서 발휘하면 맨유의 리그 우승이 탄력을 얻겠죠.

베르바토프는 잔여 경기인 블랙풀전-FC 바르셀로나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FC 바르셀로나전은 '강팀에 약한' 자신의 선발 제외가 유력하며, 블랙풀전은 맨유가 리그 우승이 확정된 상태라면 최정예 멤버를 가용하지 않는쪽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경기의 비중이 떨어진다는 뜻이죠. 결국, 베르바토프는 블랙번전에서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과연 베르바토프가 블랙번전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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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를 향한 시선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28경기 20골) 공격수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또 하나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외부의 눈빛이 결코 경이적이지 않습니다. 시즌 중반까지 많은 골을 터뜨리면서 지금까지 득점 선두를 지키는 명분을 마련했지만, 그 저력이 시즌 후반에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맨유가 우승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전들을 치르면서 베르바토프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베르바토프는 시즌 후반들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맨유가 치렀던 최근 7경기 중에 1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으며, 아스널-마르세유전(16강 2차전)은 결장했습니다. 지난달 20일 볼턴전에서 리그 20골 고지에 올랐음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시스템을 피해가지 못했죠. 특히 지난 2일 웨스트햄전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베르바토프의 한계를 읽었다는 인상이 짙었습니다. 그동안 베르바토프를 향한 애정어린 신뢰를 보냈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냉정했습니다.

베르바토프, 맨유 주전에서 밀려난 이유

맨유는 웨스트햄전에서 4-2 역전승을 달성했지만 베르바토프는 부진했습니다. 후반 중반에 상대 선수를 투터치 개인기로 제쳤던 장면을 제외하면, 웨스트햄 수비수 압박에 막히면서 공격 포인트 기록에 어려움을 겪었죠. 자신의 경쟁자로 부각되는 에르난데스가 후반 38분 팀의 네번째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 시킨 것과 상반된 활약상입니다. 공격수의 중요한 척도가 골이라는 점에서 베르바토프와 에르난데스의 희비는 이 경기를 통해 완전히 엇갈렸습니다.

웨스트햄전은 베르바토프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지난달 20일 볼턴전에서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하여 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고, 그동안 약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몰아치는 임펙트를 발휘하며 리그 득점 1위로 발돋움 했습니다. 또한 맨유가 오는 7일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첼시 원정을 앞두면서, 베르바토프는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해 웨스트햄전 선발 출전 여부에 힘이 실렸습니다. '강팀에 약하고, 약팀에 강한' 패턴은 유럽 축구에 관심이 많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익히 알려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웨스트햄전에서 베르바토프를 선발 제외 했습니다. 웨스트햄 같은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4-4-2를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날은 루니를 원톱으로 활용하면서 긱스-박지성-발렌시아가 2선 미드필더를 구성하는 4-2-3-1로 나섰습니다. 최근에 맨유 주전으로 도약했던 에르난데스는 주중 A매치('제3국' 미국에서 파라과이-베네수엘라전 출전)를 소화했기 때문에 웨스트햄전에서 체력 안배가 불가피 했습니다. 불가리아 대표팀을 은퇴했던 베르바토프의 웨스트햄전 선발 제외는 퍼거슨 감독에게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안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늬앙스가 강합니다.

