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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세 무리뉴 인테르 감독이 바르사와의 4강 2차전 경기 도중에 엄지 손가락을 드는 모습 (C) 티스토리 PicApp]
'별들의 전쟁'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상대가 드디어 가려졌다. 바이에른 뮌헨과 인터 밀란이 유럽의 유수한 강호들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유럽 제패에 도전하게 됐다. 특히 4강 1~2차전에서는 공수 양면에 걸친 탄탄한 조직력과 수준급의 기량을 선보이며 챔피언스리그에 우승할 수 있을만한 자격이 충분함을 입증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지난 주 4강 1차전에 이어 이번에는 4강 2차전을 위주로 종합 리뷰를 대화체로 정리했다. 아울러 FC 바르셀로나-인터 밀란-바이에른 뮌헨은 대화체 편의상 바르사-인테르-뮌헨으로 표기한다.
Q.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챔피언스리그 4강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제목인데...
A. 너도 그 말을 알고 있구나. 어느 프로야구 감독이 몇년 전에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명언을 했었지. 그런데 그 감독이 결국에는 직접 내려가더라고. 명장에서 평범한 감독으로. 나머지 이야기는 야구팬들이 잘 알겠지만,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을 보면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말이 떠오르더라고. 내가 그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팀의 팬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Q. 내려갈 팀이 내려간다면 바르사도 그 중에 하나였겠네.
A. 그렇지. 바르사의 챔피언스리그 2연패 가능성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고 유럽 최강의 전력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4강 상대가 인테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인테르는 바르사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거든. 역대 챔피언스리그 2연패 팀이 없었음을 상기하면, 바르사에게 인테르전은 힘들고 어려운 고비였어.
Q. 인테르가 바르사보다 더 약하지 않았어? 너의 생각이 좀 의외인데.
A. 내가 4강 시작하기 전에 '인테르가 바르사를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면 악플러들이 가만두지 않았을거야.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인테르가 바르사와 대등한 접전을 펼칠 것이다'라는 마음 속 생각을 했었는데 이길줄은 몰랐어. 특히 인테르 홈에서 열렸던 4강 1차전 3-1 승리가 그랬지. 바르사에게 경기 초반 골을 헌납하고 3골을 넣을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런데 그게 인테르의 결승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했지. 원정 2차전에서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던 이유가 3-1 리드를 지키기 위함이니까. 피케에게 후반 37분 실점을 헌납했지만 결과적으로 리드를 지키고 결승에 진출했지.
Q. 인테르가 32강 본선에서는 바르사에게 패하지 않았어?
A. 맞아. 32강 본선에서 1무1패로 바르사에게 열세였지. 원정에서는 0-2로 패했어. 하지만 인테르의 행보는 32강 본선과 토너먼트가 서로 대조적이야. 32강에서는 본선 5차전까지 1승3무1패로 부진할 만큼 탈락 위기에 있었거든. 그런데 16강 부터 4강 1차전까지 토너먼트 5경기를 모두 이겼어. 이것은 주축 선수들이 선 수비-후 역습 전술에 몸이 베이면서 경기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과 커버 플레이에 따른 수비 조직력 향상으로 이어졌지. 그래서 압박이 점점 견고해지고 강해지면서 바르사를 제압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어. 경기를 치를수록 폼이 올라온 것이지.
Q. 무엇보다 메시의 부진이 의외였어.
A. 메시가 아스날과의 8강 2차전에서 4골 넣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인테르와의 4강 1~2차전은 부진했지. 1차전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메시 활용에 실패했고, 2차전은 메시의 공격 패턴이 인테르에게 읽혔던 것이 맞아. 메시가 1차전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는데 오히려 바르사에게 악수로 작용했어. 캄비아소-모따를 더블 볼란치로 놓는 인테르의 중원 압박이 강했거든. 메시는 좁은 공간에서 돌파할 공간을 좀처럼 찾지 못했는데 2차전에서는 키부-사네티의 협력 수비에 걸려들었고. 허정무호가 참고할 필요가 있어.
