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 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17경기에서 21골 6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전 부진을 이유로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신세입니다. 정규리그에서 득점 1위를 지켰지만 그동안 바르셀로나전에서 기대 만큼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는 리오넬 메시의 2인자라는 이미지가 짙어졌죠. 레알 현지 팬들에게 실망감을 사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레알에서 경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레알 레전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는 얼마전 호날두를 야유하는 팬들을 옹호했습니다. 레알팬들의 애정어린 질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날두가 지금까지 레알에서 무수한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지만, 팀의 바르셀로나전 승리 및 우승을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지난 시즌 국왕컵 결승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레알의 1-0 승리를 이끈 경험이 있지만, 국왕컵보다 더 중요한 프리메라리가-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전에서는 공격력이 전체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레알이 두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바르셀로나를 이겨야만 합니다. 호날두는 그 부분에서 레알팬들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것이죠.

그럼에도 호날두를 향한 레알팬들의 야유가 과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바르셀로나전에서 메시를 뛰어넘는 경기력을 발휘한 경험이 적었지만, 포르투갈 출신의 득점기계가 없었다면 라이벌팀 독주를 그저 바라만 보는 상황에 처했을지 모릅니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17경기 21골 6도움은 누구도 이루기 힘든 기록입니다.(메시는 17경기 17골 6도움) 지금까지 상대팀의 집요한 견제를 받고도 엄청난 공격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호날두 야유는 옳고 그름 이전에는 양면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죠.

호날두는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로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07/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 더블 우승을 이끌때 말입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 바르셀로나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끝내 팀이 우승했던 효과가 컸습니다. 포르투갈 대표팀 일원으로서 유로 2008 8강 탈락을 맞이하고도 말입니다. 그 이후 3시즌 동안 메시와 바르셀로나에게 가려졌죠. 두 존재는 호날두가 다시 No.1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벽입니다.

호날두에게 2012년은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지위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첫째는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달성한 클럽이 없었습니다. 그 통계가 올 시즌에도 유효하면 지난 시즌 유럽을 제패했던 바르셀로나의 챔피언 수성이 무너집니다. 메시가 4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하려면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야 합니다. 2012년에는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가 열리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 올림픽대표팀은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죠. 만약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면, 호날두 같은 또 다른 선수의 세계 No.1 등극이 유력합니다.

둘째는 레알의 프리메라리가-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 입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레알 사령탑을 보장 받으려면 두 대회 중에서 적어도 하나는 우승을 해야 합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지난해 12월 바르셀로나에게 패했지만, 현재 순위에서는 바르셀로나를 승점 5점 차이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010/11시즌 4강에 진출하면서 '16강 징크스' 격파에 성공했죠. 레알의 최근 몇 시즌 챔피언스리그 성적을 되돌아보면 지난 시즌 4강은 만족스런 결과입니다.(반대로 생각하는 축구팬도 있겠지만) 올 시즌에는 팀 전체가 유럽 제패에 의욕을 발휘할 수 밖에 없죠.

셋째는 유로 2012입니다. 호날두가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면 유로 2012에서 유럽 최고의 공격수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포르투갈이 메이저 대회 우승과 인연이 멀은 아쉬움이 있지만, 유럽 최고의 국가 대항전에서 강렬한 임펙트를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국의 유럽 챔피언을 이끌지 못해도 '역시 호날두'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포르투갈은 네덜란드-덴마크-독일로 짜인 '죽음의 조' B조 편성이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독일에게 4년 전 8강에서 탈락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호날두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으려면 유로 대회보다는 챔피언스리그가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메시의 경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친데다 아르헨티나가 8강에서 탈락했고 2009/10시즌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다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왕을 달성했으며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은 그때도 유럽 최강이었죠.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FIFA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가 통합하면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가 최종 후보 명단에서 제외된 것도 메시에게 행운이 따랐죠. 앞서 언급했지만, 호날두는 2008년 포르투갈의 유로 대회 우승을 견인하지 못했지만 맨유에게 두 개의 우승을 안겼습니다. 챔피언스리그의 중요성이 크다는 뜻이죠.

