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아스널에 강한 DNA가 있다

효리사랑-축구 2012/01/23 11:03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아스널전 2-1 승리를 발표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아스널 경기 전에 '당연히 맨유가 이길 것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맨유가 이전 경기였던 볼턴전에서 폴 스콜스 복귀 및 결승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고, 아스널은 최근 2번 연속 역전패를 당한데다 티에리 앙리마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맨유의 우세를 예상했죠. 결국 맨유가 2-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46분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6분에는 로빈 판 페르시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대니 웰백이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아스널에게 3연패 악몽을 안겨줬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2009년 이후 10번의 아스널전에서 각종 대회 포함 8승1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빅6 클럽 중에서 아스널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겼던 팀이 바로 맨유입니다.(두번째는 7전 5승2무의 첼시) 아스널에 얼마만큼 강한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패했던 2011년 5월 1일 아스널전은 주중에 독일 샬케04 원정을 치르느라 주축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3개월 뒤 아스널전에서 8-2 대승을 거두었고, 이번 아스널 원정에서는 2-1로 이기면서 '아스널에 강한 DNA가 있다'는 의미를 전해줬습니다.

맨유, 아스널 약점 제대로 물고 늘어졌다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더 라인을 내리고 루니가 자주 2선에 내려오면서 무게 중심을 낮췄습니다. 아스널에게 선제골을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입니다. 5개월 전 홈에서 8-2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원정 경기라서 초반 실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그동안 아스널전에서 재미를 봤던 선 수비-후 역습을 노렸습니다. 오랫동안 공격 축구를 지향했던 아스널의 특징을 노린 전략입니다. 실제로 아스널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을 늘리면서 전반 11분까지 슈팅 3개를 날렸습니다. 베르마엘렌-주루의 오버래핑까지 더해졌죠.

하지만 맨유는 전반 중반까지 공격력이 둔화됐습니다. 역습을 시도할 타이밍에 아스널 수비 전환이 빨라지자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내줄 공간을 다양하게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전반 25분에는 루니가 아스널 진영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웰백 쪽으로 롱패스를 밀어줬지만 볼이 아스널 선수에게 차단 당했습니다. 맨유 공격의 패턴을 아스널 후방 옵션들이 읽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맨유가 아스널전에서 선 수비-후 역습으로 많은 재미를 봤기 때문인지, 아스널 선수들이 맨유 1차 공격에 민감했습니다. 그 이전인 전반 16분에는 존스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하파엘이 조커로 나섰습니다.

아스널은 판 페르시가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맨유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당했죠. 박스 안쪽을 활용한 공격 전개가 여의치 않았던 이유입니다. 전반 28분에는 판 페르시가 박스 바깥 중앙에서 모처럼 볼을 터치했으나 자신의 패스를 받았던 램지의 퍼스트 터치가 불안했습니다. 전반 30분까지 점유율에서는 47-53(%)로 근소하게 밀렸습니다. 미드필더들의 경기 장악이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전반 중반에 접어들자 맨유 진영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시간이 점차 감소했죠. 램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옥슬레이드-쳄벌레인과 월컷의 측면 돌파가 한동안 조용했습니다. 경기 주도권은 맨유에게 향했습니다.

맨유는 중앙에서 역습이 풀리지 않자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나니-발렌시아가 아스널 좌우 풀백 뒷 공간을 파고드는 시도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 40분에는 나니가 왼쪽 측면에 있을 때 후방에서 찔러준 롱패스를 받아 주루를 제치고 박스 안으로 접근해서 슈팅을 날렸습니다. 주루의 수비 불안은 최근 아스널 경기에서 노출된 단점이며 이번 맨유전에서도 그랬습니다. 전반 46분 발렌시아의 선제골은 그 약점을 이용한 대표적 장면 입니다. 나니가 왼쪽 측면에서 긱스에게 종패스를 밀어줬을때 주루가 마크할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뒤늦게 긱스 마크를 시도했지만 이미 늦었죠. 긱스 크로스에 이은 발렌시아의 헤딩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1-0으로 앞선 맨유는 후반전에도 선수들의 무게 중심을 아랫쪽으로 내렸습니다. 선 수비-후 역습을 또 노리겠다는 심산입니다. 아스널 공세가 계속 되면서 맨유가 밀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일종의 전략 이었습니다. 8-2 대승을 제외한 지난 3년 동안의 아스널 경기에서는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두었죠. 0-1로 뒤진 아스널의 활발한 공격을 유도하면서 상대 수비 공간이 벌어질때 역습을 노릴 수 있으니까요. 후반 중반에는 맨유가 다시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점에 추가골이 없었습니다. 후반 24분에는 하파엘이 아크 오른쪽에서 루니에게 침투 패스를 받았으나 퍼스트 터치 불안으로 아스널 선수에게 공격이 차단당하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후반 26분에는 판 페르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하파엘 공격이 차단 당한 이후에 로시츠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으로 이어지는 아스널 역습이 시작되었지만 맨유 수비가 정돈되지 못했습니다. 하파엘이 지나치게 공격에 가담하자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빈 공간에서 볼을 터치했습니다. 발렌시아가 뒤늦게 마크했지만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의 빠른 몸놀림과 스루패스를 당해내지 못했고, 판 페르시가 에반스를 뚫고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맨유의 선 수비-후 역습을 오히려 아스널이 역이용했죠.

