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바, 첼시 방출을 반대하는 이유

효리사랑-축구 2011/04/22 10:35 Posted by 효리 사랑

[사진=디디에 드록바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한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위로 추락했던 첼시의 2위 도약은 예상치 못했던 일 입니다. 그동안 2위를 고수했던 아스널의 걷잡을 수 없는 침체가 첼시의 순위 향상으로 귀결되었지만, 시즌 중반까지 슬럼프로 고전했던 첼시의 오름세는 본래의 페이스를 되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가능성은 어렵지만, 리그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제치고 역전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디디에 드록바(33)가 있습니다. 시즌 후반부터 최전방에서의 탄력적인 움직임을 회복하면서 첼시 공격을 지탱했습니다. 한때는 말라리아 감염 후유증에 시달리며 전체적인 폼이 좋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무거운 기세를 떨치고 공간을 활발히 움직이고 연계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지난 16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는 동점골을 넣으며 첼시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 20일 버밍엄전에서는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이 또 다시 3-1로 웃을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7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유전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하여 탈락 위기에 몰렸던 첼시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최전방 및 2선을 가리지 않고 주변에서 연결되는 볼을 따내며 2차 패스를 시도하거나 슈팅을 날리며 맨유 진영을 위협했죠. 그 결실은 후반 32분 동점골로 이어졌습니다. 비록 1분도 되지 않아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첼시가 탈락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드록바를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았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용병술 실패를 아쉬워 했습니다.

이러한 드록바의 폼은 현지 언론에서 제기하는 방출 위기에 몰린 선수가 맞는지 의문스럽게 합니다. 지금의 활약상에서는 무기력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군림했던 클래스를 발휘하고 있는 최근입니다. 역설적으로는 드록바가 각성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첼시에서 뛰기 위해 온 힘을 다하며 '쫄깃한 활약'을 펼쳤죠. 이제는 말라리아 감염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에 시즌 중반보다 컨디션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드록바가 다음 시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때는 30대 중반이 되면서 1~2시즌 전에 비해 운동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체력적인 리스크는 불가피합니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존재감과 맞물리면 첼시 방출설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토트넘 이적설까지 제기하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본래의 폼을 되찾았지만 롱런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죠.

그럼에도 드록바 방출은 첼시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토레스의 실패를 대비하는 보험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지금까지는 드록바-토레스 투톱이 실패했으며 다음 시즌에도 공존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토레스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며 골 기회를 노리는 패턴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의 공격 지원이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팀원들과의 손발이 안맞았죠. '먹튀'로 치닫는 슬럼프의 여파가 다음 시즌에도 이어지면 첼시의 행보에 먹구름이 낄 수 밖에 없습니다. 첼시가 드록바라는 확실한 공격 자원을 버려서는 안 될 이유입니다.

드록바는 조커로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지난 7일 맨유전 활약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선발 출전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팀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에 많은 힘을 소모하며 첼시 공격의 활기를 띄우고 상대 수비를 지치게 할 수 있는 특징이 있죠. 토레스가 해결하지 못하면 드록바에게 기대를 걸을 수 있는 것이 첼시의 다음 시즌 무기입니다. 물론 첼시가 그 무기를 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토레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첼시에게 가장 필요한 선수는 최전방과 2선 사이에서 킬러 패스를 공급하며 경기를 지배하는 성향의 플레이메이커 입니다. 리버풀로 치면 토레스의 공격적 재능을 도와줬던 스티븐 제라드 같은 유형입니다. 프랭크 램퍼드는 왼쪽 인사이드 지역을 넓게 움직이며 패스를 벌려주는 성향의 선수로서 그 역할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2008/09시즌 초반 다이아몬드 체제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으나 기대 이상의 폼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그 예 입니다. 첼시는 토레스의 골 역량을 보조할 적임자가 필요하며 현재까지 루카 모드리치(토트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첼시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드리치 영입에 실패하거나 또는 그에 준하는 클래스를 지닌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모드리치의 경우에는 토트넘이 다른 팀으로 유출되지 않기를 바라는 옵션입니다. 결국에는 드록바가 첼시 공격에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진에 빠진 선수(토레스)를 다음 시즌 팀 전술의 중심으로 활용하기가 어색한 이유도 있겠지만, 새로운 공격 옵션을 영입하더라도 그 선수가 첼시에 무난히 적응할지는 의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첼시로 이적했던 공격수 및 미드필더 중에는 먹튀 논란에 빠진 인물들이 여럿 입니다. 드록바 만큼 검증된 첼시 공격수는 팀 내에서 없습니다.

