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남북대결에 참가하는 23명의 명단을 확정지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다음달 5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북한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를 치를 명단을 28일 오전 발표했다.
지난 아시아 3차예선 최종 엔트리와 비교할 때 새로운 얼굴이 10명이나 가세했고 베이징 올림픽 멤버 9명이 팀에 합류해 대대적인 주전 변화가 예상된다. 대표팀의 주전이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풀럼) 이영표(도르트문트) 박주영(서울) 등은 소속팀 사정과 부진 등을 이유로 이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 3차예선을 끝내고 최종예선 선전을 위해 새로운 다짐으로 소매를 걷어올린 국가대표팀 내부의 주전 경쟁은 치열할 전망. 허정무호는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러야 하는 터라 선수들의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표팀 명단에 뽑혔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주전 경쟁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대표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수들의 주전 경쟁은 팀 전체적인 업그레이드를 가능케 하기에 바람직한 현상이다. 선수들은 애가 타고 피가 마를지라도 팬들 입장에서는 좋은 구경거리. 이미 대표팀에 여러 차례 승선했던 노장은 노장대로, 신예는 신예대로 저마다 주전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만큼은 똑같다.
이번 엔트리를 살펴보면 그동안 3-5-2와 4-3-3을 골고루 구사했던 허정무 감독의 의중이 4-3-3으로 굳혔음을 파악할 수 있다. 수비수 8명과 미드필더 5명, 윙 포워드 5명, 원톱 2명을 뽑았는데 스리백에서 8명의 수비수와 투톱에서 7명의 공격수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3차예선에서 여러 포메이션을 실험했던 허정무 감독이 최적의 4-3-3 옥석을 가리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
허정무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전 경쟁 가운데 하나는 스리톱을 놓고 벌이는 7명의 킬러 대결이다. 박주영과 설기현 등이 엔트리에 뽑히지 않아 이청용(서울) 이근호(대구)를 제외한 5명의 새 얼굴이 허정무호에 뽑혔다. 이천수, 신영록, 서동현(이상 수원) 최성국(성남) 조재진(전북)이 바로 그들.
가장 눈에 띄는 발탁은 단연 이천수다. 전임 감독인 베어백호 시절 대표팀의 등번호 10번 에이스로서 맹활약을 펼쳤던 그는 지난해 7월 아시안컵 이후 13개월만에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지난 27일 하우젠컵 인천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끈 그는 아직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지만 답답한 측면 공격으로 부진했던 허정무호 공격의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천수와 함께 주전 윙 포워드 주전 경쟁을 펼칠 선수는 최성국과 서동현, 이근호, 이청용이다. 네 명 모두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터라 어느 선수가 주전으로 출전할지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실력 또한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 주전 출전을 장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가대표팀 소집 훈련에서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어필할 수 있는 활약 뿐이다.
원톱 공격수로는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던 조재진과 신영록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조재진이 우위에 있지만 지난 24일 울산전서 나타났던 것 처럼 지난 6월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 후유증 때문에 컨디션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움직임이 미흡했던 것이 흠. 국가대표팀 첫 발탁인 신영록이 깜짝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드필더진으로 내려가면 김두현(웨스트 브롬위치) 김정우(성남)의 얄궃은 운명이 또 시작됐다. 앞으로 수년간 주전을 서로 넘어야 하지만 어찌 보면 극히 억울하고 한편으론 본인과 팀의 발전을 위해 충분히 반가운 운명이다. 베어벡호에서는 김정우가 우세를 보였지만 허정무호에서는 김두현이 앞서가는 상황. 국가대표팀의 주전 플레이메이커를 노리는 두 선수 중에 주전으로 뛸 선수가 한 명이기 때문에 개인의 실력 여부를 떠나 소집 훈련에서 피말리는 경쟁을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몇년 째 주전 자리를 선점중인 31세 최고참 김남일(고베)은19세 미드필더 기성용(서울)의 가세로 더 이상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부터 서울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기성용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성화호의 주전으로 활약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국가대표팀 주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김남일이 빠지면 상대팀 공세에 쉽게 뚫렸던 허정무호의 문제점을 패기 넘치는 기성용이 이호(제니트)와 더불어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포백 전환이 굳혀진 수비진은 K리그 최고의 포백으로 평가받는 서울 선수들(김진규, 김치곤, 김치우)를 대거 합류시켜 3차 예선보다 수비력이 두껍고 단단해졌다. 특히 김진규와 김치우의 가세로 지난해 아시안컵 6경기서 3실점에 그친 ´김치우-강민수-김진규-오범석´의 포백이 13개월만에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곽태휘(전남)와 이정수(수원)가 부상으로 빠져 아시안컵서 검증된 네 명의 수비수가 포백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김동진(제니트)의 활약 여부. 그는 지난해 아시안컵서 김치우에게 주전을 내줬던 설움을 털겠다는 각오로 주전 재진입을 벼르는 상황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카메룬과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번 소집 훈련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허정무 감독앞에 떨칠 계획이다. 조용형(제주) 최효진(포항)도 주전을 노리는 수비 옵션.
주전 골키퍼 한자리를 놓고 벌이는 김용대(광주)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의 대결 역시 필드 플레이어 못지 않게 치열할 전망. 한때 허정무 감독이 이운재(수원)의 징계 사면을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세 명의 골키퍼는 허정무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 소집훈련에서 누가 최고의 훈련 성과를 거두냐에 따라 주전 윤곽이 정해질 전망이다.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치열한 주전 경쟁. 최후 승자는 다음달 5일 요르단과의 친선전을 거쳐 5일 뒤 북한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드러날 듯 하다.