그럼에도 맨유는 뒷심이 강했습니다. 후반 30분 이후 긱스-박지성-스콜스-발렌시아로 짜인 미드필더진을 구성하는 변화를 노렸습니다. 6분 뒤에는 웰백이 결승골을 터뜨렸죠. 그 시작점은 스콜스 였습니다. 발렌시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아스널 선수의 견제를 받지 않는 틈을 노려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긴 패스를 밀어줬고, 발렌시아는 마크 타이밍을 놓친 아르샤빈을 제치고 박스 안에서 박지성과 2:1 패스를 시도하면서 웰백의 골을 유도했습니다. 웰백이 슈팅을 날렸을 때 아스널 선수 누구도 가까이에서 마크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근처에 있던 메르데자커는 발렌시아가 문전으로 접근할때 그쪽으로 시선이 쏠리면서 웰백의 움직임을 놓쳤죠. 맨유는 이번에도 아스널의 측면 수비 불안을 노렸고, 아스널은 중요한 순간에 수비 집중력이 부족했습니다.

맨유는 이번에도 아스널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아스널 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이상 '맨유>아스널' 구도는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널이 특정팀에게 고질적으로 약한 것은 지금의 축구 스타일을 고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전문 풀백의 줄부상 문제로 여기기에는 램지의 부진이 아쉬웠고, 후반 막판에는 팀 전체가 수비력이 떨어지면서 고비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경험과 패기가 조화된 맨유에게 유리했던 경기였습니다. 또 후반 38분에는 박주영이 교체 투입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코리언 더비가 성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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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이스 나니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포르투갈 국적의 윙어 루이스 나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입지 약화는 이미 예고된 시나리오 였습니다. 박지성-안토니오 발렌시아의 부상 복귀로 나니의 활용 빈도가 낮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첼시 원정, 4강 1차전 샬케 원정 선발 제외가 그 이유죠. 첼시 원정 이전이었던 지난 2일 웨스트햄전에서는 후반 42분에 교체 투입했습니다. 그래서 현지 언론에서는 나니가 팀 내에서의 비중이 낮아진 것을 이유로 이적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인터 밀란이 그 대상입니다.

물론 나니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17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 20일 뉴캐슬전, 23일 에버턴전에 선발 출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맨시티전은 웨인 루니가 징계로 결장했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휴식 차원에서 선발 제외 됐습니다. 뉴캐슬-에버턴전은 박지성이 체력 안배를 이유로 결장했죠.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4강 1차전은 박지성-발렌시아 조합이 측면을 담당했습니다. 나니는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지만 맨유의 어쩔 수 없는 로테이션 멤버였으며, 박지성-발렌시아 복귀의 피해자 였습니다.

