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CHESTER UNITED V VALENCIA CF

[사진=안토니오 발렌시아 (C) 티스토리 PicApp]

안토니오 발렌시아(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는 박지성의 경쟁자이자 맨유 측면의 뉴페이스로 떠오른 선수입니다. 비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스타일이 다르고 대체자도 아니지만, 올해 여름 맨유에 입단하면서 웨인 루니의 공격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우선, 시즌 개막 무렵의 발렌시아 행보는 인상적 이었습니다. 오른쪽 측면 공간에서 정확한 패스와 크로스를 연결해 루니의 골 기회를 도왔고, 지난달 29일 위건전에서는 자신의 크로스로 루니의 헤딩골을 엮었습니다. 감각적인 볼 키핑과 컨트롤을 앞세운 드리블 돌파, 그리고 오른쪽 측면에서 직선 방향으로 파고드는 저돌적인 모습은 맨유 공격의 기동성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발렌시아의 활약은 공격력 부족으로 주춤했던 박지성의 입지를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의 저력은 거기까지 였습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상대 수비의 거센 압박을 받으면서부터 삐끗하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공을 잡고 정지한 상황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플레이가 문제입니다. 그 방향이 직선적이었고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과 맞닥드릴때는 턴 동작을 시도했지만 타이밍이 한 박자 늦습니다.

이것은 발렌시아가 상대 수비에게 읽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활동 패턴이 단순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들이 압박하기가 편해진 것이죠. 그로인해 드리블 돌파가 번번이 끊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맨유 오른쪽 공격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크로스 정확도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15개의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그 중 2개만이 동료 선수의 몸에 정확하게 향했을 뿐입니다. 크로스가 장점이었던 선수의 경기력이 맞는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위건 시절에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끈질긴 압박을 펼쳐 윙어로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맨유에서는 오른쪽 공격에 집중하면서 수비 가담하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수비 가담 속도가 늦고 있습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비중을 높이다보니 압박의 세기가 위건 시절에 비해 느슨해졌습니다. 맨유 전술의 문제점을 꿰뚫고 있는 팀이라면 발렌시아의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 시도를 활발히 펼쳤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발렌시아의 활약상은 위건 시절보다 떨어집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여러차례 노출하는 모습입니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단점을 커버하는 모습이나 날이 갈수록 경기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대 수비에 읽힌 발렌시아의 공격력은 맨유에 이로운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했습니다.

발렌시아는 맨유로 이적한지 두달 정도 되었습니다. 팀 전술에 적응을 못한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될 수 있지만, 이미 발렌시아는 시즌 초반부터 동료 선수들과 척척맞는 호흡을 과시하며 자신의 장점을 뽐냈습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읽힌 상황에서 더 이상 경기력을 개선하지 못하는 것은 대형 선수 답지 않습니다. 또한 맨유 이적 이후 아직까지 골을 넣지 못한 것은 '골이 부족한 윙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위건에서 활약한 세 시즌 동안 90경기에서 7골에 그쳤던 선수였기에 골을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이러한 발렌시아의 내림세는 맨유 전술의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퍼거슨 감독의 시즌 초반 전술 계획은 나니-발렌시아 조합에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발렌시아는 상대 수비에 읽혔고 나니도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팀 공격에 제대로된 공헌을 하지 못했습니다. 36세 베테랑 라이언 긱스가 최근 2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하면서 5도움을 올린것은, 역설적으로 나니-발렌시아의 부진이 심각함을 말합니다. 긱스의 맹활약은 이미 나니의 위기로 이어졌고 그 다음은 발렌시아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언 하그리브스가 복귀를 앞두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경기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앙 미드필더보다는 오른쪽을 주무대로 삼을 가능성이 큽니다. 맨유의 중원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죠. 스콜스-플래처-안데르손-캐릭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중이며 긱스는 왼쪽과 중원을 골고루 소화 중입니다. 지난 5월에 재계약했던 대런 깁슨도 키워야 합니다. 그래서 하그리브스는 부상 이전까지 맨유 중원의 4~5 옵션으로 밀린 상태였기 때문에 오른쪽 측면 포진이 잦을 것입니다. 발렌시아에게 직격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발렌시아는 올해 여름 맨유로 이적하면서 1800만 파운드(약 342억원)의 거액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을 노렸기 때문에 이적료가 폭등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적료가 비쌉니다. 하지만 맨유에서의 경기력은 1800만 파운드의 가치보다 떨어집니다. 이것은 발렌시아가 먹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먹튀 선수들을 여럿 배출했습니다. 2000년대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 2810만 파운드) 클레베르손(플라멩고, 600만 파운드) 같은 먹튀들이 있었고 현 맨유 선수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75만 파운드) 하그리브스, 안데르손(이상 1800만 파운드) 나니(1400만 파운드)도 먹튀 논란의 대열에 있습니다. 발렌시아도 맨유 먹튀 대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발렌시아가 맨유의 부끄러운 계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려면 분발하는 모습이 매우 절실합니다.

By.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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