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 정통파 스트라이커 중에서 가장 오랫동한 애착을 들였던 선수는 이동국이었습니다. 물론 황선홍도 있었지만 제가 경기장에서 플레이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꾸준히 못봤기 때문에(2003년 OB 올스타전이 유일한데 황선홍 은퇴 이후였습니다.) 이동국의 경기 장면을 흐뭇하게 지켜봤죠. 국가대표 선수인데다 스타성이 풍부해서 이동국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향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그렇다고 이동국 팬은 아니었습니다. 이동국과 관계 없는 모 K리그팀의 서포터즈 출신이니까요.)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한 마디로 '새옹지마' 였습니다. 절정의 활약을 펼치다 어느 순간에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에 빠졌고(2001년 독일 브레멘 진출 후 적응 실패, 2002년 한일 월드컵 엔트리 제외, 부산 아시안게임 4강 탈락) 다시 정상에 올라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날개 없는 추락(미들즈브러, 성남에서의 연이은 부진, 그리고 방출 위기)에 놓인 것이죠.
이동국, 성남 방출 위기에 놓이다
그런 이동국이 소속팀인 성남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때 한국 축구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던 그가 이제는 K리그 팀에서 마저 방출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죠. 올해 5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방출 통보를 받더니 6개월 뒤 성남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만약 성남에서 방출되면 한 해 2번이나 방출되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역대 국내 정상급 선수 중에서도 이런 경우를 찾기가 드물죠.
이동국의 소속팀인 성남 구단이 24일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회의를 갖고 이동국의 계약 포기 방안 논의를 했다고 합니다. 성남의 한 관계자는 25일 <스포츠 동아>를 통해 "이동국에게 더 이상 기회 줄 수 없는게 대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그에게 우리는 5개월 간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았지만 양측 합의에 따라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며 이동국의 방출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이동국은 1998년 K리그 신인 시절부터 2006년까지 포항과 광주에서의 빼어난 활약상을 통해 K리그 최정상급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그런데 2006년 4월 십자인대 부상에 따른 후유증 때문인지 몰라도, 지난해 1월 미들즈브러 이적 후 연이은 부진을 거듭하더니 성남에서의 부진으로 예전의 위용마저 잃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는 1년 4개월 동안 활약한 미들즈브러에서는 리그에서 단 한골도 뽑지 못했고 성남에서 활약한 13경기에서는 2골 2도움에 그쳐 전성기 시절과 대조되는 ´실망스런´ 행보를 거듭했습니다. 지난달 18일 부산전서 한 번의 필드골에 그쳤을 뿐, 나머지 12경기서 번번이 상대팀 수비에 막혀 부진했죠.
이번 방출설에서 살펴보듯, 이동국은 성남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성남이 이동국 영입 이후 정규리그 1위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와 하우젠컵 4강 탈락으로 '예상 밖' 부진에 빠지면서 모든 책임과 그에 따른 분노의 화살이 이동국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죠.
김학범 성남 감독은 지난달 26일 서울전에서 0-1로 패하자 "이동국에게 몇 번의 골 기회가 왔는데 살려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모따의 결장보다 이동국의 골 결정력이 더 아쉽다"며 이날 부진했던 이동국에게 패인을 돌렸을 정도 였습니다. 입단 초반까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교체 멤버로 밀리더니 11월 1일 전북전서 결장했고 23일 6강 플레이오프 전북전에서는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져, 결국 성남 방출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동국, '부활 위해서' 최적의 팀으로 이적하라
이동국의 성남행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 '잘못된 만남'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남 색깔과 맞지 않았던 것이죠. 이동국은 모따-두두로 짜인 윙 포워드 자원과 호흡이 맞지 않아 최전방에서 팀 공격을 끊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성남 전력의 주축인 브라질 테크니션과 발이 안맞았던 것은 이동국이 성남에서 성공할 수 없었던 요인 중에 하나죠.
더구나 성남은 이번 시즌 김동현-조동건-김연건을 최전방 공격 자원으로 확보하면서 포지션 과포화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이동국이 들어오면서 팀의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성남 구단은 이동국에 이어 아르체라는 볼리비아 외국인 선수까지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하면서 '자멸'의 뼈 아픈 결과를 거두고 말았습니다.
현재 정황상, 이동국은 성남에서 방출되어 다른 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 언론의 기사를 보면 이동국이 일본 J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미들즈브러와 성남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그에게 J리그팀에서 공식 오퍼를 보낼지는 의문입니다. K리그에서의 부진으로 J리그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에 국내 팬들에게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죠.
이미 이동국은 지난 7월 성남과의 입단 계약을 통해 "계약 해지시 양측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동의 했습니다. 성남 구단이 방출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제는 이동국이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됩니다. 그가 성남 잔류를 원한다면 구단과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적이 더 낫다고 보여 집니다.
이동국이 부활할 수 있는 답은 이미 주어졌다고 봅니다. 2002년까지 부진을 거듭하다 2003년 상무 입대 이후 출중한 기량을 되찾아 이듬해 국가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다시 되찾은 것 처럼 '새로운 변화'만이 자신의 별명인 '사자'처럼 멋진 포효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죠.
이동국은 2005년 3월 군 전역 후 국방일보를 통해 자신의 좌우명을 '수사불패'라고 말했습니다.(제가 당시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인터뷰 내용을 기억합니다.) 이 말은 '죽을 수는 있어도 패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서 실제 상무 축구단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이동국은 군 전역 전후를 걸쳐서 여러 언론을 통해 상무에서의 경험이 뜻깊었다, 상무가 없었으면 나도 없었을것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는 상무가 자신의 축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였음을 인정한 셈입니다.
따라서 이동국이 전성기 시절의 면모를 되찾으려면 '이적'을 통해 과감히 변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성남처럼 스쿼드가 두꺼운 팀보다는 꾸준한 출장 기회를 부여 받으며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팀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동국은 2007년 수원 2군 선수로 추락하다 이듬해 부산 이적을 통해 예전의 화려함을 되찾은 안정환을 본보기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안정환은 자신의 친정팀인 부산으로 이적했던 것이어서 이동국의 포항행 가능성 여부에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어느 팀으로 이적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자신에게 잘 맞는 팀으로 이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동국이 다시 일어서려면 만만치 않은 노력으로 전성기 실력을 되찾는 것 외엔 뚜렷한 방법이 없는게 현실입니다. 성남이 아닌 다른 팀에서의 변신,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통해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많은 축구팬들의 비난과 조롱 대상이었다고는 하나, 국가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출신 선수가 끝 없이 추락하는것이 안타까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의 순탄치 않았던 축구 인생이 성남에서 종지부를 찍고,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불행 끝 행복시작'이 되길 기원합니다.
p.s : 그동안 제 블로그에 있는 글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블로그에서 경어체를 쓰도록 할 것이며, 블로그 스타일에 맞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