호날두는 레알팬들의 야유를 환호로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은 레알팬들의 악화된 반응이 야속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레알>바르셀로나' 구도를 형성하려면 슈퍼스타의 비범한 아우라가 필요합니다. 호날두가 바르셀로나와 겨룰 때 반드시 발휘해야 할 기질이죠. 2012년 유럽 축구가 기대되는 이유는 '메시>호날두' 흐름이 바뀔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바르셀로나 팬들은 호날두의 도약을 원치 않겠지만요. 오는 4월 23일 엘 클라시코 더비(프리메라리가)를 비롯해서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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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콜롬비아전에서 0-0으로 비긴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C) 코파 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메인(ca2001.com)]

'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표현은 진부합니다. 많은 축구팬들은 수많은 경기들을 보면서 팀으로 하나되어 뭉치는 케이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를 지켜봤죠. 아무리 개인 역량이 출중하더라도 팀으로 단합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팀을 형성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럼에도 축구에서 팀이 중요한 것은 불변합니다. 축구 전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팀의 밸런스가 중요시되었고 상대팀 공략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죠. 축구에서 팀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가 자국에서 개최된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 졸전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2일 A조 볼리비아전 1-1 무승부에 이어 7일 콜롬비아전에서는 0-0으로 득점없이 비겼으며 2경기 모두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습니다. 12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회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탈락할지 모릅니다.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 최고의 국가 대표팀을 가리는 메이져 대회라는 점에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졌습니다. 콜롬비아전이 끝난 뒤에는 아르헨티나 관중들이 선수들에게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개인은 강하지만 팀이 약하다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로메로가 골키퍼, 사네티-밀리토-부르디소-사발레타가 수비수, 캄비아소-마스체라노가 더블 볼란치, 바네다가 공격형 미드필더, 테베스-메시-라베찌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5일 전 볼리비아전과 비교하면 사발레타가 로요 대신에 선발 출전했고 사네티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미드필더진이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이전 경기 문제점을 극복할 변화가 없었습니다. 바티스타 감독이 테베스-메시-라베찌 조합을 2경기 연속 가동된 것은 볼리비아전 문제점이었던 공격력 불안을 해소하려는 마음을 의심하게 됩니다.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는 뜻이죠.

테베스-메시-라베찌 조합은 사실상 공존에 실패했습니다. 테베스-라베찌가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거듭하면서 메시가 최전방에서 골을 해결짓는 기회가 줄었습니다. 메시는 최전방에서 2선으로 내려오면서 정교한 패싱력에 역점을 두며 이타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그 이상의 공격력이 없었죠. 주변 공격 옵션들은 서로 공격을 해결하느라 바빴고, 공격 전개 과정에서 동료와 호흡이 맞지 않아 상대에게 패스가 차단되기 일쑤였습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팀이 도와주지 못하면 힘을 못씁니다. 문제는 볼리비아전에 이어 콜롬비아전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바티스타 감독은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스리톱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어야 했지만 끝내 부진을 방관하고 말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전에서 90분 동안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콜롬비아가 간헐적으로 역습을 시도했지만 경기 전체적 흐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우세였죠. 하지만 슈팅 숫자에서는 아르헨티나가 7-9(유효 슈팅 6-5, 개)로 밀렸습니다. 테베스-메시-라베찌 조합이 실패였음을 상징하는 꼴입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하면서 파괴력을 키울 공격 옵션이 마땅치 않아 상대팀보다 슈팅이 적었던 것이죠. 테베스-라베찌는 측면을 맴돌았고 메시는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박스 바깥에서의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특히 공격 과정에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꾸준하지 못했고, 패스를 주는 선수와 받는 선수의 약속된 움직임이 떨어지면서 무수하게 공격이 끊어졌습니다. 개인은 강하지만 팀이 약했던 오합지졸 공격력이 아르헨티나의 현 주소 였습니다.