안첼로티 감독의 거취 또한 변수입니다. 만약 새로운 감독이 안첼로티 감독을 대신하여 첼시 사령탑을 맡으면 스쿼드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물론 첼시 감독직은 선수 영입 권한이 없지만, 그 감독의 입김에 맞는 선수의 영입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라파엘 베니테즈 전 리버풀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지 않는다면 드록바를 중용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토레스보다는 드록바가 더 믿을 수 있는 자원입니다. 안첼로티 감독이 잔류하면 드록바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죠. 그럼에도 현지 언론에서는 드록바의 첼시 방출을 제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드록바는 첼시에 잔류해야 할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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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르난도 토레스-디디에 드록바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을 앞둔 첼시 입장에서는 승리가 절실합니다. 프리미어리그 5위로 추락했지만 이제는 명예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해야 합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5위가 어색하지만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는 최악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습니다.

첼시는 2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질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순연 경기를 치릅니다. 당초 이 경기는 지난해 12월 20일에 진행 될 예정이었으나 현지 기상 악화로 연기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중에 잔여 경기를 소화하게 됐죠. 특히 첼시는 맨유전 승리시 리그 5위(13승6무7패, 승점 45)에서 4위 도약에 성공합니다. 토트넘(13승8무6패, 승점 47)과의 승점이 2점 차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맨유전 승리 실패시에는 5위 자리를 유지하며 사실상 리그 우승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첼시에게 발등에 발이 떨어졌습니다.
 
토레스-드록바, 그들에게 중요한 맨유전

통계상으로는 첼시의 맨유전 승리 가능성이 큽니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맨유를 상대로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맨유와의 두 경기에서는 1-0, 2-1 승리를 거두면서 리그 우승에 성공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맨유는 올 시즌 리그 원정 경기에서 4승8무1패로 고전했습니다. 홈에서 13승1무를 달성했던 기록과 대조적이죠. 지난달 6일에는 '당시 꼴찌' 울버햄턴 원정에서 1-2로 패하면서 무패 행진이 깨졌습니다. 또한 맨유는 마르세유-위건 원정을 소화한 상태에서 스탬포드 브릿지를 밟는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첼시의 승리를 가늠하기 힘든 이유는 토레스-드록바 부진 입니다. 토레스는 지난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 5000만 파운드(약 910억원)의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며 첼시에 입성했지만 3경기째 골이 없습니다. 그리고 드록바는 토레스가 출전했던 최근 2경기에서 선발 제외되어 주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올 시즌에는 부상 후유증 및 남아공 월드컵 출전에 따른 휴식 부족, 말라리아 감염 등으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예년에 비해 공격력이 가라앉았죠. 현지 언론에서는 드록바의 첼시 방출 가능성까지 제기할 정도 입니다.

그렇다고 드록바가 주전에서 완전히 밀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많이 뛰었기 때문에 휴식이 절실하죠. 하지만 지난달 23일 코펜하겐전에서 아넬카가 자신의 2골로 첼시의 2-0 승리를 이끌었고, 토레스와 공존에 성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으면서 앞날의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아넬카도 드록바와 더불어 올 시즌 기복이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컨디션을 되찾으며 원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드록바의 시즌 후반 슬럼프 탈출을 장담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는, 아넬카가 토레스와 더불어 최전방에서 공존할 공산이 큽니다. 첼시 공격수 중에서 가장 폼이 좋기 때문이죠.

