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日就月將)’이란 말이 어울리게 유망주들 가운데 확연한 성장세를 나타내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기라드´ 기성용(19·서울)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17세 나이로 FC서울에 입단했던 기성용이 이처럼 일취월장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부터 소속팀 FC서울과 청소년대표팀(U-20), 올림픽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더니 결국 허정무호(국가대표팀)에 발탁, 다음달 10일 중국 상하이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 북한전 출장을 노리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해 3월 A매치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최연소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당시는 어린 선수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핌 베어벡 전 감독의 의도가 작동한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즉시 전력감으로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처럼 기성용이 일취월장 할 수 있는 동력은 K리그에 있었다.
지난해 FC서울의 시즌 초반 5연승을 주도하며 세뇰 귀네슈 감독 축구 스타일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베테랑 이민성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4월 초 부터는 확고한 주전 멤버로 활약, 각급 대표팀에 발탁되는 겹경사를 맞이하며 초고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잦은 대표팀 차출을 감안할 때 22경기 출장(교체 4경기)은 그가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발등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4월 2일 수원전 이후 15경기에서 1골(교체 2경기)을 넣으며 FC서울의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FC서울 중원의 든든한 맏형이었던 이을용과 이민성, 김한윤이 로테이션으로 주전을 맡았던 것과 달리 기성용은 중원에서 독보적인 팀 내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기성용은 10대 선수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원에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 또한 자랑할 만하다. 공격과 수비 진영을 빠르게 넘나드는 넓은 활동폭과 정확하고 예리한 패싱력, 지능적인 수비 공간 차단 등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부족한 점 없이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탄탄한 체격(187cm/79kg)을 자랑하는 기성용은 공중볼 장악능력과 몸싸움에서 유럽 선수에 당당히 맞설 신예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탈리아전에서 팀은 0-3 완패했지만, 상대팀 에이스 세바스티안 지오빈코(21,유벤투스)를 전담마크하며 그의 공격을 저지했다. 지오빈코의 신장은 164cm에 불과하지만 빠른 돌파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스타일의 선수로, 기성용의 방어능력은 패배 속에서도 빛난 성과였다.
기성용은 지난해 7월, U-20 월드컵에서 빼어난 수비력과 정확한 롱패스로 맹활약을 펼쳐 축구팬들이 리버풀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이름을 딴 ´기라드´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더구나 기성용은 K리그 ´꽃미남 계열´의 뉴 페이스로 통할만큼 스타성이 풍부하다. 특히, 여성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향후 FC서울의 프랜차이즈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최근 허정무호에 발탁된 기성용은 28일 부인 김보민 씨와 귀국한 김남일(빗셀고베), 이호(제니트) 등의 터프함과는 달리 깔끔하고 패기 넘치는 스타일로 국가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탐내고 있다. 한국의 제라드로 각광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그의 겁 없는 성장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