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지난 여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영입하면서 지난 시즌 더블 달성의 주역이었던 공격 옵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른바 ´벨바 효과´의 최대 수혜를 누린 선수는 웨인 루니. 그는 베르바토프의 투톱 파트너로 호흡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시즌 초반 침체된 공격력에 자신감을 찾더니 어느새 A매치 포함 5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골 논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됐다. 반면 루이스 나니, 카를로스 테베즈 같은 테크니션들의 출전 시간이 짧아지면서 이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던 박지성의 입지가 국내팬들의 새로운 관심 대상이 됐다.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인 나니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난달 13일 리버풀전과 27일 볼튼전 교체 출장만 했을 뿐 선발과 인연이 없었다. 칼링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시즌 초반 15위까지 밀렸던 맨유에게 있어 두 대회보다는 프리미어리그가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는 나니가 '베르바토프 영입 이후' 맨유의 주전 경쟁 대열에서 밀렸음을 의미한다.

이에 모자라 테베즈는 공개적인 불만까지 터뜨렸다. 그는 16일 잉글랜드 대중지 더 선을 통해 "나는 최근 맨유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날카로움과 득점력을 잃었다. 맨유에서 내가 희생당하는 느낌만 든다"며 베르바토프에 의해 선발에서 밀려 조커로 투입되는 것을 불평했다. 베르바토프가 지난 1일 알보리전 두 골을 통해 맨유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거듭나면서 테베즈의 입지는 단단히 위축된 상황.

최근에는 테베즈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대두된 상황. 아직 맨유와 완전 이적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눈독 들인 것. 그는 웨스트햄 임대 선수였던 지난해 6월 30일 스페인 라디오 푼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다. 그들의 구체적 영입 제안을 받지 못했지만 반응이라도 듣고 싶다"고 말한 바 있어 내년 1월 이적 시장에서 자신의 거취가 적잖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나니와 테베즈는 박지성과 호흡이 맞지 않기로 유명한 선수들이다. 동료 선수 공격력을 위한 이타적인 활약을 펼치는 선수와 공격 포인트를 노리는 이기적인 선수들의 호흡은 찰떡궁합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이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위협적인 공격 전개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니는 지나친 슈팅 남발로 빈축을 사고 있으나 박지성-테베즈 라인은 여전히 서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공격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박지성도 주전 경쟁 대열에서 안심할 수 없다. 지난 5일 블랙번전서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로 구축된 스리톱에 밀려 후반전에 교체 출장했기 때문. 이날 결장했던 나니를 제치고 그라운드를 밟으며 경쟁자를 누른 소득을 거뒀으나 베르바토프에 의해 또 다시 스쿼드 플레이어의 '한계'를 넘지 못한 쓴맛을 봤다.

그러나 박지성은 베르바토프의 공격력을 끌어 올릴 공격 옵션임엔 틀림없다. 지난 11일 이탈리아와의 A매치서 2km만 뛰었던 베르바토프의 '게으른 움직임'을 박지성이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어 경기장을 넓게 활용해 이 같은 단점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 2005/06시즌 판 니스텔로이에게 많은 골 기회를 제공하며 헌신적인 공격력을 마다하지 않았던 박지성의 이타적인 공격 본능은 베르바토프와 환상의 호흡을 기대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오히려 박지성은 베르바토프가 만들어낸 골 기회를 잔뜩 벼르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 21일 첼시전서 베르바토프의 간접적인 도움을 받아 시즌 1호골을 기록했던 것 처럼 그의 천부적인 어시스트 능력을 슬기롭게 활용하면 연이어 골을 터뜨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 예가 첼시전과 27일 볼튼전서 나타났던 것 처럼 '골 욕심'을 위해 적극적으로 상대팀 문전에 침투하여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 장면은 활동 반경이 측면에 치우쳤던 지난 시즌보다 부쩍 늘었다.

분명 나니와 테베즈의 팀 내 입지 축소는 박지성에게 호재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로 짜인 스리톱 체제가 앞으로도 지속 될 경우 여전히 스쿼드 플레이어에 머물지 모른다. 그러나 줄곧 4-4-2를 쓰던 맨유가 4-3-3을 통해 공격력 업그레이드에 실패한 전적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스리톱 체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박지성이 맨유에 없어선 안 될 주전 선수로 거듭나려면 루니처럼 ´베르바토프 효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베르바토프에게 어시스트 기회를 제공하거나 그의 패스를 받아 골을 노리는 움직임이 늘어야 팀 내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지성의 맨유는 오는 19일 오전 1시 30분 올드 트래퍼드에서 웨스트 브롬위치와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김두현이 내측 무릎인대 부상으로 결장해 '코리안 대결'이 무산되면서 국내 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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