물론 토레스도 드록바처럼 최근 활약이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토레스는 '맨유 킬러' 입니다. 리버풀 시절이었던 2009년 3월 14일 맨유전 동점골(4-1 승), 2009년 10월 25일 맨유전 결승골(2-0 승), 2010년 3월 21일 선제골(1-2 패)을 터뜨리며 라이벌을 상대로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습니다. 그 이후 맨유와의 2경기에서는 득점포가 침묵했지만 여전히 퍼거슨 감독의 팀에 강한 인상이 남아있습니다. 맨유 센터백 네마냐 비디치와의 매치업에서 우세를 점했기 때문이죠. 그런 토레스 입장에서는 첼시에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맨유전 골을 겨냥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실적으로 토레스의 부진은 첼시 입장에서 더 이상 장기화 되면 곤란합니다.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서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여럿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팀 공격력이 안정 궤도를 찾아야 합니다. 코펜하겐전 2-0 승리 같은 경우에는 아넬카의 2골도 있었지만, 토레스의 패스 정확도 52%(16/31개)는 첼시 공격의 옥의 티 였습니다. 또한 아넬카가 후반 27분에 교체 된 이후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문제점을 남겼죠. 그 기세가 맨유전에서 이어지면 최전방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는 본능이 정체 또는 퇴보 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전반적인 폼이 예년보다 부진한 것과 같은 맥락이죠.

토레스하면 골 입니다. 모든 공격수마다 골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토레스는 자신의 성향상 빠른 스피드를 주무기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골을 터뜨리는 단순함이 있음에도 수많은 득점포를 터뜨렸습니다. 연계 플레이 및 볼 컨트롤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골로 승부를 걸었죠. 맨유전에서 골이 필요한 이유는 숙명과 같습니다.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골 생산이 기본적으로 필요하죠. 자신의 골로 팀 승리를 이끌어야 리그 4위에 안착할 수 있고, 토레스 본인은 '5000만 파운드 값을 드디어 해냈다'는 외부의 반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드록바는 맨유전에서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넬카의 폼이 살아나는 현실에서는 맨유전을 벤치에서 시작할지 모릅니다. 또는 말루다 대신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으면 스리톱 체제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뛰어야 하죠. 아넬카-토레스가 선발 출전하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사실, 드록바는 맨유에 약합니다. 지난해 4월 3일 맨유 원정에서 골을 터뜨렸지만, 그 골은 2004년 여름 첼시 이적 이후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기록했던 첫 골 입니다. 그 이전까지 맨유와 프리미어리그에서 격돌했던 8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죠. 그런 이유 때문에 4월 3일 맨유전에서는 후반전에 조커로 투입했습니다.

그런 드록바에게 맨유전 골이 필요한 이유는 본래의 공격력을 되찾아야 합니다. 첼시 입장에서 토레스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는 것을 분산시킬려면 드록바 같은 박스 안에서 골을 터뜨릴 공격 옵션이 필요합니다. 코펜하겐전에서는 아넬카가 그 역할에 충실했지만 그동안 이타적인 기질에 강한 모습을 발휘했습니다. 이기적인 본능이라면 드록바가 더 우세였죠.(아넬카가 희생하는 패턴이었기 때문) 또는 토레스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도 대비해야 합니다. 그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면 첼시의 목표 달성은 점점 힘겨워집니다. 드록바의 득점력이 살아나면 이 같은 문제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방출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맨유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는 임펙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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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디에 드록바-페르난도 토레스 (C) 유럽축구연맹/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 chelseafc.com)]

1. 첼시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중인 디디에 드록바(33) 불과 며칠전까지 리버풀 골잡이로 이름을 떨쳤던 페르난도 토레스(27)는 '블루스'의 우승을 위해 서로 힘을 뭉쳐야 합니다. 드록바-토레스 조합의 완성은 축구 게임속에서 가능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토레스 영입을 위해 리버풀에 5000만 파운드(약 897억원)라는 프리미어리그 이적료를 제시했고, 토레스도 첼시 이적을 원하면서 드록바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됐죠. 리버풀의 토레스는 더 이상 없습니다.

