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디에 드록바 (C) 티스토리 PicApp]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있어 코드티부아르전은 힘든 경기가 될 것입니다. 코트디부아르는 유럽 무대에서 입지를 굳힌 선수들이 즐비한 팀인데다 세계 최고의 타겟맨 디디에 드록바(32, 첼시)의 이름 그 자체가 제법 무게감이 큽니다. 만약 한국이 '드록바 봉쇄'에 실패하면 이날 경기에서의 승리가 어려워지는데다 대량실점 패배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전 앞둔 허정무호의 고민, 조용형 부진
남아공월드컵 본선이 얼마 안남은 현 상황에서 한국의 대량 실점 패배는 반갑지 않습니다. 평가전에서 수비 불안으로 상대팀에게 여러차례 실점을 허용하면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하는 팀들에게 고질적인 약점을 쉽게 노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가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추첨 이후 한국에 대한 전력 분석에 돌입했다면 수비 불안에 대한 약점을 찾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코트디부아르전은 한국이 수비 불안을 극복하고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의 무대가 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한국의 수비진이 약팀들에게 조차 쩔쩔메는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1월 잠비아전 2-4 패배, 2월 중국전 0-3 패배로 고전했기 때문이죠. 잠비아전에서는 고지대 적응 및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 미숙, 중국전에서는 곽태휘의 컨디션 문제를 변명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프로는 어디까지나 결과로 말할 뿐입니다. 지난해 11월 덴마크-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실점만 허용했던 전적을 상기하면, 지금의 수비 조직력은 지난해보다 더 불안합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잠비아-중국전에서 부진했던 수비 라인을 그대로 끌고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김형일이 강민수의 부상으로 대신 명단에 발탁된 것을 제외하면, 조용형-이정수-곽태휘는 허정무 감독의 재신임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수비수(황재원) 발탁을 통한 쇄신의 필요성이 없지 않았지만 월드컵 본선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변화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수비수는 개인 기량보다 조합의 힘을 근간으로 삼기 때문에 조용형을 중심으로 하는 수비력을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조용형 중심의 수비 조직력은 늘 불안했다는 것입니다.
허정무호는 2008년 1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조용형을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 시켰으며 센터백 조합은 조용형-강민수 또는 조용형-이정수 였습니다. 한국이 중국에게 0-3으로 패했던 경기에서는 조용형-곽태휘가 후방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조용형은 상대 공격수의 빠른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을 비롯 한 박자 느린 커버 플레이로 팀의 수비 불안을 키웠습니다. 과거에는 정확한 전진 패스와 피딩 패스를 통해 효율적인 공격 전개를 뽐냈지만 최근에는 부정확한 볼 배급을 일관하며 미드필더들의 허리 장악을 어렵게 했습니다.
그런 조용형은 지난해 상반기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대표팀에서 인상깊은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폼이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지난달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 중국전과 일본전에서 상대 공격수의 마크를 번번이 놓친것을 비롯 수비 집중력 부족, 동료 센터백과의 호흡 조절 미숙으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만약 한국과 상대했던 일본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빈약하지 않았다면 이날 허정무호의 승리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며 조용형은 수비력 불안이라는 여론의 주된 질타를 받았을 것입니다. 한국의 일본전 3-1 승리는 '허정무 감독과 더불어' 조용형에게 면죄부로 작용한 셈입니다.
드록바 봉쇄, 모두의 합심이 필요하다
수비 불안으로 고민중인 허정무호에게 있어 코트디부아르전은 험난한 일전이 될 것입니다. 코트디부아르는 드록바를 필두로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빠른 스피드, 현란한 개인기, 강철같은 체력을 자랑하는 막강한 공격 컬러를 자랑하는 팀입니다. 남아공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6경기에서 19골(5승1무, 4실점)을 몰아칠 정도로 골 생산이 뛰어납니다. 특히 드록바는 6경기 중에 5경기에 출전하여 모두 풀타임으로 뛰지 않았지만(368분) 6골을 넣으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습니다.
문제는 드록바의 타겟 역량을 막아내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드록바와 공을 다투고 공간 싸움을 해야 할 센터백 자원이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조용형-이정수-김형일-곽태휘는 드록바를 제압할 수 있는 개개인의 실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조용형은 대인마크와 공중볼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선수가 아니며 이정수는 고질적인 수비 집중력 부족이 흠입니다. 김형일은 한국의 대표적인 파이터형 센터백으로서 드록바를 제압할 힘이 있지만 그의 빠른 발을 막기에는 스피드가 느립니다. 곽태휘는 한때 허정무호의 황태자였으나 중국전 0-3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 처럼 잦은 부상으로 폼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수비는 개인의 수비 역량보다는 동료 수비수끼리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특히 포백은 지역방어가 중요함으로써 상대 공격수의 돌파를 저지하고 공격 길목 및 예봉을 끊기 위한 전술적인 움직임이 필수입니다. 대인방어에서 드록바에게 약점을 나타낼 가능성이 다분한 한국으로서는 지역방어에 승부수를 던져야 합니다. 물론 지역방어는 상대 공격수를 순간적으로 놓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지만 대인방어를 쓰기에는 상대 공격수 봉쇄에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하며 다른 공격 옵션을 놓치는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드록바는 측면과 중앙을 넓게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 수비수의 마크 자체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드록바에게 골 기회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용형과 이정수가 수비 밸런스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용형이 커버 플레이를 하면서 수비수들을 완급조절하고 이정수가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는 역할 분담이 철저해야 합니다. 두 선수 모두 수비 전환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거나, 뒷 공간을 자주 허용했고, 동료와의 호흡마저 맞지 않았던 취약함이 있지만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수비 집중력부터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드록바가 순간적인 움직임이 빠르고 위협적인 선수인 만큼, 두 선수가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방어는 숫적 우위를 근간으로 합니다. 한국이 드록바을 봉쇄하려면 미드필더들이 드록바쪽으로 통하는 패스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조용형과 이정수가 드록바 봉쇄에 대한 부담을 줄이며 마음 편히 수비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으로 짜인 미드필더진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상대 미드필더진에서 드록바쪽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차단하고, 미드필더들의 공격 길목을 사전에 봉쇄하거나 압박 수비를 펼쳐 허리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면 경기의 흐름은 한국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기성용의 조력자이자 홀딩에 무게감을 두는 김정우는 드록바 봉쇄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짊어집니다.
결국 드록바 봉쇄는 조용형의 활약을 비롯 모두의 합심이 필요합니다. 지역방어의 근간인 수비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수비수들을 비롯 미드필더들이 상대의 공격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만약 미드필더들이 수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공격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 포백 라인을 윗쪽으로 올려 미드필더들의 공격을 이끌어내는 유동성이 필요합니다. 안정적인 볼 키핑을 통해 상대팀이 드록바에게 패스를 연결하려는 기세를 무너뜨려야 합니다. 만약 한국이 드록바 봉쇄에 실패하면, 한국의 코트디부아르전 승리는 어려울 것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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