'포텐 터진' 나니, 어쩔 수 없는 로테이션 멤버

나니는 2007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프리미어리그 30경기 9골 18도움을 올렸으며 특히 도움 부문에서는 파브레가스(아스널, 14개)를 밀어내고 1위를 기록중입니다. 또한 나니의 존재감은 스탯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팀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이타적인 기질이 제법 성숙해졌고, 측면에서 양질의 볼 배급을 연결하며 공격 옵션들의 골 역량을 키우고 상대 수비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아우라를 자랑했습니다. 윙어로서의 득점력 및 킥력까지 겸비했죠. 올 시즌 맨유 선수중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인물 중에 한 명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나니의 활약상은 2006/07시즌의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보는 듯 합니다. 당시 호날두는 포르투갈 출신 미완의 대기에서 벗어나 맨유의 중심이자 프리미어리그 No.1으로 도약했죠. 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 이를 증명합니다. 맨유가 '호날두 시프트'로 불리우는 호날두 중심의 공격 전술을 즐겨 구사했던 것도 이때부터 였습니다. 개인기 및 탐욕이 콘셉트였던 호날두를 팀의 주연으로 올리며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던 퍼거슨 감독의 의도가 프리미어리그 3연패 및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힘입어 꽃을 피웠죠. 호날두의 전례라면, 나니는 현 시점에서 팀의 에이스가 되었어야 할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맨유는 누구도 팀의 중심이 아닙니다. 호날두는 2년전에 떠났고, 지난 시즌 맨유의 득점력을 책임졌던 루니는 올 시즌 베르바토프-에르난데스의 골 역량을 도와주는 역할로 전환했습니다. 베르바토프는 올 시즌 리그 득점 1위에도 불구하고(약팀 경기에 골이 많은 비효율적인 스탯) 벤치 멤버로 전락했고, 그런 베르바토프를 벤치로 밀어낸 에르난데스도 에이스라고 치켜 세우기에는 어색합니다. 만약 나니가 맨유 공격의 절대적인 존재였다면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4강 1차전에서 선발로 뛰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발렌시아를 중용했죠. 굳이 맨유의 중심을 꼽으라면, 퍼거슨 감독입니다.

맨유는 호날두가 에이스로 군림했던 시절에 비해 선수층이 결코 화려하지 않습니다. 올 시즌에는 주력 선수들이 줄 부상 및 부진에 시달렸던 어려움이 있었죠. 그럼에도 맨유는 퍼거슨 감독에 의해 철저한 '팀 플레이'로 무장하며 꾸역꾸역 승점을 챙겼습니다. 특정 선수 존재감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가 단합하여 성과를 쌓아올리는 조직력의 팀으로 변신했습니다. 나니의 경우에는 올 시즌 스탯이 화려했지만 그 기반에는 팀 플레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자신이 밀어준 패스 또는 크로스를 동료 선수가 골로 화답하거나, 또는 동료 선수가 밀어준 골 기회를 마무리짓거나,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허무는 플레이들이 거의 매 경기에 유기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박지성-발렌시아의 복귀는 퍼거슨 감독이 상대팀에 맞게 '맞춤형 전술'을 활용하는 이득을 안겨줬습니다. 일정한 스쿼드가 아닌, 상대팀 약점을 물고 늘어질 수 있는 변헝적인 스쿼드로 맞설 수 있게 됐죠. 그 일환 중에 하나는 긱스의 중앙 미드필더 변신 이었습니다. 박지성-발렌시아가 부상 후유증 없이 돌아왔다는 점, 그동안 맨유의 중원이 취약했던 특징이 서로 맞물리며 긱스의 포지션 전환이 불가피 했습니다. 그래서 첼시전에서는 선 수비-후 역습이 가능했고, 샬케전에서는 점유율 축구로 상대의 허를 찔렀습니다. 그 중심에는 긱스가 능수능란하게 경기를 조율했고 박지성-발렌시아가 경기 상황에 맞게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죠. 두 명의 윙어는 공격과 수비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나니는 박지성-발렌시아처럼 수비력이 강한 윙어가 아닙니다. 지난 1년 동안 수비 가담이 부쩍 좋아지면서 협력 수비에 자신감을 얻었지만, 박지성-발렌시아에 비하면 상대 선수를 집요하게 따라다니거나 볼을 따내는 면모는 아직 숙달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첼시전에서는 보싱와-애슐리 콜의 오버래핑을 봉쇄할 적임자가 되지 못했고, 샬케전에서는 상대팀의 강점인 빠른 역습을 차단하기에는 공격적인 성향이 치우치는 콘셉트와의 부조화가 걸림돌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선택에 의해 중용받지 못했습니다.