[사진=카를로스 테베스-리오넬 메시-에세키엘 라베찌 (C) 코파 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a2011.com)]

코파 아메리카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전에서 지공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끝내 골망을 가르지 못했습니다. 상대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했으나 끝내 수비 조직을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상대가 밀집 수비를 형성하는 타이밍을 벌어줬고, 공격진에서는 2대1 패스 및 대각선 패스 또는 원터치 패스의 활발함 보다는 지나치게 종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종패스 및 드리블 돌파가 주를 이루며 공격 템포를 높였지만 그 흐름이 일관되면서 상대 수비에게 번번이 차단 당했죠. 여기에 공격 옵션들이 부조화에 빠지면서 수준 높은 팀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바네가의 경기 조율이 미진했습니다. 발렌시아의 플레이메이커이자 아르헨티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지배하는 임펙트가 있어야 하는데 동료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면서 빛이 바랬습니다. 주변 선수들이 종방향 공격 전개를 고집하면서 유기적인 공격을 기대하기가 어려웠죠. 물론 바네가는 잔패스 상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패스 정확도가 제법 높았습니다. 하지만 패스의 영양가가 떨어집니다. 옆쪽과 뒷쪽으로 내주는 패스들이 많아지면서 상대 수비 공간을 허무는 공격 전개가 소극적이었죠. 특히 킬러 패스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가 콜롬비아 수비진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후반전에는 가고-아궤로-이과인을 교체 투입하면서 화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테베스-이과인-아궤로가 스리톱을 맡고 가고-메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마스체라노가 홀딩을 담당하는 공격 변화를 노렸죠. 하지만 테베스-아궤로가 측면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이과인이 최전방에서 고립되었고, 가고는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메시는 동료들의 부진속에서 점점 지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볼리비아전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위기의 아르헨티나를 구했던 아궤로도 팀의 무기력한 분위기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서로 어긋나는 공격을 펼치면서 끝내 득점없이 비겼죠.

또한 전반 25분에는 실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밀리토가 부르디소의 오른쪽 횡패스를 받아 골키퍼 로메로에게 백패스를 연결한 것이 콜롬비아 왼쪽 윙어 라모스에게 차단 당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다이로 모레노가 볼을 터치하여 슈팅한 것이 골대 바깥을 스치고 말았죠. 박스쪽에서 침착히 대응했다면 아르헨티나는 실점을 허용했을 것입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한국전에서 이청용에게 골을 내줬던 상황과 흡사합니다. 수비수들이 볼을 돌리는 경우가 잦았지만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상대 공격 옵션에게 볼을 빼앗기고 말았죠. 공격력에 이어 수비력까지 불안했던 아르헨티나 였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2일 코스타리카전에 나섭니다. 이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8강 진출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코스타리카에 앞서지만 지난 두 경기 양상을 놓고 보면 승리를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선수들의 응집력이 하루 아침에 좋아질 수는 없지만, 서로 공격을 해결하거나 지나치게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개인 클래스는 남미 상위권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팀 클래스를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죠. 볼리비아-콜롬비아전에서의 무기력함을 극복할지 다음 경기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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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르헨티나의 볼리비아전 1-1 무승부를 발표한 코파 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C) ca2011.com]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유했지만 그 팀이 항상 이길 수는 없습니다. 축구는 개인보다는 팀이 강해야 하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라도 팀과 융화하지 못하거나 또는 팀이 도와주지 못하면 무용지물 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그 예 입니다.

'남미 국가 대항전' 코파 아메리카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가 개막전에서 졸전을 펼쳤습니다. 2일 오전 9시 35분(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시립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1 코파 아메리카 A조 1차전에서 볼리비아에 1-1로 비겼습니다. 후반 3분 에디발로 로하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31분에는 세르히오 아궤로가 동점골을 넣으며 패배를 모면했습니다. 경기 내용까지 불안했던 아르헨티나는 7일 콜롬비아전, 12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승리해야 8강 진출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공격력이 저조했던 이유