2. 축구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드록바-토레스 투톱 성사 여부 입니다. 골을 잘 넣는 전방 공격수들이기 때문에 투톱을 예상할 수 있죠. 지금의 말루다-드록바-아넬카로 짜인 스리톱은 첼시의 시즌 중반 부진의 원인이자 30대 공격수끼리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드록바-토레스 투톱은 스쿼드에 신선한 기운을 제공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드록바-토레스 투톱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첼시는 지난 시즌 중반까지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 체제로 놓는 4-4-2(정확히는 4-3-1-2)를 구사했지만 상대팀들에게 읽히면서 4-3-3으로 전환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오른쪽 인사이드 미드필더로 뛰었던 미하엘 발라크(레버쿠젠)가 2009년 11월이 되면서 기동력 저하에 시달렸던 것이 상대팀에게 덜미를 잡히는 계기가 됐죠. 램퍼드-데쿠(플루미넨세)-조 콜(리버풀)이 공격형 미드필더 정착에 실패하면서 첼시의 공격 밸런스가 어긋나는 단점도 노출됐죠. 램퍼드는 왼쪽 인사이드 미드필더가 최적의 포지션 이었습니다.

지금의 첼시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하미레스가 AC밀란의 클라렌스 세도르프처럼 인사이드 미드필더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겠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적임자가 여전히 마땅치 않습니다. 각각 윙어-공격수 포지션에 오랫동안 몸이 베었던 말루다, 아넬카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기에는 모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나마 2선 가담 및 완급 조절 능력이 있는 아넬카는 실험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가 아니라는 점이 흠입니다. 플랫 4-4-2가 해답이 될 수 있겠지만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다이아몬드 시스템을 더 선호합니다.

그리고 드록바-토레스 투톱은 겉모습을 놓고 보면 무시 못할 화력을 뽐내겠지만 공존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둘 다 최전방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며 2선-쉐도우-측면에서의 플레이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드록바가 박스에서의 폭발적인 움직임 및 포스트 플레이, 파워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타입이라면 토레스는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성향입니다. 또한 드록바는 박스에서 동료 선수의 골을 지원하는 도움 능력, 문전에서 반격을 노리는 만능형 공격수이기 때문에 토레스와 컨셉이 다릅니다. 하지만 드록바의 활동 반경은 최전방에 치우쳐 있죠. 토레스와 동선이 겹칠 수 있습니다. 또한 둘 다 골을 넣는 성향이기 때문에 미드필더들의 공격 지원 부담이 커지게 되죠.

3. 하지만 첼시에게 드록바-아넬카 조합은 현 시점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2008/09시즌에 선보였던 스콜라리 체제와 히딩크 체제의 차이점은 드록바-아넬카 조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였습니다. 스콜라리 감독(현 팔메이라스)은 부상에서 회복했던 드록바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않고 벤치로 내렸던 악수를 두면서 1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히딩크 감독(현 터키 대표팀)은 드록바-아넬카 투톱을 신뢰하고 믿었습니다. 그러더니 두 선수의 호흡이 탄력 붙으면서 '1+1=3'의 시너지를 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는 말루다가 슬럼프에서 탈출하면서, 시즌 막판에 말루다-드록바-아넬카 스리톱이 완성됐습니다.

드록바-아넬카 투톱의 성공 원인은 그라운드에서 발을 맞추는 시간이 점점 늘었기 때문입니다. 스콜라리 감독이 드록바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드록바-아넬카 투톱이 공존하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드록바가 골을 터뜨리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아넬카에게 이타적인 활약을 주문했습니다. 그래서 아넬카는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빠지는 패턴을 펼치면서 상대 수비수 시선을 자신쪽으로 유인했습니다. 그 이점에 힘을 얻은 드록바는 박스 안에서 롱볼을 따내거나,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거나, 꾸준히 골을 터뜨리는 파괴력을 과시하며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아넬카가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들었던 효과에 힘을 얻었죠.