나니의 공격력은 박지성-발렌시아보다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23일 에버턴전 부진이 퍼거슨 감독에게 안좋은 인상을 심어주게 됐죠. 당시 왼쪽 윙어로 출전했으나 루니-에르난데스에게 압박이 집중된 상대 수비를 자신쪽으로 유도하지 못하고 수동적인 움직임을 취했던 것이 화근입니다. 올 시즌 오른쪽 윙어로 많은 경기에 모습을 내밀었던 감각적인 문제,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체력적인 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 나니의 또 다른 습관은 왼쪽이 아닌 오른쪽 윙어로서 극강의 공격력을 자랑했습니다. 오른발로 얼리 크로스를 띄우는 타이밍이 오른쪽에서 빠르며 왼쪽에는 박지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오른쪽이 '수비력이 강한' 발렌시아의 자리입니다. 발렌시아도 나니못지 않게 크로스가 뛰어난 윙어입니다.

물론 나니는 베르바토프처럼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샬케 원정 이전까지는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습니다. 적어도 베르바토프처럼 '위기의 남자'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박지성-발렌시아가 휴식을 취하는 경기라면 나니의 선발 출전은 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세 명 모두 로테이션 멤버입니다. 하지만 나니는 호날두가 과거 맨유의 에이스로 성장했던 패턴을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제외되었죠. 앞으로 남은 아스널전-샬케전(2차전)-첼시전은 그동안의 양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박지성-발렌시아 복귀에 의해 팀 내 입지에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합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맨유가 선수들의 내부 경쟁 가열에 힘입어 시즌 후반에 오름세를 달리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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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안토니오 발렌시아-루이스 나니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 13일 FA컵 8강에서 아스널을 2-0으로 제압하면서 첼시-리버풀전 패배의 분위기를 날렸습니다. '브라질 쌍둥이 형제' 파비우-하파엘이 좌우 윙어로 포진하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변칙 전술이 아스널전 승리의 원동력이 되면서 맨유에게 내제되었던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었죠. 후반전에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교체 투입하면서 6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또한 박지성, 루이스 나니가 팀 훈련에 참여하면서 복귀가 임박했습니다.

박지성-발렌시아-나니 복귀는 맨유 측면이 팀 전력의 약점에서 강점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발렌시아가 지난해 9월 15일 레인저스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던 이후, 6개월 동안 세 명의 선수를 로테이션 시스템에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라이언 긱스가 체력 저하 및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팀에 꾸준히 공헌 못한 것까지 포함하면, 퍼거슨 감독의 측면 운용은 늘 고민거리였죠. 한때 '베베르탕(베베+오베르탕)'이 투입했고, 루니-플래쳐가 측면을 담당했고, 지난 아스널전에서 브라질 쌍둥이 형제가 윙어로 전환했던 때가 있었지만, 박지성-발렌시아-나니 복귀의 무게감은 '상상 이상의 결말'을 기대하게 됩니다.

타이밍이 절묘한 박지성-발렌시아-나니 복귀

우선, 맨유는 앞으로 치를 모든 경기가 중요합니다. 한 경기 희비에 따라 우승을 판가름할 수 있죠. 가깝게는 오는 16일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마르세유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1차전 원정에서 0-0으로 비겼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상대팀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골과 실점을 번갈아가면서 무승부에 그치면 원정 다득점에 의해 16강에서 탈락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프리미어리그는 2위 아스널과 승점 3점 차이로 앞섰지만, 북런던 팀보다 한 경기를 더 치렀기 때문에 선두 수성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FA컵 4강 상대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 입니다. 상대팀 이름 만으로 FA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만약 박지성-발렌시아-나니의 복귀 시점이 늦어졌다면 경기력이 나빠질 가능성이 농후했습니다. 맨유와 상대하는 팀들이 측면 약점을 파고들거나, 또는 루니-베르바토프-에르난데스 같은 공격수들을 봉쇄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아스널전에서 파비우-하파엘 윙어 전환이 성공했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루니-에르난데스 투톱과의 세밀한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못했던(전반 28분 파비우 선제골 과정 논외)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두 선수는 향후 풀백으로 육성되어야 할 유망주들이죠. 그렇다고 긱스-오베르탕-베베를 거의 매 경기마다 믿을수는 없는 일입니다. 박지성-발렌시아-나니의 복귀 타이밍이 절묘했습니다.