웨스트햄은 리그 18위 강등권에 속했습니다. 하지만 맨유전 이전까지 7경기에서 3승3무1패를 거두면서 17위까지 진입했습니다. 히츨스페르거-파커-노블로 짜인 미드필더진이 후방쪽으로 내려 앉으며 압박 위주의 경기를 펼쳤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그래서 수비수들의 활동 반경이 좁혀지면서 존 디펜스 유지 및 대인마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상대 공격수에게 공간을 열어주지 않는 수비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루니도 후반 21분 프리킥 골을 넣기까지 최전방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었죠. 박지성도 히츨스페르거-파커-노블과 중앙의 좁은 공간에서 맞서는 장면들이 많았죠. 좁은 공간에서 전방 침투가 떨어지거나, 파워풀한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는 베르바토프를 선발로 기용하기에는 맨유의 불안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퍼거슨 감독의 베르바토프 선발 제외는 '전술적 선택'에서 비롯 됐습니다. 약팀 경기에서 선발로 중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례적인 느낌입니다. 아무리 베르바토프가 상대 압박에 취약하지만 그동안 약팀 경기에서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죠. 또한 맨유가 후반 시작과 함께 에르난데스를 교체 투입하여 4-4-2로 전환한 것은, 퍼거슨 감독이 점찍은 No.2 공격수는 베르바토프가 아닌 에르난데스 였습니다. 다음 경기가 첼시전임을 감안해도, 맨유가 전반전에 0-2로 밀렸기 때문에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옵션이 필요했고 퍼거슨 감독은 에르난데스를 우선적으로 투입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베르바토프의 특징을 모를 리 없습니다. 선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조련하며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존재가 감독입니다. 베르바토프가 어떤 유형의 팀에게 강하고 약한 것 또한 말입니다. 그런 베르바토프는 최근 챔피언스리그 18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으며, 맨유 이적후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린 상대는 올보르-셀틱 이었습니다. 두 팀을 32강 본선에서 상대했었죠.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에서는 박지성에게 밀려 선발 제외됐습니다. 또한 라이벌 아스널전에서 최근 7경기 연속 선발로 모습을 내밀지 못했죠. 중요한 경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지난날의 행보가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흐름으로 직결 됐습니다.

물론 베르바토프는 잉글랜드 무대를 주름잡는 공격수입니다. 리그 28경기 20골로 득점 1위를 달리는 것 자체만으로 화력을 검증 받았습니다. 하지만 20골을 넣었던 원동력은 약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몰아넣었던 것, 루니가 쉐도우로서 공간을 왕성하게 누비면서 자신이 최전방에서 골 생산에 집중할 수 있었죠. 박스 안에서 골 냄새를 맡는 위치 선정에 일가견이 있는 공격수이기 때문입니다. 루니가 이타적인 패턴에 힘을 실어줘야 자신의 골이 살아나죠. 하지만 루니는 최근 12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에르난데스 폼이 오르면서 베르바토프의 역할이 어중간한 상태가 됐죠.

맨유는 시즌 후반을 맞이하면서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죠. 강팀과의 경기에 약했고, 상대 수비의 끈질긴 저항에 맥을 못추는 베르바토프의 문제점은 시즌 후반에 벤치 멤버로 내려앉는 원인이 됐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베르바토프의 한계를 읽은 것이죠. 더욱이, 박지성 복귀는 베르바토프에게 긍정적 현상이 아닙니다. 베르바토프가 박지성의 패스 타이밍을 읽는 판단력이 늦죠. 그 약점을 해소해야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와 맞설 수 있는 내구성이 커집니다. 그동안 지켜왔던 리그 득점 1위 수성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절박한 마음으로 맹활약을 벼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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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역시 해결사는 승부처에 강했습니다. 단 한 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기질이 넘쳐 흐르기 때문이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볼턴의 차이는 팽팽한 접전 속에서 상대 골망을 출렁일 수 있는 해결사의 존재 유뮤 였습니다.

맨유는 볼턴전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를 굳혔습니다. 20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볼턴을 1-0으로 제압했습니다. 후반 42분 루이스 나니가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날렸던 볼이 볼턴 골키퍼 유시 야스켈라이넨의 몸을 맞았고, 근처에 있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오른발 리바운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베르바토프는 볼턴전에서 시즌 20호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선두(18승9무3패, 승점 63) 자리를 지켰으며, 웨스트 브로미치와 2-2로 비긴 2위 아스널(17승7무5패, 승점 58)과의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렸습니다. 볼턴은 리그 7위(10승10무10패, 승점 40)를 그대로 지켰습니다. 한편, 이청용은 후반 14분 교체 투입했지만 박지성이 결장하면서 코리안 더비가 무산됐습니다. 이날 18인 엔트리에 포함된 박지성의 복귀전은 다음달 2일 웨스트햄전으로 미루어졌습니다.