4. 드록바-토레스가 공존에 성공하려면 둘 중에 한 명은 아넬카 역할을 해야 합니다. 만약 첼시가 투톱으로 전환하면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누군가 이타적인 활약을 펼쳐야죠. 첼시가 지난 시즌 다이아몬드 시스템을 쓰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부재를 커버했던 이유는 아넬카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드록바가 리그 득점왕에 등극할 수 있었던 토대는 아넬카의 영향력이었습니다. 시즌 후반기에는 첼시가 스리톱으로 전환하면서 말루다까지 드록바를 도와줬죠.

결국에는 드록바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토레스가 드록바를 보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나리오이기 때문입니다. 토레스는 골을 노리는 패턴에 최적화된 선수입니다. 하지만 '드록바가 토레스를 보조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드록바는 박스쪽에서 골 기회를 포착하면서, 때로는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면서 첼시의 화력을 끌어올리는 '팀 플레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시즌 초반 말루다가 골을 몰아쳤던 것도 드록바의 도우미 모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드록바가 아넬카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이제는 토레스가 첼시에서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드록바의 득점력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시즌 32경기 29골(1경기 당 0.91골) 올 시즌 23경기 9골(1경기 당 0.39골, 첼시의 24경기 까지)을 기록하면서 골 생산이 저하되었죠. 특히 골 결정력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킥력의 날카로움이 떨어지면서 골 기회를 놓치는 경향이 두드러졌죠. 아직까지 골 기회를 노리는 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여전히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 뛸 수 있었지만 예전보다 득점 감각이 가라앉은 것은 분명합니다. 말라리아 감염 후유증을 감안하더라도 시즌 후반기에 지난 시즌 포스를 재현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부상을 참고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했고, 휴식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올 시즌을 맞이했다는 점, 올해 33세로서 후반기에 체력 저하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드록바를 주전에서 제외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드록바가 다년간 팀 공격의 중심을 잡았던 경험이라면 여전히 첼시에 필요합니다. 지난 시즌보다 골 생산이 떨어졌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드록바라면 팀 플레이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축구는 체력이나 힘 뿐만 아니라 머리를 활용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드록바는 장점이 많기 때문에 토레스와 공존하는 해법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토레스와 호흡을 맞추는 초반에는 시행착오가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드록바-아넬카 투톱도 시작은 좋지 못했음을 우리가 인지해야 합니다. 어느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드록바의 방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드록바의 클래스는 첼시에서 어느 누구도 대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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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디에 드록바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블루스' 첼시는 지난 16일 블랙번전 2-0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4위에 복귀했습니다. 그 이전까지 리그 9경기에서 1승에 그쳤지만 블랙번전에서 간만에 승리를 챙기면서 끝없는 내림세를 막았습니다. 하지만 첼시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블랙번전에서 31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2골에 그쳤던 공격력 불안을 놓고 보더라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되찾는데 실패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시즌 초반 리그 독주 체제를 달렸으나 최근 4~5위를 반복하는 첼시의 행보는 문제 있습니다.

첼시의 오름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적시장 실적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1월 이적시장 기간의 3분의 2가 끝난 시점에서 어느 누구도 파란색 유니폼을 입히지 못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토트넘과 각각 에딘 제코, 스티븐 피에나르 영입전에서 패했을 뿐만 아니라, 벤피카의 반대로 다비드 루이스 수혈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리 케이힐(볼턴) 로멜루 루카쿠(안더레흐트) 영입 작업도 최근에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습니다. 이적시장을 통해 성적 향상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 움직임이 더딥니다.