특히 박지성은 재계약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야 하는 숙명에 있습니다.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 였지만, 맨유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으면 재계약 성사를 결정합니다. 박지성이 맨유 롱런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기는 올 시즌 후반기 입니다. 지난해 11~12월 맨유의 선수로 뽑힐 만큼 올 시즌 무르익은 공격력을 과시했던 경험이 있지만, 지난해 12월 26일 선덜랜드전 이후 80여일 동안 아시안컵 출전 및 햄스트링 부상으로 맨유 전력에 참여하지 못했던 리스크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팀을 위해서 6시즌 동안 헌신했던 내공은 맨유의 성적 향상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끝내 극복했던 저력이라면 앞날 행보를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4주 회복 기간을 모두 채웠으며 그 사이에 무리하게 투입 되지 않았습니다. 아시안컵 피로 여파에서 벗어났을 것입니다. 이미 대표팀에서 은퇴하면서 3월 말 A매치 데이를 치르지 않는 것도 플러스입니다. 긱스가 1주일에 두 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이 아님을 감안하면, 박지성이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명분이 세워집니다. 실전 감각 및 자신의 장점을 되찾으며 경기력 향상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 또한 '강팀 킬러'로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은 맨유의 우승을 결정짓는 시즌 후반에 필요한 존재임을 부각시킵니다. 관건은 박지성의 폼이 얼마만큼 올라왔느냐 입니다.

그리고 발렌시아-나니는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복귀를 했습니다. 발렌시아는 발목 부상 당시 '시즌 아웃'이 유력한 분위기였고, 나니도 지난 6일 리버풀전에서 캐러거 태클에 의해 정강이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설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나니의 회복이 빨라지면서 맨유의 측면 운용이 탄력을 붙게 됐습니다. 특히 발렌시아-나니는 맨유 득점력에 적잖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발렌시아는 지난 시즌 49경기 7골 11도움을 기록했으며 올 시즌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1골을 터뜨렸습니다. 나니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5경기 9골 15도움으로 리그 전체 도움 1위를 올렸습니다. 맨유 공격의 파괴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발렌시아-나니의 존재감은 단순한 공격 포인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에르난데스의 득점력 및 맨유의 연계 플레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발렌시아는 루니와 호흡이 잘 맞는 만큼, 부활에 성공한 루니의 폼이 꾸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7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진 베르바토프 입장에서도 슬럼프 탈출을 위해 발렌시아 존재감을 반가워 할 수 있죠. 나니는 올 시즌 공격력의 창끝이 날카로워지면서 상대 수비수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로 각인 됐습니다. 그런 나니에게 수비 뒷 공간을 내주는 것 자체가 상대팀에게 원치 않는 시나리오죠. 나니가 루니와 더불어 예측 불가능한 공격 플레이를 펼치며 맨유의 화력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발렌시아-나니의 복귀가 이른감이 있습니다. 맨유가 마땅히 측면에 기용할 자원이 부족하고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기 때문에, 발렌시아-나니 복귀가 앞당겼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퍼거슨 감독 입장에서는 박지성-긱스가 포함되는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해 발렌시아-나니의 체력을 안배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죠. 발렌시아-나니가 무리하게 기용되지 않을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은 선수들입니다. 서로 부상 과정이 아찔했던 만큼, 두 선수가 심리적으로 받은 충격이 아직까지 머릿속에 남아있을지 모릅니다. 특히 발렌시아는 장기간 뛰지 못했기 때문에 퍼스트 터치 및 전술적인 움직임이 불안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발렌시아와 나니는 오른쪽 윙어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지성의 복귀 이후 폼이 나쁘지 않다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맨유의 올 시즌 득점 주요 패턴 중에 하나가 나니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 였습니다. 나니는 볼 배급 과정에서 왼발보다는 오른발로 띄울 때, 볼끝이 세밀하고 궤적이 정확한 이점이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오른쪽에서의 플레이가 많았기 때문에 왼쪽이 다소 어색할 수 있습니다. 발렌시아의 기량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는 나니가 오른쪽에서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왼쪽에서 박지성-긱스가 주로 모습을 내밀었던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죠.

어쨌든, 박지성-발렌시아-나니의 복귀는 맨유 우승의 열쇠로 작용합니다. 또한 맨유가  측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전술적 이득과 직결되죠. 세 선수가 본래의 폼을 되찾는데 개인차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맨유의 주축 선수들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믿어줬던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의욕도 충만하겠죠. 우승을 향한 맨유의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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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1위 질주가 의미있는 이유는 '산소탱크' 박지성의 아시안컵 차출 공백을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29일 버밍엄전, 지난 1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는 박지성 공백을 메우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후 라이언 긱스의 폼이 올라오면서 왼쪽 측면 부담을 덜었죠. 긱스의 회춘에 탄력을 얻은 맨유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으며(15승9무) 무패 우승에 탄력을 얻게 됐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은 오는 5일 잉글랜드로 출국하여 맨유에 복귀합니다. 오는 6일 울버햄턴전을 거르고 12일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큽니다. 아시안컵 일정 및 국가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내에서 설날 연휴를 보냈기 때문에 시즌 후반기 맹활약을 위한 숨고르기가 꿀맛 같을 것입니다. 박지성이 합류하는 맨유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박지성-발렌시아 복귀, 맨유 측면 강해질 것

