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는 7일 이란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된 김두현 (C) 티스토리 뉴스뱅크F(By. 뉴시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포지션 경쟁이 뜨거운 곳이 바로 중원입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끈 김정우와 기성용, 지난달 11일 나이지리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성공시킨 윤빛가람, 수원의 성공적 부활을 주도했던 김두현이 대표팀 주전을 놓고 열띤 경합을 벌이게 됐습니다. 과연 어느 선수가 오는 7일 이란전에 선발 출전하여 중원에서 조광래호 전력의 중심을 잡을지 예측 불허입니다.
김정우와 기성용은 2년 넘게 올림픽 대표팀과 허정무호에 걸쳐 끊임없이 호흡하며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키웠고, 윤빛가람은 A매치 데뷔전에서의 강렬했던 맹활약 뿐만 아니라 최근 K리그에서의 활약이 거침 없습니다. 특히 윤빛가람이 조광래 감독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음을 상기하면 이란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하지만 김정우가 군사훈련을 마치고 다시 대표팀에 돌아왔기 때문에 베스트 일레븐을 장담할 수 없는 구석이 있습니다.
김두현,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키웠다
반면 김두현은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그동안 대표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경험이 적습니다. 대표팀에서의 행보가 꾸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란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을지 미지수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김정우-기성용-윤빛가람에 비해 과소평가 되는 것이 분명합니다. 일각에서 김두현 대신에 구자철을 대표팀에 뽑았어야 한다는 반응을 내세울 정도로 말입니다. 단순한 무게감을 놓고 보면 김두현이 취약하지만, 효리사랑의 견해는 반대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김두현을 대표팀에 발탁한 것은 무언가의 뜻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맥을 의심하기에는 조광래 감독을 전술적으로 괴롭혔던 선수가 김두현 이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안양LG(현 FC서울) 지휘봉을 잡았을 시절에 라이벌 수원의 중원 사령관이 다름 아닌 김두현 이었죠. 특히 김두현은 2004년 10월 3일 서울전에서 수원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었고, 그 이후 조광래 감독은 서울의 성적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그해 12월 사퇴했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비춰보면, 조광래 감독은 김두현을 오래전부터 관찰했었고 그의 특징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조광래호와 수원의 전술은 중원에서 한 가지 뚜렷한 유사점이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전형적인 홀딩맨을 두지 않고 패스와 기술 중심의 공격 전개를 펼칩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대인 방어가 아닌 협력 수비를 통한 압박 작전을 펼치며 상대의 공세를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홀딩맨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공수 밸런스의 탄탄함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옵션의 비중이 강화됐습니다. 수원에서 김두현이 그 역할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에 뽑은 것이죠.
공교롭게도 조광래 감독은 지난달 28일 수원-서울전을 관전하며 수원 선수 한 명을 새로 뽑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해당 선수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며칠 뒤 대표팀 명단 발표 때 김두현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두현은 서울전에서 마르시오와 4-4-2의 중앙 미드필더를 형성하며 경기 초반부터 빠른 타이밍의 볼 배급을 앞세운 유연한 공격 전개 및 저돌적인 압박을 펼친 끝에 서울 허리를 무너뜨렸습니다. 몸싸움에 적극 가담하며 성심 성의껏 궂은 일을 도맡은 끝에 수원의 4-2 승리를 도왔죠.
물론 김두현은 K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군림했던 성남 시절에 비하면 공격력의 화려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당시의 김두현은 4-3-3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성남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마음껏 공격에 전념했죠. 하지만 지금은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키웠습니다. 4백과 가까운 지역까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치는 것 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공을 빼앗는데 전념하면서 중원에서의 투쟁심이 이전보다 두드러졌습니다. 공을 잡은 상대 선수를 향해 태클을 걸며 인터셉트에 이은 역습을 노리는 역할에 능동적인 성향을 보였죠. 성남 시절에 공을 예쁘게 다루었다면 최근의 수원에서는 공수 양면에서 팀을 위해 공헌하는 팀 플레이어로 거듭났습니다.
그렇다고 김두현을 홀딩맨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함이 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착실하게 도맡으며 팀 전력을 지탱하는것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공격적인 선수라고 해서 앵커맨, 수비 성향의 선수를 홀딩맨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이며 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는 선수들이 현대 축구에서 인정받는 추세입니다. 김두현이 최근 수원에서 상대 허리를 무너뜨리며 팀 공격의 분위기를 주도했음을 상기하면 조광래호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김두현은 기성용-윤빛가람 같은 소위 '공을 예쁘게 차는' 컨셉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구자철이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기성용-윤빛가람과의 컨셉 중복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김두현은 공수에서 팀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데다 두 선수의 부족한 경기 경험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기성용은 셀틱에서의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윤빛가람은 A매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두 선수의 경기 조율이 매끄럽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난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윤빛가람의 공격력이 일품이었지만 반대로 기성용이 주목을 덜 받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를 보완하고 중앙 미드필더끼리 상호간 보완하려면 경기력이 능숙한 선수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그 적임자는 김두현과 김정우로 거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김두현의 대표팀 복귀가 의미있는 이유는 지난 2년 동안의 부상 및 부진에 따른 시련을 말끔히 이겨내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입니다. 2008년 1월 잉글랜드 챔피언십에 속했던 웨스트 브로미치에 입단했고, 그 해 8월 소속팀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면서 시즌 초반 주전으로 자리잡았지만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했습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복귀 시점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평소의 폼을 되찾지 못했고 주전 경쟁에서 밀린 끝에 지난해 여름 수원으로 이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공백기를 가졌지만 다친 부위가 악화되면서 결국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좌절됐습니다. 그 이후에는 다행히 최상의 폼을 발휘하면서 다시 대표팀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 김두현이 이란전에서 선발출전 할지, 아니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조용히 소속팀으로 돌아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에 복귀한 것은 조광래호의 전술 능력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실력적인 요소가 강했을 뿐, 그의 능력과 가치를 과소평가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김두현의 최근 폼을 놓고 보면 조광래호 중원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충분한 두각을 떨칠 역량이 있습니다. 그 진가가 김정우-기성용-윤빛가람과의 주전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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