또한 프랭크 램퍼드가 장딴지 부상을 당하면서 첼시 미드필더 운영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램퍼드의 부상이 가벼운지, 얼마만큼 결장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첼시와 잉글랜드 대표팀을 오가며 수많은 경기를 뛰었던 부상 후유증 때문에, 무리한 경기 출전이 조심스럽습니다. 문제는 램퍼드 이외에는 허리에서 창의적이고 예측 불허의 볼 배급을 과시할 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조 콜-데쿠-발라크 같은 노장들을 지난해 여름에 물갈이했던 여파가 큽니다. 긴축 재정에 따른 주급 삭감 정책 및 노령화에 빠진 스쿼드를 정리하기 위해서 작별했지만, 세 선수와 성향이 비슷한 유형의 대체 자원이 부족했던 것이 첼시의 패착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첼시의 부진이 디디에 드록바의 폼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드록바는 지난해 11월 초 말라리아 감염 진단을 받은 이후부터 걷잡을 수 없이 경기력이 나빠졌습니다. 11월 3일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전까지 10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했으나(챔피언스리그 포함) 그 이후 지금까지 14경기 3골 4도움에 그쳐 페이스가 꺾였습니다. 또한 첼시는 10월까지 리그 10경기 8승1무1패(27골, 3실점)를 달렸으나 그 이후 리그 12경기에서 3승5무5패(11골, 16실점)의 부진에 빠집니다. 센터백을 맡는 테리-알렉스의 부상 여파, 마이클 에시엔 징계, 레이 윌킨스 전 수석코치의 경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기력이 나빠졌습니다.

특히 득점력 저하는 첼시가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프랑스 출신 윙어' 말루다-아넬카 부진도 없지 않았지만, 드록바가 골을 해결짓지 못하면서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침체 국면에 빠졌습니다. 그렇다고 드록바가 슈팅에 소극적으로 바뀐 것도 아닙니다. 지난 6경기에서 33개의 슈팅을 날리며 6개의 유효 슈팅, 1골을 기록했습니다. 기록을 놓고 봐도 골 결정력의 '영점'을 못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의 슈팅 기회를 놓쳤거나,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슈팅을 날렸던 것이 흠입니다. 지난해 12월 12일 토트넘전에서는 페널티킥까지 실축했습니다. 킥의 정확성이 떨어졌죠

드록바의 가장 큰 문제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닙니다. 최근 현지 인터뷰에서 말라리아 감염 후유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동안 첼시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것, 남아공 월드컵 직전이었던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던 것, 팔 부상을 딛고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강행하는 악전고투, 그 이후 사타구니 수술을 받으며 몸을 회복할 수 있는 휴식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팀의 엷은 선수층 때문에 무리하게 출전을 감행하고 있으며 말라리아 감염까지 겹쳤습니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부상 및 컨디션 저하, 혹사 앞에서는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기 힘듭니다.

특히 드록바의 올해 나이는 33세 입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시기를 맞이했죠. 나이가 많을 수록 부상 회복이 길어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슬럼프가 계속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출전 기회는 더 많을 것입니다. 첼시가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금까지 정황상으로는 드록바 대체자를 1월에 보강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변수가 작용할 수 있겠지만)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소극적인 로테이션 정책 때문에 다니엘 스터리지가 많은 선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죠. 첼시는 5위 추락을 면해야 하는 입장이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도전하기 때문에 드록바의 힘이 더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드록바는 침체를 이겨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첼시의 에이스로서 팀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자신의 숙명입니다. 첼시의 이적시장 행보가 순탄치 않은 현실에서는 드록바를 비롯한 기존 선수들이 분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말루다-아넬카의 폼이 정상적이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드록바의 거침없는 골 생산이 첼시에게 필요합니다. 특히 드록바는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교체되었던 2008/09시즌 후반기에 포스트 플레이-순발력-위치 선정이 살아나면서 다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부상 후유증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반기 행보를 이겨냈죠. 그 자신감은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9골)에 오르며 첼시의 우승을 이끈 결정타로 이어졌습니다.