아르헨티나는 볼리비아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로메로가 골키퍼, 로요-부르디소-밀리토-사네티가 수비수, 마스체라노가 수비형 미드필더, 바네가-캄비아소가 공격형 미드필더, 라베찌-메시-테베스가 스리톱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라베찌-테베스는 전반 15분 이후에는 자리를 바꾸며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볼리비아는 4-4-2를 활용했습니다. 아리아스가 골키퍼, 구티에레스-리베로-알바레스-랄데스가 수비수, 캄포스-로블레스-플로레스-바카가 미드필더, 로하스-모레노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코파 아메리카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경기 내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슈팅 15-6(유효 슈팅 7-6, 개) 파울 13-24(개)가 말하는 것 처럼 많은 공격을 시도했고, 볼리비아는 수비 축구를 지향하며 아르헨티나 공격을 파울로 끊는데 주력했습니다. 창과 방패의 전형적인 대결이었죠. 아르헨티나가 볼리비아전에서 파괴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려면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임펙트가 필요합니다. 볼리비아는 엄연히 남미 약체이지만 아르헨티나에 한 발 물러나면서 경기를 펼칠 것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후반 31분 아궤로가 동점골을 넣기 전까지 무기력한 공격력을 일관했습니다. 공격진을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팀워크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내며 볼리비아 밀집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공격 옵션끼리의 호흡이 안맞거나, 부정확한 볼 배급을 일관하거나, 지나치게 드리블을 시도하거나, 측면에 의존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지구촌 축구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과 다를 바 없었죠. 감독은 마라도나에서 바티스타로 바뀌었지만 볼리비아전 한 경기를 놓고 보면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이 없었습니다.


[사진=리오넬 메시 (C) 코파 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a2011.com)]

마라도나 감독의 문제점은 메시가 소유한 축구 재능을 팀 전술에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메시는 4-2-3-1 또는 4-3-1-2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5경기 30개 슈팅을 날리고도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스스로의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팀원들이 도와주지 못하면서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포스를 발휘하지 못했죠. 경기력 회복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상대적으로 골이 부족했습니다. 바티스타 체제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볼리비아전에서는 바르사 포메이션처럼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하는 4-3-3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지만 경기 내용에서 평균 이상 활약했을 뿐입니다.

아르헨티나와 바르사의 차이는 사비-이니에스타의 존재감 유무 입니다. 바르사는 사비-이니에스타가 창의적인 패싱력과 무수한 활동량으로 경기를 조율하면서 메시 골 역량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오래전부터 정착됐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사비-이니에스타 기능을 해야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최전방 공격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2선으로 내려가면서 볼을 터치하는 경향이 강했죠. 마스체라노-캄비아소는 사비-이니에스타와 달리 중원에서 터프한 수비력을 발휘하는 홀딩맨입니다. 바네가는 발렌시아의 플레이메이커로 활약중이지만 상대 압박에 취약한 약점이 있습니다. 마스체라노 같은 홀딩맨이 있어야 공격적인 장점을 내뿜을 수 있지만 끝내 볼리비아전에서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했죠. 그래서 메시가 2선에 가담하는 움직임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볼을 잡을때 이후의 공격 전개의 세밀함이 떨어졌습니다. 가령, 메시가 A라는 선수에게 패스하면 B선수와 C선수가 A선수 근처로 접근하거나 상대 수비 사이를 비집으면서 침투 패스 경로를 찾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는 B-C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서로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면서 공격의 짜임새가 떨어졌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나 맨체스터 시티의 실바 같은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 옵션이 없었죠. 그 과정에서 테베스-라베찌 사이의 호흡이 안맞으면서 서로의 측면 돌파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나마 전반 32분에는 캄비아소가 박스 안쪽으로 침투해서 리바운드 슈팅을 날렸지만 골망을 가르지 못했죠.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과 함께 캄비아소를 빼고 디 마리아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메시가 4-3-3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갔고 디 마리아-테베스-라베찌가 스리톱을 형성했죠. 홀딩맨 1명을 줄이고 공격 옵션을 보강하면서 메시의 이타적인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바티스타 감독의 복안입니다. 메시는 슈팅보다는 패스를 내주는 플레이에 집중하며 공격수들을 보조했죠. 경우에 따라서는 바네가-마스체라노와 동일 선상에서 뛰었죠. 하지만 메시는 '골에 강한' 공격수입니다. 바르사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던 것은 천부적인 골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바티스타 감독은 자신의 전술로 메시의 파괴력을 축소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볼리비아와의 후반전은 메시가 전형적인 미드필더 성향으로 변하게 됩니다.