우선, 맨유가 박지성 공백을 이겨낸 이유는 긱스의 존재감도 있었지만 일정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이미 칼링컵에서 탈락하면서 지난 1월 중순에 칼링컵 4강 1~2차전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주력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내면서 리그 및 FA컵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그 효과는 왼쪽 측면에서 나타났습니다. 긱스의 중용 폭이 넓어지면서 오베르탕 같은 실력이 저조한 선수의 활용도가 줄었죠. 그리고 약팀과의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약팀에 강한' 베르바토프가 골을 몰아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루니-나니의 폼 까지 올라왔습니다.

물론 긱스가 시즌 후반기에 지금 처럼 거의 매 경기 출전하는 것은 힘들겁니다. 1주일에 2경기씩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아니기 때문이죠. 시즌 전반기 햄스트링 부상 등의 이유로 지속적인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최근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지칠 수 있죠. 그 시점에 박지성이 등장하는 것은 맨유에게 반가운 일입니다. 박지성은 아시안컵 이전까지 맨유의 왼쪽 윙어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이전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발휘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포스를 재현하면 맨유의 화력이 식지 않을 전망입니다.

박지성의 등장은 맨유가 스콜스 없이도 빠른 템포의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됩니다. 스콜스는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후반기에 얼마만큼 모습을 나타낼지 미지수 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상대 진영에서 중원 장악에 어려움을 겪는 단점이 나타났죠. 지난달 26일 블랙풀전에서 아담, 지난 2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마쿤의 공격력을 풀어줬던 것이 그 예 입니다. 물론 박지성은 왼쪽 측면을 맡고 있지만 아시안컵 차출 이전까지 빠른 볼 터치에 의한 볼 배급으로 팀의 공격 템포를 높였던 이점이 있습니다. 맨유가 전반기에 스콜스 부상 공백을 걱정하지 않았던 것도 박지성이 충분한 대안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루니가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죠. 그동안 베르바토프의 골 역량을 보조하는 이타적인 패턴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던 루니의 오름세는 맨유 전술이 탄력을 얻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강팀과의 경기 또는 중요한 일전에서 박지성-루니-나니로 짜인 스리톱을 활용하는 명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박지성과 루니의 호흡이 잘 맞는데다, 루니가 골 감각을 되찾으면서 맨유 스리톱의 짜임새가 배가 될 것입니다. 그 전략에서는 '강팀에 약한' 베르바토프가 제외 될 것이며, 또한 베르바토프는 박지성의 빠른 패스를 받아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 불안 요소를 스리톱으로 덮을 수 있죠.

또는 박지성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 가능성이 예상 됩니다. 4-2-3-1에서 원톱 루니를 돕는 체제에서 말이죠. 지난 시즌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2차전, '박지성이 역전골을 터뜨렸던' 지난해 3월 21일 리버풀전 처럼 말입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석권하기 위해 몇몇 중요한 경기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원 장악 및 공수 밸런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4-2-3-1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입니다.(아스날전에서는 4-3-3) 박지성이 피를로의 발을 묶거나 루카스-마스체라노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활약상이 올 시즌에 또 재현될 수 있습니다. 루니가 골 감각을 되찾았기 때문에 박지성의 중앙 이동이 결코 어색하지 않죠.

맨유의 4-2-3-1이 탄력을 얻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발렌시아의 복귀 입니다. 발렌시아는 지난해 9월 15일 레인저스전에서 발목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오는 2월말 또는 3월초에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입니다.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지난 시즌의 활약상을 그대로 발휘하기에는 무리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도 박지성과 더불어 루니와의 호흡이 잘 맞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맨유의 2선 미드필더는 나니-박지성-발렌시아 라인으로 구축되면서 루니가 원톱에 서게 됩니다.

