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5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서 1-0으로 승리했지만 많은 축구팬들은 이들의 기대 이하 경기력에 실망했다.
특히 이날은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주전 스쿼드의 대부분을 메웠기 때문에 이날의 경기 내용은 더욱 아쉽기만 하다.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6명이었고 26세 이하 선수가 김남일(31) 조재진(27)을 제외해 9명 이었을 정도로 ´젊은 피´의 패기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경기 양상은 정 반대가 된 것. 앞으로 많은 국제 경기 경험을 키우며 A매치에 출전할 젊은 선수들에게 발견된 요르단전 세 가지 문제점들을 짚어 보자.
의미없는 횡패스는 그만!
허정무 감독은 이번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횡패스 금지´를 지시하며 연습 중에 횡패스 하는 선수가 있으면 크게 야단을 쳤다. 그동안 한국 공격의 문제점으로 나타났던 느린 공격 전개에서 벗어나기 위해 횡패스를 버리고 전방 패스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허 감독의 의도였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허 감독의 지시와는 다르게 요르단전서 잦은 횡패스로 결정적인 실점 위기 상황을 내주는 불안함을 보였다. 특히 전반 5분과 24분에는 오범석이 김진규에게 횡패스를 날린 것이 상대팀 공격수쪽으로 향하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정성룡이 요르단의 슈팅을 간신히 막았지만 상대팀 공격수의 킬러 본능이 출중했다면 골을 내줬을 가능성이 컸다. 더구나 오범석은 불안한 공격 전개 때문에 허 감독에게 질책을 받았던 선수.
횡패스는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까지 문제였다. 후반 14분 한국이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이호가 기성용을 향해 날렸던 횡패스가 상대팀 선수에게 향해 여지없이 역습 기회를 허용한 것. 이런 장면은 한국 대표팀의 공격 전개에서 나타났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서 부정확한 횡패스 때문에 상대팀에게 실점을 허용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수비 상황에서의 횡패스는 실점과 연결된 경우가 많아 ´치명타´가 크다. 오는 10일에 경기할 월드컵 최종예선 첫 상대 북한은 ´선 수비 후 역습´ 형태의 전술을 쓰는 팀으로서 상대팀의 공격 전개 실수를 공격의 시발점으로 삼아 홍영조와 정대세의 골을 엮어내는 스타일. 허정무호가 북한전서 실점하지 않으려면 요르단전서 나타났던 것 처럼 의미없는 횡패스를 남발하지 않아야 한다.
허정무호 ´젊은 피´, 5분만 축구했나?
허정무호의 젊은 피들은, 젊은 선수답게 패기 넘치는 활약상을 뽐내지 못했다. 소극적인 움직임과 활발하지 않은 스위칭으로 자기 위치에만 머물려는 모습 때문에 수비 위주였던 요르단을 상대로 파상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던 것.
한국은 전반 5분 이청용이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85분 동안 졸전을 펼쳐 요르단의 밀집 수비를 뚫는데 실패했다. 85분 동안 여러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고 4-3-3에서 4-4-2로 바꾸는 포메이션 변화까지 했지만 문제는 그 결과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2007/08시즌 더블 달성을 일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처럼 상대팀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려면 빠르고 활발한 스위칭을 통해 상대의 압박을 허무는 것이 정석이다. 허정무호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열린 아시아 3차예선서 잦은 스위칭 공격을 펼쳤지만 불안정한 호흡 때문에 두드러진 성과가 없었고 요르단전에서는 스위칭과 움직임 모두 활발하지 않아 이청용의 골 이후 85분 동안 답답한 경기력을 일관했다.
공격 전개시 선수들의 위치가 계속 겹치는 것 역시 문제점. 왼쪽 측면에서는 김동진과 김치우의 위치가 서로 겹쳐 전반 15분을 비롯 공격 타이밍이 계속 늦어졌고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은 오른쪽으로 움직임이 편중돼 이청용과 위치가 겹쳤다. 원톱 조재진이 미드필더 진영까지 내려가 공을 받으려 노력했지만 2선과의 ´어긋난 조화´를 극복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들어 신영록과 이근호, 최성국, 서동현 같은 공격 옵션들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다. 잦은 선수 교체를 통해 여러가지 전술을 시험했음에도 답답한 공격력이 계속 이어졌던 것. 5분만 축구했다는 축구팬들의 비아냥이 단순한 조롱대상은 아닌 듯 하다.
이천수는 왜 투입하지 않았나?
해결사 부재로 늘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허정무 감독은 이번 요르단전과 북한전을 앞두고 ´베어벡호의 에이스´였던 이천수를 합류시켜 다양한 전술 변화로 공격력을 배가 시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천수는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상반기 A매치에서 넣은 4골 중에 3골(2골 1도움)을 만드는 순도 높은 공격력을 발휘해 국가대표팀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해결사.
물론 이천수는 목 감기에 다른 컨디션 난조로 요르단전에서 결장했다. 많은 선수들이 교체 투입됐던 요르단전서 조커 출전이 예상되었으나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
북햔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골을 넣겠다는 것이 허정무 감독의 주된 전술 구상이었다면 이천수의 요르단전 출전은 85분 동안 답답한 공격을 펼친 팀에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는 지난해 6월말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 조커로 20분 출전해 1골 1도움으로 한국의 3-0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천수는 결장했다. ´북한전 히든카드´ 이천수를 아끼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또 다른 의도가 있을지 모르나 1년 1개월 동안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그를 북한전을 대비한 모의고사 격인 요르단전에 투입 시키지 않았던 것은 앞날의 우려감을 낳게 한다. 페예노르트에서의 부상과 부진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실전 감각이 부족한 그의 결장이 동료 선수들의 답답한 공격력과 맞물려 아쉬웠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