결국, 메시의 공격력은 볼리비아 수비진에게 읽혔습니다. 메시가 볼을 공급하는 형태임을 볼리비아가 알아채면서 미드필더진의 압박을 강화했죠. 전반 중반부터 시도했던 포어 체킹은 여전히 변함 없었습니다. 특히 후반 17분에는 메시가 중원에서 테베스 쪽으로 긴 스루패스를 날렸으나 상대 수비에게 차단 당했습니다. 상대 수비가 메시의 공격 패턴을 읽었다는 뜻이죠. 공격 옵션끼리의 부조화는 여전히 변함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는 후반 25분 라베찌를 빼고 아궤로를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만약 바티스타 감독이 아궤로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아르헨티나는 개막전 패배라는 뜻밖의 충격을 당했을 것입니다. 아궤로는 프리롤 임무를 부여받으며 최전방과 오른쪽 측면을 활발히 질주했습니다. 왼쪽에서는 디 마리아의 침투가 변함 없었죠. 전반전부터 수비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던 볼리비아가 후반 중반부터 주력이 떨어지면서, 아궤로-디 마리아의 침투를 앞세운 아르헨티나 공격력이 회복됐습니다. 그 결과 후반 31분 디 마리아의 왼쪽 크로스를 부르디소가 박스 왼쪽에서 가슴 트래핑으로 받았던 볼을 아궤로가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꽂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는 '메시 효과'를 이루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치면서 개막전 졸전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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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오넬 메시 (C)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barcelona.com)]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엘 클라시코 더비'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를 상대로 스페인 국왕컵 결승전 패배를 복수했습니다. 원정 적지에서 완승하면서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밟았습니다. 반면 레알은 예상치 못한 퇴장에 발목 잡혔습니다.

바르사는 28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전에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리오넬 메시가 후반 32분과 41분에 골을 넣으며 바르사 승리를 이끌었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1골을 기록하면서 세 시즌 연속 득점왕 등극이 거의 유력합니다. 레알은 후반 15분 페페가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당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조세 무리뉴 감독까지 퇴장으로 벤치를 떠나는 악재가 겹친 것이 패배의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2차전은 다음달 4일 캄프 누에서 진행됩니다.

레알, 공세를 펼쳤던 경기 초반

레알은 바르사전에서 4-3-2-1로 나섰습니다. 카시야스가 골키퍼, 마르셀루-알비올-라모스-아르벨로아가 수비수, 라사나 디아라(이하 라스)-페페-알론소가 미드필더, 디 마리아-외질이 윙어, 호날두가 원톱으로 출전했습니다. 카르발류는 경고 누적, 케디라는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바르사는 4-3-3을 활용했습니다. 발데스가 골키퍼, 푸욜-마스체라노-피케-알베스가 수비수. 부스케츠가 수비형 미드필더, 케이타-사비가 공격형 미드필더, 비야-메시-페드로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푸욜이 왼쪽 풀백 자원인 아드리아누-막스웰 부상 공백을 메웠으며 이니에스타가 오른쪽 다리 근육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은 두 팀 미드필더들의 접전이 치열했습니다. 레알이 포백을 윗쪽으로 올리는 전진 수비 형태를 취하고 미드필더끼리 촘촘이 붙어다니며 패스를 주고 받았습니다. 전반 8분 점유율에서 50-50(%)로 균형을 맞추면서(상대가 '점유율 지존' 바르사임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공격적인 흐름을 나타냈죠. 이것은 1차전을 이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홈에서 열리는 1차전에서 이겨야 2차전 원정에서 최소한 비길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할 수 있죠. 하지만 바르사 선수들이 후방쪽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상대 박스쪽을 위협하는 공격이 연출되지는 못했습니다.

