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9시 중국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서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주장 김남일(31, 빗셀 고베)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연령대가 10~20대에 속해 젊은 선수 특유의 ´힘이 넘치는 패기´로 북한을 꺾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큰 딜레마에 빠졌다.
허정무 감독을 고심하게 하는 것은 북한의 에이스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와 홍영조(FK 로스토프)를 상대할 수비진이다. 5-4-1 포메이션을 쓰는 북한은 정대세를 원톱으로 올려놓고 홍영조가 그 뒷쪽을 보조하는 역습 공격으로 골을 터뜨리는 스타일. 한국은 올해 북한과의 A매치 3경기서 두 킬러에게 농락당하며 북한 역습에 끌려다니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월 20일 북한전서 정대세에게 골을 내줬다면 3월 26일과 6월 22일 북한전서는 홍영조를 봉쇄하는데 실패한 것.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두 선수를 철저하게 따라붙어 방어할 선수가 허정무호에 없다. 지난 3월과 6월 북한전서 정대세를 꽁꽁 묶었던 이정수(수원)는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 명단에 빠졌으며 홍영조를 제압했던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정대세+홍영조´ 킬러가 상하이에서 결전을 맞이하는 허정무호에 없는 것.
정대세는 ´인민 루니´라는 별명처럼 유럽 타겟맨과 비슷한 파워와 돌파력을 앞세워 상대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불도져 공격수. 허정무 감독은 K리그 정상급 수비수 중에서 가장 발 빠른 이정수를 정대세의 전담마크맨으로 활용하여 전술적인 재미를 보는데 성공했다. 이정수를 투입했던 두 경기에서 무실점을 거뒀으니 ´이정수 효과´가 제법 컸다.
이번 북한전에서 정대세와 상대할 수비수는 김진규(서울)와 강민수(전북). 두 선수는 포백 중앙에서 찰떡궁합 같은 호흡을 과시하고 있으나 서로 발이 느린 약점을 안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이탈리아전서 토마소 로치(라치오)와 주세페 로시(비야 레알)의 빠른 문전 침투를 막지 못해 0-3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 웬만한 유럽 공격수를 뺨치는 정대세를 상대로 두 선수가 이정수처럼 끈끈한 대인마크로 공격을 봉쇄할지는 미지수.
문제는 북한 대표팀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뛰는 홍영조다. 한국 선수들 어느 누구도 경기 내내 위협적인 공격력을 내뿜는 홍영조를 제압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월 한국전서 결장했으나 월드컵 3차예선이었던 3월 한국전서 ´한국의 가투소´로 유명한 조원희(수원)의 방어를 손쉽게 간파했고 6월 한국전에서는 최효진(포항)과 오장은(울산)의 협력 수비를 여러 차례 뚫으며 허정무호를 긴장시켰던 요주의 인물이다.
홍영조는 북한 공격의 젖줄이자 시발점. 북한의 빠른 역습 공격을 주도하며 원톱 정대세에게 골과 밀접한 패스를 연결하는 스타일이며 프리킥까지 일품이다. 이미 두 차례나 홍영조에게 농락당한 허정무호는 19세 신예 기성용(서울)과 러시안리거 오범석(사마라)의 협력 수비로 그의 왼쪽 공격 침투를 봉쇄할 계획이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
정대세와 홍영조를 상대하는 허정무호 포백 역시 불안 요소 중에 하나. 지난 5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서는 오범석이 김진규에게 전반 5분과 24분에 걸쳐 횡패스를 연결한 것이 상대팀 공격수쪽으로 향하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요르단의 슈팅을 막았지만 상대팀 공격수가 정대세 또는 홍영조였다면 골을 내줬을 가능성이 컸다.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에게 '횡패스 금지'를 지시했던 것 처럼 한국 수비수들은 북한을 상대로 횡패스를 남발하지 않아야 한다.
안정된 수비력을 발휘하려면 상대의 공격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정석. 정대세와 홍영조를 철저하게 봉쇄해야 하는 한국 수비진이 북한을 침묵에 빠뜨릴지 그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