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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천수 (C) 효리사랑]

'풍운아' 이천수(28) 사태가 이렇다할 매듭을 짓지 못했습니다. 이천수와 그의 에이전트 사이의 앙금이 깊어지고, 페예노르트는 전남이 자신을 임의탈퇴 시킨 것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K리그와 페예노르트 끼리의 국제 분쟁으로 번질 소지가 있어 앞으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천수의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알 나스르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것입니다. 페예노르트는 이미 이천수의 사우디 취업 비자를 만들고 있으며 알 나스르와 1년 계약에 구두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전남으로부터 임의탈퇴 공시를 받았고 K리그 구단 수뇌부들 사이에서도 '이천수를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을 만큼, 앞으로 K리그 그라운드를 밟게 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제는 해외에서 뛰어야 할 운명에 처한 것입니다.

그것은 이천수 본인이 스스로 자초했던 결과입니다. "페예노르트가 연봉 9억원보다 많은 돈을 원하는 구단이 있으면 이적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페예노르트의 양해를 얻어 자의적으로 만든것은 어디까지나 이천수 잘못입니다. 박항서 전남 감독에 대한 도의를 저버린 채 해외 이적을 추진했고 그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에 K리그와 축구팬들의 지탄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전남 구단도 연봉 0원 논란 및 격려금 문제 등등 이천수를 소홀히 대하지 못한 잘못이 있었습니다. 이천수는 전남과 연봉 2억 5천만원 계약을 지난달 중순에 사인했고 그 이전까지는 무일푼 생활을 했습니다. 이천수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남의 선수 관리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전남도 책임이 있는 것이며, 이미 이천수도 "전남과 계약하지 말아야 했다"고 후회했습니다. 만약 여건이 좋은 팀에서 뛰었더라면 이 같은 문제는 없었겠지만 그 이전에는 수원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이유로 임의 탈퇴된 신분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무적 선수가 되었거나 중국 또는 일본에서 뛰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든, 이천수는 이제 사우디에서 선수 생활을 해야 합니다. 사우디는 설기현이 밝혔듯이 축구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습니다. 쾌락을 좋아하던 자신과 맞지 않는 곳인데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이슬람 문화권에 속한 나라이기 때문에 어쩌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미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 적응 실패로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사우디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사우디는 스페인과 네덜란드보다 적응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사우디의 문화가 엄격한 이슬람교 율법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죠. 나이트클럽 같은 향락 시설이 없는데다 그곳 여성들은 이슬람 율법에 의한 제한 때문에 외국인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또한 '한국인에게 생소한' 아랍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약간의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천수로서는 언어 공부를 다시 해야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아무리 'K리그로 가고 싶다'는 마음속 생각을 하더라도 현실은 자신을 반길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우디에서 축구에 전념해야 합니다.

어쩌면 이천수 안티 팬들은 사우디에서의 실패를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천수가 그동안 온갖 과오와 잘못으로 축구팬들을 여러차례 실망시켰고, 반성의 기미를 보인지 얼마되지 않아 또 다른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일부 팬들에게는 여전히 나쁜 감정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천수가 잘 되는 꼴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내제되었기 때문에 이천수가 불행한 축구 인생을 보내길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천수가 사우디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쉽게 장담할 수 없습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 실패한데다 사우디라는 낯선 환경에 순조롭게 적응할지 의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천수는 그라운드에서의 승부욕이 강한데다 남들보다 열심히 뛰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사우디에서의 성공을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선수 본인으로서도 실패를 원치 않기 때문에 그동안 망가졌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사우디에서의 반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이천수 앞날에 대한 긍정적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사우디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천수 본인이 현지 흐름에 맞춰가야 합니다. 사우디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알 나스르의 일원으로서 자신보다 팀을 위해 싸워야만 훗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우디가 외국인 입장에서는 축구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접하게 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온갖 유혹에 시달리며 매스컴과 대중들의 지탄이 되었던 이천수에게는 현지 적응만 열심히 한다면 사우디에서의 성공은 두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천수는 훗날 사우디에 진출하려는 한국인 선수들을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의 실패 여파가 컸기 때문이죠. 스페인에서 경기력 부진으로 고전하던 시절, 현지 에이전트 사이에서는 한국 선수의 프리메라리가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페예노르트측에서도 더 이상 한국 선수를 영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구단들도 이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 선수들에게는 '이천수 후폭풍' 때문에 유럽 진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일수도 있습니다.

사우디는 설기현이 좋은 이미지를 심어놓은 곳입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프로정신이 현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죠. 그 여파가 이영표의 사우디 이적설로 이어졌으며 앞으로 여러명의 한국 및 일본인 선수들이 사우디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천수가 다른 한국인 선수들처럼 성실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사우디에서 한국인 선수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질 것이며 사우디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의 앞길도 활짝 열리게 됩니다. 만약 사우디에서도 스페인과 네덜란드 시절처럼 삐걱거리면 한국인 선수들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임이 분명합니다.

이천수는 다른 선수들의 앞길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사우디에서 성공해야 합니다. 본인으로서도 국내에서의 잡음과 스페인-네덜란드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에 사우디에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을 것임엔 분명합니다. 비록 사우디 알 나스르로 이적하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지만 어쩌면 본인에게 축구 인생의 최대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천수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돌아갈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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