[사진=경기 전 악수를 나누었던 두팀 선수들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메인(realmadrid.com)]

레알-바르사, 전반 45분 동안 탐색전 펼쳤다

레알은 전반 10분을 지나면서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바르사 존 디펜스가 안정되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침투할 기회를 놓쳤죠. 미드필더진에서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공격쪽에 많은 인원을 투입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공격권을 바르사에게 내주면서 미드필더들의 압박을 늘렸습니다. 바르사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앞쪽으로 유도한 뒤, 상대 공격을 커팅하면 디 마리아-외질을 중심으로 역습을 노리겠다는 것이 레알의 전략입니다. 그런데 역습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디 마리아-외질이 상대 협력 수비에 막히면서 공을 따내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전반 20분에는 마르셀루가 왼쪽에서 오버래핑을 펼쳤지만 사비-알베스로 짜인 협력 수비에 걸리면서 2차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죠.

바르사는 예상보다 조심스런 경기를 펼쳤습니다. 좌우 풀백이 수비쪽에 치우치는 경기 운영을 일관하면서 미드필더들까지 후방쪽에 깊게 포진했죠. 레알의 역습을 막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수비에 비중을 두면서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전반 25분 점유율에서 80-20(%)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했지만 볼을 돌리는 공간은 후방쪽에 국한됐습니다. 실질적인 공격 옵션들이 적었고 레알의 압박을 받으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침투가 살아나지 못했죠. 메시는 페페에게 봉쇄당했고 비야-페드로는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푸욜-알베스로 짜인 좌우 풀백의 소극적인 오버래핑에 발목 잡혔습니다.

그래서 두 팀의 전반 45분은 탐색전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로 수비에 안정을 두는 조심스런 경기를 펼치면서 '화끈한 맛'이 없었죠. 미드필더 공방전이 길어지면서 체력전으로 확대 될 조짐을 보였습니다. 전반 30분 이후에는 레알이 마르셀루의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돌파구를 찾았고 바르사는 패스 간격을 길게 잡으면서 공격 템포를 올렸습니다. 레알의 경우에는 전반 30분부터 45분까지 왼쪽 측면에서 4번의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골을 해결짓지 못했습니다. 바르사가 위험지역이 아닌 곳에서 반칙으로 레알 공격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바르사 선수들은 레알이 공격 기회를 잡을때 마다 거친 수비를 마다않는 집요함을 발휘했습니다. 전반 막판 두 팀 선수들의 충돌이 빈번했던 배경과 밀접합니다.

전반전 기록을 놓고 보면, 레알이 바르사와의 점유율에서 24-76(%)로 밀렸습니다. 경기 초반에 지공으로 공세를 나타냈을 뿐, 그 이후부터는 다시 수비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그럼에도 슈팅에서는 5-5(유효 슈팅 3-2, 레알 우세)로 대등했습니다. 반칙은 바르사가 레알보다 3개 많은 8개를 범했습니다. 레알이 바르사 선수들의 침투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지역방어를 펼쳤다면, 바르사는 레알보다 더 격렬했습니다. 호날두-메시의 활약도 비슷했습니다. 서로 공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후방으로 내려가 볼을 잡은 뒤 근처 동료 선수에게 원터치 패스를 이어주는 경기를 펼치며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사진=레알-바르사 희비를 엇갈리게 했던 페페 퇴장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메인(realmadrid.com)]

페페-무리뉴 감독 퇴장, 메시 2골로 바르사 승리

레알은 후반 시작과 함께 외질을 빼고 아데바요르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아데바요르가 탄력적인 포스트플레이로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고, 호날두를 오른쪽 측면으로 내리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후반 초반에는 전반전에 이어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바르사가 후반들어 공격 옵션들이 많이 움직였기 때문에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겨냥하는 역습이 적중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후반 4분에는 호날두가 박스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던 볼이 바르사 수비수 몸을 맞았지만, 아데바요르-디 마리아-알론소가 전방으로 올라오면서 2차 공격을 대비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습니다. 레알이 1골을 넣으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후반 8분에는 라모스가 레알 진영 가운데에서 돌파를 시도했던 메시의 왼쪽 어깨를 가격했으나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미 옐로우 트러블에 걸리면서 2차전 결장이 확정됐습니다. 상대 수비 반칙을 유도했던 메시의 재치가 돋보였습니다. 메시는 후반 10분 하프라인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 두 명을 뚫어내는 개인기를 발휘하며 전반전보다 활기를 띄었습니다. 후반 12분에는 레알의 아데바요르가 마스체라노를 상대로 포어 체킹에 이은 커팅에 성공하면서 슈팅까지 시도했고, 볼이 발데스 몸을 맞으면서 레알이 코너킥을 얻었습니다. 2분 뒤에는 푸욜과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기면서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들었습니다.