발렌시아의 복귀는 박지성의 선발 출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발렌시아가 오른쪽 윙어를 맡으면서 나니의 왼쪽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세 명의 선수가 로테이션 형태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니는 시즌 내내 오른쪽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왼쪽에 대한 감각이 떨어졌습니다. 본래 왼쪽 윙어이지만 유독 오른쪽에서 파괴력이 올라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해 1월말 맨유에서 입지 회복에 성공했던 것도 오른쪽 윙어 전환이 결정타 였습니다. 오른발을 잘 쓰는 이점을 최대화시켰죠. 어쩌면 발렌시아와 나니가 오른쪽에서 경쟁을 펼치고 박지성이 왼쪽에서 꾸준히 모습을 내밀면서 긱스가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맨유 입장에서 바라보면 박지성-발렌시아가 복귀하면서 측면을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이점을 얻습니다. 시즌 초반 측면 부상자들의 속출로 '기량 숙련도가 떨어지는' 오베르탕-베베를 활용했던 때와 정반대입니다. 그리고 루니가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고 오언까지 부상에서 복귀했습니다. 또한 박지성의 공격력은 올 시즌에 만개했죠. 박지성 복귀는 맨유의 시즌 후반 화력이 무서워질 것임을 예고하는 순간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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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ven Cottage, Fulham v Manchester United, Premier League 22/08/2010 Park Ji-Sung of Manchester United in action Photo Marc Atkins Fotosports International Photo via Newscom

[사진=박지성 (C) 티스토리 PicApp]

'산소탱크' 박지성이 일찌감치 선발 출전이 예상되었던 발렌시아 원정에서 풀타임을 뛰었습니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팀이 전체적으로 공격력에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격의 맥이 시원스럽지 못했습니다.

박지성은 30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2차전 발렌시아 원정에서 풀타임 출전했습니다. 4-2-3-1의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지만 부진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맨유 또한 무기력한 경기력을 거듭했지만, 후반 40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오른쪽에 있던 페데리코 마케다의 대각선 패스를 받아 두 명 사이를 파고드는 과정에서 강력한 왼발슛을 날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습니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발렌시아전에서 11.395km를 뛰어다니면서, 맨유 선수 중에서 두번째로 많은 활동량을 나타냈습니다.(1위는 마이클 캐릭의 11,494km) 44개의 패스 중에 30개를 동료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했지만 패스 정확도가 68%에 그쳤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골닷컴 영문판>을 통해 맨유 선발 선수들 중에서 최저점인 5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발렌시아전에서 부진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맨유가 경기력 침체에 빠진 시점에서 아쉬움에 남는 활약상 이었습니다.

박지성, 왜 발렌시아전에서 부진했나?

우선, 맨유는 발렌시아 원정에서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판 데르 사르가 골키퍼, 에브라-비디치-퍼디난드-하파엘이 포백, 캐릭-플래쳐가 더블 볼란치, 박지성-안데르손-나니가 2선 미드필더, 베르바토프가 원톱을 맡았습니다. 경기 전 UEFA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맨유의 전형을 4-3-3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안데르손이 박지성-나니와 동일 라인을 유지하면서 4-2-3-1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특히 비디치-퍼디난드가 올 시즌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맨유의 수비 불안을 해소할 카드로 떠올랐고, 캐릭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스콜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동시에 슬럼프 탈출을 노리게 됐습니다.

박지성이 4-2-3-1에서 왼쪽 윙어로 출전한 배경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안데르손의 부상 복귀 입니다. 안데르손은 지난 2월 십자인대 파열 이전에 4-2-3-1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담당했으며(그 이후에 박지성), 자신의 공격 재능을 마음껏 살리며 베르바토프와의 성공적인 공존을 노리겠다는 것이 퍼거슨 감독의 전략입니다. 둘째는 발렌시아의 오른쪽 풀백 미겔의 공격력을 방어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미겔은 과거에 비해 실력이 부쩍 줄었지만 폭발적인 공격력과 넓은 활동 폭을 주무기로 삼는 선수이기 때문에 박지성이 그것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이 발렌시아 원정에서 맡았던 역할은 팀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승부처로 작용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종방향 위주로 활동 폭을 넓히며 상대 옆구리를 흔들었습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한 커버 플레이를 통해 상대의 오른쪽 공격 맥을 끊었고, 공격시에는 미겔과 매치업을 펼치며 상대 배후 공간을 노릴려는 움직임이 역력했습니다. 전반 12분에는 문전 중앙쪽으로 스위칭하면서 후방에서 올라오는 공을 받으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맨유 공격 옵션 중에서 가장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14분 하프라인에서 안데르손에게 헤딩 패스를 정확히 연결했지만, 그때까지는 6개의 패스 중에 4개를 부정확하게 연결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상대가 촘촘한 수비망을 구성하다보니 맨유의 공격 효율이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죠.