[사진=인테르와 바르사의 경기 장면 (C) 티스토리 PicApp]
Q. 그런데, 단순히 수비만 잘한다고 해서 결승 진출이 가능한걸까?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종목이잖아.
A. 그건 너의 생각이 모순이지. 수비 위주로 나간다고 해서 공격 의지가 없는건 아니잖아. 인테르가 4강 2차전에서 수비에 치중했지만 1차전을 3-1로 이겼잖아. 물론 1차전에서도 수비력이 탄탄했지만, 선 수비-후 역습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인테르의 공격력은 칭찬을 받아야해.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둔 것은 1차전과 같은 전략이었지만 에토-스네이데르-판데프를 2선 미드필더를 통한 빠른 역습 전개를 통해 상대 좌우 풀백을 흔들어 3골의 발판을 마련했으니까. 2차전에서는 1차전 승리 원동력인 역습이 없었을 뿐이었어. 축구는 점유율보다는 골을 넣는 전략이 더 중요한 경기거든.
Q. 결국 무리뉴 감독의 역습이 과르디올라의 공격 본능을 제압했군.
A. 무리뉴 감독 이전에 인테르 위주의 관점에서 논하고 싶은게 있어. 나는 즐라탄-에토의 맞트레이드, 막스웰을 바르사로 보낸 것, 밀리토-모따-루시우의 영입,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 위기에 놓였던 스네이데르를 받아들인 인터 밀란의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성과가 제대로 적중했다고 생각해.
에토가 바르사 시절 만큼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2선에서 공을 받아 전방으로 치고 나가는 집중력과 근성이 좋거든. 즐라탄이 있었던 인테르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선수가 없었는데 에토가 측면에서 그 역할을 하는거야. 에토를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 4-2-3-1을 구사한 무리뉴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고 그것이 바르사 격파의 원동력이 됐어. 에토가 1차전에서 상대 좌우 풀백읠 뒷 공간을 파고들며 박스쪽으로 날카로운 볼 배급을 하며 득점의 발판을 열었거든. 2차전에서 막스웰-페드로 봉쇄하는거 보니까 수비 능력까지 출중하더라고. 내가 보는 에토는 먹튀가 아니야.
즐라탄의 공백은 밀리토의 공간 창출로 채웠지. 비록 밀리토가 즐라탄처럼 매력적인 타겟맨은 아니지만 상대 수비의 빈 틈을 노려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의 골을 도와주는 체질은 강하거든. 반대로 바르사는 이러한 부분이 약했어. 에토가 빠지고 즐라탄이 들어오니까 공격 마무리가 끊기는거야. 특히 인테르와의 4강에서 그랬지. 에토가 동료 선수와의 끊임없는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며 다득점을 양산했는데, 즐라탄에게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거든. 결국 인테르전에서 즐라탄이 인테르 수비수들에게 봉쇄당하면서 탈락의 빌미를 열어줬지. 즐라탄-에토의 맞트레이드는 서로에게 득과 실이 뚜렷했지만, 인테르의 '근소한' 승리에 무게감이 실리지.
스네이데르는 무리뉴 감독의 스타일인 역습 공격의 정점 역할을 하는 선수야. 양발을 통한 다채로운 패스 연결과 넓은 움직임, 안정적인 공수 전개 유지가 뛰어난 선수거든. 인테르가 4강 1차전에서 승리했던 것도 스네이데르를 통한 역습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스네이데르의 역습 본능은 에토-밀리토-판데프와 함께 공존하면서 인테르의 공격 색깔이 완성됐지. 공격적인 성향의 막스웰을 바르사로 보내고 사네티를 왼쪽 풀백으로 쓴 것, 모따의 영입은 수비 밸런스 강화의 측면이 두드러졌지. 결국, 인테르의 여름 이적시장 행보는 무리뉴 감독의 선 수비-후 역습을 강화하는 의지로 요약되는데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어.