레알은 후반 15분 페페가 퇴장당하는 불운에 빠졌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알베스의 오른발 정강이쪽을 가격한 것이 화근이었죠. '메시 봉쇄' 임무를 맡았던 바르사에게 반가운 장면이었다면 레알은 수비 부담이 커졌습니다. 그 이후 무리뉴 감독이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하고 말았습니다. 레알은 원정 2차전에서 라모스-페페가 출전할 수 없으며 무리뉴 감독까지 벤치에 앉을 수 없는 리스크가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1차전 입니다. 0-0 승부가 길어진데다 수적 열세까지 몰리면서 바르사 파상 공세를 막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습니다.

바르사는 후반 25분 페드로를 빼고 아펠라이를 조커로 활용했습니다. 페드로는 마르셀루-알론소의 협력 수비를 뚫지 못하면서 공격의 제 구실을 못했습니다. 비야가 시즌 후반기에 체력 저하로 힘에 부쳤던 현실에서는 페드로가 이번 경기에서 분발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펠라이가 바르사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아펠라이는 후반 32분 오른쪽 측면에서 마르셀루를 제치고 오른발로 낮게 크로스를 띄웠고, 메시가 알론소-라모스 마크를 뚫고 박스를 쇄도할 때 볼을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으며 바르사가 1-0으로 앞섰습니다. 바르사는 메시 골에 의해 원정 다득점 명분을 챙겼고, 레알은 페페 퇴장이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바르사는 1-0 이후 공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레알이 페페 퇴장 이후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추가 득점을 노릴 여지가 분명했습니다. 후반 38분까지 점유율 71-29(%)로 앞서면서 레알 중원 뒷 공간을 가르는 침투패스를 줄기차게 연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메시-아펠라이의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레알 수비에 혼란을 일으켰죠. 반면 레알은 수적 열세에 의해 공격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후반 중반에 카카-벤제마-이괴인 같은 공격 옵션들을 교체 투입 했어야 마땅했지만, 무리뉴 감독 퇴장으로 교체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펠라이 효과를 봤던 바르사와 대조됩니다. 후반 41분에는 메시가 단독 드리블 돌파로 레알 선수 5명을 따돌리고 오른발로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바르사의 2-0 승리가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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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오넬 메시vs가레스 베일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바야흐로 세계 축구는 리오넬 메시(24, FC 바르셀로나. 이하 바르사)의 시대 입니다. 2008/09시즌 바르사의 유로피언 트레블을 이끌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으며 지금도 그 지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올 시즌 38경기에서는 42골 17도움의 경이적인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8경기 8골)를 기록중입니다. 2008/09, 2009/10시즌에 이어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을지 주목됩니다.

메시의 거침없는 질주는 앞으로 계속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피로 및 잠재적 부상을 이겨내고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올 시즌에는 바르사 스리톱의 중앙 공격수로 전환하면서 기존보다 더 많은 골을 생산할 명분을 얻었죠.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타이밍보다 더 빠른 드리블 돌파 및 지능적인 경기 운영, 공격 과정에서의 완벽한 몸 동작, 20대 중반을 맞이하면서 수많은 경기 경험을 축적하며 실전에서 능수능란한 공격력을 내뿜을 노하우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비야-이니에스타-사비 같은 또 다른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바르사의 일원입니다.

또한 메시의 독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가 여전히 2인자를 떨치지 못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물론 호날두도 레알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지금까지 바르사전에서 골을 넣거나 레알 이적 이후 메시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던 경험이 없었습니다. 메시를 뛰어넘으려면 라이벌보다 더욱 강렬한 포스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바르사 10번을 최고라고 치켜 세우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메수트 외질(레알)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등을 호날두와 더불어 메시의 시대를 종식시킬 존재로 볼 수 있지만, 지금보다 화려하고 꾸준한 업적 부터 전제되어야 합니다.