맨유, 베르바토프 골 없었으면 졸전이었다

맨유는 볼턴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판 데르 사르가 골키퍼, 에브라-에반스-스몰링-브라운이 수비수, 나니-긱스-캐릭-발렌시아가 미드필더, 루니-에르난데스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비디치-퍼디난드-오셰이-하파엘이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에반스-스몰링-브라운의 선발 출격이 불가피했습니다. 스콜스-플래쳐가 빠진 자리에는 긱스-캐릭이 메웠죠. 볼턴도 4-4-2를 활용했습니다. 야스켈라이넨이 골키퍼, 로빈슨-휘터-케이힐-스테인슨이 수비수, 페트로프-홀든-무암바-엘만더가 미드필더, 스터리지-데이비스가 공격수로 나왔죠.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 5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런 맨유는 슈팅 16-13(유효 슈팅 6-2, 개) 점유율 57-43(%)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전반전 점유율에서도 62-38(%)의 우세를 나타내면서 90분 동안 경기 흐름을 주도했죠. 패스에서도 518-390(패스 성공 362-250, 개)로 앞서면서 철저한 '점유율 축구'를 펼쳤습니다. 단순한 수치를 놓고 보면 맨유가 선전한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맨유는 베르바토프가 후반 42분 결승골을 작렬하기까지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일관하며 볼턴 진영을 공략하는데 실패했습니다. 미드필더진 및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유율 및 패스가 많아질 수 밖에 없었죠.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수비쪽에 무게감을 둔' 볼턴이 의도한대로 풀렸습니다.

[사진=볼턴전 1-0 승리를 발표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맨유의 공격력이 무뎠던 원인은 나니-발렌시아 측면 조합의 효과가 없었습니다. 나니가 전반 20분을 전후로 직선-곡선에서의 움직임을 넓히면서 활력이 살아났지만, 발렌시아는 로빈슨에게 봉쇄 당했습니다. 맨유 선수들과 가까이에 있을때는 낮은 패스를 주고 받는 장면들이 여럿 있었지만, 로빈슨을 뚫고 들어가는 드리블 돌파가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죠. 나니 또한 리버풀전 부상 이전에 비하면 순발력이 떨어진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중앙에서도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못했습니다. 긱스는 22개의 패스 미스를 범했고(패스 정확도 60%, 33/55개) 캐릭은 상대 배후 공간을 찔러주는 패스가 살아나지 못했으며 볼 배급의 템포까지 느렸습니다. 또한 캐릭은 홀든의 종적인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문제점을 나타냈죠.

그래서 루니가 2선과 최전방 사이에서 프리롤 역할을 도맡으며 맨유의 공격을 풀어가는데 바빴습니다. 긱스-캐릭이 공격쪽에서 힘을 실어주지 못했기 때문에 루니의 움직임이 미드필더 지역에서도 많아질 수 밖에 없었죠. 실질적으로 루니가 쉐도우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모두 소화한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에르난데스가 루니의 패스를 받으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그 패턴이 전반전에 잦아지면서 공격 전체가 단조로워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루니 움직임 및 패스-에르난데스 슈팅'이라는 공식으로 말입니다. 나니-발렌시아가 측면에서 임펙트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에르난데스-브라운을 빼고 베르바토프-파비우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루니와 공존하는 움직임이 좋았지만 슈팅이 세밀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죠. 파비우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한 것은 발렌시아에게 부족했던 측면의 기동력을 키우겠다는 의도입니다. 물론 파비우는 맨유 벤치가 의도했던 전략대로 경기를 잘 풀었습니다. 문제는 베르바토프 입니다. 볼턴이 포백-미드필더 사이의 폭을 좁히고 수비 라인 전체를 후방으로 당겼기 때문에 베르바토프가 공격을 조율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루니가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도 움직임이 바빠졌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의 콤비 플레이도 볼턴 박스쪽에서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죠.

특히 후반 30분 에반스 퇴장은 맨유의 고비로 작용했습니다. 에반스가 홀든의 오른쪽 무릎을 가격하는 태클로 퇴장을 당하면서 맨유가 10-11명의 수적 열세에 몰렸고 캐릭이 센터백을 맡았습니다. 75분 동안 볼턴과 0-0 접전을 펼쳤기 때문에 자칫 상대팀 분위기에 휘말릴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볼턴에는 후반 14분 교체 투입했던 이청용이 있었죠. 그런데 볼턴은 홀든이 교체되면서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깨졌습니다. 테일러가 홀든 대신에 투입하면서 맨유 박스쪽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많아졌고, 이청용이 다이아몬드 형태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무암바가 수비형 미드필더) 맨유 진영쪽으로 무게 중심을 잡았던 것이 맨유 공격 옵션들에게 빈 공간을 내주는 문제점을 초래했습니다.