[사진=리옹과의 4강 2차전 3-0 승리 이후 환호하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C) 티스토리 PicApp]
Q. 아까 인테르 이야기를 자세하게 이야기 하는 바람에 내가 더 이상 질문할게 없다. 그러면 뮌헨-리옹의 경기로 넘어가 볼까? 뮌헨이 2차전에서 올리치의 해트트릭으로 3-0 승리를 거두었어.
A. 올리치의 골 냄새는 70년대 뮌헨과 독일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였던 뮐러를 보는 것 같았어. 후방 옵션들이 박스 부근에서 공격을 펼치면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달려들어 골을 넣더라. 상대 수비를 유린하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위치선정이 아주 좋아. 골 결정력도 좋지만,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하는 자세를 더 칭찬하고 싶어. 그것이 전형적인 골잡이들의 본 모습이니까. 한국 축구에도 그런 유형의 골잡이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Q. 경기가 싱겁게 끝나지 않았어?
A. 나도 같은 기분이야. 아까 내가 서두에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말을 했잖아. 바르사에 이어 리옹도 그런 꼴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클래스가 아니었거든. 리옹의 현재 전력으로는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해. 16강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천적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빛을 발했고 8강 보르도전은 프랑스리그 클럽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Q. 그렇다고 리옹을 낮게 평가하는거 아냐? 프랑스리그 최강팀에게 감히 그런 평가를!
A. 리옹이 프랑스리그 최강인 것은 예전 이야기잖아. 지난 시즌에 보르도가 우승했고 올 시즌에 마르세유가 유력한데. 그리고 리옹의 올 시즌 리게앙 순위는 5위야.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 리그에서 보게 될 지도 몰라. 프랑스리그 7연패하던 그 리옹이 아니야.
Q. 그걸 내가 착각했네. 그런데 리옹에게 왜 그런 평가를 했어.
A. 그건 네가 경기 싱겁게 끝났다고 하니까 내가 받아친것 뿐이지. 리옹은 뮌헨에게 한 수 혹은 두 수 아래의 경기를 펼치더라고. 공격이 번번이 끊어지는 것을 비롯해 수비 조직력이 불안하더라고. 원톱인 리산드로가 번번이 고립되면서 벤제마의 존재감만 크게 만들어 놓았고, 고부-바스토스로 짜인 측면 옵션의 한 박자 늦은 기동력과 템포 전개, 마쿤-고나론스로 짜인 더블 볼란치가 슈바인슈타이거의 종적인 움직임을 계속 놓친 것, 로번 봉쇄 실패에 중앙 수비 불안까지 뮌헨을 이길 묘안이 없더라.
Q. 로번이 왼발잡이인데 뮌헨에서 경기하는거 보니까 오른쪽에서 잘하더라. 그 이유가 있어?
A. 로번이 에인트호벤과 첼시에 있을때는 전형적인 왼쪽 윙어로 통했지. 물론 첼시에서는 더프와의 스위칭이 잦았어.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에는 오른쪽 윙어로서 만발의 기량을 보여줬어.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공격을 전개하면 볼 배급 타이밍이 빨라지기 때문에 상대 수비가 봉쇄하기 쉽지 않아. 그래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유도하는 것이고. 그동안 오른쪽에서는 왼발로 피니시를 해결하려다보니 결정력이 부족했는데 뮌헨에서는 개선이 됐지. 분데스리가에서는 오른발로 골 넣었던 적도 있으니까.
Q. 그렇다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예상해볼까?
A. 창과 방패의 싸움이지. 뮌헨은 로번-올리치-슈바인슈타이거-알틴톱 같은 공격 성향의 선수들을 앞세워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고, 인테르는 선 수비-후 역습을 통해 수비에 중심을 두다가 반격을 노리겠지. 리베리의 결승전 출전 정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아. 알틴톱의 파괴력은 리베리 못지 않거든. 지난 시즌 결승에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전술싸움에서 패했던 것 처럼, 무리뉴-판 할 감독의 선택이 두 팀 우승의 희비를 가르겠지.
그리고 우승팀을 예상하자면 인테르가 될 것 같아. 첼시-바르사를 꺾은 자신감이라면 결승전은 문제 없어.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 시점일 뿐, 결승전 이전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께.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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