드록바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2009년 2월 첼시의 임시 사령탑을 맡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만나면서 붙박이 주전을 확보하며 경기력 향상의 발판을 얻었던 것이 그 예 입니다. 그렇다고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하자는 논리는 아니지만, 꾸준한 선발 출전을 보장받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어느 한 경기에서의 골 폭풍에 힘입어 시즌 후반기를 질주할 수 있는 포스가 절실합니다. 공격수는 경기 당일 바이오리듬에 의해 활약상이 엇갈리며 심리적인 요소까지 중요합니다. 자신의 경기력에 따라 첼시의 시즌 순위가 좌우할 수 있음을 드록바가 인지해야 합니다. 드록바의 부활이 첼시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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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랙번전 2-0 승리를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경기는 이겼지만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31개의 슈팅을 날리는 융단폭격 끝에 2골을 넣었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진 단점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불안했습니다. '완벽한' 부활은 아니었습니다.

첼시가 홈에서 블랙번을 제압하고 리그 9경기에서 1승에 그쳤던 침체를 막았습니다. 16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블랙번전에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후반 12분 브리니슬라프 이바노비치가 결승골을 기록했으며 후반 31분에는 니콜라 아넬카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로써, 첼시는 11승5무6패(승점 38)로 4위로 뛰어오르며 5위 토트넘(10승6무5패, 승점 36)을 승점 2점 차이로 앞섰습니다.

말루다-드록바-아넬카, 스리톱 해체가 바람직하다

첼시는 블랙번전에서 경기 내내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습니다. 슈팅 31-4(유효 슈팅 6-2, 개), 점유율 66-34(%), 패스 시도 629-338(패스 성공 498-227, 개)로 블랙번을 압도했죠. 블랙번이 첼시전 이전까지 올 시즌 리그 원정 최다 실점 1위(11경기 25실점)를 기록했던 팀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주춤했던 첼시의 공격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였습니다. 강팀과 상대하면 밀집 수비를 펼치는 블랙번의 성향 또한 변수였죠.

특히 후반 12분 이바노비치의 결승골은 첼시가 승리하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이바노비치가 첼시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테리의 헤딩 패스를 박스 오른쪽에서 터치하여 넬슨과 볼을 다투었는데, 상대 수비가 빈 공간을 열어준 타이밍을 노려 오른발 등으로 찍어찼던 것이 골로 이어졌습니다. 이바노비치를 견제했던 넬슨, 그 뒤에 있던 살가도가 골키퍼 로빈슨의 시야를 가리면서 방어했던 것도 또 다른 원인이 되었죠. 이바노비치 골이 첼시에게 값졌던 이유는 그 이전까지 블랙번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차례 공격을 펼쳤으나 블랙번의 견고한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그렇다고 블랙번 수비가 강했던 것은 아닙니다. 첼시 공격이 약했습니다.

말루다-드록바-아넬카로 짜인 첼시의 스리톱은 블랙번전에서도 기대 이하 였습니다. 미드필더진과 활발히 공존하면서 블랙번 수비 진영을 파고들 기회를 무수하게 마련했지만 직접 뚫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스피드-개인기-체력으로 블랙번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기에는 세 명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누적된 체력 저하 및 경기력 부진을 비롯, 첼시의 열악한 선수층에 따른 경기 출전 강행(어떤 측면에서는 안첼로티 감독의 소극적인 로테이션 시스템)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경기를 뛰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세 명 모두 30대 초반이기 때문에 시즌 초반의 파괴력을 완전히 잃었죠. 블랙번전에서도 같은 흐름 이었습니다.


[사진=플로랑 말루다-디디에 드록바-니콜라 아넬카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세 명의 공격수가 블랙번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또 하나의 원인은 연계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말루다(패스 47/72개), 드록바(패스 25/44개)는 각각 25개, 19개의 패스 미스를 범하여 여러차례 팀 공격을 끊었습니다. 아넬카(패스 28/36개)의 패스 미스는 적었지만 최전방에서 드록바와의 호흡을 앞세워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많이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말루다-드록바에 비하면 준수한 경기 내용으로 볼 수 있겠죠. 특히 두 선수는 미드필더 및 풀백에 의해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던 것을 놓치는 불안한 경기를 펼쳤죠. 그 패턴이 수시로 반복되면서 첼시 공격의 날카로움이 떨어졌죠. 이바노비치 결승골 이전까지 블랙번 밀집 수비에 고전했던 이유입니다.

