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충격적인 일입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종합 성적 7위의 성적을 거둔 국가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문제는 그 악순환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에 있을 법한 선수 폭행이 아마추어도 아닌 국가대표팀에서 벌어졌다는게 충격적입니다.
지난 시즌 남자배구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이자 대표팀의 에이스인 박철우(25, 현대 캐피탈)가 18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의 이상렬 코치에게 폭행 당했던 사실을 폭로 했습니다. 박철우는 이 코치에게 얼굴과 복부를 맞아 안면부 타박상, 뇌진탕, 경추부 염좌, 다발상 좌상을 당했고 귀울림 증상까지 더해 전치 3주 부상을 당했습니다. 여기에 정신적인 충격까지 더해졌으니 참으로 씁쓸할 따름입니다.
이상렬 코치,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기자회견에 나타난 박철우의 모습은 못볼것을 본 것 처럼 민망했습니다. 왼쪽 얼굴과 복부가 붉게 멍들었기 때문이죠. 이상렬 코치에게 많이 맞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국가대표팀 선수를 일방적으로 폭행한게 믿기지 않습니다. 선수는 몸이 생명인데 코치가 상하게 했다는 것은 문제 있습니다.
박철우는 며칠 전 대표팀 훈련 도중 이상렬 코치로부터 행동이 건방지다는 이유로 선수들 앞에서 폭행 당했습니다. 하지만 박철우에 의하면 별 이유가 없었다고 합니다. 코칭스태프가 최근 대표팀 성적이 좋지 못해 기강 확립 차원에서 누군가를 시범 케이스로 삼아 폭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박철우는 기흉(가슴에 공기가 차는 병)으로 고생했던 선수입니다. 기흉으로 두 번의 수술을 받으며 한때 은퇴 기로에 섰고, 힘들게 재기한 끝에 지난 시즌 MVP를 수상했습니다. 소속팀에서 기흉 방지를 위해 무리하게 출전하지 않는 배려를 받을 정도로 배구계에서는 그의 기흉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상렬 코치도 이를 모를리가 없죠. 그런데 이 코치는 기흉으로 고생하는 선수의 복부를 가격하는 폭행을 가했습니다. 기흉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상기하면, 이 코치는 선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문제는 전치 3주 폭행 뿐만이 아닙니다. 박철우는 기자회견에서 일선 지도자들 폭행에 대해 "지도자들이 잘 알것이다"며 선수 폭행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핸드폰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반납했던 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배구 국가대표 선수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선수인데 지도자에 의해 강압적인 관리를 받고 있는 것은 문제 있습니다. 대표팀에서 선수를 구식적으로 관리한 것 그 자체는 비판받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박철우가 문제되는 행동을 했을지라도 폭행 그 자체는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폭행 사고는 경찰들이 폭행에 기준점을 두고 수사를 하고 법원에서도 그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파문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상렬 코치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매번 이런 일이 터질까?
박철우의 폭행 사건은 한국 스포츠의 심각한 문제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는 그동안 선수 폭행 문제로 바람잘 날이 없었기 때문이죠.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구타하고, 선배 선수가 후배 선수를 때리는 악순환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마추어는 선수 폭행이 여전히 만연하며 최근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도 선수 폭행으로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프로 선수가 주축이 된 배구 국가대표팀까지 폭행 파문이 벌어졌으니 한국 스포츠 팬으로서 참으로 할 말 없습니다.
한국 스포츠는 '폭행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 땅에서 운동부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지도자와 선배 선수에 의해 밥 먹듯이 맞아가면서 하루종일 운동에 전념했습니다. 자신의 윗 사람으로부터 기강 확립 및 실력 향상을 위해 '무조건 맞아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폭행 당했으니까요. 이것은 결국 후배 선수들에게 대물림되어 '선수는 맞아야 정신차린다'는 개념이 뿌리박히게 됐습니다. 이상렬 코치가 박철우에게 폭행을 가했던 것도 이 같은 효과를 원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방법은 사랑의 매가 아닌 범죄 수준이었고 파문이라는 결과로 치닫았습니다.
문제는 선수 폭행 방법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야구 방망이와 아이스하키 채, 각목, 재떨이, 아령 등등 자신의 손에 잡히는 도구가 있으면 무조건 선수를 때리는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주먹과 발로 선수를 가격하는 행동은 오래전부터 일상화 되었죠. 얼차려 및 가혹 행위도 동일합니다. 근래에는 엽기 수준의 얼차려가 등장했습니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코칭스태프는 2년 전 선수들에게 소주를 먹이고 흙바닥에 뿌려놓은 과자를 입으로 주워먹게하는 가혹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여론에서는 운동부의 폭행 및 가혹행위를 반대하지만 일선에서는 신종 얼차려 방식까지 등장했습니다.
운동부의 폭행 사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이 이뤄졌습니다. 2004년 11월 코치들의 폭행을 폭로했던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하루라도 매를 맞지 않는날이 없었다고 하소연한 것을 통해 볼 때, 운동 선수에 대한 구타는 암묵적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선수 폭행은 지금도 현장에서 무자비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스포츠도 선수 구타로 말썽이 많습니다. 김성한 ESPN 야구 해설위원은 몇해전 KIA 감독 시절 김모 선수의 머리를 배트로 때려 물의를 일으켰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본선에서는 이상철 수석코치(현 울산 수석코치)가 본선 3차전 말리전 종료 후 최태욱을 구타했던 사실이 드러나 축구팬들을 실망시켰습니다. 2005년에는 신영철 전 LG화재 배구단 감독이 선수들에게 '원산폭격'을 시키고 목 부위를 차는 폭행을 가했습니다. 2007년 5월에는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 선수들이 박명수 전 감독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천수도 수원 시절 후배 선수를 폭행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종료후 한 후배 선수의 코뼈를 부러뜨리도록 폭행했고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의 뺨을 때리고 정강이를 가격했습니다. 그것도 수원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축하 자리에서 폭행을 가했고, 그는 얼마 뒤 수원 구단으로부터 코칭스태프 불화 등 여러가지 이유와 맞물려 임의탈퇴 공시 됐습니다. 얼마전 프로야구에서는 LG 트윈스의 서승화가 야구 배트로 후배 선수인 이병규의 머리를 내리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박철우의 폭행 파문에 이르기까지, 한국 스포츠는 폭행으로 바람잘 날이 없습니다.
By. 효리사랑
p.s 1. : 안녕하세요. 효리사랑입니다.
야구 언론사 <야구 타임즈> 편집인이자 <MLB 스페셜> 블로그를 운영중인 김홍석님께서,
이번에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스포츠관련 블로그의 역할>이라는 설문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http://mlbspecial.net/1241
저로서도 스포츠 블로그를 운영중이기 때문에, 이번 설문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더욱이, 설문에는 이벤트가 걸려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2 : 최근 이틀 동안 지독한 몸살로 고생 많았습니다. 학교 공부와 블로그, 일까지 병행하느라 몸이 힘드네요. 축구 이야기는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