과연 누가 메시를 No.1에서 밀어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메시의 아성이 대단한 것은 분명하지만, 앞날의 세계 축구가 신선한 이슈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기 위해서는 메시를 위협할 새로운 대항마의 출현이 불가피합니다. 호날두 한 명 만으로는 역부족이죠. 가레스 베일(22, 토트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향후 유럽 축구계를 평정할 수 있는 잠재적 공격력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을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파괴적인 공격 역량을 과시하며 자신의 진가를 높였습니다. 적어도 왼쪽 윙어로서는 호날두-리베리(바이에른 뮌헨)와 견줄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베일의 실력이 메시와 동등하거나 필적할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 시점에서 베일과 메시의 내공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커리어부터 차이가 두드러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베일의 성장세를 놓고 보면 거침없이 No.1에 도전할 수 있는 기질이 있습니다. 불과 2년 전까지는 베누아 야수-에코토에게 왼쪽 풀백 주전 경쟁에서 가려졌던 영건일 뿐이었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 포텐이 폭발했지만 얼마만큼 꾸준할지 미지수 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32강 조별 본선 인터 밀란 원정에서 세계 최고의 오른쪽 풀백으로 손꼽혔던 더글라스 마이콘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세계 축구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인터 밀란과의 리턴 매치에서는 또 다시 마이콘을 농락하는 범상치 않은 공격력을 발휘했습니다.

사실, 베일이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에는 토트넘 전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5위를 기록중이며 맨유-아스날과 함께 선두 경쟁을 펼칠 레벨은 아닙니다.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실질적으로는 16강 상대였던 AC밀란이 2차전에서 승리 본능이 부족했던 특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베일 한 명이 토트넘의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성과를 안겨주기에는 버거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축구는 엄연히 팀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메시-호날두와 견주기 힘든 또 하나의 원인은 팀 레벨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베일이 속한 토트넘은 바르사와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습니다. 앞으로 6팀이 8강 고지를 밟으면서 조추첨을 하겠지만, 바르사와 토트넘이 8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두 팀의 매치가 확정되면 '메시vs베일'의 대결 구도가 주목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메시가 No.1 수성을 목표로 하면, 베일은 메시를 상대로 훗날 No.1에 도약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음과 동시에 토트넘의 유럽 돌풍을 이끌 아이콘으로 부각될 수 있는 입장이죠. 두 선수의 대결은 베일에게 많은 이득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물론 베일과 토트넘은 바르사전 승리를 위한 엄청난 노력과 철저한 준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또한 메시 입장에서는 8강 상대로 토트넘을 원할지 모릅니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토너먼트 같은 단판 경기는 선수들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큰 경기에 강한 자신감, 하나의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승부에 쐐기를 박을 해결사 기질을 좌우하는 포인트가 바로 경험입니다. 물론 토트넘은 AC밀란과의 16강 1~2차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바르사 공격력에 침착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지난달 23일 블랙풀전 1-3 패배, 지난 7일 울버햄턴전 3-3 무승부를 놓고 보면 수비력에 기복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메시가 토트넘을 상대로 많은 골을 터뜨릴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메시와 베일의 대결을 보고 싶은 이유는 세계 축구 No.1 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메시가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를 뿌리치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느냐, 아니면 베일이 바르사전에서 그동안 갈고 닦았던 공격 재능을 마음껏 내뿜으며 세계 정상급 레벨과 가까워질 수 있느냐에 관전 포인트를 둘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메시-바르사가 '절대적으로' 우세하지만,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하는 관점에서는 베일-토트넘의 반란에 무게감을 둘 수 있습니다. 아니면 베일의 원맨쇼가 나타날지 모르죠. 베일이 인터 밀란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경기에서는 토트넘이 3-4로 패했습니다. 역설적으로는 베일이 자신의 공격력에 거품이 없음을 증명하려면 팀 레벨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연 바르사-토트넘의 8강 대결이 성사될지, 만약 두 팀이 맞붙으면 메시-베일이 서로 최상의 공격력을 과시하며 훗날 많은 축구팬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추억의 명승부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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