첼시 미드필더들이 주춤해서 세 명의 공격수가 힘든 경기를 펼쳤던 것은 아닙니다. 하미레스가 공수 양면에 걸친 왕성한 움직임, 강력한 견제, 군더더기 없는 패스를 앞세워 블랙번 중원을 뚫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죠.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했고(패스 67/73개) 패스 미스까지 가장 적었습니다. 램퍼드(패스 55/66개) 에시엔(패스 39/49개)을 앞섰죠. 패스의 창의성-날카로움-강약 조절을 놓고 보면 램퍼드가 나았지만, 하미레스의 패스 또한 블랙번 중원을 위협하기에 충분했죠. 블랙번전에서 가장 폼이 좋았던 선수를 꼽으라면 하미레스 였습니다. 블랙번 중원은 하미레스가 접수했기 때문에 말루다-드록바-아넬카의 공격력이 언제 폭발할지 관건 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 였습니다.

특히 드록바 부진이 문제였습니다. 박스 쪽에서 볼을 터치할 때 삼바의 거친 견제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죠. 그 이후는 2선 및 측면쪽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취했지만 상대 수비를 뚫기에는 주력이 빠르지 않았습니다. 볼을 터치하면 지체없이 상대 수비 진영을 파고드는 드록바 특유의 움직임이 자취를 감춘 셈이죠. 승부가 결정되었던 후반 중반부터 포스트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상대 수비를 위협했지만 경기 초반부터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첼시 공격이 순탄하게 풀렸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시동이 늦게 풀렸고 타이밍도 적절치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첼시는 드록바가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경기력에 적잖은 영향을 받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적어도 몇몇 경기에서는 스터리지가 드록바 대신에 선발 출전하는 기회를 부여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리지는 첼시가 미래를 위해 키워야 할 공격수이기 때문에 선발 출전 경험을 꾸준히 부여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경기 감각을 통해 내공을 향상시키고 자신감을 얻도록 유도했어야 합니다. 리저브 및 컵대회 경기가 아닌 퍼스트 팀 경기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스터리지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발 출전이 2경기에 불과했고 교체로 출전한 것은 11경기였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경기 조커로 뛰었을 뿐입니다. 안첼로티 감독이 스터리지 활용에 실패했죠. 드록바의 체력적 부담을 키우면서 첼시 공격 및 팀 성적까지 어려움에 빠지는 원인이 됐습니다. 말루다-아넬카도 다를 바 없죠.

그나마 아넬카는 블랙번전에서 부지런히 뛰었고 후반 31분 추가골을 기록했습니다. 후반 31분 골은 이바노비치가 시도했던 슈팅을 문전에서 재차 넣은 것이지만요. 그럼에도 첼시 공격진의 폼은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 였습니다. 스쿼드 노령화에 빠진 첼시가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젊고 유망한 공격수를 적극 중용하며 팀의 미래로 키우거나 아니면 대형 공격수를 영입해야 합니다. 말루다-드록바-아넬카로 짜인 스리톱을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죠.

문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어느 누구도 영입하지 않았습니다. 영입 근접 단계를 밟고 있는 선수도 없죠.(영입 관심과 다른 개념) 이적시장이 앞으로 보름 정도 남았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겠지만, 말루다-드록바-아넬카 조합으로 시즌 끝까지 안고 가면 첼시의 순항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체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죠. 스터리지-카쿠타 같은 유망주 공격수들을 키우면서 새로운 공격 옵션을 영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격력 불안은 계속 될 것이며 첼시의 우승은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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