물론 볼턴에게 골 기회는 있었습니다. 후반 39분 스테인슨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테일러의 헤딩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판 데르 사르 선방에 막혔습니다. 특히 테일러의 헤딩 타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마 왼쪽으로 볼을 맞췄던 방향이 정면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죠. 슈팅 세기까지 힘이 실리지 못하면서 판 데르 사르가 침착하게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맨유는 후반 43분 베르바토프가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나니의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이 볼턴 골키퍼 야스켈라이넨의 몸을 맞았던 볼을 베르바토프가 오른발로 리바운드 슈팅을 날리면서 골을 기록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번에 해결지은 베르바토프의 '해결사 기질'이 답답했던 맨유를 구했습니다.

베르바토프는 이미 앞에서 언급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베르바토프의 역할은 골 생산 입니다. 골잡이는 단 한 번의 골 기회라도 놓치지 않는 본능이 타고 납니다. 경기를 풀어가는 역량이 부족해도 골 하나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골잡이의 숙명이죠. 축구는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리바운드 슈팅이었지만 그것도 실력입니다. 결정적인 골 기회에 들떠있거나 또는 슈팅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침착하게 골 기회를 포착했던 베르바토프의 장점은 볼턴 공격수들에게 없었습니다. 테일러의 헤딩 슈팅과 비교되는 이유이자, 맨유와 볼턴의 차이 였습니다.

반면, 볼턴은 카운트 어택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홀든이 캐릭 뒷 공간을 파고들면서 여러차례 좋은 움직임을 나타낸 것을 제외하면 맨유 수비진을 위협하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맨유에 비해 수비쪽에 무게감을 두었기 때문에 카운트 어택으로 승부수를 띄웠어야 했죠. 하지만 페트로프-엘만더는 맨유 수비 조직이 형성되는 타이밍보다 더 빠른 볼 배급을 전개하지 못하면서 스터리지-데이비스의 최전방 고립을 키우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스터리지는 스몰링에게 완전히 묶였죠. 코일 감독의 첫번째 교체 카드가 이청용이었던 것은 볼턴의 문제점을 여실히 말해줍니다. 그럼에도 코일 감독이 이청용을 선발 기용하지 않은 것은 체력 안배가 불가피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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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인 루니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웨인 루니(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는 지난달 27일 잉글랜드 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를 통해 "올 시즌은 매우 어려웠다. 최악의 시즌인 것 같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던 시기가 있었고 한때는 이적 파동으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수협의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포스가 올 시즌에 재현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부진의 기운이 올 시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루니의 올 시즌은 최악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선수 본인은 못마땅하고 있지만, 맨유라는 관점에서 놓고 볼 때는 루니의 존재감이 여전히 절대적 이었습니다. 골 숫자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맨유가 리그 1위를 달렸던 원동력 중에 하나는 루니의 영향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루니는 여전히 맨유의 에이스이며 앞날의 팀 전력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임에는 분명합니다.

맨유 루니, 7골 보다 가치있는 11도움

루니는 올 시즌 리그 19경기에서 7골 11도움을 올렸습니다. 지난 시즌 32경기 26골 3도움에 비하면 골이 매우 적습니다. 아직 올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지난 시즌의 기록을 넘기에는 부족합니다. 특히 최근 리그 5경기에서는 5골을 넣었는데, 그 이전까지 14경기에서 2골에 그쳤습니다.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침묵에 빠졌던 골 생산이 되살아났죠. 남아공 월드컵 및 시즌 중반까지의 무거운 명암을 뒤로하고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보다 골 숫자가 떨어지기 때문에 '부진했다'는 주장이 어디선가 제가 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루니가 최근 4시즌 중에서 골 감각이 무르익은 때는 지난 시즌 뿐이었습니다. 2007/08시즌 27경기 12골 13도움, 2008/09시즌 30경기 12골 7도움을 올렸죠. 그때는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베르바토프 같은 다른 공격 자원들이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했던 시기였습니다. 무한 스위칭 체제에서 왼쪽 측면 바깥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취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시즌에 골이 많았던 것은 호날두-테베스가 팀을 떠났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타겟맨에 배치되면서 골 생산에 집중했기 때문이죠. 루니의 스탯은 팀 내에서 부여받은 역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루니가 골이 적었던 것은 다시 조력자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자신의 밑선에서 공격을 펼쳤던 베르바토프가 타겟맨으로 올라가면서 루니가 쉐도우로 내려갔죠. 베르바토프가 리그 득점 1위(19골)를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루니였습니다. 최전방 및 2선, 왼쪽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상대 진영 후방을 비벼주면서 베르바토프가 골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죠. 공교롭게도 베르바토프가 지난해 가을에 10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던 때에는 루니가 부상 및 이적 파동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내밀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베르바토프가 루니와 연계 플레이를 맞추는데 템포가 맞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루니가 베르바토프를 도와주면서 맨유의 화력을 키웠습니다.