그 이후의 박지성은 전반 24분 에브라와 2대1 패스를 연결하기 전까지 10분 동안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습니다. 맨유가 발렌시아의 집요한 왼쪽 공격에 의해 나니 뒷 공간에서 여러차례 공격 침투를 허용하면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박지성보다는 나니쪽에 몰려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발렌시아가 왼쪽 측면에서 마타-코스타-도밍게스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볼의 점유율을 늘리고 슈팅을 시도하면서 맨유 선수들이 차단하는데 급급했죠. 그래서 박지성의 번뜩이는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했고 베르바토프가 전방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박지성의 침체는 선수 본인의 경기력 저하도 없지 않지만, 팀의 밸런스가 깨져버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전반 20분 이전까지 날카로운 볼 배급을 자랑했던 나니가 상대 왼쪽 풀백 마티유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한데다 배후 공간을 계속 허용하면서, 안데르손-베르바토프와의 공존 체제가 무너지고 맨유의 공격이 살아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안데르손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어중간한 활약을 펼치며 공을 받을 위치조차 잡지 못하는 답답함을 나타냈습니다. 캐릭-플래쳐로 짜인 더블 볼란치도 코스타-알벨다와의 허리 싸움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하프라인 윗쪽으로 넘어오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수비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고 공격 과정에서의 볼 터치가 적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의 전반 33분 공격력은 아쉬움에 남았습니다. 박스 왼쪽 깊숙한 곳에서 미겔과 매치업을 벌일 때 한 박자 빨리 드리블 돌파를 통해 공간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띄웠다면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도가 늦다보니 또 한 명의 발렌시아 선수와 매치업을 벌이면서 힘겹게 1:2 싸움을 펼쳤고 겨우 횡패스를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나니가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 박지성이 과감한 돌파를 통해 맨유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43분에도 미겔과 정면에서 맞닥드렸지만 옆쪽으로 우회하는 과정에서 볼 터치가 길었던 바람에 상대팀 선수에게 차단당하는 아쉬움을 남긴 끝에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후반전에 나선 맨유는 전반전보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플래쳐가 좌우 간격을 벌리고 종방향의 움직임을 늘리면서 맨유가 후반 초반 경기 흐름을 장악했습니다. 여기에 하파엘이 발렌시아 왼쪽 수비 뒷 공간까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상대 왼쪽 윙어 마타의 배후 공간을 파고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여파는 후반 10분 베르바토프가 박스 왼쪽 공간에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달고 오른발 강슛을 날리면서 양팀 선수중에 처음으로 유효슈팅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시작 후 55분 동안 유효 슈팅이 없었던 공방전이 베르바토프의 슈팅에 의해 박진감이 살아났고 맨유의 공격 분위기가 살아나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박지성이 속한 왼쪽보다는 오른쪽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을 나타낸 것은 상대 수비에게 읽히는 원인이 됐습니다. 나니가 마티유에게 봉쇄당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던 것이 발목 잡히는 원인이 됐죠. 그래서 후반 15분에는 박지성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터치하여 문전쪽으로 돌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미겔의 강력한 파워에 밀려 2차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2분 뒤 하프라인 중앙에서 볼을 받는 즉시 재차 패스를 연결하며 스위칭으로 공격의 활기를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후반 22분과 23분에는 맨유 진영에서 전진패스 2개를 정확히 연결했고, 24분에는 플래쳐와의 2대1 패스를 성공시키며 패스 플레이에 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후반 25분을 넘어선 이후부터 다시 볼 터치가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고 그 여파는 경기 종료까지 계속 됐습니다. 경기 전체적인 관점에서, 미겔이 오버래핑을 펼칠 수 있는 틈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던 움직임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더욱 요구되었던 것은 공격력 이었습니다. 맨유의 다른 공격 옵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박지성이 상대 수비를 맹렬하게 흔들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미겔의 파워와 끈질긴 수비력을 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40분에 에르난데스가 마케다의 대각선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성공시켜 맨유가 1-0으로 이겼지만, 박지성 입장에서는 발렌시아 원정을 통해 좀 더 분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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