그렇다고 베르바토프가 루니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친 공격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아스날-맨체스터 시티-첼시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선발 제외된 것을 미루어봐도, 강팀과의 경기에 약한 면모를 떨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약팀 경기에서 많은 골을 뽑았으며 3골 내지는 5골을 터뜨리는 몰아치기를 했습니다. 지난 시즌 루니에 비하면 매 경기 믿고 쓸 수 있는 공격 자원이 아닙니다. 루니가 이타적인 패턴에 주력하면서 많은 골을 터뜨렸죠. 아무리 루니가 올 시즌은 최악인 것 같다고 하소연해도, 베르바토프 득점 1위 및 맨유의 리그 선두는 '루니의 힘'이 작용했습니다.

적어도 올 시즌 만큼은 루니가 골 하나 만으로 평가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공격 패턴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팀 플레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2007/08, 2008/09시즌에는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골 부족'이 아쉬웠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슬럼프를 이겨내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선수로 진화할 수 있는 '성장통' 말입니다. 퍼거슨 감독 입장에서도 슬럼프에 빠진 선수에게 골 생산을 맡기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죠. 먹튀 논란에 빠졌던 베르바토프의 동기 부여를 끌어올리는 과제와 맞물려, 루니의 쉐도우 전환은 불가피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또한 루니의 스탯을 의심하는 분들은 올 시즌 11도움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그 도움 공동 2위(1위는 맨유 나니, 15도움)를 기록중이죠. 아직 올 시즌 잔여 경기가 더 남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많은 도움을 기록할 것은 분명하며, 자신의 리그 최다 도움(13도움, 2007/08시즌)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11도움은 올 시즌 팀 플레이에 충실했음을, 최악의 시즌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표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루니-나니가 동료 선수들의 골을 엮는데 주력했던 것은 맨유가 리그 최다 득점 1위(62골)를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체감적으로는 맨유의 공격이 호날두-테베스가 뛰었던 시절보다 역동성이 떨어졌을지 모르겠지만 실속이 넘쳤습니다.

루니가 공격수로서 많은 골을 넣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루니의 최대 장점은 '팀 플레이' 입니다. 특유의 왕성한 움직임과 쉴새없이 패스를 띄우는 지속성,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파고드는 과감함은 맨유가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팀 내에서 많은 골을 터뜨릴 적임자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타겟맨으로 올라섰지만, 올 시즌에는 베르바토프-나니-박지성의 득점력이 향상되었고 에르난데스까지 가세하면서 굳이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역할을 담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맨유 중심의 관점에서는 쉐도우가 최적의 포지션 입니다. 그렇다고 루니의 득점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리그 5경기 5골이 이를 증명하죠.

물론 루니의 기량은 과거 '축구 신동'으로 불렸던 시절보다 기대치가 떨어졌을지 모릅니다. 유로 2004에서 4골을 터뜨리며 훗날 세계 축구를 지배할 재목으로 떠올랐고, 맨유 이적 초기에는 호날두보다 득점력이 강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월드컵에서 무득점으로 부침에 시달렸던 것이(공교롭게도 대회 직전에 부상 당했던 공통점이 있는) 불운했습니다. 그 외에 자기 관리 부족 등에서 저평가 받고 있지만, 적어도 맨유에서는 루니의 아우라를 능가할 공격 옵션이 없습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의 격언이 루니에게 유효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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